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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P 「아이코와 신혼 생활」

댓글: 5 / 조회: 2078 / 추천: 4



본문 - 05-07, 2017 01:55에 작성됨.

아이코 『아홉 번째 발렌타인』 에서 이어집니다.

 

1>> 2015年04月28日


 잠에서 깨어나면, 아내의 얼굴이 눈 앞에 있다.
 결혼하고 몇 개월. 닿을락말락한 거리에서 자고 있는 일이 꽤 있기도 하다.
 이제 놀랄 만한 것도 아니지만, 이 거리에서 갑자기 얼굴이 보이면 조금 두근거린다.


「우응~…… 스으……」


 만났을 때보다 훨씬 어른스러워졌지만, 상냥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는 아직도 변함없다.
 성격도 그대로지만, 함께 오래 있어서인지 예전보다 다양한 표정을 보여 준다.
 뭐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고 싶냐 하면…… 내 아내가, 세상에서 제일 귀여워.

 아침에 못 일어나는 편은 아니어도, 휴일엔 느긋하게 자곤 한다.
 여유가 있을 때는 한가롭게 보내는 게 좋은 것 같다.


「……………………zzz」


 아무리 그래도, 벌써 아홉 시 반이다. 너무 자면 오히려 피곤하니까, 이제 슬슬 일어나야지.


「아이코, 일어나」


 가볍게 어깨를 흔들어 주니, 아이코가 눈을 떴다. 아직 눈은 졸려 보이지만.
 눈을 뜨는 건 빠르지만, 정신차릴 때까지는 언제나 시간이 좀 더 걸린다.


「……응? 안녕하헤혀……?」


 몸을 일으킨 건 좋은데, 멍하니 비틀비틀 흔들리고만 있다.
 이대로 기다리는 것도 괜찮겠지만, 계속 이대로 뒹굴고 있게 될 것 같다.
 침대에서 일어나서, 커튼을 열기로 했다.


「…………눈부셔어」


 얼굴을 돌리고 팔로 가리면서, 햇빛을 피하려고 한다.
 아침햇살이 방 전체를 비추고 있으니까, 의미 없는 저항이겠지만.


「안녕히 주무세요오」


 이것저것 하는 사이에, 느릿느릿 이불에 파묻혀 버렸다.


「야…… 벌써 잠 다 깼잖아?」

「……그럴 리가, 없잖아요?」


 존댓말이 나오면 다 깬 거다.
 잠에 취해 있을 땐 말투가 뒤섞이곤 하니까.


「됐으니까, 일어나라고」

「5분만 더요」


 이불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매달려서 저항하고 있다.
 의식이 분명한 만큼, 정말 만만찮다.


「자자, 그만 하고 일어나」

「잠깐, 그것만은 안 ㄷ―― 꺅」


 가볍게 옆구리를 간질여 주면, 아주 잠깐 견뎌내다 이불에서 팔을 떼었다.
 그 틈에, 단숨에 떼어낸다.


「이것만은 놓치지 않아욧」

「그러니까, 소용 없대도」


 다리 사이에 이불을 끼운 채 버티려고 하지만, 그 정도는 잡아당기기만 해도 빼앗을 수 있다.
 아니, 이 정도면 이젠 버티는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모처럼 기분 좋게 자고 있었는데……」

「까딱하면 하루종일 그대로였을 테니까」


 이불을 빼앗고 나서도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하고도, 어느샌가 다시 자 버리는 것도 봤으니 방심할 수가 없다.


「봄엔 느긋하게 자고 싶어지는 소녀의 마음을 알아 주세요」

「아침은 챙겨 먹어야지. 자, 그만 침대에서 일어나」

「네ー에」


 봄과 가을엔 이런 식이지만, 겨울엔 공수가 역전된다.
 겨울날 아침엔 밖이 추우니까 이불 속이 좋은 건데, 아이코는 봄이나 가을 이불 속이 더 좋은 것 같다.


「영차아. 우으~, 네에. 일어났어욧」

「좋아. 이제, 아침 만들 테니까 도와 줄래」

「네. 여긴 제가 정리할 테니까, 먼저 만들고 계세요」


……

…………

……………………


「오늘도 맛있게 됐네요」

「애초에 그렇게까지 공들일 필요도 없는데 말이지」

「먹는 것도 즐거운 일이니까요」


 오늘은 토스트랑 계란 후라이에 베이컨, 샐러드는 양상추와 토마토다.
 간단하게 만들었다고 말하긴 좀 그렇다. 애초에 토스트 한 장으로 끝내던 내가 보기엔 충분히 호화롭기도 하고.
 아이코한테 그런 부실한 걸 먹일 수는 없으니까, 평소엔 이 정도는 준비하고 있다.


「오늘은 오전에 나가서 저녁까지 적당히 돌아다닐 예정이었던가, 맞지?」

「네. 준비하는 데도 오래 안 걸릴 테니까…… 열한 시 되기 전엔 나갈 수 있겠네요」


 점심 식사를 어디서 할지 찾아서 먹고 나서, 오후엔 산책할 수 있는 시간대인가.


「정리는 내가 해 둘 테니까, 먼저 나갈 준비 하고 있을래?」

「감사합니닷. 가능한 한 서두를게요」

「서두를 것까진 없으니까. 뭔가 두고 나가지만 않도록 해」

「정말. 그렇게 얼빠진 짓은 안 해요」


 아이코는 준비 자체에 시간이 걸리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 있든 없든 곤란하지는 않을 정도의 물건을 두고 나갈 때가 있다.
 오늘은 그냥 산책만 할 거니까 괜찮…… 겠지.


……

…………

……………………


 나갈 준비는, 거의 예상 시간에 맞춰서 끝났다.


「문단속 하고 불 끄고 가스 잠갔나요?」

「괜찮아. 다 확인했어」

「이제 문을 잠그고…… 네, 준비 끝」

「그럼 가 볼까」


 문 앞에서부터, 둘이 나란히 걷기 시작한다.
 도내에서 이동할 때는 일 때문이 아니라면 대중 교통이 편해서, 나갈 때는 기본적으로 걷게 된다.
 그래도 멀리 나가게 되면 차를 타야 하긴 한다. 지금도 자가용 한 대는 갖고 있다.


「우선 점심부터 먹자.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츠케멘이요」
*국물과 면이 따로 나오고, 면을 국물에 찍어 먹는 음식


 즉답이었다.


「간장이 좋아요」


 아무래도 벌써 정해 뒀던 것 같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는 건, 평소 가던 거기?」

「맞아요. 요즘 못 갔으니까요」


 한 가게에 꽂히면 그 가게만 자주 가게 된다. 그렇지 않더라도, 평소에는 단골 가게를 중심으로 다니고 있다.
 취미로 산책을 하는 것도 벌써 10년째니, 단골 가게도 상당히 많아진다.
 예전부터 새 가게에 도전하는 건 천천히 해 왔었지만, 최근엔 그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따뜻하네요」

「지금 정도가 딱 좋은데. 앞으로 더워질 거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져」


 근처 역까지 걸어서 간다. 멀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다.
 게다가 직장도 집 근처니까, 정말 좋은 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름은 원래 더운 계절이에요」

「햇볕 쬐면 체력을 뺏긴다고. 성가신 태양이야」

「양산이라도 쓰시면 괜찮지 않을까요?」

「어울릴 리가 없잖아. 검은색이나 은색이면 괜히 더 더워 보이고」


 내가 제멋대로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어서 손대기가 어렵다. 게다가, 괜찮은 디자인의 양산이 눈에 띄는 것도 아니다.
 매년 뒹굴거리는 동안 여름이 지나가고, 결국 사 본 적은 없다.


「이대로면 결국 또 안 사시겠죠…… 여름이 다가오면 같이 사러 가기로 해요. 남성용 양산도 다양한 디자인이 있으니까요」

「고마워. 기억해 둘 테니까, 그 때 되면 부탁할게」


 또 외출할 이유가 생긴 건 좋은 일일까.
 아이코와 한 약속이라면 잊어버리진 않겠지.


「그러면 여름에도 자주자주 외출할 수 있겠네요」

「밤에 더워서 자기 어려우니까, 역시 여름은 싫어」

「에어컨 켜 둘 테니까욧. 정말, 애도 아니구……」


 꽤 차가운 눈으로 바라본다. 좋은 의미로, 거리낌없어졌다고 해야 할까.
 이젠 이런 시선을 받는 것도 익숙해져 버렸다. 요즘은 오히려 그런 게 ㅈ――


「또 이상한 걸 생각하고 계시는 거 아니죠?」

「아아니, 저언혀」

「언제부터 이렇게 돼 버린 건지……」


 조금 더 걸어서 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목적지까지 여섯 역 거리.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엔……


「그 근처에, 공원이나 상점가가 있었던가?」

「네. 산책도 간식도 완벽해욧」

「벌써 그 다음 예정까지 생각해 뒀었구나」

「오늘은 거기서 느긋하게 있고 싶었으니까요」

「어디 갈지도?」

「생각해 놨는데요…… 괜찮으신가요?」

「그럼 됐어. 평소에 가던 가게면 괜찮겠지」


 새로운 발견은 없겠지만, 어디든 침착하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
 그런데, 벌써 개찰구 앞이다.


「패스는 가져왔지?」

「그런 건 안 잊어버린다니까요. 제대로 가져왔어요」

「좋아. 그럼 가자」

「엣 아앗,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저 아직 안 꺼냈다니까요, 증말」

 당황스레 가방 안을 뒤지면서 뒤쫓아온다.
 여전히, 아이코는 평상시엔 착실하면서 아무래도 좋을 땐 덜렁거리곤 한다.


……

…………

……………………


 츠케멘 가게에 도착했다. 여기도 역에선 가까운 편이다.
 가게 안에 빈 자리가 남아 있어서, 기다리지 않고 앉을 수 있었다.


「어서오십시오ー! 주문은 정하셨습니까?」

「그게, 정하셨어요?」

「아아」


 몇 번쯤 온 가게에서 주문할 건 거의 정해져 있다.


「그럼, 전 차슈 츠케멘에 간장, 특곱빼기로요」

「간장 츠케멘, 곱빼기로 부탁드립니다」

「간장차슈특곱하나 간장곱하나! 잠시만 기다려 주십쇼!」


 주문도 안 밀린 것 같고, *아츠모리로 주문하지도 않았으니,
 이 정도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삶은 면을 찬물에 식혔다가 따뜻한 물에 다시 데워서 먹는 방식


「………………………………」


 문제는, 곁눈질하며 날 노려보는 아이코뿐.


「우으…… 이러면 제가 너무 먹보 같잖아요……」

「내가 아침 제대로 먹으면, 점심 때 많이 못 먹는 거 알잖아」


 아이코는 겉보기와는 다르게, 꽤 먹는 편이다.
 양에 차지 않으면 먹고 나서 다른 것도 먹고 싶다는 듯이 바라보곤 한다.


「그래도, 남자 옆에서 저만 특곱빼기라고 말하는 건 부끄럽다구요…… 당신도 언제나 저랑 같은 거 드셨잖아요」

「야야, 그날그날 컨디션이 다른 거지」

「그건 그렇지만요…… 우으~」

「뭐 남이 얼마나 먹나 일일이 신경쓰는 사람도 없다니까」

「제가 신경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구요」

「아무튼 너무 신경쓰진 마. 그리고, 먹다 남기면 내가 먹어 줄 테니까」

「……안 줄 거에요?」

「아, 네이」


 벌써 시선이 건져낸 면으로 향하고 있다.
 표면상으론 침착한 것처럼 가장하고 있지만, 눈을 바라보면 꽤 반짝거리고 있으니까 알기 쉽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런저런 잡담을 하는 사이에, 2인분의 츠케멘이 날라져 왔다.


「자, 드세요」


 아이코가 젓가락을 건네준다.
 기다릴 수 없다는 분위기를 차마 다 숨기지 못하고 있다.
 왠지 모르게,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자아,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닷」


 말하자마자, 힘차게 먹기 시작한다. 먹는 속도도 꽤 빠르니까, 늦지 않게 따라가야지.


「음~ 맛있어」


 한 입 먹고, 정말 행복한 표정을 보여 준다.
 집에서 먹을 때도 이런 표정이니까, 만드는 사람으로선 행복하다.


「쭉 보고만 계시고, 왜 그러세요?」

「아무것도 아냐. 먹고 나선 뭐 할래?」

「공원에서 느긋하게 있을까요. 조금 걸어다니면 소화도 될 것 같아요」

「어차피 그러고 나선 카페에서 케이크 먹을 거잖아?」

「괜찮잖아요. 맛있으니까 괜찮다구요?」

「아니 별로 상관은 없는데. 그리고, 편한 건 알겠는데 그 대사 써먹지 마」


 그래도 세 시간쯤 지나면 또 먹을 수 있겠지. 산책이라도 하다 보면 금방 지나갈 거다.
 십 년 전에 저 명언이 나온 뒤로, 지금까지도 여기저기에서 써먹히고 있다.
 말한 사람과 대사가 너무나도 어울려서겠지.


「……뭐 먹을 때 다른 음식 얘기 하는 거 아닌데 말이지」


 배가 빨리 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것도 그렇네요. 지금은 츠케멘을 먹고 있는 거니까요」

「의미가 미묘하게 다른데…… 뭐 상관 없나. 이제 반쯤 먹었나」

「양념이라도 조금 쳐서 맛을 바꿔 볼까요」

「끝나면 나도 줘」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

…………

……………………


「후뮤우…………」


 그 후로 한 시간. 아이코는 아직도 푹 자고 있다.
 오후 세 시가 지나서, 구름도 끼고 조금 쌀쌀하다.
 이대로 재워 두기엔 좀 추우니까, 슬슬 깨우는 게 나을까.


「아이코ー?」

「……」


 일단 불러 봤지만 반응이 없다.
 가볍게 흔들어 볼까.


「아이코ー, 슬슬 일어나야지ー」

「…………우웅? 벌써 시간이 됐나요?」


 확실히 깬 것 같다. 낮잠만 따지면 정신차리는 것도 빠르다.


「지금 몇 시에요?」

「세 시 좀 넘었어. 이제 다음으로 갈까?」

「인사도 해 두고 싶으니까, 슬슬 가 볼까요」


 아이코는 그렇게 말하며 일어섰다. 나도 일어나서 옆에 선다.


「자, 공원 출구까진 평소대로 갈 거에요?」


 평소대로 내 오른쪽에.
 돌아갈 때는 조금 천천히 걸어간다.


……

…………

……………………


 시간은 오후 일곱 시를 지났다. 집에 돌아와서 잠깐 쉬고, 저녁 준비를 하고 있다.
 말은 그래도, 오늘은 아이코가 만들어 준다고 했으니 내가 할 일은 별로 없다.
 기껏해야 식탁에서 샐러드를 만드는 정도.
 마카로니 샐러드에 마요네즈를 넣고서 섞고 있다.
 음. 좀 더 넣어 둘까……


「아ー앗! 또 집어 드시네요!」

「이건 먹으려고 먹은 게 아니라니까. 맛보기라고, 맛보기」


 아이코에게 들켜 버렸다. 별로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줄어든다구욧」

「아이코가 먹을 만큼은 남아 있잖아」

「그런 뜻이…… 그리고, 너무 넣으셨어요. 마요네즈는 그만 넣으셔도 될 것 같아요」

「오케ー」


 그것도 들켜 버린 것 같다. 마요네즈 용기를 뒤집어 놓는다.


「아셨으면 마요네즈는 원래 있던 데에 놔 주세요」

「네」


 뚜껑을 닫고, 테이블 위에 둔다.


「저한테 주세요」

「네ー에」


 나중에 부족해질지도 모르는데에.


「이제 됐으니까, 그냥 거기에 둬 주세요. 자, 무도 갈아야 하고, 하실 일은 많으니까요」

「벌써 다 됐나 보구나. 제대로 할 테니까」


 무와 강판을 받아서 식탁으로 돌아왔다.
 말 없이 그저 무를 갈아낸다.
 연료 보급 조금 정도는 괜찮잖아……


「안 된다구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뻗었던 손을 되돌린다.
 나 참, 감도 날카로우셔라.


……

…………

……………………


「목욕은 어떻게 하실래요?」


 저녁 식사도 끝나고, 이젠 설거지만 남았다.


「아이코가 먼저 해도 돼. 난 그 사이에 부엌 정리해 둘 테니까」

「음ー, 그럼 부탁드릴게요」


 자, 빨리 끝내 버리자.


「훔쳐보시면 안 돼요?」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하하…… 그러네요」


「끝났어요. 들어가셔도 돼요」

「엉. 정리도 다 끝났어」


 조금 얇은 긴 소매 옷을 입고 있다.
 요즘은 낮엔 따뜻해도, 밤에는 아직 추운 날도 있다.
 오늘은 집 안에 있어도 꽤 쌀쌀하니까, 컨디션 관리는 잘 했으면 좋겠다.
 그럼, 나도 씻으러 갈까.


「훔쳐보지 마라?」

「차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목욕을 하고 나선 아무래도 더워진다.
 몸이 식을 때까지 십 분 정도는, 거의 거실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게 된다.
 앞으론 별로 할 일도 없으니까, 빈둥빈둥거리다 자게 될 거다.


「덥썩」

「아얏」


 갑자기, 목덜미에 아픔이 느껴졌다.


「므으ー」

「그, 이제 그만 놔 주면 안 될까?」


 아이코가 뒤에서 날 물고 있다.
 못 참도록 아프진 않지만, 계속 물고 있는 것도 좀……


「오늘 점심 때의 복수에요. 당하기만 하고는 못 참으니까요」

「아니, 그렇다고 이런 건 좀 아니잖아. 어쩐지 낯간지럽다고」


 목을 작게 물고 있어서, 아프다기보단 근질거린다는 느낌이 크다.
 소파의 등받이를 넘어 등 뒤에 기대고 있으니, 도망칠 수도 없고.


「아이코, 지친 거야?」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목욕하고 나니까 나른해져서……」


 어쩐지, 아이코의 몸에 힘이 없다.
 오늘은 이제 자도 괜찮으려나.


「좋아, 그럼 이대로 옮긴다ー」

「와앗, 갑자기, 깜짝 놀란다니까요!」


 빙글 뒤를 돌고, 아이코를 안아올렸다.
 공주님 안기로도 10미터 정도라면 여유…… 일 텐데.


「무겁진 않으세요……?」

「사람 한 명 옮기는 거 꽤 힘든 일이긴 한데, 뭐 아이코니까」

「뭐에요, 그건」


 조금 기막히다는 것처럼, 하지만 기쁜 듯이 웃는다.
 그 표정을 보고 싶어서 이러고 있는 거기도 하니까.


「그럼, 잘 자」

「아, 네」


 무난하게 침대에 옮겨 줄 수 있었다.
 리모콘으로 방 불을 끈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눈만 좀 감고 있으면 잠이 오겠지.


「…………아니, 정말 주무시는 건가요」

「응?」

「아니, 그게, 저기…… 이제, 가족이 늘어도, 괜찮지 않으려나아…… 하고, 생각하기두 하구……」


 내 등에 고개를 파묻고,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아아, 나 참, 정말로.


「앗, 그렇게 세게 끌어안으시면 아파요…… 싫진 않아두요」


 내 아내가, 세상에서 제일 귀여워.



45>> 2015年05月19日

이상입니다. 어울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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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당분이 적어서 좀 아쉬웠네요.
앞으로는 당분간 요청받은 것들 위주로 번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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