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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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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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먹는 데 바빠서 사진 못찍음.
전 오늘 양갈비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만들었습니다. 에어프라이어에 구웠어요. 팬프라잉보다 역시 이게 편함.
두께 계산을 잘못 해서 상당히 웰던에 가깝게 나왔는데 소고기랑은 다르게 안 질겼습니다. 근막이랑 지방도 미리 제거해서 따로 익혀 먹었고, 익힐 때 아래 기름 떨어지는 곳에 파랑 양파랑 감자도 깔아서 가니쉬로 먹었습니다. 그러고도 남은 기름은 치킨스톡이랑 밀가루 섞어서 볶아 그레이비 소스를 만들어 뿌려먹었습니다. 엄마피셜로 쯔란보다 내 소스가 더 맛있다고함.
하지만 사진이 없어서 이를 증명할 수 없습니다.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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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전설로만 전해지던
어느 프랑스 수학자의 마지막 정리처럼
사진이 있지 않아 볼 수 없는
말그대로 환상적인 요리를 만드셨다니
더욱 궁금증이 자극되네요 :-9
요리와 인증샷....
무릇 맛있는 음식이란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는 것이지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눈으로 요모조모 살펴보며 즐기는 맛도 퍽 좋지요.
콘텐츠로서의 먹방과 자기만의 스타일로 즐기는
'고독의 구루메'가 보편화된 지금은 눈과 입,
어느 쪽으로 먹든 요리와 식사의 즐거움이지만
파인 다이닝의 프로페셔널들에겐
사람들이 요리를 인증샷으로 먹는 게
달갑지만은 않았나 봅니다.
실제로 과거 SNS 보급 초창기 무렵
세간의 요리 인증샷 유행을 두고
내로라하는 영국 미슐랭 쉐프들 간에
살벌한 설전이 오간 적이 있습니다.
https://m.mk.co.kr/news/world/view/2017/11/746094/
영국의 쉐프 미쉘 루는 요리 사진 찍기에
정신이 팔려 정성들여 만든 음식이 방치되는 것은
요리사에겐 참을 수 없이 모욕적이라고 비판했지만
스코틀랜드의 쉐프 고든 램지는
그건 당신 같이 오만한 늙은이들이나 하는 생각이고,
어떻게 음식을 즐길지는 순전히 고객의 마음이라며
인증샷을 통한 홍보 효과를 환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감으로 즐기는 요리가
정말 만족스러운데, 사진이나 영상으로
대리 식사를 하는 게 보편화되는 미디어 시대에
증강현실이나 4D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점점 입이나 혀만이 아닌 눈 또는 코로도
즐기는 음식이 주요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프로듀서님의 전설적인 토마호크 스테이크 역시
언젠가 환상이 아닌 실존이 되겠지요.
매트릭스의 사이퍼가 찬양하던,
스테이크맛 전기자극 코드의 강렬함 처럼
가상이 현실보다 더 실재같은 세상이니까요. ;-9
그리고 뭐 어차피 만드는 게 저라서 ㅋㅋㅋㅋㅋㅋ
눈과 코로도 즐기는 음식이야 이미 여럿 있지만, 데이터만으로 즐기는 음식은 아직 없죠.
매트릭스님께서 빨리 시온의 잔당들을 밀어버려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