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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부쿠로 아키하 「역설의 즐거움」

댓글: 6 / 조회: 1288 / 추천: 6



본문 - 03-27, 2017 01:04에 작성됨.

~사무소・햇볓 잘 드는 곳~


아키하 「안즈여, 알고 있나?」

안즈 「뭘?」

아키하 「뇌의 에너지원은 당분이란 것을」

아키하 「단백질도, 지방도, 비타민도 아닌, 당분이어야 하는 것이다」

안즈 「아~ 어디서 들은 적 있어」

아키하 「즉, 단 것 없이 머리는 일을 할 수 없어」

안즈 「안즈는 달달한 거 있어도 일 안 하지만」

아키하 「그건 조수가 어쩔련지」

아키하 「그건 그렇고, 로봇 제작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두뇌 노동이지」

아키하 「그러니 내가 그대가 가지고 있는 과자를 소망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아키하 「이상, 증명 종료다」

안즈 「조잡한 증명이네~」

아키하 「그 정도로 머리가 안 돌아간단 거다」

안즈 「뭐 과자 한두개 정도야 별 상관 없는데・・・」



안즈 「근데 굳이 안즈가 있는 곳까지 안 오더라도 사무소 냉장고 뒤지면 뭐라도 나오지 않아?」

아키하 「사실은 그냥 과자를 받으러 온 것은 아닌 것이다」

아키하 「지금 제작 중인 로봇이 완성되면, 네게 시험 운용을 부탁하고 싶었기에」

안즈 「에~~ 귀찮은 건 사양이야.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

아키하 「아니, 네가 적임인 것이다」

아키하 「이번 발명의 컨셉은 로봇 제작의 원점으로의 회귀이니 말이다」

안즈 「헤~, 어떤 로봇이야?」

아키하 「그것은 완성된 뒤를 기대해주시길」

아키하 「자, 그럼 마무리에 들어가 보도록 하지」

안즈 「아, 여기서 할 거야? 상관이야 없는데・・・」

아키하 「다음 주는 일이 바빠서 말이지, 여유 시간이 있을 때 완성시키고 싶네」 철컥철컥

안즈 「아, 그래. 과자 여기다 놔둘 테니까, 맘대로 먹어」

아키하 「・・・미안하지만, 남는 손이 없다. 먹여 줄 수 없겠나?」

안즈 「정말~ 어쩔 수 없네~ 자 입 벌려」

아키하 「고맙다・・・ 음, 맛있어」

안즈 「아키하는 머리 잘 돌아가지만 가끔 뒷일을 생각 안 할 때가 있단 말이지」

아키하 「・・・로봇 제작에 푹 빠져 있으면 그런 면이 발현되는 건 부정할 수 없겠군」



안즈 「안즈를 부려먹을 거라면 제대로 괜찮은 걸 만들라구」

아키하 「이 정도 가지고 부려먹는 거라고 한다면 세상 노동자들은 전부 노동기준법 위반이라고?」

아키하 「조수같은 케이스로 가면 지옥의 옥졸조차 새파랗게 질릴 레벨이겠지」

안즈 「그 만큼 일하기 싫단 거야」

안즈 「근데 로봇 제작의 원점으로 회귀한단 건 무슨 소리야?」

아키하 「흠, 거꾸로 묻지」

아키하 「인간은 어째서 로봇을・・・아니, 로봇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계나 도구를 만드는 걸까?」

안즈 「그야 작업 효율 향상이랑 인건비 절감 때문 아냐?」

아키하 「그것도 진실의 한 측면이지」

아키하 「보다 근본적인 부분을 언급하자면, 『인간이 편하기 위해』서다」

안즈 「인정머리 없는 말투네」

아키하 「하지만 이런 표현을 더 좋아하지 않나?」

안즈 「뭐 그치」

아키하 「인간은 편하게 먼 거리를 여행하기 위해 자동차를 만들고, 보다 편하게 집을 짓기 위해 거중기를 만들었으며, 편하게 살아가기 위해 의료 기술을 발달시켰다」

아키하 「과학 기술 진화의 역사란, 인류 타락의 역사이기도 한 것이지」



안즈 「그렇구나, 그런 식으로 세상이 편리하게 되면야 니트가 느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지」

안즈 「즉 안즈가 니트인 것도 자연스러운 거야. 응」

안즈 「이상, 즈응ー명ー조옹ー료ー」

아키하 「이건 한 방 먹었군・・・ 뭐, 나는 일하지 않는 것 자체를 잘못이라곤 생각하지 않아」

안즈 「그래?」

아키하 「음, 야생 동물은 힘들이지 않고 먹이를 구할 수 있는 환경에선 일부러 위험하게 사냥을 하려고 하지 않지」

아키하 「그처럼 사람 또한 일할 필요가 없다면 일하지 않아도 문제는 없을 테야」

아키하 「예를 들면 부모가 부자라 자식이 얹혀 사는 걸 허용하는 경우라던가, 복권에 당첨되어 억만장자가 된 사람을 들 수 있겠지」

아키하 「니트의 무엇이 문제냐 하면, 경제적인 이유로 일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데도 의도적으로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키하 「그런 사람이 생활 보호비 등으로 국세를 축내며 경제의 순환에서 떨어져나가는 것 또한 불경기에 영향을 미치겠지」

안즈 「흐~음, 그런 거구나. 그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 없었어~」

아키하 「반쯤은 뉴스 인용이지만 말이지」



안즈 「・・・ 방금 생각난 건데, 아이돌답지 않은 꿈 없는 대화네 이거」

아키하 「듣고 보니 그럴지도 모르겠군・・・ 그럼 꿈이 있는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할까」



아키하 「인간과 동등한 기동이 가능한 로봇이 실용화된다면, 인간이 일하지 않아도 문제될 것 하나 없을 것이다」



안즈 「그건 꿈이 있네」

아키하 「후훗, 그럴지도」

안즈 「일단, 안즈 대신 일할 수 있는 로봇을 최우선으로 부탁할게」

아키하 「맡겨 두게・・・라고 해 두고 싶다만・・・」

아키하 「대기업에서 연구하는 로봇조차도 이족 보행 정도를 겨우 안정시킨 시점이니까」

아키하 「아이돌처럼 매끄럽게 노래하고 춤추는 로봇은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다」

안즈 「그건 그렇겠네」

아키하 「참고로 내가 만들면 다리 부분이 캐터필러가 될 텐데 상관 없나?」

안즈 「글렀잖아 그거・・・ 어느 의미론 매끄럽겠지만」

아키하 「캐터필러의 주파성은 대단하다고? 정지(整地)되지 않은 곳이나 언덕길도 간단히 돌파할 수 있지」

안즈 「아이돌에 필요한 걸까, 그런 거?」



안즈 「그러고 보니까 요전에 뉴스에서 봤는데 감정 풍부하게 대화할 수 있는 로봇이 나왔대」

아키하 「그 로봇은 대단했지~!」

아키하 「다양한 표정을 재현해 낸 얼굴 부분도 그렇지만, 역시 초점을 둬야 할 건 인공지능이야」

아키하 「저건 혁신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어」

안즈 「여태까지 있던 거랑 뭐가 다른 거야?」

아키하 「기존의 인공지능은 후천적인 학습을 통해 감정을 얻으려 하고 있었지만」

아키하 「이번에는 인간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을 만들어내는 기능을 재현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거니까」

아키하 「더욱이 상대의 감정을 추측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지」

안즈 「응? 그러니까~・・・ 무슨 소리야?」

아키하 「전자는 "감정을 얻는다"곤 해도 결국 수학을 가르치는 거랑 다를 바가 없었던 거야」

아키하 「1+1의 답이 언제나 2인 것처럼, 같은 질문을 하면 언제나 같은 답만 나오지」

아키하 「칭찬하면 기쁨을, 비하하면 분노를, 같은 반응도 언제나 일정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거야」

안즈 「표면적으론 감정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마음 속에서 나오는 반응이 아니라고?」

아키하 「이건 극단적인 예를 든 거고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지만, 대충 말하자면 그렇게 되겠지」



아키하 「반면 후자의 경우엔 처음부터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능력을 갖게 되지」

안즈 「본능?」

아키하 「그래, 예를 들면『미지에 대한 공포』가 있겠지」

아키하 「그러니까・・・ 키라리에게 귀엽단 소리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

안즈 「으~음, 이제 완전 적응돼 버렸지만, 뭐 기분 나쁘진 않겠지」

아키하 「그럼 밤길에 낯선 괴한 남성에게 귀엽단 소리를 듣는다면?」

안즈 「뭐야 저 인간? 같은 느낌으로 경계하겠지」

아키하 「뭐 그렇겠지. 같은 말이라고 하더라도 상대와 상황에 따라 리액션은 변하게 되어 있어」

아키하 「중요한 건 인간의 그런 부분을 처음부터 갖고 있단 거다」

아키하 「이것과 후천적인 학습과의 조합에 의한 인간 관계나 주위의 상황을 고려한 복잡하고 깊이 있는 감정 표현이 가능해지겠지」

안즈 「호오~, 인공지능이 진짜로 감정을 갖게 되는 날도 멀지 않았으려나」

아키하 「사실 감정 획득 프로세스로만 말하자면 이미 인간과 다를 바가 없어」

아키하 「인간 또한 본능적인 기능과 확습의 조합에 따라 감정을 획득하게 되니까」

안즈 「아, 듣고 보니 그럴지도」


아키하 「이렇게 말하면 인정머리 없어 보일지도 모르겠다만, 인간도 어차피 단백질로 구성된 바이오 컴퓨터에 지나지 않아」

아키하 「신경 네트워크 구조가 너무 복잡하고, 개성의 폭이 커서 해석이 쉽지 않은 것 뿐이지」

아키하 「만일 인간의 뇌 구조를 공학적으로 재현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이라고 해도 될 수준의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게 될 거야」

안즈 「그래도 안즈, 방금 생각한 건데, 감정이 있을 필요가 굳이 있는 거야?」

안즈 「SF에서도 줄창 나오잖아. 자아를 자각한 AI가 인간에 반란을 일으킨다거나, 인권을 주장한다던가 같은 거」

아키하 「흠, 그건 어려운 문제군」

아키하 「감정을 가진 인공지능을 개발한다는 도전은 기술적・학술적으로는 큰 가치가 있을 거야」

아키하 「허나 실제로 만들었을 때 어느 정도 수요가 발생할지란 점이 문제가 되겠지」

아키하 「설사 노벨상 받을 급의 대단한 기술이라고 해도 사람에게 도움이 되질 않는다면 보급되지 않을 테니까」

안즈 「확실히 "본 제품엔 노벨상 받은 그 박사의 기술이 채용!"같은 선전문구는 본 적이 없네」

아키하 「사실 수학이나 물리 기초 이론 등은 사회에 큰 공헌을 하고 있지만 말이지」

아키하 「일단, 감정을 가진 인공 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필요한 경우라 하면・・・무엇이 떠오르나?」

안즈 「음~ 노인 간병이라던가 가사 도우미 로봇처럼 인간이랑 밀접한 관계에 있을 필요가 있는 것들이려나?」

아키하 「그 외엔?」

안즈 「그 외? 으음~ 그러니까~・・・」



아키하 「뭐 일반적으로는 그 정도겠지. 가혹한 환경에 노출된 노동용 로봇에 감정을 주입한다면 파업 직행일 테고 말야」

안즈 「누군가처럼 말이지」

아키하 「인간과 밀접한 위치에 있게 되는 경우 특히 안전성을 중시하게 돼.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행동은 철저하게 제한될 터」

아키하 「그러니 반란을 일으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야」

아키하 「안즈도 로봇을 만들어 파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

아키하 「주인의 명령을 듣지 않고 반항하는 걸 만들 리 없고, 팔려 할 리 없지 않나?」

안즈 「윽 소리 하나 안 나올 정도로 정론이네」

아키하 「만의 하나 픽션처럼 자아를 자각해 반란을 일으켰다고 해도, 그건 그렇게 될 것을 예측하지 않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제작자의 태만이지 로봇의 책임은 아냐」

아키하 「인공지능이 감정을 가질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은」

아키하 「일부의 수요를 제하곤 필요 없다, 라는 결론이군」

아키하 「허나 이건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입장, 또는 판매하는 입장에서의 관점이야」

아키하 「실용화를 목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할지는 알 수 없겠네」



안즈 「흐~음・・・ 영화처럼 로봇이 인간처럼 지내는 미래는 안 올 것 같네~」

아키하 「결국은 아마추어의 감상일 뿐이니 단언할 순 없어. 그러한 미래가 올 가능성은 물론 있지」

안즈 「뭐, 그렇게 된다면 되는 대로 인권같은 거 어떻게 처리하면 좋으려나 하는 의문도 생기고」

아키하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인권이라・・・ 이건 또 어려운 문제인걸」

아키하 「마음을 가진 기계는 과연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

아키하 「그걸 결정하기 위해선 먼저『인간』을 엄밀하게 정의내릴 필요가 있지」

아키하 「과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결점 하나 없이 엄밀하게」

안즈 「그걸 진짜로 결정한다 그럼 정신나간 대논쟁이 될 거라구」

아키하 「그렇겠지・・・ 그걸 결정내리지 않는 이상 로봇이 인권을 인정받지는 못할 거라고 나는 예측하겠어」

안즈 「결론 나올 때까지 몇 년으로 끝날 레벨이 아닐 것 같은데」

아키하 「세대를 넘길 가능성도 크지」

아키하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계를 인간이라고 인정한다면 즉 인간 역시 단백질로 구성된 바이오 컴퓨터라고 인정하는 꼴이 되지」

아키하 「인간은 훌륭해! 아름다워! 라고 호모 사피엔스를 특별시하고 있는 인간일수록 기계의 인권을 받아들일 수 없을지도 몰라」

안즈 「아~ 확실히 클론 반대니 인간의 존엄성이 어떻니~ 이러는 사람들은 엄청 난리 나겠구나」



아키하 「그런데 한 가지 착각・・・이라고 해야 할진 모르겠는데, 인식의 차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안즈 「뭐야뭐야?」

아키하 「인공지능 제작의 목적은『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냐」

안즈 「어, 그런 거야?」

아키하 「음, 인공지능의 궁극의 목표・・・그건・・・」

안즈 「그건・・・?」

아키하 「・・・・・・・・・」

안즈 「・・・엄청 질질 끄네, 광고라도 틀려고?」




아키하 「『신』을 창조하는 것이다・・・」




안즈 「・・・」

아키하 「・・・」


안즈 「・・・큰일이야! 우리 이과계의 거장이 란코같은 발언을 시작했어!?」

아키하 「그런 리액션이 예상이 돼서 말하는 걸 망설였던 것이다만・・・」



아키하 「아무리 그래도『신』은 너무 갔지만, 여튼 인간보다 훨씬 현명한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지」

아키하 「지금은 일단 통과점으로서 인간을 목표로 하고 있는 데에 지나지 않아」

안즈 「아, 그런 거구나. 아키하도 결국 중2병에 감염된 줄 알았어」

아키하 「쿠마모토 사투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는 있지만, 아직 그 경지엔 도달하지 못했어」

안즈 「아니, 통달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키하 「동료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면 불편하겠지?」

안즈 「그야 그렇지만, 그건 란코 쪽이 양보해야 하는 거 아닐까」

아키하 「흠, 듣고 보니 그럴지도 모르겠군・・・ 그럼, 이야기를 되돌리지」

아키하 「여튼, 인공지능의 목표로 하는 바는 이해했다고 생각해」

아키하 「그 결과 어떻게 되느냐 하면, 인간은 육체노동은커녕 사고조차도 기계에 일임할 수 있게 될 거야」

안즈 「또 SF 얘긴데, 이런저런 걸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마더 컴퓨터같은 거려나?」

아키하 「맞아, 머지않아 사회의 운영, 네트워크나 물류의 일괄 관리, 최종적으론 나랏일까지도 인공지능에 맡기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지」



안즈 「헤~, 정치인이 필요 없겠네・・・ 그래도 전부 다 기계한테 떠넘기는 것도 좀 무섭단 생각이 들어」

아키하 「분명 그런 우려가 있겠지. 어떤 것이든 신뢰성 100%는 있을 수 없으니까」

아키하 「그러니 얼마나 기계화・자동화가 진행되던간에, 반드시 인간의 의지가 개입할 여지는 남겨 두게 될 거야」

아키하 「휴먼 인 더 루프(HITL)라던가, 지금도 그런 프로세스가 이곳저곳에 보급되어 있고」

안즈 「휴먼 인・・・ 뭐?」

아키하 「흠, 그러니까・・・ 예를 들어 게임 세이브 데이터를 삭제하려고 하면, "정말 삭제하시겠습니까?"하고 확인하지?」

안즈 「아~, 글치글치」

아키하 「요점은 그와 같이, 중요한 안건의 결정을 인간에게 요구하는 프로세스다」

아키하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혜를 능가하고, 정치가보다도 훨씬 합리적인 정책을 제안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아키하 「그걸 정말로 실시할지 결정하는 건 여전히 인간일 거야」

아키하 「아까 정치인이 필요없어진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최소한 인공지능의 신뢰성이 보장되기 전까지는 그런 최종적 의사 결정을 진행하는 직책은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안즈 「안즈, 결심했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정치인은 절대 안 될 거야」

아키하 「후훗, 굳이 결심 안 해도 원래부터 할 생각 없었을 텐데 말이지」

안즈 「들켰네」



안즈 「・・・음? 인공지능의 목적지가 신의 경지라고 하면, 그 인공지능의 몸체인 로봇은 어딜 목표로 하는 거야?」

아키하 「좋은 질문이야」

아키하 「그 답은 역시 인간이겠지」

안즈 「아, 그건 그걸로 괜찮은 건가」

아키하 「왜냐하면 인간의 육체는 유연성, 범용성이 매우 높아 이 세상에서 제일 뛰어난 도구이기 때문이야」

아키하 「숙련된 장인급 목수는 백 분의 1 밀리미터 정확도로 목재를 자를 수 있다고 하지」

아키하 「이 한 작업에 한정한다면 기계도 못 할 것 없고, 오히려 기계가 작업 효율도 정밀도도 높을지도 몰라」

아키하 「하지만 그 정도 성능을 보유하는 현재의 기계는 결국『그것밖에』할 수 없게 돼」

아키하 「허나 목수는 그 손으로 요리도 할 수 있고, 차도 운전할 수 있지」

아키하 「연습을 한다면야 아이돌처럼 노래하고 춤추는 것도 가능해」

아키하 「현재 연구되고 있는 로봇이 쓸 수 있는 손이 달린 이족 보행 형태를 목표로 하는 것도, 이 뭐든 능숙하게 할 수 있는 범용성 때문이야」

안즈 「만화에서 "인체란 대단해!"라는 표현이 꼭 과장이었던 것도 아니었구나」

아키하 「음, 인간의 근육・관절에 필적하는 유연성・속도・정밀도를 겸비한 기구의 개발은 로봇 연구의 큰 과제지」

아키하 「그리고 그걸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또한 진화가 요구될 거야」

안즈 「소프트웨어라면 프로그래밍? 그런 분야까지 필요한 건가~」

아키하 「인간이 적응력이 좋은 건 뇌의 우수한 육체 제어 프로그램이 있기에 가능한 거니까」

아키하 「키라링☆파워를 갖고 있더라도 달려 있는 게 노노 머리라면 스포츠나 격투기를 전혀 할 수 없겠지?」

안즈 「예시 한 번 가차없지만 이해 넘나 쉽네!」

아키하 「제어 프로그램이야 언젠가 인공지능이 겸임하게 될 거라고 보지만」


※ 묘사하는 걸 깜빡했지만 대사 치는 중간중간에 안즈가 아키하한테 포키 먹여주고 있습니다



아키하 「그나저나 의외로군」

안즈 「뭐가?」

아키하 「안즈가 이렇게 까다롭고 장황한 이야기를 들어줄 줄은 몰랐는데」

안즈 「아~ 그 소린가」

안즈 「아키하는 적당ー히 맞장구 쳐 주기만 해도 나름 재밌는 얘기 해 주는데다, 궁금한 거 생기면 바로 답해 주기도 하니까」

안즈 「괜찮은 시간때우기가 되지~」

아키하 「허허, 이 나를 오락 상품 취급하다니 팔자 한 번 좋구나」

안즈 「비가 와도 일하지 않고, 바람이 불어도 움직이지 않는」

안즈 「그런 신분이 안즈는 되고 싶어」

아키하 「후훗, 미야자와 겐지처럼 말하면서 실제론 완전 카메하메하 대왕의 아이들이구나」
(* 일본 동요 《남쪽 섬 하메하메하 대왕》 3절 가사를 가리킴 - 역주)

아키하 「그래도『일하면 진다』는 허언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니게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 볼까」

안즈 「안즈는 그 날이 너무나도 기다려지는걸」



아키하 「・・・좋아, 완성이다!」

안즈 「아, 이제 다 됐어? 결국 그거 무슨 로봇이야?」



안즈 「겉으로 보기엔 받침대에서 뱀 같이 생긴 팔이 하나 나와 있는 것 같이 심플한 느낌이네」

아키하 「그러네, 잠정적으로 타락 지원 로봇이라고 부르도록 할까」

안즈 「엄청 감미로운 울림이네」

아키하 「그렇다곤 해도, 처음에 말했듯이 인간이 편하라고 만든 거니까」

아키하 「사용법은 일단 받침대 부분에 안즈한테 받은 빼빼로를 세팅한 다음, 패스워드를 말하면 된다」

안즈 「패스워드?」

아키하 「음, 이게 패스워드다」 つ메모

안즈 「『아ー앙!』?」


로봇 「위잉ー철컥」 つ빼빼로

안즈 「왓!? 깜짝 놀랐네ー」


아키하 「패스워드를 말하면 음원으로부터의 거리와 방향을 분색해 거기로 과자를 가져다 주는 아이템이지」

아키하 「안즈는 뒹굴면서 게임이나 독서를 할 때가 많지 않나?」

아키하 「그 상태에서 손을 쓰지 않고도 과자를 먹을 수 있다는 거다」

안즈 「오오~ 이건 게으른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생각해봤을 만 한 꿈의 로봇이네」



아키하 「지금은 이런 막대 모양 과자밖에 지원하지 않지만, 뭐 그건 천천히 개량하면 되겠지」

아키하 「그럼 나한테 과자를 빌려 준 답례로, 마음껏 쓰도록」

안즈 「그럼 사양 않고・・・아ー앙!」

로봇 「위잉ー철컥」 つ빼빼로

안즈 「우물우물・・・아ー앙!」

로봇 「위잉ー철컥」 つ빼빼로

안즈 「이거 꽤 괜찮은 느낌이네」

안즈 「근데 이거ー, 입에 다이렉트로 집어넣어줄 수는 없어?」

아키하 「그건 세이프티 마진(safety margin)이라고. 너무 가까이 갖다댔다가 만에 하나 눈에 찔리거나 하면 안 되니까」

아키하 「암(arm)의 동작 중에 하중이 가해지면 바로 정지하게 되어 있어」

안즈 「그렇구나, 그런 이유라면야 어쩔 수 없네」

아키하 「영상 해석을 통한 안면 인식 시스템은 이미 실용화되었으니 입에 직접 넣는 것도 하려고 하면 가능하기야 하겠지만・・・」

아키하 「그렇게 가면 프로그래밍 분야니까 이즈미의 협력이 불가결하겠지」

안즈 「뭐 이건 이것대로 편리하니까 마음에 들어」



키바 마나미 「어머, 안녕」


안즈 「마나미 씨, 안녕ー」

아키하 「아, 안녕한가」

마나미 「이야기가 일단락된 것 같으니 잠깐 실례할게」

마나미 「로봇 제작자의 관점에서 듣는 미래 예상, 정말 흥미 깊었어」

아키하 「듣고 있었던 건가」

마나미 「이야기를 끊는 것도 그렇다고 생각해서,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엿듣고 말았다」

마나미 「특히 안즈 군・・・」


로봇 「위잉ー철컥」 つ빼빼로


마나미 「・・・어라? 나한테도 주는 건가? 꽤 눈치 빠른 로봇이네」

안즈 「어라・・・? 방금, 마나미 씨・・・」

아키하 「음, 패스워드를 말한 적 없는데도 동작했군」

마나미 「뭔가 오류라도?」



아키하 「그 가능성이 있다면야・・・안즈여, 일단・・・」


로봇 「위잉ー철컥」 つ빼빼로


안즈 「아, 또 저러네」

아키하 「흐ー음, 그렇구먼・・・ 미안하지만 둘 다, 잠깐 조용히 해 주겠나」


아키하 「이케부쿠로 아키하」

로봇 「・・・」

아키하 「후타바 안즈」

로봇 「위잉ー철컥」 つ빼빼로

아키하 「세이프티」

로봇 「・・・」

아키하 「안전」

로봇 「위잉ー철컥」 つ빼빼로


아키하 「좋아, 원인을 알아냈어. 일단 전원을 끄도록 할까」

마나미 「벌써 원인을 알아낸 거야? 역시나 아키하 군이네」



아키하 「원래 내가 만든 거니까, 이 정도야」

아키하 「아무래도 음성 인식에 허용치를 너무 넣은 것 같다」

아키하 「패스워드『아ー앙!』뿐만 아니라『안』같은 워드에도 반응해 버리는 거지」

안즈 「그건『안즈』가 쓰기엔 치명적인 결함이네」

아키하 「이번엔 인간의 편의성을 중점으로 설계해서 패스워드도 간단한 걸 채용했다만・・・」

마나미 「그게 결점이 될 줄이야・・・ 아무리 그래도 너무 간단했던 것 같아」


아키하 「으~음, 음성 인식을 건드리게 되면 꽤 대규모 개조를 해야 할 텐데」

아키하 「그렇다고 패스워드를 길고 복잡하게 만들었다간 인식율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

아키하 「차라리 리모콘식으로 갈까? 리모콘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감지해 거리를 측량・・・」

아키하 「아니 안 되겠군, 그래선 두 손을 모두 쓸 수 있게 해 준다는 메리트가 없어져 버릴 테니」

아키하 「으~~~~음・・・・・・」




아키하 「편하려고 만든 건데 편하질 않다, 란 건가」

안즈 「완전 본말전도네」

마나미 「하지만 그것도 또 하나의 진리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마나미 「그런데, 미래는 지금과 달리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측해 보는 것도 좋지만」

마나미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걸 생각해 보는 것도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아?」

안즈 「변하지 않을 것・・・이라」

아키하 「그 또한 재미있을지도 모르겠군」

마나미 「나는 두 개가 있다고 생각해」

아키하 「호오, 경청하도록 하지」


마나미 「먼저 하나는, 약속이라는 것의 가치야」

마나미 「아키하 군이 말한 것처럼, 미래엔 다양한 일을 기계가 처리하게 될 거야」

마나미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물건 구매나 서비스 제공을 기계에게 요구하게 되겠지」

마나미 「그렇지만, 상대가 기계라고 한 번 정한 룰이나 계약을 뒤엎어 버리는 사람이 늘어날까?」

안즈 「그건・・・지금이랑 별반 차이 없지 않을까?」

아키하 「음, 상대가 기계라고 할지라도 신뢰를 깨뜨리는 일은 극력 피하려 하겠지」

마나미 「그래, 신뢰. 룰을 지킨다는 전제가 있어야 사회는 올바르게 기능할 수 있어」

마나미 「그건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나는 생각해」

안즈 「감정이 없는 기계라고 해도 패널티 부여엔 주저 없을 테니까, 오히려 지금보다도 룰 지키는 사람 늘어날지도」



마나미 「그럼 두 번째」

마나미 「사람은 사람으로 태어나, 시간이 흐르며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

마나미 「이 구도가 있는 이상, 부모는 자식을 키우고 어른들은 어린이들을 올바르게 이끌어 나갈 의무가 있어」

아키하 「음, 인간으로서・・・아니, 생물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군」

마나미 「안타깝게도 요즘은 이걸 포기하는 한심스러운 사건이 뉴스에도 많이 나오지만」

마나미 「역시 기본적인 이런 의무는 미래에도 변하지 않겠지・・・ 그리고, 변하지 않았으면 하고 나는 바라고 있어」

안즈 「응・・・안즈도 그렇게 생각해」





마나미 「안즈 군・・・ 방금, 동의했지?」



안즈 「그야 뭐, 애 돌보기 귀찮다고 내버려둘 순 없는 노릇이잖아」

마나미 「음, 좋은 마음가짐이야. 그럼 이 두 주장에 기초해서 우리들이 있는 모습을 제시해 보자」


마나미 「안즈 군, 너는 사무소와의 계약에 의해, 지금부터 일하러 가야 할 의무가 있어」

마나미 「나는 연장자로서 너를 올바른 길로 이끌 의무가 있고」 덥썩

안즈 「에?」

마나미 「자, 일하러 가자!」

아키하 「하핫, 아무래도 한 방 먹은 것 같구먼」

안즈 「엑!?」

마나미 「안즈 군・・・쉰다, 게으름부린다라는 행위는 반댓말인 움직인다, 일한다라는 전제가 있기에 비로소 성립하는 거야」

마나미 「해야 할 의무를 마친 뒤여야 휴일의 진정한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거지」

안즈 「아・・・ 왠지 안즈, 현기증 나서 일 못할 것 같네ー・・・막이래・・・」

마나미 「그 정도의 연기로 내 눈을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이거 연기 레슨도 추가해야 하는 거려나?」

안즈 「시ー잃ー어ー! 안즈는 더 뒹굴거릴 거야ー!」 땡깡

마나미 「핫핫하, 프로듀서에게 강제 연행해 오라는 허가를 받아 왔다고. 포기하도록 해」 질질



마나미 「그럼 아키하 군, 갔다 올게. 또 재밌는 얘기 들려줘」

아키하 「음, 잘 갔다오시게」


마나미 「・・・・・・아,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마나미 「인간의 일이 로봇에게 맡겨질 미래에서, 우리 아이돌들은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해?」

아키하 「좋은 질문이야」




아키하 「이건 로봇과 아이돌의 공존을 목표로 하는 나이기에 말할 수 있는 거지만」

아키하 「역시 예술이나 예능, 스포츠 같은 건 인간이 움직이고, 인간이 만들어가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실로 뿌리깊어」

아키하 「언젠가는 로봇이나 디지털에 자리를 넘겨줄지도 모르겠지만」

아키하 「모든 일이 로봇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고 해도」

아키하 「아이돌이라는 직업은 가장 오랫동안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 있겠지」

마나미 「그건 희소식이네」

마나미 「한동안 먹고 살 걱정은 없을 것 같으니 안심이야」


아키하 「그렇지만, 내가 곧 아이돌을 초월한 로봇을 만들어 버릴 가능성도 있지!」

마나미 「하하핫, 그건 그것대로 기대되는걸!」

안즈 「아키하, 그거 당장 만들어줘! 완전 급해!!」


마나미 「그럼, 정말 가 볼게」 질질

아키하 「응, 조심해서 다녀오길」


안즈 「도와줘ーーー!아키에모ーーー옹!!!」 땡깡

아키하 「안심하도록, 안즈. 유골은 수습해 줄 테니」

안즈 「그런 살생을ーー!!」


철컥! 쾅!



~아키하 Lab~


아키하 「・・・」 철컥철컥

로봇s 「・・・」

아키하 「・・・」 철컥철컥

아키하 「・・・・・・후우」


아키하 「부모는 자식을 키우고, 어른들은 어린이들을 올바르게 이끈다・・・라」

아키하 「정론이네」

로봇s 「・・・」

아키하 「나도 로봇들의 어머니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거지에 유의해야겠군」


아키하 「자, 레슨 시간이다」



아키하 「그럼, 모두들! 다녀올게!!」


철컥! 쾅!





로봇s(다녀오세요, 엄마)



 



 

 

진지하게 마음먹으면 아키하로도 얼마든 괜찮은 전개를 뽑을 수 있다고요. 그러니까 아키하를 호감도측정기 만드는 셔틀로 묘사하는 건 그만해주세요. (진심)

 

아키하는 의외로 프로그래밍을 못 한다는 설정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건 로봇에 대한 지식이 없던 문과공식의 설정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저 정도의 로봇을 소프트웨어 제어 없이 순수 전자회로나 기계장치만을 이용해서 굴린다고? 제정신이신가…

 

아키하의 캐터필러 달린 로봇아이돌 네타는 공식입니다. 그 공식이 코믹 앤솔로지라는 게 문제지만.

어딘가 옆동네 학원우상을 닮은 건 기분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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