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카렌「담배 향기」

댓글: 7 / 조회: 2321 / 추천: 2



본문 - 02-17, 2017 09:32에 작성됨.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머리색은 가발을 써서 검은색으로, 옷은 될 수 있는 한 어른스럽게 보이기 위해 정장을 입습니다.
그리고 이 필사적인 변장이 간파당하지 않기를 빌었습니다.

「그렇다면 일부러 그렇게 위험한 일을 할 필요는……」

혹자는 그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 사람의 냄새가 희미해져 가는 것이, 사라져 가는 것이.

 

편의점으로 들어가니, 제 쪽을 보지도 않고「어서오세요」라고 인사하는 점원.
저는 바로 계산대로 다가가


「2……23번 주, 주세요」

 

그 사람이 평소 달라던 것과 똑같은 그것의 번호를 말했습니다.

 

「4600원입니다」

 

뒤쪽에 있는 선반에서 그것을 꺼낸 점원은, 제 쪽을 보지도 않고 계산을 합니다.
삑 하며 바코드 찍히는 소리가, 오늘은 매우 크게 들렸습니다.

 

「손님」

 

딱 맞게 준비하고 있던 돈을 꺼내려고 했을 때, 점원이 갑자기 저를 불렀습니다.


「네, 넷!」

 

들켰나……?

 

「죄송합니다만, 터치 부탁드립니다」

 

점원은 그 말만을 하고, 또 저한테서 눈길을 돌렸습니다.

 

「앗. 아아, 죄송해요」

 

액정에 손가락을 대고, 20세 이상이냐는 문구에 거짓말을 합니다.
들려버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심장은 큰 소리를 내며 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점원이 건네준 그것을 받은 저는, 서둘러 그 가게를 떠났습니다.

 

오늘 만큼 제 겉모습에 대해 감사한 적이 없습니다.
만약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면, 분명 사지 못했을 테니까.

저, 시노미야 카렌은 방금, 담배를 샀습니다.

다시 떠올려 보면, 저랑 프로듀서씨의 첫 대화는 이 담배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기……담배, 피세요?」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저는 프로듀서씨한테 그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그 말을 했을 때 프로듀서씨가 보여주었던 놀랐다는 표정. 그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그래. 그런데, 놀라운데. 일단 피운 후에는 스프레이도 뿌리고 있고, 껌도 씹고 있는데 말이야」

「저, 저는 냄새에 대한 것만은 민감해서……」

「그렇구나. 흐~응. 노래도, 댄스도 아닌, 후각이란 말이지. 재밌네, 시노미야씨는」

「그, 그럴까요」

「……그런데 그렇다는 건 이제 담배는 못 피우겠는걸. 네 앞에서는 피울 생각도 없었지만, 신경 쓰이지?」

「앗. 저기, 그게…괜찮아요. 프로듀서씨한테서 풍기는 담배 냄새는 뭔가, 진정이 된다고 해야 하나……그게, 저기……」

「사양할 필요 없는데? 」

「아, 아니요. 진짜에요. 그러니까, 그게, 신경 쓰지 마시고」

「……그렇게 말해주면 나도 고맙지만」


실은 지금까지 금연을 하려다가 3번이나 실패를 했거든. 프로듀서씨는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으면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프로듀서씨한테 한 말 중에, 거짓말은 없었습니다.
전철 같은 곳에서 우연히 맡은 적이 있었던 담배 냄새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지만, 처음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그 냄새만은 어째서인지 불쾌하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프로듀서씨가 협력해 아이돌 활동을 시작하고, 저는 프로듀서씨한테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프로듀서씨 왈, 담배는 폼을 잡기 위해 피기 시작했다.
또 피는 담배는 세븐스타라고 하는 담배라는 것.
이동 중에 편의점에 들르면, 프로듀서씨는 꼭 그 담배를 익숙한 모습으로 사고 있었습니다.

 

많은 일을 했습니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재밌는 일도. 때로는 부끄러운 일이나 무서운 일도.
그런 나날이었기에, 꿈에도 생각지 않았습니다. 이런 나날이 간단히 부서져버린다 같은 생각은.
제 첫 솔로곡인『작은 사랑의 발소리』. 그 노래가 발매되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프로듀서씨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즉사였다고 합니다.
이별의 말, 감사의 말. 그 어느 것도 전하지 못한 채, 프로듀서씨는 제 목소리가 닿지 않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추억을 과거의 빛으로 묻음으로서,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일주일이 지나니, 사무소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이랑 똑같이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바뀐 것은, 저 혼자.
담당 프로듀서가 사라진 저는 코토하씨, 엘레나씨, 메구미가 소속 된 트라이스타 비전을 담당하고 있는 프로듀서의 밑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메구미랑은 몇 번인가 같이 일을 한 적이 있으므로, 안면은 있었습니다.
저의 새로운 프로듀서는 멋진 성인 여성이었습니다.
다만 무슨 수를 써도 그 사람을「프로듀서씨」라고 부르지는 못했습니다.
저한테 있어「프로듀서씨」는 그 사람뿐이니까.


거기다, 아마 아직 실감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례식 때에는 곱게 화장을 하고 있어서, 프로듀서씨의 냄새도 나지 않았을 뿐더러 죽음의 냄새도 풍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무소에는 프로듀서씨의 냄새가, 좋아하던 담배 냄새가 아직 남아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은 오래가지는 않았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있는 한, 무언가를 계속 발합니다.
그것은 소리이거나, 생각이거나……아니면 냄새이거나.
사라진 사람은 아무것도 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발하고 있던 것은 하나씩, 하나씩 사라져가, 그 위를 새로운 것들이 채워갑니다.
희미해져가는 그 사람의 냄새를 어떻게든 붙들어 놔야 해.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제 방에 겨우 도착한 저는, 예의없게 침대를 향해 몸을 내던졌습니다.
들키지 않아서, 정말로 다행이야.
경찰도 문제지만, 저희 부모님은 과보호의 기미가 조금 보이십니다. 제가 담배를 샀다는 걸 알면 졸도해버릴지도 모릅니다.
모든 사람한테 비밀인, 알고 있는 사람은 저랑 프로듀서씨 뿐인 비밀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종이에 감싸인 풀잎들.
하지만 담배를 뜯으면 느껴지는 그 냄새는, 분명 제가 찾고 있던 프로듀서씨 냄새랑 거의 똑같았습니다.
아직 별로 지나지 않았을 텐데, 몇 년이나 맡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다만 이런 때만은 제가 냄새를 잘 맡는다는 것에 화가 납니다. 차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은데 뭔가 다르다, 어딘가 다르다, 라는 걸 느껴버리고 맙니다. 모른다면 행복한 냄새에 휩싸여 끝났을 텐데.

 

담배를 접시 위에 두고, 성냥으로 불을 붙입니다.
방금 전 부족했던 불 붙인 냄새, 그것만 있으면 프로듀서씨의 냄새가 돌아옵니다.
그 냄새에 감싸이면, 저는……프로듀서씨랑 계속, 같이.
……어라?
불은 겉을 감싼 종이를 태워줍니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잎에는 불이 붙지 않습니다.
종이가 타는 냄새만이, 방 안을 채워갑니다.
아니야. 이런 건, 프로듀서씨의 냄새가, 아니야.
새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여 보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습니다.
장소를 바꿔서 불을 붙여보아도, 무슨 짓을 해보아도 피어나는 것은 종이가 타는 냄새뿐.
슬픔과 절망이 제 가슴에 퍼져 나갑니다.

 

냄새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 냄새를 내뿜는 사람이 이 세상에 이제 없다는 것.
프로듀서씨가 사라졌다는 것을 지금 드디어 실감하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자신이 잊지 않도록 한 행위 때문에, 그것을 알아차려 버리다니.
어쩔 수 없는, 그런 현실을.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모든 걸 내던져 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아이돌을 그만둔다면, 그것이야말로 그 사람이「프로듀서」로서 남겨놓은 것을 점점 사라지게 만드는 결과를 낳게 되니까.
그러니까 제가……그 사람이 길에서 스카우트를 해 아이돌로 만든, 시노미야 카렌이 계속해서 존재한다면……
프로듀서씨는, 계속 살아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그것을 위해, 저는 노래를 할 겁니다. 이 목소리가 존재하는 한.

 

 


3

2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