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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와 후미카는, 암적색으로 물든다 ⑦ (完)

댓글: 7 / 조회: 1194 / 추천: 3



본문 - 06-09, 2017 02:25에 작성됨.

※아카네의 캐릭터가 결정적으로 붕괴합니다.
아카네P 분들은 열람에 특별히 주의해 주세요.





카나데 「그 두 사람, 완전히 인기 유닛이 돼 버렸네요」


주간지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카나데 쨩은 부자연스레 중얼거렸어.

그 두 사람, 이라고 하면, 그 두 사람밖엔 없겠지.

히노 아카네와 사기사와 후미카.


시키  「그러네. 이제 츄ー립은 시들어 버린 거나 다름없다구!」

카나데 「무슨 소리야 시키, 이번에 또 라이브가 있잖아. 입술이 마르기엔 아직 일러요」

시키  「아ー앙, 카나데 쨩 심술쟁이」

카나데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다니, 좀 의외네」


발끈 하며, 진심으로 화났다는 듯이 카나데 쨩은 말했어.


그녀는 본심을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아.

아무렇지도 않은 대화 속에, 교묘하게 본심을 끼워 넣곤 해.

그걸 간파할 수 있는 사람만이, 그녀와 사이좋아질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는 거야.

뭐, 내게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관계없이, 카나데 쨩은 사이좋아져 줄 생각이 없는 것 같지만.


카나데 「이야기를 피해다니고 있는 것 같은데」


봐, 적의가 다 드러나는걸.

        
카나데 「시키, 당신, "후미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너무나도 정확한 일침에, 찬사를 보내 주고 싶어졌어.

카나데 쨩은, 미스테리나 서스펜스물에서라면 가장 먼저 살해당해 버리는 역할이겠지이.


시키  「별로,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카나데 「후미카, 명백하게 상태가 이상하잖아」

시키  「그건 편견 아닐까ー아?」

카나데 「웃기지 마, 시키」

시키  「웃기려는 거 아니야ー아」


난, 소녀 한 명의 소원을 이뤄 줬을 뿐이야.

그리고 그녀는 틀림없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었어.

그래도, 그랬기 때문에 더욱, 엔딩이 필요했던 거지.

그냥, 그것뿐이었어.


시키  「내가 무슨 짓을 했다는 증거라도 있어?」

카나데 「그 연극이 끝난 날부터, 후미카는……」

시키  「사기사와 후미카는, 히노 아카네에게 집착하게 됐다?」


카나데 쨩은, 이제 감정을 숨기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나를 노려보고 있어.


카나데 「시키, 당신이!」

시키  「카나데 쨩은, 어떻게 후미카 쨩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걸까나?」

카나데 「그거야, 보기만 해도」

시키  「보기만 하면, 안다구?」


논. 난 고개를 가로로 휘저었어.


시키  「후미카 쨩을 정말 좋아하니까 아는, 거잖아?」

카나데 「무슨 소릴……」

시키  「하야미 카나데는 아무렇지도 않은 대화 속에, 교묘하게 본심을 끼워 넣곤 해」

시키  「그리고 넌 의미 없는 말도 행동도 절대 하지 않아」

시키  「이 정도만 말하면, 알아들었을까냐?」

카나데 「…… 당신은, 신이라도 되는 걸까」

시키  「신의 선물 (기프티드) 란 말은 들었어도, 단언해 둘게」
   
시키  「"이 세상에, 신은 없어"」


하지만, 모든 건 짜여진 대로 흘러가.

인간도, 진화 과정 한가운데 있을 뿐.

그저, 난 거역해 보고 싶었어.

정해져 있는 진화의 흐름에, 한 방울의 극약을.

뭐, 그것조차도,

그 흐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걸지도 모르지만.

막 이래.


시키  「아ー, 맞다맞다」


통찰력 좋은, 탐정 역의 카나데 쨩.

그녀에겐, 진실을 알려 줘야지.

이야기엔, 진상을 밝히는 파트가 필요한걸.

그래도, 이 이야기가 미스테리나 서스펜스가 아니라서 다행이네.

그런 데서 진실을 알아 버리면, 카나데 쨩 죽어 버린다구.


시키  「있지, 카나데 쨩」

시키  「"암적색이 무슨 색인지, 알고 있어"?」







그 때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고 있었어.


후미카 『시키 씨…… 이 세상에, 슬퍼하지 않는 인간, 상처받지 않는 인간이 있는 걸까요


히노 아카네는.


후미카 『그녀는 도대체 언제부터, 그런 짐을 떠안고 있었던 걸까요


"히노 아카네는, 괴물이야".


후미카 『제가,…… 그녀를 구원할 수 있을까요


구원해?

아니아니, 그녀가 우리 발밑을 구워내고 있겠지.

그녀는, 슬퍼한다든가, 상처받는다든가, 그런 차원에 있지도 않은걸.


인간의 인식이라는 녀석은, 인간 스스로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적당해.

아니, 적당하다고 말하기보단, 형편 좋을 대로라고 표현해야 할까.

회전하는 가면―― 그 가면의 뒷면을 볼 때도, 우린 그게 움푹 파여 있다고 인식하지 않고, 평범한 얼굴이라고 인식하지.

결국,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게 진실 자체라고 말할 순 없는 거야.

"히노 아카네는, 우리의 인식에 간섭해".

모든 사람이 그렇단 건 아니지만, 히노 아카네에게 엮이면 엮일수록,
감정이입하면 할수록, 우리는 히노 아카네라는 인물을
자기 형편 좋을 대로 해석하게 돼 버려.

"그야말로 히노 아카네는, 우상 그 자체야".


후미카 『…… 제가 아이돌이 되지 않았더라면, 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난 이런 생각을 해.

히노 아카네가 아이돌이 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하고.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있는 나도, 벌써 그녀에게 지배당해 버린 걸지도 모르지.


시키  「비밀의 트왈렛은, 그렇게 간단하겐 만들 수 없는걸」
    
시키  「그게, 『욕조에 수지를 채우고, 알몸으로 잠겨』 줘야 되는 거니까」

시키  「저기, 아카네 쨩」

아카네 「네!!!」


석양을 등지고, 밝은 태양처럼 웃는 아카네 쨩.

난 불타서 죽어 버릴 것 같다구.


아카네 「그 목욕은, 기분 좋았습니다!!!」

아카네 「질척질척하고, 철벅철벅해서요!!!」

시키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저도 기쁠 따름입니다냐」


미안해, 후미카 쨩.

아카네 쨩이 뿌렸던 향수는, 가짜였어.

뭐, 이제 너에겐 그렇게 사소한 건, 어떻든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네.


시키  「그건 그렇고, 아카네 쨩은 연기 잘 하는구나아」


히노 아카네는, 사기사와 후미카를 반하게 했어.
히노 아카네는, 사기사와 후미카가 빚을 짊어지게 했어.
히노 아카네는, 사기사와 후미카에게 비밀의 트왈렛을 사용하게 했어.

마음에서부터 육체에서부터 영혼에서부터 골수에서부터 한 치의 틈도 없이 철저히, 사기사와 후미카를 지배했던 거야.

아니,

히노 아카네를 통해서, 사기사와 후미카가 스스로의 소망을 실현했다고 해야 올바른 표현일지도 모르겠어.

확신해.

사기사와 후미카의 운명은, 히노 아카네와 만난 순간 정해져 버린 거라고.


아카네 「저, 연기는 서투른데요!」


히노 아카네는 웃었어.


시키  「농담도 잘 하셔ー」

아카네 「지난번에, 트레이너 씨에게 『표현의 기교가 부족하다』 고 주의를 받은 적이 있는데요……』

시키  「헤ー에?」

아카네 「그래서 나중에 후미카 쨩에게 배웠습니다. 기교란, 겉보기엔 헤아릴 수 없는 미묘한 마음의 움직임이란 뜻이라고요」

아카네 「그래도, 전 잘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요!」

시키  「왜?」


히노 아카네는 웃으며 말했어.


아카네 「"왜냐면, 애초에 마음이란 게 움직이는 건 아니잖아요"!」


움찔움찔, 소름이 돋았어.

아아, 정말, 최고로 Crazy해.

미쳤어, 미쳤어, 미쳤다구.

그러니까 당신은,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는 거구나.







시키  「저기저기, 왜 후미카 쨩을 좋아하게 된 거야?」

아카네 「첫눈에 반했습니다!」

시키  「긍가ー, 반해 버렸나아」


당신에게 있어서, 마음이란 건 뭐야?

『사랑한다』 는 감정조차 마음이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하질 않는다니.

난 당신의 마음을 해석해내고 싶어.

당신의 세상은 도대체, 어떻게 돼 있는 건지.

당신은 도대체, 뭘 보고 있는 거야?


아카네 「시키 씨!」

시키  「네이네이ー, 시키 씨에요」

아카네 「시키 씨도……」


여기서 변명하자면, 난.

난, 방심하고 있었던 거야.


아카네 「시키 씨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으신 거죠!」

시키  「…… 하냐?」

아카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으니까, 그 향수를 만드신 거 아닌가요!!!」


그 무구함이 내게 꽂혔어.

난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지?


아카네 「그 향수의 효과는, 후미카 쨩이 증명했습니다!」

아카네 「이젠 망설일 필요도 없겠네요!」


이 세상에, 신은 없어.

인간도, 진화 과정 한가운데 있을 뿐.

그건, 나도 예외는 아냐.


아카네 「시키 씨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으신 거네요!」


사람이 살아가는 의미나,

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해.

그래도, 대답을 찾을 수는 없어.

왜냐면, 이건 그냥 게임인걸.


아카네 「사랑해서, 행복해지고 싶은 겁니다!」


끊임없이 변화해 나가는 환경 속에서,

생명은 어떻게 진화해서 살아남을지.

그냥, 그걸 관찰해 나가는 게임.

끝도 엔딩도 없어.


아카네 「사람을 사랑하는 게 최고의 행복이란 걸, 이해하고 계시는 거네요!」


우리의 역할은 그저,

생명의 기록을 이어나가는 것뿐.

하지만, 게임엔 에러가 따르는 법이라서,

"우리" 는,

그저, 순수하게 사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금 지나치게 복잡해져 버린 거야.


시키  「나는」


분명, 신이 되고 싶었던 거야.

그리고, 살아가는 의미를 알고 싶었어.


시키  「난, 당신 좋을 대로 휘둘리진 않을 거야」


그래도, 살아가는 데 의미 따위 없다면, 나는.

적어도, 행복의 극치에 도달하겠어.


시키  「세상 만사는 전부 케미컬이고, 로망이랄 건 한 조각도 없지만」

시키  「"난 아이돌을 계속하고 있어"」

시키  「해명하면 해명할수록――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뭔가를 만나게 돼」


예를 들면, 당신 같은 걸.


시키  「난, 인간의 가능성을 믿고 있어」

시키  「그러니까――」


푸슈, 하고. 분무기에서 액체가 뿌려지는 소리가 나고,


시키  「하……?」


순간, 이해해 버렸어.


시키  「어떻게, 당신이, 그걸……?」

억누를 수 없게, 애태워 버리는 이 냄새.
억누를 수 없고, 저항할 수 없는 이 냄새.
억누를 수 없이, 날 죽여 버리는 이 냄새.

내 세상을 바꿔 준, 이 냄새.


아카네 「욕조에 수지를 채우고 알몸으로 잠긴다

아카네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신 건 시키 씨잖아요!」

시키  「냐하하ー…… 내가 묻고 싶은 건 그런 게 아니라……」


아아, 그런가.

프로듀서.

네가 아이돌에게 이입하지 않을 리가 없지.

넌 이미, 진작에 히노 아카네에게 빠져 있었던 거구나.


아카네 「시키 씨가 말하는, 인간의 가능성! 화학으론 설명할 수 없는 지향점! 저도 그런 게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아카네 「하지만, 거기엔 언제쯤 도착할 수 있을까요? 도착할 수는 있는 걸까요?」


무리네요, 하고 난 스스로에게 말했어.


「지금의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언젠가 찾아올, 행복의 극치」


「거기 도달하기 위해서」


「유전자를」


「진화의 씨앗을 남기는 것」


그렇잖아? 난 나 자신을 설득하고 있어.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있는 도덕과 윤리에 따르며」


「행복을 찾아다니면 되는 거야」


「그리워할 것, 사랑할 것. 그게 행복이니까」


「"그런 평범한 가치관에 따라, 행복을 찾아다니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행복해지죠, 시키 씨」


그리고, 히노 아카네는 평소의 모습 그대로 말했다.


아카네 「왜냐면, 인생은 한 번밖에 없는 거니까요!」


――암적색으로, 물든다.





끝.


元スレ
鷺沢文香は、茜色に染まる
http://ex14.vip2ch.com/test/read.cgi/news4ssnip/1492916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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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두 번 읽고 번역하는 건데도, 6화 7화는 번역하는 내내 소름이 돋았습니다.
사실 아직도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지만요...

작업하는 동안 즐겁기도 했지만 (엄청 달렸죠), 한편으론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길고 무거운 이야기는 한동안 번역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여러분이 즐겁게 읽으셨다면 저도 참 기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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