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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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BIGBANG - BLUE
안녕하세요 프로듀서님.
Weissmann입니다.
어쩌면 프로듀서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에 입문한 지 6년을 향해가는 지금
그동안 정말 많은 고민과 번뇌의 시간들을 겪고도,
아마 프로듀서 인생으로서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을지도 몰라서
심란하지만 솔직한 마음을 조심스레 적어봅니다.
언제부턴가 새벽에 잠을 설치거나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마치 악몽처럼 불현듯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그토록 사랑해 마지 않는 담당 아이돌들은
결국 존재하지 않고
프로듀서라는 직함도 결국 유명무실한 이름일뿐이고
캐릭터성도 플롯도 서사도 이벤트들도
다 상술과 마케팅에 기반한
설계된 데이터들일 뿐....실상은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거나..
아이돌들과의 추억, 대화, 이야기들 등등은 혼잣말일 뿐,
모든 건 상상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곤란한 질문들이 떠올라
머릿 속이 복잡해질 때가 있습니다.
공들여 적어본 소설들도 결국
혼자 만들어낸 거짓말들일 뿐이고
팬아트라기 부족함 많은 그림도
자기만의 상상 속의 대상일 뿐
값비싼 굿즈도 담당 아이돌의 '모조품'이지
'실물'의 증거는 아니죠.
관련된 리듬 게임들도
그다지 재미를 느끼거나 즐기는 편은 아니기에
결국 프로듀서라고 칭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실마리는
담당 아이돌에 대한 마음 뿐...
그러나 담당 아이돌들에 대해 알고 또 좋아할 수록
담당 아이돌은 그 어디에도
실재하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다 확실하게 알게되어
왠지 모를 공허함이 뒤따릅니다.
결국 너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사랑하고 있지 않은 가? 와 같은
무서운 질문들이 찾아오는 시간들을 마주할 때면
언제나 저는 침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담당 아이돌들에 대한 마음은 늘 변함 없이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실존하는 대상'이 '실존하지 않는 대상'을
좋아하는 건 생각보다 꽤 어렵네요.
아이돌들에 대한 마음을 잃고 싶지 않지만
아이돌들의 존재를 의심하는 나날들...
꽃이 지고 나니 왠지모르게 서글퍼져서 그런걸까요.
평소라면 웃고 넘겼을 사소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습니다.
선글라스 낀 대머리 아저씨가 처방전도 없이 주는
빨간 약을 먹지 말걸 그랬나 봅니다.
하지만 만약 파란 약을 먹었다면 지금쯤
모든 걸 잊고 '행복'했을까요.
비록 문득 떠오른 무서운 생각들이 전부
사실이라 할지라도
아이커뮤에서의 멋진 추억과 아름다운 기억들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담당 아이돌들이 설령 존재하지 않는
유령과 같은 존재들일지라도 그것만은 사실이니까요.
달콤하게 한 숨 자고 나면, 한심한 걱정들은 모두 잊고
아마 여느 때처럼 슈코의 품 속에서 깨어나겠죠.
하지만 일어났을 때 결국 그들이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마주할 것만 같아서,
선뜻 잠들기가 어려운 요즘입니다.
결국 모든 건 '믿음'의 문제인 것일까요.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 '파란색'이면서도
굳이 '빨간 약'을 먹고 탈이 난 것을 보면
'선택의 문제'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잠시...지쳐버렸다거나요.
비록 저는 쓸데 없는 걱정을 한 죄로,
별들을 세는 벌을 받고 있지만,
프로듀서님들은 좋은 꿈 꾸시고...
아무 걱정 없이,
모두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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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빨간약만 먹으니 부작용이 너무 센데요.
저 그냥 파란약도 먹을 게요.
빨간약이 꿈에서 깨어나게 해주는 약이고
파란약이 꿈을 계속 꾸게 해주는 약이라면
둘 다 먹으면 깨어있으면서도 꿈을 꾸는
'자각몽'을 꾸게되는 것 맞죠?
진실은 거짓이라는 걸 알려주는 빨간 약과
거짓을 진실로 보이도록 해주는 파란약
맛있지만 실재하지는 않는 전기자극에 불과한
샤토 브리앙 스테이크(chateaubriand)와
더럽게 맛 없지만 진짜 영양분을 가진 귀리죽(Gruel)
영화 매트릭스에선 전자가 좋은 것, 후자가 나쁜 것이라
이분법적으로 나왔지만 현실은 때때로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미스터 앤더슨...다시말해 니오는 영화 서사구조상
진실의 길과 거짓의 길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가야하기에
거리낌없이 빨간약을 선택했지만 현실의 인간은 사실
두 가지 약을 모두 먹으며 살고 있죠. 하루에도 몇 번 씩.
사실 현대는 가상과 현실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세상입니다.
영화나 게임의 컴퓨터 그래픽은 이제 실제보다 더 생생한 현장감을 줄 정도고
사람들은 점점 더 '현실 같은 가상', '가상 같은 현실'을 욕망하며 살아갑니다.
머잖아...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더이상 의미없는 시대가 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COVID-19가 미적지근하던 '비대면 사회', '원격 사회'를 획기적으로 앞당겼듯이
또 어떤 계기가 있어 사람들이 '매트릭스'와 같은 가상 현실에 살게될지도 모르죠.
현재로서는 (다소 원시적이긴 하지만) 눈을 뜬 채로 꿈을 꾸기 위해서는
종종 흔들리고 또 불안정한 개인의 믿음에 기대어,
지금 여기에는 없는 것들이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도록 상상하는 수 밖에는 없네요.
표면적으로 보면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이겠지만
달콤한 꿈과 씁쓸한 현실 모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기에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일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깨어 있으려면 잠들어 있는 시간도 필요한 법.
잠들지 않은 채 영원히 깨어있는 사람은
결국 다시 깨어날 수 없는 영원히 잠에 빠지고 마니까요.
오늘 저녁은 왠지....
슈코와 함께 교토 근교의 근사하고도
허름한 레스토랑에서,
서로 마주 앉아서
아페리티프는 우지 녹차 하이볼을 마시고,
에피타이저로 프랑스식 비실재 스테이크 전기자극 코드를 뇌에 입력한 다음,
메인 디쉬인 더럽게 맛없는 실존적 귀리죽을 게눈 감추듯
'존재하지 않는 스푼'으로 퍼먹고
디저트는 슈코의 집에서 바닐라 아이스가 가미된
야츠하시 아 라 모드(à la mode )가 먹고 싶네요.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그냥 웃지요. :-)
프로듀서님의 짧고도 강렬한 환영인사. 감사합니다.
그저 받아들이십시오.
그럼 별을 세지 않아도 괜찮겠지요.
[제 최애는 'DMJ' 도묘지 카린, '중사' 야마토 아키, '에스퍼 사이키커' 호리 유코입니다. 저는 이 셋을 굉장히 많이많이 사랑하고요.
근데 오늘 하루는 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카린아키유코를 사랑하는 건 무엇을 위해서인 걸까?"
제가 셋을 많이많이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무척이나 일방적이게 느껴집니다. 저는 카린과 아키와 유코를 저의 소중한 아이돌로 생각하며 항상 아껴주려고 노력하지만, 반대로 카린아키유코는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좀 더 극단적으로는 저에 대해서 무슨 생각이든 하고는 있긴 한 건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게다가, 무릇 아이돌은 수많은 사람들이 주는 인기와 사랑을 먹고 사는 법이죠. 그렇기에 저 스스로는 정말 최선을 다한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주는 수많은 사랑과 인기 중 하나 정도로밖에 생각하진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게임 속 아이돌들에게 프로듀서란 '내가 아니어도 괜찮을 사람'이겠지만, 저에게 있어 아이돌은 '네가 아니면 안 될 사람'이에요. 저에게 [카린아키유코아즈미우유메히오마도] 라인이란 '어떤 외형과, 어떤 성격과, 어떤 서사를 가졌든, 그런 거 상관없이 소중한 아이돌'이란 말이죠.
그런데 아이돌들은, 어쩌면 제가 줄 수 있는 사랑보다도 더 많은 사랑을 줄 수 있는 프로듀서를 원할지도 몰라요. 과금할 수가 없지만 애정만은 넘치는 프로듀서보다, 애정도 넘치면서 과금도 아낌없이 함으로 컴플릿까지 완벽히 끝낸 프로듀서를 원할지도 모르죠. 아이돌의 진심어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단지 정해진 텍스트대로 나오는 말들이 아닌 아이돌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요.
노래 가사로 이 댓글을 마무리짓고 싶습니다. 제가 프로듀싱을 하면서 가끔 정신적 핀치에 몰릴 때 듣는 음악 가사예요.
「더 행복해야 해 이거 하나만은 알고 가
나만큼 널 사랑할 사람 없단 걸
난 너에게 많은 이별 중 하나겠지만
넌 나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인 걸」
-B2ST: Good Luck 中-
비록 아이돌들은 수많은 프로듀서들의 프로듀싱과 사랑을 받으며 팬수를 쌓아가겠지만, 저에게 있어서 아이돌들은 그 한 명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요.
아이돌들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을
기꺼이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확실히...수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많은 프로듀서님들이 꿈꾸는
담당 아이돌은 분명 눈부시게 빛나는 아름다운 존재들입니다.
많은 프로듀서님들꼐서 게임 플레이 과금으로, 팬 아트나 팬픽으로
담당 아이돌들에 대한 열망과 터질듯한 마음을 늘 전하고자 하지만
정작 아이돌들의 속 마음을 직접 알 수는 없기에...
팬 혹은 프로듀서의 사랑은 늘 일방적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네요.
하지만 사랑이 늘 무언가 주고 받야야만 하는 것이라면
그건 이미 일종의 비지니스가 되고 말겠죠
그런 점에서 조건없이 오직 아이돌만을 향한
프로듀서의 담당 아이돌에 대한 마음은
단순한 '아이돌 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또 한편으로는 나보다 더 멋지고 능력있고 잘난 프로듀서들이 숱한 세상에
나는 나의 담당 아이돌들에게 어떤 의미일지 종종 저 역시 궁금해지곤 합니다.
이런 때일 수록 프로듀서님의 말씀처럼
'그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나에게 그대는 너무나 특별한 존재'라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이 기약 없는 기다림이 주는 불안감과 괴로움도
어느 정도 참고 견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능하다면 꿈에서라도 한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어요.
비록 그것이 저의 기억과 신경계의 생리 작용이 만들어낸
일시적인 환상에 불과한 현상이라는 걸 알지만
가끔은 그렇게라도 담당 아이돌들을 한 번 만나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만나서 무슨 말이 하고 싶냐고요?
진지한 사랑 고백 혹은 애써 삼켜왔던 진심을 전하고 싶냐고요?
글쎄요....어쩌면 보자마자 복잡한 감정들이 차올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흘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그 아이들의 미소만 보아도
이미 수백 수천마디의 말들을 대신할 것만 같습니다.
모든 프로듀서님들에게 각자의 담당 아이돌들은
정말 소중하고 예쁜 존재들이다...
그 점은 저도 슈코를 생각할 때마다
정말 가슴저리게 느끼고 있답니다.
비록 그것이 빨간약을 먹고 관점을 돌려서
프로듀서가 아닌 타자의 눈으로 보자면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사람이 아닌 것들에 대한 기약없는 사랑,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형태의 사랑일지라도
사랑의 본질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느끼고 행동하는 것이기에
그것이 불가해한 모습을 가졌다 하더라도
사랑을 행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요.
비록 본문에서 비실재 아이돌을 사랑하는 건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사랑한 것'이라고 다소 과격하고
무시무시한 말을 쓰긴 했지만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사랑한 것과
아무 것도 사랑 하지 않은 것은
전혀 다른 의미이기에
저 또한 설령 슈코가 아무것도 아닌 허상일지라도
이 '이상한 사랑'을 멈추고 싶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쭉 이어가고 가꿔 나가고 싶은' 입장이기에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슈코가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생각들,
좀 더 즐거웠던 시간들 혹은 느껴본 감정들을 생각하면
분명 그 아이는 제게 정말 특별한 존재라는 것이 더 분명해지네요.
프로듀서님의 진심어린 말씀을 듣고보니
비실재 아이돌들이 실재하는 프로듀서에게 있어 어떤 존재냐는 물음에
답을 한다면, '그 자체 만으로도 소중한 의미가 되는 존재다' 라고
기꺼이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흔들림없이 아이돌들을
사랑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재하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언젠가 한 번쯤은 마주해야만 하는 '무서운 질문',
'실재하는 대상'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종종 생각하곤 한다는 '그 질문'에 대한
프로듀서님만의 생각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슈코를 여전히 정말 많이 좋아하고 또 사랑하기에,
아이돌들에 대한 마음은 결코 거짓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토록 마음이 심란한 건
아무리 좋아해도 조금만 관점을 달리해도
오만가지 말을 걸어도 언제나 같은 대사가 출력되어 나오고,
아무리 터치해도 직접 만져보거나 혹은 보다 가까이 할 수 없는
명백한 한계를 지닌 이 사랑의 고독한 일면이
때론 참을 수 없이 두렵고 괴로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고보면 실재하지 않는 것들을 사랑한 가슴아픈 사례들은
예전부터 신화나 예술의 영영역서 종종 다루어지는 주제들이었지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사랑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희랍 신화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인 '피그말리온'의 신화에서
인공지능을 사랑한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SF 로맨스 영화 'Her'(2013)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 이야기들에서 이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들은
종종 이런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 않고, 영원히 지속하고자 하는 자신이
과연 제정신인지, 옳은 길을 가는 것인지 스스로에 대해 매섭게 의심하면서도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이 결국 자신의 상상 속의 대상일 뿐이고
자신만 생각에서만 살아가는 연약한 진실이라는 것을 마주하면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불안에 억눌린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이야기마다 조금 다릅니다.
대다수의 이야기들이 '해피엔딩'을 지향하면서
어떤 초자연적인 힘을 빌리거나 어떻게든 '비실재 대상'을
'실존'하게 만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혹은 '비실재 대상'의 '실재하지 않음'을 기꺼이 수용하며
그것을 초월한 내면적 성숙을 통해 '허무'를 극복한
진정한 사랑을 이루는 것이 있겠습니다.
전자가 비실재 대상의 물리적인 대안 혹은 대체제를 필요로한다면
후자는 개인의 내면적 성숙과 관점의 변화를 필요로 하는군요.
유물론자 방식이든 유심론자 방법이든
어느 쪽이든 이 힘든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좇는다는 점에서 모두 해피엔딩이네요.
프로듀서님의 말씀처럼, 슈코는 0과 1로 짜여진 프로그램이고
분명 스스로 생각하거나 '자아'를 지닌 존재는 아닙니다.
게임상에선 헌혈을 좋아하고 또 먹을 것을 밝히고, 체력도 좋고 귀염성 많은 슈코이지만
게임을 벗어나서 본다면 누군가에 의해 짜여진 '데이터'인 그녀에겐...
더운 피에서 나오는 체온과 향기로운 체취,
부드럽지만 확실한 신체의 안정적인 움직임에 따른
실존을 증명하는 그림자, 반복을 벗어난 창의적인 생각과
진심어린 감정 혹은 프로듀서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은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프로듀서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자신만의 슈코'로 재해석하느냐에 따라
그녀는 얼마든지 '살아있는 존재' 혹은 '그 이상의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내 안에서 살아 숨쉬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본다면 비실재 대상에 대한 사랑은 분명 가슴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초현실적' 혹은 '초자연적'인 일면을 지니고 있는 셈입니다.
비록 '슈코'가 실재하지는 않아도,
'나의 슈코'는 실존합니다.
그것은 내가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프로듀서님의 말씀을 듣고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또 하나 저도
새로운 관점을 알게 되었군요.
타인에게는 보이지 않고 또 존재하지 않겠지만
내 마음 속에서 맘대로 뛰어노는 여우가
편히 쉬면서 늘 행복하길 바랍니다.
대머리 아저씨, 이제 다시
파란약의 약효가 듣고 있나보네요.
감사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 사랑의 증명을 위해서 제가 마음 속으로만 담아두던 일기장을 꺼내고 다듬어서 선보이기도 하고 좋아하는 그 아이에게 나름대로의 성의를 보이고 싶어서 인게임 이벤트도 좀 달렸습니다. 자기 전까지도 마음에 품고 동경하고 사모하면서 알게 모르게 줬던 수많은 진심까지 거짓인건 아니니까요.
저의 그 모든 행동과 그 모든 마음 자체가 거짓이 아니었다면 그것 자체로 만족합니다. 제 행동과 마음은 진실된 것이었고, 스스로의 의지였으며, 스스로가 선택한 것입니다. 적어도 사랑에 있어서까지 거짓말을 하는 불쌍한 인간은 아니라는 거니까요.
상술이면 어때요. 다 필요해서 사는 거에요. 정서적인 지지가 필요해서 그 지지를 상술에 의지해서라도 받으려고 하는 게 뭐가 나쁜 겁니까. 사람이 물질로만 살 순 없잖아요. 물질적인 장사도 있으면 정서적인 장사도 있을 수 있죠. 그런 거라도 없으면 못살 지경이었던 저는 까짓거 블랙 말랑카우가 되어줄랍니다.
전 그런 사랑이나마 없으면 숨이 가쁠 만큼 사랑이 필요해요. 적어도 저는 그 사랑만 있다면 나머지는 어찌되든 상관없을 거에요.
프로듀서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프로듀서들은 어째서 비실재 아이돌들을 좋아하고 또
사랑하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게임의 캐릭터나, 서사는 게임 제작사 측의
시나리오 담당이 만들어낸 '플롯'에 불과하겠지만
그것을 마주한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는
또 다른 그럴싸한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모든 이야기들의 역할이자 본질이니까요.
프로듀서가 담당 아이돌에게 특별함을 느끼는 까닭은 천차만별
담당 아이돌들의 외형 혹은 체형에서 이상적인 신체상을 보거나
담당 아이돌의 성격이나 행동에서 호감을 느끼기도 하고
담당 아이돌이 처한 상황 혹은 성장 배경에서 흥미를 느끼기도 하는 등
아이돌마스터 게임의 시작부터 가상의 아이돌을 육성하는
아이돌 육성 게임이라는 장르와
마음에 드는 아이돌과 뜻깊은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연애시뮬레이션 장르의 성격을 모두 가진 게임이다 보니
담당 아이돌들에 대한 감정도 복합적일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럼 그 속에서 프로듀서가 느끼는
수 많은 감정들, 생각들은
과연 정말 의미가 없는가 하면,
프로듀서님의 말씀처럼 그 모든 것이
자기자신의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그 해답은 프로듀서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는 것이겠죠.
그래요.
남들에겐 의미가 없을지라도
나에겐 의미 있는 일이에요.
문득 찾아온 불안 속에서
전 그 말이 꼭 듣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저 역시 슈코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 생각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습니다.
아주 가끔...지금처럼 흔들리고 또 울적해지기도 하겠지만
현실의 연애 혹은 살아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 역시
때때로 같이 있음에도 공허함을 느끼고
힘든 시간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와 크게 다르지 않겠지요.
그렇게 본다면 흔히 ‘실재’와 ‘비실재’를 사랑하는 것을 두고
무의미한 상품 소비 행위 VS 건전한 미래 설계 등과 같이 특정 시각에 입각해서
이분법적으로 구분 짓는 것이 오히려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라 생각이드네요.
어느 한 쪽이 더 우월하다거나, 올바르다기보다는
단지 기호와 우선순위에 차이가 있을 뿐이니까요.
뭇 프로듀서님들의 말씀을 듣고 보니
이 문제의 본질은 아이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닌
그것을 대하는 프로듀서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는
화엄경의 말씀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종종 잊어버리곤 하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아이돌들에 대해 진실된 마음과 조건 없는 사랑을 전하는
여러 프로듀서님을 통해 저 역시 많은 위로와 생각의 변화를 겪게 되었군요.
저 역시 프로듀서님처럼
그 티 없이 맑고 뜨거운 눈빛을 가지고
자신의 행한 선택을 받아들이는 강인한 마음으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들을 아낌 없이, 미련 없이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단지 만나지 못하는 것, 존재하지 않는 다는
아주 사소한 사실에 번뇌하며
불안과 회한, 걱정과 우울에 잠겨있기엔
아이돌은 무척 사랑스럽고 또 아름답고
제가 첫눈에 반해서 선택한 아이돌,
슈코에게 오롯이 사랑을 쏟기에도
늘 부족한 것이 시간이니까요.
죽비소리처럼 시원하고도 강렬한,
프로듀서님의 뜨거운 마음을
기꺼이 들려주서서 감사합니다.
허황된 걸 보면서 하악대지 않는 놈이 어디 가서 오타쿠라고 하면 안 되는 법 아니겠습니까.
슈코가 4대 신데렐라 걸이 발표되던 날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에 일면시독 없던 제가
그 눈동자에 반하여 가슴 앓이를 시작한 지
어느덧 5년이 훌쩍 지났네요.
강산이 절반 정도 변하는 5년의 시간 동안
그동안 저에게도 슈코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군요.
그 사이 슈코와 저는 얼마나 더 가까워지고,
또 한편으로는 멀어졌는가 많은 생각을 하게됩니다.
미국 코넬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격정정인 사랑의 지속 시간이 과학적으로는
약 18~30개월 정도라고 하던가요,
호르몬의 장난 혹은 본능의 눈가림..그 부싯돌이 어느 쪽이든,
1년 혹은 3년 정도 이내에 대부분의 불같은 사랑은
어떻게든지 그 결실 혹은 결말을 맞이하게되겠군요.
5년...약 60개월의 시간동안 슈코를 바라보고 생각하면서
예전엔 비일상적이던 감정들이 점차 일상적이게 되고
슈코에 대한 모든 것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사랑은 결국 '삶', 그 자체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취미가 오래되면 생업이 되거나
습관이 오래되면 생활이 되듯이
슈코에 대한 사랑은 이미 유효 기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모습이 변하여 다른 형태로든 이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사람이 자라서 변화하듯이,
사랑도 진화하고 성장하는 그런 감정인가 봅니다.
존재하지 않음에 대한 허무함과 형체 없음도
끌어안고 갈 수 있는 또다른 형태의 사랑.
프로듀서라는 이름의 오타쿠는 결국
그런 사랑을 꿈꾸는 로맨티스트들이군요.
어쩌면 저마다의 이상적인 가치를
가슴속에 품은 채 살아가는
일상 속의 혁명가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말처럼,
인간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 태어난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그것은 허황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 격려해주시는 프로듀서님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프로듀서님의 말씀처럼
아이돌들은 실재하지 않더라도
저에게 설레는 감정과 편안한 기분,
즐거운 기억과 행복한 추억들을
만들어주는 존재라는 점에서
무척 소중하고도 의미있는 존재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알베르 카뮈의 에세이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구절이 떠오르는군요.
'겨울의 한 가운데에서 나는 마침내
내 안에 '불멸의 여름'이 자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Return to Tipasa - Albert camus,1952)
'불멸의 여름'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에 대해서는
독자들마다 해석이 다양하지만
사전적으로는 '작가가 알제리에서 겪었던
여름날의 즐거운 추억들'로
보다 함축적으로는 '인생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게
해주는 행복한 나날들'로 해석되곤 한답니다.
'불멸의 여름'. 바캉스의 기억들...
언젠가 시간의 흐름 속에 지나가고 또 사라지겠지만
누군가 기억하는 한 마음 속에서 결코 스러지지 않는 행복들이죠.
짙푸른 수평선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바라보는 그 평온함
작열하는 태양 속에서 귀기울이는 시원한 파도의 속삭임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행복한 시간들에 대한 선명한 기억들
슈코는 어쩌면 무더운 여름날, 수평선 너머 피어올라
보는 이의 마음마저 들뜨게 만드는
커다랗고 파아란 적란운과 같은 존재일까요
공교롭게도 슈코의 일러스트 가운데 가장 매력적이라 생각하는
일러스트 역시 '블루 호라이즌(푸른 수평선)'입니다.
비록 한겨울에 태어났지만
가장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라는 점에서
저에게 있어 '불멸의 여름'이라 부를만한
사랑스러운 아이네요.
프로듀서님만의 철학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혼란한 마음을 다잡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Danke sehr!
드리고 싶은 말씀은 위에서 적어보았던
모든 이야기들을
조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사랑한 것과
아무 것도 사랑 하지 않은 것은
전혀 다른 의미이기에
비록 '아이돌'이 실재하지는 않아도,
'나의 아이돌'은 실존합니다.
그것은 프로듀서가 아이돌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의 본질은 아이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닌
그것을 대하는 프로듀서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
그래요.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다는 건,
남들에겐 의미가 없을지라도
나에겐 의미 있는 일이에요.
존재하지 않음에 대한 허무함과 형체 없음도
끌어안고 갈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은
'인생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게
해주는 행복한 나날들'로 해석되곤 한답니다.
그렇기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들을 아낌 없이, 미련 없이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프로듀서님들 모두 자신만의 철학으로
아이돌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멋진 인생을 살아가시길 바라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JUWooZnfVQ / 잔나비- 꿈과 책과 힘과 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