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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학원, 제 2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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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2, 2017 19:57에 작성됨.

https://www.fanfiction.net/s/9471789/24/Namuko-Academy - 원본이에요

 

 

등 뒤에서 풀이 밟히는 소리가 들렸지만, 치하야는 그저 자기 상대를 향해 이죽거리기만 했다. 마코토가 지금쯤 일을 끝마치고, 학원을 끝장내고 돌아오고 있을 것이었다. 그들이 이겼다. 당연히 이겨야만 했다. 치하야절대 지지 않았다. 마코토에게도, 대마법사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몇 명이나 처리했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마녀가 물었다. 어쨌든 치하야를 주시해야 했으니까.

"이름만 알려 주지." 마코토가 그녀 뒤에서 말했다. "태양의 마법사 호시이 미키. 선대 바람의 마법사 오토나시 코토리. 경비를 서고 있던 아마가세 토우마, 미타라이 쇼타, 이쥬인 호쿠토. 마법사들의 생활인가 뭔가를 연구한다고 마을에서 찾아온 학자 몇 명. 다 합치면... 8-9명 정도 돼. 불타 죽거나 건물에 깔려 죽은 사람들 빼고."

"빛의 마법사는?"

"여기 데리고 있지?"
"포로인가?"
"아니."

 

치하야는 눈을 깜박이고 마코토를 돌아보았다. 마코토는 씨익 웃고 허리에 손을 얹었다.
"그럼 왜 데려온 건데?" 치하야가 짜증을 내며 물었다.
"정신적 원조랄까?"
"무슨-"

 

대마녀가 뭔가 말하려던 순간, 갑자기 땅에서 얼음 손이 솟아올라 그녀를 765학원의 잔해로 집어던졌다. 치하야는 놀라 비명을 질렀다. 마코토는 하늘로 뛰어오르더니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고 땅으로 쾅 내려앉았다. 마안을 빛내며 치하야를 바라보자, 불꽃의 마녀는 곧 커다란 얼음 덩어리에 둘러싸였다. 얼음이 서서히 다가오며 그녀를 옥죄고 있었다. 그렇게 끝날 줄 알았지만, 다음 순간 불꽃이 거칠게 폭발하며 치하야를 감싸던 얼음이 터져나갔다. 치하야가 자세를 고쳐 잡았다. 눈이 분노로 가득 차서 빨갛게 빛나고 있었다.

 

"무슨 짓이야?!" 그녀가 내뱉었다.
"이제 장난은 끝이야!" 마코토가 답했다. "너와 너의 독재는 이제 질렸어. 대마녀, 끝을 내자."
치하야가 그녀를 비웃었다. "그거 참 좋은 생각이네."

 

두 라이벌은 마안을 빛내며 몇 번씩이나 격돌했다. 치하야의 공격은 대부분 얼음에 둘러싸인 채 그녀에게 도로 반사되고 있었다. 야요이는 치하야에게 뛰어가 품에 안겨들었고, 치하야는 그녀를 꼭 안아 주며 싸움을 멀리서 지켜보았다. 카라스는 끼어들어야 할지 재미있게 구경할지를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지켜보고만 있었다.

 

앞뒤로 마법이 오고 갔고 두 마녀의 입에서도 거친 말들이 튀어나왔다. 치하야에게 꼭 안긴 채로, 야요이는 마코토가 밀릴 때면 마코토를 응원하고 있었다. 싸움의 향방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다 마코토가 야요이에게로 날아와 곁에 무릎을 꿇었다.

 

"봐 주지 않을 거야." 그녀가 중얼거렸다. "대마법사. 치하야가 죽인 사람들이 받은 고통을 되돌려 주는 게 좋지 않겠어?"
치하야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지?"
"산 채로 불태우겠어." 마코토가 치하야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직도 눈이 무섭게 빛나고 있었다. "당신 동생과, 아마미,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
"어떻게-"
마코토는 뒷말을 듣지도 않고 치하야에게 몸을 날려 바닥에 밀어붙였다. 치하야가 으르렁댔다.
"넌 날 못 이겨."
"그럴 필요 없어." 마코토가 중얼거렸다. "너도 네 힘을 못 이길 테니까."
"무슨 짓을..." 치하야의 눈이 갑자기 커졌고, 마안의 빛이 꺼졌다. 마코토는 마안은 더욱 밝게 빛내며 치하야를 놓고 일어서서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소환해 치하야를 둘러쌌다.

 

치하야는 꼼짝하지 않았지만 눈은 두려움에 동그래져 있었다. 마코토는 몇 번 심호흡을 했다. 숨을 내쉴 때마다 차가운 김을 내뿜었다. 세 명의 마법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하야는 천천히 얼음을 향해 불길을 뿜어냈다. 하지만 보통 얼음과는 다르게, 마코토의 얼음은 그 불꽃을 얼음 안에 가두었다. 치하야는 움직이거나 불꽃을 도로 흡수하지 않았다. 불꽃 속에 같혀서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를 뿐이었다. 화염이 얼음 안쪽에서 혓바닥을 날름대며 그녀의 살갗을 태우고 있었다. 마코토는 조용히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한 손을 그녀가 만들어낸 고문실을 향해 든 채, 치하야가 잿더미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치하야가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을 칠 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흘린 눈물마저도 거센 불길에 곧 사라졌다. 치하야가 천천히 타 버리는 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목숨이 경각에 달했을 때에야 카라스가 소리쳤다. "그 정도면 됐어!"

 

"아니... 아니, 아냐!" 마코토도 소리쳤다. 이제는 양손을 치하야를 향해 들고 있었다. "완전히 사라져 버릴 때까진 못 끝내!"
"당장 마법을 풀어!" 카라스가 외쳤다.
"헛소리 마-"
"마지막 인사라도 하게 해 줘!"

그 말이 마코토의 마음을 움직였다. 마코토는 치하야를 둘러싼 얼음을 없애고 정신 제어를 풀었다. 치하야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에 떨어졌다. 카라스가 그녀 곁으로 서둘러 다가갔다.

 

"...카-카라스..."
"여기 있습니다."
"...아...아파." 치하야의 눈에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불꽃이 이렇게 아픈 건지... 왜 안 말해 줬어?"
"그럴 필요는 없을 줄 알았지요." 카라스가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더 일찍 막아섰어야지..." 치하야가 흐느꼈다. "어디...어-어디 있어?"
"바로 곁에요." 카라스가 그녀를 달랬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제가 실패했습니다."
"너뿐만이 아니군." 치하야가 살짝 웃었다. "...날 죽여 줘."
카라스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지막 명령입니까?"

 

"마지막... 부탁이야." 치하야가 말했다. 카라스는 그녀를 애석한 듯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치하야의 손을 입술에 가져가 살짝 입을 맞추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의 뜻대로..."

 

카라스는 죠셉을 죽였던 칼을 꺼내고는 치하야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치하야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눈을 감더니 단말마의 비명을 내질렀다. 카라스도 숨을 들이키고는 칼을 치하야의 목 깊숙이 찔러넣고 대마녀의 목을 찢었다. 치하야의 비명은 이내 막혀 버렸고, 그녀는 카라스에게 입모양으로 뭔가 말하더니 살짝 웃었다. 곧 생명이 빠져나가고 그 웃음도 사라졌다. 마코토는 고개를 돌렸다. 치하야와 야요이는 치하야가 죽은 것을 기뻐해야 할지, 아니면 가만히 있어야 할지를 몰라서 침묵하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 보게 된 그녀의 약한 모습 때문이었다.

 

카라스가 조용히 일어섰다. "마지막 말, '사랑해'였어. 궁금해할까 해서." 그가 조용히 말했다. "시간만 있었으면 나도 해 줬을 말인데."
"결국, 당신이 그녀를 죽인 거에요." 야요이가 지적했다.
"고통받고 있었잖아." 카라스가 하늘 위 구름을 올려다보았다. "이 편이 나아."

 

갑자가 땅속에서 얼음 기둥이 솟아나와 카라스의 턱 바로 밑에서 멈췄다. 마코토가 며칠 전 추모식에서 이오리를 죽이려고 했을 때처럼.
"네가 같이 죽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 마코토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이마에서는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카라스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평소의 그녀였다면 그런 공격에 손을 쓸 필요도 없었다.
카라스가 껄껄 웃었다. "맞아. 그 편이 제일 좋겠네."
마코토는 기둥을 치켜올리기 시작했지만, 그의 눈에 비친 슬픔과 고통을 보고는 이내 멈추었다. 카라스는 그녀를 힐끔 보고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마코토는 잠시 그를 노려보더니 얼음 기둥을 거두었다.
"그냥 내 눈앞에서 치워 버려." 그녀가 화나서 중얼거렸다. 치하야가 일어났다. 힘을 일부분 잃어버려 잠시 비틀거렸지만, 이내 카라스의 손목에 얼음 수갑을 채우고는 어딘가로 끌고 갔다.

 

야요이가 마코토를 향해 다가갔다.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야요이가 애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마코토가 소리내어 웃었다. "고마워, 꼬마."
"어떻게 하신 거에요?"
"얼음에 가뒀어. 영혼의 불꽃을 얼음으로 뒤덮어서 힘을 억지로 쓰게 조종했지. 도로 흡수하지 못하게 말이야. 자기 힘에 불타 버린 거야."
"마코토 씨, 정말 대단해요!"

마코토가 야요이를 바라보았다.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마코토는 야요이를 향해 살짝 웃더니, 갑자기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야요이는 놀라 숨을 들이켰다.

 

"마-마코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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