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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쨩은 옷을 벗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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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4, 2017 20:34에 작성됨.


카렌쨩은 옷을 벗습니다




1:2017/02/22(수) 20:38:59. 03 ID:CAQZRJkUO


 ※독자 설정 있음, 캐릭터 붕괴 주의





 「카렌쨩. 갑자기 미안하지만, 옷좀 벗어주면 안될까요?」

 사무소에서 멍하니 감자칩을 먹고있던 카렌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 오가타 치에리가, 갑자기, 옷을 벗어달라고 말한것이다. 자신이 이상해진것인가, 혹은 세계가 이상해진것인가, 혹은 양쪽 다인가.
 아니, 치에리치에리가 아니라도 갑자기 옷을 벗어달라는 부탁을 받는 상황은 명백하게 이상한것이며, 그것만으로도 귀를 의심할만한데, 그런 말을 한게 치에리라는 것이 상황을 더더욱 이해할 수 없게 만든것이었다.



 진정해 호죠 카렌. 분명 잘못들은걸거야. 옷을 얻어주면 안될까요, 같이
 그건 그것대로 의미불명 아닌가?
 지나친 동요에 봉지 속의 감자칩을 가루로 분쇄해버렸다.




 「저기, 치에리, 미안. 한번 더 말해줄래?」

 「옷좀 벗어주면 안될까?」

 「……미안, 한번 더」

 「옷을 벗어 주세요」

 「아하하, 왠지 귀가 이상해졌나봐. 미안해, 한번만 더 부탁할게」

 「카렌쨩은 옷을 벗습니다」

 「응, 멋대로 단정짓지 말아줘」




 잘못들은게 아니었으며, 어째선지 치에리에게는 확정사항이었다.
 의아한듯이 멍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하는 치에리. 귀여우면서도 동시에 무서울 정도로 무구했다.
 뭔가가 이상하다, 치에리가 이런 엉뚱하고, 의미도 없이, 옷을 벗으라고 강요할리가 없다. 분명 어딘가에 몰래카메라가 있는것이 틀림없다.



 에휴, 몰래카메라는 나보다는 나오가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라며 친애하는 귀여운 친구를 떠올리며 카렌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카메라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 둘러보는 정도로 발견되게 숨기지는 않으리라고 생각을 고쳤다.

 ──뭐, 괜찮나. 아이돌로서 예능의 폭을 넓힐 필요도 있을지도 모르니까



 일단 몰래카메라라고 인식하면서, 편승해보기로 했다. 연기의 연습도 될 것이다. 무엇보다, 흥을 깨면 안된다. 아이돌이 할만한 반응을 하자.
 하는 이상 진심으로 한다. 진심으로 속아주겠어. 카렌의 아이돌로서의 프로의식은, 비록 이런것이라해도 전력으로 따르는것이 옳다고 여겼다.
 왜냐하면──호죠 카렌은, 그 사람(프로듀서)가 키운 아이돌이니까.



 「카렌쨩의 옷, 이뻐서 잠깐만 바꿔입어보고 싶었는데……안될까?」

 ……으음, 몰래카메라 치고는 설정이 너무 의미불명해서 오히려 아닌것 같은데, 그렇게 카렌의 의욕은 거품처럼 빠져나갔다.
 혼란스러운 카렌의 표정을 이제야 깨달았는지, 치에리는 아와아와거리기 시작했다.




 「죄, 죄송해요! 주어가 부족했네요……이, 이과에요!」

 「아하하……괜찮아. 신경 안쓰니까 사과할 필요없어.」

 갑자기 옷을 벗어달라고 말할정도의 국어력이 이과와 무슨 상관인지는 일단 넘어가고.

 「그래서, 내 옷을 입고싶은거지? 그 자체는 별로 상관 없지만, 그럴바에는 같이 옷 사러가는게 낫지 않아? 내가 골라줄게」



 그 쪽이 옷을 바꿔입는것보다 훨씬 실용적이다. 치에리의 옷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무엇보다 카렌 자신이 즐겁다.
 예전 Masque:Rade에서 유닛활동 중에 미호의 옷을 골라준 적도 있었는데, 역시 귀여운 소녀의 옷을 골라주는것은 즐겁다.
 인형옷을 갈아입히며 노는 어린 아이와 근간이 닮아있을지도 모른다.
 3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많은 여자들은 어릴 적에 인형놀이를 통해 옷을 고르는것에 즐거움을 느끼는것일지도 모른다.



 치에리처럼 가련한, 2차 성징을 이미 맞이했음에도, 함부로 접하지 못할것같은, 더럽히면 안될것같은 무구한──그래, 바야흐로 소녀와 같은 타입의 옷을 고른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역시 치에리에게 어울리는 것을, 아니아니, 하지만 자신의 옷과 바꿔입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이니 아예 자신의 취향으로 골라야 하나──

 카렌의 생각은 이미 옷을 골라주는 방향으로 시프트했지만, 정작 치에리 본인은 그렇지 않았따.



 「아, 아니야. 카렌쨩이 지금 입고 있는 옷을 입고싶을 뿐이야. 지금부터 리이나쨩이랑 놀러가니까 잘 꾸미고 싶어서. 에헤헤, 승부복이에요!」

 엄청나게 뻔뻔했다.
 설마 친구의 옷을 자신의 승부복으로 입겠다는 인간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평소에는 카나코쨩이 옷을 골라주는데, 오늘은 일때문에 없어서……그래서 사무소에서 패션센스가 좋은 카렌쨩에게 부탁하자고 생각했어!」

 「저어기, 그러면 나도 치에리의 옷을 골라주면 되는거 아니야……?」

 「카렌을 찾는 동안에 시간이 아슬아슬해져서……으으, 이상한 부탁이란건 알고있지만, 부탁이야……!」



 어째서 리이나와 놀러가는데 그렇게까지 하는가, 라고 잠깐 생각했지만……뭐, 그러나, 그렇다해도──.
 자신이 무리한 부탁을 한다는것도 이해하고 있고, 이상한 부탁이라는것도 자각하고있으면서도, 치에리는 부탁하고 있는것이다.
 그렇다면 고집 부릴 필요는 없다.
 애초에 고집 부릴 만한 일도 아니다.
 후후, 하고 카렌이 웃었다. 너무 엉망이라 재미있어서 웃음밖에 안나왔다.




 「──알았어. 이번만이야?」




 그 말에 치에리의 표정이 환해진다. 기분탓인지 후광마저 보이는듯한 느낌이 든다. 아니, 저기, 날개 나오지 않았어? 파닥파닥거리는데?
 눈을 부비부비. 어라, 안보여.
 아무래도 기분탓이었던 모양이다.



 「고마워요! 역시 카렌쨩은 카레엘이었어요……」

 「카레에엘……?」

 「네, 카레엘!」

 혹시 나는 카레같은 맛이 나는걸까, 라고 생각한 카렌은 자신의 손가락을 햝아봤지만, 역시 희미한 짠맛과 네일맛만 날 뿐이었다.




 한화휘제.



 자, 결론이 났다면 빨리 갈아입어버리자. 치에리의 말에 따르면 이미 시간이 아슬아슬할테고, 탈의실까지 가는 이동시간도 아깝다.
 다행히 프로듀서는 오늘 사무소에 안들리고 퇴근한다고 보드에 써있으니, 여기에 오는 사람은 같은 아이돌인 여자애들 뿐이다.

 그건 그렇고, 라고 카렌은 생각했다. 치에리의 복장에는 별 문제가 없다. 동료 아이돌이라는 편애를 빼도, 오히려 치에리에게 잘 어울리는, 귀여운 옷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부탁받는것 자체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지금 여기서 설득해봤자 좋은 상태로 들떠서 폭주 중인 치에리에게는 통하지 않을것이다..
 결국 옷을 교환하는것이, BEST는 아니라해도 BETTER인 것이다.
 거기에 솔직히, 치에리의 큐트한 옷을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없는것도 아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겉옷을 전부 벗고, 카렌은 알몸 위에 속옷만 입고있는 상태가 됐다.
 남은건 치에리의 옷과 자신의 옷을 교환할 뿐인──데, 잠깐, 뭐야!?




 「치에리!? 왜, 왜──속옷까지 벗고있어!?」





 카렌은 경악했다. 치에리가 한 치의 주저도 없이, 마치 그러는것이 당연하며 필연이라는듯이, 속옷을 벗고 알몸이 되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한 연분홍색의, 화려함보다는 검소한 매력을 추구한 속옷. 물방울 무늬가 악센트를 주는 귀여운, 위아래가 디자인이 같은 세트 속옷이다. 그것을 치에리는 벗으려하고 있었다.



 지금 상태의 치에리를 멈추기보다는 어느정도 받아 넘기는게 낫다고 판단했다해도, 알몸이 되려는것을 멈추지 않을수는 없었다. 아니, 상식적으로 말이지!?
 카렌이 당황하는 와중에 치에리는 여전히 멍허니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아아, 속옷차림이라도 역시 귀엽네, 큐트속성 부럽다, 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럴 경황이 아니다.




 「옷을 교환하는거지?」

 「옷을 교환하는거지!?」

 「속옷도 옷이지?」

 「그건 그렇지만!」




 확실히 그렇긴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닐것이다. 셔츠나 치마를 교환하는 정도라면 몰라도, 속옷은 아니다.
 초등학생때 체육복을 놓가와서 다른 반 친구에게 빌릴때도 자주 있고──아니, 경험은 없지만──하니까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속옷은 아니라고!



 그건 소중한 부분에 직접적으로 닿고있는 것이며, 아무리 동성이라해도 부끄럽고, 그 이전에 치에리는 그래도 괜찮은거야!?
 아아 그랬다, 지금 치에리는 너무 들떠서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지!

 「진정해, 치에리. 잘 생각해봐」

 「그치만 카렌쨩의 속옷도 귀엽고, 리이나쨩도 이왕이면 귀여운 속옷을 보고싶을테니까……」

 「왜 보는게 전제인데!! 뭘 할 생각이야 리이나아!?」



 참고로 리이나는 치에리의 속옷을 볼 생각은 없고, 치에리도 일부러 속옷을 보일 생각은 없다. 어디까지나 치에리가 쓸데없이 지나치게 대비하려고 생각했을 뿐이다.
 서로의 명예를 위해서, 일단.



 「어쨌든 치에리, 속옷은 아니야. 속옷은 역시, 응?」

 「으, 으음……그치만……으응……」

 좋아, 밀어붙이면 먹힌다!
 기본적으로 치에리는 소심하다보니 밀어붙이면 틀림없이 설득할 수 있을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치에리의 상태가 이상하든 어떻든 상관없다. 어쨌든 속옷 교환만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막아야한다.
 서로를 위해서.
 나중에 떠올렸을 때, 서로 후회할게 너무나 뻔했다.



 치에리에게 바싹 다가가며 카렌을 말을 늘어놓았다. 강하게 압박한다.

 「속옷은 관두자. 관두는게 좋아. 분명 그게 좋을거야. 아무래도 섬세한 부분이고, 생각해봐, 그 일선을 넘으면 여자로서 아웃이라고 생각해. 응 그래!」

 「자, 잠깐만, 카렌쨩, 가까워」

 흥분한 카렌은 치에리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평소에는(주로 나오를) 휘두르지만, 휘둘리는 것에는 익숙하지 못한 카렌이 이렇게까지 당황한건 드문 일이었고, 그래서 평소의 냉정함이 사라져있었다.
 그래서──카렌은 깨달을 수 없다.
 방금전까지 들떠 있었던 치에리가 한바퀴 돌아서 냉정하게 되고, 다시 한번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그녀들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는 사실을.



 속옷차림의 소녀들이 찰싹 달라붙어 있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킨다면, 착각되어도 할 말이 없을것이다.
 단순히 달라붙어 있을 뿐이라면 몰라도──마치 카렌이 치에리을 억지로 덮치려는듯이 보이니까.

 그런 것을 목격해버리면, 어쩔 수 없다.




 「……………카렌, 뭐해?」




 차가운, 감정이 사라진 듯한 목소리가 들리고, 카렌은 녹슨 기계처럼 끼긱거리며 목을 돌려서 뒤를 돌아보았다.
 굉장히 차가운, 하이라이트가 사라진 눈의 타다 리이나와, 그 좌우에는 리이나의 손바닥으로 눈이 가려진 마유와 미호가 있었다.

 ……즉 이것은 그런것인가.

 「귀찮은 상황이구나아」

 오해를 설명하기 위한 과정을 생각한 카렌은, 고개를 풀썩 떨구었다.





 후일담, 혹은 마무리.

 「헤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후훗, 카렌도 밀리는것에는 약했네」

 「정말, 린, 웃을 일이 아니라니까. 그 뒤에 얼마나 귀찮았는지……」

 「아하하. 그치만 치에리도 귀엽네, 리이나를 위해서 거기까지 하다니」

 「정말로. 리이나랑 노는걸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던건지. 저러고도 그런 마음은 없대서 놀랐어」

 「거의 안즈가 적당히 맞장구친걸 그대로 받아들인거겠지. 치에리는 순수하니까」

 「그럴지도. 아니, 백퍼센트. 젠장 안즈녀석. 다음에 감자튀김 얻어먹어야지」

 「그런데 너희들, 남의 머리카락으로 놀면서 수다떨지 말라고!」

 「싫어. 스트레스 쌓일 때는 나오로 놀면 풀리니까」

 「소용없어 나오. 이렇게 된 카렌은 절대 못막으니까」

 「하아아……정말이지, 그건 그렇네. 하여간, 적당히 해라?」

 「네~♪」



 끝




 친구와 놀러 갈 때 무슨 옷 입고갈지 고민되지, 라고 생각한게 계기입니다.
 치에리쨩이라면 핑크 닷 벌룬.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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