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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총선거 50위 이내에 들어가지 못한 아이돌은 해고...입니까아☆라니, 어이… 진짜?」(1/2)

댓글: 8 / 조회: 18156 / 추천: 2



본문 - 07-19, 2015 01:03에 작성됨.

  간다구─ 자, 모두 같이 하나, 둘─!

 

  스위티-♪

 

  ……

 

  응, 응. 잘 했어요♪

 

  네에에~ 모두 기다렸지☆

  스위티-한 슈가슈가 아이돌, 슈가 하트 등장이야♪

  모두에게 행복한 하트를 프레젠트 해버릴거야☆

 

  누구? 라든지, 니가 메인이냐 라든지 생각했던 녀석, 얼굴 기억했다☆
  그러며언, 하트를 모르는 곤란한 친구들을 위해서 특별히 자기소개 할게♪
  본명은 사토 신이고오~ 나가노 출신에다 게자리에다가~


  신장 166cm에 연령은 26세야♪


  엣, 뭐야, 뭔가 말하고 싶은 거라도 있어~?
  없는거지, 없다는 걸로 해둬☆

 

  하트가아~ 모두의 하트를 달콤달콤하게 해버릴거야~♪
  예-이, 이번에는 확실히 이 흐름에 따라오라구☆

 

  그러면 다시 한번 마법의 단어, 간다구─☆

 

  하나, 둘─……

 

  ……

 

 
  ……이런 소개를 빈자리투성이인 객석 앞에서 펼쳐보이면서,
  예의 상의 뜸한 박수라도 받아본 건 얼마나 전이었을까.

 

  346프로 소속 아이돌 200명 중 한명, 사토 신.

 

  예를 들면, "죠가사키 미카"라는 이름은, 그 나이대의 여자애는 말할 것도 없고, 유행에 민감한 남자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다.
  예를 들면, "코시미즈 사치코"라는 이름은, 골든 타임에 TV를 켜서 버라이어티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다.
  예를 들면, "사쿠마 마유"라는 이름은, 「346프로의 아이돌」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다.

 

  그러면, 여기서 문제입니다.

 

  하트의 이름을 알고 있는 건, 전국에서 몇 명이나 될까요~?

 

  ……

 

  하아아-, 허무하다.

 

  뭐, 어째서 하트가 이렇게 뜬금없는 걸 생각했냐고 하면

 

  「제1회 신데렐라 걸즈 총선거──」

 

  여기에 와서

 

  「중간발표, 사토 신──」

 

  알게 되었으니까.

 

  「160위」

 

  엄격한 현실이라는 녀석을.

 

 

  ……

 

  이야, 뭐. 희미하게 이런 결과가 되리라고는 눈치채고 있었지만 말이지.

 

  생각해보면, 아이돌에게 맨 처음의 큰 무대라고도 하는 데뷔 이벤트.
  쇼핑몰 구석(*역주 - 원문은 吹き?け)에 설치한 스테이지, 346프로 신인 아이돌의 공개 팬미팅.

 

  ──아, 아사리 나나미에효~, 세, 세계 최초의 생선계 아이돌을 노리고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스카우트된 하트보다 젊은 아이들.
  긴장해서, 연료가 떨어진 로봇처럼 삐걱삐걱거리는 자기소개를 끝내고 무대 뒤로 돌아간다.

 

  차례가 돌아서 하트의 차례가 왔다.
  이 날을 위해서, 시행착오를 한 끝에 짜낸 필살☆뇌쇄 캐릭터를 보여줄 때가 왔다.

 

  스테이지의 중앙에 서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네~에♪ 당신의 하트를 슈가슈가 스위트☆ 사토 신, 슈가 하트야☆

 

  쭈욱하고 미끄러졌다.


  무대 뒤로 돌아왔을 때, 스탭들의 굳어져버린 표정이 모든 것을 이야기해줬다.
  이 때, 신인을 담당하는 프로듀서는 부드럽게 웃으면서 「이걸로 됐어요, 신 씨는 지금부터에요」라며 위로해줬던가.

 

  ──그, 그렇지─♪ 하트 실패해도 신경쓰지 않아☆

 

  ──하트, 이 혹독한 아이돌 업계를 살아남을거야☆ 그걸 위해서라면 하트 뭐든지 할거야☆ 뒷공작이라든가☆

 

  프로듀서는 쓴웃음을 띄우면서,
  「괜찮습니다. 그런 짓 하지 않아도, 신 씨는 분명 뜰 거라구요.」라고 말했다.

 

  ──진짜로오? 그럼 하트 힘낼게~♪

 

  그때부터, 장사가 잘 안되는 상점가의 이벤트라든가, 지방에 있는 파칭코 가게의 영업이라든가, 벽지의 지역활성화 축제라든가, 착실히 해나갔다.

 

  늘어났는지, 줄어들었는지 알 수 없이 바뀌어가는 팬.
  연습량만 쌓이고, 보여줄 곳은 없는 레슨.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채로, 모두 비슷비슷한 일들.

 

  그야, 초조했지. 나이가 나이니까.

 

  그렇지만, 지금처럼 착실하게만 해나간다면 분명 뜰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었다.

 

  그렇게 믿었……더니……

 

 

  『──천하의 346프로 신화 붕괴』

 

 

  「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이이이이이이이이!!!!」

 

 

  하트보다 먼저, 회사가 터져버렸다.

 

 

  ………

 

  동그란 테이블 위에, 네모난 휘핑크림이 더해진 카라멜라떼가 놓여진다.
  하트가 빨대로 모양을 무너뜨리기 전에, 껌시럽이 퐁당하고 떨어진다.
  또 하나, 퐁당.
  퐁당.
  껌시럽은 3개. 어느샌가 정해져 있었다.

 

  「땡큐─ 아아~ 하트는 역시 여기가 제일 진정돼……」

 

  「또 드링크 한잔으로 몇시간이나 앉아계실 생각이신가요……」

 

  「여기 346프로 관계자밖에 안오잖아? 밖은 기자, 안은 바쁜 사원. 와글와글해서 말이지이」

 

  「…만석이 되면, 퇴석해 주셔야해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이러니저러니 언제나 끝까지 상대해주잖아, 상냥해라─☆」

 

  「……정말!」

 

  뺨을 부풀리면서, 껌시럽을 촐랑촐랑 정리하는 모습은 소동물 같다.
  하늘하늘한 메이드복에 꾹하고 들어가 있는 아담한 바디. 그렇지만 나올 곳은 나와있구만─ 젠장.
  카라멜라떼와 같은 색의 귀여운 포니테일. 묶인 리본은 큰 귀 같다.

 

  응. 비유하자면……
  토끼?

 

  「나나는 신짱의 전속 메이드가 아니라구요!」

 

  346프로의 카페테리아에 가끔씩 출현하는 명물점원, 아베 나나짱.

 

  그 정체는……

 

  큐삐-잉, 우사밍 파워로 메르헨 체인지!

 

  우사밍 별에서 온 춤추고 노래하는 성우 아이돌!

 

  우사밍, 아베 나나에요♪ 꺄핫♪

 

  ……라는 게 본인 이야기. 그렇달까 출신을 추궁당하면 매번 이걸 한다.

 

  나나짱은 아직 다른 손님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 하트의 반대편에 앉았다.

 

  「뭐랄까, 이쪽 카페도 최근, 분위기가 변해서」

 

  「……흐-응」

 

  「표면은 바뀌지 않은 것 같지만, 모두들 약간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어요」

 

  「뭐어, 저기, 힘든 시기니까 말이야」

 

  「그럴 수록, 그런 때일 수록, 나나가 힘껏 접객해서 우사밍 파워를 나눠주지 않으면, 하고 생각은 하지만요」

 

  그렇게 말하곤 나나짱은 생긋하고 웃는다.
  응, 확실히 이 미소를 보면 어두운 기분은 날아가버린다는 것을 알 듯한 기분이 든다.
  나나짱을 만나기 위해서 카페에 오는 사원들도 많은 것 같다. 하트도 그 중 한사람이지만 말이야.

 

  「그런데 말이야……」

 

  빨대를 물면서, 하트는 말했다.

 

  「나나짱은 총선거, 몇위였어?」

 


  「엣, 그게……나나는……」

 

 

  머뭇머뭇하면서 내민 빠에다가, 찌를 툭 더하는 나나짱.
  펼쳐진 손가락은 7개.
  즉……

 

  「그, 7위, 에요」

 

  「……」

 

  「나나도 깜짝 놀랐어요, 정말로」

 

  「역시나아」

 

  분명, 요전에 스쳐지나갔던 수상쩍은 사장이 이렇게 중얼거렸었지.
  10위부터 위는 다른 세계. 정말 한 줌의, 재능과 실력과 의지와 운을 가진 이의 영역.
  신인 아이돌은 상위 아이돌을 본받도록, 이라는 346프로의 조치.

 

  ──하나, 둘, 나나─!(*역주 - 일본어 7과 나나는 발음이 같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베 나나, 17세에요. 잘 부탁합니다, 꺄핫♪

 

  ──네에에♪ 슈가 하트야♪ 잘 부탁해……나나짱이라고 했지, 연령사칭 캐릭터로 가는거야?

 

  ──헷, 일순간으로 간파되……가 아니라, 나나는 영원의 17세라구요오~!

 

  ──아─ 왜 하트랑 엮인 건지, 알 것 같아……

 

  서로에게 공감을 느꼈던 거겠지. 곧바로 의기투합했다.
  캐릭터 만들기라는, 뭐, 나나짱은 부정하겠지만, 고생을 공유할 수 있어서 본성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얼마 안되는 상대였다.

 

  하트의 수수~한 일에도 싫은 기색 하나 내비치지 않아서 말이지.

  좋은 아이구나 하고 생각했었어.

 

  연락은 빈번히 오갔다.
  우사밍 별(도쿄에서 전차로 1시간)에 초대되서 맥주를 마시고, 별 거 아닌 푸념을 주고받고, 숙취가 남은 아침을 맞이하는 것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함께 웃었다.

 

  그리고 유닛을 해산해서 머지 않아.

 

  나나짱의 곁에 척척 TV방송이나 곡 제공 오퍼가 쏟아져들어왔다.
  흔들리지 않는 캐릭터, 수수께끼가 수수께끼를 부르는 설정, 아이돌을 마음 속부터 즐기는 그 모습이 팬이나 업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나짱이 잘나가게 된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한시기, 쭉 곁에 있었던 하트는 잘 알고 있다.

 

  하트는 아이돌, 아베 나나가 신데렐라의 계단을 오르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었어.

 

 

  ……

 

  「으영차」

 

  나나짱이 의자에서 일어난다.

 

  「저기, 신짱은 몇위였나요?」

 

  허리를 툭툭 치면서 말한다. 그 시선이 이쪽을 향하지 않는 걸 하트는 놓치지 않았다.

 

  「아─……」

 

  분명, 일반적인 정보로는 51위 이하는 발표되지 않는다고 했었나.
  346 내부의 사람이라면, 물어보면 알겠지만서도.

 

  「……」

 

  살짝 망설이다가 미소를 억지로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앞으로 조금이면 권내에 들어가는 순위였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구☆」

 

  「그런, 가요……」

 

  나나짱은 후, 하고 숨을 내뱉는다.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믿고 있다는, 순진한 표정. 그야 믿겠지.
  왜냐면 나나짱에게 처음으로 한 거짓말이니까.
  미안.
  그렇지만 쓸데없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도 않고, 걸리적거리고 싶지도 않아서 말이야. 진짜로.

 

  「신짱은」

 

  「응-?」

 

  「바디라인도, 허리의 살결도 계속 유지하고 있었죠」

 

  「왜그래, 갑자기?」

 

  「아뇨, 그런거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존경스러워요, 네.」

 

  「……고마워」

 

 

  ……

 

  열쇠를 꽂고, 삐걱거리는 문을 팔꿈치로 연다.
  전등을 켜자 언제나 대로 어질러진 방 안을 보고 작은 한숨이 나왔다.
  양손에 안고 있는 큰 봉지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다녀왔습니다, 하고 마음 속으로 중얼거린다.

  어서와라고 말해줄 사람은 없지만.

 

  하아~ 여자의 독신생활이란 건 점점 어려워지네……

 

  봉지 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서 연다.

 

  콜라겐 미용 드링크.
  단숨에 들이마시고 쓰레기통으로.

 

  플라센타 알약.(*역주 - 동물 태반 추출물. '노화 방지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후의 세 알을 삼키고 쓰레기통행.

 

  비타민C도 관리에는 빠뜨릴 수 없다.
  보충물을 씹어삼킨다. 이것도 바닥났나아, 쓰레기통으로.

 

  히알루론산이 잔뜩 포함된 얼굴 팩을 붙이고 빈 상자를 쓰레기통으로.

 

  뒹구르르하고 뒹군다.

 

  그렇지 참, 얼굴 팩이 끝나면 아연을……

 

  ……라니.

 


  「하트는 『시간의 반역자(안티·에이징)』인거야!」

 

  
  팔다리를 바둥거리면서 그렇게 혼자 츳코미를 걸어본다.
  변함없이 휑하고 고요한 방. 아─ 허무해.

 

  「하아……」

 

  매일매일, 미용과 건강에는 신경을 쓴다.

  자주(自主) 트레이닝이나 욕조에서의 스트레칭도 빼먹지 않는다.

  블로그나 트위터도 자주 갱신하고 있고, JK(여자 고등학생)의 트렌드도 확실히 체크한다.

 

  「그니깐 말야, 하트도 기사회생의 찬스 돌아……오라구☆」

 

  알고 있으면서, 뭔가 예정된 일은 없는가 하고, 수첩을 펴본다.
  새하얀 스케쥴을 바라보면서 다시 자신의 위치를 깨달아버린다.

 

  인기 없는 아이돌.
  히트칠 기회를 받지 못했던 아이돌.

 

  "10대 사이에 싹이 나오지 않으면 끝"이라는 아이돌 업계 속에서, 이례 중의 이례였다.
  카와시마 미즈키나 아베 나나, 타카가키 카에데가 일선급으로 활약하고 있는 346 프로덕션.

 

  나이가 핸디캡이 안된다는 건 말이지, 알고 있다구.

 

 

  알고 있지만……

 

  어째선지 텔레비전의 전원을 켠다.
  346 프로와 협찬하고 있는 지방 방송이 나왔다.

 

  『어둠에 삼켜져라!』

 

  『스파시바…… 아─ 감사, 합니다……』

 

  두개의 은색(銀色)이 눈에 들어온다.

  독특한 말투를 쓰고, 한눈에 뇌리에 새겨질 듯한 이인조.

 

  
  퍼포먼스가 끝난 건지, 서로의 손을 움켜쥐고서 깊숙하게 머리를 숙인다.

 

  박수갈채.
  얼마나 되는 색이 겹쳐진건지, 무지개색이 되어 두사람을 비춘다.
  쥐고있지 않은 손은 관객에게, 트윈테일인 아이가 만면의 미소를 띄우고 손을 흔든다.
  북유럽인지 미국인지 모를 어딘가의 하프같아 보이는 아이는 표정이 바뀌지 않은 채로 다시 한번 작게 머리를 숙였다.

 

  
  사회를 보는 여자아이가 마이크를 쥐고 말한다.

 

  『지금 막, 인기 급상승중! 아나스타샤 씨와 칸자키 란코 씨의 『Memories』였습니다!』

 

  사회자는 흥분한 채로 마이크를 고쳐잡았다.

 

  『두사람 모두 신곡의 발표 이후, 지금부터가 기대되는 프레쉬(Fresh) 아이돌입니다!』

 

  멍하니 텔레비젼 화면에 전개된 광경을 바라본다.
  거기에는, 파릇파릇하고, 더러움 따위는 요만큼도 없을 듯한, 반짝반짝거리는 것만이 비춰진다.

 

 

  「……」

 

  하트보다, 계속계속 젊은 애들이, 강력한 개성으로 뻗어 올라간다.
  어찌할 새도 없이 매일매일 쌓여가는 나이에 이를 악물면서, 후배의 뒷모습을 좇아간다.

 

  「하트도……」

 

  아이돌이니까 말이야.

 

  아이돌이니까 한번 정도는.

 

  CD 내보고 싶다고……

 

  텔레비젼에도 나오고 싶고, 다른 사람의 화젯거리도 되보고 싶어.

 

  반짝거리는 무대에, 하트도 서고 싶어.

 

  아이돌이니까.

 

 

  
  「젠장─! 질,까,보냐아아─!!!」

 

 

 

 

  ……

 

  만원전철에 타서, 2시간째.
  도중, 옆의 아저씨의 팔꿈치가 계속 하트의 옆구리에 부딫혀서 흔적이 남지는 않을까 계속 신경쓰였다.
  버스도 운전수도 한계가 있다. 출퇴근 버스 같은 근사한 건 없다.

 

  이른 아침에 346 프로에 들어온 일의 의뢰.
  다른 프로덕션의 아이돌이 상태불량이니까 대신 한사람을 준비해달라고.
  하트는 맨 먼저 달려들었다. 교통비도 급료도 필요없으니까, 시켜달라고 부탁했다.

 

  회장에 도착하니, 거기는 작은 백화점이었다.
  관계자 전용입구의 경비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여성사원의 락커룸을 빌려서 갈아입는다.
  화장실에서 메이크를 하는데 1시간. 파운데이션을 다 써버렸다.
  아침식사는 엄청 좋아하는 당분은 삼가고, 야채스틱만. 물론 기름기가 많은 것도 섭취하지 않는다.

 

  분장실 대신에, 다큐멘터리에서 강도가 도둑질하러 들어올 듯한 방에서 파이프 의자에 앉아 차례를 쭈욱 기다린다.
  에어컨이 고장나서, 더웠다. 땀으로 메이크가 번지려고 한다. 당황하며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는다.
  위험하다위험해, 민낯으로 공공장소에 나갈 수는 없으니까 말이지. 그것보다 민낯으로 있는 건 하트의 집이나 우사밍 별 정도고.

 

  아, 그렇지. 트위터에 셀카 올릴까.

 

  ──하트, 지금부터 백화점 옥상에서 물건 판촉이에요~☆ 보러 와줘♪

 

  백으로부터 하트 모양 쿠션을 꺼내서 매직 테이프로 스커트에 붙인다.
  보라구~ 오늘은, 밤새서 만든 물리적 슈가 하트 어택으로 손님의 하트를 흐물흐물하게 만들어버릴테니까.

 

  잠시 그러고 있자, 하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좋아, 잠깐 힘내볼까!」

 

  힘을 내서 뺨을 세게 때리……는 건 마음에서만 하도록 했다.
  메이크 번지니까, 앙대.

 

 

  ……

 

  「그래서, 결국 아무것도 없이 돌아왔다, 인가」

 

  밤의 바.
  테킬라를 단숨이 들이마시고, 거리낌없이 레이코씨는 그렇게 말했다.

 

  「그치마안~ 상태가 갑자기 좋아졌으니 역시 출연한다라니, 반칙이라구요……」

 

  깔루아 밀크의 달달함이 천천히 몸과 마음을 적신다.

 

  「게·다·가! 실제론 아침에 일어나는게 힘들었을 뿐이랑께라든가! 하트는 몇시간이나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는데에!」

 

  빈 글래스를 테이블에 내려치자 쨍하고 큰 소리가 나서, 다른 손님들도 되돌아본다.

  레이코 씨는 동요하는 기색도 없이 턱을 괸 채로 하트를 관찰한다.

 

  「그야, 잘나가는 애한테는 어찌됐든 좋은 일 중 하나였겠지만 말이쥐이…」

 

  「……」

 

  「하트한테느은, 얼마 없는 찬스였다구우…」

 

  하아, 술 때문에 말투가 이상해졌다.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저기 말이야, 신짱」

 

  거기서, 지금까지 듣는 쪽이었던 레이코 씨가 말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당신이랑 같은 시기에 데뷔했던 이치노세 시키짱이라는 아이, 있지」

 

  시키……아아 그, 엄청 변덕스러운 고양이 같은…

 

  「그 아이 말이야. 이미 상위권에 랭크 인한 거 알고 있었어?」

 

  「헷……?」

 

  「잔혹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지, 같은 조건이랑 기간이라도 잘나갈 애는 잘나가는거야」

 

  「……」

 

  「신짱. 당신이 노력하고 있는 건 알고 있어. 그렇지만 결국 우리들은 결과로 밖에 되돌아보지 못하는거야」

 

  「그런 건……」

 

  「나한테 듣지 않아도 알고 있지, 이제 우리도 괜찮은 나이니까」

 

  「……」

 

  「덧붙여서, 젊다면 괜찮을 지도 몰라, 반성이나 재도전도 될 지도 몰라, 346 프로가 옛날같았다면, 언젠가 당신에게도 찬스가 돌아왔을지도 몰라」

 

  「……」

 

  「그렇지만 말이야, 여자가 꽃을 피우는 시간이란 건 엄-청 짧단다」

 

  「꽃……」

 

  「시든 다음에도,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단다?」

 

 

  테킬라를 또 한잔 주문하고, 뺨이 붉어질 기미를 하나도 보이지 않는 레이코 씨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렇게 웃으면서, 계속 말하기 시작한다. 술이 들어가 있지만, 틀림없는 본심이었다.

 

  「당신이 몇위였는지는 듣지 못했지만 말이야」

 

  「남도록 해, 떠나도록 해, 그보다 더 앞의 일을 생각해둬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

 

  「키요라짱은 간호사, 마나미는 보컬 트레이너, 나츠미짱은 스튜어디스, 사나에짱은 경찰관, 루미짱은 비서, 레나짱은 딜러……」

 

  「모두 걸어온 길은 가지각각이지만, 신짱은 어때?」

 

  「유비무환이라는 단어, 알고 있는 걸까나」

 

  그런거.

 

  「그뤈거」

 

  혀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하트는 말했다.

 

  「그뤈거, 생각하고 싶치 안하」

 

  그런거 생각하고 싶지 않아. 라고, 그 앞을 인정해버린 그 시점에서 졌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돌이 아닌 미래를 약간이라도 생각한다면, 지금과 과거를 전부 부정하는 게 된다.
  쌓아올려온 큐티 아이돌, 슈가 하트라고 하는 존재를 사토 신으로 덮어버리는 게 된다.

 

  그것만큼은, 아직 하고싶지 않아.

 

  「아이돌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야……늦기 전에, 솔직하게 여기서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야」

 

  아아, 지금 건 레이코 씨의 본심이 아니야. 레이코 씨도 권외였다.
  하트보다는 높지만, 그런데도 꽤나 지독한 숫자.
  레이코 씨는 한숨을 쉬면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에는 말이지, 노력해도 보답받지 못하는 일이 넘쳐흘러.
  이 나이가 되면 말이지, 이해심 많은 어른 노릇은 못해.
  그렇지 않으면 세간이 놔두질 않는단다. 피곤하단 말이지, 정말로.
  뭐, 그런 임시방편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아이돌은 즐거웠어, 정말로.

 

  과거형으로 말하는 레이코 씨는 진짜 어른이었다. 31세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어른스러울 정도로, 어른이었다.

 

  「그럼, 나는 여기서 실례. 뭐, 서로서로 노력하도록 하자」

 

  계산을 끝내고, 레이코 씨는 하트의 어깨를 상냥하게 두드리곤 나갔다.

 

 

  「레이호 쒸이……」

 

  말하고 싶었다. 큰 목소리로 소리치고 싶었다.
  하트는 주변의 반대도 모두 뿌리치고서, 해야했던 결혼도 연애도 버리고서, 장래로의 저금도 무시하고서 아이돌이라는 길을 선택했다.
  그 이외의 길따윈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 길은 역시 잘못됐었어- 따윈, 생각하고 싶지 않다.

 

  어째서?
  그런 건 당연하잖아.

 

  그치만.

 

  그치만!

 

 

  「진쫘로, 아이도오리, 조흐니까아…」

 

  하트의 말은, 알코올에 삼켜져서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는 일도 없었다.


/

  ……

 

 아-……숙취 심해.
 나이 때문은 아니지만, 역시 이건 심해─

 

 사무소의 자판기 앞에서, 웅크려 앉아 휴식을 취한다.
 서늘하게 차가워진 연유를 넣은 커피캔을 이마에 딱 갖다대자 기분 좋다.

 

 어제 하트, 레이코 씨랑 무슨 이야기 했었지……
 뭔-가 비교적 시리어스했었던 느낌이 들지만.
 하트 뭔가 엄-청- 멋진 소리를 했었던 것 같은데.

 

 「……」

 

 응, 완전, 잊-어먹었다-구-☆
 테헤페로☆

 

 뭐, 상관없나♪

 

「아-……으그그……」

 

 하아, 그렇다 쳐도 머리 아프네……

 

 두통의 원인은 술 뿐만은 아니다.

 

 우선 하나.
 지금까지 경비로 막무가내로 떨어지고 있었던, 하트의 뷰티케어 비용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
 언제나 대로 영수증을 가져가자, 치히로 씨가 보살 같은 얼굴로 강제 스톱.
 뭐어 지금까지의 346 프로가 너무 배짱이 컸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말이지, 덕분에 저금통장의“0”이 하나 줄어들 것 같은 상황이 됐다고.

 

 또 하나.
 어제의 트위터, 결국 나나짱 밖에 반응해주지 않았고.
 하트의 팬 모두들 어디갔어? 제대로 있는거겠지, 어이?
 나나짱에게 인사를 하려고 아침에 카페에 들렀지만, 오늘은 그 메이드복은 없었다.
 뭐어 7위인 초인기 아이돌이니까, 어쩔 수 없나.

 

 마지막으로 하나.
 오늘 하트의 예정은 이것으로 끝. 점심부터는 노 플랜!

 

「하아……진짜 힘들다니까……」

 

 그야, 한숨이나 나약한 소리 한둘 정도는 나온다구.
 네거티브한 사고가 되니 쓸데없이 두통이 더 욱신욱신거릴 것 같다.

 

「저기……」

 

 갑자기, 말을 걸어졌다.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
 고개만 되돌아 보자 낯선 고교생 정도의 여자아이가 있었다.

 

「괜찮으신가요. 어딘가 굉장히 괴로워 보이는데……」

 

「엣, 아니, 아무렇지도 않지만……」

 

 앗, 실수. 무심코 본성으로 말해 버렸다.

 

 하트의 말을 듣고 여자아이는 웃었다.

 
 파앗, 하고.

 

 벚꽃의 꽃봉오리가 부드럽게, 둥실 개화한 것 같은 미소.

 

 순간, 하트의 어쩐지 나른한 기분이 어딘가로 날아갔다.
 거짓말이 아니다. 표정 하나로 이만큼이나 사람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다니, 몰랐다.

 
 동성인 하트라도 쿵 해버렸으니까, 남자라면 한발로 넉아웃이네……
 위험해위험해……라니 뭐야☆ 하트에게 그런 취미는 없다구☆ 

 

「다행이다아, 죄송합니다. 저 자주 참견한다는 소리를 들어요, 에헤헤」

 

 마음을 다잡고, 여자아이를 마주본다.

 

「에, 저기, 너 누구니?」

 

「저기, 아이돌입니다, 아니, 여기 사무소니까 당연한 소리네요, 아직 정말, 정말로 신인입니다만……」

 

 꾸벅하고, 여자아이는 예의바르게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생긋, 입가에 미소를 남긴 채로 이름을 말했다.

 

  우즈키.

 

  「시마무라 우즈키입니다」

 

 

 토할 정도로 단 커피를 다 마시고, 빈 깡통을 던진다.
 덜컹, 하고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우즈키짱, 이구나…….
 사라진 뒤에도, 계속 그 미소의 잔영이 가슴에 남아 있었다.

 

 저기, 시무룩해질 때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서로 열심히 하죠!
 이렇게 웃고 있으면, 분명 괜찮으니까요! 시마무라 우즈키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응, 진짜구나, 저건.
 순위를 물어보면, 45위. 생존권내.

 

 멍하니 어젯밤의 기억이 머리의 구석에서 떠올랐다.
 이치, 이치, 이치노세키시 같은 이름의 누구더라, 그 아이만큼은 아니지만 신인으로서는 경이로운 스피드.
 분명, 좋은 프로듀서도 붙어 있겠지.

 

 저런 아이와, 하트는 겨루고 있다.

 

 젊고, 더러워지지 않고, 지금부터 여러가지로 빛나는 것을 볼 눈동자.
 조금 부럽다, 고 생각했다.

 

 하트도, 10년만 젊었다면……

 

「라니, 그런 걸 생각해도 어쩔 수 없나」

 

 “였다면” 풍의 대사가 떠오르면, 자신이 틀에 박힌 것 같아서 싫었었다.
 하트가 하고 있는 일은, 파격적이고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란 건 자각하고 있다. 그런 건 알고 있다.

 

 조금 유감스러운 여자라는 것도……라니 누가 유감이야☆

 

「하트라도 아직 먹힌다고」

 

 하트의 제일 처음 프로듀서는, 하트에게서 “신인”이라는 직함이 사라졌을 때 떼어졌다.
 그 이후에도“인기 없는 아이돌”을 어떻게든 하기 위해서 연달아 프로듀서가 붙었다가 바뀌었다.
 필사적으로 인기를 얻게 하려는 사람도 있는 반면, 반쯤 단념했던 사람도 있었다.

 

 지금은 프로듀스라는 건 이름뿐, 전망 없음으로서 일괄관리되고 있다.
 그런데도, 하트는 아이돌을 그만두지 않았다.
 사이리움으로 가득 찬 반짝반짝한 스테이지에, 이 다리로 설 때까지는 지고 있을까보냐.

 

「……좋-아, 한번 해볼까☆」

 

 점심 예정이 세워졌다.
 휴대전화를 움켜쥔다.

 

「뒷공작♪」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수단은 고르지 않아☆
 하트의 진심을 보여줄게☆

 

 

 ……

 

 여성 주간지든지, 세탁하는 것을 잊어버린 양복이든지, 피부에 맞지 않아서 결국 사용하지 않았던 화장수라든지……

 

 방의 짐을 통째로 헤집어서, 간신히 찾아냈다.
 정리정돈은 소중하구나☆ 반성반성.

 

 나가노로부터 일부러 가져온 졸업앨범.
 거기에 끼워둔, 전화번호가 쓰여진 메모.

 

 스마트폰에 번호를 입력한다. 약간 긴장해서, 꿀꺽하고 군침을 삼켰다.
 잠시간 연결음이 계속 울리고 나서 조심조심, 여보세요, 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 오래간만, 마이 스위티 프렌드☆ 기억하고 있어~? 저기, 사토인데……」

 

 수화기를 너머에서도 상대의 경계가 풀린 걸 알 수 있었다.

 

「에— 응응, 아직 아이돌 하고 있다고, 진짜로. 아니, 진짜 진짜로☆ 어째서 그렇게 의심하는거야☆」

 

 한바탕 추억이야기를 이야기하고 나서, 용건을 꺼냈다.

 

「저기 말이야, 일생의 부탁인데 말이야, 하트……에, 적당히 해라? 불필요한 조언이야☆」

 

 즐거운 듯한 웃음소리가 귀에 울린다.

 

「……응, 1표라도 괜찮으니까 하트에게 투표해 줬으면 해—」

 

 흔쾌히 좋아, 라는 목소리.
 안심하면서 통화종료 버튼을 눌렀다.

 

 그러면, 다음은……

 

 ……

 

 

 ……

 

 모든 전화번호에 체크표시를 쳤을 무렵에는 저녁이 되었다.
 흐리멍텅 둔해진 머리를 움켜쥐고 어질러진 방에 뒹군다.
 하아—, 지쳤어. 하트의 인맥 풀 출동시켜 버렸다.
 보기 흉해하다고? 훌륭한데☆
 

「하트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 밖에 없다구」

 

 상대의 반응은 다양했지만, 마지막에는 이러니저러니 모두 승낙해 주었다.
 뭐, 하트의 선행의 결실이구나☆

 

 푸슛.

 

 풀톱을 따자, 탄산이 상쾌하게 튀는 소리.
 그러면, 피로는 이 맥주로 전부 씻어 흘리기로 할까♪
 기분 좋게 캔을 입가로 가지고 간다.

 

 그러자……

 

 핑퐁-

 

 갑자기 인터폰이 울렸다.

 

 하트의 엔조이 타임을 방해하기는~
 흥흐-응!

 

 아직 입을 대지 않은 캔을 유리 테이블에 두고, 문을 천천히 열었다.
 거기에는

 

「안녕하세요……촬영으로 근처에 왔으니까 들러……봤, 우왓, 또 어질러져 있잖아요」

 

 깊숙히 모자와 안경을 쓰고, 변장하고 있는 여자……아이, 가 있었다.
 손에 들고 있는 편의점봉지 속에는, 초콜릿이나, 말린 오징어가 잔뜩 들어 있다.

 

「정말— 맨날 말했었잖아요, 물건은 정리하지 않으면 안된다구요. 쓰레기는 쌓아두면 안된다구요!」

 

「아—……네네……」

 

「그, 실례해도 괜찮나요」

 

 아핫, 기쁜 손님.
 여자 혼자 술보다는 두 사람이서 술 쪽이 차라리 좋지, 테헷.

 

 싫다~앙, 허무함 2배라든가 말하지 마~☆
 그만큼, 즐거움도 2배니까 괜-찮다구☆

 

「응, 쭉 있으라구, 나나짱」

 

 

 ……

 

「「건배-!」」

 

 쨍하고 차가워진 맥주의 물방울이 흩날렸다.

 

 ……

 

「오늘의 촬영은 말야, 어땠었어 나나짱」

 

「진짜- 큰일이었다구요, 지각해버려서……」

 

 두서 없는 회화를 하면서 2캔째를 딴다

 

 ……

 

「나나짱 말이야- 까놓고 버진이지? 그런 쪽 초조해 하거나 하지 않아?」

 

「아- 아- 우사밍 별에서의 전파 수신중, 아무것도 안들려-요!」

 

 위험한 회화를 하면서 3캔째.

 

 ……

 

「나나짱……알고 있어?……“하트”는 말이지, 발음은 같지만“마음(Heart)”이라는 의미와“상처입다(Hurt)”라는 의미가 있다구……」

 

「그렇습니까~?」

 

「저기 말이지, 알아, 이 깊이……」

 

「잠깐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는데요」

 

「어이☆」

 

 회화의 방향성이 사라져갈 때 쯤에는 5캔째.

 

 ……

 

「우-사-밍-비-임!」

 

「슈-가-하-트-어-택!」

 

 갯수가 모르게 될 무렵에는, 근처로부터 민원이 들어왔다.

 

 ……

 

 

「으응……」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올린다.
 테이블에는 벗겨진 땅콩의 껍질이라든지, 빈 캔이든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어느새 자버린건가—…….

 

「스으……스으……」

 

 나나짱은 작은 몸을 만 채로 평온한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휙하고 담요를 덮어 준다.

 

 이렇게, 하트의 방에서 무방비로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팬을 대량으로 거느린데다 레귤러 프로그램을 몇개나 가지고 있는 아이돌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그런데, 그런 아이돌이랑 하트는 친구구나.
 어느 쪽도 실감이 들지 않았다.

 


 방을 나와서, 심야의 편의점에서 츄하이(*역주 - 과일소주 비슷한 음료)와 우롱차를 샀다.
 연령 확인도 특별히 받지 않고, 휙 지폐를 낸다.
 문득, 나나짱의 편의점봉지의 내용물을 떠올렸다.

 

 나나짱은 보통, 절대로 가게에서 술을 사지 않는다.
 연령 확인을 받으면 신분을 밝히게 되고, 받지 않는다고 해도 그 얼굴은 널리 알려져 있다.

 


 나나짱은, 영원의 17세.

 


 그 스탠스는 철저히 하고 있고, 팬은 그것을 믿고 있다.
 뭐, 이따금 허술한 부분이 나오지만……

 

 어쨌든, 나나짱은 억지로라도 훌륭하게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고 있다. 훌륭하게 계속하고 있다.
 우사밍 별에서 온 우주인, 이라는 덤까지.
 그것이, 얼마나 에너지가 있는 것인가는, 나나 본인 밖에 모른다.

 

 아이돌을 위해서라면 사생활이 아무리 제한되어도 상관없다.
 프로의식의 덩어리였다.

 

 그런 나나짱이 하트의 방에서는 무방비로 있어주는 게, 조금 기뻤다.

 

 

「……어서오세요」

 

 방으로 돌아오자, 나나짱이 일어나서 하트의 졸업앨범을 넘기고 있었다.

 

「와, 신짱 이 무렵부터 전혀 바뀌지 않았네요」

 

「그치- 아부라도 기뻐☆」

 

「아, 아부가 아니에요, 옛날부터 신짱은 신짱이구나, 싶어서」

 

 온화한 표정으로, 천천히 천천히 페이지를 넘겨간다.

 

「나나는, 말이죠」

 

 툭하고, 나나짱은 중얼거렸다.

 

「쭉, 쭉 아이돌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 무렵부터」

 

 페이지를 넘기면서 옛날을 그리워하듯이, 나나짱은 계속 말한다.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고서, 반짝반짝한 존재를 동경해서, 꿈의 세계에 들어가고 싶어서」

 

「메이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몇번이나 몇번이나 도전하고, 무리라고 들어도, 아무래도 전부 단념할 수 없어서」

 

「몇 년이나, 몇 년이나 걸려서, 겨우 자신이 계속 좇은 이상에, 손이 닿았습니다」

 

 이 때의, 나나짱의 눈동자는.

 

 우즈키짱의 눈동자와 같이 투명했다.

 

 비쳐 보일 듯한, 더러움이 없는 색이었다.

 

 나나짱은 눈꺼풀과 졸업앨범을 동시에 닫았다.
 미소지으면서, 살그머니 앨범 위에 양손을 모았다.
 그리고 충분히 시간을 들이고 나서, 중얼거렸다.

 

「응원하고 있으니까」

 

「엣」

 

「나나가, 응원하고 있어요 」

 

「……」

 

「그치만 나나는, 신짱의 팬 1호니까」

 

 아…….
 생각해보면, 나나짱 뿐이었다.
 프로듀서도, 팬도, 하트의 눈앞에 떠오르고는 사라져 가는 가운데.
 쭉, 사라지지 않고 있어준 것은, 나나짱 뿐이었다. 

 

 ……

 

「아이돌 즐겁워……위험해……헤헤……」

 

 나나짱의 잠꼬대를 들으면서, 한번 더 담요를 덮어주었다.

 

「잘 자, 하트, 아직 발버둥쳐 볼게☆」

 

 

 ……

 

 그렇게 말은 했지만…….

 

 사무소의 복도에서, 무기질적인 통지표를 꾸깃꾸깃하게 잡아 구겼다.

 

 149위.

 

 오르기는 했다. 2자리수나 1자리수의 순위와는 달라서, 아래는 비슷비슷하니까 아주 조금의 표로 뒤집힌다.
 그렇다고는 해도 가족에게 1장씩 표를 받았더니 상황이 극적으로 호전될 리는 없지만.

 

 노리는 건 50위 이내.

 

 머네……

 

 이제 투표 기간은 반을 넘었다.
 일의 예정도 거의 없다. 영업하러 가도, 비웃음당하고 상대도 해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아무런 실적도 없는 하트에게, 찬스는 오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좋냐고…….
 「끝」이, 점점, 리얼리티를 휘감고서, 덮쳐 온다.

 

 하느님, 부처님, 스위티 신님.
 뭐든지 할테니까, 하트에게 일발 역전의 은총을……!

 

──어떻게 된 일인가요!!

 

 돌연, 큰 목소리가 코너의 앞에서 들렸다.

 

 뭐, 뭐야……

 

 남몰래 얼굴을 기울여 들여다 본다.
 거기에는 인기 아이돌 코시미즈 사치코와 우즈키짱이 있었다. 회화가 자연스럽게 귀에 들려온다.

 

「뭔가요, 그 눈은……」

 

「엣?」

 

「저를, 동정하시는 건가요」

 

「에엣, 그, 그럴 셈은……」

 

 뭐야뭐야, 뭔가 다툼이……
 하트는 그다지 휘말려들지 않도록 하자……

 

「어머어머, 목소리가 들려서 와보니」

 

「……으우오오잇!」

 

 어느샌가, 옆에 사람이 서있었다.
 접힐 정도로 가느다란 몸. 그 몸을 감싼 새까만 슈트.
 포니테일. 에메랄드 귀걸이. 
 ……라니 사장이냐!

 

 

「앗 사장~☆ 수고하셨습니다☆ 오늘도 스위티한 날씨네요♪」

 

 순간에 스위치를 켜서 웃는 얼굴을 급조로 완성했다. 귀여움은 만들 수 있어☆

 

「어머, 149위」

 

 ……전원의 순위 기억하고 있는거냐고, 이 슈가레스 같은 아줌마.
 아니 이런 소리, 혹시라도 입 밖으로는 내지 않지만.

 

「……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니까」

 

 코시미즈 사치코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을 듣고, 사장은 기분이 좋은 것처럼 쿡쿡 웃기 시작했다.

 

「그렇네, 그렇게 나와줘야지」

 

 하트에게 말을 걸고 있는건지, 아니면 혼잣말인가.
 잘 모르지만 차가운 목소리에 희미하게 열이 들어찼다.

 

「타인으로부터의 동정이라니, 만일의 경우에는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아」

 

「헤, 헤에~ 그렇습니까☆」하고, 일단 적당하게 맞춰준다.

 

「마지막 순간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건, 긍지야」

 

「긍지……?」

 

 하트의 앵무새같은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말한다.

 

「절대로 지고싶지 않다는 것도 좋아, 중요한 무엇인가를 지키고 싶다는 것도 좋아, 때로는, 어느 사람이 밉다는 것도 좋아」

 

「그것을 위해서라면, 전부를 내던져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의지의 힘」

 

「내 견해로는, 10위 이상의 아이들은 의식하고 있든, 하지 않고 있든 전원 그걸 가지고 있다」

 

「뭐, 그 중에는 이치노세처럼 그런 걸 일체 가지고 있지 않은, 예외 중의 예외도 있지만」

 

「반면에 사쿠마 마유는 긍지의 대상을 잃고 마음이 접혀버렸다. 그녀는 뭐, 일단 이제 무리네」

 

「후후, 살아가다 보면, 한 번은 자신을 시험받는 순간이 와, 적어도」

 

「신데렐라 걸이 되려면 반드시, 말이지」

 

 거기까지 말하고, 사장은 우즈키짱에게 걸어갔다.

 

 ……그렇게 영문모를 소리를 들어도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하트를 도와주는게 아니었냐고!

 

 ……아니었나.

 


 그 때, 스마트폰이 울렸다.

 

 꺼내보자, 트위터에 비공개 메시지가 보내져 있었다.

 


──당신의 열렬한 팬입니다. 갑작스럽지만 이번 신 씨의 일 때, 잠깐 이야기할 수 없습니까.


「오, 오오오~! 역시, 하트에게도 제대로 러블리~한 팬이 있었잖아☆ 싫다~앙, 그렇달까 신 씨라고 부르지 마~☆」


 사정이라고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상에 아무런 발소리도 없이 뛰어들어 온다.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돌연.

 

 그, 별볼 일 없는 메시지가.

 

 하트에게 주어졌던, 기사회생의 찬스였다.

 

 데-엥 데-엥

 벽걸이 시계가, 매우 소란스럽게 울렸다.

 


 ……

 

 메시지의 발송인을 만난 것은 3일 후였다.
 도내의 전자상가에서의 광고지 배부의 일 때.

 

 346 프로의 톱층의 아이돌이, 간판에 대대적으로 비추어지고 있는 빌딩의 바로 밑에서,
 하트는 후배의 이벤트의 PR 광고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모두~☆ 346 프로를 앞으로도 아무쪼록 부탁합니다~아♪」

 

 광고지를 받은 통행인은, 게재되어 있는 아이돌을 가리키고
 나 이 아이에게 투표했다, 라고 말했다.

 

「……」

 

 광고지를 받는 통행인.
 몇명인가, 회화도 했다. 
 하지만, 아무도, 사토 신을 몰랐다.

 

 ……

 

「저기, 사토 신 씨지요?」

 

 광고지 배부가 끝나갈 무렵에, 말을 걸어왔다.

 

「앗, 네~에☆ 뿌뿟삐두~♪ 슈가-하트에요오♪」

 

「요전날, 메시지를 보낸 사람입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예의 바른데다, 나쁜 인상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너무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만면의 웃는 얼굴을 얼굴에 붙인 남자였다.

 

「이야~ 정말로 와줬네요, 하트, 엄~청 기뻐☆」

 

「하하하」

 

 팬으로서는 그다지 감정이 들어있지 않은 그 웃음에, 아주 조금 위화감을 느꼈다.
 그리고, 하트의 발끝에서부터 머리 꼭대기까지, 힐끗 훑어보았다.

 

「어떻습니까. 이후에 잠깐 식사라도 하지 않겠습니까」

 

「엣, 에— 하지만 하트 아이돌이고, 파파라치라든지—……」

 

「괜찮아요, 스캔들이 되서 소동이 되는 건 사쿠마 마유 클래스겠죠, 당신이라면 아무런 문제도 없어요」

 

 그 말투에, 왈칵-☆
 하지만 일단 팬을 자칭하는 사람에게 화낼 수는 없었다.
 하트의 기분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메시지의 발송인은 음색에 듬뿍 여유가 있는 채로, 말했다.

 

「게다가, 이번에 이야기하고 싶은 건 팬과 아이돌의 관계로서가 아니다」

 

「엣……?」

 

「극히 개인적인“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에요」

 

「비즈니스……?」

 

 

 ……

 

 역시나 보지도 알지도 못한 상대와 함께 식사를 할 수는 없었다.
 서로 이야기한 끝에, 초고급 호텔의 라운지에 가기로 했다.

 

 웨이터가 완벽한 손놀림으로 블랙 커피와 예술품 같은 디저트를 대리석 테이블 위에 놓았다.

 

 가격을 힐끔 보자 뛰어오를 정도의 금액이었다.
 여기에 앉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스테이터스라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

 

 하트, 이런 곳 처음으로 왔다고어이어이어이라고 할까 이런 흐트러진 차림으로 괜찮은건지 누구야 이 팬……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던 듯한 기분이 든다.

 

 긴장 때문에 슈거 스틱을 세개 부탁하는 걸 잊어버렸다.
 마시지 않을 수도 없고, 새까맣고 바닥이 안보이는 커피를 입에 넣자 쓴 맛으로 혀가 얼얼 저렸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헷?」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됐다.

 

「유명인과, 아이돌과 SNS를 통해서 얼마든지 비밀리에 서로 연락을 하는 이 시대말이에요」

 

「에, 그-……?」

 

「실제로 말이죠, 다른 프로덕션에서는 문제가 되어있는 상황이라서 말이죠」

 

「헤, 헤에~☆」

 

「무명 아이돌이 해외 여행으로 유람을 하거나 브랜드상품을 가지고 있거나, 이상한데, 하고 생각했던 적은 없습니까」

 

「으음- 하트, 그다지 다른 프로덕션 애와 엮인 적 없으니까 몰라……☆」

 

「뭐어 천하의 346 프로덕션에겐 완전히 관계 없는 이야기였다는 거군요, 필요도 없었을테지요」

 

「하, 하아……」

 

「그 마녀는 말이죠, 아마 346 프로를 재건하겠지요. 다소의 아픔은 수반해도 말이죠」

 

「마녀……?」

 

「아아, 당신 쪽의 새 사장이에요」

 

「아—……마녀……과여언……그러고보면 딱 맞네……☆」

 

「그렇지만, 이 붕괴로부터 재생으로의 변혁기에 그녀는 아이돌 부문을 일부러 남겼다, 여기가 틈이랍니다」

 

 변함 없이, 방글방글하고 만면의 미소를 띄운 채로 말한다.
 여기까지 들어도, 하트에게는 전혀 이야기의 목적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커피가 쓸데없이 씁쓸하다고 생각했다.

 

 

 하트는 조마조마하면서 침착하지 못한 채로, 주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고급 슈트를 입고, 회사의 상담을 하고 있는 아저씨.
 창 밖에는 외제차가 왕래하고, 전속 운전기사가 서류 가방을 옮기고 있었다.

 

 한편, 하트는 자작 원피스.
 신경이 쓰이는 가격은……프라이스레스☆ 
 ……이 장소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빨리 나가고 싶어졌다.

 

「저기- 그런데 비즈니스 이야기라는 건……?」

 

「하하하, 뭐어 그렇게 초조해하지 말아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또, 방글방글 웃었다.
 하트와는 달라서 블랙 커피를 마셔도 표정을 일절 바꾸지 않았다.

 

「신 씨,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또, 갑자기 영문 모를 질문.
 조롱하고 있는건가 이자식☆하고 생각했다.

 

「에, 그게……」

 

 하트는 조금 고민하고 나서 대답했다.

 

「다이아몬드라든지……?」

 

 

「아니오, 형태가 없는 것이에요. 형태가 있는 것은 어차피 유한하니까」

 

「에~ 수수께끼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심리 테스트? 하트 어려운 거 몰~라☆」

 

「대답은 말이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테이블 위에로 손가락을 깍지끼면서 말했다.

 

「정보에요, 신 씨」

 

「정보?」

 

「회사의 주가가 상승·하락한다든가, 대통령의 불륜 관계라든지, 끝에는 지금까지의 역사를 뒤집는 팩트라든지」

 

「……」

 

「그런, 본래는 가치도 형태도 없는 것이 이상하게도, 최고로 돈이 됩니다」

 

 돈, 이라고 하는 단어를 말한 순간에 싱글벙글하던 얼굴이 희미하게 비뚤어졌다, 는 생각이 들었다.

 

「신 씨, 당신에 대해서 조금 조사해봤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가장 적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찾고 있는 동안에, 생각지도 못한 수확도 있었다」

 

「엣……?」

 

「마지막 질문입니다. 세상의, 뚜껑이 덮어져 있는 정보는, 어디에서 샌다고 생각합니까?」

 

 여기까지 듣고, 어쩐지 나쁜 예감이 들었다.

 

 

 대답을 꺼려하고 있자, 틈을 두지 않고 대답이 돌아왔다.
 초조해져서, 커피를 마셨다.

 

「346 프로랑 같아요, 그 대부분은 내부누출로부터입니다. 그리고 고발범은 대체로 발견되지 않고 끝난다」

 

 찌르르.

 

「아아, 그렇지. 이거야 원, 말씀드리는 게 늦었습니다. 저, 기자를 하고 있어서 말이죠」

 

 혀뿌리가, 찌리릿하고 저렸다.

 

「신 씨, 당신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나는, 정보를 비싸게 파는 방법을 알고 있다」

 

 아마.

 

「어떻습니까, 저와 해보지 않겠습니까」

 

 저림은, 블랙 커피의 씁쓸함 때문이 아니었다.

 

「당신을 50위 이상으로 랭크 인 시킨다──」


 하트에게 돌연 보내져 온, 별볼 일 없는 메시지.


「그 뒤에도 가능한 한 당신의 서포트를 한다──」


 그것을 따라갔던 그 앞에 있던 것은.

 

 

「그 대신, 일단은──」

 

 

 틀림없이, 처음이자 마지막의.

 

 

「7위, 아베 나나의 스캔들을 팔아줬으면 합니다」

 

 


 하트에게 주어졌던, 기사회생의 찬스였다.

 

-----역자후기-----

내게...휴식을...다오.... 내 위장의...휴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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