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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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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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가장 맘에 드는 건 그냥 원두가루 컵에 붓고서 끓는물 부어넣기였습니다
드립커피? 귀찮음
더치커피? 시간걸림
커피머신? 논외
에스프레소 머신? 좋긴 한데 굳이?
카누? 그거먹느니 그냥 달달하고 맛있는 모카골드 마심 ㅅㄱ
터키쉬커피? 집에 주전자 없음
여러가지 궁리해 봤지만 역시 이게 궁극의 방법 같아요. 컵 아래에 좀 찌꺼기가 많이 남긴 하는데 그거 고려해도 이게 가장 편하더라고요. 사실 아주 무근본도 아닌 게, 나름 미국 개척기 카우보이 커피를 응용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해서 맛을 제대로 내려면 끓는물 조금 붓고 휘휘 젓다가 다시 물 끓여서 조금 붓고 젓고 하는 걸 반복해야 하지만, 그래도 드립보단 간편하고 시간도 얼마 안걸리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이거 나름 터키쉬커피 레시피 같기도 하고.
아 이거 만들면서 생각한 건데 쵸콜릿 있으면 이거 딱 좋더라고요
지금 사와야지
잠?
응 직장에서도 못잠 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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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커피 레시피>
https://baristanews.co.kr/coffee-and-food/%EC%BA%A0%ED%95%91%EC%97%90%EC%84%9C%EB%8F%84-%EC%BB%A4%ED%94%BC%EB%A5%BC-%ED%8F%AC%EA%B8%B0%ED%95%A0-%EC%88%98-%EC%97%86%EB%8B%A4%EB%A9%B4-%EC%B9%B4%EC%9A%B0%EB%B3%B4%EC%9D%B4-%EC%BB%A4%ED%94%BC/
쉽고 간단해서 노지 캠핑 시에도 유용한 커피 끓이는 법이네요.
커피 가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걀 껍질이나 그냥 양말을
사용해보라는 조언을 보면 확실히 상남자들의 커피 스타일입니다.
아메리칸 카우보이들로 만들어졌던
최초의 우편서비스 '포니 익스프레스'의 모집 공고를 보면
그 기개와 호연지기를 알 수 있습니다.
<포니익스프레스 배달부 모집>
-젊고, 마른체격이고 강단있는 18세 미만의 소년.
-"말을 잘 타고 날마다 죽을 각오를 할수 있는자."
-"고아를 우선으로함."
-주급 25 달러. (그 당시 평균 임금은 주 2~7달러)
확실히 폴아웃 시리즈에서 왜 배달부가 상남자인지 알 수 있군요.
폴아웃과 커피라고 하니 뜨거운 커피를 잼 대신에
집어 넣은 도넛(슬로컴 버즈바이트)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게임 내 스크립트를 보면 시제품 개발 단계에서
90%의 실험자가 먹고 나서 3도 이상의 화상을 입은 것으로 보고된
상남자식 커피 도넛이랍니다.
그런데 3도 이상 화상 입었으니 판매금지 시킨 걸 보면 폴아웃 기준으로 굉장히 양심적인 회사였나 봅니다.
누카퀀텀 같은 것도 버젓이 팔리는데 말이죠.
고작(?) 3도 화상으로 끝나는 커피 도넛이 천사로 보이는군요.
특히나 누카콜라의 경우 음식 이외
'다른 쓰임새'로도 고려되었으니
더욱 수상한 물건이라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현실에서도 라듐을 비롯한 방사성 원소들의 위험성에 대해
무지하여 화장품이나 음식에 마구 마구 사용한 사례를 보면
누카콜라와 같은 황당무계한 음식이
아주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달걀 껍질의 성분을 이용한다지마는
다방 커피에서 계란은 껍질보다는
노른자가 핵심이라 볼 수 있겠군요.
흔히 아침에 마시는 커피라는 뜻의
'모닝 커피'는 오늘날 깔끔한 블랙커피 또는
(이탈리안 스타일로) 라떼를 이야기하지만
20세기 중반만 하더라도 '모닝커피'는
당연히(?) 코오피에 계란 노른자를 띄운
일명 '계란 커피'를 의미했었군요.
보통 다방의 국룰이 쌍황차에 잣 띄워 계란 동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코오피에 참기름 한 스푼, 계란 탁! 도 매우 유명했네요.
https://sf.eater.com/2020/4/29/21240421/east-asian-egg-coffee-vietnam-korea-japan-breadbelly
COVID-19가 한창 세계를 휩쓸던 2020년
한국의 '달고나 커피'의 유행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한 음식 칼럼지에 실린 이야기에 따르면
서구권에서 이러한 '계란 커피'는 '이국적인 아시안 스타일 커피'로
인식되는 모양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계란을 넣은 커피는
한국만이 아니라 일본이나 베트남에서도
종종 발견이 되곤 하니 그런 것이겠지요.
어째서 이러한 스타일의 커피가 만들어졌는 가에 대해서는
'당시엔 생소한 커피를 빈 속에 마시면 속이 쓰리기에 계란을 넣어 속을 보호한다'
'단백질 섭취가 어려운 시기에 간편한 식사 대용으로 커피와 계란을 섞었다'
'서구권에서 흔한 우유나 크림을 구하기 힘들어 계란을 대용으로 썼다' 등
여러가지 추측이 있습니다만, 이유야 어찌 되었든
커피가 전통차와 숭늉을 밀어내고 한국인의 생수가 되고,
설탕과 크림, 시럽과 각종 샷들이 넘쳐나는 찻잔 위 풍요의 시대에서
참기름 한 방울과 계란 노른자 샷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네요.
모닝 커피가 아닌 모닝 코오피,
종종 옛날 드라마나 복고 컨셉이 아니고서는
일상에서는 사라진 옛 시대가 추억하는 맛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한 번 만들어봐야겠습니다. 계란 가지고 개드립 친 건데 장문으로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