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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우치P 「여자는 누구나 무서……강하니까요」 3일째(1)

댓글: 8 / 조회: 3699 / 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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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4, 2017 02:47에 작성됨.



  ⑧무슨 일이세요, 카나코쨩? 아아, 치에리쨩은──



  오늘은 놀랄 정도로 일에 집중이 잘됐습니다.
  중간에 전화가 와서 일이 추가되거나, 현장에서 사고가 생겨 움직여야 하는 사태도 있었지만, 전부 해결책이 번뜩여 금장 정리됐습니다.
  막차 전에 끝낼 수 있을지 불안했지만, 이 페이스라면 별로 늦지 않을것같습니다.

  집중이 잘되는 원인은……현실도피입니다.

  저는 내일가지 죠가사키씨에게 데이트를 신청해야 합니다.
  또 최대한 서둘러 코시미즈씨의 지나친 독점욕을 완화시킬 방법을 모색해야하고, 혼다씨에게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저는 곁에서 지켜볼 것이라고 설득해야만 합니다.

  해야할 일은 잔뜩이었지만, 미성년자 아이돌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것은 타카가키씨에게 상담을 받은 후에도 도저히 내키지 않았고, 코시미즈씨의 독점욕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으며, 혼다씨에 이르러서는 얼굴을 마주칠 면목도 없습니다.

  그 결과, 일로 도망쳤습니다만……일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생각할 시간이 생겨버렸습니다
  오히려 잘 된걸지도 모릅니다.

  문득, 허기가 느껴졌습니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11시가 넘어있었습니다.
  조금 이르지만 일을 일단락시킨 지금 기회를 놓치면 저녁 전에는 허기를 채울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시간이면 카페도 한산할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소극적인 노크소리가 드렸습니다.


  「들어오세요」

  「시, 실례합니다」


  머뭇머뭇하며 문에서 얼굴을 빼꼼 내민 사람은, 오가타씨였습니다.


  「오가타씨, 무슨 일이신지요?」

  「네, 넵……그게」


  문에서 얼굴만 빼꼼 내민 채로, 그녀는 부끄러운지 말을 멈춥니다.
  얼굴 밖에 보이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습니다만, 당황시키지 않기위해 조용히 기다립니다.


  「……프로듀서씨, 오늘 점심 어떻게 하실건가요?」

  「점심이군요. 마침 지금 카페에 갈까하던 참이었습니다.」

  「그그, 그러면!」


  결심한듯이 그녀가 사무실에 들어오고, 비닐봉투를 저에게 내밀었습니다.


  「도, 도시락……만들어봤어요」

  「혹시……저에게, 주시는 겁니까?」





  오가타 치에리

 
 
 
 


  오가타씨는 작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습니다.
  아뇨, 잘 보면 그녀의 가녀린 어깨는 떨고있고, 시선도 이곳저곳으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겠죠.


  「언제나 신세를 지는 프로듀서씨에게 답례가 하고싶어서……그래서, 프로듀서씨의 건강이 걱정스러웠어요. 죄, 죄송해요, 멋대로 걱정같은걸 해서」

  「아, 아뇨,……」


  한편 저는 기쁨과 당황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오가타씨는 담당 중인 아이돌 중에서도 적잖히 염려를 하고 있었습니다.
  상냥한 노력가이지만, 자신감이 없는 겁쟁이같은 일면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걱정되던 그녀가 답례라며 손수 만든 도시락을 가져왔습니다.
  솔직히 눈물샘이 느슨해져서 당장 눈물이 넘칠것 같았습니다.

  한편 아이돌이 손수 만든 요리를 제가 먹어도 되는가하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있었습니다만――


  「저기……드셔주시겠나요?」

  「──네, 감사히」


  만지면 부서질듯한 덧없는 용기를 저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일단 맛있게 먹고나서 넌지시 주의를 주면 괜찮겠죠.


  「가, 감사합니다!」


  이것이 올바른것인지 의문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그런 의문은 오가타씨의 가슴을 조이며 따뜻한 미소에 사라집니다.

  오가타씨에게 받은 도시락 상자를 열고, 무심코 탄성을 질렀습니다.


  「이건……!」

  「그……도시락은 처음 만들어봐서, 잘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아뇨……굉장히 맛있어 보이는군요」


  우엉조임에 무나물, 방울토마토, 계란부침, 그리고──고기감자조림


  「먹어도 괜찮을까요?」

  「네!」


  젓가락을 들은 손이 떨리는것을 참으며, 오가타씨의 밝은 목소리에 밀려 조심스럽게 젓가락을 움직입니다.
  목표는 고기감자조림.
  젓가락으로 쿡 찌르자 감자가 가볍게 갈라졌습니다.
  맛이 잘 스며들어 보입니다.
  감자를 실곤약과 함께 입에 옮기자, 기대 그대로의 맛이 입속에 가득 퍼져 잊고있었던 감개가 떠오릅니다.

  아아, 식당이 아닌 곳에서 고기감자조림을 먹는건 얼마만일까요.

  제 모습을 보고 도시락의 성과를 바로 알 수 있었겠죠.
  오가타씨는 소극적인, 그러면서도 확실하게 기쁨이 엿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굉장히, 맛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저 자신도 놀랄 정도로 젓가락이 움직였습니다.
  우엉 조림은 오독오독한 식감과 적당히 진한 맛이 느껴졌고, 무나물은 부드러움 속에서 아삭아삭한 식감이 남아있었으며, 계란부침은 달콤함과 부추의 씁쓰레한 맛이 절묘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목이 막혀서 당황하며 옆에 두었던 페트병에 손을 뻗으려 한 순간, 김이 오르는 컵을 받았습니다.


  「차에요. 쓰지만 몸에 좋다고 해요.」


  아무래도 휴대용 봉투 속에 보온병도 들어있었던 모양입니다.
  목이 막혔으므로 눈으로 그녀에게 감사를 전하고 차를 마셨습니다.

  확실히 썼지만, 일을 하면서 가볍게 홀짝이고 싶어지는 맛이었습니다.
  게다가 너무 뜨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미지근하지도 않은 딱 좋은 온도였습니다.


  「후우……잘 먹었습니다」

  「맛있게 드셨나요?」


  도시락은 성인 남성인 저에게도 꽤 많은 양이었지만, 너무 맛있던 데다가 수제 요리의 기쁨에 10분도 안되서 다 먹었습니다.


  「프로듀서씨가 맛있게 드셔서 굉장히 기뻐요」

  「아뇨. 저야말로 기쁩니다.」


  그나저나 문제는, 앞으로는 이런 일을 삼가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가타씨의 순진한 선의에 주의를 주는 것은 솔직히 마음이 무겁습니다……무겁지만……


  「어, 어라?」

  「프, 프로듀서씨?」


  손이 무겁고, 그리고 감각이 둔해지며, 희미하게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놀라야 할텐데, 눈이 뜨이기는 커녕 점점 눈꺼풀이 내려갑니다.
  마치, 겨울날 아침에 이불에서 나오기 싫은듯한.


  「프로듀서씨」


  살그머니 손이 잡힙니다.
  안개가 자욱한 머릿속은 이끌리는대로, 그 가늘고 아름다운 손을 잡아버렸습니다.


  「이쪽으로」


  천천히 손이 끌려갑니다.
  이끌려가는 대로 무거운 다리를 질질 끌면서, 감아버린 눈 대신 천사의 속삭임같은 손을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네, 여기에 앉아 주세요」


  앉아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어떻게든 힘을 주고있던 양다리가 실이 끊긴듯이 무너지고, 소파의 감촉이 느껴지는 장소에 가라앉아버립니다


  「그럼……아, 머리를, 여기로」



  열이 나는 뺨에 상냥하게 손이 닿습니다.
  소파에 몸을 맡기며, 천천히 상체를 무너뜨립니다.

  뺨과 어깨를 지지하는 손에는 강력함은 없었지만, 자애가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제 상체는 누워버렸습니다.
  후두부가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무언가에 감싸여있었습니다.
  무심코 목을 움직이며 뺨을 닿게 해봤습니다.
  매끈매끈한 기분 좋은 감촉에, 이번에는 엎드려 코를 문지릅니다.
  정말 좋은 베개군요.


  「햐앙」


  작은 동물같은, 꼬옥 안아주고 싶어지는 사랑스러운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소리가 재미있고, 사랑스러워, 코를 문지르면 또 들을 수 있을지 시험해봤습니다.


  「앗……아, 응」


  방금과는 다른, 그렇지만 마찬가지로 편안한 음색.
  달콤한 냄새가 콧속을 가득 채웁니다.

  과자도 향수도 아닌, 비교하는것 자체가 어리석게 느껴지는 풍부하면서도 윤택한 향기.
  이 베개만의 특별한 점일까요


  「정말……야해요」


  야해?
  저는 지금, 이렇게 훌륭한 것에 야한 짓을 하고 있었던겁니까?

  안개낀 머리로도 송구스러운 짓을 했다는것을 인식할 수 있어 코를 문지르는것을 멈추고 위를 향해 머리를 돌립니다.


  「아……」


  기분탓인지 유감스러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어쩌면 계속 엎드린 채 비단같은 감촉을 맛보며, 녹을듯한 향기를 즐기고, 사랑스러운 음색에 감싸여 있어도 괜찮았을지도

  그런 무념이 일어났습니다만, 마음속에서 그것은 결코 용서되지 않는 것이라는 경고가 보내집니다.
  그나저나 어째서 용서되지 않는것일까요?
  저는 누구고, 제 옆에 있는 분은 누구일까요?


  「피곤하세요……이대로 주무세요」


  이러면 안된다는 초조감은, 이마를 상냥하게 어루만져지면서 무산되었습니다.
  의식이 점점 흐릿해집니다.

  확실히, 저는 요 몇일동안 굉장히 피곤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 피곤의 원인에서 눈을 돌리려고 기를 쓰고 일을 했었지요.
  듣고보면, 상당히 피곤할만 합니다.
  그러면 감사히……후두부가 따뜻하게 감싸여, 이마를 어루만져지며……안녕히 주무――



  ――

  ――――

  ――――――――



  꿈을 꾸고 있습니다.
  꿈 속에서 저는 천사님께 규탄받고 있었습니다.

  아뇨, 규탄이라는 표현은 올바르지 않을지도 모르겠군요.
  그것은 규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상냥하고, 공포가 아닌 미안함이 느껴지는 것이었으니까요.


  ――프로듀서씨 때문이에요


  저는 하면 안되는 짓을 저지른 모양입니다.
  짐작가는 일은 떠오르지 않았지만, 천사님께서 이렇게나 애절하고 슬픈 목소리로 말하고 계십니다.
  필시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겠죠.


  ――누구의 것도 아니라서 참을 수 있었는데, 누군가의 것이 되려고 해서 안되는거에요.


  그것이 저의 죄인 모양입니다.
  천사님께서 저를 바라보고 계시는데, 천사님에게 달려가기는 커녕 떨어지려하다니, 확실히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입니다.

  온기가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마에, 따뜻하고 촉촉한 기분 좋은 감촉이 닿았습니다.

  지금까지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프로듀서씨. 지금은 저만의, 프로듀서씨. 부탁이에요,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버리지 않습니다.
  크게 외치며 선언하고 싶었지만, 꿈에 묶여버린 저는 손끝하나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이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꿈이 아니었다면 이를 악물었겠죠.

  이마에서 온기가 멀어져갑니다.
  그렇지만, 어째서인지, 떨어지다가 움직임이 멈추었습니다.


  ――아, 안돼.


  아뇨, 멈춘게 아니라, 조금씩 아래쪽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움직임은 제 입술 근처에서 멈추고, 거기에서 갈등하고 있는것이 천사님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느껴졌습니다.


  ――이 다음은……이 다음은, 프로듀서씨에게 받고싶은데. 그치만, 그치만……


  갈등은 그대로.
  그러나 거리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이윽고 제 입술과 천사님의 온기가 접――


  「치에리쨩!?」



  천정이 보였습니다.
  왜 천정이 보이는 것인가.
  그리고 후두부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과 따뜻한 온기.
  아무래도 어느새 누워버린 모양입니다.

  상황을 깨닫고 당황하며 일어나려 했지만, 이마를 손이 누르고 있다는것을 깨닫고 포기했습니다.


  「오가타씨……저는, 대체?」

  「일어나셨나요?」


  대체 어떤 경위로 이렇게 되었는가.
  왜 저는 오가타씨에게 무릎베개를 받고 있을까요?
  오가타씨는, 기분탓인지 유감스러워보였습니다.


  「저기……프로듀서씨」

  「미무라씨? 그, 이것은말이죠」


  목소리의 방향으로 돌아보자, 입구쪽에서 미무라씨가 혼란한듯한, 면목없는듯한 표정으로 서있었습니다.
  저 자신도 상황을 잘 몰라 설명하지 못하고 말이 막혀있으니, 오가타씨가 살그머니 구조선을 내주었습니다.


  「프로듀서씨 괜찮으세요? 점심을 드시고 갑자기 졸리신것 같아서 소파에 눕혀드렸어요.」

  「그런 일이……?」


  그 말을 듣고 간신히 기억이 단편적으로 돌아왔습니다.

  갑자기 덮쳐 온 졸음.
  무거운 다리를 질질 끄는 감촉.
  그리고, 그리고──마치, 천국에 있었던듯한.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오가타씨, 지금 일어날테니 손을 치워주시겠습니까?」

  「안돼요」


  그것은, 뜻밖의 말이었습니다.
  거절당한것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 놀란 것은 거절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 오가타씨가 미소를 지으며, 짧고 단호하게 타인의 제한을 기각하다니.


  「프로듀서씨는 피곤하세요. 일어났다고 갑가기 움직이면 겨우 안정된 몸이 다시 불편해질지도 몰라요……그러니까 조금만 더, 이대로. 카나코쨩도 그게 좋다고 생각할거에요.」

  「에, 에엣!?」


  자신의 이름이 나온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미무라씨는 손을 파닥이며 어떻게 대답할지 고민하다가――


  「……프로듀서씨, 많이 피곤하신것같아. 그러니까 카나코쨩, 다음에는 함께 프로듀서씨를 위해 도시락 만들까? 다음에는 함께 "같은 걸"하자……응?」


  ――오가타씨의 말은 극적인 효과를 낳았습니다.

  미무라씨는 한동안 멍한 표정을 짓고는, 이윽고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 시선을 방황하다가, 끝내 저와 시선이 마주치고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었습니다.


  「아……아으」

  「미, 미무라씨? 왜 그러시죠?」



  오가타씨의 제안이 싫은건 아닌것 같았습니다.
  싫지는 않지만, 부끄럽다.
  그러나 그렇게가지 부끄러울 일인가요?
  도시락과 과자라는 차이는 있지만, 미무라씨는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 만든 요리를 나눠주는것에 익숙할텐데.


  「프, 프로듀서씨! 저, 저도 다음에 치에리쨩과 함께, 그……요리! 요리를 할게요!」

  「네, 네」


  무리하게 부끄러운 일을 시킬 생각은 없어 구조선을 내주려 했지만, 그 전에 미무라씨가 결심해버렸습니다.
  오가타씨와 미무라씨에게 도시락을 받는것은 매우 기쁩니다만……뭔가를 잊어버린듯한.
  저는 오가타씨에게 그에 대해 무언가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있었던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기억이 혼탁해질 정도의 졸음에 습격당한 영향이 아직도 남아있는걸까요?
  오가타씨의 말대로 조금 더 누워있는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무릎배게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금 돌아보게 해주겠~어♪ 파스텔 핑크 함정으로♪」


  매우 기분이 좋아보이는 오가타씨를 방해하는것이 꺼려져 결국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나저나 무릎배게를 해주는게 그렇게나 즐거운 일일까요?.
  저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아, 이해할 수 없는것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그렇게 쓴 차를 마셨는데, 왜 이렇게 강렬한 졸음에 습격당한걸까요.
  카페인이 없는 타입이라도, 그 쓴맛은 충분히 졸음을 날려버릴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만――



  Ⅸ:당신이 옛날에 잘 따르던 멍청이말인데, 작별할 준비를 하는게 좋을거야.



  결국 저는 얼마나 잔걸까요.
  역산하면 의식이 사라진 시간은 약 20분정도. 그리고 의식이 돌아오고 누워있던 시간도 20분정도일겁니다.
  점심까지 포함해 1시간 가까이 쉬어버렸습니다.

  사실 의식이 돌아오고 5분쯤 지나서 오가타씨의 다리가 걱정되어 일어나려 했었지만……


  「그럼……다음은 카나코쨩이네요」

  「에엣!?」


  저도 미무라씨도 당황했습니다만, 오가타씨의 조용하면서도 반박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에 압도되어 그 다음에는 미무라씨의 무릎베개를 받았습니다.


  「그나저나……」


  정말 훌륭한 감촉이었습니다, 그렇게 무심코 흘려버릴뻔한 말을 머리를 흔들어 간신히 떨쳐냅니다.

  비유하자면 마시멜로우.
  하얗고 찰진 탄력은 제 무거운 머리를 상냥하게 받아들였기에, 잘못하면 한번 더 잠들어버릴뻔 했습니다.
  게다가 미무라씨의 얼굴을 보려고 올려보자, 얼굴이 안보일정도로 풍만한……아뇨, 여성의 가슴에 대해 생각하는건 그만둡시다.
  자업자득이지만 어제 상당히 혼이 났습니다.

  미무라씨 본인은 자신의 체형을 신경쓰시는것 같았지만, 팬분들과 제가 보기에는 매우 매력적입니다.
  지나치게 마른 여성은 보다보면 불안해질때가 있습니다.
  게다가 미무라씨의 경우 그 상냥하면서 어른스러운 성격도 합쳐져, 안심하며 몸을 바치고 감싸이고 싶다는 욕구가――


  「……아까부터 저는 대체 무슨 생각을」


  지금 저는 여전히 남아있는 졸음을 뿌리치기위해 산책 겸 레슨의 상태를 보러가는 한중간이었습니다.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려 햇지만, 어째선지 사고가 엉뚱한곳으로 흐릅니다.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해 기합을 넣기위해 뺨을 때리자 열기가 느껴졌습니다.

  열기가 느껴진 장소는 뺨뿐이 아니었습니다.
  등 뒤에서 진동과 함게 열기가 다가오는것이 느껴졌습니다.
  그것도, 엄청난 기세로.


  「봄버!!!!」


  기합을 넣는 행동이 그녀를 불러버린것인지.
  어쨌든 이 기세는 위험합니다.
  저를 지나쳐 앞질러간다면 문제는──복도에서 달리면 안됩니다만──없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등에 혼신의 태클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황하며 뒤를 돌아보니 제 바로 정면에 그녀, 히노씨가 폭주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히노 아카네

 





  히노씨와 시선이 마주칩니다.
  그녀는 처음부터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감속할 기색이 전혀 안보입니다.
  오히려 시선이 마주치면서 더 가속한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피한다는 선택지가 한순간 머리를 스쳤지만, 그랬다가 히노씨가 넘어져 다칠 가능성을 생각하면 절대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 작은 태양같은 돌진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피아의 체중차이는 배이상.
  그러나 그 돌진의 기세는 그런 숫자를 날려 버리고도 남았습니다.

  다리를 어깨너비정도로 벌리고, 오른쪽 다리를 뒤로 빼며 허리를 살짝 내립니다.
  그리고 어깨의 힘을 빼고, 깊게 숨을 내쉬었습니다.

  저의 자세를 보고, 받아들여준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히노씨의 불타는 눈동자가 한층 더 빛나며――


  「프, 로, 듀, 우, 서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엇!!!」


  아직 거리는 3미터 정도 남아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히노씨의 양 다리가 땅에서 떠오릅니다.
  쏘아진 화살처럼 낮은 위치에서 태클이!

  그대로 부딪힌다고 생각했기에 이 각도는 예상외였습니다.
  어설프게 받아들이면 허리나 발목을 다칠 수 있습니다.

  히노씨의 작고 뜨거운 몸이 닿는 것과 동시에, 그녀를 양팔로 감싸며 다리에서 힘을 빼, 기세를 거스르지 않고 뒤로 쓰러집니다.
  뒤로 쓰러지며 등이 땅에 닿았음에도 기세는 아직 죽지 않아 그대로 복도를 미끄러졌습니다.

  등에서 마찰열이 일어났지만, 이런 열을 그녀의 맨살에 닿게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필사적으로 들어올립니다.
  몇미터정도 미끄러진 후, 기세가 사라져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습니다.


  「히노씨. 이런 위험한 짓은 두번 다시──」

  「프로듀서! 괜찮으신가요, 프로듀서!?」


  주의를 주려했지만, 히노씨는 저에게 안긴 자세로 심장소리를 확인하듯이 가슴에 얼굴을 누르며 큰 소리로, 그것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잘 보니 눈초리에 눈물이 맺혀있는것이 보였습니다.
  넘어지면서 제가 다친게 아닐지 걱정한……것 치고는 너무 필사적입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이상한 점은 있었습니다.
  히노씨는 텐션이 오르면 저의 주의를 잊고, 안겨들거나 태클을 걸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기세로 태클을 한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다행이다……! 뛰고있어요, 프로듀서의 심장에 두근두근 뛰고있어요!! 우오오오오, 다행이다아아아아아!!」

  「저기……히노씨?」


  제 가슴에서 얼굴을 떼어낸건 다행이지만, 이번에는 제 위에 올라탄 자세로 두 손을 하늘에 뻗으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제가 죽거나, 그에 가까운 상태였다고 생각한듯한――


  「정말, 정말 다행이에요! 결혼사기에 당해서 전재산이 탈탈 털리고, 온 몸의 장기는 다 팔려서, 꽃게어선에 끌려가기 일보직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로 살아있는 기분이 아니었어요!!!」


  ――이야기에 꼬리와 지느러미가 너무 많이 붙은거 아닙니까?



  「살아계신거죠!?」

  「……네, 보시는대로」

  「장기는 몇개 떼였나요!?」

  「아직, 하나도」

  「꽃게어선같은 지옥의 편도티켓에 사인은!?」

  「할 생각 없으니 안심하시길」

  「다, 다행이다〜〜〜」


  안심해서 힘이 빠졌는지 히노씨의 몸이 앞으로 쓰러집니다.
  저에게, 올라탄 상태로.


  「히, 히노씨. 그, 괜찮으십니까?」

  「아〜, 프로듀서의 체온이 느껴져요. 피가 흐르고, 두근두근 따뜻하면서 따끈따끈한 기분이……」


  어떻게든 히노씨를 떼어 놓아야할텐데.
  그것을 위해 말을 걸었지만 들리지 않는지 다시 제 가슴에 얼굴을 누르며 살아있다는것을 확인하듯이 몸 이곳저곳을 문지르기 시작했습니다.


  「〜〜〜〜!!」


  와이셔츠 너머로 느껴지는 히노씨의 의외로 작은 손으로, 평소의 기운넘치는 행위와 반대로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어루만져지는 쾌감에 번민하려하는 몸을 필사적으로 억누릅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하군요.


  「히노씨. 이 자세는 안됩니다. 떨어집시다.」

  「하아〜 프로듀서의 가슴은 좋네요. 넓고, 따뜻하고, 딴딴한 탄력도 있고……왠지 안심해서인지 이대로 여기서 자고싶은……기분, 이에요」

  「히노씨? 히노씨!?」

  「음냐……」


  순식간의 사건이었습니다.
  히노씨의 목소리에서 힘이 빠졌나 싶더니, 한순간에 녹은듯한 얼굴로 잠들어버렸습니다.

  잘 먹고, 잘 움직이고, 그리고 잘 잔다.
  그야말로 히노씨다웠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지나칩니다.
  혹시 제가 심각한 상태에 처해있다는 걱정으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느라 심신이 상당히 소모됐었던걸까요.

  갑작스러운 사태에 곤란해하고 있었더니, 추격해오듯이 복도에 발소리가 울렸습니다.
  지금 이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키면 큰일입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위해 히노씨를 옆으로 내려 제가 일어나 그녀를 안고 이곳을 떠나야 겠지만……히노씨를 옆에 내리고 일어서려 한 순간이 목격되면 제가 히노씨에게 괘씸한 행위를 하고 있었다고 착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떻게할지 고민하는 사이에, 마침내 발소리의 주인공이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어머, CP 프로듀서씨. 안녕하세요」

  「……아아, 타케우치냐. 건강해보이네. 저는 건강합니다.」



  활짝 핀 민소로 행복의 절정에 있는듯한 사쿠마씨와, 죽은 물고기같은 눈이 된 동기, 두 사람이었습니다.
  동기는 사쿠마씨에게 팔짱을 끼워지고 있음에도 무저항인 채 그녀에게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그 손에 대량의 엽서를 들고있는것이 신경쓰였지만, 그런 의문은 순식간에 날아갈 정도로 묘한 한기가 느껴졌습니다.


  「후후, 아카네쨩이랑 사이가 좋으시네요. 마유는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오. 아아, 그리고. 6월 ○일에는 일정을 비워주세요. 부탁드릴게요.」

  「타케우치……너만은, 너만이라도」


  정(正)과 부(負)의 편성, 이라고 단언하지 못할 것을 느끼고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사쿠마씨는 일점의 흐림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행복을 즐기고 있고, 동기는 부의 아우라를 풍기고는 있지만, 그 이상으로 행복에서 도망치는것을 포기한 절망과 안도가 스며나오고 있었습니다.

  쓸데없이 고집피우지 말걸 그랬다.
  이 길을 선택하면 행복한 매일이 온다는 것은 희미하게 알고 있었는데.
  하지만 그것은, 프로듀서로서 용서될 수 없는 길이다――

  떠나가는 등이 그런 말을 한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제 미래를 암시하는것 같아 한기를 느끼며 몸이 떨립니다.

  몸의 떨림이 진정되고, 히노씨를 깨워서 가까운 벤치로 이동한 것은 10분 후였습니다――



  ――

  ――――

  ――――――――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정말 다행이에요! 프로듀서가 여자에게 속지 않아서 안심했어요!!!」

  「제가 부족한 탓에, 문제가 있는 여성과 교제하는게 아닐까하는 걱정을 받아……그것이 원인으로 이상한 소문이 흘러 히노씨에게 폐를 끼쳤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뇨! 제가 멋대로 걱정했을 뿐이니까, 저야말로!」


  그렇게 피곤해보였는데 히노씨는 고작 몇분 선잠을 잔 것만으로 회복된것 같았습니다.
  젊음은 부럽군요……히노씨는 규격외입니다만.

  여하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제가 알고있는 것과 거기에 추측을 더해 설명했습니다..
  그 결과 서로가 고개를 숙여, 그야말로 히노씨와 저 다워서 방금전 느낀 한기를 완화시키는 따뜻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프로듀서를 그렇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었군요……저도 동감이에요!!」

  「도, 동감입니까?」


  히노씨에게까지, 그것도 상쾌하게 단언되어 무심코 실소를 지었습니다.


  「프로듀서는 일에 대해서는 좀처럼 속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이런, 웃흥, 앗항한 여자가 다가와서 곤란해하며 거절하면서도, 결국 끌려다니는 이미지라던가, 곤란해하는 여자의 고민을 듣다보니 어느새 빠질 수 없는 상태가 될것같은 이미지가 있어요!!」


  확실히 그런 장면과 마주치면 저는 당황하거나 상대 여성에게 잡혀버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여성들은 저같은 사람보다 훨씬 멋진 남성이나 믿음직한 사람을 노리겠죠.


  「핫, 그랬어요! 저 알고있어요! 아까 들었거든요! 문제가 있는 여성과 결혼하지 않는 방법을!!!」

  「그것은 무엇인가요?」


  어쩌면 저를 걱정하는 분들을 안심시켜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저도 남자이다보니 순수하게 호기심이 동합니다.

  상당히 회심의 방안이겠죠.
  히노씨는 미소지으며 숨을 크게 들이키고――


  「저랑 결혼하는거에요!!」


  ――태양의 플레어를 방사했습니다.


  「히노……씨?」


  예상외의 인물의 예상외의 대답으로, 전부 불타 새하얗게 되버릴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저의 기력을 땔감으로 더 타오른것인지, 히노씨의 열기는 더 커질 뿐.


  「일본은 중혼이라는게 금지됐다던가 어떻다던가! 그러니까 제가 프로듀서랑 결혼하면 안전해요! 17살이에요!」


  결혼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습니까.
  조금 안심했지만, 젊은 아가씨가 결혼을 수단으로 여기는것도 큰 문제입니다.


  「제 나이에는 엄마랑 아빠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그것도 괜찮아요! 두 사람 다 프로듀서가 성실하고 몸도 건장하다면서 칭찬해주셨어요! 프로듀서에게 태클하는건 금지됐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괜찮겠네요!? 좋아하는 프로듀서랑 결혼하면 좋은 일 투성이에요!!」

  「……그런데 결혼은 어떻게 하는건가요?」



  주먹을 꽉 쥐며, 터무니 없다는 자각이 없는 채 역설을 끝내자마자 이번엔 고개를 갸웃하면서 저에게 묻습니다.
  한편 저는 머리를 쥐어잡고싶은 충동을 참으며 어떻게든 생각합니다.

  방금 히노씨의 발언은, 분류하자면 일단 프로포즈에 속합니다.
  그러나 히노씨에게서 결의는 느껴지지만, 부끄러움이나 공포, 그리고 그것들을 극복한 용기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혼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얕다고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히노씨, 조금 진정해주십시오」

  「아까 한번 쉬었는데요?」

  「히노씨는 그……결혼이라는 것을 가볍게 보고 계신것 같군요. 한번 눈을 감고 쉼호흡을 하며, 저와 결혼하면 어떻게될지 상상해보십시오.」

  「므믓?」


  히노씨는 순순히 눈을 감으며 크게 쉼호흡을 합니다.
  한 10초정도 곰곰히 생각했을까요.
  눈을 벌떡 뜨고, 쉼호흡의 영향으로 침착해진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남자애 둘, 여자애 한명에 하얗고 큰 개는 어떨까요?」


  ……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었던것 같지만, 아무래도 근본적으로 여전히 핵심을 놓치고 있는 모양입니다.


  「히노씨……실례라고 생각합니다만,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아십니까?」

  「학교에서 배웠어요!」

  「배우신겁니까!?」

  「그런데 졸았어요!」

  「하필이면!」


  하늘의 뜻인가, 아니면 악마의 장난인가.
  히노씨의 성교육의 부족을 한탄하고 있으니, 저의 한탄을 날려버리듯이 기운찬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친구한테 어떤 내용이었는지 물어봤는데 『아카네쨩이 신뢰하는 남자에게 전부 맡기면 괜찮아』라고 말했어요! 프로듀서는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니까 괜찮아요!!!」

  「네, 네……」


  북풍과 태양이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에서는 태양의 따뜻한 햇볕에 여행자가 옷을 벗지만, 히노씨라는 태양이 빛날때마다 제 마음은 점점 차가워집니다.


  「저기……혹시 프로듀서는 저랑 결혼하는게 싫으신건가요?」


  그런 저의 차가워진 마음이 태도에 나왔는지.
  히노씨는 걱정스러운 듯이 눈매를 글썽이며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갑자기 태양이 가라앉은듯이 그녀의 표정이 어두어지고, 이 밝은 소녀가 이런 표정을 짓게 만들어버린것에 가슴이 단단히 조여옵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히노씨와 결혼하는게 싫을리가 없습니다.」

  「다행이다! 그럼 바로 결혼하죠!」


  대굴대굴 바뀌는 표정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가능하다면 계속 보고 싶습니다만……상황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녀에게 올바른 지식을 알려야 합니다.
  그녀를 막으려면 그 방법밖에 없고, 만약 이대로 미디어에서 무심코 「이번에 결혼할거에요!!!」같은 발언을 해버리면 큰일입니다.
  안그래도 17살이라는걸 감안하면 모르면 안됩니다.

  가능하다면 여성이 가르쳐줘야 하겠지만, 사태는 시급합니다.
  주위에 사람도 없으니 제가 요점만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들으십시오, 히노씨. 아기가 생기는 과정말입니다만──」

  (*˚▽˚) ノ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ヘ˚)?

  「그리고 거기에 자극을 주면──이것이 ■■입니다」

  Σ(˚Д˚;)

  「이것을 여성의 체내──즉, 그……●●에」

  (///∇//)

  「체내에서 ■■하는 것으로──」

  (//∇//(//∇//(//∇//)



  ――

  ――――

  ――――――――



  「……간략하게 설명했습니다만, 이해하셨나요?」

  「아……아으아으」


  삶은 낙지처럼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고, 수치로 전신이 조금씩 떨리고 있습니다.
  히노씨의 성지식으로 지금의 이야기를 들은 것도 크겠지만, 무엇보다 몰랐다해도 저에게 했었던 말이 머릿속에서 리플레인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건 그렇고, 부끄러워하는 히노씨의 모습은 굉장히 드물고, 그리고 사랑스럽군요.
  평소에는 기운이 넘쳐흐를 뿐이니, 이런 모습을 팬분들에게 보여주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이상으로 인기가 오르겠지만──아마 본인이 싫어할테니 이 이상은 생각하지 맙시다.


  「방금 전의 히노씨의 제안 말입니다만, 모르셨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결혼한다거나 아이를 낳는다는 말은 삼가합시다.」


  위로한다고 괜히 이 화제를 계속하는게 더 힘들테니, 이야기를 끝내려고 했습니다.
  결과만 보면, 히노씨가 올바른 지식을 얻을 기회가 되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것이 많은 사람들의 앞이나 TV 수록중에 일어났었다면――


  「낳……겠어요」

  「히노씨?」


  민감한 설명을 끝내고, 사태도 해결할 수 있었다고 안심했을 때였습니다.
  히노씨는 여전히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면서──아뇨, 방금전보다 더 붉어져서, 힘을 집중하듯이 주먹을 쥐고있었습니다.
  하지만 잘 보면 주먹은 형태를 만들고 있을 뿐, 제대로 쥐어지지 못했고, 목소리도 히노씨답지 않게 허약합니다.

  평소와 모든 면이 다른 와중, 그럼에도 눈동자만은 평소처럼 저를 곧게 응시하며, 그녀는 결의와, 그리고 방금 전에는 없었던 용기를 쥐어짜며 떨리는 입술로 조금씩 말을 자아냅니다.


  「프……프로듀서가 상대라면, 아기……나, 낳겠어요!」


  …………………………설명이, 부족했나보군요.


  「치, 친구가 말한 의미를 알았어요. 제가 신뢰하는 사람에게 전부 맡기면 된다는. 아아, 그런걸……그, 그런데 프로듀서의 것은 크기가 어느정도인가요?」

  「그, 그건……여성에게 쓰리사이즈를 묻는 수준으로 민감한 질문입니다.」


  여고생에게 자신의 물건이 융기한 사이즈를 말하는건 전력으로 회피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히노씨는 의아한 표정으로 간단히 도주로를 막아버렸습니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제 쓰리사이즈 알고계시잖아요?」

  「그, 그건……」


  프로필 작성이나 의상시착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만, 알고있는건 사실이므로 히노씨는 납득하지 못하겠죠.
  게다가 어쩌면, 제 크기를 알면 다시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습니까?」

  「네, 넵!!!」


  사람으로서 용서받을 수 없는 길을 걷고있다는 것은 알고있습니다.
  아아, 프로듀서란 얼마나 수라의 길이란 말인가.
  한 번 심호흡 하고 마음을 먹습니다.



  「제 크기는……【타케우치군 실제 나이의 숫자】센치입니다」

  「……【타케우치군 실제 나이의 숫자】센치!!」

  「히, 히노씨. 목소리가 큽니다」

  「죄송해요! 그런데……에엣!? 즉……이정도인가요?」

  「……!」


  히노씨가 손으로 제 물건을 본뜨는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무심코 추잡한 망상을 해버렸습니다.
  이건 주의를 줘야할까요.
  하지만 그 주의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성에대해 한층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테고, 솔직히 이 이상은 무리입니다.


  「이것이……이것이 제 안에」

  「……이해하셨습니까. 아이를 낳는다는 의미를」


  이걸로 이제 괜찮을거라는 희망과, 제발 이걸로 끝내달라는 소망을 담은 확인이었습니다.
  히노씨의 얼굴은 한층 더 새빨갛게 물들고, 당장 김이 뿜어져나올것 같았습니다.


  「화, 확실히 이렇게 큰 건……저는 무리에요」


  그 말에 주먹을 하늘로 치켜올리고 승리의 포즈를 취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그러니까……역시 프로듀서에게 맡길게요!!」


  이어지는 말에 그대로 쓰러지고싶은 실의에 습격당했습니다.


  「그그, 그러니까 프로듀서……그, 저랑 겨겨겨결혼해서 아기를……아기를──」

  「히노씨? 히노씨!?」


  한계인것은 저만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오버히트한 히노씨는 현기증을 일으킨것처럼 머리를 휘청거리더니, 그대로 쓰러지려한 것을 당황하며 붙잡았습니다.
  잡은 어깨가 놀라울 정도 뜨거웠습니다.
  이렇게 열이 심했으니 정상적인 판단이 안됐었겠죠.

  열이 식고, 의식이 돌아왔을 무렵에는 경솔한 고백을 한것을 잊고싶어할게 틀림없습니다.
  희망적 관측이라는 자각이 있는 예측을 하며, 그녀의 작은 몸을 안고 의무실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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