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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사「소중한 분 앞에 꽃을 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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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9, 2017 17:19에 작성됨.

「자, 거스름돈. 햇볕이 따가우니 열사병에 안 걸리게 주의하게」

「네, 감사합니다」


정년이 지났을 운전기사 분한테서 거스름돈을 받고, 택시를 내린다.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산기슭.
빌딩이나 지면에 반사되어 느껴지는 후텁지근한 더위는 없지만, 머리 위에 아무것도 없는 탓에 햇볕이 직접 내리쬐고 있었다.


「후우…벌써, 이런 계절이구나」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도중에 고양이를 몇 마리 발견해 접근을 시도해 보았지만, 날 보자마자 도망쳐 버리고 말았다.


「이 근처에……찾았다」


수도꼭지와 겹겹이 쌓인 통, 그리고 국자.
오랫동안 썼을 통의 8할까지 물을 넣고, 들어올린다.


「영차차…하아. 몸이 무뎌진 걸까」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수를 세어가면서 안으로.
여덟 번째에서 좌로 꺽는다.

평소 다니는 도로라면 자주 헤매는데, 여기서는 한 번도 헤맨 적이 없다.
항상 이렇다면 좋을 텐데 말이야….

으음. 여덟 번째에서 좌로 꺽은 뒤, 열 네 번째.

여기네.
이름도 맞아.

 

덜컹.
통을 지면을 두고, 가져온 신문지를 펼친다.


「자주 오지 못해서, 죄송하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발을 들여놓는다.

매번 그렇지만, 한 면이 잡초로 덮여져 있다.
이거 고생 좀 하겠네.

 

작은 잡초까지 전부 깨끗하게 뽑아냈다.
자, 그럼 다음은 걸레네.

…으응?
뭔가, 깜빡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면을 자세히 본다.


「어머. 깜빡하고 있었어~」


갈색으로 변해버린 꽃을 신문지에 놓고, 가져온 작은 해바라기로 교체한다.
해바라기를 잠시 지긋이 바라보고는, 걸레를 꺼낸다.

차가워서 만질 때 기분이 좋았던 통 속 물은, 완전히 미지근해져 있었다.
물을 좀처럼 흡수하지 않는 걸레 때문에 고생하며, 깨끗하게 걸레질을 한다.
세세한 곳까지 정중히, 정중히…


마무리로 국자를 사용해 위에서부터 물을 뿌린다.
이 시간은 항상 씌었던 마귀가 떨어져나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마음이 새로 태어난 것 같은 그 기분으로, 양초에 불을 붙이고 향에도 옮겨 붙인다.

 

웅크리고 앉아서 손을 모아서는, 사무소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다는 취지를 전하고 일어섰다.
스스로 했으면서도 참 짧게 했구나 싶지만, 이 정도가 딱 좋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언제 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통과 국자, 잡초랑 시든 꽃을 싼 신문지를 들고, 방금 전에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후우.
추석에는 쉴 수 있으려나?


 

 

아즈사씨, 생일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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