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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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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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쓰고 에버노트 안킨지 벌써 7달!!!!
네. 글에 입스가 걸리면 이렇게 됩니다. 쓰고 싶지도 않고, 써도 써지지 않고. 5월에 쓰던 글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네요...
뭐 언젠가 완성하겠죠. 완성해야죠 저걸 평생 놔둘순 없으니. 근데 확실히 예전에 비해 이것저것 하는 것도 덜해지고 무뎌진거 같긴 해요. 술 탓인지... 뭔지... 모든게 다 정상이 되면 괜찮아질까요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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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술을 입에서 떼보죠
그거 계속 마시다가는 정신에 합병증이 오고, 그럼 죽고싶은데 절대 죽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죽을 때까지 살게 됩니다. 농으로 말하는 게 아니고 지금보다 몇십 배는 더 괴롭게, 매 순간 매 초마다 고문당하며 50년 이상을 앞으로 꾸역꾸역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맘대로 죽지도 못합니다.
병원에 가서 지금 이러이러하니 약 용량을 늘려달라 하십시오. 안 받아주면 병원을 옮기시고, 상담 강요해도 하지 마시고 약이나 받아 드십시오. 비싼 건 상담이고 약은 쌉니다. 약값이 아무리 나가봐야 한달에 5만원이니 술값보다도 싸게 먹힙니다.
그래도 마시고 싶으시다면야... 제가 말릴 힘도 없고 말리지도 않습니다만, 아무튼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겁니다.
많은 경우 21~28일분까지는 해줍니다. 약에 따라 그 이상 처방이 되는 약이 있고, 아닌 약도 있습니다.
의사선생님께 상담하여 이러이러한 여건때문에 병원 오기가 힘드니 약 용량 최대치를 넘지 않는다면 약 용량을 2배로 늘려서 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1회 투약량을 1/2로 줄여서 드세요. 그렇게 하면 최대 56일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해주는 병원도 있고 아닌 병원도 있는데, 되면 좋습니다.
또, 정신과 약은 반감기가 기므로(약 1주~2주 정도) 매일 먹다가 하루 안 먹는다고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중간중간에 약을 아껴서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하는 게 좋습니다.
또, 약 먹는 걸 깜빡하면 버리지 마시고 모아두셨다가 나중에 급할 때 써먹을 수 있습니다.
전부 권장하는 방법은 아닙니다만, 시국이 워낙 개판인지라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써먹으셔야 합니다.
약은 평소 받은 용량에 맞춰서 드시되 어쩔 수 없이 약을 아껴먹어야 할 경우 원래 먹던 것보다 적은 용량만 드십시오
심각하단 사실을 자각할 수 있다면 아직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아주 잘 하고 계신 거예요. 그걸 알아채는 게 가장 어렵고 힘든 부분이니까요. 스스로를 잘 돌보려고 최대한 노력중이시네요.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덧붙여, 아직 우울에 잡아먹히지 않은 정상적인 사고가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보이셔서, 그럴 때의 팁인데...
현재의 우울함 정도를 수시로 점수매겨보세요. 기록을 해보면 더 좋지만 그냥 매겨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몇가지 기준점을 잡아보세요.
제 경우 0~10점으로 세분화시켜서,
10을 당장 자살을 실행할 정도로 중증 우울상태로 잡았을 때,
그 감정의 몇 분의 일인가로 계산했습니다.
이 점수는 나쁘고 좋은 것을 나타내기 위해 매기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상태를 기록하기 위함입니다
이 점수는 스스로의 성실나태함이나 잘잘못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감정의 척도로만 이용되므로 이 감정을 인질로 삼아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 점수를 개인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 이용할 수 없다는 증명은 따로 있는데 굳이 적진 않겠습니다.
단, 스스로가 생각해서 점수를 매기지 않는 편이 도움이 된다면 하지 마십시오.
신검 받을 때 의사가 "약을 이만큼 먹으면 부작용이 없을 리가 없는데?"라고 말했을 만큼 많이 먹었습니다.
환자는 기민해야 합니다. 자신이 보내는 신호에 발빠르게 반응해야만 해요.
정신적으로 보내는 신호도, 신체적인 신호도 모두.
스스로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의 생각, 가치관, 내재적 욕망, 생각의 흐름, 사물에 대한 견해, 감정, 감정을 기폭하는 방아쇠가 되는 것, 스스로를 안정시키는 물질 등, 정보를 쥐고 있으면 더욱 빠르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지쳐있거나, 거부감이 들거나, 그걸 탐구하는 것이 스스로를 더욱 괴롭게 만들거나 하는 경우엔 신체적 반응을 관찰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손에 땀이 나거나, 심장이 뛰거나, 얼굴을 찡그리거나, 입술을 깨물거나, 신물이 올라오거나, 두통이 오거나, 다리를 떨거나, 손톱을 물어뜯거나, 한숨을 몰아쉬거나, 어깨가 처지거나, 고개를 숙이거나 하는 것들을 잘 관찰하여 지금 상태를 가늠해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하여 현재 상태에 맞는 처방을 스스로 내려야 합니다. 휴식을 취하건, 반신욕을 하건, 책을 읽거나 혹은 게임 한 판을 보상으로 줄 수도 있으며, 커다란 인형을 안고 누워있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등, 평소 기분이 괜찮을 때 미리 생각해두었던 대응책을 우울할 때 하나씩 꺼내 쓸 수 있도록 마련해두세요. 저 같은 경우 좋아하는 철학 원서를 읽으며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팁: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듣는 음악을 되도록 통일하세요. 그리고 도저히 아무런 의욕조차 나지 않을만큼 괴로울 때, 그때 항상 들었던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약간의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이걸 "각인"이라고 부릅니다.
마지막 짤막한 팁,
샤워를 하고 난 직후 로션을 전신에 잘 발라주세요. 적당히 감촉이 좋은 남성용 로션으로 좋습니다. 스킨은 효과가 덜 하지만 나쁘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