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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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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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커뮤의 프로듀서님. Weissmann 입니다.
오늘부터 입동.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네요.
사실 진작부터 스산한 기운이 거리에 감돌기 시작하면서 사뭇 내려간 온도에
옷깃을 여미고 다녔지만 오늘은 유독 평소보다. 추운 느낌입니다.
날씨가 추워진만큼 거리엔 인적이 뜸해져서 그런지 한층 더 고독한 기분.
왁자지껄했던 여름날과 달리, 확실히 겨울은 혼자만의 시간이 더 어울리는 계절이라 생각되네요.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에 연말 축제로 시끌벅적 해지겠지만, 당분간은 낙엽이 지는 것을 바라보며
한 해를 되돌아보는 사색에 잠기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생각을 정리할 겸, 모처럼의 겨울을 맞아
어제 저녁에는 퇴근길에 헌혈의 집에 들러 헌혈을 하고 왔답니다.
비록 서너번 째의, 한 자릿수인 현혈 횟수지만 이젠 익숙해진 기분이네요.
차가운 바람이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가운데에서도
꽤나 많은 분들이 헌혈을 하고 있어 무척 훈훈한 모습이었군요.
비록 과자와 음료수에 대한 사심 가득한 이유로 둘러대지만,
사시사철 헌혈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슈코는 정말 착한 아이구나.
착하다...착해.
간단한 문진과 혈액 검사 후에 수혈을 하고 있노라면,
특히 혈액팩에 붉디 붉은 따뜻한 선혈이 채워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으면,
헌혈이 취미인 슈코의 소문에서 '피가 빠질 때의 몽롱한 기분이 좋다.'.... 정도까진 아니지만
'아...아직 살아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아직 피가 차가워진 것은 아니구나...느낌.
지혈을 하면서 특별할 것 없는 답례품을 몇 가지 고르고 난 후 멍하니 눈을 감고 있으면,
어디에 사는 누군지도 모를, 이름도 성별도 모를 누군가에게
나의 피가 들어가 살아가게 한다는 점은 새삼 놀랍다는 생각도 듭니다.
약간 기울어진 이 별 위에서 돌고 도는 것은 낡은 시계태엽과 손때 묻은 돈만이 아닌,
맑은 피 속에 담긴 한 사람의 생명도 해당이 되는 것일까요.
비록 보존과 수급의 문제로 수혈되지 못한 채 폐기되거나
관리를 잘못하여 오염되어 버리는 혈액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따뜻하고 가장 아름다운 색깔로, 가장 힘든 순간에 처한 다른 누군가와
연결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꽤나 운명적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헌혈의 집을 나오며, 하얗게 입김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점점 얼어붙고 있지만, 나는 차가워지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번 헌혈은 내년이라니,
한해가 금방 지나가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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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저도 올해 가기 전에 헌혈 한 번 해야 되는데.
수 많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까지 세상은 살만한 것이겠죠.
소소하지만 놀라운 기적에 동참하시는 점, 대단합니다.
시적 감각이네요~ 좋아요
가만히 있어도 뼈가 시린 겨울철엔
더욱 온기가 그리워지네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연말 연시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이어져 있는 수 많은 인연들에게
전보다 더 상냥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었던가...
남몰래 되돌아보게 되네요.
추운 겨울 감기 조심하셔요. :-)
즉, 피를 장기의 일종으로 봐서 개인의 매매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노려서 무료 수준으로 원자재를 확보해서 자기들 주머니 체우는 단체 라는 겁니다.
그런대 그렇다고 헌혈 안하면 연구소나 등등은 그렇다 쳐도, 병원에서 수혈이 필요한 환자가 문제가 되기에 또 뭣 한 문제.
차라리 개인의 혈액 매매를 제한 같은거 잘 만들어서 허용하면 병원 이라던가 연구소 단위에 혈액을 직접 팔 수 있게 되어 적십자사의 이런 아무것도 없으면서 돈 버는 행위를 막을 수 있게 되고, 빈곤층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이러면 적십자사는 현혈 기록 이라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만 하도록 할 수도 있고, 방법의 하나 라고 봐요.
뭐, 돈으로 못 주니까 상품으로 주게 만든 것도 좀 그렇긴 한데, 차라리 공식적으로 매혈을 시키면서 수혈을 받게 될 사람의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연구소 등에 고가에 판다'라고 하셨는데 이게 대부분 연구용으로 쓰이는 혈장 이야기이고, 역설적으로 이런 연구용 제재의 매매는 다른 쪽에서 들어가는 비용(직원 월급, 혈액 보관 및 이송 비용, 헌혈자 기념품, 헌혈의집 임대료 등)을 상쇄하여 전혈 등을 필요로 하는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 혈액팩 가격이 수혈자가 내는 최종 가격으로 5만원 내외일건데 매혈로 전환하면 일단 원가부터 그 이상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빈곤층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자신이 피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이 원가 상승 문제는 부메랑이 되어 빈곤층의 목을 죌 것입니다.
현행 헌혈 제도의 비효율성(제발 헌혈증서 좀 어플로 관리하면 안 되냐!!!!)과 적십자사의 운영 불투명성 문제 등에 대하여는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가 있습니다만, 이건 피도 눈물도 없는 감사와 시스템 개선으로 개선해야할 문제이지 매혈 도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안 됩니다. WHO가 발 벗고 나서서 헌혈로 돌리려 하고, 각국이 여기에 동참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매혈을 조금 풀면, 당장 돈을 받을 수 있게 되서 헌혈자가 늘 가능성도 있다고 봐서요.
가진게 몸 뿐이면 피라도 판다던가도 있고요.
근대 또 달리 생각 하면 헌혈 증 하나면 만일의 경우 수혈 시, 한 팩은 본인부담금이 0원이 되는 제도의 존재가 상당히 가치가 큰 것도 같네요.
상품권 회사들이 돈 버는것을 생각 하면 그러고도 이윤 남기는 것도 어렵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그러고보니 요즘처럼 체계적인 헌혈 시스템이 자리잡기 전에는
개개인이 피를 사고 파는 매혈이 성행하였지요.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에서 생생하게 묘사되었듯
과거 돈이 급한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목숨을 걸고 피를 과도하게 뽑아내는 사람들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군요.
매혈이라...확실히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있다면
혈액을 나누는 이들이 보다 늘어나겠지만
헌혈이 시장의 논리에 따르는 영리를 기반으로 한 사업이 되면서
비용절감과 이윤 극대화를 위해서
과연, 뽑아낸 혈액이 이전보다 투명하게 관리되고 거래되는 가 역시 복잡한 문제겠군요.
무엇보다 과거엔 혈액을 파는 집단 자체가 궁핍한 재정상태로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여
에이즈나 간염 및 기타 혈액 매개 전염 질환에 노출된 경우가 많았기에
매혈로 인해 무분별하게 사고팔리는 피들 중
오염된 피들이 유통되면서 그 피해가 막심했다는 점도
꽤나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헌혈에 대한 저조한 참여로 혈액 수급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요즘,
혈액 센터의 고질적인 시스템적 문제나 경영 비리, 방만한 운영 등이 지적되면서
보다 나은 혈액 수급 방법이나 체계가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어떠한 방법이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지에 대하여서는
꽤나 신중하고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네요.
헌혈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여주시는
많은 프로듀서님들 덕분에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군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작은 기적에 동참하여
큰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혈액사업'에 있어서는 적십자사가 돈을 남겨먹는다 같은 말을 적용할 수가 없습니다. 대한적십자사의 회계는 두 가지를 따로 관리하는데, 바로 '일반회계'와 '혈액회계'입니다. 헌혈자 모집에서 혈액공급에 소요되는 비용은 정부에서 고시한 혈액 수가로 충당하며, 혈액 수가로 발생한 수입은 혈액사업 운영에만 소요됩니다.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직원이 상품권 유용했다가 감사에서 걸리는 사태가 벌어졌던 사태 같은 게 있기야 합니다만, 이런 거 잡아내라고 있는 게 감사이고, 회계라는 게 운영되는 구조상 혈액사업 수익을 다른 곳으로 돌렸을 거 같으면 진작 감사에서 털려서 크게 피를 봤을 겁니다.
숨가쁘게 뛰어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빛나는 결실을 거두는 마무리야 말로
모두가 가장 기다리던 순간일테죠.
올 한해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세상이 점점 얼어붙고 있지만, 나는 차가워지지 말아야지'. 참으로 좋은 말씀입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라는 마태오 복음서 7장 12절 말씀이 떠오르는군요. 모두가 서로를 따뜻하게 대할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꾸준히 헌혈에 동참하시며 많은 생명을 살려내신 점,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슈코의 말처럼, 헌혈을 하기엔 봄,여름,가을,겨울 할 것 어느 언제나 좋지만
특히 추운 겨울에 하는 헌혈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생사의 갈림길이라는 가장 절박한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들을 기꺼이 내어주는 것 만큼
신비롭고도 값진 일도 없겠지요.
분명 우리는 매 순간 수 많은 위기와
예측불허의 힘겨운 시련을 마주하며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다시 일어서고 또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던 건
힘겨운 순간마다 기적처럼 나타나는, 수 많은 아름다운 사람들과
수 많은 영웅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겠죠.
내가 받아온 수 많은 도움과 사랑을 누군가에게 나누어줄 수 있는,
나 역시 누군가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몸에서 갓 나온 혈액의 온도는 아마 체온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을테니
생각보다 뜨겁지는 않겠지요. 다만 그 피 속에 오롯이 녹아있는
생명에 대한 헌신과 사랑이라는
이름의 뜨거운 열정은 분명 불타오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분히 문학적인 수사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 피를 통해서 또다른 누군가가 살아갈 수 있다면
분명 멋지고 값진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차가운 세상을 향한 프로듀서님의 뜨거운 헌신,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