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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자와 시호「당신과 검은 고양이, 더러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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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4, 2017 19:22에 작성됨.

「다녀왔습니다」

「어서오세요. 프로듀-……뭔가요? 그거」

「그게~……길에서, 주워버렸어」


 주워버렸다니……어이없어 하면서도 그에게 안겨 있는 검은 대걸레 같은 것을 본다. 그 대걸레는 냐옹하고 울고는 프로듀서씨 양복에 진흙을 칠했다.


「……정말이지」


 나는 선반에서 타월을 한 장……아니, 두 장을 꺼내어 프로듀서씨한테 건넸다.


「오, 고마워」

「천만에요. 그리고, 그 아이도」

「응? 이 녀석 말이야?」


 프로듀서씨는 말하면서 타월로 고양이의 몸을 쓱쓱 닦고 있다. 고양이는 간지러운 듯 몸을 비틀고, 그럴 때마다 물이 주변으로 튀고 있었다.


「……그 아이는 제가 닦을 테니, 프로듀서씨는 일단 몸을 닦아주세요」

「하지만 더러워질 텐데? 이 녀석, 상당히 더럽거든」

「그런 걱정을 하기 전에, 자기 몸을 걱정해 주세요……샤워라도 하고 오는 게 어떤가요」


 밖에는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있을 터였다. 타월로 닦는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감기에 걸릴지도 모른다.


「응, 그렇네. 하는 김에 이 녀석도――」

 

 프로듀서씨가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으니, 고양이는 프로듀서씨한테서 멀어지려고 하는 건지「냐아!」 거리며 내 팔 안에서 몸을 비튼다.


「……샤워하는 걸 싫어하는 걸까요」

「그럴지도 모르지. 이 녀석, 길고양이 아냐?」

「목걸이는 안 하고 있는데……」


 과연 어떨까. 하지만 고민해봤자 쓸데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이 고양이는 어쩌실 건가요?」

「어쩔 거냐니?」

「키울 건지, 안 키울 건지」


 무책임한 상냥함으로 데려왔을 뿐인지,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는지. 내가 물으니, 프로듀서씨는 신음을 흘리며 생각한 후


「이 녀석이 집고양이일 가능성도 있으니 일단 주인을 찾기로 하고……못 찾았을 경우에는 내가 키울게」

「……그렇게 간단히 정해도 괜찮은 건가요?」

「간단하게 정한 것도 아니지만……뭐, 데려온 이상 말이지」

 

 프로듀서씨는 그렇게 말하고 나한테 안겨있는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고양이는 간지러운 듯「먀아」하고 울고 있다……것보다


「……프로듀서씨. 손이 닿을 것 같은데요」

「닿을 것 같다니――아」


 프로듀서씨가 한 차례 동작을 멈춘 다음, 당황하며 팔을 거둬들인다……정말이지. 그런 프로듀서씨를 보고, 나는 키득거리며 웃고 만다.


「닿았다면, 성희롱이었죠」

「……시호. 너, 그런 말을 하는 타입이었던가?」

「글쎄요?」


 하는 타입……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방금 그것은 프로듀서씨를 난처하게 만들고 싶었던것 뿐――아, 옛날이었다면 이 발상 자체를 안 했을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프로듀서씨가「엣취」하며 재채기를 했다. 맞다. 그러고 보니, 그랬다.


「프로듀서씨, 샤워하고 오세요. 이 아이는……뭐, 제가 보고 있겠으므로」

「응, 부탁할게」


 프로듀서씨를 배웅하자, 나랑 검은 고양이 둘만 남게 되었다. 고양이는「냐옹」하고 울며 나한테 몸을 부볐다……이 아이, 사람을 정말 잘 따르네.

 

「……넌, 어디서 온 거냥」


 그렇게 물으니, 냐옹하고 대답한다. 하지만 나는 고양이의 언어를 알지 못한다.

 방구석에 계속 있는 것도 좀 그러므로, 나는 고양이를 데리고 방금 전까지 앉아있던 곳으로 향했다. 고양이를 무릎 위에 두고 쓰다듬으면서 대본을 읽는다.


「샤워, 다 했어」


 그러고 있으니, 프로듀서씨가 머리를 닦으며 돌아왔다. 양복차림이 아닌 그를 보는 것은 신선해서, 잠시 넋을 잃고 보고 말았다.


「? 뭐야, 시호」

「양복이 아니군요」

「준비를 안 해뒀거든. 아까 전에 그 양복을 입고 오면 시호한테 혼날 것 같고」

「그 양복은 지금」

「자연건조 중. 그렇게까지 젖었으니, 클리닝을 한 번 맡기는 게 좋으려나」

「그런가요」


 하지만……프로듀서씨는 역시 양복차림이 더 좋을지도. 나는 대본을 두고, 고양이를 프로듀서씨한테 맡겼다.

 

「프로듀서씨, 이후 예정은」

「서류 정리를 좀 하면, 퇴근하기만 하면 돼. 시호는?」

「코토리씨가 돌아오면, 저도 그 길로」

「……그러고 보니, 코토리씨는 이렇게 비가 내리는데 대체 어디에」

「무슨, 분실물? 이라던가」

「분실물……뭐, 돌아오면 물어보면 되나」

「그렇네요」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프로듀서씨한테 커피를 끓여서 건넨다.


「응. 고마워, 시호」

「인스턴트지만」

「그래도 기뻐. 고마워」

「……천만에요」


 프로듀서씨는 컵을 입에 가져갔다가「앗뜨」하고 비명을 지르며 입에서 컵을 뗐다. 프로듀서씨 무릎에 누워있던 고양이는「냐옹」하고 울며 내 쪽으로 뛰어왔다.


「맞다. 내가 있으니, 시호는 이제 돌아가도 괜찮아」

「아니요. 제가 부탁받았으니까요. 코토리씨가 돌아올 때까지는 있을 거예요. 오늘은 빨리 돌아가도, 별로 의미가 없으므로」

「그런가……응. 그렇다면 좀 더 같이 보내 볼까」

「네」


 그 뒤로 코토리씨가 돌아올 때까지, 우리들은 검은 고양이랑 같이 온화한 시간을 보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은 아마 고양이가 원인으로, 고양이 덕분이라 생각한다.

 

 다음날, 그 고양이는 집고양이었다는 게 드러나, 무사히 주인한테 돌아갔다.

 프로듀서씨는「쓸쓸해?」라고 물었지만, 쓸쓸함은 그다지 안 느껴졌다. 애초에 나는 하루밖에 안 만났고……오히려 안심이라는 감정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그 아이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 걱정하며 찾는 사람이 있었구나……그렇게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프로듀서씨는「나는 쓸쓸해……」그렇게 말했다. 참나, 프로듀서씨는 이래서 안 된다니까.


「저희들이 있잖아요」

「그건 그렇지만……사람이랑 고양이는 역시 다르잖아?」

「……냐옹」

「응?」

「아무것도 아니에요」

「야, 시호. 방금 그거 한 번 더 해주지 않을래? 녹음한 뒤에 방에서 들으면 안 쓸쓸할 텐데」

「거절할게요. 이런 걸 녹음한 뒤 혼자 방에서 듣고 있는 게 더 쓸쓸하잖아요」


 그런데도 프로듀서씨는「부탁할게~」라며 끈질기게 졸랐지만 나는 무시했다.

 그 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카나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왔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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