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댓글: 4 / 조회: 622 / 추천: 1
일반 프로듀서
관련 링크가 없습니다.
슬슬 저녁이 가까워지면서 초봄의
서늘함이 찾아왔습니다.
낮에는 덥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따뜻했지만 해가 지고 나니
일교차가 커서 금방 쌀쌀해지더군요
아직 저녁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라
간단히 간식을 먹어보자 생각했는데
저녁의 어스름이라고 하면 봉마시,
봉마시라고 하면...
'슈코에게 경단을 사줘야하는 때'로군요...!
그런 의미로(?) 근처의
경단 가게에서 난생 처음으로
'당고'를 사서 먹어봤습니다.
비록 하나미 당고(삼색경단)은 없었지만
미타라시 당고(みたらしだんご/꿀 간장 경단)와
노리 당고(のりだんご/김 경단)을 선택해봤네요.
지금은 그저 흔한 떡 꼬치 정도로
여겨지지만 사실 당고는 그 유래에 대해
고대 일본에서 신에게 바치던
제사 음식이었다느니
당나라의 과자가
일본으로 넘어와 변형된 것이라는 등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답니다.
흔히 '꽃보다 경단(花より団子)'이라 하여
꽃의 덧없음 보다는, 경단의 실속을
강조하곤 합니다마는...
맛은....솔직히 말해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아야
다행인 맛이었습니다.
노리는 한국의 조미김과 달리
일본의 생김(生海苔/나마노리)을 그대로 써서
씹을 때마다 비릿한 향이 나서
마치 바닷물에 담근 떡 꼬치를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미타라시는 뭐랄까...
꿀과 간장을 바른 다음
물에 한 번 씻어 먹는 것 같아서
미타라시 소스와 찹쌀떡의 맛이
따로따로 노는 느낌이었네요.
특히 미타라시 소스는 간장과 꿀,
설탕으로 만들기에 얼핏보면 으레
단짠-단짠이겠거니 생각되었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훨씬 싱겁고
그렇게 짜지도 달지도 않아,
어느 쪽으로도 간이 맞지 않는
애매모호한 맛이었네요.
무엇보다 슈코가 신사에서
들고 있는 경단은
한 입 거리 정도로 작은 크기지만
판매되던 경단은 주먹 만한 크기의
제법 묵직한 찹쌀떡 꼬치여서
생각보다 양도 많았습니다.
(맛은 애매한데 양도 많아!)
저녁 회식 장소로 이동하던 중
지나가다 들렀던
'도쿄도쵸사(東京都庁舎/동경도청사)'
한국의 '서울 시청'이
가로로 넓적하다면,
일본의 '도쿄 도청'은
세로로 길쭉한 모양이었네요
특히 꼭대기 층에는
무료 전망대가 운영되어
도청 앞에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서있었습니다.
간단한 소지품 검사 후
올라간 꼭대기 층의 풍경은
63빌딩이나 제 2롯데 타워의
전망대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도쿄도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쿄의 전경에서
온 사방이 콘크리트 마천루인 빌딩 숲 사이
울긋불긋한 거대 녹지가 있었습니다.
신주쿠교엔(新宿御苑/신숙어원)이라 불리는,
마치 뉴욕의 '센트럴 파크'를
떠올리게 하는 울창한 도시 숲이
꽤나 인상적이었네요.
그런데 일반적인 공원을 뜻하는
코엔(公園)이 아니라
황실 소유의 정원인
교엔(御苑)이라 불리는 까닭은
본래 이곳이 도쿠가와 막부의
가신 소유의 영지였다가
20세기 초 황실 소유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황실 정원으로 운영되다
20세기 중반부터 환경성이 관리하며
오늘날 일반 공개에 이르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언어의 정원'의 속 무대로
잘 알려져있군요.
저녁 회식은 역시나 초밥집에서
우선은 생맥주(まずは生でー)였습니다.
주문 시 와사비 양을 조절할 수 있었는데
현지의 입맛이 궁금했기에
평소대로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동경에서 먹는 에도마에즈시(江戸前寿司)라니!
본래 '길거리 패스트푸드'로 시작했지만
오늘날 '일식'의 대표가 된 원조를 먹으려니
왠지 조금 설레는 마음이 있었군요.
그렇게 오늘날 잘 알려진 초밥의 모습을
정립한 '에도식 초밥'의 맛은....!
음...맛있긴한데....!
정말 놀랍게도 한국의 초밥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초밥이 대표적 일식으로
일찍부터 세계에 소개되어
맛이 워낙 보편화된 까닭인지
혹은 한국의 초밥이
일본 현지의 맛을 매우
잘 구현하고 있는 까닭인지
어느 쪽인지
알 순 없지만
장소와 분위기를 제외하면
맛은 대동소이했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초밥이
한국인의 입맛에 더 맞게
변형 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눈을 감고 먹었다면
한국에서 먹는 초밥이라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의 차이였네요.
경단도 그렇고, 초밥도 그렇고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그냥 먹어보자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무의식적으로 뭔가 한국과
다를 것이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어림도 없다!)
하지만 전부 보기 좋게
빗나간 예상이었습니다.
(암!)
초밥집에서의 생맥주 회식 후
산책이라도 할 겸 찾은
니시신주쿠(西新宿)의 밤거리입니다.
니시신주쿠 페페 쇼핑센터의
붉은 건물이 파칭코 빌딩들의 네온등에
더욱 붉게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회사 일행 중 일부는
2, 3차로 계속해서 회식을 이어가는 파와
취해서 숙소로 돌아가는 파로 나뉘었는데
본래 술이 약하다 보니,
그리 마시지 않아서 정신이 말짱했던
저는 그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아쉬워서
그닥 잘 마시진 못하지만,
이대로는 아쉬운 동료들 끼리
일본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가고 싶었던 곳을 가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야행성인 슈코처럼
밤거리를 누비다 막상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덧 도착한 곳이
가부키쵸였습니다.
동경견문록 ~ 동경의 동경(憧れの東京) (下)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free&wr_id=295973&page=2
총 38,184건의 게시물이 등록 됨.
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같이 있던 와라비모찌가 훨씬 더 나았어요
안녕하세요 프로듀서님!
와라비모찌(わらび餅/고사리떡)!
흑당 시럽과 콩가루를 뿌려먹는 화과자로군요!
그러고 보니 그때 콩가루에
가득 버무려진 무언가가
팩에 담긴 채 경단 가게 한 쪽에
진열되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색색의 화려한 경단들에
눈길이 가다보니
무심코 그냥 지나친 그것이
와라비모찌였을지도....
그렇지만 경단의 실체(?)를
한 입 가득 맛보고 나니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옛말도
틀릴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네요.
찹쌀 경단의 내부까지 양념이 스며든
형태였다면 좀 나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대개 겉면에만
슥슥 바른 형태들이라
한 입 먹으면 잠깐 달짝지근 하다
그 다음은 그저 아무 맛도 없는
떡의 퍽퍽하고 질긴 식감
그대로 우걱우걱 씹어야 했군요
물론 경단 이외에 여러가지
다른 화과자들을 기회가 된다면
또 먹어보고 싶지만...
추후에 일본을 가게 된다면
경단을 먹을 바에는 차라리
세븐일레븐이나 로손 편의점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조각 바움쿠헨이나 마들렌 같은
양과자를 사 먹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충격적인 맛 덕분에
너무 큰 기대 혹은 호기심을 가지면
더 큰 실망과 낭패를 맛볼 수 있음을
몸소 배운 경험이었네요.
원래 도쿄도청은 치요다구 마루노우치에 있던 건물로 현 청사를 설계한 단게 겐조가 설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쿄 인구가 늘어나고 업무가 늘어나다보니 수용능력 초과로 난리가 났거든요. 그래서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저런 마천루 형식으로 지었다고 합니다.(일반 건축물처럼 지었으면 일본의 그 땅값 때문에 제대로 못 지었을거에요.)
여담이지만 당시 3개동 전체 건설비가 1,569억엔이라고 합니다. 이 무슨....
웅장한 도쿄 도청의 탄생 비밀이
그런 이유였다니...!
처음 봤을 때는 아무리 세계 3위
경제대국이라 불린다지마는
공공 기관 건물이 이렇게
웅장해도 되는 것인가
의아함이 들기도 했지만
도쿄 도의 그 거대한 크기와
수 많은 사람들을 위한 갖은
업무들을 수용하려면
그럴만하겠군요.
서울도 그렇지만 도쿄 역시
어마어마한 땅값을 자랑하니
가로로 넓진 못해도 세로 높이라도
필연적으로 높아져야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1,569억엔...공공 건물로 조 단위 금액이라니...!
한국에서 가장 값비싼 정부청사 건물인
경상북도청이 약 4000억의 비용으로 건설된 것은
아예 명함도 내밀지 못할 어마어마한 비용이네요.
과연 버블 재팬 시기 위용은
잃어버린 40년으로 향하는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