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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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하온 - 꽃 (Prod. AVIN)
안녕하세요 프로듀서님.
Weissmann입니다.
'장래를 걱정하는 슈코'를 소재로
짧게나마 글을 써보았습니다.
그러고보니...'슈코'가 등장하는 글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동시에 이 글은 '슈코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선 특히 '슈코와 아버지'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실상 슈코가 지금의 '아이돌'이라는 길을 걷게 되기까지
'슈코의 아버지'가 미친 영향력이 무척 컸으니까요.
늘 아무런 걱정 없이, 여유만만한 태도로 태평하게 하루하루를 보낼것만 같은 인상의 슈코.
하지만 과자를 만드는 집에서 자라 달콤한 삶을 살았을법한 슈코에게도
'가출'이라는 씁쓸한 과거사가 있죠.
어릴적엔 과자 가게의 '간판 소녀'가 꿈이었지만 막상 꿈을 이루고 나니
'그 다음'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무엇이 있을 지 미처 알지 못한 채
그저 몸만 부쩍 자라버린 쓸쓸한 표정의 소녀.
그런 딸을 보면서 슈코의 아버지는 어떤 생각으로 슈코를 낯선 세상으로 내보냈을지,
많은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써보았네요.
가업을 잇길 바랐다면 분명 어떻게든지 집 안에서
혹독한 수행을 시키며 억지로라도 슈코를 가두었을테지만
슈코의 아버지는 오히려 자신의 딸을 넓은 세상,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게 해주었습니다.
(방법이 다소 과격하긴 했지만요...결과가 좋아서 다행입니다.)
어쩌면 슈코가 '가업을 이을 재목'이 아니라는 걸 알아보았기에,
일찌감치 슈코에게 '너 스스로 살고 싶은 삶을 찾아 봐라'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었네요.
그런 슈코가 선택한 건, '아이돌'로서의 삶이었고 그녀는 마침내 자신도 모르던
재능을 일깨워 오늘날의 멋진 '톱 아이돌'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은 무엇일까요?
과자집 간판 소녀에서 톱 아이돌 그리고 그 다음은...
이런 고민에 빠진 와중에 슈코의 눈에 들어온 연로한 아버지의 모습은
분명 그녀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했을 겁니다.
사람은 누구나 '대체 할 수 없는 존재'가 자신의 곁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는 세상이 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그 사람의 사라져가는 흔적들을 어떻게 하면 되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하면 이 멈출 수 없는 상실감과 공허함을 메울 수 있을까...
해답을 알 수 없는 거대한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저는 장래에 대한 슈코의 고민이 단순히 '앞으로 뭐 하지?' 수준의 얕은 질문 보다는
이런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고민이었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라져 가는 것들을 내가 어떻게든 대신하자'는 식상한 대답보다는
'나는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가지만, 사라져 가는 것을 잊지 말자'는
나름의 해답을 추구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기에...슈코의 아버지 역시 딸이 순간의 동정심으로 자신의 길이 아닌 길을
슬프고 괴롭게 걷기 보다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가장 즐겁게 살 수 있는 길을
걸어가길 바라지 않았을까요.
삶의 막바지에서...자신의 소중한 딸에게 자신의 전부인 화과자를
아낌 없이 나누어 줄 수 있는 삶이었기에, 슈코의 아버지는 분명 행복했을 겁니다.
또 그런 아버지의 뜻이 담긴 과자를 먹고 자라온 슈코이기에
그토록 자유롭고, 또 자신만의 색을 띤 채 아름답게 성장했던 것이겠죠.
결국 슈코는 아버지의 뜻을 깨닫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 '프로듀서'와 '아이돌'이 있는
미시로 프로덕션의 사무원으로 장래를 정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사람의 미래란...
사라져가는 과거를 보며 그리움에 사무쳐 뒷걸음질 치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을 딛고 일어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길을 걸어가면서
장인이 되어 한 분야에 명성을 가지지 않아도
시간에 빛 바래 더 이상 별처럼 빛나지 않아도
내가 선택한 길이, 나에게 사랑과 행복을 준다면
마땅히 살만한 삶이 아닐까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
저는 슈코가 그런 삶을 살길 바랍니다.
새벽 시간에 갑작스런 감성에 취해
다소 두서없이 써내려간 글이지만
후기까지 끝까지 읽어주시는 모든 프로듀서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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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지금은 작은 교회의 목사님
114 안내원이셨던 어머니,
지금은 어린이집의 원장님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간에
두 분의 삶은
아름다움 그 자체
매 순간 변함없이
충실하셨으니
그 삶이 아름다울 수밖에 - 아름다워 (Feat. Soulman) / 허클베리피'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말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화과자와 슈코 자신을 빗대어 문답하는 문단은 정말 마음에 오래 새겨지네요.
제가 알고 있었던 슈코는 '앞으로도 느긋하게, 서로 함께 지내자'는 말과 함께 '나에게 화과자는, 애증의 관계이자 언젠가는 내가 짊어질 무언가'로만 느끼고 있었기에 더 재밌었네요.
언젠가는 슈코도 시간이 지나 늙어가는 아버지의 등을 보며 무언갈 깨닫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슈코의 아버지가 '언젠간 네가 이 맛과 향을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라고 생각하며 슈코는 화과자를 한 입 베어 문 채 '아버지, 지금 와서야 아버지의 맛을 이해하게 됩니다.'라는 어쩐지 아름다운 상상을 하게 되었지만.
과연 슈코의 아버지는 정말로 슈코가 대를 이어가는 것을 원하실까? 라는 생각은 잘 해보지 못했었네요, '딸아, 넌 너의 인생을 살아라.' 노쇠해가는 몸, 한계가 보이는 순간에 계절을 인생에 빗대어 '계절은 너무나 짧아 지나버렸구나..' 떠올리며 아무런 후회도 하지 않으실지 말이죠.
어쩌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분명 종언을 고하는 순간에도 분명 여러 고민과 후회를 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이라는 생각은 그저 품에 묻어놓은 채, '너의 진심이 이 길이 아니라면, 이런 큰 짐을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다..' 생각하며 모든 미련을 버려둔 슈코 아버지의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그래도 슬프네요.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슬픔은 이렇게도 정말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삶이란 그럼에도 모든 추억과 후회를 짊어지고 자신의 길을 나아가야 하는 모험이겠지요.
그런 순간에도 슈코는 '지금 이 순간과 같이 모든 것을 기억하면서, 잔잔한 강물 같은 인생을 함께 걷자...'고 생각하고 있으려나요.
이렇게 글은 썼지만서도 제대로 읽은게 맞나...? 싶지만. 만약 틀리다면 그런 점은 소소하게 넘어가 주셨으면 합니다. 글은 평소에도 잘 쓰지도 읽지도 못해서요..ㅎㅎ
글도, 그림도. 모든 애정이 잘 느껴졌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부족함 많은 단편이었지만 프로듀서님만의
깊은 생각이 담긴 진솔한 감상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불과 얼마전만 하더라도 슈코라고 하면 역시,
(화과자집 간판소녀→가출→아이돌 생활→톱 아이돌→은퇴→대를 이어 화과자 장인)
이라는 라이프 사이클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기가 제게도 있었답니다.
하지만 문득 슈코의 장래에 대해 고민을 해보니 슈코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대를 이어 가게를 꾸려나가는 것이 맞을까?'라고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과자 가게를 경영하는 집안의 딸이니만큼 다른 누구보다
화과자와 친숙하고 또 가깝게 지내온 아이지만
과자 가게라는 자영업 특유의 반복적인 업무와 정형화된 작업들로 이루어진
지루한 나날들 속에서 '새로움'을 찾던 슈코가, 다시 그 루틴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모습이
아무래도 잘 매칭이 되지 않았네요.
특히나 교토를 떠나 도쿄에서, 연예산업 분야에서 대성한 딸이
다시 집으로 돌아와 자영업의 대를 잇겠다고 하면 슈코의 아버지는 어떤 기분이 들지
이런 저런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세월의 무상함에 더 이상 '과자로 만든 집'을 꾸려나갈 수 없다는 현실 앞에서
자식이 부모에게 찾아와 이제 그 자리를 자신이 대신하겠다고 말한다면...
자신의 뒤를 이어 가게를 지켜나간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과 대견함이 먼저일지,
아니면 자신이 잘 하는 것을 굳이 내버려두고 뒤를 잇겠다는 것에 대한 안쓰러움이 먼저일지,
어느 쪽이든 다 일리가 있기에 쉽게 결정할 수 없었군요.
하지만 지금껏 슈코의 아이돌 활동을 묵묵히 '과자'로 응원해온 슈코의 아버지라면
자신의 딸이 '잘 할수 있을지 어떨지 모르는 것'에 자신 때문에 뛰어들기 보다는
'내가 좋아하면서 잘 할 수 있는 것'을 계속하길 바라지 않았을까 하여 결말을 짓게 되었습니다.
'장인정신', '대를 잇는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무척 유서깊고 좋은 말처럼 사용되지만
그 역사적 이면을 살펴보면 '신분제의 고착화', '직업 간 이동의 제한'이 엄격히 유지되던
'구시대적 관습'의 유물과도 같은 면도 있습니다.
신분, 사회 계층, 피부색, 국적, 이념 등에 따라 여러가지로 제한되던
개인의 삶에서 직업 선택의 자유, 개인의 취향에 따른 삶이 존중되고 보편화된 것은
생각보다 최근의 일이니까요.
과거 화과자집의 '쓸쓸해 보이는 간판 아가씨' 슈코도,
지금의 화려하고 예쁜 톱 아이돌 슈코도 아낌 없이 사랑하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미래의 슈코'를 저는 사랑해 마지 않습니다.
평생 직업, 평생 직장이라는 말이 점점 사어가 되어가는 사회에서
슈코 역시 어쩌면 아이돌로서의 삶에 잠시 머물러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은 또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정답도 오답도 없지만
저는 슈코가 자신만의 해답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슈코도 자신의 의지에 따라 '프로듀서'에게 찾아와 아이돌로서의 삶을 선택했듯
앞으로의 삶 역시 자신만의 색깔로 물들여가며 멋진 모습으로 빛나겠지요.
비록 나이가 들고 노쇠하여 더 이상 화과자를 만들지 못하더라도
슈코의 아버지는 분명 자신이 만든 '최고의 화과자'가 저렇게 아름답게 자라나
세상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지 않을까요.
슈코에 대한 그런 생각을 담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