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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우치P 「여자는 누구나 무서……강하니까요」 3일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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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4, 2017 02:49에 작성됨.


  ⑩아리스쨩, 약속장소는 ●●로 변경하는걸 추천해요.



  히노씨를 의무실에 맡기고 돌오는 길이었습니다.
  자판기 앞에있는 로비체어에서 한 여성이 책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깊은 지성이 느껴지는 푸른 눈동자의 반짝임, 비단같이 긴 흑발, 페이지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상냥하게 페이지를 넘기는 손끝.
  그저 그녀가 조용히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이 장소 일체가 청정한 공기에 쌓인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녀──사기사와씨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하고있으니, 갑자기 그녀가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깔끔한 눈썹을 찌뿌리고, 지니고 있는 책을 한층 가까이 합니다.

  잘 보면 그녀가 읽고있는 책은 문고본도, 문예지도 아닌, 화려한 표지의 여성 패션 잡지였습니다.
  의외라고 생각하는건 젊은 여성에 대해서 실례겠지만, 그녀가 평소에 읽는 것이 아니었기에 가볍게 놀랐습니다.
  아이돌로서 공부하고 있는지, 순수하게 흥미가 있는것인지, 혹은 시간때우기삼아 옆에있는 작은 책장에서 적당히 고른건지.

  어쨌든 그녀가 그 잡지에 집중하고 있다는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믿을 수 없다는듯이 작은 목소리로 어떤 말을 중얼이며, 얼굴도 붉어졌습니다.

  독서를 방해하면 안된다고 생각해 빠르게 지나가려고 눈 앞을 지나갔을 때였습니다.


  「유혹……남성은, 여성에게 유혹을 받고 싶은걸까요?」

  「……그런 남성도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운지 책에서 눈을 돌리지 않은 사기사와씨의 질문에, 순간적으로 무난한 대답을 합니다.
  그러자 그녀는 한층 더 어려운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럼……CP 프로듀서씨도 유혹받고 싶으실까요? 그런 취향이?」

  「아뇨, 그……」


  예상외의 질문에 말이 막히자 그녀는 낙담하며 한숨을 흘렸습니다.


  「만약 그런 취향이 있으셨다해도……저같이 수수하고 어두운 여자의 유혹을 받아봤자 곤혹해하시거나, 아니면 유혹받은것도 인식하지 못하시겠죠.」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에게 유혹받고 평정을 유지할 수 있는 남자는 없습니다.」


  이것은 망설임없이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었기에 조용히 단언했습니다.

  규중의 아가씨처럼 언행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기품이 있으며, 그러면서도 불쾌함이 일절 느껴지지않는 소극적이면서 정숙한 분위기.
  매끄러운 흑발은 심플하면서도 타의 추종을 허락치 않고, 그녀의 어깨를 경계로 앞뒤로 흐르는 그 모양은, 강 중앙에 솟아있는 바위를 경계로 흐름을 바꾸는 물과 같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상냥하게 울려퍼지는 맑은 목소리는 말은 하나하나 선택하듯이 천천히, 그리고 깊은 교양을 증명하듯이 사물을 다각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거기에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돌로서 서투른 것에도 노력하는 씩씩하고 적극적인 모습

  아이돌은 모두, 남자의 이상을 상당히 체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기사와씨는 그런 남자들의 이상 중 하나라고 대답할 수 있겠지요.





  사기사와 후미카

 




  「그렇네요……그 분은 상냥한 사람이니까, 분명 그렇게 말해주시겠죠.」

  「……사기사와씨?」

  「에……?」


  대화가 묘하게 맞물리지 않는것을 깨닫고, 설마하는 생각에 목소리의 톤이 올라가버렸습니다.
  목소리의 어조가 변했기 때문인지, 사기사와씨는 처음으로 책에서 얼굴을 들었습니다.


  「프로듀서씨……에, 설마 저……세, 세상에!」


  아무래도 책에 너무 집중한 탓인지 눈 앞에 제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최초의 질문도 어디까지나 혼잣말이었고, 그 후의 대화같은것도 거의 비몽사몽으로 행해진 것이겠죠.

  사기사와씨는 얼굴을 붉힌 채 혼란에 빠졌지만, 저도 여성의 혼잣말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는것을 깨닫고 그녀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혼란에 빠졌습니다.
  어떻게할지 생각하고 있으니 사기사와씨의 움직임이 뚝 멈추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주시하고 있었더니 그녀는 살그머니 그양이처럼 가슴 앞으로 양손을 모아


  「어, 어흥─」


  부끄러운듯한, 당장 스러질듯한, 그러나 못들은척 하기에는 너무나 귀여운 울음소리를 냈습니다.


  「어……어흥─」


  어떻게 해야할지,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른채.
  무심코 저도 같은 말을 해버렸습니다.


  「……」

  「……」


  정적이 이곳을 지배했습니다.
  사기사와씨는 양손을 모은 자세 그대로 귀까지 새빨개져서 저를 올려보며 경직되어 있습니다.
  한편 저는 약간 허리를 굽힌 자세로, 마찬가지로 경직되어 있습니다.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일까요.
  옆에서 보면 미녀와 야수가 서로 굳어있는 상태입니다.


  「아, 아니에요」


  여기서 사기사와씨 움직였습니다.
  당황하며 옆에 둔 잡지를 잡고, 한참동안 페이지를 뒤지고는, 목적하던 페이지를 찾아내 그것을 저에게 보여줍니다.


  「올해의 유행은 소악마 패션……건방지게 남자를 유혹해버리자?」

  「…그……그게, 너무 『우왁!』하는 느낌이면 대악마적인것 같아서……소악마적으로 작게 정리해봤지만……」

  「아아……그렇군요」


  사자 흉내인줄만 알았습니다.


  「그……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는 여태까지 남자분에게 유혹은 물론이고 응석부려본적도 없어요. 남자를 홀리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지, 지금부터는 그런것도 필요하지 않을까해서」


  딱히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사기사와씨는 수없이 눈을 돌리고는, 그럴 때마다 열심히 저로 시선을 되돌립니다.



  「카나데씨처럼 차밍하게 유혹할 수 있으면……여태까지 그런 몽상을 했었어요」

  「사기사와씨는 하야미씨와 사이가 좋으셨죠. 배워보는건 어떨까요?」

  「키, 키스를 조르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하야미씨……」


  그녀답다면 그녀답긴 합니다만, 사기사와씨가 그것부터 시작하는건 너무 허들이 높습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지금처럼 책으로 지식을 얻거나 하야미씨 등의 주변 아이돌들을 관찰하며 조금씩 공부하는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기사와씨, 당신은 이미 그 풍취만으로도 남자가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니까요.」

  「……가만히 내버려지고 있습니다만」


  사기사와씨를 격려하려고 한 말이었습니다만, 어찌 된 영문인지 한층 더 풀이 죽어버렸습니다.
  혹시 사기사와씨가 관심이 있는 남성이 있고 그 사람이 바라봐줬으면 한다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는걸까요?

  아이돌은 연애금지이므로 그냥 관심정도이기를 내심 바라면서 다른 방향으로 위로합니다.


  「무, 무엇보다 사기사와씨는 아직 젊으니까 자연스럽게, 그리고 금방 익힐 수 있을겁니다. 저처럼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음에도 여전히 여성에게 어프로치하는 방법도 모르는것에 비하면 훨씬 낫습니다.」

  「……그럼, 프로듀서씨가 여성의 어프로치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고있다는 소문은 사실이었군요.」


  소문에 민감하다는 이미지가 별로 없는 사기사와씨까지 알고있다니, 대체 소문은 어디까지 퍼진걸까요.
  제가 여성에게 익숙해지려는 것에 그 정도의 화제성이 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만.


  「그……사실 요즘, 대학에서 곤란한 일이 있어서. 들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예, 물론입니다」


  상담같으므로 사기사와씨의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학교를 혼자 걷고 있었을 때, 얼굴은 알지만 이름은 모르는 남성이 불렀습니다. 뒷뜰로 불렸지만, 강당으로 이동중이었고, 무엇보다 별로 친하지 않은 남성과 단 둘이 되는게 무서워서……거절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서 목을 흔드는 것밖에 못했었어요.」

  「그래서……그 남성은 그만뒀었나요?」


  불길한 예감이 들어 재촉합니다.
  그 때의 일을 떠올렸는지 사기사와씨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고개를 숙입니다.


  「그 사람은 저에게 떨어지려하지 않고……이상한 말을 하더니 결국 제 손목을 잡아서……놀랐지만, 그 이상으로 무섭고, 작은 비명밖에 목에서 나오지 않아서……운 좋게 친구가 도와줘서 괜찮았지만, 지금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 사건이었어요.」


  저도 대학에 다녔었기에 압니다만, 배움의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것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소수이지만 있습니다.
  그런 무리에게 사기사와씨처럼 아름답고, 그리고 조용한 여성은 딱좋은 사냥감이었겠죠.

  손톱이 파고드는 아픔에, 무심코 주먹을 꽉 쥐어버렸던것을 깨닫습니다.


  「……사기사와씨는 ●×대학에 다니셨죠?」

  「네, 네」

  「안심해 주십시오. 346측에서 정식으로 항의를 해서 그 남성에게 상응하는 처분이 내려지게끔 압력을 가하겠습니다.」


  그런 남자는 대학을 위해서도 퇴학당해도 싸다고 생각합니다만, 잘해봐야 정학, 보통이라면 호출해서 구두경고 정도로 끝나겠죠.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목해두면 다음에는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분노를 느끼는것을 자각하며, 어떻게든 진정하려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사기사와씨가 당황하며 저를 말렸습니다.



  「아, 아뇨. 친구덕분에 신세를 지고있는 교수님에게 상담해서, 교수님이 그 사람에게 주의를 주셨어요. 게다가 그 이후부터는 대학에서 혼자 다니지 않게 친구들이 함께해주니까요.」

  「그랬군요……일을 키우려해서 죄송합니다.」

  「아뇨……진지하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을 키워버리면 사기사와씨가 대학에서 지내기 힘들 가능성도 있는데……생각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약의 경우에는 346이 전력으로 도와준다는 의사가 전해져서인지 사기사와씨의 표정이 많이 누그러진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그런 남성이 없는건 아니고, 친구들에게 의지하고만 있으면 저는 계속 약할 뿐이라고 생각해요……남성의 어프로치를 거절하는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는게 아닌가해서」

  「그렇군요……그럼 서로의 연습으로 여기서 사기사와씨를 유혹해봐도 괜찮을까요?」

  「네, 넵!  꼭!」


  사기사와씨의 의도를 알 수 있어 제가 제안을 하자 사기사와씨도 간절히 부탁했습니다.
  아는 남자가 상대이고, 연습이라해도, 이성에게 어프로치를 받는겁니다..
  사기사와씨에게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겠지요.


  「그럼……시작하겠습니다, 사기사와씨」

  「네! ……앗」


  살그머니 그녀의 손을 잡습니다.
  그 손은 작고 섬세해서, 거친 제 손이 닿는다 생각하니 송구스러운 기분까지 싹텄습니다.

  손을 잡고 반응을 기다렸습니다만……갑작스럽게 손을 잡아서인걸까요.
  사기사와씨는 잡힌 손을, 마치 꿈꾸는듯한 눈으로 멍하니 응시할 뿐이었습니다.

  역시 갑작스러워서 사태를 이해하지 못한것같습니다.
  게다가 상냥하게, 그러면서도 확실하게 사기사와씨도 제 손을 잡았습니다.


  「……사기사와씨. 손을 뿌리치거나, 아니면 멈추라고 말씀하시는게」

  「네……? 프로듀서씨의 손을, 말인가요?」


  갑자기 남자가 손을 잡았음에도, 진심으로 의아하다는듯이 목을 갸웃합니다.
  생각해보면 대학에서의 사건은, 얼굴 밖에 모르는 남자에게, 그것도 거부했음에도 손목을 잡혀 어딘가려 데려가질뻔 한 일이었습니다.
  여러번 일로 만나고, 그리고 연습이라는 전제가 있는 저에게 손을 잡힌 정도로는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더 직접적으로──어깨를 안는 등의 육체적인 것은 무리이니 말을 사용해봅시다.
  이건 저도 상당히 부끄럽지만, 연극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한번 헛기침을 하고, 잡고있는 손을 서로의 가슴 앞으로 가져왔습니다.



  「사기사와씨……아니, 후미카씨. TV에서 당신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스포트 라이트 아래에서 약동하는 길고 아름다운 흑발, 땀을 흘리면서도 관객들에게 향하는 해바라기같은 미소,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보석같은 눈빛.」

  「……!!?」


  꿈꾸는듯했던 사기사와씨가 마침내 정신을 차렸는지, 그 두 눈이 놀라움으로 크게 뜨입니다.
  뺨은 수치로 붉게 물들고, 공포때문인지 그 몸을 경직시키고, 그저 가만히 제 말을 듣고있을 뿐입니다.


  「저는 당신이 여신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나무그늘 아래서, 페이지 하나하나를 삼키듯이 온화하게, 그리고 매우 아끼는듯이 읽어나가는 당신을 보고 이번에는 숲의 요정으로 보였습니다.」

  「아……아」


  스러질 것 같은 덧없는 음색.
  그렇지만 이 정도로는 악한은 겁먹지도 않고, 주변 사람들도 위기를 눈치채지 못합니다.

  연습에서 못하면 실전에서도 못합니다.
  두려워하는 그녀에게 죄송했지만, 마음을 독하게 먹고 마지막 말을 고합니다.


  「신비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당신에게 송구스럽고, 분수에 맞지 않다는것은 알고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마음을 숨기고 있으면 언제 가슴이 찢어질지 몰라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폐가 된다고 생각했지만, 부디 마음을 고하게 해주십시오.」

  「──사랑합니다.」


  생각해보면 여성에게 고백하는건, 연습이라해도 처음이었습니다.
  연극이라고 생각하며 했긴 했지만, 현실에서 이런 고백을 하는 남자가 일본에 있을련지.
  여하튼, 전력을 발휘했습니다.

  과연 결과는?


  「부……」


  상당히 무서웠던지 사기사와씨는 당장 눈물이 넘쳐흐를듯한 눈동자를 글썽이며, 공포로 떨리는 입술을 희미하게 움직입니다.
  그 뺨이 붉게 물든 이유는 수치와 분노, 그리고 결의이겠죠.

  이제 조금입니다, 힘내십시오, 그렇게 내심 응원하고 있으니.


  「부족한 몸이지만……잘 부탁드립니다」


  완전히 예상외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앗……」

  「사기사와씨? 사기사와씨 정신차리십시오!?」


  극도의 긴장으로 한계에 이르렀겠지요.
  의식을 잃고 제 가슴으로 쓰러지는 그녀의 몸을 당황하며 지지합니다.

  아무래도 고백은 너무 지나쳤던 모양입니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긴장한데다가, 그 고백을 승낙까지 해버렸으니까요.

  여하튼 사기사와씨를 의무실로 데려가야 합니다.
  그녀의 가녀리면서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는 몸을, 의식하지 않게 노력하며 들어올리고 복도로 가자――


  「아──」

  「타치바나씨?」


  타블렛을 저희쪽으로 향하고 있는 타치바나씨와 마주쳤습니다.



  「안녕하세요, CP 프로듀서씨. 후미카씨가 정신을 잃으신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자연스럽게 타블렛을 등 뒤로 숨겼습니다.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잘 생각해보니, 정신을 잃은 사기사와씨를 제가 안고있는 모습을 본것치고는 타치바나씨의 태도가 너무나 태연했습니다.
  타치바나씨라면 당황하며 달려오거나 후미카씨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고 저를 다그쳐야 할텐데요.

  그리고 저희쪽을 향하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뒤로 숨긴 타블렛.


  「타치바나씨……언제부터 계셨습니까?」

  「……………………프로듀서씨가 후미카씨의 손을 잡고 사랑의 고백을 시작했을때 부터네요.」

  「왜 눈을 돌리셨습니까? 처음부터 보고계셨던게 아닙니까?」

  「아뇨. 적어도 여기에 와서──」


  다른 곳을 바라보며, 불 수 있다면 휘파람이라도 불듯한 모습에서 일변.
  그녀는 뒤에 『논파』라는 효과음이 나올것같은 회심의 미소와 함께, 뒤에 숨긴 타블렛을 다시 되돌리고, 시원스럽게 손가락으로 탭했습니다.


  『사기사와씨……아니, 후미카씨. TV에서 당신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촬영을 시작한건 고백했을쯤이 맞아요.」

  「……!?」


  타치바나씨에게 목격된건 물론이고, 녹화까지 됐다는 사실에 무심코 힘이 빠져 사기사와씨가 흘러내릴뻔해 당황하며 다시 지지합니다.


  「응……」

  「사, 사기사와씨……정신이 드셨습니까?」


  녹화는 큰 문제이지만, 그것보다 사기사와씨의 상태가 더 중요합니다.
  사기사와씨가 희미하게 눈을 뜨고, 눈의 초점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프로, 듀서씨?」

  「네. 지금 당신을 의무실로 모셔가는 중 이었습니다.」


  눈을 뜨니 갑자기 남자에게 안겨있는 상태입니다.
  오해와 혼란을 낳지 않게 우선 그것을 전했습니다만, 아직 의식이 전부 돌아오지 않았는지 들리지 않은것 같습니다.


  「프로듀서씨……꿈이, 아니었군요.」

  「꿈……말입니까?」


  시야 구석에서 거친 숨소리를 내며 타블렛을 조작하고있는 소녀가 신경이 쓰였지만, 지금은 이쪽이 우선입니다.



  「프로듀서씨에게 이렇게 안기다니……마치, 이야기속의 공주님이 된것같아」

  「사, 사기사와씨!?」


  사기사와씨가 제 목에 양손을 둘렀습니다.
  변명도 못할 완벽한 공주님 안기 자세입니다.


  「프로듀서씨……프로듀서씨~♪」

  「~~~~~!!!」


  그녀는 제 어깨에 뺨을 대고, 도취된듯한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얼이 빠진다는 말의 의미를 이제야 이해했습니다.
  저는 프로듀서니까, 그녀는 지금 정상적인 판단력이 없는 비몽사몽한 상태니까……그런 단단한 이성이 차례차례로 녹아버려 이대로 단 둘이 어딘가로 가버리고 싶다는 소망이 부글부글 샘솟습니다.

  혀를 깨물고, 간신히 정신을 차립니다.

  제정신으로 돌아오고나서야 다음 문제가 있다는것을 깨닫고 그쪽으로 시선을 향했습니다.
  참으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럼, 저는 할 일이 있으니 실례할게요.」

  「할 일은……무엇이죠?」


  조금씩 후퇴하는 그녀를 뒤쫓고 싶었지만, 사기사와씨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해 손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아뇨, 별 일 아니에요. 그저 남의 남자에게 손을 대지 않게끔, 당신과 친한 사람들에게 이 증거영상을 보여드릴까해서.」

  「기……」


  기다리십시오, 라고 말할 틈도 없이
  그녀는 마치 고양이처럼 재빠르게 뛰쳐나와, 갈림길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어느새 행복한 표정으로 잠들어버린 사기사와씨를 안고있는 채, 그저 바라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⑪상황이 갖추어졌어요. 다녀오겠습니다, 토키코님!



  만약을 위해 사기사와씨를 의무실에 맡긴 후(히노씨는 기분좋게 자고 있었습니다), 타치바나씨를 찾아 크로네 쪽으로 향했습니다만,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예의 영상의 시청이 끝난 크로네 멤버들이었습니다.

  당황하며 나가려했지만 때는 이미 늦고.
  하야미씨와 호죠씨에게 「당신은 로맨틱할 뿐만 아니라, 정열적인 면도 있었구나」 「좋겠다~ 나도 무뚝뚝하지만 상냥한 누구씨같은 사람한테 그런 말 듣고싶은데~ 아아~ 한번만이라도 해주지 않으려나~」라고 잔뜩 놀림받았습니다.

  그건 그렇고……카미야씨가 구석에서 비난하는듯한 시선으로 노려보고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말을 걸어보려해도 시선이 마주치면 당황하며 눈을 돌리고, 얼굴을 붉히며 뺨을 부풀릴 뿐입니다.

  그래도 여기 있는 분들께 사정을 설명하니, 하야미씨와 호죠씨는 「뭐, 그런걸로 해둘게」 「그럼 나한테도 해줘♪」라며 놀리는걸 그만두지 않았지만, 카미야씨는 휴우하고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유닛 멤버가 연애 금지라는 암묵의 이해를 찢었다고 생각해서 그 원인인 저에게 분노했을지도 모르겠군요.

  어쨌든간에, 피곤합니다.
  사무실로 돌아와 의자에 걸터앉아 천장을 바라봅니다.

  그 영상의 오해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아이돌 분들께 단체문자를 송신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문이 노크되었습니다.


  「실례합──프, 프로듀서씨!?」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시마무라씨가 당황하며 달려옵니다.
  대체 무슨 일일까요


  「괜찮……으세요? 얼굴에 그……말하기 어려운데, 기운이 없어요.」


  아무래도 한눈에 걱정될 정도로 얼굴에 드러났던 모양입니다.
  아이돌에게 걱정을 끼칠 수 없으니 한번 쉼호흡하고, 정신을 차립니다.


  「실례했습니다. 조금 생각할게 있을 뿐이었으니 신경쓰지 마시길. 그런데 용건이 있으신게 아닌가요?」

  「응~」

  「시마무라씨?」

  「용건 전에 실례좀 할게요」


  시마무라씨는 의자에 앉아있는 제 뒤로 가서, 어깨를 잡았습니다.


  「프로듀서씨가 피곤하신것 같으니 어깨 주무르면서 이야기할게요」

  「아, 아뇨, 그런걸 시킬 수는──」

  「괜찮아요! 파파가 우즈키의 안마는 세계 제일이라고 말했을 정도니까 믿고 맡겨주세요」


  프로듀서가 아이돌에게 안마를 받는것은 성희롱에 해당될 수 있다고 제지하려 했지만, 단순히 사양이라고 생각한건지 시마무라씨는 자신감이 가득한 상냥한 미소로 손에 힘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시마무라 우즈키

 





  「응……영차」

  「큿……」

  「아, 역시. 많이 뭉쳤잖아요. 제가 풀어드릴게요」


  가족이라 그런것도 있겠지만 시마무라씨의 아버님께서 세계제일이라고 칭찬한게 납득이 갈 정도로 확실히 굉장했기에, 피로감은 아이돌에게 안마를 시키는 것에 대한 거북함과 같이 날아갔습니다.
  목덜미, 척추부근, 어깨, 거기에 견갑골 부근이 상냥하고, 그리고 의외로 강력한 힘으로 눌립니다.
  시마무라씨가 열심히 성장한 씩씩함이 느껴지는것같아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분명 시마무라씨의 아버님께서도 같은 기분이었겠죠.

  요 몇일동안의 심로도 있어 졸음이 덮쳐와 멍하니 있으니.


  「앞도 실례할게요」


  엄청난 말이 들려 눈이 벌떡 뜨입니다.
  그렇지만 자명종 소리가 들리는데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듯한, 어느새 그런 반쯤 잠들어있는 상태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제지하려해도 시마무라씨는 손을 더듬으며 앞으로 나아가 이미 쇄골 근처에 도달하기 직전이었습니다.

  시마무라씨의 하얀 손가락이, 제 가슴 위에서 춤추기 시작했습니다.
  감촉을 확인하듯이 처음은 살짝 손가락으로 누르고, 튕겨나자마자 바로 다시 누릅니다.


  「아프지 않나요?」


  아프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귓가에 상냥하고 달콤한, 친절한 목소리로 속삭이지 말아주십시오.
  당신의 아름답게 물결치는 부드러운 머리카락으로, 제 뺨이나 목을 간질이지 말아주십시오.


  「훗……응……」


  열심히 상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살짝 보이는 옆 얼굴에서 보였습니다.
  그런 기특한 태도로, 그런 한숨을 토하지 말아주십시오.


  「프로듀서씨, 기분 좋으세요?」


  이미 손끝은 쇄골에서 상당히 아래까지 내려와버렸습니다.
  몸도 마음도 녹고 있는 동안, 여기까지 와 버렸습니다.
  이제 멈춰야합니다.
  하지만 제 몸은, 제 몸이 아닌듯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목이 유연하고 따뜻한 무언가에 감싸입니다.
  감촉이 좋은 천 너머에 무엇이 있는가.
  생각하면 안되지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시마무라씨가 손을 뻗은 여파로, 여성의 상징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부드러운 언덕이 의자의 등받이를 넘어, 저를 감쌉니다.

  의식이 망양하고 있는 주제에, 고간은 어느새 책상 밑에서 격분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눈치챘을 때, 헤매이던 이성이 희미하게 돌아오고, 죄악감과 수치로 심해 속에 가라앉은 의식을 필사적으로 끌어올립니다.

  엄청난 쾌락에서 벗어나려는 행위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지만, 마음이 부러질것 같을 때마다 시마무라씨의 결코 더럽히면 안되는 빛나는 미소를 떠올리며 어떻게든 의식을 각성한 순간이었습니다.


  「프로듀서씨……결혼을 전제로 여자친구를 구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정말, 인가요?」


  외로운 듯한.
  안타까운 듯한.
  괴로운 듯한.

  쥐어짜낸듯한 질문이 저를 마중했습니다.



  그녀의 얼굴을 보려해도, 방금전까지 가슴을 주무르던 손이 목을 잡고있어 돌아볼 수 없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그녀가 지금의 질문을 한것인가.
  질문과 목소리, 그리고 지금까지 그녀와 걸어 온 도정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떠오른 것은 혼다씨.
  그녀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지지해주는 신뢰하는 남성이, 낯선 여성과 어딘가로 떠나는것에 대한 불안과 공포.

  혼다씨 때는 안심시켜주려다 이상한 오해를 만들어버렸습니다.
  이번에야말로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겠죠.


  「……확실히 저는 나이상 결혼을 전제로 한 여자친구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 그럼 지금은 없네요!」

  「네, 네」


  결코 당신들을 떠나지 않고, 지금처럼 지켜보겠습니다, 라고하려 한 말은 시마무라씨의 환상에 지워졌습니다.
  지금 저에게 여자친구가 없으면 그걸로 괜찮은것 같고……아무래도, 혼다씨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실은 그……굉장히 부끄러운 부탁이 있는데요」

  「부탁, 말인가요? 무슨 일인가요?」

  「파파랑 마마가, 그……프로듀서씨를 집에 초대해서 식사를 하고 싶대요」


  그것은 시마무라씨가 그렇게까지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부탁이었습니다.
  아이돌의 부모님들은, 때때로 딸들의 활동에 걱정 혹은 불만을 품기 마련입니다.
  그것을 지우는것도 프로듀서의 일이었기에 정기적으로 사내 견학회나 설명회를 여는것과 별도로, 개별적으로 가정방문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과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그, 그게말이죠! 파파랑 마마도 참, 왜 그렇게 생각한건지 모르겠는데, 프로듀서씨가 그……」


  목을 붙잡고있던 양손이 떼어졌기에 뒤를 돌아보자, 시마무라씨는 양손을 가슴앞에 모아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글썽이는 눈동자는 저를 피하고 있었지만, 이윽고 결심했는지 부끄러운듯이, 그러나 확실하게 고했습니다.


  「저, 저랑 사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어요」

  「…………네?」


  당연하지만 저와 시마무라씨는 사귀지 않습니다.
  애초에 10년 가까이 연인이 없었습니다.
  하물며, 담당하고 있는 아이돌에 손을 댈리가.


  「시마무라씨. 사정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네, 넵!」



  시마무라씨는 몸짓과 손짓을 활용해, 걷지도 않았지만 넘어지는게 아닐지 불안해지는 모습으로 당황하며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며, 아이돌로서의 매일이 즐거워서 식사시간때 부모님에게 그 날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는것이 일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제 이름이 나오면 아버님께서 복잡한 표정을 지으시고, 그걸 보며 어머님이 묘하게 웃으시기 시작했다고.


  「그래서 어제 갑자기 파파가, 이번에 우즈키의 남자친구를 집에 데려오렴, 이라고 말해서……남자친구 없어, 라고 말하니 옆에서 마마가 프로듀서를 데려오라고 했어요.」

  「그렇군요……」


  여전히 곤혹스러웠지만, 아버님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민감한 사춘기가 되어도 아버지에게 차갑게 굴지 않고, 미소지으며 어깨까지 안마해주는 귀여운 딸.
  필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사랑스럽겠죠.

  그런 딸이 빈번하게 남자의 이름을 말하기 시작한겁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업무상 관계라고 생각했겠지만, 시마무라씨는 진심으로 아이돌 활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에 대해 말할때도 분명 빛나는 미소로 말했을테니, 아버님이 불안을 느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시마무라씨의 아이돌 활동에 대해 보고하면서 넌지시 오해도 풀어두죠.」

  「아, 저기……」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시마무라씨가 살짝 시선을 돌립니다.


  「부끄러운 부탁은 여기서부터라서……마마는 사정을 알고 있으니까, 파파 앞에서 연인인 척을 해주시면 안될까요?」

  「……이유를 들을 수 있습니까?」

  「파파도 참, 정말로 흥분해서,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말하면, 나는 안믿는다, 우즈키랑 사귈거면 내 허락부터 받아라, 라면서 오히려 더 흥분할거에요……」

  「그렇군요……」


  서투른 변명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사태가 될 수도 있겠군요.
  그렇지만 사귀고 있다고 인정했을 경우, 아직 학생인 딸에게 손을 대다니 사회인 실격이라고 더 분노하시지 않을까요?


  「괜찮아요! 파파도 처음에는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울지도 모르지만, 프로듀서씨라면 분명 이해할거에요! 왜냐면──」


  고개 숙이고 있던 시마무라씨가 몸을 벌떡 일으키며, 가슴 앞에 꽉 쥔 손을 내걸고 본 사람 전부를 매료시킬것같은 만개한 꽃같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프로듀서씨는 믿음직하고 세계에서 가장 저에게 상냥한 사람이니까요!」


  그 무조건적인 신뢰에.
  맑은 하늘같은 친애에.
  무엇보다도 그 미소를 보고.


  「네, 알겠습니다」


  정신을 차리니 저는 어느새 승낙하고 있었던겁니다――




    프롤로그    린

    1일째        미카        카에데

    2일째        코우메     사치코     미쿠        미오

    3일째        치에리     아카네     후미카     우즈키

    에필로그    린

    EX【 ? ? ? 】



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즘 바빠서... 도 있지만 솔직히 가장 큰 이유는 번역에 손이 잘 안가서.. 이 나쁜 핫산!! 게을러 터진 핫산!!
다음화 에필로그와 EX챕터로 마지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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