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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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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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 “아, 핸드폰이 있어요!”
P “일단 전화 안받는 척하자.”
하루카 “네…”
오락실 근처 역은 서울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동네 느낌이 물씬 나는 동네에 있어서 작고 아담한 느낌이다. 지하철 역이 붐비진 않지만, 대신 그 노선은 매일 붐빈다는 게 문제. 다행히 저녁 6시대에는 그렇게 붐빌 시간대가 아니라서(정확히는 한 발 차이로 비껴가서) 운이 좋으면 앉아서 갈 수 있긴 하다. 마침, 지금 탄 열차에 나란히 양 옆으로 두 자리가 비어있었다.
하루카 “음… 프로듀서 님은 뭔가 더 돌아다닐 줄 알았는데 집에 일찍 들어가는 이유가 있어요?”
P “글쎄… 집에서 뭐 만드는 게 많아서?”
하루카 “… 노는거 아니었어요?”
P “이래뵈도 코딩도 하고 할 건 한다고?”
하루카가 음흉한 눈초리로 본다. 뭐… 반은 맞는 말이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열차는 역에 도착했고, 환승역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좀 많이 탔다. 그렇다고 듬성듬성 사람들이 서있는 수준이지만.
P “하루카는 잘 데가 없지…?”
하루카 “네… 여기서 아는 사람이 있을리가요…”
P ”좀 뜬금 없는 이야긴데… 당분간 나랑 동거할래?”
하루카 “네? 음…”
하루카는 한참 고민했다. 이번에는 좀 신중했다.
P “대신, 우리 집에 부모님이 있으니 그건 감안해야 할거야.”
하루카 “어? 그래요? 그럼 잠시 부탁드릴까요…?”
P “…여자친구 역할 할래? 임시로?”
하루카 “네.”
하루카가 갈 곳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내 담당인데 재울 곳은 찾아야지... 다만 우리집이라는 걸 알면 분노할 프로듀서들이 몇 명일까 하고 잠시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 근데 집에서 재우는 게 확실히 돈이 가장 덜 드는 방식이긴 했다.
그것보다… 하루카랑 이야기하는데 주변의 시선이 느껴진다. 지하철 안은 진짜 목이 아파라 크게 떠들지 않는 이상 사람들의 시선이 끌릴 일은 없을텐데… 하며 생각하는 사이, 사람들이 하루카를 보러 접근한다. 설마? 그러고보니 인스타 같은데에 올려놓고 아이마스 잘알이 보면… 확실히 위험한 상황이다. 거기에 사람들이 사진 찍으러 힐끗힐끗 본다. 대처를 잘해야 하는데…
다행히 한 눈치없는 사람이 가까이가서 찍으려 한다. 그걸 놓치지 않고, 그 도촬범의 손목을 확 낚았다.
P “아저씨, 제 여자친구 함부로 찍지 마시죠.”
도촬범이 공격을 시도하려 했으나, 내가 가볍게 그 도촬범의 멱살을 잡고 땅바닥에 패대기쳐서 눕혔다. 그 사이 하루카는 전화기로 재빠르게 신고를 했다. 마침 역을 출발하려던 타이밍이라 그런지, 다음 역에서 지하철 보안관들이 바로 타서 도촬범을 데려갔다. 가뜩이나 도촬에 민감한 시기라 그런지 다행히 빨리 잡아갔다.
그러나, 계속 지켜보는 사람이 많고 이런 눈치없는 사람이 나올까 좀 곤란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보안관과 함께 다음 역에서 내렸다. 씁… 어쩔 수 없지…
P “아무래도 지하철로 타고 가기엔 글렀네. 담번엔 변장을 추가해보자.”
하루카 “네…”
원래 내려야 할 역에서 2정거장 떨어진 동네인데 걸어가기엔 조금 멀어서 택시를 탔다. 딱 길이 막히기 직전 타이밍이라 돈이 덜 들긴 했는데… 2정거장에5000원이면 좀 많이 깨진 거긴 하다. 오늘만이라 생각하고, 집에 올라갔다.
P “다녀왔어.”
하루카 “안녕하세요?”
P 어머니 “이 아가씨는 어디서 데려온거야?”
P “아… 여자친구.”
엄마가 대충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대충 네가? 왜? 하는 표정이다. 아니…
이 냉랭한 분위기. 이 분위기를, 하루카가 대뜸 엎드려서 큰 절을 올렸다.
하루카 “어머님, 안녕하십니까!”
나도, 엄마도 놀라 하루카를 보고, 서로를 보고, 멋쩍어하면서 웃었다.
P “아이… 그러니까 엄마, 여자친구라니까…”
P 어머니 “엄마에 관한 애정이 식은거야?”
P “그건 아니고…”
하루카가 그 모습을 보고 볼이 뿌우우하고 부풀었다. 엄마도 그걸 눈치챘는지 후다닥 부엌으로 도망간다.
하루카 “프로듀서, 그렇게 애교 많은 사람이었어요?”
P “응! 당연히!”
하루카 “그럼 저에게도 할 수 있지 않나요?”
난감한 요구… 여동생이 뭔 일인가 보려고 지켜보고 있다. 어떻게 해야하나…
P “자기야! 나 안아줘!”
하루카 “ “
그래도 애교를 직접 들어서 기분은 좋은 지, 꼭 껴안는다. 아 포근해… 다만 키 차이가 좀 있어서인지, 허리가 살짝 아프다. 그래도, 하루카랑 포옹하는 게 어디야.
엄마가 저녁으로, 부대찌개를 하셨다. 5명이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부대찌개를 먹으면서, 하루카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P 어머니 “이름이 어떻게 된다고?”
P “천은혜요.”
P 어머니 “은혜… 예쁜 이름이네.”
P 아버지 “은혜 넌 이 사람의 어디가 마음에 들어서 좋아하는 거니?”
하루카 “이 사람은… 듬직하고 믿음직해요. 잘 생기진 않았어도 저를 책임질 수 있어서 좋아해요.”
P 아버지 ”… 너가 다 컸구나…”
P “뭔 소리야…”
P 여동생 “오빠가 왠일이래?”
P “ “
가족들 모두 의외의 반응을 보인다. 그럴수도 있지 뭐!
P 여동생 “근데 은혜 씨… 오빠 핸드폰에 나오는 게임에 나오는 얘랑 똑같이 생겼는데?”
P 어머니 “뭐?”
P 여동생 “여기 봐봐.”
동생이 핸드폰을 보여줬다. 엄마가 대충 사진을 보더니 웃는다.
P 어머니 “아들~ 그런 취향이었어?”
모두 웃든다.
P “그럴 수도 있지…”
나랑 하루카 얼굴만 빨개진다. 그렇다고 진짜 하루카라고 말하기엔 아무도 안 믿을 거 같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엄마는 하루카와 이야기를 하기위해 과일과 칼을 꺼내온다. 과일을 깎으면서 이것저것 물어본다. 불안한 기색으로 옆에서 듣는다. 다행히, 엄마는 나를 추궁하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여자친구 생기니까 어른이 됬다는 말만 한다. 그래서 슬쩍 꺼내본다.
P “엄마, 그래서 같이 산다면 어떻게 생각해?”
P 어머니 “동거?”
P “응. 것도 지금. 사정이 생겨서 한달정도 생각하고 있긴 한데…”
P 어머니 “뭐… 너도 생활습관 고치고 좋은 기회일거 같은데?”
P “ “
의외로 한큐에 오케이가 나긴 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데서 생겼다.
P 어머니 “근데 짐은 어찌하고 몸만 온거야?”
P “몸이라니…?”
하루카 “지갑만 가져왔거든요… 안경이랑…”
맙소사… 옷은 내 옷 입는다고 하더라도 속옷은 어떻게 해야하나… 큰일이다.
P 어머니 “뭔 일이라도 있었어?”
P “집안 사정으로 급하게 나와서 그렇대.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나도 안 물어봤어.”
P 어머니 “그럼 속옷 사러 가야겠네… 택시비 줄 테니 둘이 사이좋게 이마트라도 갔다와.”
나이스. 며칠 입을 옷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잘 되긴 했다. 그리고 데이트까지.
근데 그전에 하루카에게 모자라도 씌워줘야지. 리본은… 떼야하나… 일단 냅두자.
이마트로 가는 택시 안에서 하루카에게 물어본다.
P “이곳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혹시 체류가 길어질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봤어?”
하루카 “체류요?”
P “너 학업 문제도 그렇고,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데. 물론 원래대로 돌아간다면 좋겠지만…”
치하야가 나올 가능성도 안한 건 아니다. 그땐 어디서 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 지금 하루카도 내가 잘 부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루카가 안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잘 할 수 있을까…?
하루카 “음… 프로듀서라면 공부정도는 부탁드려도 될까요? 에헤헤…”
그건 장점이구나… 흠흠… 생각해봐야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택시는 이마트에 도착했다. 그나저나 엄마는 올 때 과자는 왜 사달라는 거야… 그래도 하루카 옷은 내가 사주기로 했으니(간만에 용돈 크게 받았다.) 일단 생각 안하고 가기로 했다. 근데 왜 이마트냐고? …그렇잖아도 백화점 가려고 했는데 밤 8시나 넘어서 갈 만한 곳이 대형마트 말고는 없었다. 가기다 이마트 쪽에 의류 전문 매장이 있는 걸 엄마가 기억해서 임시로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제일 시급한 속옷을 찾으러 갔다. 속옷 파는 곳은 그렇게 외진 곳에는 있지 않았고(솔직히 말해서 그냥 들어갔는데 나왔다…), 하루카가 속옷을 고르는 동안 옆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다, 하루카가 브래지어 5개를 골라가지고 나에게 와서 어떻냐고 물어본다. 어…어…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크흠… 답변을 해줘야 하나 하고 민망해하고 있는데, 점원분이 대신 와서 구해준다.
점원 “어떤 속옷 찾으세요?”
하루카 “아, 입기 편한 스포츠 속옷 찾는데요…”
점원 “몇 컵이시죠?”
하면서 듣고 있는데… 어… 야한 생각하지 말자… 야한 생각하지 말자… 화장실이라도 도망가고 싶다…. 하고 있는데 점원이 나를 보더니 저… 저… 그런다.
하루카 “남자친구라고 부르시면 되요.”
점원 “아 그렇군요. 남자친… 남자친구?!”
점원이 놀라면서 내 얼굴을 본다. …어… 아직 반오십도 안 됬는데 외모가 40대를 상회하는 외모라서 죄송합니다. 근데 얼굴이 이런데… 점원은 믿기지가 않는 표정이다. 그럼 삼촌인 줄 알았나…? 하긴 하루카가 너무 예쁜거랑 너무 대비되는 삭은 외모라서 어쩔 수 없긴 하다.
하루카의 속옷 쇼핑은 해프닝만 남은채 끝나고, 의류 코너를 돌아다니면서 하루카가 이 옷 저 옷 골라다가 몸애 대본다. 그리고는 나를 보는데, 진짜 광고를 보는 거 같다. 그러다 기둥에 쾅 들이 받고 쓰러지지만. 하루카는 보고 웃다가, 나에게 달려와서 괜찮냐고 한다. 민망해서인지 일단 일어난다.
장은 얼추 다 봤다. 아직 늦여름의 더위가 만연해서 인지 시원한 음료 한잔씩 마시다 가기로 했다. 마침 길 건너에 카페가 있었다.
하루카는 모카라떼를, 나는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기다리고 있는데, 핸드폰에 알람이 울린다. 문득 치하야가 왜 그랬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P “갑자기 생각난건데 말야… 혹시 넌 치하야가 너를 납치한 이유를 아니?”
하루카 “글쎼요…”
하루카도 잘 모르는 눈치였다. 나도 잠깐 생각을 하는데… 알림이 생각을 방해한다. 핸드폰을 켜서 밀리시타 알림을 끄려는데, 하루카 표정이 안 좋게 변했다.
하루카 “프로듀서, 혹시 화장실 좀 갔다 와도 될까요?”
하루카의 표정이 영 좋지 않았다. 진짜 화장실이 급한건지, 아니면 밀리시타 속으로 다시 끌려들어가기 싫은 건지… 근데 하루카가 화장실에 안 가고, 평소의 환한 표정이 아닌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걸로 봐선 화장실이 문제가 아닌 거 같다.
하루카 “프로듀서, 혹시… 밀리시타… 지울 생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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