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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치하야 “잠자는 공주.” 하루카 “THE SLEEPING BE@UTY”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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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0, 2015 18:08에 작성됨.

―――저기, 알고 있니? 벚나무 아래에는 여자아이가 잠들어 있대.

 

치하야 “음...”

 

코끝에 떨어진 꽃잎의 감촉에 눈을 떴다.

 

여기는 나의 특등석, 교사 뒤의 벚나무 아래다.

햇볕이 너무 기분 좋았던 나머지 잠깐 누워봤는데, 그대로 잠들어버린 모양이다.

...오늘은 휴일이었으니 망정이지, 이렇게 감기라도 걸렸다간 바보가 따로 없다. 조심해야지,

그건 그렇고, 이상한 꿈이네.


교내에 떠도는 소문.

외톨이인 나도 들은 적 있을 정도니, 누구든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소문일 것이다.

이 벚나무 아래에 자리잡고 독서하는 것이 습관인 나에겐 조금 불편한 소문이다...

치하야 “뭐, 아무렴 어때.”

학교에 벚나무가 이 것 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다른 벚나무 얘기일지도 모른다. 신경 쓸 필요는 없지.


불길한 느낌을 완전히 떨쳐 낼 수는 없었지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읽던 책에 눈을 돌린다.
책의 제목은

『 잠자는 공주 ~THE SLEEPING BE@UTY~』
-Awake in the Dark-

산 깊은곳에 세워진 폐쇄된 낡은 건물.

수많은 조건을 따져 선발된, 거의 강제로 입학하게 되는 완전 기숙사제 여학교.

그것이 이 765학원.

처녀의 화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학교는 거의 강제로 입학하게 된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 듯, 조금 평범하지 않다.

물론, 교양은 중요하며, 평소에는 공부도 가르친다.

하지만, 다른 학교와의 결정적인 차이는, 아이돌(능력자)로서 각성하게 하기 위한 수업이 있다는 것이다.

있다, 고는 하지만 그것이 메인이라고 말 하는 편이 적절할까.

선택받는데 필요한 수많은 조건이란 그 것이다.

능력자로서 재능을 보인 사람은 이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능력이라는 한 단어로 말 하지만, 모두 같은 능력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별로 각성하는 능력은 모두 다르다.

예를 들면 텔레파시나 사이코키네시스, 그것을 응용한 부유능력이라는 기초적인 능력은 능력자라면 누구라도 쓸 수 있지만, 텔레포트나 파이로키네시스같은 능력은 개인의 재능에 의한 것으로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기초적인 능력에서 개인의 능력을 깨우치고, 그 깨우친 능력의 제어와 성장.

최종적으로는 능력자의 정점인 ‘아이돌’을 만들어낸다.

이 학교는 그런 목적을 위해 세워졌다.

 

히비키 “저기, 알고 있어?”

 

자습을 위해 교실에 모인 이오리, 야요이, 히비키 세 사람이 정리하고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히비키가 말했다.

그 물음에 이오리와 야요이가 궁금하다는 듯 돌아본다.

 

히비키 “우리들 중에서 아이돌이 뽑힐지도 모른대!”

 

자랑스럽게 말하는 히비키. 솔직하게 놀라는 야요이.

반대로, 이오리만은 조금 질렸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오리 “너 말야... 능력자라는건 수도 엄청 적고, 발견되면 이 학교로 보내지잖아?”

 

야요이 “응, 그렇지? 이오리쨩, 그게 왜?”

 

이오리 “그러니까 능력자는 기본적으로 이 학교 밖에는 없다는거야. 우리중에서 아이돌이 선택된다는건 당연하잖아.”

 

히비키 “...아.”

 

나 참. 투덜거리면서 이오리도 조금 우쭐해지고 있었다.

‘아이돌로 선택받는다.’는 것을 목표하고, 기대하는 소녀들.

그것은 이지적이고 사려깊은 이오리도 예외는 아니었으니까.

모두들 기본적인 능력은 이미 갖추고 있다.

그 뿐 아니라, 거의 모두가 개인 능력을 발현시키고 있었다.

그 중에서는 자신이 최고의 성적이다.

어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게끔 철저하게 내숭도 떨고 있다.

 

이오리 “ 괜찮아. 선택받는건 나야.”

 

이오리는 자신에게 들려주기라도 하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이돌’ (능력자)

그것은 소녀들의 영원한 바람...

하지만 그 정점에 서는 것은 극소수...

 

치하야 “...후우”

 

탁, 하고 책을 덮으면서 한숨을 쉰다..

아무래도 오늘은 쓸데없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아서 독서에 집중을 할 수 없다.

평소에는 별로 이런 일이 없었는데, 무슨 일이 생길 전조일까?

난 아이돌에 별 흥미는 없는데....

이 학교에 갇히고, 자신과 같은 환경에서 아이돌을 꿈꾸는 그녀들을 떠올리고 치하야는 교실 한 구석을 슬쩍 바라보았다.

 

사각 사각

 

넓은 교실에 있는 두 사람. 가위소리가 울린다.

 

유키호 “마코토쨩, 역시 예쁜 머리카락이네.”

 

마코토 “...그래? 고마워.”

 

마코토를 의자에 앉히고 그 머리카락을 자르는 유키호.

 

유키호 “응. 다른 사람이 자르게 하고 싶지 않아. 그렇게 생각해버릴지도.”

 

마코토 “.......”

 

유키호 “나, 마코토를...좋아해.”

 

마코토 “...응”

 

유키호의 마음을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는 그 마음에 대답을 할 수는 없지만, 나도 유키호를 좋아한다.

물론 친구로서, 지만.

유키호와 같은 마음은 아니지만, 서로 좋아하니까 상관 없잖아?

이런 변명을 하면서 나와 유키호는 미적지근한 관계를 이어간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다음 날】

 

치하야 “안녕하세요.”

 

아무 억양 없는 목소리로, 누구에게랄 것도 없는 아침인사를 한다.

평소에는 가장 먼저 등교하기에 대답이 없는것도 항상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먼저 온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아즈사 “안녕, 치하야쨩.”

 

치하야 “...안녕하세요, 아즈사씨.”

 

아즈사 미우라... 이 학교의 학생들 중에서는 최연장자이다.

부드러운 성격이고, 전학온 이후로 계속 외톨이였던 나에게 신경을 써 주는 것 같다.

만, 혼자 있는 것이 편한 나는, 고마우면서도 조금 불편한 사람이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아즈사 “오늘은 있지, 치하야쨩에게 특종을 가지고 왔어.”

 

치하야 “특종...이요?”

 

아즈사 “응, 어젯밤에 티쳐・리츠코와 얘기하던 도중에 우연히 들어버렸어. 아, 물론 비밀이란다?”

 

우후후, 하고 웃으며 검지손가락을 자기 입에 갖다대는 아즈사씨.

비교적 나이가 가깝다는 것도 있어서 티쳐・리츠코와는 사이가 좋은 모양인지,

때때로 이런 교사들 간의 이야기를 듣고 반에 가져온다.

물론, 별로 칭찬받을만한 행동은 아니지만 화제로 삼아도 좋을 내용과 좋지 않은 내용을 확실히 구별하고 있으므로 별로 문제시되고 있지는 않고, 티쳐・리츠코도 묵인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즈사씨는 느긋한 성격대로, 아침 등교는 그리 이른 편이 아니다. 일부러 아침일찍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은, 그 특종이란 나와 관계있는 일일 것이다.

 

아즈사 “사실은, 지금 아이돌 후보로 가장 유력한 사람은 치하야쨩이래.”

 

치하야 “!!”

 

두근, 하고 고동이 울렸다.

 

치하야 “무, 무슨...! 제가!?”

 

나도 몰래 목소리가 떨렸다.

 

아즈사 “치하야쨩.”

 

치하야 “에? ...아.”

 

아즈사씨는 내 이름을 부르더니 삭, 하고 커텐으로 두 사람의 몸을 감싸고, 이번에는 내 입가에 검지를 대고서

아즈사 “쉬-잇, 사람이 와버리잖니?”

 

그렇게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덕분에 조금 냉정을 되찾기는 했지만, 역시 지금 얘기에 대한 놀람은 사라지지 않고, 애초에 믿을 수도 없다.

 

치하야 “...믿을 수 없어요. 전학 온 지도 얼마 안 된, 아직 기초능력도 다루지 못하는 낙제생인 제가 어째서...”

 

아즈사 “거기까지는 몰라. 아주 조금 들렸을 뿐이고, 아직 결정된 것도 아닌 모양이야.”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아즈사씨가 말을 이었다.

 

아즈사 “하지만, 치하야쨩이 지금 아이돌 후보라는 것은 틀림없어. 조만간 모두에게 발표될 모양이야. 어디까지나 ‘후보’로서, 인 것 같지만.”

 

여기까지 단언한다는 것은, 티쳐・리츠코에게도 확인했다는 얘기겠지.

 

치하야 “아즈사씨를 의심하는건 아니지만, 역시 믿을 수 없네요.”

 

아즈사 “어머어머.”

 

감자기 부드러운 감촉에 몸이 감싸였다.

아즈사씨가 나를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아즈사 “치하야쨩은 자기가 낙제생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개인 능력의 발현은 말이지, 타이밍과 계기의 문제일 뿐이야.”

 

치하야 “타이밍과, 계기...”

 

아즈사 “그래. 그러니까 치하야쨩은 조금만 더 자신을 가지렴.”

 

치하야 “...알았어요.”

 

아즈사 “후후, 약속이란다?”

 

...아이돌따위 아무래도 좋다, 라는건 확실히 본심이지만 자기가 낙제생이라는 컴플렉스도 있던 것일까.

아즈사씨의 말에 조금 마음이 편해진 느낌이 들었다.

 

“......”

 

그러고 있자니, 문득 시선이 느껴져서 창문 밖으로 눈을 돌렸다.

맞은 편 교사의 창문 틈으로 한 순간, 아름다운 은발이 춤추는 것을 본 느낌이 들었다.

 

치하야 ‘은발이라니, 교사중에도 학생중에도 없...지?’

 

아즈사 “왜 그러니, 치하야쨩?”

 

치하야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보다... 이제 다들 등교 할 시간이니...”

 

아즈사 “어머어머, 미안해. 하지만 난 모두가 봐도 상관 없으니 조금 더 이러고 있고 싶은데~”

 

치하야 “아, 아즈사씨! 잠깐! 정말로 그만 해 주세요...!”

 

역시 이 사람은 조금 어렵다.

그 뒤 어떻게든 아즈사씨를 떼어놓고 자기 자리에 앉기는 했지만, 얼굴이 붉어져 있었는지, 등교한 타카츠키양에게 걱정을 끼쳐버렸다.

평정을 가장하고 “아무것도 아냐”라고 대답은 했지만, 얼마간 타카츠키양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점심시간, 평소처럼 벚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고 있었더니, 누군가 말을 걸었다.
...오늘은 이상한 일이 자주 일어나는 날이네.

 

“너... 아이돌이 되고 싶니?”

 

돌아보니,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나와 나이가 비슷해보이는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잘 보니 교복도 우리 것과 다르다.

다른 학교의 학생일까? 하지만, 여기는 관계자 외에는 들어 올 수 없다....

어디서 숨어들어 왔다고 해도, 목적은?

여자아이라고는 해도, 신원도, 목적도 알 수 없는 사람과 단 둘뿐.

능력의 비밀, 혹은 능력 그 자체를 손에 넣으려는 외부인들도 적긴 하지만 분명 존재한다고 한다.

설마, 나는 지금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걸까?

한 순간 속으로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지만 눈 앞의 소녀는 신기한 안심감을 두르고 있었다.

 

“아이돌이, 되고 싶니?”

 

또 한번의 물음.

조금 생각중이긴 하지만, 내 답은 정해져 있다.

 

치하야 “별로, 되고싶지는 않아. 눈에 띄여서 여기에 입학하게 되었을 뿐이고, 흥미도 적어. 의욕은... 아주 조금은 생겼지만.”

 

아침에 있었던 일을 떠올린다.

 

“흐~응...”

 

소녀는 살짝 끄덕이고는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당당한 태도를 보자면, 조금 전의 내 걱정은 필요 없었던 모양이다.

이번에 여기 전학 온 학생일까?

 

치하야 “그런데, 너는 누구니?”

 

하루카 “나? 나는, 하루카. 또 만나자, 치하야쨩.”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교사를 향해 걸어갔다.

 

치하야 “...나, 자기소개 했던가?”

그리고, 사건의 시작은 이 날이었다.

오늘 수업이 모두 끝나고, 종례를 할 떄 티처・리츠코가 내뱉은 말이 계기였다.

 

리츠코 “자, 그럼 전달사항. 너희도 알고 있겠지만, 조만간 아이돌이 선택돼.”

 

순간 술렁이기 시작하는 교실.

그걸 이오리가 조용히 시키고, 티처・리츠코를 재촉했다.

꿀꺽, 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리츠코 “현 시점에서 후보는, 치하야, 너야.”

 

이오리 “―――뭐!?”

 

리츠코 “그럼 내일 보자. 평안하시길.”

 

평안하시길, 하고 모두가 티처・리츠코에게 인사하는 가운데, 이오리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오리 “...못 해....”

 

티처・리츠코가 교실을 나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뒤따라 교실을 나가려 했던 치하야에게, 이오리가 목소리를 쥐어짜냈다.

 

이오리 “나는 인정 못 해...! 네가 아이돌이 된다니!!”

 

능력의 실기수업을 위해 준비된 채, 아직 정리 되지 않았던 사과가 공중에 떠 올라, 터졌다. 이오리 미나세가 내뿜는 전격에 의한 파괴였다.

 

치하야 “.......”

 

치하야는 그런 이오리의 모습을 슬쩍 한번 쳐다보고서는 교실을 떠났다.

 

치하야 ‘나도, 미나세양이 아이돌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하지만, 나에게 그런 말 해봤자, 어쩔 수 없잖아...!’

 

애초에 아이돌에 강한 동경을 품고 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즈사의 말에 조금 마음이 편해져서, 약간 할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건 능력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지 역시 아이돌은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것이 본심이다.

대신 해 준다면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그런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그런 권한이 있다고 해도, 아즈사의 말을 듣고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 이상, 그렇게 경솔한 짓은 하고 싶지 않다고도 생각한다.

상반되는 내 마음과 주위를 둘러싼 환경에 답을 내지 못한 채, 치하야는 자기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이 지하실에 있는 것은, 저와 이 쌍둥이 자매 뿐.

똑같은 네글리제를 몸에 걸친 쌍둥이에게 대화 상대라 할 수 있는 인간은 저 뿐.

 

“구교사의 그 벚나무 아래에는 소녀가 잠들어 있고, 몇 년이고 몇 년이고, 그 문을 열어주길 기다리고 있답니다. 몇 년이고, 몇 년이고...”

 

이 지하실에서 태어나, 강한 힘 탓에 밖에도 나가지 못 하고, 능력을 제어하기 위해 강제로 쪽쪽이를 물려진, 과거의 저희와 같은 환경에 있는 불쌍한 쌍둥이.

 

“불쌍해...”

 

그래, 불쌍하고, 사랑스러운 쌍둥이.

...저는, 이대로 끝나지 않습니다.

 

미나세양의 선전포고로부터 며칠간.

학생들은 눈에 띄게 들떠있었다. ...아즈사씨만은 평소대로였지만.

마코토와 하기와라양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지만, 역시 아이돌 선발은 신경쓰고 있었는지, 평소보다 힘이 들어가 있는 것 처럼 보였다.

타카츠키양과 가나하양은 미나세양이 걱정되는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하는 모습이다.

 

...미나세양은, 때때로 나를 적의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조금 힘든걸....

뭐, 수업이외에는 평소처럼 그 벚나무 아래에서 독서하고 있으니 별 관계 없지만.

가끔 하루카와 만나는 일도 있었지만, 전학 오는 것도 아닌 모양이고, 변함없이 정체는 불명인 채였다.

내가 하루카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조금 덜렁대고, 미소가 꽃처럼 밝고, 어느새인가 나타나서는, 돌아갈 때는 교사쪽으로 간다는 것 정도다.

그래도, 그런 것은 신경쓰이지 않을 만큼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은 즐겁고, 평온해서 깨닫고 보니 내게 소중한 시간이 되어 있었다.

 

치하야 “이야기가 너무 길었네, 벌써 이런 시간이야. 난 이제 돌아갈게.”

 

하루카 “응, 또 봐. 치하야쨩.”

 

치하야 “하루카도 이제 돌아가는게 좋아. 이제 이 시간이 되면 쌀쌀하니까 감기 걸릴지도 몰라.”

 

하루카 “...응, 나는 괜찮으니까.”

 

치하야 “...?”

 

하루카 “그것보다 치하야쨩이야말로 들어가지 않으면 감기 걸려. 조심해?”

 

치하야 “으, 응...”

 

한 순간 하루카의 표정이 흐려졌지만, 금새 웃는 얼굴로 돌아와 나를 배웅해준다.

그 표정의 변화에 약간 불안을 느끼면서, 할 말을 찾지 못 한 채 “또 봐”라는 말만 남긴 채 기숙사를 향해 걸어갔다.

뒤돌아보니, 하루카가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기숙사로 이어진 길은, 도중에 구교사를 근처를 지난다.

항상 보고있는 불길한 건물이지만, 해가 지기 시작한 이 시간에는 더욱 그렇다.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다⑴니, 참 적절한 표현이다.

보고 있어봤자 별로 즐겁지도 않기 때문에, 다시 앞을 보려고 했을 때, 생각지도 못 한 것을 보게 되었다.

 

치하야 “저건... 티쳐・리츠코와 타카츠키양...?”

 

평소의 엄하고도 상냥하고, 온화한 미소는 흔적도 보이지 않는 무표정한 티처・리츠코가, 평소의 활달함의 조각도 보이지 않는 유령같은 안색을 한 타카츠키양을 따라 걷고 있다.

 

치하야 ‘이상한 모습이네... 게다가 이런 시간에 구교사에 뭘 하러...?’

 

너무나 신경이 쓰인 나는, 두 사람을 미행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구교사 깊은 곳의 한 방에 들어간 듯 하다.

내가 전학 왔을 때에는 이미 쓰이지 않게 된 구교사는, 상당히 낡은 건물인 모양이라, 경첩의 상태가 안 좋은지 문이 똑바로 닫히지 않는다.

잘 됐다고 문 틈으로 실내를 엿보는 내 눈에 비친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치하야 ‘저건... 주사기!? 타카츠키양에게 뭘 하고 있는거야...!?’

 

【같은 시각】

 

이오리 ‘...짜증나네. 아이돌 후보가 내가 아닌것도 모자라서, 그 열등생이라니!’

 

그 뒤로 몇 일이 지나도록 납득이 되지 않아서, 최근 며칠간 나는 항상 이렇게 짜증을 내고 있다.
룸메이트인 야요이와 히비키도 그걸 알고 있는지, 안절부절하며 걱정하거나, 혼자 있게 해 주면서 신경을 써 주고 있다.

 

이오리 ‘그 둘에겐 나중에 사과하고, 답례를 해 줘야겠어... 하아...’

 

두 친구를 머릿속에 떠올리고 조금 침착해져서, 한숨을 쉬면서 침대에 걸터앉았다.

벌써 잠옷으로 갈아 입고, 잘 준비는 끝났다.

티처・리츠코에게 불려간 야요이가 돌아올 때 까지 기다리려 생각했지만, 히비키가 바로 잠들어버리고, 나도 최근 짜증난 것에 지쳐 칬었는지 조금 침착해지자마자 졸려지고 말았다.

 

이오리 ‘야요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은 이대로 자버릴까...’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침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던 때

 

“아이돌이... 되고싶은거야?”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오리 “읏!?”

 

깜짝 놀라 돌아봤지만, 히비키는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기분 좋게 자고있다.

애초에, 방금 전 목소리는 히비키의 목소리와는 전혀 달랐다.

 

“아이돌이, 되고 싶지 않은거야?”

 

또다.

이 나한테, 할 말이 따로 있지 “아이돌이 되고싶지 않은거냐”고?

당연하잖아.

 

이오리 “당연히 되고 싶지! 누군지 모르겠지만, 헛소리 하지 마!”

 

목소리를 내고서 깜짝 놀랐다.

히비키는... 자고 있네. 다행이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건 텔레파시지?

내가 모르는 능력자...?

 

“그럼... 아이돌에 대해 알려주는거야.”

 

수상한 목소리는 자기가 있는 곳과, 그 곳에 가기 위한 열쇠에 대해서만 말하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열쇠라니... 청소할 때 발견한 그 열쇠일까?

구교사의 나선계단 끝에 있는, 잠겨진 방 안에 있다, 고?

수상함 만점이잖아....

평소라면 귀담아 듣지 않았을 테지만, 어쩌면 아이돌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

 

이오리 “누군지도 모르는 녀석이 하는 말을 듣다니, 화가 뻗치지만,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는다고 하잖아?”

 

몰려있던 나는, 수상한 목소리에 따르기로 했다.

 

이오리 “이 문이구나....”

 

곧 소등시간인데도 교사에 엄중히 보관되어있던 열쇠를 꺼내서 그 다음에는 그대로 구교사에 숨어들어, 역시 엄중하게 봉인된 문을 열려고 하고 있다.

 

이오리 ‘모처럼 우등생으로 지내고 있었는데, 들키면 엄청 혼나겠지...’

 

아무리 봐도 ‘열면 안 되는 비밀의 문’이란 느낌인 문 앞에서, 머릿속에 경고가 울려퍼진다.

그래도, 아이돌이 되고싶다는 마음을 억누를 수는 없다.

점점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하고,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이오리 ‘하아... 하아..., 나는... 아이돌이....!’

 

찰칵

 

금기의 문은 열리고

“그 것”은 어둠 속에서 눈을 떴다―――

 

깨우면 무서운――― 잠자는 공주

-the End of the Dream-

 

 

쿠우우우우우웅....

 

치하야 “!?”

 

폭발음..!?

커다란 소리와 공기의 진동, 그리고 땅울림.

지하에서 난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생긴거지...?

그렇게 동요한 뒤, 금새 지금 상황을 떠올렸다.

치하야 ‘위험해! 방금 일로 티처・리츠코가 방 밖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면’

당황해서 방 안쪽을 돌아보고

 

치하야 “윽!!”

 

문을 끼고 바로 앞에서 이 쪽을 보고 있는 티처・리츠코와 눈이 마주쳤다.

 

꽈악

 

리츠코 “...뭘 하고 있었니?”

 

문 틈에서 팔이 잡혀, 천천히 문을 열며 티처・리츠코가 질문한다.

하지만, 답을 바라는 것은 아닌지 그대로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타카츠키양은 멍하니 주저앉아 있는채였다.

 

리츠코 “조금 전의 폭발음은 치하야, 그대의 짓인가요? 아뇨, 지하에서 난 소리 같았지요.... 협력자가 있나요? 위치를 생각하면 아미와 마미에게 영향은 없겠습니다만...”

 

치하야 ‘...?’

 

분위기도 그렇지만... 말투가 평소의 티처・리츠코와는 다르다.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평소는 연기였을지도 모르고, 지금은 그런데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이 자리를 어떻게 빠져나갈지만 필사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더니

 

리츠코 “...후훗, 아무래도 봉인이 풀린 모양이군요. 운명은 제 편을 들어주고 있는 모양입니다."

 

갑자기 팔이 놓아지고

 

리츠코 “어디로든 가세요. 이렇게 되버린 이상, 당신은 제게 있어 아무래도 상관 없는 존재입니다.”

 

그렇게 말하곤, 티처・리츠코는 방 안으로 돌아갔다.

멍해있는 타카츠키양의 팔을 잡고, 투약을 재개하려는 모양이다.

 

치하야 “티처・리츠코! 타카츠키양에게 무슨 짓을 하시려는건가요!?”

 

리츠코 “...그래, 모처럼이니 그대도 야요이의 실험성과 확인에 어울려주시지요.”

 

그렇게 말 한 티처・리츠코가 일그러진 미소로 뭐라고 중얼거리니, 타카츠키양은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불길한 붉은 빛을 내는 그 양 눈동자로.

 

찰칵

 

이오리 ‘열렸다...!’

 

문을 열고, 조급한 마음을 억누르며 안을 엿본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어둠이었지만, 그 안에 두개의 빛이 빛났다.

 

이오리 “저건...눈동자...?”

 

붉게 빛나는 눈동자가 다가온다.

조금씩 뚜렷해지는 그 모습은, 긴 황금색 머리카락을 늘어트린, 아름다운, 성스럽다고 생각해버릴 것 같은 소녀였다.

 

“아핫☆깨워줘서 고마운거야, 마빡아.”

 

이오리 “뭐...! 누가 마빡이야! 그보다, 넌 누구야!?”

 

미키 “미키는 미키야. ‘아이돌’이야!”

 

이오리 “네, 네가 아이돌이라고!?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거야!!”

 

미키 “못 믿겠어? 그럼 지금부터 보여줄게?”

 

그렇게 말하고 미키는 문 너머의 어둠을 향해 손바닥을 내밀곤

 

 

쿠우우우우우우우웅...

 

밝은 녹색의 섬광이 쏘아졌다고 생각했더니, 굉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미키 “아후... 이걸로 미키를 가둘 수는 없게 된거야. 잘 가, 마빡아♪”

 

고속으로 비행해서 지상을 향한 미키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터무니 없는 녀석을 깨워버린 것을 깨닫게 되었다.

 

치하야 “하아...하아...!”

 

이성을 잃은 타카츠키양에게 습격받고, 어떻게든 도망쳤지만....

 

야요이 “우우우우.......우-웃!”

 

역시 쫓아오는구나....

다행히 아직 날 못 찾고 있는 모양인데.

어떻게 해야하지...!

그런데, 방금 그 폭발음은 뭐였을까?

그 말투를 보자니 티처・리츠코는 얽혀있지 않은 모양이다.

모르는 일 뿐. 정말로, 이 학교는 뭐야!

 

아즈사 “치하야쨩!”

 

치하야 “아즈사씨? 이런 시간에 이런 데 뭘 하러...”

 

아즈사 “그건 이쪽이 묻고싶구나, 치하야쨩. 나는 큰 소리가 나길래 신경쓰여서 나온거야.”

조금 전의 폭발음.

듣고보니 저런 큰 소리가 났으니 당연한 얘기구나.

타카츠키양이 신경쓰이지만, 우선 침착하게 사태를 파악해야겠어.

 

치하야 “저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아는 만큼 말씀드릴테니, 일단 여기를 떠나죠.”

 

아즈사 “...알았어. 다른 아이들도 있으니 거기 합류하자.”

 

그렇게 말 한 아즈사씨가 내 손을 잡는다.

아즈사씨의 능력은 텔레포트. 직접 닿아있기만 하면 함께 이동 할 수 있다.

 

아즈사 “갈게, 손을 놓지 말렴.”

 

슈웅

 

여기는... 구교사에서 조금 떨어진 광장인 것 같다.

 

히비키 “아즈사!”

 

텔레포트로 이동했을 때, 맨 처음 들린 목소리는 가나하양이었다.

사정을 듣자니, 룸메이트인 미나세양과 타카츠키양이 둘 다 없어서 걱정하고 있는 모양이다.

타카츠키양은 봤지만... 미나세양도?

 

아즈사 “구교사에서 치하야쨩을 찾았어. 우선 치하야쨩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즈사씨에게 재촉받고, 나는 본 것을 전했다.

 

히비키 “말도 안 돼... 야요이가...”

 

유키호 “그 상냥한 티처・리츠코가... 믿을 수 없어요오...”

 

마코토 “이오리의 모습이 안 보이는게 신경쓰여... 그리고 또 한 가지.”

 

그렇게 말 한 마코토가 구교사에 눈을 향하곤

 

마코토 “구교사에서 엄청난 마익력과, 적의가 느껴져.”

 

그 말에, 그 자리에 있는 전원이 일제히 구교사쪽을 보았다.

확실히, 방대한 마익력이 느껴진다. 동시에 가슴이 짓눌리는 듯 한 압박감도.

 

마코토 “결국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마익력의 주인과 관계 있는건 틀림 없지 않을까?”

 

히비키 “...마코토가 하는 말대로야. 혹시 이오리에 대해서도 알 지 몰라.”

 

마코토 “그런거야. 우리에게 적의를 가진 것 같으니, 이쪽도 치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유키호 “히이...! 싸, 싸우는건가요...?”

 

마코토 “괜찮아 유키호. 내가 지켜줄테니까...”

 

유키호 “마, 마코토쨩...”

 

히비키 “난 마코토에게 찬성이라고. 야요이도 걱정되고, 제정신으로 되돌릴 방법도 모르니까, 일단 정보를 모아야 해.”

 

아즈사 “...그렇구나, 단서가 없는 이상, 가 볼 수 밖에 없겠네. ...전투가 되지 않는게 최고지만.”

 

아무래도 방침이 정해진 것 같다.

...왠지 나쁜 예감이 든다.

명확한 적의가 느껴지는 이상, 이 쪽도 준비를 해야지.

모두가 능력을 최대한 행사하기 위한 성의를 입고, 능력발동의 촉매가 되는 마이크형 보조구를 손에 들었다.

 

아즈사 “그럼, 이동할게. 다들 모여줘.”

 

텔레포트로 구교사까지 이동하기 위해, 모두 아즈사 옆에 모인다.

 

아즈사 “갈게.”

 

아즈사씨의 호령과 함께 각오를 다진다.

 

“치하야쨩...!”

 

그 찰나에, 하루카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슈웅

 

미키 “...어디부터 할지 망설이고 있었는데, 그 쪽에서 와 줬구나.”

 

히비키 “...? 무슨 얘기야? 그보다 이오리에 대해 알고 있어!?”

 

미키 “미키는 미키야. 이오리...마빡이 얘기야? 마빡이는 미키의 봉인을 푸는걸 도와준거야.”

 

아즈사 “봉인? 이오리쨩은 무사하니!?”

 

미키 “미키는 아무것도 안 했어. 아직은. 아직 지하에 있는지... 움직였는지까지는 모르는거야.”

 

마코토 “그래서, 너는 누구야?”

 

미키 “미키는 있지, 아이돌이야.”

 

유키호 “당신이... 아이돌?”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경악한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방대한 마익력을 생각해보면 그것도 거짓말은 아닐 것이라고 모두 납득했다.

 

미키 “미키는 있지, 아이돌이 되고 군사병기로 이용될 뻔 한거야. 하지만, 그런거 싫어, 라고 말했더니 어두운 방에 갇혀버렸던거야.”

 

치하야 “아이돌이... 군사병기?”

 

미키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하지만, 미키가 할 일은 변하지 않아. 바이바이☆”

 

그렇게 말 하면서, 미키는 웃는 얼굴로 이 쪽에 손바닥을 내민다.

반응할 틈도 없이, 밝은 녹색의 섬광이 눈 앞에 짓쳐든다.

 

투우우우우우웅

 

충격.

연기가 피어오르고, 파괴의 흔적만이 남는다.

 

미키 “아핫☆ 그럼 다음으로.... ?”

 

치하야 “...!”

 

아즈사 “이 벽은... 치하야쨩? 각성했구나!”

 

우리 앞에 펼쳐지는 푸른 방벽.

이게, 내 고유능력...?

 

마코토 “위험했지만, 치하야덕분에 산 것 같네. 설마 이렇게 갑자기 공격해올줄은...!”

 

히비키 “그것도 터무니없는 파괴력이라고...!”

 

미키 “흐-응, 이걸 막다니, 거기있는 사람 꽤 하는거야.”

 

치하야 “큿...! 아즈사씨, 제가 미키를 방벽으로 가둬둘게요! 일단 밖으로 피난을!

 

아즈사 “알았어!”

 

미키 “...미키를 가둬두는거야? ...또?”

 

아직 잘 다룰 수 없지만, 사람 한 명 둘러싸는 정도라면...!

 

슈웅

 

텔레포트하고 곧바로 모두 전투태세를 가다듬는다.

마이크형 보조구를 촉매로 마코토는 불꽃의 검을 만들어내고, 가나하양은 ‘가족’이라 부르는 마법생물을 소환한다.

 

아즈사 “이대로 치하야쨩의 방벽에 갇혀있어준다면 좋겠는데...”

 

아즈사씨가 중얼거림과 동시에

 

투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조금 전 까지 우리가 서 있던 장소에 폭발이 일어났다.

역시 그렇게 쉽지는 않나보구나.

 

히비키 “안돼, 밖으로 나오고 있어!”

 

마코토 “이 이상 대화 할 생각도 없어보이니,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네!"

 

폭발하고 무너진 구교사의 맨 위층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입술을 핥으며 지상에 내려선 미키.

그 손에는 마익력으로 이루어진 낫을 쥐고 있다.

미키의 정체, 그리고 목적. 그 입으로 말 한 ‘아이돌은 군사병기’라는 말.

 

치하야 “결국, 모르는 일 뿐이네요.”

 

아즈사 “새로운 정보도 단편적인 것 뿐이니까.... 전부 알기 위해서도, 여기서 쓰러질 수는 없어.”

 

그 말씀대로네요. 우선 미키를 어떻게든 무력화해야지...!

 

유키호 “부탁이야, 맞아줘!”

 

하기와라양이 외치며 삽 형태의 마익력을 대량으로 쏘아낸다.

하기와라양의 고유능력은 마익력의 방출.

출력을 높일 때 마다, 하기와라양의 정신에 호응해서 삽 형태가 되어가는 듯 하다.

수많은 삽들이 미키를 향해 쏟아진다.

하지만, 미키는 그 모두를 피해간다.

삽은 아이러니하게도 본래 역할대로 지면에 구멍을 뚫는 결과를 낼 뿐이었다.

그리고 모두 피해낸 미키는 그대로 날아올라, 똑바로 하기와라양을 향해간다.

 

유키호 “빨라!”

 

아즈사 “유키호쨩!”

 

간발의 차이로 아즈사씨가 텔레포트로 하기와라양을 구해낸다.

그 자리에 남은 미키에게 이번에는 마코토가 돌진한다.

 

마코토 “하아아아아아아아앗!!!”

 

마코토의 능력은 발화능력.

여러가지로 응용할 수 있는 모양이지만, 마코토의 성격 탓인지 검의형태로 만들어 정면에서 부딪히고 있다.

 

마코토 “하앗!!!”

 

끼잉

 

날카로운 기합소리와 함께 불꽃의 검을 부딪혔지만, 미키는 아무렇지도 않게 낫으로 받아낸다.

 

마코토 “하!! 이얍!!!”

 

그대로 계속해서 베어가지만, 미키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대응하고

 

 

마코토 “으윽!!”

 

결국에는 간단하게 마코토를 튕겨내보였다.

하지만 아직 맹공은 멈추지 않는다.

 

미키 “...” 움찔

 

커다란 개에 걸터앉은 가나하양이 미키의 뒤를 덮쳤지만, 미키는 바로 반응해서 몸을 피한다.

가나하양의 능력은 마법생물의 소환.

한 번에 복수의 생물을 소환할 수 있어서, 가나하양은 ‘가족’이라 부르며 귀여워하고 있다.

‘이누미’에 의한 기습을 회피당했지만. 곧 쌍두사’헤비카’가 미키를 노린다.

 

미키 “...후후♪”

 

미키는 그마저도 미소를 무너트리지 않고 물리쳤다.

고유능력을 막 각성했을 뿐이고, 그 능력도 공격적이지 않은 나는 눈 앞에 펼쳐지는 격렬한 싸움에 따라 갈 수 없다.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는걸까... 역시 난 낙제생인걸까....

자책하며 계단을 올라, 서둘러 기숙사로 간다.

 

투우우우우우웅......

 

멀리서 또 폭발음이 들린다.

그 녀석이 날뛰고 있는거구나...!

빨리 모두에게 알려서 피난해서, 어른들에게 대처해달라 하지 않으면 큰 일이 돼버려!

급한 마음에 다리가 따라가지 못 한다. 초조한 마음을 어떻게든 진정시키며 달린다.

하지만, 들은 적 있는 목소리에 무심코 발이 멈췄다.

 

야요이 “우-웃!”

 

이오리 “...야요이? 너 왜 이런 곳에”

 

보자니 확실히 야요이였지만, 왠지 분위기가 다르다.
그보다, 어째서인지 성의를 입고 있다.

 

리츠코 “이런? 조금 전 최초의 폭발... 봉인을 푼 것은 이오리였나요.”

 

이오리 “!”

 

또각, 또각, 하는 소리를 내며 이 쪽으로 걸어오는 티처・리츠코.

자기가 저지른 일에 한 순간 몸을 지킬걸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지금은 그럴 떄가 아니다.

미키에 대해 알리려고 찾고 있던 어른이 눈 앞에 나타난 것은 기뻤지만, 왠지 이 두 사람에게서 위화감이 지워지지 않는다.

 

이오리 “티처・리츠코...죠?”

 

리츠코 “후후후.... 그러한 일은 지금에 와서는 아무래도 좋지 않나요? 진짜 ‘아이돌’이 봉인에서 깨어나, 눈 앞에 있는 야요이도 지금 제 손에 의해 아이돌에 극적으로 가까워져 있습니다.”

 

이오리 “야요이가... 아이돌로?”

 

리츠코 “그래요.... 그대가 알지 못 하는, 병기로써의 아이돌....”

 

야요이 “우우우우우...우----웃!!!”

 

이오리 “야요이!?”

 

갑자기 공격해 온 야요이의 돌진을 아슬아슬하게 피한다.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이 두 사람은 내 적인 것 같다.

하지만, 응전하려고 해도 상대가 야요이여서야....

 

리츠코 “궁금한 모양이니... 마지막으로 알려드리지요. 아이돌이라 함은, 군사병기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것입니다.”

 

이오리 “뭐라고요!?”

 

리츠코 “이 학원에는 그대들이 모르는 암부가 존재합니다. 조금 전 봉인이 풀린 미키, 지하에 유폐된 자매....”

 

리츠코의 말에 충격을 받았지만, 이대로 이 녀석과 대화를 하고 있는다 해도 해결은 되지 않는다. 기숙사로 가서, 다른 어른들에게 연락해야해...!”

 

리츠코 “아쉽지만, 통신시설에 방해마법을, 학원 전체에는 봉인마법을 걸어두었습니다. 산 깊은곳에 폐쇄된 이 학교의 이변을 눈치채고 곧바로 달려 올 사람은 없겠지요.”

 

이오리 “윽!!”

 

어쨌든, 일단은 기숙사로 가야 해!

여유로운 표정으로 비웃고 있는 리츠코를 곁눈질하며 나는 달려나갔다.

 

이오리 “하아... 하아...!”

 

진입했을때와 마찬가지로 뒷문으로 나와보니, 구 교사의 현관 근처에서 미키와 마코토가 싸우는 모습이 보였다. 잘 보니 아즈사, 유키호, 히비키, 거기에 치하야도 있다.

 

이오리 “다 모여있는건 다행이지만, 왜 너희가 미키와 싸우고 있는거야, 진짜!”

 

탄식하고 있는 그 등을, 야요이가 쫓고 있다.

 

이오리 “...그래, 일단 야요이를 어떻게든 해야 ‘전원’이 되겠지.”

 

하지만, 야요이는 제정신이 아니다.

대화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선 무슨 수라도 떠올려야해.

그렇게 생각하며 야요이의 추적을 따돌리고 있는 사이에, 본 교사까지 와버렸다.

이대로 계속 도망칠 수도 없지. 미키와 싸우고 있는 저 녀석들도 걱정되고.

난 발을 멈추고, 성의를 입고 야요이를 정면으로 상대한다.

 

야요이 “우우우우우우.......”

 

투쾅!

 

돌기둥을 억지로 뜯어내서 몸에 안 어울리는 무기로 삼은 야요이.

 

이오리 “....네 고유능력은 신체능력 강화였지. 요령이 없어서 괴력정도밖에 못 썼었지만.”

 

신체강화로 주력을 끌어올려 나를 잡는 것도 가능했을텐데, 결국 그렇게 하지 못 하고 괴력이라는 능력행사밖에 하지 못 한다. 역시 넌 야요이구나.

 

야요이 “우우우우, 우--웃!!

 

콰광

 

힘만으로 기둥을 휘두르는 야요이.
순간적으로 피하면서 거리를 벌린다.
...역시 야요이를 공격 할 수는 없어.

 

이오리 “그만 해, 야요이!”

 

야요이 “우-!!!”

 

던져진 기둥을 도약해서 회피한다.
역시 야요이를 공격 할 수는 없어... 하지만!

 

이오리 “눈을 떠!”

 

파직, 파지직

 

나는 내 고유능력, 전격을 발동했다.

 

 

미키 “아후... 역시 다들 그 정도인거야?”

 

미키의 터무니없는 힘에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만신창이가 된 땅에 내려선 마코토, 유키호, 히비키.

 

아즈사 “얘들아, 일단 여기를 떠나서 체재를 정비하고 오자!”

 

리츠코 “우후후...”

 

친구들에게 달려가려는 아즈사를 갑자기 나타난 티처・리츠코가 등 뒤에서 붙잡는다.

 

치하야 “아즈사씨!!”

 

히비키 “티, 티쳐・리츠코도 적이었던거야...?”

 

아즈사 “으...티처・리츠코...어째서...!?”

 

원문은 逢魔時(해가 진 직후, 어렴풋이 밝아 요괴와 만나기 쉬울 것 같은 때를 일컫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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