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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구석에 후지와라 하지메 -1

댓글: 1 / 조회: 999 / 추천: 1



본문 - 04-12, 2017 04:14에 작성됨.

(역주: 독자설정이 많습니다)

 

 

2: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trans&wr_id=132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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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46프로 C그룹 공연]

 

라이브 회장의 입구에서 티켓을 확인하니 역시 그렇게 쓰여있었다

 

"F그룹까지 있었던가?"

 

"200 가까이 되니까 말이지"

 

날 억지로 라이브에 데려와준 동료의 설명을 들으면서, 흩날리는 눈 속에서 18시 개장을 기다린다

 

"역시 아이돌 같은덴 딱히 흥미 없고, 돌아갈래"

 

라고 말 할 수 있었다면 이 추위,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돌의 라이브를 보러 왔단 창피함에서 해방되겠지만...

 

티켓값을 대신 내주었으니 그렇게까지 억지를 부리지는 못하고, 금새 식어버린 캔커피의 내용물을 비웠다.

 

2:

개장시간이 되자, 단번에 인파가 밀어닥쳤다

이 방 안에 1000명은 들어간다고 들었는데 그보다도 더 많은 건 아닐까 생각했다

 

동료와 같이 물판 코너에 줄을 서봤지만 돈을 쓸 마음은 들지 않고, 오시멘(지지하는 멤버를 가리키는 일본 아이돌 용어)인 우사밍인가의 굿즈를 쓸어담는데 열중하는 동료를 멍하니 보기만 했다

 

"야, 팜플렛 정도는 사둬라. 그룹 멤버 프로필이나 블로그 주소가 나와있으니까"

 

"그럼 뭐, 응"

 

시키는대로 팜플렛을 계산대에 올렸다

 

"보존용으로 한 권 더 사"

 

라는 어디사는 누구의 목소리가 들린듯 한 기분이 들었다

당연히 무시했다

 

3:

25살

회사원

취미&특기 없음

 

말할 것도 없지만 아이돌이 아니라 나의 프로필이다

 

억지로 꼽자면 FPS 정도지만 실력이 늘지 않으니 금새 질려버린다

거기에 채팅이나 귓속말로 날아오는 육두문자도 지겹다

 

"그럼 같이 라이브라도 가볼까!"

 

그런 연유로 입사동기인 동료에게 권유받아 오늘 이곳에 왔다

 

[아이돌의 라이브]

 

라고 말하지 않았던 건 틀림없이 그 녀석의 작전이었겠지

 

4:

우리들의 자리는 스테이지를 바라볼 때 오른쪽 벽측

앞에서 8번째줄

스테이지 위의 스피커가 각도적으로 거슬리지만 뭐, 나쁘지 않다

 

팜플렛을 피고 아이돌들을 확인하고 있으니 볼펜을 들고 무언가 체크하는 동료가 눈에 들어왔다

 

"뭐하고 있어?"

 

"오늘 생일인 애가 있나 체크"

 

"있으면?"

 

"해피 버스데이라고 해줘야지! 누구보다도 빨리!"

 

이런 소리를 눈을 반짝이면서 하니까

 

ㅡ아아, 취미에 몰두하는 인간은 이렇게나 빛나는 건가. 반짝이는 건가

하고 감명받을 뻔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세 발짝 정도 남기고 정신이 돌아왔다

위험하다 위험해

 

5:

"우리랑 같은 나이도 있구만"

 

소마 나츠미라는 아이돌의 프로필란을 가리키며 그렇게 말하자, 우사밍인가의 굿즈를 카메라로 찍던 동료가 손을 멈췄다

 

"응. 소우마씨가 C의 최연장이야. 전 CA(cabin attendant, 객실 승무원, 그중에서도 특히 비행기 객실 승무원을 주로 지칭)라던데?"

 

"CA라면 캐빈 어텐던트? 굉장하네~ 아이돌보다 되기 힘들 것 같은데"

 

"다른 그룹이지만 전 아나운서도 있다고?"

 

"아나운서!? 그야말로 절벽 위의 꽃이잖아. 영문을 모르겠네"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순위권에 [아이돌]이 들어가지 않게 됐단 얘긴 꽤 옛날부터 있었는데, 여성의 마음을 끌어당길법한 무언가가 아직 [아이돌]에 있는건가?

 

"참고로 우사밍은 17살이야. C의 리더를 맡고 있지만, 동안이니까 중학생으로도 보일 때가 있어"

 

"너, 8살이나 어린애한테 욕정하는건 아니지?"

 

그는 말없이 눈을 돌렸다

나는 그 이상은 추궁하지 않았다

 

6:

공연 시작 전의 아나운스가 나오는 중, 아무 생각 없이 공연장 안을 훑어봤다

 

하치마키(이마를 가리도록 묶는 일본식 머리띠)를 고쳐묶는 사람, 펜 모양 라이트를 몇개씩이나 가지고 있는 사람, 벌써부터 울고 있는 사람 등 가지각색이다

 

옆자리 동료는 어떤가하면 [우사밍 파워]라고 쓰여진 우치와(일본의 둥근 부채, 콘서트 등에서 응원용으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를 양손에 들고 고양감과 비장감을 믹스한 듯한 표정으로 스테이지를 주시하고 있다

 

ㅡ건담에 특공을 거는 자쿠 파일럿이 이런 얼굴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스테이지가 확 밝아졌다

아이돌 라이브가, 시작됐다

 

7:

감상은?

하고 물어봐도 솔직히 말해 곤란하다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돌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노래를 부르거나 춤추고 있으니 즐기고 싶어도 즐길 수 없다

 

가끔씩

 

ㅡ저 애 귀엽네

 

싶어서 팜플렛을 펼쳐보는 정도다

 

...과연, 모모이 아즈키인가

아이돌이 될 정도니까 8째줄 벽자리에서 봐도 귀엽구만

 

유난히 쪼끄만 저 애는...

과연, 류자키 카오루쨩인가

...엑!? 9살!?

안돼안돼! 인생 종친다!

 

이러고 있으니 2시간의 라이브가 끝났다

 

8:

라이브의 마지막은 출연한 아이돌 전원의 인사

일단은 20명 이상 있으니 한명 한명 마이크를 잡을 시간은 없다

 

리더인 우사밍이 다음 라이브의 스케줄에 대해 전할 때

 

ㅡ나한텐 무리구만

 

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돌 팬이란 취미를 가지는 건

 

맹위를 떨치는 모48에도 별로 흥미는 없었다

골든타임(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 한 가운데에 중계되는 총선거도 한 번도 본 적 없다

 

ㅡ뭐, 사람 나름이지

 

라고 적당히 결론짓고 스테이지를 바라봤다가, 구석 쪽의 한 여자애한테 시선이 멈췄다

 

팜플렛을 펼친다

후지와라 하지메, 라고 하는 듯 하다

 

9:

후지와라 하지메에게 라이브 중에 흥미가 생길 법한 일은 없었다

얼굴은 상등급이고, MC도 정중하고 예의발랐다

하지만 그 뿐이다

뭐랄까, 수수했다

 

스물 몇명이 올라온 스테이지에서 지금도 구석 쪽에 있다

그런데 왜 눈에 띄었나 하면......

류자키 카오루 9세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벼,별로 류자키 카오루에 대해 어던 마음이 있는게 아ㄴ

상대는 9살이다, 당연하다

나는 결단코 '그런' 게 아니야!

 

다만 그 류자키 카오루 옆에 서서 그녀를 [돌봐주는] 듯이 보이는 후지와라 하지메의 모습에, 무언가 [좋은 느낌]이 들었다

 

자기를 어필해야하는 라이브의, 그 최후의 최후에

구석 쪽에서 류자키 카오루의 리본을 고쳐매주는 후지와라 하지메를 보고 [뭔기 괜찮네]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주변엔 제대로 [자기자신의 시간]이 흐르고 있구나하는

그것이 프로로서 옳은가 아닌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뭔가 좋은 느낌]이 들었다

 

그 감각은 라이브 후에 술집에서 동료와 한 잔 할 때도, 돌아가는 전차 안에서도, 그리고 지금 맨션에 돌아온 뒤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10:

침대의 구석에 누워서 팜플렛을 펼친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녀의 프로필란을 읽었다

 

후지와라 하지메(C그룹 소속)

생일 6월 15일(쌍둥이 자리)

연령 16세

신장 161cm

체중 43kg

혈액형 B

B-W-H 80-55-84

쓰는 손 양손잡이

출신지 오카야마 현

취미 낚시, 도예

 

"구수한 취미구만"

 

그렇게 중얼거리며 컴퓨터를 키고, 후지와라 하지메를 검색한다

 

"응? 누구야 이 아저씬"

 

아무래도 동명이인인 평론가가 있다는 듯하다

당연히 아저씨엔 흥미없으니 [346프로 후지와라 하지메]로 다시 검색한다

 

예상보다 적은 검색결과에 실망하면서 팬이 만든 듯한 응원 사이트를 열어봤다

 

11:

흐음 과연

할아버지가 비젠야키(오카야마 비젠시의 전통 도예, 혹은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도자기. 유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 은은한 미가 있다-일본어

위키피디아https://ja.wikipedia.org/wiki/%E5%82%99%E5%89%8D%E7%84%BC에서 일부 발췌)-도예가인건가

그것도 꽤 유명한

게다가 그녀 자신도 도예를 즐긴다고

 

팬이 작성한 후지와라 하지메 정보를 이것저것 1시간 정도 읽다가 번쩍 정신이 들었다

 

"뭐하는 거야 나......"

 

위험하다

하마터면 아이돌 오타쿠의 길에 발을 내밀 뻔한 순간이었다

별로 후지와라 하지메가 어떻든 류자키 카오루가 어떻든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이대로 그 녀석의 작전에 걸려서 늪 바닥까지 끌려간다니,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침대에서 일어나자 예의상이라곤 해도 2시간짜리 라이브 내내 서있었으니, 역시 다리에 자극이 온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은 하루종일 눈

모처럼의 휴일인데 아무래도 방에 틀어박혀서 보내야할 것 같다

 

ㅡ뭐, 할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불을 끄고 침대에 들어가니 앗 하는 사이에 잠들어버렸다

 

12:

오늘은 눈 내리는 일요일

편의점에 갈 요량으로 방을 나선 나는, 어째선지 아키하바라에 있다

 

이 지역에 친숙하지 않은 탓인가,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보면서 여기저기 1시간 정도 해매고 있다

목적지는 모 상가 빌딩

그곳의 4층에 346프로의 오피셜 숍이 있다고 한다

 

따,딱히 뭔가 볼일이 있는 건, 하고 숨겨야할 상대도 없으면서 스스로에게 마음 속으로 변명을 반복하다보니, 어떻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4층에서 엘레베이터를 나오자 눈앞엔 눈이 아플 정도의 장식

다른 아이돌 숍과 비교할 정도의 재간은 없지만 분명 어디든 이런 느낌이겠지

 

가게 안엔 어제 라이브 회장에 있었던 듯한 사람들

쉽게 말해 오타라 불리는 사람들이

 

되도록 눈이 맞지 않도록 하면서 후지와라 하지메 코너스러운 것을 찾고있으니, 어깨에 뭔가 부딫혔다

 

"아, 죄송합니다......"

 

오타쿠의 생태 같은 것에 어두운 나는 일단 먼저 사과했다

물론 눈은 맞추지 않고

무서우니까

 

"아뇨, 저야말로 실례"

 

신사적인 저음의 멋들어진 목소리가 들렸기에,

 

ㅡ아 직원인가

 

하고 생각하며 눈을 들자 아무리 호의적으로 봐줘도 오타로 밖에 안보이는 중년 남성이 서있었다

 

"뭔가 찾으시는게 있나요?"

 

ㅡ아, 역시 직원인가? 뭐, 이런 가게의 직원이니 보기에 오타스러워도 어쩔 수 없는건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

 

"후쿠야마 마이쨩 코너라면 저쪽입니다. 오늘은 새 브로마이드 발매일이라서요. 곧바로 사러 왔습니다"

 

라며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역시, 무서워

 

13:

신사적인 오타에게서 어떻게든 도망쳐서 진짜 직원을 붙잡고 약간 높아진 목소리로

 

"저, 저기, 후지와라 하지메...쨩의 코너는......"

 

나 같은 손님은 익숙한건지 직원은 웃는 얼굴로 후지와라 하지메 코너에 안내해주었다

 

"천천히 둘러보세요"

 

라는 접객 매뉴얼대로인 말이

 

[아이돌의 세계를 천천히 둘러보세요]

 

로 뇌내에서 변환되어서, 살짝 닭살이 돋았다

 

"...이게 후지와라 하지메 코너......?"

 

2단짜리 선반의 아랫단

면적으로는 50cmX50cm정도

 

위치만 기억해두고 이번엔 우사밍 코너를 찾는다

있다

엄청 커

 

다시 후지와라 하지메 코너로 돌아온다

어떻게 봐도 우사밍 코너의 반 이하다

이것이 그녀의 346프로에서의 입지이기도 한 거겠지

 

14:

어제 단 한번의 라이브만으로 자세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녀들이 프로로서 돈을 벌고 있다는 건 안다

 

재능의 유무, 나이의 차이, 본인의 의욕

그런건 아마, 팬에게 있어선 상관없다

 

그 부분은 역시 예능계라는 세계의 특수성, 쉽게 말해 [팔리면 장땡]이란 거겠지

 

우사밍이 어떤 성격이고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는 모르지만 그 커다란 우사밍 코너는 그녀가 쟁취한 것이며, 346프로의 기대또한 받고 있다. 그리고

눈 앞의 이 50cmX50cm는, 그 정반대다

 

스테이지 위에서의 후지와라 하지메의 행동거지는 우아하고 예의발라서 호감이 갔다

누구라도 그런 애인이나 아내, 그리고 딸이나 손녀가 가지고 싶을 거란 생각이 드는

 

하지만 팔리기 위한 [눈에 딱 들어오는] 개성이 있다고는, 아쉽게도 생각되지 않았다

 

15:

다른 아이돌의 코너를 둘러본다

후지와라 하지메보다도 작은 공간밖에 받지 못한 아이도 있다

 

그것이 화가 나거나 하진 않고, 그렇다고

 

ㅡ뭐 다 그런거지

 

하고 딱 끊어내지도 못하는 나는, 후지와라 하지메 코너 앞에 한동안 서있었다

 

라이브에 가기전의 나였다면

 

ㅡ뭐, 인기로 먹고 사는 거니까

 

란 한마디로 끝냈을 테지만......

뭐랄까, 잘 설명할 순 없지만......

이상한 감각이다

 

16:

"저기......"

 

아마 15분 정도는 서있었겠지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가볍게 어깨를 두드렸다

 

"아, 네!"

 

말을 걸어온 것과 어깨를 두드린 것, 거기에 반응하는 자기 목소리 크기에 놀라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시선에 들어온 직원이 수상한 듯 이쪽을 보고있다

...뭐, 수상하지, 실제로

 

"하지메쨩의 아크릴 키홀더, 추천해요......"

 

"...네?"

 

목소리의 주인은 30세 전후에, 표준체형에 중키

꽤나 말쑥한게 오타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명찰이 없는 걸 보면 직원도 아닌 듯 하다

 

어딘가 관공서의 창구에 있을법한 그런 느낌

 

"포스터도 좋다구요......? 夜桜小町 버전"

 

 (夜桜小町)

 

"...그럼 둘 다"

 

추천대로 키홀더와 포스터를 구입한 나는, 뭐가 뭔지 모르는 채로 그와 함께 카페에 가게 되었다

 

밖의 눈은 그쳐 있었다

 

17:

"예쁘죠, 하지메쨩"

 

커피에 세번째 설탕을 넣으면서 그가 말했다

 

"아직 오타력(歴)은 짧은가요?"

 

컵의 내용물을 저으면서 가볍게 떠보는 듯한 말투로 물어온다

 

"어제 처음으로 라이브에 갔습니다. 동료한테 권유받아서"

 

"아아, C그룹의. 저도 가고 싶었는데요"

 

후지와라 하지메와 어제의 라이브, 그 키워드만으로 그룹까지 알아내는 걸 보니 이쪽의 베테랑인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 외엔? 누구 신경 쓰이는 아이돌은 없나요?"

 

"류자키 카오루"

 

라고는 말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단 느낌이 든 건 아마 일종의 방어본능이겠지

 

18:

그래서

 

"모모이 아즈키...라던가"

 

라고 대답하자 그는 슬쩍 웃어 보이며

 

"호오......"

 

라고 말했다

 

이 얼굴은 예를 들자면.......

뭐라고 할까......

그래, 예를 들자면 고교야구 오랜 팬이

 

"고향쪽 말고 좋아하는 고등학교는?"

 

하고 물어봐서

 

"글쎄요~. 세이호清峰? 그 나가사키에 있는"

 

라고 대답했을 때

 

ㅡ오오. 꽤 잘 알고 있잖아

 

하는 얼굴이다

 

19:

"아즈키치는 장래가 기대되는 아이 중 한명이에요"

 

"아, 아즈키치?"

 

"모모이 아즈키의 별명 같은 겁니다"

 

쓸데없는 지식이 늘어난다...라고 마음 속으로 머리를 감싸쥐다가, 그러고보니 그의 이름을 듣지 못했단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어떻게 부르면 될까요? 전 야마가와山川

 

"아~안돼안돼!"

 

갑자기 나온 큰소리에 나도 주변 손님들도 놀랐다

그걸 눈치 챈건지 그는 조금 창피한 듯 목소리 크기를 낮춰서

 

"오타끼리는 기본적으로 본명을 알려주지 않는거에요. 엄청 친하기라도 한게 아닌 이상은"

 

오타끼리, 라는 말이 걸렸지만 신경 써도 도리가 없다

키홀더랑 포스터도 사버렸고

 

"그럼 뭐라고 불러야하죠?"

 

"일단은 윙왓키ウイングワッキ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왓키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네요"

 

활동이라는 말이 여전히 걸리지만 역시 신경 써도 도리가 없다

 

"저는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

 

그렇게 물어봐도 곤란하다

적당히 성씨에서 따올까?

아니면 후지와라 하지메와 관련된 걸로 하는게 좋으려나?

 

아마 분명 확실히 인생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어찌돼도 상관없는 걸로 고민하고 있으니 지켜보던 왓키씨가 답을 내 줬다

 

"야마가와라고 하셨던 것 같으니 마운틴리버씨라던가?"

 

ㅡ성씨 그 대로잖아!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이건 분명 오타 특유의 뭔가 그런 거겠지 싶어 마음을 가라앉히기로 했다

 

"그럼 그걸로..."

 

"정해졌네요. 그럼 다시 잘 부탁드립니다, 마운틴리버씨!"

 

이제 그냥 야마가와면 된다...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분명히

 

"그러니까 본명은 안된다니까요!"

 

라며 화 내겠지 싶어서, 더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20:

어째서 나는 이곳에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었지만, 뭐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기에 왓키씨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눈은 그쳤지만 밖은 아직 춥기도 하고

 

왓키씨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거기에 블로그에서도 346프로의 응원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 같다

오타력(歴)은 5년이라던가

오타로서의 실패담 같은 걸 조금 오버스러운 표현으로 이야기해주었다

뭔가 상당히 말솜씨가 좋다

 

어라 그러고보니......

 

"왓키씨는 어느 아이돌을 좋아하시는

 

"와카바야시 토모카에요"

 

마치 쨍하는 효과음이 들릴 정도로 진지한 표정으로, 내 질문에 잡아먹을 기세로 답했다

 

"가고시마현 출신의 17세, 사람을 응원하고 기운을 나눠주면서 기뻐하는 아이에요. 신장은

 

응, 이건 그거다

야쿠르트(일본의 야구팀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 팬한테

 

"수비는 야마다山田 보다는 키쿠치菊池가"

 

같은 말을 생각없이 꺼냈을 때의 그거다

쉽게 말해, 멈출 수 없다

연료가 떨어지는 걸 기다릴 뿐

 

"와키(겨드랑이)바야시라고 부르는 놈들도 있지만 정말이지 당치도 않아요!"

 

ㅡ분명히 뒤에서 왓키바야시ワッキー林라고 까이겠지 이 사람......

 

같은 생각을 하면서 나는 그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연료는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

 

25:

"그런 겁니다"

 

"아, 네, 과연......"

 

경청한 주제에 실제론 4할 정도밖에 머리에 안 들어온 건, 이번 경우엔 어쩔 수 없...겠지

나는 잘못 없을...터이다

 

"한 잔 더 할래요?"

 

진작에 비어버린 자기 커피컵과 내 커피컵을 번갈아 보고는 왓키씨가 물었다

 

"아, 네, 그러면......"

 

ㅡ가보겠습니다

 

라고 말하지 못하는게 나의 단점이겠지

날라온 2잔째의 커피에 밀크를 넣으면서 문득

 

ㅡ비젠야키 머그컵도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면 조사해볼까, 그러고보니 오카야마현은 어디쯤에 있더라 같은 걸 곰곰이 생각하고 있자니 왓키씨가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커피 사진을 찍고있는 것 같다

 

"아, 이건요, 트위터에 올리려고 생각해서요"

 

내 시선을 눈치챈건지 어쩐지 쑥스러워하며 말한다

 

"신입 P씨와 커피 타임, 이라고 트윗해볼까해서"

 

"피?"

 

아무래도 또 쓸데없는 지식이 늘어날 것같은 예감

아쉽게도 이런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없다

 

26:

알파벳의 [P]에요. 프로듀서라는 뜻입니다"

 

왓키씨의 설명에 의하면 346프로의 아이돌은 팬을 [프로듀서]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리고 팬들도 스스로를 그렇게 부른다

왓키씨라면 [와카바야시 토모카P]가 된다

 

[팬이 아이돌을 키운다, 는 거죠]

 

어째선지 의기양양한 왓키씨

 

ㅡ하지만 그건 [그 애한테 얼마나 돈을 붓는가]란 의미인게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돈을 어디에 쓸지는 그 사람 마음이고 본인이 납득한다면 뭐 괜찮겠지

 

[토모카쨩의 CD가 가게에 깔리는 거, 빨리 보고 싶으니까. 응]

 

마지막 [응]은 아마 자기 말에 맞장구

왜냐면 날 전혀 보지 않고 있으니

 

"아 그러고 보니"

 

팡, 하고 손뼉을 치면서 왓키씨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C그룹의 악수회가 있어요. 다음주 일요일에"

 

ㅡ하지메쨩도 분명 참가할 거에요

 

마지막 부분만 어째선지 목소리를 낮추며 내 얼굴을 들여다보는 왓키씨

이건 분명, 오타 특유의 [같이 가자, 응?] 같은 거겠지 생각하면서, 어쩐지 거절하기 힘든 분위기가 나를 감싸는 것을 느꼈다

 

27:

오늘은 쾌청한 일요일

코트를 입은 채로 걷고 있으면 조금 더울 정도

 

"오, 맥도날드 있다"

 

삿대질하며 빠른 걸음으로 걸어나가는 동료를 곁눈질하며 나는 느긋이 걸었다

 

ㅡ아니, 정말 진짜로, 좀 봐주십쇼. 오타가 아임니더 지는オタじゃないんで俺

 

라고 외치고 싶다

키홀더도 포스터도 산채로 그대로 뒀고, 악수회 참가비용 1500엔도 굉장히 아깝다

그러니까 절대로, 오타가 아니야

 

"어이! 왓키씨 벌써 기다리고 있으니까 서둘러!"

 

전차 안에서 계속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다싶더니, 아마도 트위터에서 왓키씨와 대화하고 있었던 것 같다

둘이 2년 정도 전부터 아는 사이에, 왓키씨가 P업계에선 꽤나 유명인이란 거엔 놀랐다

 

29:

"왓키씨 죄송합니다. 기다리셨죠?"

 

"아뇨아뇨. 제가 일찍 온거니까요"

 

ㅡ악수회 끝나면 굿즈도 사야하니까. 절약해야지

 

라는 이유로 콜라 M사이즈만 주문한 동료의 옆에, 빅맥과 데리야키 맥과 너겟과 바닐라 쉐이크가 담긴 트레이를 놓았다

오랜만에 오는 맥도날드에 텐션이 올라간 자신이 조금 부끄럽다

 

"오 마운트씨, 배가 고프면 될 것도 안된다는 건가요?"

 

"아, 네, 뭐......"

 

"뭐냐 너. 가기 싫다는 오오라가 펑펑 뿜어져 나오는 주제에"

 

엉뚱한 오해를 샀지만 해명하는 것도 뭔가 귀찮아져서 맥쉐이크에 빨대를 찔러 넣고 쭉쭉 빨아당겼다

 

"그러고보니 왓키씨는 누구 줄에 서시나요? 토모카쨩은 다른 그룹인데요"

 

"아직 좀 고민 중이지만...그래도 슈코쨩일까나아"

 

그 때의 팜플렛을 훑어보면서 슈코쨩=서브리더인 시오미 슈코라는 건 알았다

열심히 읽은 건 아니다. 결단코

 

31:

"슈코쨩은 교토 출신이었죠? 교토벤 쓰면 좋을 텐데. 그러고 보니 소우마씨도 교토였던가"

 

"으음...그러면 사에쨩이랑 캐릭터가 겹치니까요. 사무소 사이드에서 쓰지 말라고 지시한 걸지도"

 

"A그룹 애였던가요?"

 

"네네. A의 코바야카와 사에항"

 

너무나도 예상대로라서 웃을 마음도 안들었지만, 오타 2명에 의한 346회의가 시작됐다

물론 나는 내버려두고

사에항이 누구냐

나는 C그룹의 팜플렛 밖에 안가지고 있다고

그래서 소마씨는 알고있지만

 

"프로듀사-항, 오늘은 잘 부탁드려요~プロデューサーはん、今日はようおこしやす~라고 말해줘요"

 

"아~좋네요!"

 

...그건 솔직히 말해 나쁘지 않다

여자애의 방언은 역시 좋은 것이다

과연, A그룹의 코바야카와 사에...라

 

"마운트씨?"

 

"...네"

 

...전혀 흥미 없거든

A든 B든

물론 C 이후도!

 

32:

"마운트씨는 당연히 하지메 쨩이지요?"

 

"뭐 그렇네요......"

 

"무슨 말을 할지 정해두는게 좋다구요? 10초 정도밖에 없으니까"

 

동료가 알려줬기에 시간에 대해선 알고있었다

그래도 딱히 할 말이 없단 말이지

묻고 싶은 것도

 

"그럼 당신은 뭐하러 온건가요?"

 

라고 묻는다면

 

"오타 특유의 뭐랄까 그런거에 이끌려서 왔습니다......"

 

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넌 뭐라고 할거야?"

 

동료한테 넘겨본다

 

"우선 [우사미~잉!]이라고 하겠지. 그러면 [네엣! 나나에요!]라고 대답해 줄테니 그 뒤엔"

 

아~이제 됐어

듣기 싫어 듣기 싫어

의외로 일은 잘하는 녀석인데

내일부터 너한테 서류를 넘기기 불안해지니까 내가 못 보는 곳에서 해줘

 

33:

"그러고 보니 왓키씨는 5년 전부터 죽 와카바야시 토모카를 오시(팬활동을 가리키는 일본 아이돌 용어)했던 건가요?"

 

전부터 신경 쓰였다던가 뭔가 걸렸다던가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어쩌다 생각나서 물어봤다

 

"아뇨아뇨. 토모카쨩이 346에 들어온 건 아직 2년도 안됐으니까요"

 

"그 전엔 누구 오시였습니까?"

 

"이미 은퇴한 아이돌이에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줬지만, 무리해서 웃고 있다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원거리 연애중인 두 사람이 헤어져야 할 때 무리해서 짓는 듯한 미소, 같은

 

"지금은 346에서 사무원을 하고 있어요. 아이돌로선 별로 안 팔렸지만 사무원으로선 상당히 뛰어나다는 것 같아요"

 

"센카와씨였던가요? 가끔 이벤트 회장 같은데 있죠"

 

너, 사무원까지 알고 있는건가...라고 생각하면서도 은퇴한 아이돌의 그 후라는 화제엔 흥미가 동했다

 

스포츠도 그렇지만 중간에 은퇴하는 건 분명 [무언가가 부족했기에]일 터이다

그게 재능일 수도, 노력일 수도, 조금 운이 없었던 걸 수도 있다

만약 나였다면...완전히 다른 길을 찾는다

 

반짝이는 무대를 동경했지만 그 곳에 이를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 빛을 외야에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괴로울 것 같다

 

34:

"칫히...가 아니라 센카와 치히로씨의 속마음은 저로선 알 수 없지만......"

 

드물게도 내가 말을 꺼내서인지 왓키씨는 말을 고르는 듯하다

동료도 끼어들지 않고 팔짱을 끼고 있다

 

"아니, 거기까지 깊게 생각해서 한 말은 아니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이 편치 않았다

화장실로라도 도망칠까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내가 자리를 뜨기 전에 왓키씨가 입을 열었다

 

"잘 팔리지 않는 아이돌의 팬은"

 

빨대 포장지를 구기거나 피거나 하면서 눈을 내리깐채로 말을 잇는다

 

아직 잘 안 팔리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거에요. 저도 포함해서"

 

[아직]과 [뿐]을 강조한 건 분명 일부러한거겠지

 

"뭐라고 할까...어렵네요...잘 팔렸으면 하는 건 당연하고, 프로듀서로서 가능한 한 뭔가 해주고 싶지만 그래도 여러 요소가 겹쳐서......"

 

어느샌가 나도 동료도 똑같이 팔짱을 낀 채로 듣고 있었다

아마도지만 이쪽 오타의 본질이나 핵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쉽게 말해

 

[별로 안 팔리는 아이돌을 응원하는 사람]

 

에 대해서

그걸 알게 되면 뭔가 바뀌냐 물어도 할 말 없지만......

 

35:

"돈을 꽤 써버려서 이제 돌이킬 수 없다는 부분도 솔직히 있지만...그렇게 비중이 크진 않네요"

 

쓴 돈이 가장 큰 이유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그런 말을 들어도 감흥이 없었다

왓키씨의 허세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기분 나쁜 말일지도 모르지만......"

 

"알려주세요"

 

오랜만에 동료가 입을 열었다

이 녀석이 우사밍을 쫓아다니기 시작했을 땐 우사밍은 이미 꽤 잘 팔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왓키씨가 말하려는 이야기에 나 이상으로 관심이 있겠지

같은 오타로서

 

"...어디까지나 제 경우, 지만...아직 다들 잘 몰라서 그럴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걸.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는게 정확하려나?"

 

[아직 잘 안 팔리는 것일 뿐]

 

[아직 다들 잘 모르는 것일 뿐]

 

과연, 하고 생각했다

아마도 뿌리는 똑같단 생각이 든다

 

37:

"어떻게든 다들 알아줬으면, 하고 생각해요. 이런 멋진 아이돌이 있다구, 같은 느낌으로"

 

그 마음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앨범을 추천하거나 빌려주거나 하는 그거다

어차피 안 들을 건 알고 있는데,

 

"이거 엄~청 좋으니까 한번 들어봐!"

 

하면서 빌려줄 때의 그거다

 

"그래도 역시 안 팔려서...그리고 팔리지 않는 아이는 점점 취급이 안 좋아져서...참가하는 이벤트도 줄어들어서..."

 

점점 푸념조가 되는 왓키씨

하지만 귀찮다거나 짜증난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엄청 좋으니까 들어봐줘, 를 몇번이나 경헙했기 때문일지도

 

"그래도 누굴 원망할 수는 없죠. 사무소도 일을 하는 거니까. 그러니까 트위터에서 그 아이 얘기를 하거나 그 애가 한 말을 리트윗하거나...그에 대한

동기랑 스스로에 대한 격려로서......"

 

ㅡ아직 잘 안 팔리는 것일 뿐, 이란거죠

 

자조처럼 느껴지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중얼거리다, 갑자기 정신을 차린 듯 손목시계에 눈길을 보낸다

 

"슬슬 가볼까요. 이미 줄도 생겼겠고"

 

조금 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자리를 일어나 걸어나가는 왓키씨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여전히 맑아서 역시 좀 더웠다

 

38:

왓키씨 말대로 회장 밖엔 300명 정도의 줄이 생겨있었다

동료한테 사전에 들은 정보에 의하면 나중에는 거의 1500명 정도는 모인다고 한다

 

"C그룹이 분명 22명이었으니까...음...아이돌 한 명에 70명 정도가 악수하는 꼴일까요"

 

"평균은 그렇지만...평균이란 건 무서운 거니까요"

 

방금 전의 분위기가 아직 빠지지 않은건지 왓키씨의 어투가 어딘가 무겁다

 

"무섭다뇨?"

 

"120명이랑 20명. 평균은?"

 

"...70명. 과연..."

 

그건 확실히 무섭다

방금 전의 왓키씨 말을 듣고 난 뒤엔 특히 더 그렇다

 

자기 앞에는 20명

옆자리엔 120명

 

"꽤 잔인하네요......"

 

"그래도 프로듀서랑 아이돌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교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요. 즐겨야죠"

 

자기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듯이 그리 말하더니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회장에 있는 친한 사람들과 연락하는 것 같다

 

"죄송합니다, 잠깐 갔다올게요! 악수회 끝나고 어디서 모이기로 하죠!"

 

"신경쓰지 마시고 다녀오세요! 있다 봐요!"

 

달려나가는 왓키씨의 등에 대고 그렇게 말하고 나니 뭔가 뒤적거리는 동료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하치마키를 매는 것 같다

방금 전까지 신묘한 표정으로 왓키씨 말을 듣고 있었던 주제에 벌써부터 전투준비에 들어간다

 

"나도 갈게"

 

우사밍 성인이라고 쓰여진 머리띠(ハチマキ)를 맨 채로 그렇게 말하고는, 동료는 뭔지 잘 모를 오오라를 내뿜으면서 가버렸다

만약 무언가 필살기 같은 걸 쓸 수 있게 된다고 해도 저런 오오라를 두르고 싶지는 않다. 마음 속 깊이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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