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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와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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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8, 2017 17:47에 작성됨.

 

사기사와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여름이 됐어도 오타쿠가 하는 일은 똑같다.

얌전한 녀석이 화내면 더 무섭다.



7월, 그것은 불의 계절이다. 태양은 전력으로 자기 주장을 하며 지구를 비추고, 7월이 시작되면서 열사병이라는 맵병기에 쓰러진 사람은 400을 넘는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작열광선과 지면의 반사열의 상승효과로 발생가흔ㄴ 작연반사 더블버거로 400명의 사람이 불타버린 것이다.
그런 이시카와 고에몬을 칭송하고싶어지는 계절에서 나는 기말시험을 끝내고 간신히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아니, 정확히는 시험지를 돌려받으로 학교에 가야하는 날이 있기때문에 그것만 넘으면 여름방학이다.
(*이시카와 고에몬石川五右衛門 : 1594년에 처형된 일본의 유명한 대도적. 산채로 기름에 튀겨져 처형됐다고 함.)
이래봬도 내가 이 스포츠 고등학교에 들어간것은 검도부에 들어가기 때문이었으며, 고1때 그만뒀어도 그것을 위해서 체력을 기르기도 했으니 열사병으로 쓰러질 일은 없다. 그래도 더운건 덥다. 땀투성이의 몸을 질질 끌며 나는 서점에 들어갔다. 히야~ 시원하구만~

「……어서오세요, 타카미야군.」

책장정리를 하던 사기사와씨가 인사를 했다. 뭐, 책장정리라고 해봤자 입하한 책을 책장에 넣을 뿐이지만.

「도와드릴게요. 점프코믹은 저쪽이었죠?」
「……아, 죄송해요. 감사합니다. 맞아요.」

요즘 이 서점에는 만화코너가 생겼다. 그에 따라 손님층의 범위가 넓어져 손님도 제법 오게 됐다. 덕분에 나도 사기사와씨와 단둘이 이야기할 시간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시가사와씨의 2차원 범위에도 만화가 추가되어 요즘엔 원피스나 나루토, 드래곤볼 등의 왕도 점프작품에 빠져들었다. 아스마 대장이 죽었을때는 진짜 통곡해서 위로하느라 고생했었습니다.
책장에 책을 다 넣은 사기사와씨가 계산대로 돌아가고 나도 따라갔다.

「………후우」

한숨을 돌리며 자리에 앉은 사기사와씨에게 나는 가방에서 캔커피를 꺼내서 건내주었다.

「여기요」
「……아, 죄송해요. 굳이」
「아뇨, 오늘도 더우니까요」
「………가게 안은 에어컨이 있으니까 별로 힘들지는 않지만요」
「아니, 그게……탈수증상은 무섭잖아요」
「……그래도 별로 땀을 흘리지는 않고, 몸 밖으로 수분이 흐를 일이 별로 없어서……」
「………아무 말 말고 그냥 받아주세요」
「……후후, 농담이에요」

놀린건가…… 요즘에는 사기사와씨도 농담을 건내기 시작했다. 뭐, 얼굴은 진지해서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나에게 조금 마음을 열어준것같아 기뻤다.
나루토 단행본을 읽으면서, 사기사와씨가 중얼였다.

「……그건 그렇고, 나루토의 세계에서는 싸움만 하네요.」
「? 그야 배틀만화니까요. 안싸우면 안팔리겠죠.」
「………하지만, 뭐라고 해야할까요……조금정도는 일상파트가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아~ 그런 의미인가. 뭐, 이해는 하지만. 애니에는 그런게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만화에서는 어렵겠지.……아니, 꼭 그렇지도 않나?

「………없는건 아닐지도」
「……엣? 있나요!?」
「네. 아니, 원작은 아니지만요. 저도 자세히는 잘 모르는데……여름코믹? 에서는 있을지도……」
「……여름코믹, 이요? 아메코믹(아메리카 코믹)같은?」
「아뇨, 코믹의 이름이 아니라, 여름의 코믹마켓이란 의미에요. 정식명칭은 저도 모르지만, 좋아하는 애니의 2차 창작을 팬들이 만화로 그려서 팔더라고요. 동인지로」
「………2차 창작, 인가요……? 앗, 내여귀나 메이드래곤에서 나온?」
「네. 그거」
「…………언제인가요?」

그 말을 듣고 나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으음……8월 11일에서 3일동안이네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기사와씨는 진지한 얼굴로 수첩을 꺼냈다. 어이, 잠깐만. 설마 갈 생각이야? 갈 생각인거야?

「………3일 다 스케쥴이 없네요.」
「저기, 사기사와씨?」
「……네?」
「가고 싶으세요?」
「………가고 싶, 어요」
「동인지는 인터넷이나 아키하바라에서도 살 수 있는데요?」
「………아뇨, 그래도 그 『여름코믹』이란것이 궁금해서……」
「…………」

진짜냐……. 괜찮으려나. 중학생때의 반친구는 「위험해, 어쨌든 위험해」라고 말했었는데……….그 「위험해」가 「너무 즐거워서 위험해」라면 괜찮지만……불길한 예감이 든단말이지.

「………저도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
「………타카미야군도요……?」
「아~……저도 사고싶은 책이 있어서」

거짓말입니다. 저는 원작 혹은 애니만으로도 만족하는 타입이니까 2차 창작까지 돈을 내서까지 살 생각은 없다. 그저 사기사와씨가 걱정될 뿐이다.

「……좋아요. 저도 타카미야군과 같이 가고 싶었으니까」
「!?」

………그건 어떤 의미인건지. 아니, 깊은 의미는 없겠지만말야. 아, 젠장, 하나하나 의식하지 말라고, 나.

「………타카미야군?」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우선 집에 가서 전력으로 여름코믹에 대해 조사해야겠다.

×××

시험지를 받았다. 여전히 더운 한여름임에도 내 체온은 급격하게 차가워졌다……… 이건 위험하다. 중간시험이 좋아서 너무 방심했다………!
중간이랑 기말의 합계가 60점 미만인 과목은 재시험이다. 심지어 시험일은 8월 11일

「……………」

째자. 사기사와씨와의 여름코믹이 더 중요하다.
나는 그렇게 결의하고 반환받은 시험지를 반의 반의 반으로 작게 접고 저스트웨이 모양의 필통에 넣었다. 좋아, 오늘은 데스노트 1권을 들고가자. 볼펜으로 서랍 바닥을 열지 않으면 바로 발화하는 장치를 만들 때가 왔다.
학교가 끝나고 사물함 속의 교과서를 가방에 전부 넣고 집에 귀가했다. 다행히 라노벨이나 만화 외에는 돈을 거의 쓰지 않다보니 그 장치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돈은 있다. 분명 서랍에 2중바닥을 설치하고 가장 아래에 작은 구멍을 뚫었었지. 그리고 가솔린과 비닐, 이었나? 볼펜심 이외로 열면 정전기로 인화하는 장치를 만든다. 뭐, 자세한 내용은 1권에 다 나와있으니 괜찮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집에 도착. 그러자 현관문 앞에 누군가가 앉아있는게 보였다. 누군가하고 자세히 보니 사기사와씨였다.

「사기사와씨!? 뭐하세요!?」
「………아, 타카미야군. 안, 녕하세………」
「아니, 지금 안녕할때가……! 겍, 땀투성이!」
「……조금, 이야기가……있어서………」
「아니, 이야기는 나중에 해도 괜찮으니까!」

나는 현관문을 열고 사기사와씨를 부축하며 집안에 들어갔다. 속공으로 에어컨을 키고 사기사와씨에게 포카리를 건내주었다. 그것을 사기사와씨가 한번에 전부 들이킨다.

「응……꿀꺽……후우……. 소생했어요………」
「………후우」

다행이다. 복귀한 모양이다. 그런데, 그……뭐냐. 눈을 둘 곳에 곤란한데………. 땀으로 옷이 젖어서 브레지어가 비쳐보이는데……아니, 나쁘지 않지만, 여기서 아무 말 안하면 사람으로서 문제가 있겠지.

「………사기사와씨」
「……? 네……?」
「저기……욕실 빌려드릴테니까, 샤워하시는게………」
「………?」
「그, 그게, 땀 많이 흘리셨으니까요. 욕실 저기에요.」
「…………아, 그렇네요. 알았어요」
「………후우」

사기사와씨는 내가 손짓한 곳에 있는 욕실로 들어갔다. 나는 왠지 마음이 놓여 옷장을 열었다. 땀으로 흠뻑 젖은 옷을 또 입힐 수는 없었기에 갈아입을 츄리닝을 꺼냈다.
샤워기 소리가 들렸을 때, 나는 욕실 앞으로 가서 츄리닝과 목욕타월을 놓고 동시에 사기사와씨의 옷을 회수했다.………엹은 핑크색의 속옷은 못본걸로 하자.
사기사와씨의 옷을 행거에 말리고, 창문을 연 후에 페브리즈를 2발 발사했다. 언제 갈 지는 모르지만 이걸로 괜찮겠지.
이어서 냉장고를 열어 얼음을 컵안에 넣고 보리차를 따른다. 상을 꺼내고 위에 올린 후, 접시를 거내 감자칩, 빼빼로(사재기해뒀다)를 담고, 식탁 밑에 「사람을 못쓰게 만드는 쿠션」을 설치.
마지막으로 TV를 키고 플4에다가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을 세트한다. 이것이 바로 「사기사와 포메이션」이다. 장마철에 만약 비를 맞은 사기사와씨가 우리 집에 왔을 때를 대비해서 상정해뒀다. 대체 뭐하는걸까 나는.
그 떄, 사기사와씨가 욕실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어째선지 얼굴이 붉었다.

「………아, 사기사와씨……」
「…………」

사기사와씨는 어째서인지 기분이 안좋아보이는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에, 나 무슨짓 저질렀나? 오히려 집주인으로서 완벽했다고 생각하는데……….
내심 땀을 흘리며 당황하고 있으니 사기사와씨가 불쑥 중얼였다.

「…………변태」
「엣!? 어, 어째서!?」

매도가 귀여워! 아니 그게 아니라!

「………제 옷, 돌려주세요」
「…………?……앗」

그런거였나! 설명하는걸 잊어버렸다!

「아니, 그게 아니에요! 그런 성희롱같은 장난이 아니라……! 제 츄리닝을 놓아뒀으니 그걸 입었으면 해서………. 그게, 땀으로 젖은 옷을 입으면 감기걸리고……」
「…앗, 그랬군요……! 죄, 죄송해요! 오해해서……!」
「아, 아뇨. 저도 설명이 부족했으니……」

혹시 츄리닝이 놓여진 장소를 못본건가? 나는 일어서서 욕실쪽을 향해 걸었다.

「아, 츄리닝은 세탁기 위에……」
「……후엣?… 앗, 자, 잠깐! 오지마!!」
「…………엣」←아프게 상쳐입음.
「………저, 저기……지금, 알몸이라, 사………」
「앗………다행이다……」←마음이 놓임.
「……뭐, 뭐가 다행인가요!」
「에, 아, 아뇨, 그게 아니라. 미움받은줄알고……아니, 감기 걸릴테니 빨리 옷 입으세요.」
「………그, 그렇네요……. 죄송해요」
「아, 아뇨……제가 죄송하죠. 당당히 알몸 보려고 해버렸고……」
「……봐, 봤나요!?」
「아, 아니에요! 됐으니까 빨리 옷입어주세요!」
「…………나중에 어떤 의미인지 물을거에요.」

아아……젠장, 뭐야 이거. 왜 이런 부끄러운 상황이……. 그건 그렇고, 방금 전의 「오지마!!」는 엄청났다………. 가볍게 자살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나저나 잘 생각해보면 아까운 일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대로 모른척 갔으면 엄청난 걸 봤을지도 모르는데.
가볍게 후회하고 있는 동안, 사기사와씨가 옷을 입고 간신히 욕실에서 나왔다.

「………타카미야군, 설마 샤워하고 있는걸 엿보려고 한건가요?」
「……아, 아니라니까요. 아까 그건 그런 의미가……!」

반론하려한 직후에 엄청난것이 보였다. 소매부분은 꽉 잠근 주제에, 가슴부분은 제대로 단추를 잠그지 않아서 굉장하게 튀어나온 사기사와씨의 츄리닝차림. 뭐야 이거 완전 에로해.

「……………」
「……타카미야군?」

………크다고는 생각했었지만……설마 저런걸 숨기고 있었을줄이야……. 병기야, 저건.

「………타카미야군? 듣고있어요?」
「핫!」
「!?」

아, 안돼! 사기사와씨의 순수한 눈을 보라고! 몸은 음탕해도 내용은 초등학생 수준으로 순진한 사람이라고! 그런 아이를 성적은 눈으로 보지 마!

「!? 타, 타카미야군!? 뭐하시는 건가요!?」
「………괜찮아요. 번뇌를 지웠어요.」
「……저, 정말……! 가끔씩 이상하다니까요! 잠깐 기다려주세요!」

사기사와씨는 일어서서 어딘가에서 파스를 가지고 왔다. 나를 자리에 앉히고 내 앞에서 팔을 모아 「움직이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하며 내 이마에 파스를 붙여주었다. 고맙지만 눈 앞에서 그 커다란 가슴이 흔들리고 있다고. 당신이야말로 움직이지 마.
이윽고 내 이마에 파스를 붙인 사기사와씨는 내 앞에 앉은 채로 양뺨에 손을 대며 미소지었다.

「………좋아, 다 됐어요」
「………」
「………이제 손 가는짓 하지 말아주세요.」

머리를 쓰다듬어진 나는 왠지 부끄러워져 작은 소리로 중얼였다.

「………사기사와씨한테만은 그런 말 듣고싶지 않은데」
「! 그건 어떤 의미인가요!?」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지 않거든요!」
「…………아뇨, 하야미씨와 또 한사람의 『보호자』가 있는 사기사와씨에게 그런 말을 듣고싶지는 않아서」
「……허세부리려고 빗속에서 자전거타고 집에 가다가 감기걸린 사람에게는 듣고싶지 않네요!」
「딱히 허세부린거 아닌데요!」
「……허세부렸어요!」
「…………」
「…………」

서로 째려보길 몇초, 왠지 애도 아닌데 유치한짓 한다는 생각이 들은 나는 「푸핫」하고 미소지었다. 사기사와씨도 마찬가지였느닞 쿡쿡 웃으며 미소지었다.

「………피차일반이네요」
「그렇네요」

그것보다, 용건을 들어볼까.

「그래서, 무슨 일로 오신건가요?」
「………그게, 여름코믹에 대해 듣고싶어서……. 제 방에는 컴퓨터가 없어서 타카미야군의 집에서 같이 조사하고 싶었어요.」
「알았어요. 그럼 컴퓨터 킬테니까 잠시 기다려주세요.」
「………저기, 타카미야군」
「? 네?」
「……저거, 학교 가방, 이죠? 아까 들고 오셨는데……」
「아, 네. 그런데요」
「………교과서 들어있나요?」
「들어있죠」
「……현대문학도?」
「네」
「………봐도 괜찮을까요?」
「괜찮아요」

역시 라노벨 말고도 흥미가 있구나. 사기사와씨는 내 가방 지퍼를 열었다.

「………학교가방이라니, 그립네요……」

………어라? 뭔가를 잊어버린 기분이……. 분명, 오늘 가방 속에 숨겨야 하는 물건이……….

「……으음……현대문학이………」

오늘 학교에 왜 갔었더라?……. 수업은 없고, 시험지를 돌려받으러……….

「………아, 이건가」

시험지를 돌려주는 날………? 분명 이번 기말고사 시험지는 애프터워 수준으로 비참한 세계였고……….

「……? 타카미야군, 이건 뭔가요?」

저스트웨이 모양의, 필통 안에………!!
그 말을 들은 직후 나는 옆을 바라보았다. 저스트웨이는 사기사와씨의 손에………!

「그걸 만지지마! 폭발한다고!!」
「엣!? 포, 폭발!?」

사기사와씨는 이런 말에도 바로 놓아버리니까 귀엽다. 뭐, 정말로 그 자리에서 손을 놓았기에 저스트웨이는 바닥에 떨어지고 머리가 떨어져서 내용물을 전부 털어놓았다. 즉, 내 비참한 시험지를 전부.

「…………이건 뭐죠?」

사기사와씨는 매우 작게 접혀진 종이를 펼쳤다. 나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자는 척을 시도했다.

「……………」
「……………」

………묘하게 조용하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사기사와씨를 확인하기위해 눈을 작게 뜨자, 눈 앞에 사기사와씨의 얼굴이 보였다.

「!?」
「………일어나셨네요. 아니, 일어나계셨네요.」
「………네. 일어나 있었습니다」

가, 가깝다고……. 부탁이니까 이성으로 좀 의식좀 해줘……. 아니, 그럴 때가 아닌가. 사기사와씨가 굉장히 기분이 나쁜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고 있는걸.

「………타카미야군」
「네, 넵」
「……정좌하세요」
「…………네」

정좌한 내 앞에 놓여지는 시험지. 나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현대문학:96점 고전문학:7점
수학Ⅱ:4점 수학B:9점
생물:8점 화학:2점
일본사:5점 세계사:9점
영어(W):91점 영어(R):93점
보건 체육:6점

「…………뭔가요? 이 점수는」
「……………」

입다물고 눈을 돌렸다.

「……대답하세요. 이 점수는 뭔가요? 라고 물었어요.」
「………방심했을 뿐이에요. 중간시험을 그럭저럭 잘 봐서……」
「…그건 변명이 될 수 없어요.」
「………네. 죄송합니다」

내가 고개를 숙이자, 사기사와씨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이 점수면 재시험이 있겠네요.」
「……아뇨, 없습니다」
「…있네요?」
「…………있습니다」
「……언제인가요?」
「……8월 15일입니다」
「……언제인가요?」
「……………8월 11일입니다」
「……………」

이 사람은 어떻게 내 거짓말을 쉽게 간파하는 걸까……. 나에 대해서 얼마나 자세한거야.

「……타카미야씨. 재시험 과목은 점수가 한자리수인 과목, 전부겠네요?」
「아뇨, 중간기말 합계 60점 이상이면 세이프라서 고전문학뿐입니다.」
「………알겠어요. 제가 봐드릴게요.」
「………핫?」
「……재시험까지 제가 고전문학을 가르쳐드릴게요. 그리고 깔끔하게 합격하면 남은 이틀동안 여름코믹에 가죠?」
「……………」

이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다. 어째서 이렇게나 좋은 사람인걸까. 일반적으로 이렇게 시간을 써서 도와주는 사람은 없다. 만난 직후라면 더더욱. 아니, 이제 1달이 되가니 직후는 아니지만.

「………네」
「……그럼, 오늘부터 시작하죠」
「엣? 오, 오늘부터……?」
「……네. 재시험까지 하루도 낭비할 수 없으니까요.」

………아,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악의가 없어서 더 무섭다. 나는 억지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각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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