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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미 슈코 「간판 아가씨

댓글: 9 / 조회: 3569 / 추천: 2



본문 - 04-22, 2015 17:08에 작성됨.

시오미 슈코 「간판 아가씨」


시오미 슈코 18세



1 : [saga]:2015/01/17(토) 12:16:36. 92 ID:QwzX5fauo


 「――오야. 마음이 전혀 보이지 않는 싹싹한 남자네」


눈꺼풀을 감고, 물고 있는 담뱃대를 들이마신다.
흐릿한 바닐라 향기를 머금다가 갑자기 내뿜는다.
연기가 보이지 않게 되자, 담뱃대를 재떨이에 그대로 둔다.
여기, 라고. 작게, 하지만 높은 소리가 무대에 울렸다.

 「신입은, 도박은 할 수 없는 건가?」

 「아니? 전혀 지장 없어. 오빠. 뭐할 거야?」

 「무엇, 이라. 주사위와 패 말고는?」

 「많아. 룰렛, 카드, 슬롯은 없지만 다트는 라든가」

 「기다려」

 「뭐야」

 「여기는 도박장이다. 시기는 에도 시대, 라고도 했을 터」

 「에? 그렇지만 대본에는 불인지 카지노인지」

「그거 도박장(鉄火場)이라고」

맥빠진 대화에, 객석에서 웃음 소리가 들린다.
『신희극(新喜劇)』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미스프린트도 뭣도 아니다. 이게 실전이다
나와 막상막하로 적당한 그 녀석들의 소동에, 당분간 어울려주마.



2 : [saga]:2015/01/17(토) 12:17:55. 98 ID:QwzX5fauo

 「모란 큰언니. 슬슬 본론이야」

 「이런, 그것도 그렇네. 고마워, 카나데」

 「매화야. 언니」

 「슬슬 괜찮은 걸까」

 「성급한 사람」

처음이지만, 극도 의외로 재미있다.
라이브와 조금 비슷하다고 할까.
단지, 라이브 보다 관객과의 거리가 가까운 거 같다. 무대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잘 보인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 건지, 초조해 하고 있는 녀석.
어쩔 수 없이 끌려 온 건지, 자고 있는 사람.
고개를 흔들며 팜플렛과 노려보고 있는 사람.
나를 향하여 가볍게 모자를 흔드는,

 「…………」

 「어이, 낮잠인가?」

 「……아니야, 대사가 날아갔어. 대본 읽으러 갔다 와도 될까?」

 「그래. 나도 읽고 싶은데」

 「째째한 사람」

위험해 위험해.
무심코 나와 버린 애드립에, 배우가 순간적으로 맞춰 주었다.
이건 다음에 사과 하지 않으면―.

3 : [saga]:2015/01/17(토) 12:18:32. 15 ID:QwzX5fauo

 「그럼, 또 날아가기 전에 시작할까. 아아, 오빠는 참을성이 없네」

 「입은 잘도 움직이는구나. 볕이 들기 전에 주사위를 던지는 게 어떨까?」

 「세간에서 말하지 않아?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이라고」

 「돌아서 줄어들지 않는 입이 왔구만」

문자 그대로 챙캉.
바닥에 주사위가 구른다.

일단 지금은, 이 공연을 무사하게 마치자.
겉멋을 뽐내고 있는 익살꾼 배우에게 인사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정인가, 반인가, 나온다!」


오랜만에 만났으면, 인사를 하는 것이 업계의 상식이지, P씨?

4 : [saga]:2015/01/17(토) 12:19:38. 10 ID:QwzX5fauo

인기 여성 시오미슈코짱의 팬픽입니다


P는 반년 정도 출장했었고
그 사이 슈코는 카나데 P가 맡았었습니다


7 : [saga]:2015/01/17(토) 13:11:43. 22 ID:QwzX5fauo
 ― = ― ≡ ― = ―

 「그 어울리지 않는 모자, 어디서 주워 온 거야?」

 「어이 어이, 인사가 그게 뭐냐. 멋진 옷 가게에서 주었지, 나도 히데요씨 몇 명 떨어뜨렸지만」

 「재치가 울어」

 「나도 오랜만 재회라 눈물이 난단 말이지」

 「남자의 눈물은 됐어」

극장 안 카페를 살폈는데, 아니나 다를까 P씨가 밀크 셰이크를 마시고 있다.
상대와 마찬가지로, 나도 P씨가 어떻게 행동할지 너무나도 잘 안다.

 「오, 이거 맛있네. 나도 시킬래」

 「이것도 술술 넘어가네. 오빠 그리웠어」

 「여기~ 이 아몬드 가렛트 나도 하나」

주문을 마치고, 바로 앞에 앉는다.
벽에 걸려있던 중산모를 쓰고, 담뱃대를 문다.

 「P씨 보다는 어울릴 자신 있어」

 「……응? 슈코, 너 20살 넘었나?」

 「아아, 이거 니코틴을 뺀 전자 담뱃대야. 그리고 다음 달이면 스무살이라구」

 「슈코도 잠깐 보지 않은 사이에…… 커지지는 않았구만, 핫핫핫!」

 「그 성희롱도 그리워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아」

8 : [saga]:2015/01/17(토) 14:11:00. 37 ID:QwzX5fauo

어제 만났다, 라고 의심할 정도로 P씨는 변함없다.
아무튼 어른이 반년만에 바뀌어도 곤란 하려나.
그런 속담도 있고. 남자……3일이면 커틀렛, 이던가.

 「그래서, 반 년 동안 뭐했어?」

 「다를 거 없어. 영업과 스카우트. 우리 사무소, 활동은 도내 중심이겠지?」

 「그렇네」

 「멀지 않은 시일 내로 지방 활동도 하려는 거 같고. 예비 조사나 파이프 만들기였어」

듣고 보니, 확실히 투어 같은 걸 제외하면 이벤트는 거의 도내가 중심이다.
나도 스카우트 된 것은 여기 오고 나서였고.

 「흐~응. 스카우트는 어땠어?」

 「아아, 오카야마에서 한 명 유망한 애가 있었지. 오토쿠라란 아이야」

 「아직 보지도 않았는데―」

 「큐트 쪽이야, 애초에 오는 건 봄이고. 도내 중학교로 들어가게 되니까」

 「에, 초등학생 6학년? 로리콘?」

아니 아니 P씨.
그건 범죄야 범죄.

 「실례라고…… 그런 식이면 니나짱은 어떻게 말할 건데?」

 「그도 그런가―. 그래도, 반 년만에 한 명인 건 흉작이네」

 「스카우트는 어차피 가는 김에 였고, 무엇보다 슈코라는 전례가 있어서 기준이 높아진 거 뿐이야」

 「…………」

 「어때, 멋지지?」

 「그 한마디가 없었다면―」

「핫핫!」

9 : [saga]:2015/01/17(토) 15:07:48. 57 ID:QwzX5fauo

정말이지, 이 썰렁남은…… 한마디는커녕 삼 십 마디다.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응? 내일도 휴일이고, 마장 근처에서 한 잔 걸칠 거 같구만」

 「아니 그거 말고 앞으로 말이야. 또 P씨가 담당할 거냐고?」

 「아- 그거. 일단 상황 보고, 라이브를 위해 조정을 할 거야」

당장은 여태처럼 카나데와 같이 지내야 할 거 같다.
이런 저런 일을 하고 한층 성장한 슈코짱을 보여주지.

 「그렇지, 카나데의 담당짱 녀석 하고는 잘 지내?」

 「응. 정말로 라는 말을 할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괜찮겠지만」

 「말이 이상하네―. 무슨 일 있어?」

 「아니, 슬슬 돌아 올 때 그 담당짱이 전화를 해서 말이지」

 「뭐라고?」

 「『이대로는 제가 못 버팁니다. 부탁이니 빨리 돌아와 주세요』라고」

10 : [saga]:2015/01/17(토) 16:14:13. 45 ID:QwzX5fauo

 「흠」

한 번,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저께 비타스이, 가끔 점심, 주말 다트 바, 그 외, 여러 가지.

 「응, 완전히 내 탓이네」

 「녀석이 버는 거, 내가 버는 거 절반 정도 밖에 안 되니까 봐달라고 했잖아」

 「P씨가 너무 버는 거잖아. 나는 버는 남자, 좋아해」

 「슈코의 그런 점, 싫어하진 않아」

 「아무튼 이건 잘못한 거니까 내 급료에서 빼야겠네」

 「나도 깜짝 놀랄 만한 술이라도 사야겠어」

아부가 아니라, P씨는 상당히 수완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사무소도 혼자 움직이게 하지 않는다.
묻진 않았지만, 이 갈아서 모래라도 된 듯한 이 말투도, 나에게 맞추어 준 것이라 생각한다.

 「공연, 모레가 마지막이지?」

 「끝날 거라 생각하면 쓸쓸해지네」

 「아까 애드립처럼 말이야. 3번은 너무 많아」

 「……여전히 눈치가 빠르네」

 「관객은 어쨌뜬, 나에게 전부 들켰으니 말이지」

 「하나는 p씨 잘못이야」

 「무슨 말일까나」

 「우왓, 변함 없이 휘파람은 잘 불어」

「치히로씨나 카코짱에게 배워둬. 카코짱의 것은 돈이 될 레벨이라고」

11 : [saga]:2015/01/17(토) 17:06:40. 91 ID:QwzX5fauo

P씨에게 놀림 당하면서, 어설픈 휘파람을 분다.
옛날부터 연습했던 피리와 비교하면 어느 쪽이 나을까.

 「아, 맞아. P씨」

 「?」


 「어서와」


 「아아. 다녀왔어, 슈코」



――나의 프로듀서가, 돌아왔다.

12 : [saga]:2015/01/17(토) 19:02:52. 05 ID:QwzX5fauo
 ― = ― ≡ ― = ―

 「두 사람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이야~~ 굉장한 열기였어」

연말 라이브를 마치고.
카나데와 대기실에서 쉬고 있는데, P씨가 소매를 걷어 붙이고 들어왔다.

 「호오―. 변함 없이 카나데짱의 바디는 나이스구나. 오빠 세번 봤어」

 「당신의 성희롱도 변함 없네. 조금 그리웠어」

 「나도 똑같은 의상이지만―」

 「응응 슈코도 귀여워―」

 「말이야」

 「의상 지금 회수하려는 걸까?」

 「아, 맞아. 여기」

P씨가 우리들에게 봉투를 준다.

 「20분 후에 담당자가 회수하러 올 거야. 그 후에 자동차 타러 와」

 「갈아입는 거 엿보게?」

 「대머리가 될 정도로 끌리지만, 치히로씨가 말이지―. 남은 것도 밀어 버릴 거라고」

정말로 아쉬웠는지, 마지못해 라는 느낌으로 P씨가 대기실을 나갔다.
5번 정도 뒤돌았었다.

 「카나데는 인기 많네」

 「인기녀는 힘들어」

 「그 말, 말해 보고 싶어―」

 「당신의 프로듀서씨는 잘도 말한다만」

 「그건 잠꼬대이니까」

 「상당한 잠꾸러기네」

13 : [saga]:2015/01/17(토) 20:04:30. 28 ID:QwzX5fauo

의상을 맡기고 대기실을 떠난다.
복도를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는 스텝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라이브 전 들뜨는 듯한 감각도 좋아하지만, 이 축제가 끝나는 듯한 조금은 쓸쓸한 기분도 싫지 않다.

 「…………」

 「슈코?」

 「아, 응. 왜?」

 「당신, 힘들지 않아?」

 「아―……응. 힘들, 지도」

 「…………. 그럼, 빨리 돌아가서 샤워라도 해야겠네」

, 그렇게 말하며 카나데가 미소를 짓고는, 내 앞을 걷는다.
……아아, 정말, 인기 있는 이유다.

카나데도 아마, 알고 있다.
알면서도, 말하지 않고 있어 주고 있다.

 「……정말이지」

내 주위에는, 멋을 뽐내고 싶어하는 녀석들이 너무 많다.

14 : [saga]:2015/01/17(토) 20:35:24. 48 ID:QwzX5fauo
 ― = ― ≡ ― = ―

 「…………」

사무소 영사실에서 P씨와 둘이서, 연말 라이브 녹화를 바라본다.
이벤트 후 으레 있는 반성회. 녹화를 보면서 저기는 어떻고 저건 좋았다, 그런 식으로 서로 말하는 것이 평상시 광경.
하지만 P씨도 나도, 화면을 조용히 보기만 하고 있다.

 「…………」

할 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단지,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두 사람 모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영상이 끝나고, 메뉴 화면으로 돌아왔다.

 「슈코」

P씨가 도화선에 불을 지핀다.


「결착, 짓자」

15 : [saga]:2015/01/17(토) 21:24:42. 07 ID:QwzX5fauo

 「……결착?」

 「우선, 쿄토로 돌아가라」

 「좀 더 신경 써서 말해 줄 수 없는 거야?」

 「공교롭게도 나는 매너가 없는 걸로 유명해」

P씨가 의자에서 일어서서, 슈트 주머니를 뒤진다.
그리고 내 앞에 내민 것은, 신칸센 표였다.

 「애초에 라이브 후에 일도 그리 잡지도 않았으니. 휴가를 만끽하고 와라」

 「…………머리를 식혀라, 그런 거야?」

 「쿨 다운계. 슈코에게 딱 맞겠지?」

 「말은 잘 하네. 방석 날아 올걸」

 「차갑다고!」

 「쿨 다운계니까―」

P씨의 손에서 표를 빼앗는다.

 「날개를 너무 뻗어서 날아가 버려도 몰라?」

 「그럼 여기까지 날아서 돌아와라, 표 삯 아까우니까」

농담에, 코를 대답한다.

 「들러라, 친가에는」

「……기분이, 내키면」

16 : [saga]:2015/01/17(토) 23:07:17. 05 ID:QwzX5fauo

 「슈코」

 「…………」

 「일전의 80%도, 평소의 100%도 아니야. 나는 200%의 슈코가 보고 싶어」

 「어리광이네」

 「남자이니까」

 「갔다 올게」

 「갔다 와라. 그 표 내일이지만」


――미닫이문을 잡았던 손에서, 힘이 스륵 빠졌다.


 「그걸 먼저 말해! 멋지게 말한 내가 바보 같잖아!」

 「핫핫! 슈코는 아직도 멀었어―. 카나데짱에게 배워둬」

 「이제 됐어. 다녀오겠습니다~」

 「선물 잊지마―」

반나절만큼 빠른 인사를 하고 사무소를 떠났다.
어깨로 느껴지는 이 피로는, 라이브 후 특유의 그 것이 아니다.

 「아―…………」


……짐은, 내일 아침에나 싸야지~.

17 : [saga]:2015/01/18(일) 01:01:23. 28 ID:NEOnYISpo
 ― = ― ≡ ― = ―

 「추웟」

오랜만에 맛본 쿄토의 공기는, 뼈 속까지 시리다.
도쿄는 춥다고들 하지만, 나로선 쿄토가 더 춥다고 생각한다. 물리적으로.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다. 응, 그리운 나의 고향이다.

 「하―」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탓에, 몸이 떨려, 머플러를 감는다.

……2년만, 인가.

작년에 이벤트 때문에 왔을 때는, 실수로라도 친가에는 가려고 하지 않았고.
P씨도 어쩐지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갑니까?」

옷을 고쳐 입고, 캐리어를 몬다.
떠날 때는 맨손이었는데, 올 땐 짐이 많다.

 「인생,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네」

중얼거리는 소리가, 하얀 한숨으로 바뀌더니 사라졌다.


19 : [saga]:2015/01/18(일) 12:07:53. 92 ID:NEOnYISpo
 ― = ― ≡ ― = ―

너무나도 세련되지 못한 기왓장.
바퀴를 흔드는 돌층계.
늘어서 있는 옛날 간판들.

 「…………」

잊지 않았다. 몇 백 번이나 돌아다녔던 그대로다.
하지만 내 다리는, 어릴 때를 잊은 것처럼 굳어져 움직이지 않는다.
부들부들, 몸이 떨린다.
추위, 탓이다.


 「――오야. 슈코짱이니?」


옆에서 날아온 소리를 들은 순간, 바로 알았다.

 「가게 할머니」

 「아아 역시. 테레비, 봤어」

주름진 눈으로 엿보는 듯이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모자를 벗고, 머플러를 푼다.

 「돌아 왔네 보네. 깨닫지 못 했어」

 「아니, 지금 왔으니까」

 「그런가, 그런가. 잠깐 기다려」

할머니가 커튼을 빠져 나가 가게 안 쪽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왔을 땐, 그 손에 무언가 들려 있었다.
주름진 그 손으로, 그것을 내 손에 쥐어 주었다.

20 : [saga]:2015/01/18(일) 13:22:41. 64 ID:NEOnYISpo

 「좋아했지? 이거」

셀로판에 싸인, 조금도 옛날과 다르지 않은 사탕.
안에 반짝반짝 은박이 보이고, 황갈색 눈깔사탕이.
빨지도 않았는데, 어렸을 적 냄새가 코를 적신다.

 「고마워―」

 「다음에 또 들려주렴」

 「……아, 응」

팡팡, 엉덩이를 두드리더니, 할머니가 어딘가로 걷는다.

……갔다. 이것으로 가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잠시 망설이다가, 받은 눈깔사탕을 코트 주머니에 넣었다.
돌계단을 구두로 칠 때마다, 주머니 속의 사탕이 즐거웠는지 소리를 내고 있다.

 「…………」

그리고, 도착해 버렸다.

 「뭐, 바뀔 리가 없네―」


과자점 시오미.


나의 친가여, 조금은 꾸며.

21 : [saga]:2015/01/18(일) 14:10:41. 66 ID:NEOnYISpo

커튼 앞에 선다.
차가운 공기와 섞인, 희미하게 달콤한 냄새가 난다.

 「……후―」

심호흡을 한 번.
추위로 떨고 있는 몸을 제지하며, 문고리에 손을 댄다.
그리고, 단숨에 연다.


 「어서오십--, 뭐야? 슈코였구만」


익숙한, 2년만의 굳은 얼굴.
모자를 벗을 틈도 없이, 아빠가 손님용 스마일을 거둔다.

 「……아. 그, 그게…………」

조금도 변함없는, 정말로 접객업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무뚝뚝한 표정.
시간이 멈춘 것 같지만, 그러면서도 먼지가 흩날리는 가게.
몸 속으로 스며들 것 같은, 화과자 냄새.

 「그…… 나, 말이야」

 「슈코」

 「…………」

 「돌아왔다면, 할 말이 있지 않은가?」

 「미, 미안……」

 「아니야」

「……에」

22 : [saga]:2015/01/18(일) 15:06:29. 69 ID:NEOnYISpo


 「인사도 하지 않는 딸로 키운 기억은 없어」


 「아……」

인사는, 업계의 상식.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나는 성대한 착각을 한 것 같다.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라. 폐문 시간을 2년이나 넘긴 바보 딸」


얼굴이 뜨거워졌다.
챙모자를 내려 떨리는 눈매를 숨긴다.

 「응…… 다녀왔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어이, 가게 앞에서 울지마. 손님에게 폐니까. 안에서 울어. 안에서」

 「응…… 응…………」


아버지의 멍청한 표정은, 눈물이 나올 정도로 똑같았다.

23 : [saga]:2015/01/18(일) 15:44:44. 73 ID:NEOnYISpo
 ― = ― ≡ ― = ―

변함 없이 여기 녹차는 맛있다.
치히로씨나 하지메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것만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내가 탄 차는 흙탕물 같다는 평판이었다.

 「그래서, 언제까지 있을 거야?」

귤의 하얀 줄기를 제거하면서, 아빠가 말한다.
정돈된 귤을 보면서 골똘히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언제까지였는지 듣지도 못했네」

 「그래도 괜찮겠어? 사무소에 폐 끼칠 거면 돌아가」

 「또 마음에도 없는 말이나 하고. 아, 슈코. 떡국 있는데 먹을래?」

 「먹을래 먹을래」

엄마가 얼굴을 내민다.
우리 엄마이지만 실로 앞치마가 그림이 된다.

 「……그보다」

 「아?」

 「혼내지 않는 거야?」

 「뭐야, 고함을 원했다면 얼마든지 해줄 수 있어」

 「사양 할게」

코타츠에 어깨까지 기어들어간다.
한숨을 쉬고, 아빠가 귤을 입에 넣는다.

24 : [saga]:2015/01/18(일) 16:19:42. 11 ID:NEOnYISpo

 「앞에 그릇이 있는데 그런 건 못 하지. 그래도, 편지 정도는 해」

 「말은 그렇지만, 이 사람 슈코가 나오고 있는 것은 모두 체크했어」

떡국을 두며 엄마가 웃는다.
가리켜진 선반에는 본 적이 있는 잡지가 몇 권이나 있었다.

 「무소식도 희소식이지요, 여보?」

 「글쎄」

접시에서 귤을 꺼내려는데, 아버지의 손이 제지했다.
무릎에 손을 데고 코타츠에서 일어선다.

 「슈코. 내일부터 가게 나와라」

 「에―, 조금은 쉬게 해줘」

 「떡국 먹고 있겠지」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하지 않니?」

 「윽」

떡을 추욱~ 늘어뜨린다.
2년만의 떡국은 따뜻하고, 맛있었다.

25 : [saga]:2015/01/18(일) 16:51:55. 23 ID:NEOnYISpo
 ― = ― ≡ ― = ―

 「어서 오십시오―」

 「슈코짱, 싸인 주세요!」

 「지금이라면 여기 이 세트가 이득―」

2시간 정도 있자, 거리에 있는 모두가.
3일 정도 있자, 현지 친구가.
일주일 정도 있자, 소문을 우연히 들은 것 같은 팬들이, 가게에 끊임없이 들어온다.
인간도 우정도 미디어도,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감탄하게 되었다.

 「후―」

휴일이라 붐볐던 거리도, 겨우 잠잠해졌다.
휴일에 일하다니 정말 불경스럽다. 안즈짱이라면 피를 토하면서 쓰러졌을 것이다.
두건을 풀고 목을 위로 들었다.

 「아이돌, 이라」

계산대 옆에 둔 사인펜.
상당한 수의 팬이 와준 덕에, 중간쯤부터 옆에 가지런히 두었다.

 「…………」

당분간 턱을 괴고 멍하니 있는데, 또 문이 열린다.

 「어서오세요~」

 「스마일 하나」

 「미안―, 그거 오전에 끝나버렸어」

 「뭐야. 그럼 아이돌 하나」

 「……, 뭐 하는 거야? P씨」

 「프로듀서를 조금」

매번이지만 절묘한 타이밍에 P씨가 나타났다.
선글라스를 쓰고, 서류 가방은 들었지만, 오늘은 어쩐지 이상한 복장이다.

26 : [saga]:2015/01/18(일) 17:22:21. 10 ID:NEOnYISpo

「아버님 계셔?」

 「아아, 지금은 안에」

 「――또 너인가. 이번에는 뭔데?」

팔을 걷어 붙이면서 아빠가 내려 왔다.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조금 따님을 빌려도 되겠습니까?」

 「마음대로 해라. 도둑」

 「잠깐, 인기 있는 여자 취급이 너무 하지 않아?」

 「간판이 멋대로 걸어 다녀 주면 편하지」

 「그럼,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겟습니다」

아빠에게 고개를 숙이고, P씨가 가게에서 나간다.
코를 울리며, 아빠가 배웅한다.

 「오늘은 그만해도 좋아」

 「아빠, P씨와 만난 적 있어?」

 「뭐, 여튼 빨리 가라」

가라고 손짓을 하며, 아빠가 나를 가게에서 내쫓는다.
할 수 없다. P씨에 자세하게 들어보자.

27 : [saga]:2015/01/18(일) 17:44:28. 29 ID:NEOnYISpo

 「헤이, 기다―」

정월이고, 기모노 위에 겉 옷 한 벌.
밖에 나오자, P씨가 팔짱을 낀 채, 벽에 기대고 있었다.
손을 흔들어 주는 팬 같아 보이는 아가씨들에게, 나도 미소로 돌려준다.

 「그래서, P씨. 어떻게 된 거야?」

 「『시오미씨』」

 「……그래서, 『프로듀서』. 뭐야?」

내 질문에 답하지 않고, 프로듀서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걸로 됐어」

가슴에 붙인 것은 『프로듀서』 라고 쓰여진, 묘한 명찰이었다.
분명 본 적이 있다.

 「뭐야 그 바보 같은 명찰?」

 「치히로씨에게만은 그 말 하지마」

 「아차, 입이 미끄러졌네」

 「뭐, 그건 됐고」

P씨가 헛기침을 하더니, 이쪽을 멀리서 둘러싼 채 바라보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신춘 특별 기획! 『시오미 슈코의 쿄토 나들이』 시작-!」

28 : [saga]:2015/01/18(일) 17:57:31. 76 ID:NEOnYISpo

 「……에?」

예상도 하지 못했던 P씨의 한마디에, 주변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퍼진다.
……에, 아니, 뭐야 이건.

 「쿄토 아이돌, 시오미 슈코씨가 모두에게 쿄토의 매력을 전하고 싶다고 합니다!」

 「오―!」

모두가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꺼낸다.
물론 나는 이런 기획, 한 마디도 듣지 못했어.

 「그럼 시오미씨, 처음에는 어디를?」

 「…………」

P씨의 눈을 가만히 바라본다.
선글라스 너머로 가늘게 뜬 눈동자가, 어떻게 할 거야? 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고민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 만큼 매력적인 장소가 많다는 걸까요?」

 「……하―」

기지개를 펴고, 어깨의 힘을 뺀다.
흠. 쉬는 건지, 일하는 건지, 뭐가 뭔지 모르지만, 아무튼 상관없다.
날개를, 펴자.


 「――뭐니뭐니해도, 이 『과자점 시오미』는 각별해! 여하튼 인기 여성의 슈코짱이 맞아 주기도 하고―」


어느 새 모인 사람들에게서, 웃음꽃이 피었다.

29 : [saga]:2015/01/18(일) 18:14:50. 74 ID:NEOnYISpo
 ― = ― ≡ ― = ―

 「정말―. 새해부터 일하느라 지쳤어 P씨」

 「이 정도는 약과야. 여기 단팥죽 맛있네. 정말로」

몇몇 가게를 돌아다니다가, 칸막이가 있는 찻집에 들어갔다.
창 너모로 구경하는 팬들에게 윙크를 하며, 붕어빵을 머리부터 먹는다.
응, 가끔은 크림도 나쁘지 않다. 사도라도 맛있으면 좋은 것이다.

 「모두 낯익은 사이 같았어. 이 근처 가게 사람들은 모두 그런가?」

IC 레코더를 만지거나 수첩에 메모를 하는 척 하며 프로듀서가 묻는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만지작거린다.

 「이 근처라고 할까, 이름이나 얼굴은 시내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지 않을까?」

 「……아이돌 하기 전부터 유명인이었는가? 금시초문이구만」

 「유명인이라고 할까, 나 어렸을 때 실종 했던 거 같아서」

 「같다는 건 또 뭔가?」

 「아니, 나는 그런 기억 없는데」

키가 지금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던, 로리 슈코짱 무렵의 이야기다.

부모를 따라간 후시미이나리에서, 처음으로 진짜 여우를 보았다.
어쩐지 신관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심심해서, 그 녀석에게 손대려고 다가갔다.
다가가면 멀어지고, 멈추면 저 쪽도 멈추고.

그렇게 절묘한 거리에, 나도 화가 났다.
30분 정도 산 속에서 술래잡기를 했지만, 결국 잡지 못해서 낙담하면서 돌아갔는데.
그런 나를 마중 나온 것은, 경찰들이었다.
30 : [saga]:2015/01/18(일) 18:30:34. 38 ID:NEOnYISpo

 「그래서 물었더니 3일 동안 행방불명이었다고」

 「이른바 실종이라는 건가?」

 「글쎄? 나는 술래잡기를 했을 뿐이야―」

부모님에게 무사히 돌아온 나는, 당연히 많이 혼났다.
부모님의 우는 얼굴을 본 것은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래서, 슈코짱의 얼굴은 많이 알려져 있어」

 「과연 그렇구나」

 「이 거리만은 내가 탑 아이돌일지도」

마른 목을 엽차로 축인다.
음―, 크림 붕어빵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거 아니야?

 「슈코」

 「응?」

 「분한가」

프로듀서가 선글라스를 벗는다.
우리들 사이에 침묵이 흐르고, 가게 안 수다가 잘 들린다.
남겨 놓은 꼬리를 먹고, 엽차를 한 모금.
호우, 숨이 일본식과 서양식의 절충 같은 따뜻함이었다.


「굉장히, 분해」

31 : [saga]:2015/01/18(일) 18:46:22. 33 ID:NEOnYISpo

 「미안, 그거 전부 내 탓이니까. 기분이 풀린다면 2, 3발 때려도 괜찮아」

 「별로 괜찮아. 카나데도 프레짱도 P씨도, 사무소도 원망할 이유가 없어」

 「CD를 내놓을 정도로 출세하면 좋았겠지만」

연말 라이브 전에 정해진, 카나데의 CD 발매.
스테이지에서 신곡 써프라이즈는 대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
단지, 거기에 내가 없었던 것 뿐.

 「……카나데짱은, 무슨 말을 했었나?」

 「정말로 『미안해』 라고 말해 주었어. 바보 같이 상냥해―, 단지 내가」

 「슈코, 이야기를 할 때는 눈을 봐라」

P씨에게 그 말을 듣고, 어느 새 고개를 숙이고 있던 것을 깨달았다.
무릎 위에 주먹을 꽉 쥐고, 숙이고 있었던 고개를 무리하게 든다.

 「분해. 어째서 카나데만이야? 그래도 카나데도 노력을 많이 한 건 알아」

 「…………」

 「알고는 있어도, 나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노래를 하는 거야?」

최악의 생각으로, 최저의 기분으로 라이브를 하면.
만족스러운 성과가 나올 리도 없고.

 「슈코」

 「응」

 「아이돌은, 뭐라고 생각해?」

32 : [saga]:2015/01/18(일) 19:02:09. 64 ID:NEOnYISpo

잠시 동안 곰곰이 생각한다.
나오는 대답은 있지만 그 모든 게 아닌 거 같기도 하다.

 「…………」

 「대답할 수 없는 것도, 대답 중 하나다」

 「그런 거」

 「별이라고 말하는 녀석도 있다」

P씨가 손바닥을 피고, 손가락을 구부리며 센다.

 「꽃이라고 생각하는 녀석도 있고, 제일 귀여운 여자아이라고 대답하는 녀석도 있고. 아마, 정답도 오답도 없겠지」

 「…………」

 「다만, 그래도 나는 이것이 아이이돌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있어」

P씨가 창 밖을 가리킨다.
깜짝 놀란 채, 유리창 저 편을 바라보았다.

머리를 기울이며 바라보는 아저씨.
걱정스러운 듯이 이쪽을 바라보는 오빠.
친구처럼 나에게 손을 흔드는 여자아이.

 「슈코. 카나데짱의 팬들은, 너를 눈엣가시로 여겼나?」

 「……아니」

 「CD를 낼 수 없으면 아이돌 아니라고, 내가 말한 적이 있나?」

 「……아니」

 「부모님이, 아이돌이 된 슈코를 한 번이라도 거부했나?」

 「…………」

33 : [saga]:2015/01/18(일) 19:16:31. 16 ID:NEOnYISpo

가게 안에서 이쪽을 엿보고 있던 사람들도, 어쩐지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모두가 슈코의 얼굴을 보러 여기에 왔어. CD라든가, 그런 건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지」

 「……응」

 「슈코. 너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노래를 하고 있을까?」

 「…………」

 「지금 내 앞에 있는 건, 인기 여성인 슈코짱인가? 신데렐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시오미 슈코인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아마, 진짜 P씨다.



지금, 여기에 있는 나는.

34 : [saga]:2015/01/18(일) 19:59:58. 67 ID:NEOnYISpo



 「――이야―, 여기 맛은 여전히 일품이네!」



의자에서 일어서고, 크게 기지개를 켠다.
할 말을 잃은 모두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눈앞에 있는 P씨는.
고개를 숙이며, 어깨를 떨고. 쿡쿡, 소리를 내고 있었다.

 「CG프로 모두에게도 먹이고 싶네―. 아저씨, 여기 세트 8개! 프로듀서 지불 부탁 드립니다!」

 「알았어」

 「엣」

그럼, 아직도 팬 모두에게 소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가게가 많이 있네.
사무소 모두들 맛봐 주었으면 한 선물도 잔뜩 있고.

 「자―, 프로듀서. 휴식 끝이야. 다음 가자 다음!」

 「……시오미씨 실은 이거 돌발 기획인데, 영수증 쓸까?」

 「센카와 대명신이라고 쓴다면」

 「……하하…………」

 「빨랑 서. 팬들이 기다리다 녹초가 되었어―」


인기녀도, 버는 남자도, 정말 대단하다.

35 : [saga]:2015/01/18(일) 20:10:49. 99 ID:NEOnYISpo
 ― = ― ≡ ― = ―

 「어머, 일찍 일어났어. 그것도 아이돌이라서?」

주방으로 가자, 희미한 따스함에 안심한다.
어머니가 만들고 있는 팥 냄비에서, 달콤한 향기가 감돌고 있다.

 「아니, 생각해보니 첫 참배를 가지 못해서. 아침이라면 별로 없을 거 같고」

 「아침의 쿄토는 춥지 않니?」

 「잘 아네」

 「그 사람에게 인사는 했고?」

 「했어. 반은 잠꼬대였지만」

 「그래」

신발끈을 묶는다.
차가운 신발 탓에 잠이 확 깬다

 「저기, 슈코」

 「응―?」

 「송금은 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는 아직 아이이니까」

일어서, 확인하듯이 발뒤꿈치를 밟는다.
챙모자를 푹 눌러쓰고, 카트를 잡았다.

36 : [saga]:2015/01/18(일) 20:21:32. 89 ID:NEOnYISpo

 「필요 없어도 멋대로 보낼 거야. 아이이니까 어리광」

 「그래」

 「그럼」

 「아, 잠깐 기다리렴」

어머니가 당황해 하고 있다.
응? 뭔가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 걸까?

 「그 프로듀서는 말인데」

 「에?」

 「벌겠지?」

 「……아―, 응」

 「놓치면 안돼」

 「…………암여우……」

 「무슨 말을 했을까나?」



 「아무튼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렴, 슈코」



옛날에 말할 기회를 놓친 인사가, 저절로 입에서 튀어 나왔다.


37 : [saga]:2015/01/18(일) 20:31:41. 17 ID:NEOnYISpo
 ― = ― ≡ ― = ―

 「오―, 비어있네」

아무래도 정답인 것 같다.
아직 새해이지만, 밤도 아침도 아닌 이 시간의 후시미 이나리는 내 독점 상태였다.
청소를 하고 있는 신관과, 관광객 몇 사람. 그리고 여우가 한 마리.

 「…………」

으응~ , 본 적이 있다.
처음은 돌사자라고 생각했는데, 땅에서 갑자기 솟아나오는 건 이상하다
다가가 보니, 실수도 뭣도 아니라, 여우가 정말로 앉아 있었다.

 「……그러니까」


――후시미 산에 여우는 없다.


어른들에게 여우를 쫓고 있었다고 말했더니, 그렇게 일축 당해 버렸다.
가끔 여우를 봤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는 석상을 잘못 봤거나, 아이의 착각이라고 치부된다.

 「…………」

 「…………」

눈앞에 있는 이 아이는, 옛날에 쫓았던 녀석하고 비슷하다.
그렇다기 보다, 아마, 그 때 그 본인……본여우? 가 틀림없다.

여하튼 나는, 다른 꼬리가 두 개인 여우를 모른다.

38 : [saga]:2015/01/18(일) 20:40:43. 74 ID:NEOnYISpo

 「그 때는, 쫓아서 미안」

2례, 2박, 목례.
올바른 예는 모르지만, 이런 것은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고 자신에게 타일렀다.
가끔은 이런 첫 참배도 나쁘지 않다.

 「또 보자」

여우에게 가볍게 손을 흔든다.
석상같이 미동조차 하지 않고, 여우는 나를 가만히 배웅했다.

 「……오」

뒤를 돌아 역으로 가려고 하자, 정확히 햇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는 김에 아침해에도 참배할까 조금 고민이 된다.



 「――폐를 끼쳤어. 선물이야」

39 : [saga]:2015/01/18(일) 20:41:36. 25 ID:NEOnYISpo

 「에?」

뒤에 들리는 소리에 돌아보자, 아침해에 비추어진 토리이가 빛나고 있었다.
바닥을 쓸고 있는 신관과, 관광객 몇 사람과 그리고.

 「…………」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여우 두 마리.
후시미 이나리에, 야생 여우는 없다.

 「……뭐, 됐나」

머플러를 감는 손에, 차가운 감촉이 느껴진다.
올려다 보자, 점차 군청색이 물색으로 변하고 있는, 구름 하나 없는--


뚝.


 「어라?」

뺨에 빗방울이 닿고, 그리고 뚝뚝, 소리가 난다.
빗방울이 차례차례 떨어지고, 점차 비가 되었다.

 「와왓」

당황해서 역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이제 젖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여자라니까.

40 : [saga]:2015/01/18(일) 20:51:06. 63 ID:NEOnYISpo
 ― = ― ≡ ― = ―

 「그러니까, 오징어밥하고 우지차」

 「호우지차와 그리고 특선 버섯 도시락 하나군요―」

 「오, 빨리 왔네……어째서 젖은 건가? 어이. 아줌마, 타올도」

타올이 머리에 씌워졌다.

 「아니- 걷고 있는데 말이야」

 「물이 뚝뚝 떨어지는 좋은 여자?」

 「그거 조금 전에 내가 말했어」

 「어이, 거기는 나 때문인 걸로 해라」

 「눈치 없는 여자이니까」

젖은 몸을 타올로 닦고, 도시락을 사고 신칸센을 탄다.
선물은 택배로 사무소에 보냈으니 짐은 가볍다.
그것을 짊어지고 있는 P씨도 조금 보고 싶었지만.

 「여엉차」

 「우사민 성인 같아」

 「실례야. 나는 아직 30대라고」

 「맞잖아」

 「아아. ……응? 맞은 건가?」

41 : [saga]:2015/01/18(일) 21:07:32. 48 ID:NEOnYISpo

마주 보고 앉은 채로, 다리를 핀다.
응, 오늘도 슈코짱의 하얀 다리는 나이스다. 카나데에게도 지지 않아.

 「묻고 싶었는데, P씨는 전에 아빠하고 만난 적 있어?」

 「오―, 스카우트한 직후에」

 「에, 그렇게 빨리?」

 「미성년을 부모 동의 없이 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해?」

듣고 보니 그도 그런가.
그 때의 나는 니트라기 보다 오히려 노숙자였다.

 「그리고 일전에도 만난 거지?」

 「무슨 이야기야?」

 「P씨, 내가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도록 사전 교섭한 거잖아」

 「내가 그런 착실한 일을 할 녀석으로 보여?」

 「했네」

 「반론은 하게 해줘, 하아」

P씨가 시치미를 떼면서 차를 마신다.
그런 짓을 할 거라고는 것은, 요만큼도 안 보이지만, 그래도 할 때는 하는 남자다.
버는 남자도 좋아하지만, 잘 나가는 남자라도 싫지 않아, 나는.

42 : [saga]:2015/01/18(일) 21:15:02. 39 ID:NEOnYISpo

 「그런데 슈코 아버님, 데릴 사위야?」

 「응, 보면 알겠지만」

 「처음 만났을 때는 몰랐지만 말이지, 예전에 세력 관계를 보면……」

시오미가는 여자가 강하다.
나도 엄마에게 반항할 생각은 없다.

 「이런, 그렇다고 할까, 나도 말할 기회를 놓치고 있었어」

 「무엇?」

 「카나데짱의 말이야. 『너무 놓아두면, 바람 필 거야』 라고」

 「…………」

 「인기녀는 힘들지?」

 「정말이지―」

한 바탕 서로 웃은 후, P씨가 낙담한다.
갑작스러운 그 반응에 당황해 버렸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아니, 슈코는 좋겠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치히로씨야」

 「치히로씨 귀엽잖아. 그야말로 아이돌 정도로」

 「뭐, 그것은 그렇지만……」

P씨가 휴대폰을 열어, 메일을 나에게 보여준다.
발신인은 치히로씨.
제목은 『무제』.
내용은 『할 이야기가 있어요』.


……에, 이게 여자의 메일?


44 : [saga]:2015/01/18(일) 21:25:56. 22 ID:NEOnYISpo

 「어제 그것, 돌발 기획이라고 말했지?」

 「응」

 「아무튼, 결국은 사전통고 없이 이쪽 아이돌을 선전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응응」

 「결론은 나는 돌아가면 혼나」

 「살아 있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반드시」

 「이대로 출장가면 안 되나……」

P씨가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는데, 벨이 울린다.
놀라고 있는 P씨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신칸센 문이 닫혔다.
그리고, 천천히 달리기 시작한다.

 「슈코. 날개, 남았어?」

 「너무 뻗어서 없어. 표라면 있지만」

P씨가 손으로 눈을 가리고, 질질 의자에 기댄다.
잘 나가는 남자도 괴롭다.

45 : [saga]:2015/01/18(일) 21:32:38. 45 ID:NEOnYISpo

봐주지 않는 게 좋은 거 같아, 창 밖에 시선을 옮긴다.
뚝뚝 빗방울이 묻은 유리창 저 편에서, 쿄토의 거리가 아침노을에 불타고 있다.

 「……뭘 히죽거려? 비참한 내 미래?」

 「별로―. 좋은 선물이 생겼다고 생각해서」

 「…………그런가 선물인가. 그 건도 있었지. 이제 됐어. 자자」

P씨가 슈트를 입는다.
신음으로 소리를 높이는 검은 비극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차창을 흐르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흐~흥♪」

46 : [saga]:2015/01/18(일) 21:38:21. 40 ID:NEOnYISpo


여우 시집가기, 인가.


 「정말이지」


저쪽도, 이쪽도.



내 주위에는, 멋을 뽐내고 싶어하는 녀석들이 너무 많다.

47 : [nagasaki]:2015/01/18(일) 21:39:44. 20 ID:NEOnYISpo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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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1.. 이건 시리즈이고 시리즈에 대해서 저는 정리를 포기했습니다. 리스트가 불명확합니다. 그래서 할 것만 할 생각입니다.

2. 여우의 선물이 여우비인 건 여우비 내렸으니 시집가라는 이야기입니다. 선물 센스가 스케일이 커서 난감했습니다.

3. 일단,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슈코가 신데렐라 걸이 된 것하고 이 번역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슈코에게는 축하할 일이지만, 제가 번역한 건 순전 개인적인 사정 때문입니다. 슈코 팬픽에 대해서 조사를 했지만, 할 만한 게 이것 정도였습니다.

아야세 호노카 (러브라이브가 아닙니다. 진짜 신데마스 아이돌입니다.) 와 슈코가 나오는 팬픽이 있고 그 팬픽도 나쁘지 않지만.. 지금 제 관심사가 아닙니다.

4. 유미하고 카나데를 하다보니.. 슈코도 이미지가 겹쳤다고 판단했고.. 아냐도 그렇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아냐를 해야하는데. 솔직히 막막합니다.

5. 특히 슈코나 카나데의 경우... 개인적인 이유 중 하나는 검색 결과 이 캐릭터들이 백합으로 나오는 경우가 꽤 있어서 였습니다. 일단 관심이 생기다 보니 조사하는 차원에서 번역을 시작했으며... 백합 팬픽 번역은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그보다.. 카나데와 프레데리카 백합 동인지 어떻게 사야할지...

6. 슈코, 신데렐라 걸 축하해.

 

 

PS : 슈코P는 약간 짜증스러운 느낌으로 번역하려고 했습니다 -_-; 

PS2 : 어느덧 여기에 올린 게시물도 200개가 되었네요.. 숫자가 애매해서 걱정이었는데.. 일단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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