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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밑에는 사치코가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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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2, 2017 14:28에 작성됨.

벚나무 밑에는 사치코가 묻혀 있다

※호러주의, 캐릭터 붕괴 주의


1: ◆8 ozqV8dCI2 2017/04/11(화) 12:18:16. 59 ID:jnzm6XxsO


  『있지, 이거 알아?』

  『벚나무 밑에는, 시체가 묻혀있대』





  「이곳이……소문의……」

  어느 봄날의 밤. 어떤 폐교의 부지내, 벚나무가 줄지어 있는 학교 뒷뜰에 한 소녀가 방문했다.

  소녀의 이름은 시라사카 코우메. 손을 완전히 숨기는 긴소매의 파카와 스커트를 입고, 기다란 무언가가 들어간 봉투를 들고 있었다.

  코우메는 한밤중에 혼자서 꽃놀이를 하러 왔다, 라는건 아니다.

  애초에 이곳은 낮이라해도 꽃놀이 스폿이 될만한 장소는 아닌 것이다.

  학교가 운영되고 있었을 무렵은 몰라도, 폐교가 된 지금은 현지 사람들조차 다가가지 않을정도 인적이 없고, 폐교의 분위기도 존재도 있다보니 섬뜩한 장소로 유명했다.



  그리고 코우메가 일부러 멀리서 이 폐교까지 온 이유는 소문때문이었다.

  코우메는 어떤 소문을 들었던 것이다.

  『그 폐교 뒷뜰에 있는 벚나무 밑에는, 여자애의 시체가 묻혀있다』

  『학교가 망하기 조금 전, 여학생 한명이 죽었다』

  『하지만 학교의 운영이 끝나기 직전에 그런 사건이 터지는게 싫었던 사람이 있었다』

  『여자애의 시체는 몰래 벚나무 밑에 묻히고, 지금도 그대로』



  흔하디 흔한 종류의 소문이다. 벚나무에는 흔히 있는 호러라고도 할 수 있다.

  나무 밑에서 고백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것과 같은 정도로 벚나무에게는 메이저한 이야기.

  딱히 특별하지 않고, 보통 사람들은 일일히 상대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 소문에 매료되어 온 코우메는 필시 보통이 아니겠지.

  「알고 있지만……응……」

  자조섞인 미소를 지으며, 코우메는 등에 매고있던 긴 봉투를 땅에 내린다.

  부스럭거리며 봉투에서 꺼낸 것은, 한 개의 삽.

  이것이 시라사카 코우메가 소문을 듣고 이 폐교까지 온 이유였다.

  코우메의 목적은, 소문으로 들은 소녀의 시체를 파내는 것이었다.



  시체가 묻혀있다는 소문이 있는 장소에서 삽따위를 들고 있으면 목적을 들켜서 제지당할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평소에 사람이 지나가지 않고, 지금은 심야에 가까운 시간.

  코우메는 남의 눈을 신경쓸 필요도 없이 삽을 꺼내고, 지금부터 시체 찾기를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슬슬 실행할 생각을 한 시점에, 벚나무들을 바라보고 한숨을 쉬었다.

  벚꽃길정도는 아니지만, 벚나무는 1,2그루 정도가 아니었다.

  10그루가 넘는 벚나무가, 학교가 그 역할을 끝낸것을 모르는듯이, 뒷뜰에 규칙적으로 심어져있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소녀가 묻혀있는 벚나무는 어느것일까.

  모든 나무 밑을 파내다보면 반도 못파고 아침이 될게 뻔했다.

  그것은 곤란하다. 코우메가 어떻게 목적하던 벚꽃을 판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니.

  「제 시체는 가장 귀여운 벚나무 아래에 묻혀있어요. 저는 귀여우니까요.」

  뒤에서 귀여운 목소리가 들렸다.

  사람이 없을것이라고 생각했던 코우메가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교복을 입은 한 소녀가 서있었다.

  「처음뵙겠어요. 제 이름은 코시미즈 사치코. 사후에도 사람들에게 유명을 떨치고있는, 세계제일로 귀여운 미소녀랍니다.」

  소녀, 코시미즈 사치코는 귀엽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당신, 보아하니 현지 사람은 아니군요? 귀여운 제 소문을 듣고 굳이 멀리서 오신건가요?」

  「이런이런. 설마 다른 지역까지 소문이 퍼졌을줄이야. 제 귀여움은 한계를 모르는군요.」

  「아아, 이건 참으로 죄깊은 귀여움이에요. 그렇다해도, 공양도 받지 않고 시체가 묻힐 정도의 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흐흥. 땅속에 묻은 덕분에 미래영겁 전국 방방곡곡까지 제 귀여움이 퍼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무의미한 행위나 마찬가지였지만요.」



  갑자기 시작된 사치코의 이야기를, 코우메는 어느 의미로 감탄하며 듣고있었다.

  말이 느린 자신은 끼어들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서울 정도로 「사치코가 자신의 귀여움에 자신이 있다」라는 것밖에 모르겠다.

  대신, 사치코가 「자신의 귀여움에 대해 말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는 것은 질릴 정도로 느껴졌다.

  코우메는 누군가가 즐겁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것을 싫어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듣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코우메는 조금의 긴장과 함께 물었다.

  「사, 사치코쨩은……유령, 이야……?」

  방금전 사치코는 「제 시체」라고 말했다. 그 뒤에도 자신이 소문의 벚나무 밑에 묻힌 소녀라는 늬앙스의 말을 했다.

  사치코의 말이 진실이라면, 지금 눈앞에 있는 사치코는.

  「맞아요. 저는 유령이에요」

  세계 제일로 귀여운, 유령이죠. 사치코는 씨익 웃으며 덧붙였다.

  세계 제일이라지만, 애초에 유령의 세계는 이곳이 아니지 않을까? 라고 코우메는 생각햇지만 지적하는것은 관뒀다.



  「나, 나는, 시라사카 코우메……. 잘, 부탁해……」

  「코우메씨였군요. 잘 부탁드려요. 확인하겠는데, 코우메씨는 제 시체를 파내기 위해서 오신거죠?」

  「으, 응……」

  솔직하게 대답한 직후 코우메는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자신이 하려한 것은, 한마디로 도굴이나 마찬가지이다.

  이집트처럼 저주에 걸려도 할 말 없을 정도의 악행인것이다.

  눈앞의 유령 소녀는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저, 저기……죄송해」

  「이해해요. 저는 귀여우니까요.」

  그러나 코우메의 예상에 반해, 사치코는 분노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랑스러워 보였다.



  「제 귀여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흙속에 묻은 사람의 마음도 이해 못할건 아니지만, 역시 귀여운건 사람들에게 보여야죠」

  「저도 슬슬 제 몸을 세상에 피로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참이었고요.」

  「그동안 제가 땅속에 숨어 있던 것은 역시 모두의 불행이니까요. 제 모습이 보이지 않는 세상은 1년 내내 겨울이나 마찬가지이니.」

  「그런 이유로, 코우메씨. 저도 부탁드릴게요. 부디 제 몸을 파내주세요.」

  「으, 응……알았, 어……」

  코우메는 아직 사치코의 빠른 말을 전부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일단 시체를 파내도 된다는 허가는 받을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감사합니다. 흐흥! 이런 친절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니. 이것도 평소의 행실이 좋아서겠죠!」

  유령은 평소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일까. 코우메는 생각했지만, 또 길고 긴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대신에 문득 의문으로 떠오른 것을 묻는다.

  「어라……? 사치코쨩, 본인이 직접 파낼 생각은 안했어……?」

  지금, 실제로 눈앞에 있으니 구멍 정도 팔 수 있을 것 같은데.

  지적하자, 사치코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유령이라서 물건을 만질 수 없어요.」

  「그럼, 남한테 부탁해보면……」


  「지박령이라고 하나요? 이 학교에서 떨어질 수 없어요. 그렇지만 않았으면 몸을 파낼 필요도 없이, 이 상태로 도시에 가서 제 귀여움을 과시했었을텐데……!」

  「그럼……우연히 지나간 사람에게……」

  「이런 곳에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은 없어요. 제 소문을 듣고 온 사람이 아닌 이상.」




  「나 말고, 아무도 안왔어……?」

  현지인도 아닌 코우메가 소문을 들었을 정도이다. 다른 사람이 왔어도 이상할건 없다.

  「그렇네요. 소문을 듣고 온 사람은 나름대로 있었어요. 대부분은 제 시체보다는 시체가 묻힌 벚꽃을 보는게 목적인지 삽을 들고 온 사람은 적었지만요」

  「그, 그래도……있었구나……」

  「네.……있었지만」

  지금 처음으로 사치코는 미소를 찌뿌렸다.

  「남자에게 제 시체를 꺼내달라고 부탁하는건, 그……」

  「아아……응……」

  자신의 귀여움을 자랑하는 사치코라도, 아니, 자랑하니까 더더욱 남자에게 맡길 수는 없었겠지.

  「여자도, 딱봐도 위험해보이는 사람뿐이라서. 이왕 제 시체를 맡길거라면 동년대 여자애가 좋잖아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유령답게 위협해줬답니다, 라고 사치코는 가슴을 피며 자랑했다. 다시 미소는 부활해있었다.




  「그, 그래서……있었어……? 동년대의 여자애……?」

  「……코우메씨가 첫번째에요」

  「……후훗」

  눈을 돌리며 말하는 사치코가 귀여워서 코우메는 무심코 웃어버렸다.

  「뭐, 뭔가요 그 반응은! 덕분에 다른 누구도 아닌 코우메씨가 귀여운 제 시체를 파낼 수 있었다고요! 기쁘잖아요!」

  기쁜지는 넘어가고, 엉망진창인 말을 하는것 치고는 싫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아아, 이 아이라면.

  코우메는 조금 수줍어하며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사, 사치코쨩……. 만약 내가 사치코쨩의 몸을 찾으면……나와 친구가 되어 줄래……?」

  「에……. 저, 저와 친구, 요……?」

  「응……안될, 까……?」

  이 아이와 친구가 되면 반드시 즐겁다.

  코우메의 확신이 가득한 부탁을, 사치코는 조금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준 후에.

  「흐, 흐흥. 물론 좋고말고요! 제 몸을 찾아주신다면 친구가 되어드리죠!」

  역시 미소로 승낙했다.




  「후훗……그럼, 바로 사치코쨩의 시체를 찾아볼까……」

  사치코의 대답에 기분이 좋아진 코우메는 삽을 잡았다.

  좋은 일은 서둘러라.

  폐교에 불법 침입하고, 본인의 희망이라해도 시체를 파내려하는 지금 상황을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하지 않으면 해가 뜰것이다.

  코우메는 바로 사치코에게 물었다.

  「그래서……사치코쨩의 시체는, 어느 벚나무 밑에 묻혔어……?」

  한편 사치코의 대답은 명료했다.

  「몰라요」

  「……에」



  코우메는 골머리를 싸맸다.

  아니, 설마, 그럴리가.

  불길한 예감과 함께, 조심조심, 코우메는 한번 더, 다시 한번 더 물었다.

  「사치코쨩…….사치코쨩은, 자신의 시체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요」

  잘못들은건 아니었다는걸 확인하고, 코우메는 재차 골머리를 싸맷다

  「혹시……나랑 친구가 되기 싫어서……」

  한탄하는 코우메에게 사치코가 필사적으로 부정한다.

  「아, 아니에요! 제가 벚나무 밑에 묻힌건 죽은 뒤란 말이에요! 죽었을때까지는 알지만,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몰라요!」

  「그래……?」

  「네! 교실에서 죽었었는데, 어느새 밖에 서있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제가 벚나무 밑에 묻혀있다는 소문을 이야기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러면 어쩔 수 없, 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코우메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 그치만, 아까……가장 귀여운 벚나무 밑에 묻혔다고, 말하지 않았어……?」

  확실히 사치코가 첫마디로 꺼낸 말이 그것이었을 것이다.

  정확한 장소는 몰라도, 어떤 힌트가 되는 정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귀여운 제 몸을 양분으로 자란 벚꽃이에요. 다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귀여운 벚꽃이 됐을게 뻔하잖아요」

  코우메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골머리를 싸맬 수 밖에 없었다.



  「이걸, 까……」

  「저는 이게 더 귀엽다고 생각하는데요……」

  결국 어떤 것이 문제의 벚나무인지 도저히 몰랐으므로, 사치코의 말에 따라 『가장 귀여운 벚꽃』을 고르기로 했다.

  하지만 심어진 벚꽃들에게 큰 차이는 없었고, 그녀들은 어떤 것이 가장 귀여운 벚꽃인지 품평회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주변의 모든 벚꽃을 귀엽게 만들다니. 역시나 저!」

  라는 사치코의 자랑스러워보이는 말을 기점으로 벚꽃찾기를 중단하고.

  「생각해보면 저를 땅에 묻을 때 구석을 선택할 리 없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제 몸을 땅 속에 묻으려하는 괘씸한 놈이지만, 저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센터라는 것 정도는 알고있겠죠.」

  「즉, 제 몸은 이 벚나무들의 한가운데인, 이 벚나무 밑에 묻혀있는게 분명해요!」

  라는 추리?에 의해 그녀들은 벚꽃 찾기를 종료했다.




  코우메는 삽으로 흙을 파내 간다.

  물론, 사치코의 몸을 손상시키지 않게 주위를 기울이면서.

  「저, 저기! 정말 조심해 주세요? 제 몸이니까요!」

  「괜찮, 아……조금 상처가 나도, 사치코는 귀여우니까……」

  「그것도 그렇네요!……가 아니에요!」

  「후후훗……」

  가벼운 말과는 정반대로, 코우메는 결코 난폭하지 않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흙을 파냈다.

  「굉장히 익숙해보이네요. 땀도 안나고. 코우메씨는 삽질이 취미인가요?」

  별로 밖에 나가지 않는 건강하지 못한 소녀, 같은 외모의 코우메가 가볍게 삽으로 흙을 파내는 모습을 사치코는 놀라며 보고 있었다.

  양손이 숨겨진 긴 소매 그대로, 소매 걷지도 않고 작업을 계속하는걸 보아 사실 상당히 힘이 쎈걸지도 모르겠다.




  「취미는 아니야……. 익숙한 이유는, 지금처럼 시체가 묻혀있다는 소문을 들을 때마다 파러 갔으니까……」

  코우메가 미소지으며 한 말에 사치코는 다소 기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벼, 별난 취미네요. 아뇨, 덕분에 코우메씨가 와주셔서 저도 도움받았지만요」

  「에헤헤, 즐거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사치코쨩도 친구가 되면 함께 가, 자……」

  「그, 그렇네요. 기분이 내키면, 언젠가. 다른 곳에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응……시간은 많이 있으니, 까……」



  이윽고 벚나무 아래에, 어른이 한 명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 만들어졌다.

  사치코를 묻은 범인이 얼마나 깊은 구멍을 팠을지 몰라서 깊게 파봤지만.

  「……없, 구나」

  「……」

  그러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만약을 위해 코우메는 삽을 내려놓고, 구멍에 몸을 깊숙히 내밀고 안은 들여다 보았지만, 흔적같은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꽝이었나, 봐……. 다른 벚나무였을까……」

  지금부터 다른 벚나무 밑을 파면, 아침이 되기 전에 끝날 수 있을지.

  빨리 사치코쨩이랑 친구가 되고 싶은데, 그런 조금의 낙담과 함께 일어나려한 코우메에게, 귀여운 목소리가 닿았다.

  「아뇨, 틀리지 않았어요. 시체는 지금 들어가니까요.」

  「에……」

  다음 순간, 코우메의 후두부에 무거운 충격이 느껴졌다.

  자세를 무너뜨리고, 방금 판 구멍에 떨어진 코우메의 눈에 보인 것은.

  양손으로 잡은 삽을, 귀여운 미소로 휘두른 사치코의 모습이었다.



  「이것 참. 유령같은게 있을리가 없잖아요. 이러니까 오컬트광들은.」

  코우메가 떨어진 구멍을 삽으로 묻으며, 사치코는 한숨을 쉰다.

  「그 이전에 저런 바보같은 소문을 듣고 오는 사람이 있다는게 놀랍지만요. 대체 누군지 모르겠지만 참 귀찮은 소문을 퍼뜨렸네요.」

  「아아, 그 소문은 완전히 가짜에요. 애초에 폐교 직전에 죽은 여학생이 없었거든요. 조금만 조사해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죠.」

  「그러니까, 이곳의 벚나무 밑에는 소문의 여학생은 묻혀있지 않아요.」

  「여기에 묻혀진 것들은, 제가 죽이고 묻은 귀여운 여자애들 뿐이에요.」

  당신같은 사람들 말이죠, 그렇게 말하며 사치코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다 메운 구멍의 흙을 삽으로 두드리며 굳혔다.

  이제 들리지 않는다는것을 알고있음에도 사치코는 벚나무 밑에 말을 걸었다.

  애초에 수다쟁이인 사치코가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저는 귀여운 여자애를 죽이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제가 귀여워서일까요? 귀여운 여자애가 보이면 도저히 못참겠더라고요.」

  「그리고 죽인 귀여운 여자애들을 이곳에 묻어놨어요.」

  「이곳에는 애초부터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고, 섬뜩한 소문이 퍼져있으니 참 숨기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했었는데」

  「네, 정말 오산이었어요. 저런 섬뜩한 소문을 듣고 굳이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니.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참 많네요.」

  곤란하단말이죠. 사치코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뇨, 정말로 곤란했어요. 누군가 발굴해가지 않을지 매일 경계해야하니까 차라리 다른 곳에 시체를 옮길까 생각했을 정도였거든요. 하지만 아직은 그냥 두죠.」

  「소문 덕분에 오늘 코우메씨를 만날 수 있었고. 또 같은 사냥감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소문도 꼭 나쁘지만은 않네요」

  「흐흥. 역시나 나. 어떤 선택을 해도 최종적으로는 잘 되다니」



  한 바탕 이야기를 하고 만족했는지, 사치코는 등을 돌렸다.

  「그럼, 이제 갈게요. 부디 코우메씨, 편히 잠드시길.」

  사치코는 귀여운 미소와 함께 떠났다.

  그럴 터였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할 사치코의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어라?」

  걸으려 한 순간, 차가운 무언가가 사치코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에?」

  놀라는 사치코의 시선에 하얀 팔이 보였다.

  땅에서, 병적일 정도로 희고 가느다란 팔이 뻗어나와, 그 모습만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힘으로 사치코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

  순간 사치코가 떠올린 것은, 방금전 머리를 때리고 묻어버린 한 명의 소녀.

  그녀가 아직 살아 있고, 흙속에서 손을 뻗었을 가능성.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치코는 최적의 행동을 이행했다.

  그것은 살아 남기 위한 공격.

  「놔……! 놔앗……!」

  주저 없이, 들고있는 삽으로 하얀 팔을 힘껏 때린다.

  어쨌든 이 팔에서 도망쳐야한다.

  그렇게 판단했기 때문에 이행한 행동이었지만.

  그 판단은 올발랐지만, 늦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치코는 더 빨리 그것에게서 도망쳐야 했었다.



  「나……친구가 갖고 싶어……」

  흙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틀림없이 방금 전 땅에 묻은 소녀의 목소리였다.

  「나랑 같은, 시체 친구가 갖고 싶어서……. 하지만, 그러려면 시체를 찾아야하는데……」

  「일본에서는 시체를 화장시키니까, 친구로 만들 수가 없었어…… 동년대 여자애의 시체는 더더욱……」

  쉬지않고 삽이 팔을 때린다. 그러나 팔힘은 약해지지 않았고, 목소리에도 변화가 없다.

  「그래서, 시체가 묻혀있다는 소문을 들을 때마다 찾아다녔어……」

  「이번에도 별로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다행이야……방금 전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곳에는 여자애의 시체가 묻혀있겠구나……후훗, 친구가 잔뜩……」

  「고마워, 사치코쨩……」




  흙 속에서 이름을 불리자 사치코는 결국 삽을 대던지고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았다.

  「그, 그래요! 시체는 다른 나무 밑에 많이 있어요! 그녀들을 친구로 만들든 어쩌든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용서해주세요, 그렇게 울부짖는 사치코에게 목소리가 상냥하게 말한다.

  친한 친구와 놀자고 권하는듯이.

  「사치코쨩, 말했었지?」

  「무, 무슨 말을……?」

  「사치코쨩의 몸을 찾아내면, 친구가 되주겠다고」

  말과 함께, 발목을 쥐는 힘이 강해졌다.

  「히익……!?」

  살이 찌그러지는 소리가 났다.

  뼈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고통에 괴로워하는 소리가 흘러넘쳤다.

  그것들은 전부, 육체의 증명이 되었다.

  「사치코쨩, 찾았다」



  『있지, 이거 알아?』

  『벚나무 밑에는, 시체가 묻혀있대』

  『후훗, 또 새로운 친구가 생길지도……가자, 사치코쨩……』

  『……ㄴ, ㅔ……』

  『있지, 이거 알아?』

  『친구를 찾는 여행을 하는 시체의 소문』

  『몰라? 그럼 가르쳐 줄게』

  『있잖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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