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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마미전] 소중한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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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1, 2013 23:01에 작성됨.

*캐릭터 붕괴가 있을 지도 모르니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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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미 마미란 소녀가 있다. 류구 코마치로 유명한 후타미 아미의 쌍둥이 언니로 같은 외모에, 같은 귀여움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런 마미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알아도 아미의 쌍둥이 언니정도. 틀림없이 쌍둥이지만 아미에게는 아미만의 사랑스러움이, 그리고 마미에게는 마미만의 사랑스러움이 있다. 그것을 프로듀서인 P는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노력했다. 마미의 귀여움을, 사랑스러움을 주위에 알릴 수 있도록.
하지만 쉽지 않았다. 쌍둥이는 같이 활동하는 게 아니라면 혼자만의 개성을 나타내기가 힘들었다. 특히 쌍둥이 중 하나가 유명해진, 후타미 자매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힘들다. 뭘하든 아미의 쌍둥이 언니라는 이름이 붙을 뿐이었다. 무엇을 하든 후타미 마미 개인이 아닌 쌍둥이 언니. 언니의 개성이 아닌 동생과 같은 것을 요구해오고, 그 이상을 보려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들어오는 일거리는 결코 아미 이상이 되지 않는다.
언제나 동생에게 뒤처지는 마미. 본인은 늘 활기차게 웃고 있지만 괜찮을 리가 없다.

“하아, 어떻게 해야 하지.”

다른 아이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개성을 나타내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마미만은 그렇지 못했다. 무엇을 하든 아미가 걸린다. 아미가 나쁜 것이 아니다. 어차피 후타미 자매로 데뷔를 했다 해도 결국 언젠가 닿아야했던 문제다. 마미는 어리고 재능이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뜨지 못한다면 그것은 결국 프로듀서인 자신의 역량 문제. 
뜨내기라 불릴 기간은 지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미에 한해서만은 어떻게 해야할지 방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마미는 귀엽다.
마미는 사랑스럽다.
어리면서 키는 또래보다 크고, 발육도 아이돌로서 티가 안 나서 그렇지 사실 상당히 좋은 편이다. 미래가 기대되는 아이다. 그리고 그만큼 매 성장할 대마다 매번 새로운 개성과 매력을 자기도 모르게 보여준다. 그 잠재력은 어쩌면 미키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

“오빠야-! 오늘도 일이냐GU!”

마미는 최근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P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불평했다. 

“하하, 미안. 너희들이 모두 일이 늘어서 말이야.”
“우- 그래도 요즘 오빠 마미에게 차가운거라구-YO! 마미에게 좀 더 신경을 써야한다고!"

마미는 투정을 부리고 있었지만 그 입은 웃고 있었다. 어지까지나 괜히 해보는 말들로, 그저 프로듀서에게 장난을 치고 싶은 것뿐이다. 저래보여도 마미는 최근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숨긴다고 숨겼지만, 프로듀서인 자신은 느낄 수 있었다.
765사무소는 커졌다. 그런 만큼 새로운 프로듀서도 들어왔고, 그들이 자신의 업무를 분담해주었다. 그렇다고 해도 결국 베테랑은 자신과 리츠코.
P는 일부러 마미의 전속프로듀서를 자처했다. 다른 아이들의 업무도 보지만 그중 마미의 비율을 최우선으로 늘렸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미의 일을 제대로 잡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했는데도 마미는 다른 아이돌에 비해 인기가 크게 늘지 않았다. 거기서 마미의 외로움은 생겨났다.
모무들 점점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 류구 코마치인 자신의 동생은 물론, 가까웠던 이오리나 야요이까지. 모두 바빠져 사무소에서도 제대로 얼굴을 보기 힘들어진다. 자신만이 뒤쳐진다. 그런 생각에 마미는 두려워하며 외로워하고 있었다.

“오빠야!”
“응?”

마미가 자신의 앞에서 자신을 흔들고 있었다.

“우- 갑자기 멍하니 있고. 마미를 무시하자 말라구YO!”

마미는 짐짓 토라진 척 말하고 팔짱을 끼고 고개를 휙 돌렸다. 그 모습이 귀여워 P는 자신도 모르게 웃고서 그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미는 P가 머리를 쓰다듬자 여전히 볼을 부풀리다가 곧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P를 꼬옥 안았고, 그런 마미의 등을 쓰게 웃으며 투닥여 주었다. 

“오빠 적당히 하라구YO. 그러다 또 쓰러지면 마미는…….”

그러고 가는 팔에 힘을 주었다. 예전에 한 번 자신은 사고 이후에 또 쓰러진 적이 있다. 그 때는 사고가 아닌 단순한 피로. 아이돌의 일이 늘어났지만 새로운 프로듀서를 뽑지 못해 그것을 모두 자신과 리츠코가 감당해야만 했다. 그리고 결국 그러다 과로로 혼절. 그대로 이틀 휴식을 취하게 되었고, 765는 바로 새로운 프로듀서를 뽑게 되었다. 
그 일은 아이돌들에게 큰 충격이었던 듯 하다. 이후 자신이 무리를 하는 듯 싶으면 늘 주위에서 걱정을 하는 바람에 잔업 같은 것은 아이돌 몰래 하는 실정이었다.

“하하, 지금은 새로운 프로듀서도 왔고, 무리하지 않으니깐 괜찮아.”
“정말이지 오빠?”
“정말이라고. 난 무리 같은거 안하니깐.”

정말이다. 지금의 마미의 인기로는 그 무리조차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P는 어떻게 든 새로운 일을 따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미만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는다. 그것은 힘들 일이었다. 기껏 찾아내도 지명도에서 더 높은 아미 쪽을 원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 때문에 일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럴 때 우연히도 P는 옛 지인을 만났다.
그날도 마미의 방송출연을 거부당하고 한숨을 쉬며 나오던 길이다.

“혹시 아카바네?”

그 목소리에 돌아보니 그곳에는 옛 지인, 정확히는 대학교 때의 악연이 있었다. 학과는 달랐지만 동아리에서 자주 부딪히던 여자였다. 거만하고, 남 무시하고. 학교 성적과 해당 과에서 실력은 좋았지만 그 성격을 좋아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쓰자 상대는 훗하고 웃었다.

“맞구나. 여전히 나만 보면 인상을 쓰네.”
“대학교 때 일이라지만, 거의 습관이 돼서 말이야. 미안.”
“하하, 사과할 필요는 없어. 근데 이곳에는 어쩐 일이야?”

갈색으로 염색한 세미롱헤어. 거기다 단정하게 입은 정장차림. 과가 그랬으니 방송국에서 일한다나는 예상을 했지만 그 이상은 알 수 없었다.

“담당 아이돌의 일을 찾고 있어. 프로듀서를 하고 있거든.”
“헤, 네가 프로듀서를? 전혀 이쪽 업계랑은 인연이 없더니 왜?”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투명스럽게 답하고서 그냥 가려 했지만 상대는 계속 말을 걸었다.

“어디 프로덕션인데?”
“765.”
“오, 최근에 날리는 곳이잖아? 생각보다 좋은 곳에서 일하고 있네.”

그 말에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썼다. 저 깔보는 듯한 말이 싫다. 그리고 성격도 대학생 때와는 크게 변한 것이 없어보였다. 남을 깔보는 것만이 아닌 상대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도 즐기는 상대. 상대를 괴롭힘으로서 쾌락을 느끼는 여자이기에 아름답지만 거북해서 자주 부딪혔고, 또한 피하기도 했다.

“그럼 나는 이만.”
“혹시 이 프로에 출연하고 싶은 거야?”

상대의 말에 돌리려 했던 몸을 멈췄다. 상대가 가리키는 프로는 방금 자신이 마미를 추천했다가 거절한 프로였다.

“내가 이 프로의 담당 PD인데. 도와줄까?”

상대는 자신을 보며 무언가를 꾸미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 미소, 알고 있다. 대학교에서 많이 봐왔던, 상대를 괴롭힐 때 짓던 사악한 미소.



마미의 일이 늘었다. 한 고정 프로를 기점으로해서 마미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알리는데 성공하게 되었다. 아직은 아미만큼은 아니라도 곧 그 이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정말 대단해요, 프로듀서! 설마 그 프로에 마미를 내보내시다니!”
“하하, 운이 좋았지 뭐.”

자신의 성과에 놀라워하는 리츠코의 말에 P는 어색히 웃었다. 그 때 누군가 뒤에서 매달렸다.

“오빠야-!”

마미였다. 마미는 최근 자신의 일이 늘어나자 힘든 와중에도 기뻐하고 있었다. 더 이상 후타미 언니라 불리지 않게 되었다.

“인기 절정의 후타미 마미 등장!”

마미는 그리 말하며 P에게 엉겨붙었다. 

“마미, 이제 예전처럼 가볍지 않으니깐 떨어져주지 않을래?”
“엑! 오빠 그건 레이디에게 실례라고요!”
“레이디가 되었으니 떨어져주었으면 싶은데…….”
“뿌우-! 섬세함이 없는 오빠에게는 더욱 벌을 줄 수밖에 없군YO!"

그러면서 더욱 달라붙었고, P는 곤란해하면서도 억지로 떼어놓지는 않았다.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서인지 둘의 신뢰는 더욱 깊어져만 갔다. 옆에서 그 모습을 리츠코는 어쩐지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P는 어디까지나 호의. 하지만 마미는…….
달라 붙으면서 어쩐지 살짝 붉어진 마미의 얼굴을 보며 리츠코는 씁쓸하게 고개를 돌렸다.



“이유를 모르겠어. 지금의 마미 인기라면 이런 거래, 이제 응하지 않아도 되지 않아?”

한 번의 정사가 끝난 후 거친 숨을 내쉬며 여성은 몸도 가리지 않고 P에게 말했다. P는 말 없이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런 P를 자극하듯 여성은 계속 말했다.

“후후, 보통 이런 경우는 없지. 남성 프로듀서가 담당 아이돌을 위해 몸을 사용하는 경우는 말이야. 보통은 여성이 이리 하니깐 말이야.”

P는 옷을 다 입고서 그녀에게 물었다.

“어째서야?”
“응?”

P의 질문에 여성이 모른다는 듯 되묻자 P는 다시 물었다.

“왜 이런 거래를 제안한 거지? 나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사를 즐기는 것도 아니야. 차라리 돈을 요구하지 그랬어.”
“그래서는 네가 분해하지 않을 테니깐. 넌 예전부터 고지식했잖아. 이런 일을 하는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지? 담당 아이돌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일을 얻었다 생각할 텐데, 그 오디션 조차 알고 보니 형식이라는 걸 알면 어떨까나- 뭐, 난 말할 생각은 없지만. 그보다.”

여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헐벗은 몸으로 P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겹치며 키스를 했다. 입이 벌어지고 혀로의 혀가 섞인다. P는 거절하지 않고 그것에 응했다. 곧 서로의 입술은 떨어지며 얇은 타액의 실이 이어졌다가 끊어졌다.
여성은 P의 얼굴을 매만지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분해하는 널 보는 쪽이 즐거운 걸. 그 때 날 그토록 증오하던 네가 나에게 휘둘리다니, 정말 최고야.”

여자의 말에 P는 시선을 돌리며 이를 꽈악 악물었다. 그 모습에 여성은 더욱 즐거워했다.

“그럼 내일도 좋은 촬영 부탁할게. 그 아이 덕에 우리도 시청률이 제법 잘 나오고 있으니깐. 후후”

그 말을 들으며 P는 여자의 방에서 나왔다.
혐오스러웠다. 이런 일을 하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이런 관계 그만두고 싶지만 마미에게는 아직 이 프로가 필요했다. 최근 마미는 아이돌로서 빛나고 있었다. 이제야 원래의 재능이 꽃피려 하고 있기에 차마 저 여자를 거절할 수 없었다.
만일 남자 쪽에서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돌을 요구하는 거면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 여자가 원하는 건 프로듀서인 자신. 자신 하나만 희생하면 마미는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
괜찮다고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인다. 자신은 여자가 아니니 괜찮다. 상대는 아름다운 여성인데다 이런 일은 남자인 자신 쪽에서 즐기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마미는 자신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거라는 P의 말을 철석 같이 믿고 있다. 그런 믿음을, 신뢰를 자신은 배신한 것이다.



마미는 아름다워졌다. 아이돌의 일이 늘어나면서 점점 빛났고, 그와 동시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체적으로 성장하면서 예전과는 다른 매력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팬들은 그 매력에 매료되듯 마미를 찾게 되었다.
이제 프로듀서 측에서가 아닌 방송국과 배급사 쪽에서 연락해서 마미를 찾는 경우도 생겼다.  
말 그대로 인기 아이돌이 되었다.

“뿌우! 마미에게 휴식을 달라! 아동착취야!”

마미는 늘어나는 일에 작게 시위를 하며 불평을 했지만 그 얼굴에는 기쁨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하하, 좀만 더 노력해줘 마미. 지금이 중요할 때라서 말이야. 곧 휴가를 얻을 수 있도록 나도 노력할테니, 응?”

프로듀서가 부탁하자 마미는 에헴하고 서서히 커지기 시작한 가슴을 내밀며 어쩐지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

“어쩔 수 없군요. 마미는 인기 아이돌이니 말이죠!”

그리고 헤헤하고 귀엽게 웃었다. 마미는 지금 최고로 기뻤다. 후타미 마미로서, 한 사람의 아이돌로서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었다. 그러지 못했던 옛날에 비하면 지금의 바쁨은 너무나 기쁜 것이었다.
마미는 뒤로 손을 모으며 어쩐지 부끄러워하며 몸을 베베 꼬았다. 그리고 수줍게 웃으며 P에게 말했다.

“이건 모두다 오빠 덕이야. 오빠 덕에 마미 이렇게 유명해질 수 있었어.”
“뭐 벌써 끝인 것처럼 말하고 있는 거야? 아직 멀었으니깐 그런 말은 좀 더 아껴두라고.”
“헤헤.”

마미이 이마를 살짝 쿵 하고 때려주자 마미는 이마를 만지면서 혀를 쑥 내밀며 귀엽게 웃었다. 그런 얼굴을 보면서 프로듀서는 한 쪽 가슴이 아파 오는 것을 느꼈다.

“거기다, 지금 이렇게 마미가 유명해질 수 있는 건 모두 마미가 노력했기 때문이야. 여기서 내가 한 일은 별로 크지 않아.”
“그렇지 않다-GUYO! 그럴게, 오빠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프로듀서였으면 마미 이렇게 계속 노력할 수 없었는걸! 거기다 오빠니깐 마미를 이렇게까지 봐줄 수 있었고.”

그리고 살짝 볼을 붉히더니 그대로 마미는 P를 꼬옥 끌어안았다.

“그러니깐 오빠는 계-속 마미의 곁에 있어줘야 한다GU!"

잔뜩 새빨개진 얼굴을 들키지 않으려 품에 얼굴을 묻고서 그리 말했다. 마미의 말에 P는 웃으며 그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기분이 좋은지 마미는 작게 헤헤 거리며 웃었다.
행복하고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이 일상을 언제까지고 지켜나가고 싶다고 P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일상은 어느 날 예상도 못할 때 깨지고 말았다.



그날도 이제는 고정출연이 된 방송을 끝내고 오던 길이다. 그날의 녹화는 평소보다 일찍 끝나 마미는 즐거운 마음으로 대기실로 향하고 있었다. 마미는 녹화 중간에 사라진 P가 대기실에 있을 거라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게 그곳으로 향했다.

“여기서는 곤란해.”

실제로 대기실에서는 P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마미는 그 목소리에 바로 문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이어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에 그 동작을 멈추고 말았다.

“후후, 뭐가 곤란하다는 거지? 담당 아이돌의 대기실에서 하는 건 양심에 찔려? 이미 배신한 주제에?”
“그건…….”

처음 듣는 목소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잘 아는 목소리 중 하나다. 자신이 고정으로 출연하는 프로의 담당PD였기 때문이다. 근데 그 PD가 왜 자신들의 대기실에서 P랑 같이 있는 걸까?

“자, 빨리 안하면 너의 소중한 아이돌이 온다고? 아니면 이제 슬슬 들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하긴, 그것도 좋지. 그럼 이런 나와의 관계도 끝낼-읍!”

PD의 목소리가 무언가에 막히듯 멈췄다. 마미는 문을 열지 못하고 문에 귀를 붙여 안의 소리를 엿들었다. 

“후아, 정말 그 아이가 소중한가 보구나. 그 아이를 생각한 것만으로 이리 뜨거워진다니, 한 사람의 여자로서 질투도 나는 걸?”
“실없는 소리는 하지마.”
“후후, 완전 거짓말은 아니라고? 앗, 잠만 그렇게 바로…… 아!”

그 뒤 대화는 멈췄다. 대신 남성과 여성의 거칠고 뜨거운 소리, 그리고 무언가 움직이고 살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그 앞에서 마미는 머리를 감싸고 쓰러지듯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다 귀를 막으며 눈물이 고인 눈으로 현실을 부정했다.

“거짓말이야, 거짓말……. 흐윽…….”

울음소리가 나올 것 같은 걸 입술을 깨물어 참았다. 
잠시 후 안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완전 멈췄다. 무언가 추스르는 소리가 나더니 문 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마미가 급히 몸을 숨기려 할 때 안에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사실 너도 즐기고 있는 거 아니야? 그 아이를 위해서라는 건 핑계고 말이야.”
“그럴 리가 없잖아.”
“후후, 그럼 이런 관계 이제 그만둬도 좋아. 왜냐하면 그 아이도 우리 프로의 간판이 되어서 말이지. 내 쪽에서 자르고 싶어도 이제는 마음대로 못 자른다고.”
“…….”
“그럼 아쉽지만 오늘이 마지막인 걸로 알고. 그럼…….”

그 순간 문이 갑자기 확 열리는 바람에 마미는 미처 몸을 숨기지 못했다. 마미가 몸이 굳어 그곳에 서있자, 여성은 그런 마미를 내려다보고서 아름답고 고혹적인 미소로 사악하게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드려요, 후타미 마미양.”

마미가 너무 놀라 반응도 못하고 굳어있자 여자는 P를 보고서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크게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P또한 마미를 보고 크게 놀랐다. 하지만 울기 시작하는 마미를 보고 정신을 차리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기, 마미?”
“우윽,”
“마미 그게 있잖아 그러니깐…….”
“흐윽, 아아아앙!”

마미가 목놓아 울기 시작해 급히 마미를 안으로 들여오며 문을 닫았다. 소리를 죽이기 위해 마미를 품에 꼬옥 안았지만 마미는 쉽사리 진정하지 못하고 서럽게 울었다.
배신당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단 생각에 너무나 서러웠다. 거기다 배신당한 이유가 자신을 위해서라는 생각에 더더욱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울기만 했다.
마미가 그 뒤 진정한 것은 촬영스텝들이 모두 촬영 장소에서 떠났을 쯤이였다.

“…….”

마미는 여전히 충격 받은 얼굴로 말이 없었다. 그런 마미를 불안하게 쳐다보다가 P는 말없이 마미를 일으켜 주차장으로 향했다. 계속 이곳에 있을 수는 없었다. 마미를 조수석에 태우고, 운전석에 앉은 후 몸을 틀어 안전벨트를 매주었을 때, 갑자기 마미가 자신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러더니 그대로 자신에게 키스를 하였다. 그 갑작스런 행동에 P가 반응을 못하다가 마미가 이내 어디서 본 것인지 흉내를 내듯 혀까지 집어넣으려 할 때 정신을 차리고 급히 마미를 떼어냈다. 마미는 멍한 눈으로 P를 보다가 나직이 물었다. 

“마미는 안 되는 거야?”
“마미…….”
“그 사람은 되고 마미는 안 되는 거야? 마미는 애라서? 마미는 아이돌이라서?”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오빠 그 여자를 사랑해?”
“그렇지 않아!”
“그럼 어째서 그 여자랑 그런 일을…….”

거기까지 묻고서 마미는 다시 감정이 벅차오르는 지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진정하고서 말했다.

“무리하지 않는다고 약속 했으면서.”
“……무리하지 않았어.”
“마미 때문이야?”
“아니야.”

곧바로 부정했지만 안에서의 대화를 들었다면 통하지 않을 거짓말이었다.

“마미 이런 식으로는 스타가 되고 싶지 않았어!”
“……!”

P는 마미의 말에 감정이 벅차올라 뭐라 소리 지르려 했지만 곧 애써 감정을 추스르며 멈췄다. 마미에게 화낼 수는 없었다.
자신의 이기심이었다. 마미가 좀 더 인정받고, 인기를 얻었으며 하는 프로듀서로서의 욕심에서 한 일이다. 어린 마미에게 화낼 수는 없었다.
마미는 히끅 거리며 울기 시작했고, 그것을 안아주면서 달랠 수밖에 없었다.

“미안해, 마미.”
“우에에에엥! 오빠 바보!”

마미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P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프로에서 하차하겠다고?”

다음 날 P가 직접 집으로 찾아와 지친 모습으로 하차한다고 말하자 여성은 놀라지도 않고 여유롭게 되물었다. P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응. 다음 주까지만 촬영하고 그만둘 거야. 어차피 인기 프로니 하겠다는 인기 아이돌은 널리고 널렸잖아?”
“그렇기는 하지.”
“그리고 너와도 이걸로 마지막이야. 다시는 볼 일 없을 거야.”

그렇게 선언하고 바로 떠나려는 P에게 여자는 즐거워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헤- 그럴까?”

소름이 돋았다.
날씨와 상관없이 여자의 그 말을 듣는 순간 알 수 없는 공포가 P의 몸을 휩쓸었다. P는 굳은 얼굴로 뒤를 보며 물었다.

“무슨……말이야?”

조심스럽게 묻자 여성은 무언가를 건넸다. 손에 들린 것은 임신테스트 기였다. 거기에는 임신여부를 나타내는 두 구멍에 모두 줄이 그어져 있었다. 

“이건……?”
“고무는 참 약하지? 바늘로 쉽게 구멍이 뚫리고 말이야.”

여자는 즐거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큭큭 웃으며 말했다. P는 멍한 얼굴로 상대를 보았다. 상대는 웃음을 진정하고서 P에게 가까이가 그 귀에 속삭였다.

“크, 후후, 후후후. 낙태하려면 혼자서는 무리라서 말이야. 같이 가서 확인해 보실래요, 파.파?”

P는 그대로 비틀 거리며 문에 부딪혔고 여자는 그런 P의 모습을 보며 더 이상 유쾌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웃었다.
임신을 했다는 사실은 여성에게 있어 중요하지 않았다. 남자를 갖고 놀 뿐인 여성은 독신주의자에다, 몸만 망가지지 않는다면 유산 정도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어머니로서의 애틋한 모성애는 여성에게 없었다. 그저 이 일로 자신과 대학교 때 끊임없이 부딪히고, 사이가 나빴던 한 남자를 끊없이 절망 시켰다는 것이 그저 기쁠 뿐이었다.
여성은 웃으면서 물었다.

“하하하하! 어떻게 할 거야? 뭐, 어떻게 하든 일단 병원에는 같이 가야겠지만. 뭐, 너로서는 원하지 않으니 유산이 확정이겠지? 근데 그렇게 둘 수 있어? 고지식한 네가? 바보 같이 정직한 네가 그렇게 정할 수 있어? 너만 원한다면 이대로 낳아줄 수도 있어. 어차피 프로야 슬슬 새 PD에게 넘겨주자는 말도 나오고 있고 말이야.”

P는 비틀거리며 문에 기댔다. 여성은 그런 P에게 다가가 키스를 하고서 속삭였다.

“후후, 있지 나 너를 한 번도 잊은 적 없어. 나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의 모든 걸 부정만 하던 너를 말이야. 그러다 이번에 우연히도 너를 만난 거야. 정말 기쁘더라고. 나를 부정하던 네가 나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 말이야. 저기 말이야, 이대로 아이를 지울까? 천천히 선택해줘. 3개월까지는 지울 수 있다니깐. 그 이상은 무리야. 난 너가 원하는대로 해줄게. 낳을지, 지울지를 말이야.”

무서웠다. 눈앞에 있는 이 여성이 너무나 무섭다고 P는 생각했다. 몇 번이고 몸을 섞었기에 안다. 이 여자는 자신을 결코 사랑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걸까?
너무나 무서웠다. 손을 떨면서 문의 손잡이를 돌렸다. 그것을 보면서도 여성은 제지하지 않았다.

“천천히 생각해서 대답해줘. 어차피 넌 쓸데없이 책임감이 강하니깐 아이도 못 버리잖아? 하하하하!”

P는 도망치듯 급히 그 집에서 나왔고, 뒤에서는 계속 그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P가 나간 후 여자는 발작을 일으킨 것처럼 웃다가 겨우 웃음을 멈추며 눈가에 너무 웃어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하아, 정말 최고로 유쾌해. 설마 저 남자를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 줄이야.”

그리고 소파에 앉아 이 기쁨을 만끽하려 했을 때다. 그 때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띵-동

“어, 설마 바로 돌아온 거야? 후후, 정말 바보네. 결국 아이 때문에 오래도 도망가지 못하고.”

그리고 의심 없이 바로 문을 열어주었다. 

“결국 바로 돌아- 어, 넌 후타-”

여자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대신 여자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자신이 P에게 보였을 차가운 눈동자, 빛이 닿지 않는 아주 차가운 눈동자였다.



그 일이 있은 지 세 달이 지났다. P는 멍하니 한 뉴스를 보고 있었다. 세 달 전, 자신의 아이를 가졌던 무서운 여자는 어째서인지 차를 몰고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 본인과실의 과속 사고였다. 아이를 가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째서 그런 난폭 운전을 한 것일까? 죽는 그 순간까지도 이해할 수 없는 무서운 여자였다.
더불어 뱃속의 아이도 그 때 사고로 죽어버렸다.

“어째서…….”

이 일이 있은 후 P는 여자를 사귈 생각을 더더욱 하지 못했다. 그 여자가 무서웠던 것도 있지만, 원치 않았다지만 자신의 아이까지 잃은 것이다. 이후 연애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들 리가 없었다.

“오빠, 무슨 걱정 있어?”

마미가 평소와 다르게 다정하게 뒤에서 안아주며 물었다.
자신의 소중한 담당아이돌. 지금 자신이 지켜줘야할 아이. 많은 죄를 지었고, 많은 아픔을 준 아이. 

“아니, 아무것도.”
“정말이지-YO?"
"하하, 정말이야.“
“그럼 마미는 이 이상 묻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어쩐지 즐거워보이는 모습으로 싱글거렸다. 그 일이 있어 사이가 나빠지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았다.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아이. 자신이 지켜줘야 할 아이. P는 자신의 목을 감싸안은 그 팔을 조용히 부드럽게 잡았다.



P가 자신의 팔을 부드럽게 잡는 것을 느끼면서 마미는 웃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절대로 오빠는 뺏기지 않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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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원래 얀을 기획한 건 아니었는데... 원래 저 여자 캐릭터 여기에 쓸 캐릭이 아니었는데...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어 겨우 마미전에 참가했네요. 재밌는 글인지는 장담 못해요. 하하~

P.S : 저 이름도 없는 여자 캐릭부터 해서 원래는 장편에 어울릴 내용이지만, 톱아이돌도 못 끝내서 말이죠. 나중에 장편으로 쓸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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