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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사쿠마 마유 「모조품」 (1/2)

댓글: 4 / 조회: 3443 / 추천: 3



본문 - 06-19, 2015 00:00에 작성됨.


 시간은, 팔랑팔랑 떨어져 갔다.
 손가락 끝에 닿은 꽃이 져가듯이.

 

 

 

 때때로, 확인하듯이 일기장을 여는 일이 있었다.
 기억의 잔향을 안고, 낡은 오르골(*1)에 귀를 기울이듯이.
 그것이 잊은 척을 하는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어렴풋이 일어난 잔물결에 한번 더 흔들리기 위해 맨발을 담근다──단지 그 뿐에 지나지 않는 것을.
 기억이 시작되는 최초의 날짜는, 은은한 흰색이 하늘에 스미는 늦가을에 쓰여져 있었다.

 

 

 

 ────

 그 무렵, 나는 거의 매일, 거리에 있는 커피숍의 체인점에 다니고 있었다.
 구석의 2인석 테이블이 마음에 들어서, 자주 거기서 뜨개질 책을 읽고 있었다.

 

 그 날은 평일의 오전중인데도 혼잡해서, 정면의 자리에 남성이 한 사람 안내되었다.
 말쑥한 분위기에 회색 슈트가 잘 어울리는 회사원풍의 사람이었다.
 점원은 정말 죄송하다는 듯이 합석을 부탁하면서, 커피를 가져왔다.

 

 회사원풍이라고 말했지만, 평일의 오전중에 이런 커피숍에 오다니 상당히 한가한건가,
 혹은 땡땡이일까. 나도 이러쿵저러쿵할 수는 없지만.

 

 

 

  「뜨개질이 취미입니까」

 

 컵에 감도는 향기 넘어로 보니, 그는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표지가 보이도록, 손목을 약간 뒤집는다.

 

  「취미라고 할 건 아니에요. 그냥, 읽고 있는 것 뿐이므로」

 

  「뜨개질 책을 그냥 읽다니, 재미있어?」

 

  「글쎄요……」

 

  「이상한 애구나」

 

 그는 쿡하고 웃으며, 커피를 한입 홀짝였다.

 

 

 

  「만약 괜찮으면, 이름을 가르쳐 주지 않을래」

 

  「어째서인가요」

 

  「직업상, 신경 쓰이는 아이의 이름은 물어보라고 들어서……」

 

 이상한 직업은 아니야, 라고 그는 당황하면서 덧붙였다.
 확실히, 호스트라고 하기에는, 그의 얼굴은 살짝 애교가 넘쳤다.

 

  「……사쿠마 마유입니다」

 

  「고마워. 오늘은 학교는 휴일인가? 부럽네」

 

 일순간 쿡하고 말이 딱 막혔지만, 나는 능숙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쪽은, 일이신가요?」

 

  「그래, 그렇기는 해도, 보는 대로 한가하지만 말이지」

 

 

 

 그는 컵의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면서, 창 쪽을 되돌아 보았다.
 그를 따라 그 쪽을 보니, 도로에 비가 후드득후드득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오는구만. 내일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는 한숨을 쉬고, 그러고 나선 커피를 다 마셔버렸다.

 

  「사쿠마 씨, 우산은?」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그런가」

 

 그는 가방으로부터 작게 접은 우산을 꺼내, 테이블 위에 두었다.

 

 

 

  「만약 괜찮다면, 부디 사용해 줘요. 이름과 합석의 답례라는 걸로」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을 끝마치고 비가 내리는 도로로 달려나간 그의 등이 안보이게 되자,
 나는 테이블의 우산을 손에 들었다.

 

 우산을 가방에 넣고, 나는 코코아가 든 컵을 들어올렸다.
 비가 그치고 나서 돌아가자.
 흐린 하늘의 틈으로 새어나온 희미한 태양빛을 받아서, 젖은 길이 하얗게 흐려지고 있었다.

 

 

 

 ────

 때때로, 닳아 없어져버린(*2) 죄악감에 사로잡혀, 학교에 간 적이 있었다.
 대체로는 오전의 수업이 끝나기 전에 양호실에 뛰어들어서,
 점심 시간에는 조퇴하지만──오늘도 똑같이 양호실에 뛰어들었다.

 

  「머리가 아파서」

 

 여성인 양호교사는 이유를 듣고, 명부에 나의 이름을 써 주었다.
 그녀와도 오랫만에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구석의 침대에 누워, 살짝 눈을 감았다.

 

  「최근, 일은 어때?」

 

 그녀의 다정한 목소리를 자는 척하며 무시해버린다. 머리가 욱신욱신거리며 아팠다.

 

 

 

 결국 평상시와 똑같이, 점심시간이 되서 짐을 가지고 학교를 조퇴했다.
 흐린 하늘 아래, 성불할 수 없는 유령처럼 정처없이 걸었다.
 때때로, 늦가을의 찬 바람에 발이 휘청거렸다.

 

 집에 돌아갈 기분은 아니었다.
 도중의 교차점을 돌아, 나는 커피숍의 체인점을 목표로 했다.

 

 상점가(*3)에 도달했을 때, 기묘한 인파가 눈에 비쳤다.
 멀리서 관찰해보니, 중심에 있는 소녀를 카메라나 마이크, 몇명의 구경꾼이 둘러싸고 있었다.
 재빨리 떠날 생각이었지만, 카메라맨과 구경꾼 사이에 어제의 그가 보여서,
 나는 무심코 멈춰섰다.

 

 

 

 솔직히, 의외였다. 그는 연예계 같은 화려함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어느 쪽인가하면, 양호실의 양호교사를 닮아 있었다.

 

 나는 그 인파를 쫓았다.
 나를 눈치채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 그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저녁무렵이었다.
 상점가에서 촬영을 끝낸 뒤 일행은 해산해서, 그는 소녀를 동반해 라디오국으로 향했다.
 두 명이 라디오국(局)에서 돌아올 때까지, 나는 2시간 정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자동 판매기에서 산 코코아 캔에 차가워서 움츠러든 손을 녹이고 있으니, 웃음이 복받쳐 올라왔다.
 단지, 우산을 돌려주기 위해서, 나는 뭘 하고 있는걸까.

 

 간신히 소녀와 그가 라디오국으로부터 모습을 나타냈을 때, 하늘은 쪽색과 보라색의 물감을 섞어놓은 것 같았다.
 나는 빈 깡통을 쓰레기통에 던지고 그에게 달려갔다.

 

  「저기, 죄송합니다」

 

  「네, 넷」

 

 먼저 되돌아 본 것은 소녀 쪽이었다.
 가을다운 침착한 색조의 스커트와 재킷에,
 헌팅캡을 깊게 눌러쓴 그 아래 동그스름한 눈이 힐끔하고 움직이고 있다.
 어딘지 모르게 세련되지 않은 풍모가 오히려 그녀를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했다.

 

  「아, 아뇨……그, 남성분 쪽……」

 

  「나?」

 

 그는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 저기, 커피숍에서, 우산을 빌렸던……」

 

  「아아, 사쿠마 마유 씨」

 

 그는 팡하고 손뼉을 치고, 생긋 웃었다.

 

 

 

  「우산, 감사했습니다」

 

 가방으로부터 작게 접은 우산을 꺼내 그에게 건넨다. 그의 옆에서 소녀가 힐끔힐끔 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올려다보면서, 물었다.

 

  「아는 사람?」

 

  「어제, 커피숍에서 합석하게 됐었어」

 

 흐-응, 하고 흥미가 있는건지 없는건지, 그녀는 내 쪽으로 눈을 되돌렸다.

 

  「사쿠마 씨, 이쪽은 쿠도 시노부」

 

 그는 품으로부터 명함을 꺼내, 한 장을 건네주었다.

 

  「그녀, 아이돌이야. 아직, 활동한 지는 얼마 안되지만」

 

  「왓, 자, 잠깐……!」

 

 소녀는 얼굴이 붉어져서, 당황했다. 명함에는 소녀의 이름과 프로덕션명이 인쇄되어 있다.

 

 

 

  「쿠도 시노부를 잘 부탁합니다」

 

  「저기, 나한테도 마음의 준비라는 게……」

 

  「적당히 익숙해져 주지 않으면 제대로 소개도 할 수 없다구」

 

  「그, 그렇지만……」

 

 소녀는 부끄러운 듯이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
 그는 상관하지 않고, 다시 내 쪽을 향했다.

 

  「다시금, 돌려주러 와줘서 고마워.
  모처럼이니까 저녁 정도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지만……공교롭게도, 시간이」

 

  「신경쓰지 않습니다. 제가 바쁠 때 와버렸으니까」

 

  「정말로 미안」

 

 그는 소녀 쪽을 뒤돌아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또」

 

 소녀는 겨우 소매를 떼어놓고, 그와 함께 걷기 시작했다.
 때때로, 되돌아서, 동그스름한 눈을 내 쪽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나는 두 명의 뒷모습을 응시하고 있었지만, 곧 귀로로 향했다.

 

 

 

 ────

 저녁 식사의 자리에서 어머니에게, 토요일에 도쿄에 간다고 전했다.

 

  「일?」

 

 나는 애매하게 수긍하고, 묵묵히 하이라이스를 입속에 넣었다.
 독자 모델은 1개월도 더 전에 그만두고 있었지만, 쭉 밝힐 수 없었다.

 

 임시방편의 거짓말이라는 건 알고 있어도, 더이상 물러날 수는 없다.
 물러날 수는 없지만, 도대체 어딜 향해 가야하는지는 몰랐다.

 

 

 

 토요일 아침, 나는 일어나서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왔다.
 가슴의 이 답답함과도 오늘로서 헤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신칸센에서의 2시간은 지루했다.
 어머니로부터 뮤직 플레이어를 빌려와서 다행이었다.
 뜨개질 책은 집에 두고 왔고(그냥 읽어도 재미있는 것도 아니지만),
 경치를 보는 것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플레이어에는 어머니가 좋아하는 브리티쉬 락이 잔뜩 들어가 있다는 것 같다.
 어디든 모르는 밴드였다.

 

 여기저기 마구 눌러보는 것처럼 플레이어를 조작했다.
 마음에 든 밴드의 앨범이 한바퀴 돌았을 무렵, 정확하게 도쿄에 도착했다.

 

 

 

 명함에 인쇄되어 있던 프로덕션은, 잡거(雜居)빌딩의 한 편에 사무소를 세우고 있었다.
 여러가지 광고간판에 뒤섞인 그것은, 언뜻 보면 샐러리맨 금융이나 영어회화 교실이라고 생각된다.

 

 한번 심호흡을 하고 빌딩의 계단에 다리를 내디뎠다.
 사무소가 있는 3층까지 올라갔을 뿐인데, 숨이 찬다.
 호흡이 고르게 될 때까지, 나는 문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었다.
 목 안쪽이 마비된 것 같은 감각, 게다가 입속이 바싹바싹 마르고 있었다.

 

 누군가, 이 문을 열어주지 않을까.
 목덜미에 차가운 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나는 신경질적이 되고 있었다.

 

 

 

 소극적으로, 문을 세 번 두드렸다.
 아무리 기다려도──라고 할 만큼 시간이 지난 건 아니지만,
 안에서부터 문이 열릴 기색은 없었다. 한 번 더 노크를 한다.

 

 조용한 문의 앞, 깊은 한숨이 메아리쳤다.
 오른손을 펴자, 희미하게 흘러들어온 가을의 햇빛에 땀이 빛났다.
 옷의 옷자락으로 손바닥을 닦고, 나는 문을 열었다.

 

 안에 들어와서, 뒷손으로 문을 닫으니, 데스크에 앉은 두 사람이 내 쪽에 의아한 듯한 눈을 향했다.
 어느쪽이든 모르는 얼굴이었다.

 

 

 

  「신인일까나」

 

  「아니, 전 모릅니다」

 

 얼굴을 마주보는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나는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냈다.

 

  「쿠도 시노부 씨의 프로듀서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럼, 나인데」

 

 왼쪽의 남성이 손을 들었다.

 

  「……정말입니까?」

 

  「정말인데요?」

 

 고개를 갸우뚱하는 나에게, 데스크의 그도 똑같이 목을 비틀었다.

 

 

 

  「하지만, 제가 만난 사람과……」

 

  「그 만났다는 사람의 이름은 알고 있어?」

 

 물론이라고 말을 꺼내려다가, 그의 이름을 모른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나는 실망감에 고개를 숙였다.

 

  「사쿠마 씨?」

 

 목소리에 되돌아 본다. 입구에서 먼 구석의 데스크에서, 남성이 상체를 앞으로 쑥 내밀었다.
 틀림없었다. 우산을 빌려준 그였다.

 

  「앗……저, 안녕하세요……」

 

 그는 데스크에서 일어나서, 내 앞으로 다가왔다.

 

  「이쪽도, 안녕.」

 

  「아아, 마도기와 씨셨나요. 그녀, 누군가요?」

 

  「아는 사이라고 해도 될 아이에요」

 

 

 

 마도기와라고 불린 그는 두 사람에게 나를 간단하게 소개한 뒤, 돌아서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사쿠마 씨」

 

  「저, 아이돌이 되고 싶습니다」

 

 잠시 동안, 그는 어안이 벙벙한 것 같았다.
 그리곤 왼손의 시계를 보고, 헛기침을 한번 하고 데스크의 두 사람에게 말했다.

 

  「점심, 먹고 오겠습니다」

 

  「네, 느긋하게」

 

 사무소를 나와서, 뒷손으로 문을 닫자,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연락해줬다면, 더 제대로 여러가지 준비해 뒀을텐데」

 

  「앗, 죄송합니다……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뭐, 됐어. 뭔가, 먹고 싶은 건 있어?」

 

  「그럼,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든지」

 

  「햄버거인가」

 

 그의 안에서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햄버거인 것 같다.
 나는 그의 뒤에 붙어서, 희미하게 햇빛이 비치는 계단을 내려갔다.

 

 

 

 그와 들어온 패밀리 레스토랑은 정오이기도 해서 혼잡했다.
 기다리게 된 동안, 공복이 의식의 가장자리까지 둥실 떠올라왔다.
 거북하지 않을 정도의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그리고나서 2인석에 안내되었다.

 

 나는 햄버거를, 그는 명란젓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햄버거가 아닙니까, 라고 말하려다가 그만둔다.

 

  「너는 독자 모델이지?」

 

 스파게티를 포크로 빙글빙글 말면서, 그는 물었다.

 

 

 

  「알고 있었습니까」

 

  「아, 아니……그녀에게 들었어」

 

  「그, 헌팅캡의……」

 

  「그래, 쿠도 시노부」

 

  「그러고 보면, 그……마도기와 씨는 그 사람의 프로듀서가 아닙니까?」

 

  「아─ 그렇지. 나는 누군가에게 붙어있는 건 아니야」

 

  「애초에 프로듀서가 아니라는 건가요」

 

  「아니, 프로듀서긴 하지만 말이지」

 

 그는 쑥스러운 듯이 말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는 다른 프로듀서와 달리 비상근 강사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다.
 요전날의 쿠도 씨의 일은, 담당의 예정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대타로 붙었다.
 그런 대타 이외에는 오로지 사무일이나 잡무를 하고 있다.

 

  「직함은 프로듀서지만, 실제로는 하는 일이 많은 잡무계 같은 느낌」

 

 그는 자조적인 미소를 띄웠다.

 

  「그러니까, 『마도기와(*4 窓際,창가)』라는 별명이야」

 

  「엣, 앗……별명……」

 

 뺨이 확하고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마도기와라니 드문 성씨라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죄, 죄송합니다……저……」

 

  「아하핫, 됐어. 그렇지, 내 명함도 건네줄까나」

 

 그는 안주머니로부터 명함 케이스를 꺼내서, 자신의 명함을 건네주었다.
 당연히, 마도기와라는 성씨가 아니라, 흔히 있는 성씨였다.

 

 

 

  「그런데, 아이돌을 한다고 하게 되면, 독자 모델은 그만두게 되는데……」

 

  「벌써, 그만뒀습니다」

 

 포크를 굴리던 그의 손이, 잠깐 멈춘다.

 

  「그건 언제?」

 

  「지난 주입니다」

 

 실은 다르다.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어째서?」

 

  「아이돌이 되고 싶어서」

 

 이것도 다르다. 나는 얼버무리듯이 햄버거를 나이프로 찔렀다.

 

 

 

  「……당신에게 프로듀스받기를 바랐다」

 

  「나에게?」

 

 그는 만 스파게티를 입에 옮겨, 뭘 말해야될까 고민하듯이 그것을 씹다가, 삼켰다.

 

  「그건, 또, 상당히……정열적인……」

 

 곤혹해하면서도 조금 익살맞게 그는 말했다.
 그가 스파게티를 다 먹을 때까지, 테이블에 침묵이 흘렀다.

 

  「부모님은 뭐라고?」

 

  「아직,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물어보겠는데, 네가 오늘, 도쿄까지 나와있는 건 알고 계셔?」

 

  「네, 알고 계십니다」

 

 이것은 사실.

 

 

 

  「……프로듀서 씨, 저를 스카우트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는 컵의 물을 한입 마시고, 고개를 저었다.

 

  「그건, 오디션을 면제해 달라는 건가?」

 

  「오디션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면, 받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나를 스카우트 했다고 하는 걸로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원하는 의도를, 조금 모르겠는데」

 

  「안됩니까?」

 

  「안된다기 보다는……」

 

  「저는, 당신에게 프로듀스받기 위해서 왔습니다」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눈시울을 가볍게 눌렀다.

 

 

 

  「제멋대로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조금, 생각하도록 하게 해줘」

 

  「조금이란 건, 어느 정도 입니까」

 

  「사쿠마 씨, 언제까지 여기에 있어?」

 

  「호텔에 묵고, 내일 점심 무렵에는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럼, 연락처 가르쳐주지 않을래」

 

 휴대전화의 번호를 가르쳐주자, 그는 수첩에 써넣었다.

 

  「그렇게 걱정하지는 마. 가능한 한 빨리 결단을 내릴테니까」

 

 수첩을 주머니에 넣지 않은 채로, 혼잣말처럼 그는 말했다.
 접시에 햄버거가 반 이상이나 남아 있는걸 깨닫고, 나는 당황해서 입으로 옮겼다.

 

 햄버거 접시가 간신히 비워지자,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내 몫까지 계산해 주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나온 뒤에 그와 헤어져서, 나는 호텔로 향했다.

 

 

 

 그의 결단은 말했었던 대로 빨랐다.
 편의점에서 호텔의 방으로 돌아오자, 휴대전화가 울렸다.
 사 온 샌드위치와 코코아를 협탁 위에 두고, 나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프로듀서 씨」

 

  「사쿠마 씨, 이런 늦은 밤에 미안」

 

 옆의 디지털 시계를 힐끔 보니, 오후 9시라고 표시되어 있다.
 그의 감각으로는 『이런 늦은 밤』인 듯 해서, 분명 나 정도의 아이는 잘 시간이라고 생각했겠지.

 

  「아니요, 상관없습니다……」

 

 나는 전화를 귀에 댄 채로, 침대에 걸터앉았다.
 휴대전화의 스피커에 그의 호흡음이 닿는다.

 

 

 

  「나는, 너를 프로듀스하려고 생각해」

 

  「……감사합니다」

 

 일단 다행이다. 후,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아아, 아니, 스카우트 해서……이제, 했다는 걸로 괜찮을까」

 

  「네,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어딘지 모르게 초조해져서, 침대에서 일어나서 우왕좌왕 돌아다녔다.

 

  「그런데, 하나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무엇인가요」

 하고, 멈춰선다.

 

 

 

  「어째서 나에게 프로듀스받고 싶다고 생각했어?」

 

 그것은 예기치 못한 질문이었다. 나는 주저하듯이 침대 위로 돌아와서,
 협탁에 비치되어 있는 라디오의 전원을 켰다.
 지직, 하고 차가운 노이즈가 발밑에 떨어져 갔다.

 

 어째서,라니, 라디오를 켠 이유 정도의 애매함에 아찔하다.
 아니, 찾아보면 알 테지만.

 

  「……운명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운명인가」

 

 그는 웃은 것 같았다. 기가 막힌 것 같은 게 아니라, 좀 더 따뜻한 느낌.

 

  「그런거 싫지 않아」

 

 지-지-하고 라디오의 노이즈가 번지고 있다.
 나는 손잡이를 돌려, 라디오의 채널을 맞추었다.
 수면에 파문이 퍼져나가듯이, 노이즈가 울렁거렸다.

 

 사실은 다르다. 나는 운명 같은 건 믿지 않는다.

 

 

 

 ────

 내 눈꼬리가 쳐져있는 건 부친의 유전이다.
 초등학생 무렵은, 울지도 않았는데 울보라고 들어서 싫었었다.
 지금도, 변함없이 좋아하고 있지는 않다.

 

 아버지의 눈과 달리 어머니의 눈은 눈초리가 길게 째진 것이었다.
 그 눈이 책망하듯이 나를 볼 때는, 도망치고 싶어진다.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졸랐을 때.
 사진을 응모했던 잡지의 모델로 선택되서, 보호자 동의서에 사인을 요구했을 때.
 그리고, 프로듀서가 명함을 건네주었을 때도, 내 쪽에 칼로 베는 듯한 눈을 향했다.

 

  「당신이 마음대로 하면 돼」

 

 이럴 때, 어머니는 늘 나를 당신이라고 부른다.

 

  「이제, 애가 아니니까」

 

 어머니는 프로듀서 씨에게 말했다.

 

 

 

 나와 어머니와 프로듀서 씨의 삼자 면담은 저녁 식사 전에 끝났다.
 함께 어떠신가요, 하고 어머니가 건네는 빈말을 주고 받고, 프로듀서 씨는 돌아갔다.

 

 나는 저녁 식사인 비프 스튜를 급하게 삼켰다.
 어머니는 혹시 카레와 하이라이스와 비프 스튜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잘 먹었습니다」

 

 식기를 싱크대에 옮기고, 나는 재빨리 욕실에 들어갔다.

 

 

 

 욕실로부터 나와 머리카락을 다 말리고, 나는 곧바로 방으로 돌아왔다.
 온기가 남아있는 머리카락을 털자, 샴푸의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어머니의 머리카락도 분명 같은 냄새가 나겠지.

 

 프로듀서 씨의 강력한 권유로, 사립 학교에 전입하기로 결정했다.
 쿠도 시노부 씨도 그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 같다.

 

 살 곳도 프로듀서 씨가 적당히 골라주시는 것 같아서, 그저 받기만 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베개에 얼굴 묻자 그리운 냄새가 나서, 어째서인지 외로워졌다.
 미적지근한 피가 피부 아래를 흘러, 조금씩 나의 의식을 가라앉혔다.

 

 

 

────

 비몽사몽의 바닷가에서, 나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 날 벌하지 말아 주세요.

 

 거짓투성이가 된 나의 몸을, 파도가 씻겨준다.
 파도는 몇번이고 다리를 휩쓸지만, 마른 모래는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수명이 끝난 배가 무너지기 시작해, 파도에 신체를 빼앗겨 갔다.
 배는 구멍투성이가 되어가면서도 나를 옮겨 주었는데도, 얼마나 여린 거짓말이었는가.

 

 미수(*5)의 도중 , 누군가가 방의 전등을 껐다.

 

 

 

 ────

 12월이 반을 지날 무렵에야 겨우,
 이사한 방에서도 골판지가 정리되서, 새로운 공기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새해가 다가오는 시기라 프로덕션은 바쁜 것 같아서, 레슨 같은 것도 당분간은 시작되지 않는다.
 학교도 곧바로 겨울방학에 들어가서, 해가 넘어갈 때까지는 꽤 한가한 시간이 되어버렸다.
 역시, 프로듀서 씨가 말씀하신 대로, 겨울방학까지는 센다이의 학교에 다녀야 했었던 걸까.

 

 아니, 하고 나는 쓴웃음을 띄운다.

 

 이사가기 전에, 수속 서류를 가지고 학교에 간 날.
 오늘로 최후니까, 적어도 누군가에게 작별을.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한 사람도 친구가 없었던 걸 깨달았다.
 제일 친하게 지냈던 것은, 아마, 양호실의 양호교사였다.

 

 

 

 휴대전화도 교체, 주소록에는 프로듀서 씨와 어머니의 이름 밖에 등록되어 있지 않았다.
 이전의 주소록에 몇 건이나 등록되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것보다는 많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화나 메일이 늘 왔던 것도 아니었지만.

 

 이사하고 나서부터는, 내 휴대전화는 오로지 키친 타이머 대신으로만 사용된다.
 삐비빅하고 울리면 냄비를 불 위에서 내린다.

 

 필요한 가사를 끝마치면, 나는 카펫에 앉아,
 사 온지 얼마 안된 뜨개 바늘과 털실을 쥐었다.
 탁자에 뜨개질 책을 펼치고, 필사적으로 붉은 실로 뜨개질을 했다.

 

 머플러라고 하기보다는 이미 붉은 실덩어리가 되어가고 있는 그것을 보고, 무심코 쓴웃음을 지어버렸다.
 지금까지 자신이 손재주가 있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지만, 의외로 서투른 것 같다.

 

 

 

 가사 사이사이 뜨개질. 그게 아니면, 뜨개질 사이사이 가사.
 머플러가 완성되면, 바로 목에 두르고 쇼핑이라도 갈까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 엉망진창인 형태에 한숨을 쉬었다.

 

 이거라면, 애벌레가 훨씬 더 이것보단 잘 짤 것이다.
 나는 머플러를 구석에 집어던지고 일어섰다.

 

 붉은 실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시간은──벽걸이 캘린더를 힐끔 쳐다봐도, 오늘이 며칠인지를 몰랐다.
 휴대전화를 쥐고, 대기화면을 불러낸다.

 

 1월 3일, 오후 9시 반. 일순간, 잠깐 식은 땀이 흘렀다.
 도쿄에 오고 나서, 어머니에게 한 번도 연락 하지 않았다.
 어차피 한가했었으니까, 연말 연시는 귀성해야 했었던 걸까.

 

 

 

 휴대전화의 화면에는 불평처럼 『부재 착신이 2건』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2건 모두, 모르는 번호로부터의 착신이었다. 어머니로부터 오지 않은 것에, 살짝 안심한다.

 

 착신이 있었던 시각은 30분 정도 전,
 프로듀서 씨라면 「이런 늦은 밤에」하고 굉장히 미안해했을까.

 

 다시 걸어야하나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무기질적인 전자음이 울렸다. 똑같은 모르는 번호로부터였다.

 

  「앗, 여보세요, 사쿠마 마유짱……씨, 입니까」

 

 전화를 받자, 매우 밝은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나왔다.

 

  「그렇습니다만……」

 

  「갑자기, 미안! 나, 쿠도 시노부……라고 알아?」

 

  「예에, 알아요」

 

  「아아, 다행이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다, 하고 그 둥근 눈이 기쁜듯이 힐끔힐끔하고 있겠지.

 

 

 

  「저기말이야, 그- 사쿠마 씨」

 

  「마유로, 괜찮습니다」

 

  「고마워! 응, 그게 말이지-……마유짱, 내일 한가해?」

 

  「예에, 굉장히」

 

 한가함에 대소나 강약이 있는가 하는 건 접어두고, 한가한 상황이었다.

 

  「그럼, 전골 해먹지 않을래? 전골!」

 

  「전골……?」

 

  「그래. 마도기와 씨랑 같이 세 사람이서」

 

  「상관없습니다만」

 

 마도기와라고 하는 그의 별명의 유래를, 쿠도 씨는 알고 있을까.
 나는 희미하게 웃음을 띄웠다.

 

 

 

  「전골이 먹고 싶다고 얘기하니까, 풍로(*6)라든지 냄비라든지 준비해 준다고 해서……」

 

  「그러면, 프로듀서 씨의 댁에서?」

 

  「그렇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위험하다고 해서 내 방에 가지고 온다고 해서 말이야」

 

  「그건 괜찮은건가요」

 

  「분명 자기 방이 더러우니까, 변명한 걸거야」

 

 쿠도 씨는 스피커 넘어로 깔깔 웃었다.

 

  「10시 정도에 마유짱 데리러 가는 것 같으니까, 잘 부탁해!」

 

 통화가 끊어지고 나서, 휑한 방의 어딘가 차가워진 듯한 공기에 몸부림쳤다.
 그러고 보면, 전골은 지금까지 셀 수 있을 정도로 밖에 먹었던 적이 없다.

 

 

 

 이튿날 아침, 10시를 1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인터폰이 방에 울렸다.
 문을 여니 차가운 바람이 방을 달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프로듀서 씨는 한 손을 들고 인사를 해주셨다.
 밖을 들여다 보니, 눈이 흩날리고 있는 것 같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죄송합니다, 잠깐 기다려 주세요」

 

 나는 방으로 돌아와 엉망진창인 머플러를 목에 둘렀다.

 

 

 

  「추운 것 같아서」

 

  「현명한 선택이야」

 

 그는 추위를 잘타는 사람인걸까, 바람이 불 때 목을 움츠렸다.
 따뜻할 것 같은 더플 코트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쿠도 씨네 집까지 가깝다고는 해도, 차로 왔으면 좋았을텐데」

 

 이것도 꽤 무겁고, 하며 그는 어깨에 올린 큰 가방을 툭하고 두드렸다.

 

  「들어드릴까요?」

 

  「아니아니, 괜찮아」

 

 가느다란 눈이 섞인 바람이 보도의 사람들을 난도질하고는, 사라져 간다.
 프로듀서 씨는 코를 훌쩍거렸다.

 

 

 

  「사쿠마 씨는 현명하네. 나도 머플러를 사 뒀으면 좋았을 텐데」

 

  「아……이거, 스스로 짠 거에요」

 

  「정말? 그건 대단하네」

 

  「처음으로 짜서……여기저기 흐트러진데다, 비뚤어진 모양입니다」

 

  「그렇게는 안보이는데. 따뜻한 것 같아서 좋겠다」

 

  「괜찮으시다면, 만들어볼까요」

 

  「그건 엄청 기쁘지만……힘든거 아냐?」

 

  「조금 시간은 걸릴지도 모르겠지만」

 

 나의 떼를 들어 준 답례를, 머플러로 돌려주자.
 첫번째는 실패했지만, 다음은 분명 잘 짤 수 있을 것 같았다.

 

 

 

 ────

  「쿠도 씨가 우리쪽에 왔었던 게 떠올랐어」

 

 실곤약을 전골에서 건져내면서, 프로듀서 씨는 그리운 듯이 말했다.
 그걸 듣고 쿠도 씨는 두부를 젓가락으로부터 떨어뜨렸다.

 

  「어잇, 차. 마유짱은 뛰쳐나온거야?」

 

  「저는, 그-……뭐, 그렇다면야 그렇네요」

 

  「그래도, 사쿠마 씨는 철저하게 한 것 같지만」

 

 그렇게 들어서, 살짝 뺨이 뜨거워진다.

 

  「쿠도 씨도 뛰쳐나오신 건가요?」

 

 얼버무리듯이 내가 묻자,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고 똑같이 쓴웃음을 띄웠다.

 

 

 

  「쿠도 씨 때는 큰일이었지」

 

  「반년도 지났으니까, 이제 좀 잊으라구……」

 

  「사쿠마 씨, 듣고 싶어?」

 

  「괜찮습니까?」

 

 힐끔 쿠도 씨 쪽을 보니, 그녀는 지난 일이라고 말하면서 어깨를 움츠렸다.

 

  「학생이 여름방학인 기간은 오디션 희망자가 꽤나 오는데, 쿠도 씨도 그 중에 하나였지」

 

 오디션 다음날에 합격 전화를 걸어서, 그리고 나서 재차 사무소에서 쿠도 씨와 서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
 시설이나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마지막으로, 서류 관계──보호자의 위임장으로 이야기를 옮기자,
 그녀는 굉장히 미안하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가출이나 다름없이 뛰쳐나와서 위임장에 사인은 받을 수 없다.

 

 

 

  「친가가 멀었으니까, 하고 어떻게든 변명했었지」

 

  「그치만, 멀다는 건 사실이니까」

 

  「뭐, 그렇기는 하지만」

 

  「쿠도 씨의 친가는 어디입니까?」

 

  「아오모리. 마유짱은 미야기였지」

 

  「네. ……아오모리는 확실히 머네요」

 

  「사실은 우편으로 사인한 걸 보내준다면, 그걸로도 상관없었지만, 사정이 사정이었으니까」

 

  「아오모리에 대해서 꽤 자세해졌지 않아?」

 

  「그럴지도. 몇번이나 발을 옮겼으니까……」

 

 부모님의 설득, 전학, 이사──라면서, 그는 손가락을 접었다.

 

 

 

  「그런 복잡한 일은 전부 내가 맡아서 말이지.

   제대로 활동을 시작한 건, 확실히 9월 말 정도였으니까」

 

  「정말로, 폐를 끼쳤습니다」

 

 쿠도 씨는 익살맞게 고개를 숙였다.
 프로듀서 씨는 쑥스러운 듯이 뺨을 긁적였다.

 

  「뭐, 그런 경험을 사쿠마 씨 때에도 살릴 수 있었으니까」

 

  「정말로 폐를……」

 

  「에에잇, 문제아 녀석들!」

 

 나도 고개를 숙이자 그는 껄껄 웃었다.

 

 

 

 ────

 나의 휴대전화는 키친 타이머 겸, 캘린더 겸, 시계 일을 담당하고 있다.
 학교가 시작되고 나서는 거기다 자명종 일이 증가했다.

 

 전입한 곳은 사립인 것 이외에는 특별한 점은 없는 학교였다.
 내가 아이돌 후보생이라고 하는 건 교원에게 이야기되어 있지만,
 지금의 지명도로는 특별 취급은 받지 못하는 것 같았다.

 

 

 

 보통으로 학교에 다니면서, 방과후와 주말에 레슨을 하고
 ──일로 쉬는 경우가 있다면, 결석한 수업에 대해 과제가 부과된다.

 

 전입하고 나서 1, 2주일은 클래스 메이트가 점심 식사를 권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쿠도 씨와 둘이서 먹고 있다.
 쿠도 씨는 옆의 교실로부터 와서, 나의 책상에 도시락과 패트병 차를 놓는다.
 머지않아, 같이 레슨이 있는 날은 함께 돌아가게 되었다.

 

 

 

  「나, 처음에는 깜짝 놀랐어. 마유짱이 아이돌이라니」

 

  「스스로도 그다지 실감은 없어요」

 

  「나에게 있어서 마유짱은 유명인이니까」

 

  「독자 모델이라고 해도, 저는 그다지……」

 

  「하지만, 벌써 잡지에 실려있는 사람과, 아이돌을 목표로 하게 되다니 생각도 못했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하고 쿠도 씨는 티 없이 웃었다.

 

  「지금부터 같이 노력하자!」

 

  「네, 잘 부탁드립니다. 쿠도 씨」

 

  「그렇지. 같은 학년이고, 『쿠도 씨』는 그만둬 줬으면 하는데, 라고나 할까……」

 

 나란히 걷던 그녀는, 조금 쑥스러운 듯이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시노부라고 부를게요」

 

  「에헤헤. 나, 빠른 생일이니까 아직 한 살 아래지만」

 

  「생일, 언제인가요?」

 

  「3월 9일. 마유짱은?」

 

  「9월 7일입니다」

 

  「아아, 지나버렸나─」

 

 문득 머리를 들자, 파편 같은 가느다란 눈이 오렌지색의 햇빛에 빛나면서,
 바람이 손가락 사이를 희미하게 빠져나갔다.

 

 시노부짱과 나는 자주 같이 레슨을 받았다.
 체력 만들기부터 시작해서, 발성 연습이나 댄스의 기초가 주된 내용이었다.

 

 역시나 몇 개월이나 선배라는 점도 있어서, 시노부짱은 긴 연습에서도 팔팔했고,
 자주 요령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

 2월을 목전에 두자 새로운 생활리듬에 신체가 익숙해져서, 겨우 여유가 생겼다.
 학교 생활이나 레슨은 변함 없었지만, 일이 슬슬 들어오기 시작했다.
 틴 잡지의 모델이 첫일로, 계속해서 몇개나 되는 일도 사진 촬영이었다.

 

  「전(元) 독자 모델이고, 익숙한 거라고 생각해서」

 

 프로듀서 씨는 조금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일의 내용은 이전에 경험한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지만,
 어디에 가는 것도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계속 충실했었다.

 

 그렇지만, 첫월급은 결코 많지는 않고──그렇다기보다,
 시설 사용비나 레슨 요금 등의 명목으로 공제돼 남은 것은 용돈 정도의 금액이었다.

 

 무심코 한숨을 쉬게 되지만, 용돈 정도라도 남은 게 다행인지도 모른다.

 

 

 

 급료를 받은 그 날, 가전제품 양판점에 들러 작은 오디오(*7)를 사서 돌아갔다.
 저녁 식사 뒤에 곧바로, 어머니로부터 빌려온 뮤직 플레이어를 연결했다.

 허스키한 가성에 리듬을 타면서 붉은 털실을 뜨개 바늘에 얽고 있자,
 아무런 말도 못할 정도로 행복했다.

 

 2개째의 머플러는 형태가 잡혀 있고, 거기에 같은 길이를 짜는 것이므로 훨씬 빨리 진행되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짬짬이 하는 작업이니까 완성은 빨라도 2월 중일까.

 

 시간이 맞으면, 발렌타인에 맞춰서 프로듀서 씨에게 선물할 생각이었다.
 분명 기뻐해 줄 것이 틀림없다.

 

 

 

  「그런가, 머플러 말이지」

 

 탁자의 정면에서 턱을 괴고 있던 시노부짱은, 노트에 뭔가 동그라미를 쳤다.

 

  「시노부짱, 같이 만들려고?」

 

  「으-응, 지금부터라면 시간을 못 맞출 것 같은데……」

 

  「프로듀서 씨라면, 기분만으로 충분하다 같은 소리를 할 것 같지만」

 

  「뭐, 그렇지만, 초콜릿은 만들거야」

 

  「녹여서 굳히는 거?」

 

  「그래, 녹여서 굳히는 거」

 

 서로 웃고 있으니, 본래의 목적을 잊을 것 같다.
 레슨이 쉬게 된 일요일, 교사로부터 나온 과제를 둘이서 정리하자고 권유 받아서,
 나는 방에 시노부짱을 불렀던 것이었다.

 

 점심 무렵부터 노트를 펼치고 있었는데도, 저녁 무렵이 되어서도 반 정도 밖에 끝나지 않았다.
 시노부는 펜을 툭하고 놓고,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구석에 있는 오디오에 눈을 돌렸다.

 

 

 

  「마유짱은 어떤 음악 들어?」

 

  「그다지 잘은 모르지만, 폴리스라는 밴드, 자주 듣고 있어……」

 

  「저기, 조금 들려줘」

 

 나는 손을 뻗어 오디오의 전원을 켜고 연결한 플레이어를 조작했다.
 작은 화면 안에서 『THE POLICE』의 붉은 문자와 멤버 세 사람이 이쪽을 들여다 보고 있다.
 느긋한 리듬을 타는 기타와 베이스는 화려하지는 않아서, 업 템포인 후렴구를 한층 더 진지하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이 곡, 좋아해요」

 

 내가 소 론리(So lonely), 소 론리하고 곡에 맞춰서 중얼거리자, (The Police, So Lonely)
 시노부짱은 매우 외로운, 매우 외로운하고 되돌려주었다.

 

  「꽤, 차분한 걸 좋아하네」

 

 

 

  「시노부짱은 별로?」

 

  「그런 건 아니지만, 나는 퀸을 좋아해서……」

 

 들어가 있을까, 하고 나는 플레이어의 뮤지션란을 뒤졌다.
 퀸의 앨범은 3장 들어가 있었다. 화면을 보여주자, 시노부짱은 기쁜듯이 손뼉을 쳤다.

 

  「이 앨범의 첫곡이 엄청 좋아!」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앨범을 재생하자, 축제의 거리를 그린 것 같은 웅성거림이 스피커로부터 흘러 왔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시노부짱 쪽을 보자, 그녀는 당황하지마 당황하지마하는 풍으로 싱글벙글 웃었다.

 

 점차 특징적인 악구의 기타가 페이드 인(Fade In)하고, 쿵쿵 드럼이 울리고, 곡이 시작되었다.
 보컬은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를 나눠 불러, 후렴구에서 굵은 코러스가 강력하게 울려퍼졌다.
 긴 기타 솔로에서는 이중이 되거나, 저쪽으로 가거나 이쪽으로 가거나 해서, 종횡무진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Queen, Now I'm Here)

 

 

 

  「이상한 곡이네」

 

 생각난 대로 말하자, 시노부짱은 조금 부끄러운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아오모리에 있을 때 라디오로 듣고 반했었는데, 누구의 무슨 곡인지는 못들어서」

 

  「그래서, 찾았었구나」

 

  「일단은 말이지. 결국, 제대로 안 건 여기에 오고 나서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시노부짱은 몸을 내밀어서 플레이어를 조작했다.
 이것도 좋아해, 라고 말한 그 곡은 쟈쟝하고 기타가 내는 인트로가 인상적이었다. (Queen, Brighton Rock)

 

  「마도기와 씨가 가르쳐줬어」

 

  「프로듀서 씨도 퀸을 좋아하는거야?」

 

  「내 콧노래로 곡을 맞출 정도니까, 좋아하는 게 아닐까」

 

 이렇게 해서 서로 좋아하는 곡을 듣고 있으니, 과제의 끝은 계속해서 멀어져가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 두 사람 모두 과제를 3 분의 2정도 정리하고 나서 해산했다.

 

 저녁 식사 뒤에 남은 3 분의 1에 착수했다. 스피커로부터 울려퍼지는 퀸이 귀에 신선했다.

 

 

 

 ────

 사무소에서 나오자 이미 해는 져 있었고, 가로등과 아스팔트에 남은 눈만이 하얗게 떠올라 있었다.
 하늘에 흐린 구름은 없지만, 별도 보이지는 않는 채로, 수조의 바닥을 걷고 있는 기분이 된다.

 

  「마도기와 씨, 기뻐해줬지. 다행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행이었다고 되풀이했다.
 붉은 머플러와 초콜릿을 건네주자, 프로듀서 씨는 조금 놀란 것 같았다.
 그리고 애처럼 들떠서, 화이트 데이의 답례를 지금부터 생각해두지 않으면, 하고 말했다.

 

  「마유짱한테의 답례는 호화로운 거겠지이」

 

 같은 수제라도 내 건 녹여서 굳혔을 뿐이니까, 하고 시노부짱은 머리를 긁적였다.

 

 

 

  「나도 초콜렛은 녹여서 굳혔을 뿐이야」

 

  「뭐, 그럴지도 모르지만」

 

  「게다가, 시노부짱은 모두한테 주지 않으면 안되고」

 

  「아하핫, 질보다 양이라는 걸까. 나는 마도기와 씨한테도,
  우리 프로듀서한테도 폐를 끼치고 있으니까 말이야」

 

 시노부짱은 프로듀서 씨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프로듀서나 사무원 분들에게도 확실하게 초콜릿을 건네주고 있었다.

 

 나는 거기까지는 미쳐 생각하지 못해서, 프로듀서 씨 한 사람분 밖에 준비하지 않았다.
 그 이외의 사무소 사람과 이야기한 적은 그다지 없었지만, 준비해야 됐던 걸까.

 

  「내년은, 나도 모두에게 주도록 할까」

 

  「응, 좋다고 생각해!」

 

 답례도 이만큼 받을 수 있을 거고, 라며 농담인 양 말하면서 시노부짱은 웃었다.
 거기에 나도 이끌려 웃고, 그리고 프로듀서 씨의 기쁜 듯한 얼굴이 떠올랐다.
 후,하고 숨을 내쉬자, 코앞에서 숨이 가로등의 빛을 받아 희게 빛났다.

 

 

 

  「……기뻐해줘서 다행이다」

 

 내가 확인하듯이 중얼거리자, 시노부짱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다행이다」

 

 우뚝, 하고 시노부짱은 멈춰섰다. 왜그래, 하고 내가 묻기도 전에 다시 걷기 시작했다.

 

  「마유짱이 아이돌이 되어줘서, 정말로 다행이다」

 

  「어째서?」

 

  「……마도기와, 라는 별명의 이유, 알고 있어?」

 

 당신은 알고 있어서 그 별명으로 부르는 건가요, 라고 말하고 싶어진 것을 겨우 견뎠다.

 

  「예에, 알고 있어요」

 

  「그 사람, 사무소를 그만둘 생각으로 있었던 것 같아」

 

  「엣, ……지금은?」

 

 

 

  「몰라. 하지만, 그만두지 않고, 마유짱을 프로듀스한다고 결정했다고 생각해」

 

  「나를 프로듀스하기 위해서……」

 

 목구멍의 안쪽에 검붉은 연기가 굳어진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다.

 

  「마유짱이 와줘서, 마도기와 씨 엄청 즐거워보여」

 

 정말로 잘됐다, 라며 시노부짱은 몇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나도 엄청 즐거워!」

 

 나는 뭔가를 말하는 대신에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하면, 어째선지 매번 졸려 온다.

 

 

 

 ────

 물방울이 맺힌 창의 표면을 문지르자, 손가락이 차갑게 젖었다.
 물방울이 거둬진 그 밑에서 어두운 길이 여기를 들여다 보고 있다.

 

 가느다란 눈이 떨어지고 녹아, 파충류의 피부같이 아스팔트가 푸르게 빛났다.
 2월 하순의 오후 5시. 이전에 비하면, 해가 져무는 시각도 늦어지고 있다.
 오늘 같이, 레슨이 끝나고 나서도 태양이 남아있는 일이 많아졌다.

 

  「올해의 눈은, 이걸로 끝나줬으면 좋겠는데」

 

 운전석에 앉은 프로듀서 씨는 추운 듯이 중얼거리지만, 차내는 에어컨이 틀어져 있어 쾌적하다.
 그는 분명 밖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추운 거겠지, 하고 무심코 웃어버린다.

 

  「무슨 일이야, 사쿠마 씨」

 

  「아뇨, 빨리 봄이 되면 좋겠다, 해서」

 

  「그렇네」

 

 정면의 신호가 붉게 켜져, 차는 천천히 멈췄다.
 프로듀서 씨는 카 라디오의 스위치를 올려 막 흘러나온 곡의 소리를 높였다.

 

 

 

  「그립구만」

 

  「……헤비메탈입니까?」

 

  「그렇네. 정통파 헤비메탈」

 

 그가 볼륨을 올리자, 경질적이고 타이트한 소리가 확실히 귀에까지 닿았다.
 매우 난폭한 하이톤의 보컬, 유려한 기타 앙상블. 처음 듣는 타입의 음악이었다. (Iron Maiden, Flash of the Blade)

 

  「아이언·메이든은 좋다구」

 

  「의외로 듣기 괜찮네요, 헤비메탈」

 

  「뉴 웨이브 오브 브리티쉬 헤비메탈」

 

  「……네?」

 

  「아, 아니, 장르의 정식명칭. 학생 때, 필사적으로 기억해서……」

 

 프로듀서 씨는 쑥스러운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고 보면, 프로듀서 씨 퀸은 좋아하시나요?」

 

  「뭐, 좋아하는 편일까. 사쿠마 씨, 좋아해?」

 

  「시노부짱이 가르쳐 줘서……」

 

  「아아, 쿠도 씨는 좋아했었지」

 

  「저는, 퀸도 좋아하지만, 폴리스가 가장 좋습니다」

 

  「폴리스인가. 이건 또 그리운 밴드구나」

 

 신호가 초록으로 바뀌자, 프로듀서 씨는 핸들을 다시 잡고, 차를 발진시켰다.
 라디오에서는 변함없이 아이언·메이든이 흐르고 있다.

 

  「고등학교 때 동급생이 폴리스의 팬이라서 말이야. 같은 서양 음악이 취미라서 그런지 CD 빌려주러 와서 말이지」

 

  「아이언·메이든이랑 폴리스라니, 뭔가」

 

  「안어울릴 것 같지」

 

 프로듀서 씨는 젊음이구만, 하고 쿡쿡 웃었다.

 

 

 

  「폴리스라면……트루스·힛츠·에브리바디(Truth Hits Everybody)가 좋은데」

 

  「저는 소 론리(So Lonely), 그리고 에브리·브레스·유·테이크(Every Breath You Take)도 좋아합니다」

 

  「 『지켜볼 것입니다(I'll be watching you)』인가. 그 녀석도 좋아한다고 말했었지」

 

 교차점을 하나 지나서, 아이언·메이든이 끝나자,
 프로듀서 씨는 유감스럽다는 듯이 라디오의 볼륨을 낮췄다.

 

  「그런데,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네네, 뭘까나」

 

  「곧 있으면, 시노부짱의 생일이지 않습니까」

 

  「3월……」

 

  「9일 입니다. 3월 9일」

 

  「앞으로 2주일 정도인가?」

 

  「네. 뭘 선물하면, 기뻐할까 생각해서……」

 

 

 

  「뜨개질은?」

 

 프로듀서 씨는 옆에 둔 붉은 머플러를 가리켰다.

 

  「쿠도 씨도,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만, 곧 봄이 되니까……」

 

  「그것도 그런가」

 

 으-응, 하고 프로듀서 씨는 신음소리를 냈다.

 

  「동급생이 생일이었을 때는 CD를 줬었는데, 그걸로 상당히 기뻐해줬지만」

 

  「CD 입니까」

 

  「예를 들어서 퀸이라면, 쿠도 씨가 가지고 있지 않은 앨범이라든지, DVD라든지」

 

  「기뻐해 줄까요」

 

  「뭐, 하나의 참고 정도로……그래도, 기분이야, 기분」

 

  「……시노부짱에게는 굉장히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이 기회에 제대로 답례를 하고 싶어서」

 

  「신세 말이지……」

 

 문득 쳐다보니, 프로듀서 씨의 옆 얼굴은 실루엣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차가운 밤이 우리를 가리고, 건물의 창으로부터 창으로 시간이 흘러가,
 강바닥 같은 도로에 차가 눈을 빛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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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원문은 自鳴琴. 좀 더 고풍스러운 말이었지만 오르골과 뜻은 같습니다.
*2 - 원문은 出涸らし. 커피나 차 따위를 여러번 우려먹어 맛이 없어져버린 것을 뜻합니다. '단물 빠진'이랑 비슷한 느낌?
*3 - 원문은 アーケード通り. 아케이드 거리. 아케이드 거리라는 말은 존재하기는 하지만 잘 사용하지 않으므로...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돔같은(이게 아케이드라고 합니다) 걸로 위를 덮은 거리가 아케이드 거리라고 합니다.
*4 - 마도기와족. 창가에 업무용 데스크가 놓여진 사람들을 말합니다. 일본의 고도경제성장 시대에 대량으로 입사한 사원들이 중년을 넘기면서 맞게 된 불황으로, 회사의 사업규모 축소나 합리화 등에 의해 잉여인원이 된 사람들(네이버 백과사전 출처)을 말합니다. 즉, 전속으로 담당하는 일은 없고 이것저것 잡무를 도맡아하는 직장 내에서 겉도는 사람인거죠.
*5 - 원문은 微睡み. 얕은 잠을 뜻합니다. 미수라고 일부러 번역한 이유는 이걸 쓰신 작가분이 이전에 번역된 사쿠마 마유 「미수의 세레나데」를 쓰신 분이므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6 - 원문은 コンロ. 곤로, 화로 등 여러이름으로 불립니다만 풍로라고 순화해서 씁니다.
*7 - 원문은 セットコンポ. 미니 컴포넌트. 옆에 스피커가 있고, CD나 재생기기 등을 연결해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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