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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린은 데이트를 하고 싶어

댓글: 6 / 조회: 2268 / 추천: 1



본문 - 03-08, 2017 23:51에 작성됨.

    「역시 린이네」


    「응」



    머리를 쓰다듬어 주게 되었어.



    「……」


    「……왜 그래, 린」


    「……안 돼?」


    「……하아. 안 되는 건 나야」


    「후훗」



    손을 잡아 주게 되었어.



    「……」



    이건 슬슬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내가 그렇게 생각한대도, 무리는 없었다고 생각해.




    「――미안해. 그건 받아 줄 수 없어」



    있을까말까 한 용기를 쥐어짠 내 고백은, 글자 그대로 *부딪혀서 부서져 버렸어.
    *当たって砕けて에는 (안 될 걸 알면서도) 시도해 보다. 라는 관용적 의미가 있음.
    직역하면 부딪혀서 부서지다


      "시부야 린은 데이트를 하고 싶어"


    *

    
    조금 서둘렀으려나, 하고는 생각했어.
    그래도, 그, 뭐라고 해야 하지, 나도 들떠 버렸고.
    신데렐라 걸에 뽑히고, 기회는 지금밖에 없다고 생각해 버려서.


    「……」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며, 침대 위에 누웠어.
    누웠다고 해도 몇 바퀴 구를 정도로 넓지 않으니까 자세가 어중간해졌지만.
    하나코는 마음에 든 쿠션 위에서 자고 있어.

    나도 차라리 강아지였다면 솔직하게 응석부릴 수 있었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아쉽게도 난 강아지가 아냐.
    어쩐지 나오와 카렌의 얼굴이 떠올랐어.
    아냐, 나는 강아지가 아냐. 절대로.

    클리어 쿨 부서.
    내가 소속된 부서의 이름.
    글자 그대로 쿨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


    카에데 씨, 카나데, 유키미, 나오…… 나오? 나오는…… 응.


    어쨌든 그런 아이돌들이 모여 있다는 걸로.
    당연히 내게도 그런 이미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해.
    물론, 프로듀서도.

    상상해 봤어.
    쿨함을 어딘가 던져 버리고 전력으로 어필하는 나를.


    「……」


    아냐, 이건 아냐. 없어.
    분명 프로듀서도 기분나빠하겠지.


    「……하아」


    프로듀서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고백을 거절당한 건, 뭐,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해.
    나, 이러니저러니해도 아이돌이고.

    아이돌이라든가 프로듀서다른가, 그런 부분을 지워 버리면 어떨까.
    프로듀서는 어떤 연애를 해 왔던 걸까.

    어쨌든 아이돌 프로덕션은 직장인걸.
    귀여운 아이나 예쁜 사람은 잔뜩 있고.
    조금 귀여운 정도로는, 그 사람도 별로 어떻다고 생각하지도 않는 걸지도.


    「……」


    몇 시간만에 일어나서, 전신 거울 앞에 섰어.
    ……나쁘진 않다, 고 생각해.
    나, 이러니저러니해도 아이돌이고.

    스타일은…… 좀 더 좋았으면 좋겠는데.
    시즈쿠 정도까지는 바라지 않으니까.
    적어도 카렌 정도는…… 아니 카렌보다 조금 좋을 정도까진 되고 싶은데.
    
    거울에 얼굴을 가까이 했어.
    이래선 신데렐라가 아니라 백설공주지만, 아무튼 그런 건 제쳐 두고.

    쭉쭉 뺨을 잡아당겨 봤어.
    언제나처럼 무뚝뚝한 표정. 그 정도는 나도 자각하고 있어.
    다들 내가 잘 웃게 됐다고 말해 주지만…… 나는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해.

    꾸미는 데 신경을 쓰게 됐어. 주로 카렌의 영향으로.
    최근엔 가끔씩 얇은 메이크도 시험해 보고 있어. 프로듀서가 반응해 준 적은 없지만.

    입을 수만 있으면 상관 없다고 생각하면서, 옷은 엄마가 권해 주는 대로 입고 있었어.
    최근엔 스스로 선택하게 됐어. 프로듀서가 반응해 준 적은 없지만.


    「……」


    신데렐라 걸 촬영 때.
    예뻐졌구나, 하고 프로듀서가 말해 줬었어.
    그러니까, 그,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
    그 프로듀서가 예쁘다고 말해 줬으니까,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


    문득 정신을 차리고 정면의 거울을 의식하면, 거울 속의 나는 히죽거리고 있었어.
    그 얼굴은, 도저히, 까진 아니지만 남에겐 절대 보여줄 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어.

    
    *


    「――미안해. 그럴 수는 없어」


    솔직히 놀랐어.
    아니, 고백을 거절당할 거라고는 알고 있었어.
    그래도, 그, 데이트 정도는 상으로 해 주지 않을까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깜짝 놀랐어.


    「……」


    아니, 놀랄 만한 것도 아닐지도 몰라.
    냉정해져서 잘 생각해 보면, 아이돌과 데이트도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해.

    응, 평범하게 생각해서 안 되겠네.
    나는 아직도 들떠 있었던 것 같아.


    「……」

    「……린」

    「산책」

    「어?」

    「산책. 하…… 하나코를 산책시킬 때, 또 어울려 줄 수 있어?」

    「……」

    「그, 프로듀서가. 프로듀서랑 같이 있으면, 굉장히 기뻐하니까, 말이야」


    머릿속의 나는 잘 말할 수 있는데.
    프로듀서 앞에 선 나는, 왜 이렇게 횡설수설해 버리는 걸까.


    「그것도, 할 수 없어」

    「……」

    「지난번에 린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도 승낙할 수 있었을지도 몰라」

    「……그렇구나」

    「미안해」

    「아냐. 미안해, 프로듀서」

    「……」


    프로듀서가 곤란한 것처럼 웃었어.
    내 탓에 이런 표정을 짓게 된 거라고 생각하면, 가슴 안쪽이 아파졌어.
    정말, 미안해요.


    「프로듀서」

    「……아아」

    「……」

    「……」

    「……아냐, 아무 것도」

    「……그런가」


    이제 나도, 좀 더 쿨해지려고 생각해.

    
    *


    「으……」


    크게 기지개를 켰어.
    휴일 오후는 따끈따끈한 햇볕이 기분 좋아서,
    가게를 보고 있는데도, 무심코 꾸벅꾸벅 졸 것 같아졌어.


    「다음에 산책하러 갈까, 하나코」

    「왕」


    하나코를 품에 안고, 시든 꽃이 없는지 체크.
    응. 다들 건강해서 좋아.


    「실례합니다」

    「어서오세요」

    「아, 린. 어머님 계시니?」

    「응. 지금 안쪽에 프로, 프로듀서」

    「오우. 건강해 보이네, 린」


    뒤돌아보고,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는데.
    얼굴을 보니 그 손님은 프로듀서여서.

    에, 뭐, 뭐야?
    가게에 찾아오다니, 계약했을 때 이후로 한 번도 안 왔잖아?
    왜? 왜야?


    「안쪽인가, 고마워. 잠깐 실례할게」

    「저…… 저기」

    「오우」

    「무슨 일이야, 이런 곳에」

    「이런 곳이라니…… 보고하러 온 거야. 반 년에 한 번 정도는 오지」

    「처음, 듣는데」

    「어, 말하지 않았던가? 뭐 평소에는 보통 평일에 들르니까」


    이야기 도중에 핫 하고 깨달았다.
    나, 꽤 야무지지 못한 차림인데.
    적당한 바지에 적당한 셔츠.
    이건, 그, 아니 어쩔 수 없는데, 안 좋아. 안 좋아.


    「그럼, 잠깐 실례할게. 죄송합니다――」


    얼굴을 내민 엄마도 익숙한 것처럼 상냥한 미소를 띄웠어.
    문득 눈치챈 듯이 프로듀서의 표정과 내 표정을 번갈아 보더니, 빙긋 웃으며 프로듀서를 안쪽으로 불러들였어.


    「……」


    왜일까. 굉장히 싫은 예감이 들어.
    아니, 그런 것보다 먼저 옷이야. 어떻게 하지 이거.
    물론 갈아입고 올 수는 있겠지만, 프로듀서가 나왔을 때 갑자기 내 복장이 바뀌어 있으면 이상하겠지.
    적어도 엄마는 분명 뭔가 말할 거라고 생각해. 하필이면 그 사람의 눈 앞에서.


    「……좋아」


    비슷하지만, 좀 더 괜찮은 옷으로 갈아입자.
    어차피 그 사람이니까,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지 않을 거고.


    「잠깐 가게를 봐 줘, 하나코」

    「……멍」


    갈아입는 김에, 조금만.
    조금만, 메이크도 해 오자.


    별로, 타의는 없지만.
    전혀 없지만, 평소에도 꾸미고 다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할 뿐이야.

    
    *


    「――감사합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프로듀서가 엄마에게 고개를 숙였어.
    그리고 뒤돌아보고,


    「어, 린. 갈아입었어?」


    뛰어오르지 않았던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고 생각했어.
    지금 그럴 여유는 없는데.


    「으, 응. 뭐어, 땀 흘려서야」

    「그렇구나아. 따끈따끈해서 좋은 날씨인걸, 린 쨩♪」


    엄마. 부탁이니까 지금은 조용히 있어 줬으면 좋겠어.
    착한 아이로 있을 테니까. 가게도 좀 더 자주 볼 테니까.


    부탁이야, 엄마!


    「린」

    「ㅇ, 왜」

    「……」


    프로듀서가 엄마 쪽을 되돌아봤어.
    엄마는 정말 좋은 미소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끄덕였어.


    「하나코 산책시키러 가는 거야?」

    「에? 응…… 날씨 좋으, 니까」

    「나도 따라가도 될까」


    ――무슨 말을 한 거야, 정말.
    ――별로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단다ー?

    시부야 가 사람들끼리만 통하는 아이 사인을 교환했어.
    엄마의 표정은 변함없었어.


    「……아ー, 방해되는 거라면 별로」

    「방해 안 되니까, 가자」

    「ㅇ, 야. 조금 기다리라니까 린, 린」

    「린ー? 리드는 가져가야지ー?」


    엄마의 손에서 리드를 낚아채고,
    양 손에 하나코와 프로듀서를 거느린 채, 나는 맑은 거리로 달려나왔어.

    
    *


    「……」

    「……」


    아직도 우리 사이에 이야기는 없었어.
    서로 뭔가 말하려고 하다가도, 상대의 얼굴을 보고 입을 닫았어.
    그걸 반복.


    「……」

    「……」


    무,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이럴 때 카렌이나 나오가 있어 줬다면.

    ……아냐.

    이럴 때 우즈키나 미오가 있어 줬다면.


    「……저기, 린」

    「헷!? 아, 응, 왜 그래?」

    「뭐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기뻐 보이지는 않는데」

    「그렇지 않아. 그, 나, 굉장히 기쁘지만, 말로 잘 표현할 수가 없어서」

    「에?」

    「엣」

    「아니…… 하나코 이야기였는데. 나랑 같이 있으면 기뻐한다든가, 어제 얘기하지 않았던가」


    ……。


    「응. 알고 있었어」

    「그런가」


    지금 당장 무릎을 끌어안고 주저앉고 싶어졌어.

    아니, 확실히, 프로듀서랑 같이 있으면 굉장히 기뻐한다고는 말했어. 노리고 말했던 거야.
    누가 기뻐한다고는 굳이 말하진 않았지만.
    스스로도 꽤 잘 말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카운터의 위력이 굉장해. 여기서 사라져 버리고 싶어.


    「린」

    「……응. 왜?」

    「목, 마르지 않아?」

    「……」


    솔직히,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제일 마르고 있어.
    프로듀서 때문에.


    「……응」

    「카페라도 들어갈까」

    「에…… 그래도, 지금은 하나코도 있고」

    「애완동물과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가게가 있어, 근처에」

    「헤에…… 몰랐어」


    프로듀서가 하나코의 머리를 쓰다듬었어.
    그러고 보니까 최근에 내 머리는 쓰다듬지 않았는데.

    치사하다고 생각해.


    「찾아본 거야?」

    「응?」

    「그 가게, 찾아봐 준 거야?」

    「……」

    「……」

    「……아니, 들은 거야. 누구한테 들었었더라」

    「……그렇구나」


    그 때부터 가게에 도착할 때까지, 우리들 사이에 이야기는 없었어.

    
    *


    「……」

    「……」

    「왈」


    하나코는 프로듀서의 무릎 위에서 굉장히 기분이 좋은 것 같아.
    잠깐만이라도 좋으니까 나랑 바꿔 줬으면 좋겠어.
    봐, 이 라떼 맛있으니까.


    「날씨 좋네」

    「그렇구나. 산책하기 좋은 날씨야」

    「응」

    「……」

    「……」

    「프로듀서」

    「응」

    「이거…… 데이트, 지」


    손에 쥔 컵 안에,
    아직 뜨거운 라떼의 표면을 보면서 말했어.
    프로듀서의 얼굴을 볼 수 없었으니까.


    
    「――아니, 데이트는 아냐」



    「……」

    「부모님께 린의 활동 보고를 드리는 김에 린의…… 어음」

    「……」

    「그래, 린이 최근에 어떻게 지내는지 듣고 케어하기 위해서, 그런 거지」

    「어떻게 지내는지, 얘기하지 않고 있지」

    「……」

    「……」

    「와후」


    프로듀서의 표정을 모르겠어.
    라떼에 비치는 내 표정은,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어서, 마찬가지로 모르겠어.


    「린」

    「응」

    「그, 나는 말야」

    「응」

    「……」

    「……」

    언제까지나 숙이고만 있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고개를 들었어.

    프로듀서는 조금 곤란한 듯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어.


    「프로듀서」

    「……아아」

    「데이트 해 줘서, 고마워」


    조금 곤란한 듯한 미소가,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는 놀란 표정으로 바뀌었어.
    그렇게 이상한 말을 해 버린 걸까.


    「린」

    「응」

    「그…… 방금 린 말야, 굉장히, 아름다웠어」

    「……」



    ――그런 말은, 산책 나왔을 때가 아니라 데이트할 때 말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심술궂은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며, 나는 아직도 식지 않은 라떼를 마셨어.


    *


    「린」

    「응, 왜 그래?」

    「아무래도 근처에 *도그런이 있는 것 같아」
    *dogrun, 애견 공원

    
    태블릿 화면을 보여 주었어.
    액세스 맵을 보면, 과연, 우리 집에서도 그렇게 멀지 않은 것 같아.


    「헤에, 조사해 보면 이것저것 있는 거구나」

    「아아, 그래서 말이야」

    「응」

    「산책…… 산책하러 말이지. 여기, 가 봐도 괜찮지 않겠어?」

    「……」

    「……」


    프로듀서의 얼굴을 봤어.


    ――린은 종종 프로듀서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지. 강아지 같아.


    언젠가 카렌이 한 말이 머리를 스쳐서, 고개를 흔들어서 쫓아 버렸어.


    「응. 가 볼까, 산책하러」

    「나도 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거든, 개, 꽤 좋아하니까」

    「그럼, 같이 갈래? 산책하러」

    「그래. 산책도, 꽤 좋아하니까」



    「――헤에, 도그런이구나아. 나도 전부터 가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나오」

    「아니, 나한테 말해도 모른다고」



    소파 뒤에서 카렌과 나오가 고개를 내밀었어.


    「우리도 꽤 산책 좋아한단 말이지이ー, 나오」

    「아니, 몰라」

    「귀여운 강아지, 복실복실하고 싶지 않아?」

    「……」

    「정해졌네」

    
    카렌이 기분 좋게 콧노래를 하기 시작했어.
    빛나는 세계의 마법.

    카렌.


    「……그게 있지, 평범한 산책이니까, 그렇게 즐겁지 않을지도 몰라?」

    「응응, 평범한 산책이지. 산책 데이트 같은 게 아니라」

    「……」

    「린이랑 같이 가면, 분명 산책도 즐거울 거야. 그치, P 씨?」

    「……그렇구나」


    나오는 공식 사이트의 강아지 사진을 열심히 바라보고,
    카렌은 기분 좋은 듯이 스텝을 밟기 시작했어.


    「아ー…… 린」

    「……왜?」

    「……미안해」


    그리고 나는, 그 속삭임을 듣자마자 기뻐졌어.

    
    그래도,
    그래도, 야.


    「가까이 쇼핑 몰도 있는 거구나ー. 저기, 가는 김에 들르지 않을래?」

    「헤ー…… 강아지 굿즈도 있나. 헤ー…… 꽤 귀엽잖아」

    「저기, 나오. 나오도 귀여운 옷 잔뜩 입어 보고 싶지?」

    「응, 그러네…… 귀여운데……」

    「좋아, 꼬투리 잡아 뒀으니까, 절대 놓치지 않을 테니까」


    곤란한 듯이 웃는 프로듀서 옆에서,
    나오와 카렌은 즐거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


    그걸 바라보고 있는 내 표정은, 거울 같은 걸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으니까.


    「린」

    「……」

    「……『산책』 은, 다음에 또…… 가자?」

    「……응」



    ――역시 나는, 데이트를 하고 싶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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