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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와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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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9, 2017 23:56에 작성됨.

 

사기사와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프롤로그

이 때의 나는 그녀의 직업을 몰랐다.



다음날, 5교시인 수학 수업중. 나는 내청춘 9권을 완독했었다. 이야~, 다행이야. 세 사람의 관계가 돌아와서. 이렇다면 10권부터는 신전개가 나오려나? 오늘도 헌책방에 가봐야겠다.
책을 책상속에 넣고, 크게 기지개를 켰다. 그나저나 요즘에 여러 일이 있었네. 설마 서점의 점원에게 책을 빌려주고, 집에까지 들어갈 수 있다니. 내 인생으로 톱클래스로 진한 나날이었다.
뭐, 내청춘을 돌려받으면 그것도 끝이겠지. 이 세상은 라이트 노벨이 아니다. 여자와 이야기할 기회는 있어도, 그 이상 진전하지는 않는다. 그 점을 착각하면 굉장히 부끄러운 꼴이 된다. 어디까지나 타인이다, 나와 사기사와씨는. 그래도, 사기사와씨 귀여웠지.
아니, 그래도 나는 여자친구가 있었던 적도 없고, 갖고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그런 녀석이 조금 인연이 생긴 여자가 마음에 들었다고 손을 대봤자 사귈 수 있을리가 없다.………그래도, 사기사와씨 귀여웠지.
아니아니아니, 그래도 만약 사귈 수 있었다고 해도, 내가 남자친구로서 해줄 수 있는게 있나? 아니, 그런거 없지. 왜냐면 나도 전혀 모르겠으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줘? 그거 차이라는 소리랑 똑같잖아. 애초에 내 인강성이 좋았으면 지금 인기만점이었다고? 옛날에는 자주 쟈○즈라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훈남이고.…………그래도 사기사와씨 귀여웠지.
(*쟈니즈:일본의 유명한 연예기획사)

「!」

나는 책상에 이마를 부딪혔다. 아아, 이제 인정하자. 사기사와씨는 귀엽습니다. 그런데 그거랑 사귀는 여부는 별도잖아. 좋아하냐하면 딱히 그런건 아니고. 애초에 나는 아까부터 뭘 고민하고 있는거야. 이제 그만하자. 생각하지 마. FGO나 하면서 잊자.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고, 금발 소녀 아이콘을 누르려 한 직후였다.
삐리리리리릿하고 스마트폰이 울었다. 송신자 정보에는 사기사와 후미카라는 이름이 쓰여있었다.

「…………」

이 사람 얼마전에 이걸로 엄청 사과했었잖아……….그리고 나도. 학습능력 없구만……….
선생님이 진지한 얼굴로 나에게 걸어 왔다. 그 보폭이, 마치 처형까지의 시간을 새기는 초침같았다. 그리고, 그 마지막 한 걸음을 선생님이 내디뎠다. 나에게 향해서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에 응해, 양손을 쥐고, 손목을 모아 내밀었다.

「………아니, 체포가 아니라. 휴대폰 내」
「네. 죄송합니다」

나는 순순히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주변에서 「또냐……」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학습 못한 내 탓이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럼, 방과후에는 또 생활지도가 기다리겠군

×××

설교가 끝난 나는 돌아가는 길에 사기사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네, 넵. 저기……죄송합니다. 지금, 일하는 중이라서……』

너는 수업 중에 전화걸었잖아, 라는 말은 참자.

「그럼, 직접 갈게요」
『………알겠어요, 그럼 끊을게요』

전화가 끊겼다. 뭐, 일단 갈까. 그건 그렇고, 사기사와씨는 무슨 일로 전화를 건거지? 설마 벌써 다 읽은건, 아니겠지? 왠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나는 서점으로 향했다.
도착해서, 계산대에 도착하자마자 날아온 사기사와씨의 첫마디.

「……괴,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다음, 다음권은 없나요?」

어, 어이쿠……….

「………저기, 설마, 전부……?」
「……네. 다 읽었는데요………?」

실화냐? 독서광도 정도가 있지. 솔직히 깬다.
………그래도, 그렇구나. 재미있었구나……….

「………그런데,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나요?」
「……많이 있지만……. 히키가야씨가 히라츠카씨의 전화를 무시하려고 여동생에게 연행된 부분이 재미있었네요」
「그치!」
「…그렇죠!」
「그리고, 그거. 토츠카랑 나갔는데 어느새 자이모쿠자가 생겨난 부분」
「……아, 그것도 재밌었어요! 갑자기 나타났었죠! 삽화에서는 영화관 시점에서 뒤에 있었지만………」
「뭐, 서로 감상을 이야기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구이신가요?」
「자이모쿠자」
「………아~ 그런 캐릭터를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말이죠……」

평소와 달리 말이 많은데……얼마나 재미있었던거야. 가하마씨가 마음에 들었다고 눈 앞에서 말하고 있다. 심정은 굉장히 이해한다. 말하고 싶지…….

「………저기, 그런데 조금 말인데요」
「?」
「……이따금, 히키가야씨의 이야기에서 이해가 안되는 말이 나와서……」
「어떤게요?」
「……예를 들면……」

사기사와씨는 1권을 봉투에서 꺼내고, 페이지를 펄럭펄럭 넘겼다. 그리고 한 문단을 가리켰다.

「……여기에요」
「………아~ 내청춘은 가끔 다른 작품의 대사를 가져오기도 해요」
「………다른? 아쿠타카와 류노스케라던가?」
「아뇨아뇨, 그런게 아니라. 다른 라이트 노벨이요」
「…………다른, 라이트 노벨?」

………아, 괜한 소리를 한걸지도.

「……이런 재미있는 작품이 또 있나요?」
「이, 있는, 데요………」
「…읽고 싶어요!」

계산대에 손을 올리고, 몸을 쓰윽 내미는 사기사와씨. 잠깐, 가깝다고. 그래도 좋은 향기가.

「지, 진정하세요……. 일단은 내청춘부터……」
「………아, 그, 그렇네요.……11권까지, 였죠?」
「아, 네. 저도 아까 9권 다 읽었으니까 지금부터 10권을 사러 갈건데………」
「……………」

그런 애처로운 눈으로 보지 않아도 알아. 나는 가방에서 9권을 꺼냈다.

「………읽으실」
「…감사합니다!!」

끝까지 듣고 받아라. 책을 건내자 콧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읽기 시작한다. 나는 일단 1~8권이 들은 봉투를 들었다.
………그러니까~ 이제 어쩌지? 가도 괜찮나?

「…………그럼 저는 이만」
「……다음 내점을 기다리겠습니다」

아무것도 사지 않기는 커녕 책을 빌려 주러 온거지만. 벌써 독서에 집중해버렸다………. 그럼, 일단 10권 사러가야지.

×××

그리고 이틀 후. 나도 사기사와씨도 내청춘을 전권 다 읽고, 서점에서 감상을 이야기했다. 사기사와씨는 이제 완전히 빠져버려서, 다음에 전권 전부다 사겠다고 합니다.

「………굉장하네요. 내청춘은」

사기사와씨가 내청춘 10.5권을 펄럭펄럭이며 중얼였다.

「……저, 이런 종류의 책이 있다는걸 몰랐어요……」

응, 알고있어. 라노벨이라는 단어도 모르고, 애초에 이 서점의 라인업을 보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거야.

「참고로 내청춘은 애니화도 됐어요. 힛키나 유키농이 움직여요」
「……애니메이션, 인가요……. 비디오 대여점에 있을까요…?」
「있을거에요. 인기 많았고」
「……………」

볼 생각인가? 아니, 그거야 물론 개인의 자유지만

「뭐, 내청춘 말고도 재미있는 작품은 많아요. 이런 청춘 러브 코미디 말고도, 이능배틀계라던가 이세계전생이라던가」
「………이릉배틀……? 이릉대전, 말인가요……?」
「아니, 다를 이자에 능력할때 능이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이용해서 싸우는 이야기에요」
「…………죄송해요. 잘 모르겠어요」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이 괜찮지만, 그거 많단 말이죠………. 총 30권은 하니까요.」

어쩌면 더 있을지도 모르지. 뭐, 책 10권을 하루만에 전부 읽은 이 사람이라면 나흘정도로 끝나겠지만.

「………알았어요. 어떤 마술의 인덱스군요」
「에? 이, 읽게요?」
「……네. 그 정도라면 3일이면 읽을 수 있어요.」

상상 이상인데. 뭐, 본인이 괜찮다고하니 말리진 않겠지만.

「그럼, 집에 있는거 내일 가져올게요.」
「……아, 내일은………」
「? 시간 안되나요?」
「………아, 아뇨, 그……내일은, 밤 9:30쯤에 와주시는게………」

뭘까, 뭔가 수업이라도 있으려나.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이 사람이………? 어라?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수업중에 전화왔었지………. 고등학교 시간표는 대체로 별 차이 없을텐데.

「사, 사기사와씨, 혹시………」
「………읏!」
「대학생이신가요?」
「…………네?」
「아뇨, 왠지 전화가 온 시간대를 생각하면 대학생일것 같아서……」
「………그렇긴, 한데요」

연상이었냐……….

「죄송해요. 고등학생인줄만 알았어요.」
「……아, 아뇨………」

어라, 왠지 기운이 없어졌는데……. 아이같아 보였다는 소리로 들린건가? 변명의 필요가 있겠다.

「따, 딱히 아이같아 보인다는 의미는 아니니까요!? 여고생은, 아니 남고생도 마찬가지지만 꺄꺄 떠들고있는 원숭이나 마찬가지니까. 사기사와씨는, 그………그래, 젊어보인다는 의미로」
「…………」

귀엽게 목을 갸웃하는 사기사와씨. 난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꼬시는 것도 아니고.
내 의도를 이해한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곰곰히 생각하던 사기사와씨는 갑자기 뺨을 붉게 물들였다.

「……아, 아니에요………! 딱히 어려보이진………!!」

아, 칭찬받았다고 생각해서 그냥 부끄러웠을 뿐인가. 귀여워. 뭐, 칭찬한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칭찬으로 연결됐으니.
나도 사기사와씨도 눈을 돌리고 입을 다물었다. 에, 뭐야 이거. 어떡하냐? 이 분위기. 어떡하면 돼지? 어떡하면 용서해줄거야?
애초에, 외모 이야기 조금 한 정도로 왜 얼굴이 불겅지는건데………나도 마찬가지지만.
순진한것도 정도가 있지.………나도 마찬가지지만.

「뭐, 그런 이유로 왠지, 죄송하다고 할지」
「……아뇨. 저야말로 죄송해요……」

그렇지만 그게 아니라면 왜 풀이 죽었던거야? 뭔가 저지른건가? 하지만 짐작가는게 전혀 없다. 역시 아이같다고 생각했다고 보인건가?
………마침 시간도 꽤 흘렀고, 슬슬 가볼까. 나는 일어서면서 말했다.

「뭐, 알았어요. 내일 9:30쯤에 올게요.」
「……네. 죄송해요, 제 사정으로………」
「아니, 괜찮아요. 저야 한가하니까」
「…그, 그런가요………」

쓴 웃음을 짓고는, 사기사와씨는 미소지으며 돌아가려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타, 타카미야씨」
「?」
「……다양한, 재미있는 책을 알려주세요」
「………좋아요」

뭐, 사람마다 취향인 장르가 있을테고, 내가 재미있는게 사기사와씨에게도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나서, 서점에서 나갔다.



다음화에서 간신히 프롤로그가 끝납니다. 긴 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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