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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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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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최근까지 다른 일로 잠수중이다가 지하철 광고 이야기를 듣고 부리나케 접속해 본 것이고, 여전히 어디서 모금하는지, 어떤 식으로 광고하는지 잘 모르기는 하지만 그런 잘 모르는 사람의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염치없이 한 가지만 이야기해보자면..
반대의견으로 '서브컬쳐에 대한 혐오'를 제시하고,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인 '일본문화에 대한 반감'은 그다지 크게 제시되지 않거나, '서브컬쳐에 대한 혐오'와 동의어로 제시된 것에 놀랐습니다.
..제 주위가 좀 이상한 것인지는 몰라도 서브컬쳐를 본다는 것 하나만으로 욕을 하거나 비난을 하거나 하는 건 사실 전 인터넷 덧글에서밖에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아이마스가 아니더라도, 원피스니 나루토니 짱구니 하는 것으로도 비난을 듣는 걸 본 적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건 '서브컬쳐'라서가 아닌 '왜색'이라서 비난받던 것이었습니다. 실제, 말 많은 옆동네 광고, 제 주위 사람들한테도 욕 많이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러O라이브가 서브컬쳐라서가 아니라 그림 속의 캐릭터가 '기모노'를 입어서 욕을 들어먹었다, 이 쪽이 더 정확하다고 봅니다. 물론 절하면서 길을 막거나, 하는 등의 행위도 원인이기는 하겠지만 (사실 전 지방사람이라 그런 이야기는 이곳 게시판 읽어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뉴스에서는 그저 '러O라이브라는 일본애니메이션 팬덤이 지하철 광고를 냈다! 정도밖에 안 써놓았었으니까요.) 가장 근본적인 반감의 원인을 글로 나타내자면, '하필이면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배상금도 거부하고 위안부 망언을 쏟아내는 이 타이밍에 왜색 넘쳐나는 저런 그림을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 그 중에서도 서울역 한 복판에 대문짝만하게 건다고?! 이런 O할 O들을 보았나!' 정도가 됩니다. 당연히 저 또한 서울역에 기모노 입은 여자 그림따윌 걸어놓은 것이 안 좋게 보였고요. 그게 누군지 저도 모르고 욕하던 분들도 잘 모릅니다. 러브O이브? 들어는 보았겠지요. 그렇지만 광고에 그려진 여자아이가 러브라O브 캐릭터라는 걸 알아차린 건 네O버뉴스에 '러O라이브 광고 논란'이니 하는 제목이 걸린 다음에야 있었던 일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서브컬쳐에 대한 반감'은 기본적으로 '서브컬쳐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성립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최소한의 지식'이 없습니다. '오타쿠=성인이 되어서도 레고나 프라모델을 사모으는 사람' 이라던가 '만화=텔레비전에서 하는 어린이용 방송'이라던가 'PS3=그건 먹는 건가?' 정도의 인식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서브컬쳐에 대한 반감'을 가질 수 있을까요. '서브컬쳐'가 뭔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기껏해야 '만화 많이 보면 어린애 버린다' 라거나 '일본만화가 애들 가치관을 일본화시켜서 악영향을 준다!' 정도의 막연하고 그다지 강하지도 않은 수준이 다겠지요.
그리고 여기에 대해 첨언하자면, 이는 즉 아이마스 광고에 이른바 '왜색'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면 옆동네 광고만큼 그 자체만으로 크게 욕을 먹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옆동네 팬덤식으로 앞에다 절을 하니 길을 막니 하며 민폐를 끼친다면 당연히 그걸로 욕을 푸지게 얻어먹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P분들이 상식을 내다버린 수준으로 민폐를 끼친 게 아니라면 대대적인 비난을 받을 가능성은 적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뭐, 정확하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근래에는 이곳에 잘 접속하지도 못한 제가 이런 글 남기는 건 주제넘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혹여 이 글이 기분나빴다면 죄송합니다. 길고 두서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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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실제 주장) : 오타쿠(=일본문화(ex. 일본 애니메이션, 일본 게임 등)에 심취한 사람)는 '일본문화(=비단 왜색 뿐만이 아닌 일본 관련 정보나 가치관, 생활양식 전반)'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욕먹는다.
(잘못 이해) : 오타쿠(=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이외에도 프라모델 등 실내취미에 심취한 사람)는 '서브컬쳐'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욕먹는다. '서브컬쳐'에 대한 반감은 ('서브컬쳐'가 '일본문화(=이른바 왜색)'에 속한다는 대중의 잘못된 인식과 )'일본문화'에 대한 대중의 반감에서 기인한다.
(실제 주장)대로라면 제 반론은 이미 말한 내용을 재탕하는 것뿐이군요.. 제 실수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오타쿠에 대한 사회의 편견은 간단히 말해 그냥 "비주류에 대한 아니꼬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넓게 보자면, 해외에도 종종 보이는 Nerd나 Geek에 대한 나쁜 시선과 크게 다를 바가 없지요. 오타쿠 비난에 대한 논리구조가 취약한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단지 한국 사회가 아직 보수적인 탓에 다른 나라에 비해 이 편견이 크게 드러날 뿐이라, 이런 비주류를 까는 데에 구조가 탄탄할 뿐이지. 이는 굳이 일본이 아니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온 비주류 문화에 대한 시선에도 해당됩니다.
이건 지속적인 세대교체를 거치면서 반일감정이 어느 정도 희석된 것도 있겠지만, 좀 더 정확히는 "일본 문화에 대한 혐오"와 "일본정부에 대한 적의"사이의 연결고리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게 맞습니다. 반일감정의 크기와 별개로, 현재의 반일감정을 품는 이들이 "일제의 직접적인 피해자 세대"와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한 것과도 관계가 있겠지요.
최근 들어 아베를 필두로 발광하는 현 일본정권에 대한 반감이 점점 커지면서 혐일감정이 다시 늘기 시작했지만, 이것이 정작 오덕 문화에 대한 시선에 준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이전처럼 "뭐야, 오덕이냐? 한심하긴 ㅉㅉ..."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정도(...).(훨씬 예전이었다면 "이 새끼들이! 감히 갈아마셔도 시원찮을 왜년들에게 X을 꼿꼿이 세워!?" 이랬겠지요.)
요약하여 지금으로선, 일본에 대한 반감이 국내 오타쿠에 대한 혐오시선의 일부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있어도, 직접적인 핵심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차라리 "키덜트를 유치하다고 한심하게 보는 시선"이 메인이 된다면 모를까, "광복절에 블리치 코스프레" 같은 노골적인 어그로를 끌지 않는 이상, 순전히 반일감정만으로 아이돌마스터에 대한 반감을 끌어내기엔 부족해졌다는 것입니다.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view.html?cateid=1046&newsid=20060912184010964&p=m_daum
위 기사는 2006년에 작성된 기사입니다. 저 당시 학생들이 초등학생이니까, 9년정도 지난 지금은 아마 대학생 쯤 되었을 것 같군요. 저 아이들은 왜 반일을 하는걸까요? 저 아이들은 일제 강점기의 직접적인 피해자인가요?
저 기사뿐만이 아니라, 저조차도 경험한 일이지만 한국의 반일감정은 그렇게 간단히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국가 주도 하의 반일감정의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 낸 산물입니다. 그러한 교육이 이루어진 바가 있음은 이미 현 세대의 청소년~청년들은 겪어보았기 때문에 잘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나쁘고, 그렇기에 비난해야 하는 대상이라고요. 결국 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냐? 반일감정과 실제 피해세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실제로 트위터 등의 SNS에서 반일을 떠드는 사람들은 SNS의 보급도와 현 세대의 인터넷 이용범위를 생각해 보았을 때 청년~청소년 층이 다수를 이루고 있지요. 그런데 그들은 일본이 잘못된 짓을 할 때마다 일사불란하게, 마치 잘 훈련된 하나의 군대처럼 일본을 일제히 비난하고 공격합니다. 이가 과연 대수롭게 넘길 일일까요? 반일감정은 그 역사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일은 교육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일본이라는 키워드 자체에 대해서 공격성을 띄는 것 이고요. 그리고 키덜트를 우습게 본다거나, 우리 사회의 배타성에 대해서 지적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일본 문화 이외의 비주류들이 일본과 관련된 것 처럼 큰 비난이나 질책의 대상이 된 사례가 있습니까? 그것도 매우 조직적으로, 그리고 광범위하게요. 최소한 저는 그런 것은 들어본 적이 없네요.
한국의 반일감정은 단순하게 역사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한국의 교육에 의해서 구성된 하나의 이데올로기이며, 현재의 오타쿠 문화에 대한 비난은 그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다만, 저는 이 연결관계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즉 세대 교체가 반복될 수록 점점 반일정신에 대한 전수 과정 자체도 흐려지는 걸 느껴왔고, 앞으로도 진행되리라 예측합니다.
이런 추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시던 어느 분의 말씀이 떠오르는군요. "이렇게 서브컬처 등을 중심으로 일본 문화가 점점 깊숙히 스며들수록, 반일정신은 알게모르게 희석될 것"이라고. 저 자신이 이 분의 이념에 동의하든 않든 상관없이, 이 말씀만큼은 어느 정도 공감을 느낍니다.
아까 전부터 "일본 쪽 문화에 대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공격"에 대해 언급을 하시던데, 글쎄요. 저로선 이 부분에 대해 그다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선 예전엔 (한 10년 전 까지만 해도) 굳이 신경을 안 써도 자주 눈에 띄었고, 주변에도 이에 참여하는 사람이 종종 보였습니다만, 최근에 들어서는 최소한 오프 쪽에서 대놓고 이러는 부류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고, 그나마 인터넷에서 나오는 반응들도 상당히 희석되어 온 감이 있네요.(칸코레, 헨타이아 같이 대놓고 건드리거나 진격의 거인 같이 간접적으로 터뜨리는 부류를 제외하면)
주변에서 "일본정부는 싫지만 좋아할 건 좋아한다"는 식의 반응도 이전보다 늘어난 것도 있어서, 최근들어 오타쿠에 대한 혐오가 "반일감정"이란 쪽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져간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이외 계열의) 키덜트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는...... 이건 더더욱 제 개인적인 경험이라 말하기 좀 거시기하지만, 요 몇 년 동안 모 서양 TCG나 모 망아지 애니(...)에 대해서 황당할 정도로 모욕적인 비난을 당하고 키배를 벌인 적이 가끔 있었는데, 이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대체로 일본 애니나 게임에 대한 그것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오덕까"와 별로 다를게 없었다고나 할까요.
더이상 반일은 정치적인 가치가 없지요. 경제적인 가치는 더더욱 없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반일교육도 자연스레 사그라들 것이고, 지금이 그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죠. 그러나 그건 더 먼 뒷날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