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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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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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의 환락가에서 마시는
홍차는 어떤 맛일까요?
어째서 홍차 전문점이
가부키쵸에 위치해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에 가게 되면 꼭
레트로 카페 킷사텐(喫茶店)을
경험하겠다고 생각했기에 큰 기대를 안고
함께 가게를 찾아 나섰습니다.
사실 가게로 향하기까지 마주했던
파칭코 건물들의 화려한 불빛들 아래
환락가의 풍경 속 취기가 달아오른
현지인과 관광객 인파의 눈빛을 보며
'과연 이런 곳에 홍차 전문점이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지만
의심 반, 믿음 반으로 찾아간 가게 앞에서
고풍스러운 스테인드 글라스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놀랍게도...!
감미로운 재즈 선율이 흐르는
차분한 티 타임이 펼쳐졌습니다.
마치 나무 문을 경계로
밖은 환락가, 안은 끽다점으로
전혀 다른 세계가 공존하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었네요.
가게로 들어서자 집사 제복을 입은 웨이터가
자리를 안내하며 메뉴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한 참을 들여다보며 고심한 끝에
주문한 것은 홍차, 커피 각각의 세트.
커피와 차,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여러 디저트와 함께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제법 능숙한 솜씨로
차와 커피를 따르는 집사의
손길을 따라
마침내 마주한 것은
웨지우드 찻잔에 얼 그레이 스페셜
레몬과 우유와 버터 쿠키, 그리고
콜롬비아 커피와
캬라멜 갸또 세트였답니다.
맛은 말할 것도 없이,
홍차 세트도 커피 세트도 모두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습니다.
특히나 처음엔 스트레이트로,
중간엔 레몬향을 가향해서
그리고 마지막엔 우유의 감칠맛으로
다양한 변주를 주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홍차를 즐길 수 있어
무척 즐거웠답니다.
한국에서는 찾기 힘든 홍차 전문점을
이국의 환락가에서 만나게 되다니
왠지 초현실적인 기분도 들었네요.
일본 여행에서 꼭 경험해봐야 할 것이라면
경단도, 초밥도 아닌 '홍차'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어째서 가부키쵸에서 홍차?'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만약 상황이 허락했다면
가부키쵸가 아닌
아키하바라를 가서
러브 라이브 팬들의 성지이자,
우수한 홍차 맛으로 '일본홍차협회' 인증을 받은
'큐어 메이드 카페'를 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메이드 카페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모에 모에 큥!'과 같은 서비스 정신 보다는
'홍차는 어느 것으로 준비해드릴까요?
오늘의 추천은 기문(祁門)입니다만.' 처럼
'차(茶)'에 진심인 편을 더 좋아하는 타입이라
과연 어떤 메이드 카페일지
굉장히 궁금했었거든요...아쉽게도 일정상,
아키하바라는 갈 여력이 되지 않아
다음 기회로...
함께 즐거운 티 타임을 즐긴 후,
점점 깊어가는 밤의 마지막은
시부야 스카이의 야경이 장식했습니다.
도쿄 도청과 달리 유료 입장이었지만
도쿄 도청에서의 모습과는 또 다른 각도에서
도쿄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졌네요.
오전에는 미세먼지로 인해 지평선 너머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야경의 불빛은
저 편의 풍경까지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항상 지평선이 산악 지형에
가려지는 한국의 스카이라인과 달리
드넓은 간토 평야에 세워진
수도, 도쿄의 모습은 막힘없이 펼쳐진
빛과 어둠의 미로와 같았습니다.
낮 시간 동안에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던 도쿄에서
몇 안되는 이국적인 감정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옥상 전망대를 둘러보다 보니
흔히 '시부야 스크램블'로 불리는
교차로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부야 스크램블은 거대한 상업지구
시부야에서도 시부야 역이 위치해 특히나,
엄청난 유동 인구를 자랑하는 교차로인데
늦은 시간에도 그 명성은 여전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하치 이야기'라는
감동적인 일화로 유명한 강아지를 기리는
동상도 이 교차로의 시부야 역 앞에 세워져 있다는군요.
신데마스에서도 이 교차로는
이미 몇 번 등장한 적이 있는데
카리스마 갸루 모델인 미카양이
수 많은 여성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서 있는 곳이 바로
시부야 스크램블의 109
백화점 앞이었네요.
당시가 Holo-live 소속 버츄얼 유튜버들의
공연이 임박했던 시점이라 그런지
신주쿠 역, 시부야 스크램블 주변에
버츄얼 유투버들의 광고가
곳곳에 전시되어 있었다고 하네요.
아쉽게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많은 프로듀서님들의 심금을 울린
극장판 '아이돌마스터 : 빛의 저편으로'에서
올스타즈는 아니지만,
카메오로 출연한 '시부야 린'의 모습 역시
'시부야 스크램블'이 배경으로 나왔죠.
이처럼 아이마스 시리즈 가운데
도쿄가 배경인 곳이 많다 보니
의도치 않게 작품과 관련된
유명 장소들을 발견하면 괜히
기쁜 마음이 들었답니다.
길고도 짧았던 동경 출장의 끝...
사실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느긋하게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출장 여행 후기와 함께
전리품의 이야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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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어떤 예습이냐구요? 음, '만약 내가 일본에 가게 된다면 어디를 가면 좋을까'에 대한 예습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도쿄의 각종 명소들을 둘러보셨군요. 좋은 경험이 되셨을 것 같아요.
그곳에 미시로 프로덕션은 있던가요?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부야 린을 만나셨나요? 친구들과 통화하며 걸어가는 시마무라 우즈키를 보셨나요? 치바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옮기는 혼다 미오도 그곳에 있나요?
설령 와이즈만항께서 그녀들을 보시지 못했다 해도, 괜찮아요. 우리의 인연이 저 도쿄 타워보다 높고 강하다면, 그녀들은 언젠가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나줄 테니까요.
첫 해외 여행을 업무 차 나가버려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지만
확실히 견문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전은 거의 다 사무
스케줄로 계획되었다보니
오후 시간에만
둘러보는 것이 가능했군요.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평소에는
일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법한 광경들을 눈 앞에서 보니
확실히 해외에 나와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네요
시부야, 하라주쿠, 신주쿠 등등이
유행에 민감한 거리이다보니 확실히
요즘 일본의 최신 트렌드나 패션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묘미가 있었습니다.
란도셀을 메고 하교 하는
제복의 소학교생들이나
가쿠란을 입고 무리지어
다니는 중학교 남학생들
특유의 네이비색 숄더백을 들고
다니는 제복의 여학생 무리들
날이 저물수록 어디선가
더욱 많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지뢰계 패션 소녀들
일본 야구팀의 대승리와
술기운에 고조되어 소리치는
한 무리의 직장인들
100엔 숍과 편의점에서
독특한 억양의 일본어를 구사하는
동남아시아 출신 아르바이트생들과
붐비는 거리를 순찰하는 일본 경찰들과
밤낮으로 울려 대는 소방, 구급차의 사이렌
그리고 그 속을 무리 지어 다니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관광객과
미국, 프랑스, 영국 등지에서 온
벽안의 백패커 외국인들
그야말로 메트로폴리스라는
규모에 걸맞는 다양한 무리의 사람들이
한 곳에 있었네요.
그 밖에도 공공 포스터에도
상업 포스터에도 만화 캐릭터들이
여기저기 가득한 점이나
차량 통행이 한국과
반대로 이루어지는 점
보행 신호의 길이가 한국보다
월등히 길다는 점과
도로 폭이 매우 좁은 점 등
어쩌면 익히 잘 알려진 사실들도
문득 직접 눈으로 보게되니
제법 신기했군요
분명 그러한 가운데에
미시로 프로덕션의
아이돌들이 있었을텐데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발견했을지도 모르겠군요.
다음엔 꼭
경도(傾倒)의 경도(京都)를
가보고 싶네요.
겉과 속이 다른 무서운
교토 아이돌에게서
오차즈케를 받고 싶습니다. (웃음)
비록, 여전히 카드 보다는
현금이 더 보편화된
아날로그의 일본이라지만
COVID-19의 대유행은
그런 보수적인 일본마저
QR 코드 입국 심사와
모바일 페이 결제 도입 등
비대면 인식 시스템의 도입을
앞당긴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드문 드문 한국과 아주
다른 점도 없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더 많이 느낀
그런 여행이었네요.
p.s. 데레스테를 플레이하며 배운 일본어는
현지에서도 꽤나 유용했습니다.
담당 아이돌들의 커뮤 속 표현을
듣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면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는
크게 무리는 없었습니다.
데레스테는 실제 유용하다! 이의 없음!
다니던 회사 본사가 신주쿠 쪽에 있어서 가부키쵸를 지나갈 일이 좀 있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밤의 가부키쵸를 즐길 일은 없었지만요. 가부키쵸 홍차가게는 한번 가 본 것 같기도 하고.
지금도 종종 '그 때 안 때려치고 일본에 눌러붙어 있었으면 어땠을까' 를 생각합니다. 지금 생활이 그때보다 더 좋긴 한데, 그래도 오랬동안 살았던 곳이고, 일본어에 나름 능통하다는 자존감도 있어서 그런지 자꾸 생각이 나네요. 그래서 그런지 도쿄 여행기가 있으면, 저도 모르게 읽어보게 됩니다.
주말 아침부터 파칭코 앞에 쭉 늘어서 있던 사람들, 목표치 초과 달성으로 기념회식하러 간 고급 중화요리집, 퇴근길에 마감세일하는 튀김가게랑 초밥가게에서 쇼핑하기, 출퇴근할 때 지하철에서 우연찮게 찾은 앉을 자리, 역 앞 진짜 맛있었던 빵집, 아침이면 진짜 10분은 기다려야 했던 ATM기......
놓고 온 것 많큼 얻었으려나
이번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잠시 동경에 다녀왔었는데 잠깐이었지만
매우 깊은 인상을 받은 출장이었습니다.
대개 대도시는 '서울'에 익숙하다 보니
그보다 더 큰 '동경'에 갔을 땐
무의식적으로 비교를 하게 되더군요
서로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을 보며
참으로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한국에서는 말이 많은
파칭코가 대형 건물들로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모습이나
편의점에 커피 종류 일색인 한국과 달리
녹차, 홍차, 우롱차, 허브차 등이 더 많이 보인 점
에스컬레이터에서 줄을 설 때
한국은 보통 오른쪽에 서지만
일본은 왼쪽에 서야 하는 점,
세단보다는 경차들이
도로에 더 많이 보이고
도로 폭과 넓이도
한국보다 더 좁지만
그럼에도 번화가에서
시끄러운 경적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점 등은
꽤나 신기했네요
또한 간단한 일본어 물음에는
아주 친절히 응대해주는 일본이지만
영어 질문은 굳은 얼굴로 긴장한 듯
굉장히 사무적으로 대해주는 모습에
해외 어디를 가나, 언어가 통하느냐가
정말 큰일이구나 싶었습니다.
도쿄 올림픽이 있었지만,
외국인이 일본어를 이해하지 않는 이상
영어만으로 완전 소통하기엔
힘든 가게나 장소가 꽤 많았군요
흔히 외국에서 생활할 때 언어의 장벽에
부딪히면 당황하기 마련이지만
만약 프로듀서님과 같이
언어에 능통하다면
더욱 그 지역과 나라에
정감을 느끼게 될 것 같았습니다.
비록 출장 도중 느꼈던
여러 느낌과 감정을 모두 다
적기엔 모자람이 많았습니다만,
가고시마 대학 유학 생활과
도쿄 회사 생활까지 섭렵하시며
오랜 시간을 일본 사회에서 지내신 프로듀서님께서
저의 도쿄에 대한 두서 없는 이야기를 보시고
각별한 감상을 들려주시니 매우 기쁠 따름입니다.
확실히 가부키쵸, 신주쿠, 하라주쿠
모두 일본에서 내로라 하는 번화가이다 보니
일본의 요즘 트렌드나 추구하는 이미지가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광고에 녹아들어 있어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일본을
직접 느끼기에 적합한 곳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일본을 다녀온 이후로
WBC 일본 사무라이 재팬의 우승 이외에도
한일 양국 간에 다사다난한 일들이 벌어져서
참으로 복잡한 감정이 들었답니다.
최근 점점 한국과 일본이
서로 닮아가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떤 지점에선
거리감이 느껴지는 상태이기에
아직도 가장 가깝고도
가장 먼 나라구나...생각되었습니다.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언제나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시는
프로듀서님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