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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자키 란코 「정말 좋아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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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2, 2017 23:11에 작성됨.


칸자키 란코 「정말 좋아해!!」(4)



 【17살/가을】


 「나, 나의 패도는 여기까지인가……」
 (나……주, 죽을지도……)


  란코가 사무소에 들어오자마자 한 말에 그가 안색을 바꾸고 다가왔다.


 「무, 무슨 일이야 란코쨩!? 괜찮아, 반드시 지켜줄테니까!」

 「…………이거」

 「그러니까……응? 통장?」

  내밀어진 예금 통장에는 『칸자키 란코 님』이라고 명의가 기재되어 있었다.
  고개를 갸웃하며, 받은 통장을 펼쳐본다.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0의 숫자가 늘어가고, 마지막 금액은 여덞자리 수에 달하고 있었다.
  현재 금액은 거의 아홉자리 수에 가까웠다.

 「와우……」

 「이, 이정도의 금은보화는, 나에게는 과분하다!」
 (이, 이런게 큰 돈 만져본적도 없어……)

 「저기……어떻게 된 거야?」

 「나의 혈족에 의한 전의의 의식에 의한 것이니」
 (엄마가 카드랑 같이 보내줬어요)





 ──네, 칸자키입니다.


 어머 란코. 어둠에 삼켜져라!♪
 ……에, 안되니? 그래?
 그치만 이웃들 사이에서 꽤 유행하고 있는데……에, 그렇게 안돼 그래?

 응응. 아아, 도착했구나.
 맞아, 네 거야.
 에? 응, 약속대로 모아뒀어?
 하지만 필요한 만큼 모이고 나서도 계속 들어와서.

 파파랑 어떻게할지 이야기했거든.
 실은 란코가 성인이 되고나서 줄 생각이었는데.
 란코의 활약과 소식을 보니, 걱정할 필요 없을것같아서.

 그러니까, 그건 잔돈이야. 란코가 쓰고싶은대로 써.
 하지만, 쓰기 전에는 잘 생각해야된다?
 옛날처럼 갑자기 가게의 초콜릿 케이크를 전부 사버리거나……그래? 후훗.

 건강해보여서 다행이야.
 또 언제라도 전화하렴, 란코.


 ……아, 미안. 그 전에 파파 바꿔줄게.
 아까부터 강아지같은 눈빛으로──






 「──방주는 나침반을 잃었으니」
 (그래서, 어떡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계약 당시, 란코는 고작 중학교 1학년.
  발생하는 금전의 관리는 당연히 부모님에게 일임하게 됐다.
  그리고 부모님은 란코의 장래를 대비하여, 그녀의 급여로 학비를 모으고 있었던것이다.

  금액은 순조롭게 늘어갔다.
  고등학교 등록금이 모이고, 대학 등록금이 모이고, 석사과정에, 박사과정을 마치고도 남을 돈이 모였다.
  그럼에도 돈이 들어오는 속도가 줄지를 않았던것이다.


 「하, 하아……그러신가요……」

 「하인이야, 기분 나쁜 언령은 그만두라」
 (프로듀서, 왜 존댓말이야?)

 「아니, 그, 응」

  뿌리부터 서민인 그는 입을 딱 벌릴 뿐이다.
  아니, 그도 알고는 있었다. 사무소 전체에서도 란코의 수입은 최상위권이란걸.
  하지만 이렇게 정확한 숫자가 나오니, 그것에 압도될것 같았다.
  3년 반 동안의 활약상을 곁에서 봐왔으니, 이 정도는 전혀 이상할것 없었지만.




 「……과자라도 잔뜩 사보지?」

 「이미 샀어……」

 「그래……」

  란코도 경제적인 부자유를 경험한 적은 없지만, 나름대로 서민파였다.
  지나치게 많은 돈을 앞두고 그와 함께 우왕좌왕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활짝 미소지으며 다가왔다.



 「──어머, 란코쨩. 곤란한 일 있나요?」



  센카와 치히로가 기분의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아, 란코쨩! 그러고보니 레슨 있었지! 가자!」

 「……에? 에?」

 「죄송합니다. 다녀오겠습니다!」

 「하, 하인~……?」

  란코의 손과 가방을 잡고, 그는 폭풍우같은 속도로 사무소에서 뛰쳐나갔다
  가냘픈 소리도 꼬리를 이어 사라졌다.


 「……딱히 뺏을것도 아닌데」


  뒤에서 에너지 드링크를 하나 꺼내, 뚜껑을 딴다.
  허리에 손을 대고 한숨에 들이키고, 그녀는 오늘도 힘차게 일에 착수했다.






 「용도?」

 「흠」

 「으음……저금?」


  오늘의 레슨 파트너는 린이었다.
  마침 잘됐다고 생각한 란코가 고민을 상담했다.

  얼마전에 타이틀을 반납한 3대 신데렐라 걸이 스트레칭을 하며 신음소리를 냈다.
  아냐와 마찬가지로 수험생 신분인 린.
  그녀도 가벼운 댄스 레슨정도는 기분전환을 겸해 받고있었다.

 「나도 부모님한테 전부 맡기고 있으니까」

 「푸른 기사도 그러한가?」
 (린쨩도?)

 「딱히 살것도 없고……아, 하나코 사료를 조금 좋은걸로 바꿨어」

 「호호오! 그렇군, 사역마의 포상이라. 나의 군도 모방하도록 하지」
 (아, 그것도 좋을지도! 그리폰도 좋아하겠다♪)

 「다른 사람에게도 물어보지? 물어볼 사람 더 있지?」

 「응!」


  고등학생임에도 천만 플레이어인 그녀들.
  스트레칭하는 소녀들을, 베테랑 트레이너가 조금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용도, 말인가요?」

 「흐음. 냠! 이 타르트 맛있네요♪」

 「네♪ 요즘은 이것만 주문해요〜……」


  작년 말에 사옥에 신설된 카페 테라스.
  오후의 바람을 즐기며, 란코는 토토키 아이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신상품인 펌프킨 타르트는 꽤 유명한 모양이다.

 「……아, 차에요! 부모님에게 새 차를 선물했어요!♪」

 「호오! 강철의 철마를!」
 (차말인가요!)

 「나 이렇게 잘 컷어~ 라고 전하고 싶어서」

 「차……차라~」

  의외의 인물에게서 나온 의외의 말.
  란코가 중얼이며 은색 포크를 빙글빙글 돌린다.

 「나름대로는 똑부러지게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조금 덜렁거리는것 같아서〜」

 「……흠, 뭐, 흠」

 「아, 란코쨩 너무해〜」

 「……므. 미안하군. 최초의 재투성이여」
 (죄, 죄송해요, 아이리씨……)

 「에헤헤, 농담이에요♪」

 「……므으!」

 「아하하」



  뿌우 부풀은 란코의 입가에, 아이리가 타르트가 찍힌 포크를 내민다.
  냠하고 먹자, 란코의 표정은 바로 미소로 바뀌었다.
  아이리에게 조차도 란코는 놀려주고 싶은 귀여운 동생이었다.

 「그리고는~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거나?」

 「……호오?」

 「저도 란코쨩도, 초창기때부터 이 사무소에 있었죠?」

 「흠. 나의 거성이 번영하는 나날을 지켜보고 있다」
 (네. 상당히 커졌네요~)

 「잘 모르겠지만……연예계에서는 그런것도 중요하다고 P씨가 말씀하셔서」

 「호호오」

  주상복합 빌딩의 작은 사무소에서 시작된 신데렐라 걸즈 프로덕션.
  두 번의 이전을 거치고, 지금은 작게나마 자사 빌딩을 지을 정도로 급성장을 이뤘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새로운 아이돌들이 가끔씩 들어온다.
  풋풋한 소녀들을 보며 란코는 「젊음은 좋구나」라는 감개에 빠지곤 했다.


 「그리고는 옷도 사고〜 여행이랑 케이크 뷔페도!」

 「……지나치게 부하를 전진시키는건 상책이 아니지」
 (너무 낭비하는건 안좋지 않을까요……)

 「조, 조심하고 있어요〜? ……나름대로」

  테이블 구석에 있는, 신발매 스무디가 그려진 메뉴카드.
  아까전부터 반짝이는 시선을 향하는 아이리를 본 란코는 조금 불안해졌다.





 「저금」

 「저금……」

 「현금이지」

 「냐」


  오늘도 소란스러운 여자 기숙사의 밤.
  란코는 그리폰을 선물삼아 옆 방을 방문하고 있었다.
  받은 야츠하시를 맛있게 먹고, 카나데는 그리폰을 쓰다듬는다.
  그리폰이 매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있었다.

 「아니아니, 옛날이든 지금이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건 돈이라고」

 「일리는 있군」
 (그렇네요)

 「에도(옛 도쿄)에서는 내일 쓸 돈도 모아두지 않았다고 하지만, 교토 여자는 다음 생의 재산까지 모아뒀다고 하고」

  침대에서 뒹굴며 슈코가 손가락을 흔든다.
  요 반년정도, 슈코의 밤은 건전한 휴식으로 소비되고 있었다.
  일단 손님 앞이지만 란코는 신경쓰지 않았다.
  신데렐라 걸은 힘들다. 란코는 그것을 잘 알고있었다.




 「혈족에게의 답례는?」
 (가족에게는?)

 「……응~ 뭐, 저쪽은 저쪽대로 잘 살고 있겠지」

 「호오」

  슈코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말을 흘렸다.
  그리폰을 안고 있던 카나데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고있었다.

 「……반요의 마녀?」
 (카나데씨?)

 「있지, 란코. 슈코가 말은 이렇게해도 말야? 얘도 참 전에는 싸움중이면서」

 「카나데」

 「예이예이. 교토여자는 무서우니까」

 「……므으?」

  슈코는 낙담, 카나대는 유쾌한듯이.
  의미 깊은 대화를 주고 받는 그녀들의 사이에서, 란코는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하인이여」
 (저기, 프로듀서)

 「아, 그 전에 한마디 해도 괜찮을까?」

 「고하라」
 (응)

 「그거말야. 너무 공공연하게 말하지 않는게 좋아. 증여세라던가 여러가지 시끄러우니까」

 「응.그래서 돈의 이야기입니다만……」

 「음, 말이라는건 어렵네」


  다음날 저녁.
  방과후에 사무소에 들른 란코는 다시 프로듀서에게 찾아갔다.
  머리를 긁는 그에게, 란코는 미안한 듯이 입을 연다.

 「나의 벗에게는 다소 기이한 물음일지도 모르겠군」
 (조금 이상한 질문일지도 모르는데……)

 「응」

 「서방 변경백의 기사에게, 유구의 평온함이 주어지는가?」
 (현청 직원은 휴가 받기 쉬운가요?)

 「……응?」




  그는 란코의 물음에 목을 갸웃했다.
  생각해보니 란코의 아버님이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는게 떠올랐다.

 「……확실히 말 못하겠는게, 직장마다 달라서」

 「그것도 당연한가」
 (그렇네요……)

 「그치만 내 입으로 딱 하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게 있어.」

 「진실인가!」
 (정말!?)

  그가 깊고 깊게 고개를 끄덕인다.
  오피스를 바라보고, 란코의 귓가에 입을 대고, 그리고 말했다.


 「우리들보다는 받기 쉬워. 분명히」

 「……」


  프로듀서에게도 뭐 하나 해주자.
  란코는 그렇게 굳고 굳게 결의했다.






 「당신」

 「응? 아아, 정기보고구나」

 「이번에는 덤도 있어」

 「덤?」


  옛날보다 조금 외로워진 칸자키가.
  받은 커다란 봉투를, 아버지는 의아한 표정으로 열었다.
  안에는 평소의 리포트와 작은 봉투와 편지지가 한 장.
  옆에 앉은 어머니에게 재촉받으며, 아버지가 편지지를 펼쳤다.






 삼가 아뢰옵니다


 가을바람이 서늘합니다. 상쾌한 바람처럼 더욱 더 건승하시니 기쁠 따름입니다.
 이번에도 리포트를 보냈으니, 부디 사수해주시길 바랍니다.

 한편, 란코님은 최근도 호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능력은 물론이고, 마음으 발육도 현저한것이 보입니다.
 동봉한 그것이야말로 증거이니 첨부하겠습니다.

 란코님께서 일정을 염려하셔서, 작게나마 조언을 했습니다.
 그로인해 예정이 다소 멀어졌지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f)

 둘이서 잔뜩 즐기고 와





  반복한 사인 덕분일 것이다.
  옛날보다 상당히 깔끔해진 란코의 글씨를 보고, 다른 하나의 봉투를 열었다.

 「……이게 덤인가」

 「응」

 「상당히 호화로운 덤이군」


  내년 여름의 일자가 새겨진, 일주일 동안의 지중해 주유 크루즈.
  그 탑승권 2장이 들어있었다.

 「……란코도 가고 싶을텐데」

 「그 아이도 바쁘니까」

 「외롭군」

 「여자는 3일이면 사랑을 배울정도로 성장하는 법이야.」

 「그만해. 불안해서 잠도 못자겠어」




  아버지가 티켓이 들은 봉투를 서랍에 살그머니 넣는다.
  그리고 벽쪽으로 이동해서, 몇장 남지 않은 달력을 넘겼다.


 「내일, 내년 달력을 사올까?」

 「기대되네」


  란코의 순진함은, 적지않게 부모님에게 유전받은 것이다.





 【18세/4월 9일】


  아스카에게 빌린 가발.
  오랫만에 입어본 바지.
  벽장 구석에서 발굴한 모자.
  후타바 안즈에게 반쯤 억지로 받은 셔츠.


  프로듀서나 아냐가 봐도, 란코라는것을 쉽게 눈치챌 수 없을것이다.
  평소의 전신 고딕 스타일과 비교하면 상당히 방어력이 낮아보인다.
  카미죠 하루나가 사무소에 무료배포한 패션안경을 쓰고, 란코는 행선지를 노려본다.


 「……출발」


  란코는 씩씩하게 한 걸음을 내디뎠다.



 「어서오세요」

  점주의 작은 인사가 들린다.
  란코는 에로책을 찾아 동네 서점에 왔다.


  봄은 사람을, 소녀를, 그러한 기분으로 만든다.





  어제, 란코는 18번째의 마왕탄신제를 맞이했다.
  사무소 한켠에서 열린 생일 현수막에도 『탄신제』라고 쓰여있었다.
  얼마전 배운 지식으로 10만하고도 18살을 자칭하려했으나, 그곳의 전원에게 제지당했다.
  그녀는 그것이 아직도 조금 불만이었다.

 「……」

  란코의 시선은 두리번거리느라 바빴다.
  오늘의 그녀는 프레디독처럼 경계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반복하지만, 칸자키 란코는 현재 만 18세이다.
  그러한 서적을 즐기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다.
  아직 여고생이며, 현역 인기 아이돌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아는 사람은……없겠, 지……」

  란코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입장을 생각하면, 에로책을 사는건 결코 좋은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인간의 호기심은 그렇게 간단히 억누를 수 있는것이 아니다.
  아스카의 강력한 언령을 떠올린 란코는 크게 고개를 주억였다.


  참고로, 아스카는 절대 그런 의미로 말한게 아니었다.





  란코는 옳고 그른걸 잘 아는 소녀였다.
  가끔 인터넷에서 그런 페이지가 나와도, 반드시 눈을 돌릴 정도로.


  그러니까, 18살이니까 이제 괜찮겠지──늦바람은 무서운 법이다.


  사전 조사에도 실수는 없다.
  유감스럽게도, 법률상 강제력은 없다해도 학생증 제시만으로는 구입을 용납하지 않는 가게가 대부분이다.
  이곳은 그런 속박이 느슨한, 늙은 점주가 경영하는 개인 서점.

  부끄러움을 참고 의뢰한 결과 오오이시 이즈미는 쓴웃음지으며 조사해줬다.
  비밀 유지비로서 란코는 비싼 푸딩을 세개나 지불한것이다.


 「……좋아!」

  대충 가게 안을 돌아다니며 아는 사람이 없다는것을 확인했다.
  묘하게 즐거운 표정으로 란코는 발하라에 발을 디뎠다.



 「……」

 「────……!?」



  사기사와 후미카가, 서서 독서를 하고 있었다.





  후미카는 손에 든 책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
  란코는 숨을 죽이고 뒤를 돌아, 입구쪽으로 세걸음 돌아갔다.

 「……에? 엣?」

  방금 본 광경이 믿기지 않아서, 멀리서 후미카를 관찰한다.
  그리고 깨달았다. 후미카는 저속한 책을 열독하고 있는게 아니었다.
  그녀가 있는 장소는 에로책이 놓여진 책장 바로 옆의, 순수문학 책장이었던 것이다.


  방심하고 있었다.
  사무소에서 조금 먼, 조용하고, 오래된 개인서점.
  생각해 보면 후미카가 출몰해도 이상할것 없는 조건이었다.


  ……그렇다해도, 왜 하필 순수문학을 에로책 옆에다가 배치한단 말인가!


  란코의 가슴 속에서 분노와 비슷한, 그녀 자신도 잘 모르겠는 무언가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우으……」


  란코는 이를 갈았다.

  후미카가 자리잡은 장소는, 란코의 목적지의 입구.
  발할라로 승리의 잔을 내걸기 위해서는, 그 옆을 지나가지 않을 수 없다.
  멀리서 계속 모습을 살펴보지만, 후미카의 위치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저 페이지만이 조금씩 바뀌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와서 다른 가게로 가는건 너무 위험하다.
  계산대에서 퇴짜맞고, 게다가 정체가 들키고 소문이라도 났다간 부끄러워서 밖을 걸을 수도 없을것이다.
  하지만 후미카가 취하는 자세는, 틀림없는 장기전의 자세.
  서점에서 일했었기에 도전할 수 있는 전법이었다.

 「……」

  결전의 때였다.
  다음에 올까 했지만, 오늘처럼 변장을 하는것도 쉽지 않다.
  약 1시간정도 관찰해본 결과, 후미카가 책에 몰두하고 있는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남은 건 용기 뿐.
  자신의 구두로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자야말로, 진정한 신데렐라다.


  란코는 다른 사람의 말을 쉽게 곡해하는 소녀였다.






 「……」

 「……」


  두근, 두근


  가슴의 고동이 시끄럽다.
  문득, 다케시타 거리를 수제 옷으로 걸은 그 날을 떠올린다.
  란코에게는 그 때가 아이돌로서의 첫 한 발자국이었다.

  후미카에게 한 걸음, 또 한 걸음 가까워질 때마다, 가냘픈 다리가 떨린다.
  여유롭게 지나가기는 힘든 좁은 가게이다.
  필연, 머리카락이 스칠 정도의 접근전을 피할 수 없다.

  또 한 걸음.
  이 한 걸음은, 새로운 나날을 향한 한 걸음.



  아이돌로서는 치명적인 한 걸음이지만, 란코에게는 큰 한 걸음이다.



 「저기, 란코씨」






  란코의 고동이 정지했다.

  그렇게나 시끄러웠던 잡음은 사라지고, 그저 핏기가 사라지는 소리만이 선명히 들렸다.
  돌아본 후미카와는 대조적으로, 란코는 그자리에 굳어졌다.
  그 모습을 의아한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후미카가 천천히 말했다


 「저기……평소와 모습이, 다르지만……란코씨, 맞죠?」

 「……백일몽에 환영을 본 모양이군」
 (차, 착각이에요)

 「아……역시」

 「앗」


  란코가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지만, 이미 모든것이 늦은 후였다.
  후미카는 왠지 방어력이 낮아보이는 옷이라고 생각하며 말의 화살을 계속해서 쏜다.

 「아까부터……계속, 힐끔힐끔……시야 구석에 보여서」

 「……」

 「저기, 그……그 앞은, 란코씨에게는 좀……좋지 않은, 장소가 아닐지」




  문득 눈치챈듯이, 후미카가 손뼉을 탁 쳤다.
  작은 손뼉 소리에 란코의 어깨가 과장스럽게 튀었다.


 「그러고보니……어제는 란코씨의 생일……아니군요, 탄신제, 였죠.」

 「……」

 「평화롭고, 즐거운……작지만, 멋진 파티였어요.」

 「……」

 「선물도……아뇨, 그건 그렇고……18살이, 되셨군요.」

 「……」

 「그렇다면……적어도, 당신의 친구라는 입장으로서……비난할 수는, 없겠군요」

 「……」

 「부디……천천히, 즐겨주세요, 란코씨.」

 「…………아」

 「……아?」



 「아닌걸!! 바보────!!」

 「앗……라, 란코씨……?」






  출구로 쏜살같이 달려가다가, 반응이 늦은 자동문에 콰당 이마를 부딪쳤다.
  부들부들 떨면서 이마를 누르는 란코 앞에서, 유리문이 천천히 열린다.
  후미카가 입을 열 틈도 없이, 그녀는 가을의 도쿄를 향해 달려갔다

 「……」

  손에 들고있던 하드커버를 다든다.
  살색과 분홍색이 많은 책장에, 살짝 곁눈질을 향했다.


 「……저라해도, 다소는……그런 서적도 즐기는데」


  그리고, 계산을 하기 위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안고있는 하드커버 표지에는, 『신역 죄와 벌』이라는 제목이 새겨져 있었다.






  CG프로(잡담) [99+]


  HINA@원고 힘들어. 18:22
  【아니, 그래도 거기는 음식이 늦게 나옴다?】

  가지가아니라카코에요 18:22
  【이번에는 술드시는 분이 반이니까요】

           †††칠흑의 날개†††18:23
          【사진집(위험한 개인수업이던가?) 모레 돌려줘도 돼?】

  HINA@원고힘들어. 18:23
  【한번 더 설문조사 해봄까?】

  HINA@원고힘들어. 18:23
  【이런】

  HINA@원고힘들어. 18:23
  【방송사고났슴다】

  아스카 18:24
  【잠깐】

  아스카 18:24
  【지워 란코】

  가지가아니라카코에요 18:24
  【어머나, 청춘】

  아스카 18:24
  【여기가 아니야】

           †††칠흑의 날개†††18:24
           【아니야】

  HINA@원고힘들어. 18:25
  【란코쨩, 지우는게 좋슴다】

  가지가아니라카코에요 18:25
  【아무도 안보길 기도해둘게요】

  HINA@원고힘들어. 18:25
  【전 아무것도 못봤슴다】

  HINA@원고힘들어. 18:25
  【그리고 저한테도 빌려주심 감사하겠슴다 >아스카쨩】

     †††칠흑의 날개†††18:25
     【죄송해요, 착각했어요】

  카에데 18:25
  【[정기] 오리가 얼면 언덕】

  아스카 18:26
  【알았으니까 히나씨도 지워 줘】

  Анастасия18:26
  【아스카, 란코, 방으로 오세요】

  가지가아니라카코에요 18:32
  【죄송해요】





 「……」

 「란코, 아스카. 앉아 주세요」

 「……」

 「이런 건……이런 건, 란코의 교육에, 좋지 않아요. 알았나요?」

 「…………응」

 「아스카도 대답, 하세요」

 「…………아아」


  그 날 밤.
  불합리한 설교에, 아스카와 란코는 매우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18살/여름】


  털퍼덕.


 「아읏」


  란코는 상당히 오랫만에 흙의 맛을 느꼈다.
  힘없는 신음을 흘리며, 혀를 내민다..
  눈앞의 흑마가 부르릉 코를 울리며, 란코를 지긋이 내려보고 있었다.

 「무, 무슨 짓인가, 칠흑의 전마여」
 (뭐하는거야, 부케~)

  헬멧을 확인하며 일어서는 란코의 등뒤에서, 쓴웃음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눈치챈 란코가 뒤를 돌아보자, 울타리 옆에는 등골이 뻣뻣한 노인이 한 명.

 「……봤어?」

 「네. 이 눈으로, 확실히.」




  예전에 특별기획에서 도전한 이후로, 란코는 가끔씩 승마를 즐겼다.
  그 때 연결된 사제관계도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었다.
  그녀에게 불린 란코는, 부케라고 불린 흑마를 울타리에 묶은 후 다가갔다.

 「공부는 잘 되나요, 란코쨩?」

 「……흠. 허나, 길은 아직 험준하니」
 (응. 그치만 하기 싫어……)

 「그렇군요. 하지만, 집중 못한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죠?」

 「……」

 「말을 사람을 잘 보고있답니다. 잊어버렸나요?」

  아냐와 린이 무사히 돌파한 대학입시.
  올해는 당연히 란코와 아스카의 차례였다.
  아이돌도 일시 휴업하고, 이런 여가 외에는 면학에 힘쓰고 있었다.

 「카에데씨가 말야」

 「카에데?」

 「아, 선배……굉장한 아이돌. 그 사람이, 얼마 후에 그만둔대」




  설립한지 5년.
  이미 10명 미만의 아이돌들이 CG프로덕션에서 떠났다.
  어떤 자는 분한 표정으로, 어떤 자는 미소로, 어쩐 자는 무언가를 깨달은 표정으로.

  그러나, 그 중에서도.
  타카가키 카에데의 은퇴발표는, 사무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카에데씨처럼 되고싶었어. 말할 수 없지만, 목표였는데」

 「네」

 「하지만, 그만둔다는걸 알고, 그래서」

  입을 다문 란코의 옆에서, 부케도 조용히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구자는」
 (K씨는)

 「네」

 「영원의 존재를 믿는가」
 (쭉 계속되는게, 있다고 생각해?)


  매미의 대합창이, 그 기세를 키웠다.





 「네. 하지만 그건,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와는 다르네요」

 「……보편이되 불변은 불가능하다고?」
 (쭉 있지만, 변한다는 거야?)

 「맞아요. 잠시 공부시간을 가질까요」

 「에」

  기쁜듯이 손뼉을 친 K씨에게, 란코가 노골적으로 눈썹을 찌뿌렸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죠. 그럼 사람은 죽어서 뭘 남길까요?」

 「……그러니까……이름, 이던가?」

 「띵동.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그리고 말은, 죽어서 기록을 남긴답니다」

  K씨가 부케의 콧등을 사랑스러운듯이 어루만진다.
  부케가 코를 울리고, 그 커다란 얼굴을 그녀에게 부볐다.


 「기록이란 성장의 증거. 란코쨩, 성장이란건 변한다는 것이란다.」


  란코는 그때서야 울타리에 세워 둔, 하얀 지팡이를 눈치챘다.





 「그 마장……」
 (그 지팡이는)

 「네, 제 거에요. 예쁘죠?」

  K씨가 웃으며 지팡이를 내밀었다
  손잡이에는 정교한 말머리가 장식되있었다.

 「올 겨울에, 왼팔이 부러졌어요」

 「……에?」

 「체력에 한계가 온거죠. 앞으로 말을 타게 될 일은 없을거에요.」


  말도, 맞춰주지 못하겠고요.


  윙크 한 K씨의 앞에서, 란코는 입을 쩍 벌린채 굳어져있었다.
  말을 잇지 못하는 란코에게, 그녀가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저도, 변한답니다. 란코쨩도, 스스로는 깨닫지 못해도, 변했어요」

 「……」

 「만날 때 마다 키가 커지고, 눈이 반짝이고, 굉장히 챠밍해졌어요」




  하늘을 올려본 그녀가 눈부신 듯이 웃었다.
  나른한 표정으로 웃고있었다.

 「저는 말을 탈 수 없게 됐어요. 하지만, 저는 지금도 말을 사랑한답니다.」

 「……K씨」

 「란코는, 아이돌을 즐기고 있나요?」


  칸자키 란코는 수긍했다.


 「즐거워」

 「네, 끝. 이걸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겠네요」

 「……옛 마녀의 교활함이여」
 (……심술쟁이)

 「그럼, 아주아주 상냥한 부케에게 위로받으세요. 자, 기다렸죠?」

 「브훅!」

 「와앗! 알았어알았어, 탄다니까!!」




  부케를 울타리에서 풀고, 익숙한 동작으로 등에 오른다.
  글로브를 다시 끼고, 고삐를 꽉 쥐었다.

 「그래그래. 저쪽에 140cm를 준비해뒀어요」

 「엣」

 「변화를 무서워하지 마세요. 젊음은, 젊은이만의 특권이니까요」

 「……므, 므므으」

  평소보다 조금 높은 장애물을 앞두고 란코가 입가를 구부렸다.
  등 뒤에서는 K씨가 콧노래로 절대특권을 주장하고 있었다.


 「──에잇, 좋다! 칸자키 란코, 참전하겠노라!」
 (……정말! 칸자키 란코, 갑니다!)

 「히이이이잉!」


  그리고, 기세 좋게 달리기 시작했다.





 【18살/가을】


 「사랑 이야기, 하죠」


  오리온이 빛나고 있었다.
  담요를 덮어쓴 채로 선언한 아냐의 말에, 하지메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러니까……LOVE……말인가요?」

 「응」

 「아. 조금 흥미 있을지도」

 「금단의 과실……」
 (사, 사랑이야기……)

  오카자키 야스하가 동조하고, 란코의 뺨에 샛붉은 단풍이 피었다.
  먼 곳을 바라보며, 야스하가 고개를 여러번 주억인다.

 「지금까지 그런 기회가 거의 없다보니……조금 동경이라서」

  어릴 때부터 연예계에 적을 둔 야스하.
  학교 행사에 거의 참가하지 못한 시기도 많았다.
  내심으로 그런 것에 동경을 안고있었던 것이다.




 「사랑이야기, 즐거울거에요.」

  밤의 여자 기숙사, 하지메와 야스하의 방.
  야스하의 홈 플라네타리움을 보러 온 란코와 아냐. 쉬고있는 그리폰.
  실내 천체 관측회는, 그대로 숙박모임으로 진화했다.

 「아담과 이브……낙원의 붉은 과실……」
 (사랑이야기……사랑이야기라……)

 「그런데……저희, 아이돌인데……괜찮을까요?」

 「괜찮아요, 하지메.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 네?」

 「응응. 그럼, 바로 나부터……」

  약간 어둑해진 밤하늘아래.
  수많은 별의 아래에서, 네 명의 소녀가 담요를 덮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본다.
  중앙에서 뒹굴고있는 그리폰의 귀가 때때로 팔딱팔딱 뛰었다.
  눈동자를 반짝이던 야스하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그대로 입을 다문다.

 「……저기, 미안. 어떻게 시작하면 될까?」

 「으음……좋아하는 사람이나……좋아하는 타입부터 말하면 되지 않을까요?」

 「좋아하는 사람……으음~……아직 없어」

 「호오」




  야스하가 미안하다는듯이 웃는다.
  팔꿈치를 세우고, 다리를 팔딱이면서 아냐가 즐거운듯이 말했다.

 「그럼, 야스하는 담당 프로듀서, 좋아해요?」

 「……저기, 아냐쨩. 좋아는 하는데, 나 그런 취향은 없어서」

 「활발하면서 귀여운 사람이였죠. 히나마츠리때는……후후」

 「하지메쨩까지……저기말야, 그런거 아니라니까」

  충분히 다 큰 세명의 소녀가, 마치 어린 아이처럼 꺄르륵 웃었다.
  란코는 조용히 고개를 주억이고 있었다.

 「그럼, 좋아하는 타입인가……그렇네」

 「백마의 황태자인가?」
 (멋있는 사람?)

 「으음, 굳이 말하자면, 내 일을 이해해주는 사람?」

 「아, 예전에 말한……평생직장, 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응. 여기까지 왔으니 그것도 좋을것 같아서」


  훗날 오카자키 야스하는 연예계에서 대폭발하게 되지만, 여기서는 할애하겠다.





 「그럼 아냐쨩은 어때? 타입」

 「저 말인가요……?」

 「아냐씨라면 그야말로 왕자님정도로는……」

 「흠. 아득한 마계에서도 눈의 꽃의 아름다움은 유명하니」
 (파파랑 마마도 예쁘댔어!)

  소녀와 여성의 경계.
  슬라브 뷰티와 야마토 나데시코의 경계
  지금의 아냐는 언밸런스한, 위험한 아름다움의 위를 춤추는 아이돌이었다.

 「파파같은 사람이, 좋네요」

 「아버님?」

 「응. 그러니까……아. 프로듀서, 좋아해요」


  란코의 고동이 정지했다.





  큰일났다.

  야스하와 하지메의 표정이 굳어지고, 조심스럽게 란코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의 뺨은 어둠속에서도 희었고, 입은 공기를 필사적으로 요구하듯이 뻐끔뻐끔 열렸다가 닫히는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파파, 아냐에 대해 뭐든지 알고있어요. 프로듀서, 아이돌에 대해 뭐든지 알고있어요」

 「그, 그렇구나」

 「프로듀서도 파파도, 고양이를 좋아해요. 고양이에게 상냥한 사람, 여자에게도 상냥하니까요」

 「저기, 그게……그렇, 구나」

  아냐의 말에 맞장구 치는 란코의 눈동자가 서서히 물기로 젖어간다.
  그를 계속해서 칭차낳는 아냐의 앞에서, 하지메와 야스하만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 그런데 하지메쨩! 하지메쨩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아! 하지메, 담당 프로듀서, 아주아주 사랑하죠?」

 「엣」

  이번엔 하지메가 굳어질 차례였다.
  이제야 정신을 차린 란코가 고개를 들자, 하지메의 뺨은 어둠속에서도 붉었었다.




 「아니, 저기 저는, 딱히 그런게 아니라」

 「숨기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메와 단 둘일 때의 그 사람, 아주 상냥한 얼굴이었어요.」

 「……호오」

  란코의 눈이 빛을 되찾고, 야스하는 안도의 한숨을 취며 침묵을 지켰다.
  소녀들에게 사랑이야기란 더없는 영양제이다.
  아이바 유미와 린이 나누던 그런 대화를, 야스하는 은밀히 떠올리고 있었다.

 「아, 아니……저, 저는 아이돌이니까」

 「게다가 굉장히 강해보여요. 분명 하지메를, 잘 지켜줄거에요.」

 「……」

 「좋아해?」

 「…………좋아, 해요」

  부스럭.

  하제막 베개에 얼굴을 묻고, 전신을 이불속에 숨긴다.
  완전 방어 태세를 시전한 그녀는, 이불 속에서 작게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코이바나, 즐겁네요?」

 「……응」

 「흠!」




 「……란코쨩은 어때?」

 「크크크……잘 물었도다. 나의 영혼의 반려는 어지간한 그릇으로는 부족하지」
 (……에헤헤. 그치만 나, 조금 눈이 높을지도)

 「란코는, 어떤 사람이 좋아?」

 「흠」

  베개를 가슴에 껴안고 다시한번 곰곰히 생각해본다.
  실크제 양말을 신고있는 다리가 톡톡 상하로 흔들릴때마다, 그리폰의 수염이 살짝 움찔한다.
  이불산에 터널이 하나 뚫리고, 새빨간 귀만이 소극적으로 빼꼼 삐져나왔다.

 「강한 사람?」

 「부정. 싸움의 세상에 살고있다하여, 싸움에 질리는것은 우책이니」
 (으응. 강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럼……멋진 사람일까?」

 「부정. 지나치게 아름다움을 요구하는 생은, 머지않아 아름다움의 웅덩이에 빠지겠지」
 (으응, 멋지지 않아도 괜찮아)


  이번에는 란코의 뺨에, 선명한 단풍잎이 흩날린다.





 「눈동자를 지닌 자이며, 심연의 이해자」
 (내 마음을, 이해해주고)

 「……」

 「함께 미주를 마시며, 원탁에 화려한 색채를 피울 수 있는 자여야 하거늘」
 (함께 기뻐하고……함께 웃어 주는 사람이면, 좋겠어)

 「……」

  이불의 산이 무너지고, 머리가 조금 헝클어진 하지메가 얼굴을 내밀었다.
  수줍은 웃음을 흘리는 란코.
  그 어깨를 아냐가 껴안고, 엄숙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란코는, 제가 받겠어요」

 「뭣!?」

 「그럼, 다음은 나?」

 「뭐뭐뭣!?」

 「그럼……저는, 그 다음으로」

 「뭐뭐뭐뭐뭐뭣……!?」

 「……냥?」


  갑자기 시작된 란코 쟁탈전.
  그 중심에서 란코는 밀리고 당겨지며 가냘프게 울먹였다.



(5)에서 계속


-보충설명-

1. 18살/여름
칸자키 란코 「백마 탄 공주님」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trans&wr_id=124933&sca=&sfl=wr_subject&stx=%EB%B0%B1%EB%A7%88+%ED%83%84+%EA%B3%B5%EC%A3%BC%EB%8B%98&sop=and
란코와 승마, K씨에 대한 이야기는 위의 SS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K씨는 란코와 아냐에게 승마를 가르쳐준 사람이며, 부케는 란코가 탔었던 성질머리 좀 더러운 말입니다.

2. 18살/가을
오카자키 야스하 「당신을 위한 히나마츠리」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trans&wr_id=123827
야스하와 P의 이야기는 위의 SS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야스하P는 여자입니다. 그래서 야스하가 그런 취향(백합)이 아니라고 말한겁니다.

후지와라 하지메 「견우성에 소원을」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trans&wr_id=58065&sca=&sfl=wr_subject&stx=%EA%B2%AC%EC%9A%B0%EC%84%B1%EC%97%90+%EC%86%8C%EC%9B%90%EC%9D%84&sop=and
하지메와 P의 이야기는 위의 SS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쪽은 달달해 죽습니다.


다음화부터 분위기가 조금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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