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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이시 츠무기] 40. 「CHANGE!!!!」 for 「GO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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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1, 2025 13:41에 작성됨.

40. 「CHANGE!!!!」 for 「GO MY WAY!!」



  "하나 둘 셋... 다음 박자가 들어 오기 전에... 한 번 회전하고..."


 박자에 어긋남이 없는 완벽한 움직임. 그러나 그와 같은 엄격함에도 잃지 않는 부드러운 마무리.


  "아니야... 이게 아니야. 좀 더 완벽하게. 마치 칼의 날과 같이 더욱 정교하게."


 거울로 둘러쌓인 좁은 연습실 안에서 평범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그녀이지만. 마치 화려한 무대에 올라선 발레리나처럼 빛이 나는 그녀이지만.


  "시간이 부족해... 몇 번이고 더 연습하지 않으면..."


 뭇 사람들이 그러하듯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닌, 없는 것과 부족한 것만 눈에 담겨 갈망하는 일반적인 사람과도 같이. 그런 그녀를 앞에 두고,


  "츠무기..."


  "프로듀서 님~? 들어가시지 않고 뭐하나요~?"


  "으, 으아앗!? 하즈키 씨, 언제부턴가 뒤에서?"


  "으음... 프로듀서 님이 연습실 문 옆에 서서 츠무기 쨩을 안타깝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을 때부터요~?"


  "..."


 고개를 돌리니 어느새 하즈키 씨는 바로 뒤에 바짝 붙어서고는 같이 츠무기가 댄스 연습을 하고 있는 연습실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기척이 없는 사람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어쩌면 주변에 신경을 제대로 쏟지 못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렇게 할 말이 없어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자,


  "후훗... 이번엔 들어가서 츠무기 쨩에게 인사해주세요? 분명 츠무기 쨩도 많이 기뻐할 거랍니다."


  "그, 그치만... 기껏 집중해서 연습하고 있는데, 무작정 들어가면 방해가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여기 온 이유도 그냥 츠무기가 잘 하고 있나 보려고 온 거지, 그저..."


  "하아... 이렇게 목청을 높여서 수다를 떨면 들어오지 않아도 방해가 될게 뻔하지 않을까요? 역시 하나는 알지만 둘은 모르는 사람이군요, 당신은."


 다시 시선을 앞에 돌리자, 츠무기는 수건을 들고 이마와 목의 땀을 훔치며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런 그녀가 다가오는 걸 눈치채지 못하다니... 츠무기도 기척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쩌면 정말로 정신을 차리고 있지 못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었다.


  "츠, 츠무기?"


  "정말이지... 애써 여기까지 와줬는데 인사도 안하고 돌아가려 한 건가요? 아니면 설마... 먼 발치에서 제가 땀을 흘리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즐기려는 그런 속셈...?"


  "서, 설마 그럴 리가..."


  "연습할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잠깐 짬을 내는 것은 허용할 범위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부족하긴... 하지..."


 어느새 「W.I.N.G.」 시즌 4의 6주차에 이르렀다. 원래라면 연습과 영업을 병행하여 여유 있게 오디션을 준비한 뒤에 준결승에 진출하는 것이었지만, 모든 것이 틀어져 버렸다. 무리한 연습으로 츠무기가 발목에 부상을 입고, 양아치들과 싸우면서 다쳐 병원에 입원해버리고, 무엇보다 얼마 전에 있던 여러 소동들로 인해 츠무기의 정상적인 일과가 전혀 진행될 수가 없었다. 츠무기의 「W.I.N.G.」 도전에 이런 것들이 얼마나 큰 장벽으로 작용했는지, 츠무기도 잘 알고 있을 것이었다.


  "하아... 정말이지... 당신이 이런 저런 소란만 피우지 않았어도, 저번 주나 이번 주에 있을 오디션에 나갈 수 있었을 건데 말이죠."


 그리고 그런 츠무기도 그런 아쉬움 때문인지, 이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무심코 내뱉을 수도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지... 내 탓이야. 나 때문에..."


  "네?"


  "그래... 나만 아니었으면... 츠무기 너의 아이돌로서의 커리어가... 더욱 탄탄대로였을 건데..."


  "...프로듀서."


  "만약 내가 아닌 다른 프로듀서였다면... 아마 지금쯤 츠무기 너는..."


  "정신 차리세요, 프로듀서. 당신답지 않습니다."


  "그래... 가령 지금 오디션을 통과해 준결승 준비를 탄탄하게 하고 있는 선배 프로듀서와 니치카처럼... 나 말고 더 유능한 프로듀서라면 아마 츠무기는..."


 그렇게 시선을 내리깔고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를 탓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 지금 츠무기가 처해있는 상황이 라이벌인 니치카에 비해 정말이지 불리하기 짝이 없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 불리함이 누구에게서부터 비롯된지 잘 알고 있었기에, 스스로를 탓하는 것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러자,


  콱


  "끄아아아앗!?"


  "바보같으니... 정말이지 더는 들어줄 수 없군요. 당신이 이전에 해준 말대로, 지금 상황에서는 그저 노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 않습니까? 제가 불안하고 낙담할 때에는 이런 저런 좋은 말들을 해주더니, 막상 당신이 그런 상황에 처하면 어째서 그 말들을 떠올리지 못하는 건가요?"


 갑자기 발등에 무언가 짓누르는 고통으로 인해 얼빠진 비명이 멋모르게 튀어나왔다. 아무리 츠무기의 힘이 그렇게 세지 않다 하더라도, 온 힘을 다해 발꿈치로 짓밟으면 당연히 아플 수밖에 없기에.


  "그, 그건..."


  "하아, 낙담한 당신을 제가 돌봐줘야 한다니... 역할이 뒤바뀐 것 같지 않습니까, 프로듀서?"


  "츠무기... 미, 미안해..."


  "미안하다는 소리를 들으려고 해준 말이 아니니까... 다음에는 「미안해」 가 아니라 「고마워」 라고 해주세요."


  "아, 알았어..."


  "하아, 정말이지..."


 잔뜩 화났다는 듯이 양손을 허리에 얹고 도끼눈으로 째려보는 츠무기였지만, 어째서인지 행동거지가 어색해보이고 표정에 독기가 서려있지 않았다. 분명, 츠무기 자신도 불안할 것이다. 아까 연습실 안을 들여다 보았을때 보인 그녀의 모습은 누가 봐도 무언가에 쫓기는 것과도 같았으니까. 하지만 불안해보이는 그녀는, 자신보다 더욱 불안해보이는 누군가를 보고 애써 기운을 내고는 정신을 차리게 해준 것이다.


  "그래... 그렇다면!"


  짝!


  "정신 차려야겠지!!"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두 손을 들어 짝, 소리가 나게 두 뺨을 세게 내리쳤다. 기껏 츠무기가 힘이 되는 말을 해주었는데, 가만히 앉아서 「W.I.N.G.」 패배를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츠무기를 위해서라도, 약한 모습을 이제 더 이상 보여줘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츠무기를 돌아보자,


  "..."


  "응?"


 츠무기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녀의 앞머리 때문에 츠무기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뭔가 괴로운 듯 입술을 깨물고 있는 모습이 잠시 머리칼 사이로 비쳐보였다.


  "츠무기, 괜찮아? 어디 아픈거야?"


  "아... 아닙니다..."


 힘이 없는 목소리로 간신히 답하는 츠무기가 이해되지 않았다. 아까의 기세는 온데간데 없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뺨을 내리치자 갑자기 태도가 급변하는 이유를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안타깝게도, 이런 경우에선 츠무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깨닫는 건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녀가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주지 않는 한. 그렇기에,


  "그럼, 잠깐 산책이나 하고 올까? 기분 전환도 할 겸 말이야."


  "무, 무슨...! 지금 연습할 시간이 부족한 것은 당신도 알고 저도 아는 명백한 사실인데, 애써 마련한 연습 시간을 쪼개서 노는 데에 쓰겠다는 건가요!?"


  "응, 맞아."


 이 짧은 시간 동안 몇 번의 태도 변환이 있는지 가늠하기도 어렵지만, 츠무기는 고개를 홱 들고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따지기 시작했다.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는군요. 당신은 정말 「W.I.N.G.」 에서 이기고 싶기나 한건가요? 시즌 4의 기간 동안 허비한 시간을 여기서 벌충해야 하는데, 이렇게 된다면 패배하게 됨을 당신은 정녕 모르는 건가요!?"


  "으음... 정말 모르겠는데..."


  "하...? 뭐라구요?"


  "전에도 말했지만, 츠무기 너보다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돌들이 패배하는 건 수도 없이 봐왔어. 노래나 안무의 연습을 아무리 많이 한다면 반드시 이긴다는 전제가 들어맞는 건 아니지. 그리고 그 무엇보다..."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노려보는 츠무기의 시선이 그대로 가슴에 꽂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말을 전해주지 않으면 안되었다. 츠무기 뿐만이 아니라 여기 있는 모두가 지금까지 간과하고 있었던 중요한 사실을.


  "츠무기 네 말대로 「W.I.N.G.」 에서 패배하면... 어떻게 되니?"


  "그야... 그야 당연히...!"


 츠무기는 무언가 말하려다가, 이내 무언가 깨달은 듯 말을 멈추었다.


  "그야... 지게 된다면..."


  "츠무기가 아이돌을 그만둬야 하니? 내가 프로듀서를 그만둬야 하나?"


  "그렇지만... 이 도전을 위해서 저나 당신이나 몇 날 며칠을 노력해 왔는데...!"


  "노력한게 아깝긴 하지... 하지만 네가 「W.I.N.G.」 에서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너와 내가 했던 노력들이 다 없던 것이 되어버리는 거야?"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까 들었어. 제대로 쉬어주지도 않고 몇 시간이나 연습만 하고 있었다고. 츠무기 네가 열심히 연습하는 걸 보고 뭐라 하는 건 아냐. 다만 잠깐의 여유를 가져주는 건 안될까? 마침 주변에 디저트 가게가 하나 생겼다고 해서 츠무기랑 가보고 싶었는데, 지금 가는 건 어떠니? 파르페가 유명한 곳이라고 하던데, 거기 대표 메뉴가..."


  "...지금 저에게 필요한 건 무언가를 먹을 시간에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가려면 혼자 가세요."


  "음... 정말로 심각하구나."


  "네? 자, 잠깐만요!!"


 더 이상 말로만 해도 츠무기가 들어줄 것 같지가 않아, 그녀의 팔을 잡고는 연습실 밖으로 끌고 나왔다. 그러자,


  "아니, 당신 지금 뭐하자는 것입니까? 이거 놓지 못해요!?"


  "츠무기는 지금 휴식이 필요해. 이건 프로듀서로서의 지시. 그리고... 친구로서의 부탁."


  "..."


 그렇게 끌려나가지 않게 발을 질질 끌던 츠무기는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팔에 힘을 빼고는 자리에 멈춰섰다.


  "알았어요... 그럼 잠깐만 쉬다 오는 거에요. 옷도 갈아입어야 하니 잠시 기다려 주세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고 와."


  "네..."


 등을 돌려 걸어가는 츠무기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츠무기의 말대로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시즌 4 이전에도 준비를 어느 정도 했기에 다행이지만, 그래도 다른 유망한 아이돌들. 멀리 갈 것도 없이 니치카만 하더라도 츠무기에 비해 유리한 지점에 도달해있으니까. 물론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모두가 주목하는 유력한 우승 후보자가 바로 니치카이다. 그런 니치카에 비해 츠무기는...


  "아냐... 설령 여기서 패배한다 하더라도 츠무기는 츠무기야. 앞으로 달라지는 건 없어. 그리고 그 무엇보다... 아무리 불리하다 하더라도 우리가 순순히 져줄 수는 없으니까."


 저 멀리 멀어져가는 츠무기가 이 말을 들었을 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깨달아 주었으면 했다. 그녀가 이를 하루 아침에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언젠가는 알아주지 않을까. 단지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무언가가 아이돌로서 살아가는 것에 있다는 것을.



  "오늘은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네."


  "네... 주말인 점을 고려해도 근방에 이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있는 건 드문 일입니다만...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츠무기를 데리고 주변에 있는 큰 공원을 가기 위해 걷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저 멀리서부터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저 공원에서 츠무기와 조용히 산책하며 쉬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버렸지만, 어째서인지 저 소란이 무슨 일인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그야,


  "츠무기, 혹시 저기..."


  "미루어 보건대 아마 아이돌들의 야외 공연이 있는 것 같군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오,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리프레시 하는 김에 한번 구경이나 할까?"


  "흐음... 저번처럼 다른 아이돌을 향해 못된 말을 하면 이번에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뭐어? 내가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는 거야? 다 네 이해를 위해 해준 말이건만..."


  "음... 그 정도인 사람으로 보이는데, 제가 잘못 보고 있었는지 몰랐군요."


  "윽..."


 그렇게 츠무기와 함께 공원 내부로 들어가자, 수많은 인파와 함께 중앙에 설치된 야외 무대가 눈에 들어왔다. 그 무대 위에 보이는 사람은,


  "그럼 다음 무대는... 꺄아악!!"


  와장창쿵쾅!


  "하... 하루카 쨩... 괘, 괜찮아...?"


  "하루카 씨!? 괜찮아요?"


  "아야야... 에헤헤, 괜찮아! 오늘은 단 한번도 안넘어져서 무슨 일이 있나~, 싶었는데!"


 무대 위에는 아주 성대하게 엎어져 있는 어느 아이돌과 그렇게 쓰러진 아이를 둘러싼 다른 두 명의 아이돌이 모두의 쏟아지는 시선을 받고 있었다. 꽤나 요란하게 넘어져서 상당히 아파보일 법 했지만, 그 아이돌은 익숙한 듯 그대로 일어나고는,


  "그럼, 다음 무대는... 「GO MY WAY!!」 입니다!"


  1번 링크의 BGM을 들으시면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GO MY WAY!! GO 前へ!! (GO MY WAY!! GO 앞으로!!)

  頑張ってゆきましょう (힘차게 나아가요)

  一番大好きな (가장 내 마음에 드는)

  私になりたい (내가 되고 싶어요)


 도입부 부분을 마치고 세 아이돌들이 상큼발랄한 안무를 보여주자 관객석의 모두가 열광하여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야 저 세 아이돌은 그 유명한 765 프로덕션의 아마미 하루카 양, 하기와라 유키호 양, 타카츠키 야요이 양이었으니까 말이다.


  "아, 아니 어떻게...? 아직 프로젝트 루미너스는 스탈릿 시즌에 도전 중일 텐데...? 아니지... 어차피 스탈릿 시즌도 목표 팬수를 달성해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니까 야외 공연을 통해서 팬을 유치하려는 그런..."


  "쉿, 프로듀서! 방해되잖아요!!"


  "앗... 미, 미안..."


 무대에 집중하지 못하고 골똘히 생각하며 혼잣말을 하는 와중에 옆의 츠무기가 옆구리를 세게 찌르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생각은 나중에 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의 무대는 나중에 볼 수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나서,


  未来は誰にも見えないモノ (미래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

  だから誰もが夢を見てる (그러니까 누구나 다 꿈을 꾸고 있죠)

  どんな地図にも載ってないけど (어떤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지만)

  どんな時代でも叶えてきたよ (어느 때라도 이룰 수 있었으니)

  さあ行こう!! (자 가봐요!!)


 순수하게 이 무대를 감상하려고 했지만 직업병이 도져서인지 이 무대 배치와 전반적인 상대 아이돌들의 퍼포먼스가 어떤지 분석하게 되어버렸다. 일단 이번 무대인 「GO MY WAY!!」 를 들을 것이라 전혀 예상할 수가 없었어서 놀랐으니까. 「GO MY WAY!!」 는 스탈릿 시즌 도전에 쓰일 플레이리스트에 해당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765 프로덕션이 시어터 확장을 하고 나서는 도통 이 곡의 무대를 본 적이 없었으니까.


  GO MY WAY!! GO MY 上へ!! (GO MY WAY!! GO MY 위로!!)

  笑顔も涙でも (웃는 얼굴도 눈물 흘려도)

  この世界中が (온 세계가 전부)

  Wonder LandなNever Land (Wonder Land한Never Land)

  GO MY WAY!! GO 前へ!! (GO MY WAY!! GO 앞으로!!)

  がんばってゆきましょう (힘차게 나아가요)

  一番大好きな (가장 내 마음에 드는)

  私になりたい (내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세 명의 무대를 유심히 지켜보는 와중에,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저 세 아이돌의 즐거워하는 표정을 보며, 옆에 서서 마찬가지로 저 무대를 관람하고 있는 츠무기도 저런 표정을 짓고 즐겁게 무대를 보여줬으면 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츠무기가 이 무대를 보며 자기 스스로 깨달아야만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걸 깨달아줄 수 있을까, 라고 물어본다면... 쉽게 답변하지는 못할 것이리라. 그렇게 진지한 감상과는 달리 앞의 세 아이돌은 관객 모두에게 자신들의 상큼한 기운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GO MY WAY!! GO MY 上へ!! (GO MY WAY!! GO MY 위로!!)

  ほら1人1人が (봐요 한사람 한사람이)

  この世界中で (이 세상 속에서)

  One & OnlyでもNot Lonely (One & Only지만 Not Lonely)

  GO MY WAY!! GO 前へ!! (GO MY WAY!! GO 앞으로!!)

  はりきってゆきましょう (힘차게 가봐요)

  全ての輝き (모든 반짝임들이여)

  この指にとまれ (여기 여기 모여)


 그렇게 한 곡을 마친 세 아이돌이 무대 뒤로 돌아가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이어서 옆의 츠무기가 옆구리를 다시금 쿡쿡 찔렀다.


  "프로듀서... 무슨 일인가요? 저 아이돌들의 무대를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쳐다보고?"


  "쉿, 츠무기! 방해되잖아!"


  "하아? 뭐라고 했나요, 당신? 드디어 정신이 나가버린 것이군요. 그런 당신이 정신을 차리게 해주기 위해서는..."


  "잠깐만...! 뭣하면 주먹이 먼저 나오려고 해!? 폭력이 모든 걸 해결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니?"


  "역사적으로도 그런 정신머리 상태에는 이것이 약이었습니다. 그러니 피하지 말고 얌전히..."


  "아니 너 같으면 얌전히 맞겠냐!?"


 그렇게 츠무기와 티격태격하는 와중에 어느새 무대에는 준비를 마친 아이돌들이 올라와 무대에 올라서고는 관객들에게 인사하기 시작했다. 그 무대 위에는,


  "저건... 가나하 히비키 양, 시죠 타카네 양, 호시이 미키 양, 키사라기 치하야 양, 그리고... 아까도 무대에 올라왔던 아마미 하루카 양?"


 765프로 올스타즈의 실력이 뛰어난 것은 두말 할 것이 없는 사실이다. 수 년의 경험과 담당 프로듀서의 뛰어난 수완으로 인해 업계 최상위에 선 아이돌들이 바로 765프로 올스타즈니까. 하지만 실력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연속으로 무대에 나오는 건 체력적으로 부담이 없을 수가 없는데, 아까도 무대에 올라왔던 아마미 하루카 양은 의상을 바꿔입고는 다시 무대에 올라서서 모두에게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연속으로 무대에 오르는데 힘든 기색이 전혀 없다라... 평범한 줄 알았는데, 어쩌면 평가를 다시 내려야 하는 건가? 아니, 아마미 하루카 양 뿐만이 아니라 올스타즈의 기량은 전반적으로 높게 봐야 하는 것이 맞겠지..."


  "또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죠? 당신이 그렇게 중얼대고 있으니까 주변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이지 않습니까?"


  "아니 아까 너가 나 때릴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쳐다본 것 같았는데..."


  "뭐라구요!?"


 그렇게 츠무기에게 주먹으로 맞기 직전의 찰나,


  "그럼, 다음 무대는... 「CHANGE!!!!」 입니다!"


  2번 링크의 BGM을 들으시면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CHANGIN' MY WORLD!!

  変わる世界輝け (변해가는 세계에서 빛나라)

  CHANGIN' MY WORLD!!

  私の世界私のモノCHANGE!! (나의 세계를 나만의 것으로 CHANGE!!)


 간주가 흘러나오자 다섯 아이돌들은 즐거운 듯 싱긋 미소를 지으며 화려한 안무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모두가 환호하는 인파 속에서 그 무대를 보고 있자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야,


  "정말 오랜만에 보네... 이 근본 노래도 시어터 확장을 하고 나서는 도통 볼 수가 없었는데..."


 아까 봤던 「GO MY WAY!!」 도 그렇고, 「CHANGE!!!!」 또한 요즘 공연하는 모습을 도통 볼 수가 없어서 골수 팬들은 꽤나 아쉬웠을 것이다. 물론 시어터 확장을 하고 나서 새로운 아이돌들도 들어오고, 이로 인해 더욱 성장세를 보이며 더 많은 곡들을 팬들에게 선보였지만, 그만큼 기존의 곡들을 팬들에게 보여줄 기회가 적어진다는 것을 뜻했다. 이 무대를 보기 위해 모인 인파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열광하는 것이리라.


  きらめくSTAGE (빛나는 STAGE)

  イベント・グラビア・CM (이벤트, 그라비아, CM)

  TVでSHOW TIME♪ (TV에서의 SHOW TIME♪)

  始まり続くSTORY (계속 시작되는 STORY)

  何度NGでも (몇번이고 NG를 내도)

  どんなライバルだって (어떤 라이벌이 있더라도)

  負けないでTRY AGAIN (지지 말고, TRY AGAIN)

  立ち上がるSTREET (맞서나가는 STREET)

  ENCOREはないLIFE (ENCORE는 없는 LIFE)

  一度のLIVE (한 번 뿐인 LIVE)

  進め!!どこまでも (나아가라!! 어디까지고)

  SHOW MUST GO ON☆


 화려한 무대도 무대이지만 무엇보다 노래를 듣는 맛이 났다. 일명 가희라고 불리는 키사라기 치하야 양은 말할 것도 없고, 시죠 타카네 양이나 아마미 하루카 양도 노래를 상당히 잘 부르는 편에 속한다. 댄스를 잘 하기로 유명한 호시이 미키 양이나 가나하 히비키 양도 그 댄스 실력이 워낙 돋보여서 그렇지, 다른 사무소의 아이돌들에 비하면 노래를 매우 잘 부르는 것이니까.


  3・2・1

  CHANGIN' MY WORLD!!

  変わらない夢描いて (변하지 않는 꿈을 그리며)

  CHANGIN' 今を!! (CHANGIN' 지금을!!)

  好きに自由に変えるREADY!!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변화시켜 READY!!)

  CHANGIN' 前を!! (CHANGIN' 앞을!!)

  新しい未来追いかけながら (새로운 미래를 쫓아가면서)

  私らしい私でもっともっと (나다운 나의 모습으로 좀더 좀더)

  DREAM COMES TRUE


 하지만, 이 다섯 아이돌의 무대를 보다가 문득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었다. 팬들이 이 무대에 열광하는 건 아이돌들의 노래 실력도 아니고 댄스 실력도 아니다. 단지 기술과 실력만으로 이 수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따지고 보면 765 올스타즈보다 노래든 댄스든 더욱 뛰어난 아이돌들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이 눈 앞에 있는 아이돌들이 다른 그 누구보다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기술과 실력이 아닐 것이다. 그건 아마도...


  3・2・1

  CHANGE IN MY WORLD!!

  止まらない愛探して (멈추지 않는 사랑을 찾아서)

  CHANGE IN今を!! (CHANGE IN 지금을)

  好きな自分に変えてLET'S (좋아하는 나로 바꿔서 LET'S)

  CHANGE IN真上を!! (CHANGE IN 바로 위를!!)

  新しい今日翔ばたきながら (새로운 내일을 향해 날아가면서)

  思うままありのままずっとずっと (생각하는 대로 있는 그대로 계속해서)

  DREAM COMES TRUE

  I LOVE ALL


 그건 아마도, 츠무기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 그러나 간과하고 있던 사실일 것이다.



  "여러분, 모두 고마워요!!"


 아마미 하루카 양과 다른 네 아이돌들의 인사를 뒤로 한 채, 츠무기와 함께 무대가 있던 공원을 뒤로 하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츠무기는 아까의 공연을 보고 무언가 느낀 점이 있는지, 자그마한 미소를 얼굴에 띄우고 있었다.


  "츠무기, 아까 공연은 어땠어?"


  "네... 역시 765프로의 아이돌 분들... 모두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저또한 저 아이돌들의 무대에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구나..."


 그렇게 소란스러운 공원 산책로를 츠무기와 함께 얼마간 걸었을까, 아직도 무대의 감상에 빠져있는 츠무기에게 아까의 공연에 대한 소감을 물어보았다.


  "츠무기 있잖아. 아까 무대를 보고 혹시 어떤 생각이 들었어?"


  "에? 갑자기 말씀이십니까?"


  "응. 계속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이길래. 저 무대가 너에게 꽤나 인상깊었나 싶었지."


  "음... 그야 저 정도의 무대를 보고 감동받지 않을 수가 없으니까요. 그건 프로듀서도 마찬가지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야 그렇지..."


  "네... 아까 공연하던 765프로의 아이돌 분들... 어떻게 하면 그분들과 같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것일까요? 역시 저는... 아직 노래나 안무 실력이 저 아이돌들에 비해 부족한 것이겠죠. 저 자신에게 개성이 부족하니 실력으로 이를 벌충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게 아쉬운 듯. 덧없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시선을 내리깔고 있는 츠무기는 아까 봤던 아이돌에 비해 자신이 모자란 점을 늘어놓았다. 그녀의 말을 듣고 순간, 너는 부족하지 않다. 너는 저 아이돌들에 비해 모자란 것이 전혀 없다, 라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츠무기가 저 아이돌들에 비해 부족한 것이 확실히 있음에도 이를 없다고 하는 건 명백한 거짓말일 것이다. 그렇기에,


  "그래... 역시 츠무기가 저 아이돌들에 비해 확실하게 부족한 점이 하나 있지."


  "하...? 물론 제 입으로 저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고 하긴 했지만... 어쩜 그리 당신은..."


  "츠무기는, 아이돌 활동이 즐겁니?"


  "에...? 그, 그건... 이전에 당신이 저에게 물어봤던..."


  "츠무기가 아이돌 활동을 하는 지금 이 순간이 즐겁지 않다면, 츠무기는 아이돌 활동을 왜 하고 있는 거니?"


  "그, 그건..."


  "그래... 저 무대의 아이돌들에 비해 츠무기가 부족한 점이라고 하면 아마 이것이겠지. 만약 츠무기가 「W.I.N.G.」 에서 패배하게 된다면 이것 때문일거야."


 아까 아마미 하루카 양을 비롯한 765프로 올스타즈가 보여준 무대는, 엄밀히 말하면 그 아이돌들의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는 무대는 아니었다. 노래나 안무가 크게 어려웠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목 상태가 별로 좋지 않거나 안무가 반 박자 정도 늦는 아이돌들도 더러 있었다. 그럼에도 이 무대를 보러온 모두가 이들에게 빠져든 이유는 바로,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즐거움과 이로 인하여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미소. 저 아이돌이 빛나는 이유는 바로 이거야. 노래나 안무 실력, 개성 같은 게 아니라."


  "하지만... 그런 것은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있는 게 아닌데..."


  "맞아. 그러니까... 이제부터 같이 노력해보자. 네가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더욱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츠무기는 갈피를 못 잡는 듯 하였지만, 어쩌면 그리 불가능하지는 않은 과제일 것이다. 때때로 오디션 때 즐거운 듯 미소를 얼굴에 띄우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츠무기도 아이돌로 살아가면서 기쁨을 얻고 있다는 점을 옆에서 느낄 수가 있었다. 다만, 그걸 상쇄해버리는 것은 츠무기가 스스로의 부족함을 느끼며 지나칠 정도로 노래나 안무의 연습을 하는 것이리라. 그런 츠무기의 스토익한 면모는 분명 그녀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긴 하지만, 오히려 자기 만족과 즐거움에는 마이너스 요소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스스로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데 어찌 남에게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수 있겠는가?


  "그래... 끝까지 네 옆에서 노력해줄 테니까. 츠무기 너도 같이 노력해주렴."


  "네...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프로듀서도 제 곁에서... 끝까지 노력해주세요."


 765프로 올스타즈의 무대를 보고 돌아오는 길. 오디션까지 며칠밖에 남지 않았지만 뭔가 해야 할 일이 더 생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반년 넘게 준비해온 「W.I.N.G.」 의 준결승까지 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오늘의 무대를 보고 나니 뭔가 「W.I.N.G.」 의 우승보다 더욱 중요한 과제가 생긴 것만 같았다. 그 과제는,


  "그래... 너를 두고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까."


 그건 바로, 아이돌로서의 츠무기를 즐겁게 만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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