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02-27, 2014 04:08에 작성됨.
...그딴 거 없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남자랑 여자랑 몸무게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만화나 애니에서 보면 거의 달리다가 서로 부딪히는 건데 남자는 철푸덕 하고 찰지게 넘어지는데 여자 쪽은 아얏♡하고 넘어지죠. 현실에는 그딴 거 없습니다. 둘다 찰지게 철푸덕 하고 넘어집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당신들은 이렇게 생각하겠죠. 히비키 빠돌이가 갑작이 발정났냐고. 왜냐하면 오늘 이 일을 겪었고 엄청 창피를 당했거든요. 화풀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한국 대학교는 어떤 지 모르지만 미국 대학교는 한 수업이 끝나면 다음 수업시간까지 20분 가량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한 수업을 끝내고 다음 수업을 가려고 걷고 있는데 갑자기 졸리더군요. 그래서 잤습니다. 근처에 있는 소파에 누워서 말이죠. 눈을 뜨니 다음 수업 시작할 때까지 5분도 안남았습니다.
뛰었습니다. 5kg정도 되는 가방을 맨 채로 질주했습니다. 속으로 비명을 지르면서 달렸습니다. 수명을 소비하는 질주로 3분 만에 다음 강의실에 도착했는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커브를 돌 때 여자애 한 명이 걸어 나오더군요. 순간 으악, 비명을 질렀지만 어쩌겠습니까. 관성의 법칙으로 제 몸은 멈추지 않았고 그 여자애랑 부딪쳤습니다.
여기서 알아야 될 건 말이죠...
쿠마: 남성
여자: 여성
쿠마: 185cm 장신
여자: 160cm 작음(나에 비해)
쿠마: 0.1t + 가방
여자: 빼빼 마름
이 두 사람이 부딪혔습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간단합니다. 전 악, 하고 비틀거리며 뒷걸음쳤는데 여자는 충돌소리와 함께 바닥에 뒹구르더군요. 거기에다가 미끈미끈한 대리석 바닥이라서 쭉 미끌어져 저만치 날아가더군요.
농담 안 하고 저 그때 그 여자 죽은 줄 알았습니다. 황급히 달려가서 떨린 목소리로 안부를 물었는데 대답도 안하더군요.
머리가 새하얘지는데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만화나 애니에서는 이런 부딪힘으로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던가 사랑이 시작되던가 하는데 저는 사람을 치여 죽였다는 생각이 말입니다.
다행이도, 정말 다행이도 그 여자는 살아있었습니다.
방금 상황이 기억났는지 웃더군요. 그러면서 자기가 부주의했다면서 사과하면서 갔습니다. 저는 병원이라도 데려다 주고 싶어서 괜찮냐면서 병원 안 가도 되겠냐고 계속 물었습니다만 똑같음 말만 하더군요, 웃으면서.
일단은 정말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서 다행이었습니다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웃깁니다.
역시 만화나 애나는 그걸로 끝내야지 현실로 끌어오면 안되는 거에요.
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아니, 히트맨을 고용해서 목격자들을 전부...!
착하군요
받아 드릴 수 없다!
어째서 내겐 여친이 없는가!
고딩때 우연찮게 문열면서 부딪친 그 친구가
10년 넘도록 친하게 지내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정말 다행입니다.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식사라도 대접해드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칙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