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글
댓글: 0 / 조회: 1301 / 추천: 1
일반 프로듀서
관련 링크가 없습니다.
「 마도카, 일어날 시간이야 」
「 ....? 」
휴대폰으로 설정해둔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누군가가 날 깨우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에 자주 들어서 익숙한 목소리, 아사쿠라가 깨우러 온 건가 싶어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 좀 더 누워있기로 한다.
「 좋은 아침, 마도카. 어제 밤 늦게 잠들었어? 」
「 아... 응.. 조금 」
「 조금만 더 누워있을래... 」
「 그건 좋지만 오늘 아침 일찍부터 촬영 있다고 말했는데, 잊어버렸어? 」
( ...? )
이상하다, 평소의 아사쿠라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아사쿠라보다 좀 더 낮고 차분하게 방안에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 아사쿠라의 목소리가 원래 이랬었나?
아니면 아사쿠라가 아닌 다른 사람...?
아사쿠라가 아니라도 최악이었다. 가족 이외의 누군가에게 아침에 약한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특히나 더욱 그 사람에게는...
황급히 이불을 걷고 상반신을 일으키고 들어온 시야에는 한 명의 남자가 내 방에 한쪽 무릎을 꿇고 내 침대 앞에 앉아 있는 것이 들어왔다. 아마도 내 잠자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시간이 되니 깨우려고 취한 모습일 것이다.
「 어째서 당신이 여기에.... 」
너무 놀란 나머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다가 앞으로 쓰러지는 모양이 되어버렸다. 침대와 바닥의 높이가 얼마 안된다 하더라도 아무런 준비도 못한채로 그대로 바닥에 부딪히면 엄청나게 아플 것이다.
( 아... 뿔싸... )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움찔하면서 눈을 꼭 감는다. 바닥에 부딪히고 난 후에는 얼굴에 큰 멍 자국이 생길게 분명하다. 멍 자국이 생긴다면 그 사람... 걱정해줄려나...? 아니면 보자마자 잔소리부터 하려나... 하는 생각들이 들면서 결국 바닥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런 내 예상과는 다르게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느낌조차 들지 않 았다. 오히려 좀 더 푹신하고 따뜻한... 마치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정도의 온기, 그런 따스함이 내 얼굴을 기점으로 시작하여 몸 전체에서 느껴졌다.
「 마도카, 괜찮아?! 」
「 아.... 」
눈을 떠보니 그 사람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그의 품에 꼭 안긴 상태가 되어 있었다. 서둘러서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그 사람의 품에 안겨있다는 것 자체에 너무 놀란 나머지 온몸에 힘이 안 들어가 결국에는 여전히 꼭 안긴 상태로,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그 사람은 내 마음을 아는지는 모르지만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가 품 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날 그저 안아주고 있었다.
「 어째서 당신이 여기에... 」
「 마도카 그 말, 아까도 했었는데 」
「 집합 시간까지 오기로 했는데 안 와서 전화도 안 받기에 일단 데리러 왔어 」
「 연락을 안 받은건 죄송하지만, 아침부터 여자의 잠자는 얼굴을 바라보다니 최악이네요,
미스터 쓰레기. 」
「 그 전에 남의 방에 멋대로 들어 왔기에 우선 경찰에게 신고부터 하겠습니다 」
「 남의 방? 마도카 아직 잠이 덜깼구나, 여기 너와 내 방인걸 」
「 -.......?? 」
「 무슨 소리를... 드디어 맛이 가버렸군요 」
「 아니, 우리 결혼한 사이잖아 」
「 어째서 제가 당신 따위와 결혼...을-....? 」
그 사람의 품에서 나와 방 안을 둘러보자 평소에 잠을 자던 내 방이 아니었다. 눈 앞에 펼쳐진 낯선 방의 풍경과 결혼 했다는 얼토당토 믿기지도 않는 말에 머리를 쎄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둘러본 방 안에는 정말로 내가 모르는 물건들과 여러 사진들로 장식되어 있었고, 그 중에서 제일 크게 인쇄된 사진에 저절로 눈이 가고 말았다.
사진 속 여자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행복하듯이 웃고 있었고, 여자의 옆에는 눈 앞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리고 여자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익숙한 얼굴 이었다.
익숙하다 못해 거울을 볼 때마다 마주 보는 자신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머리 길이의 차이와 화장법 정도, 평소의 단발 길이가 아니라 한눈에 봐도 길어 보이는 롱 헤어 스타일.
이건 꿈일 거야 하면서 볼을 꼬집으려고 손을 볼 위로 올리자 평소와는 다르게 등 쪽에서 위화감이 느껴졌다. 위화감의 정체는 머리카락이었다. 사라락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카락이 볼 옆의 라인을 타고 흘러내려 등 뒤까지 뻗어 허리를 간지럽히고 있었다.
「 -....... 」
「 마도카...? 혹시 열이라도 있어? 」
아무런 말 없이 멍한 상태로 서 있는 내가 걱정되었는지 그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 내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겹친다. 이마를 겹쳐서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졌기에 서로의 숨소리가 바로 지근 거리에서 들렸고 희미하게 콧등을 간지럽히는 그의 입김이 무척이나 따뜻하게 느껴졌고 나쁘지 않았다. 더군다나 날 바라보는 그 눈이 묘하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평소에도 자주 바라보는 눈이지만 오늘은 무척이나 더 끌렸었다. 열 측정을 끝낸 그 사람은 이마를 떼고서는 내 손을 잡고서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마주 잡은 우리의 손을 바라보니 왼손 약지에 한 쌍의 똑같은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장식 없는 심플한 금색의 얇은 반지.
이걸 보니 정말 이 사람의 말이 사실인 듯 하다. 정말 나 이 사람과 결혼 한 거구나...
「 열은 없는 것 같은데... 혹시 몸 상태 안좋으면 오늘 일 들어온거 다음으로 미뤄줄까? 」
「 아-니.... 」
대답을 하려는 순간 눈 앞이 빙글 빙글 돌기 시작하며 귓가에서 삐비빅 하는 소리가 들려왔기에 이번엔 또 무슨 일이지 하면서 눈을 감고 뜨자... 그곳은 평소에 자고 일어나면서 보던 익숙한 내 방의 천장이었다. 침대 머리맡에 두었던 휴대폰에서 알람 소리가 계속해서 울리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볼을 꼬집자 그곳에는 아까 전까지 허리까지 흘러 내려오던 머리카락도 왼손 약지에 끼워져 있던 반지가 보이지 않았다.
「 최악... 그 사람이 꿈에서 나오다니... 」
정신을 차리고 가볍게 씻고 난 후에 사무소로 향한다. 꿈에서 있었던 일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눈 앞에 아른거려 조금 멍한 상태이지만 이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일 수는 없었다. 되도록 오늘 그 사람과는 마주 보고 싶지 않은 거북한 기분이 들기 시작하였다. 어느새 걷다 보니 사무소에 도착하였고 문을 열자, 그곳에는 하필이면 당사자가 서 있었고 문을 열고 들어온 날 보았는지, 커피를 마시며 한쪽 손을 흔들며 아침 인사를 건넸다.
「 좋은 아침, 마도카. 다른 애들은 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일찍 왔구나 」
「 죽어주세요, 미스터 불순물, 쓰레기, 호색마 」
「 엑-.... 아침부터 내가 뭘 잘못했나...? 」
「 아침부터 그렇게 기운차게 인사 하는거 지치지 않나요? 얼른 죽어주세요. 」
「 오늘 상당히 저기압이구나 」
아무도 안 왔기에 소파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프로듀서 옆을 지나 소파를 향하였을 때였다. 아까는 미쳐 보지 못한 무언가를 보았다.
커피잔을 잡고 있는 그 사람의 왼쪽 손에 평소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세히 바라보니 둥근 고리 형태를 하고 있었다.
위치는 왼쪽 약지에 끼는... 반지 였다.
설마 지금 사무소에 온 것도 꿈이고... 아직도 난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건가 싶어서,
온 몸에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 하였다.
소파를 향하다가 중간에 가만히 멈춰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내가 이상하였는지 그 남자가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들려오는 구두 소리와 함께 내 심장 박동수도 빨라지기 시작하였고 거리가 좁혀질 때마다 크게 요동치며 몸에 흐르는 식은 땀의 양이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이번에는 정신이 아찔해지며 온 몸에 힘이 풀리기 시작하였지만 다시 한번 정신줄을 부여 잡고 그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 저기.. 그거-... 」
「 아-... 이거? 」
비익연리(2)에서 계속...
총 14,964건의 게시물이 등록 됨.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