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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자키 란코 「정말 좋아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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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2, 2017 00:42에 작성됨.


칸자키 란코 「정말 좋아해!!」(3)


 【16살/늦가을】


 「파티〜 크랩〜……♪」

 「냐?」


  홋카이도에서 가져왔다는 파티모자를 쓰고, 콧노래를 부르며 작업중인 아냐.
  그리폰이 그 손을 신기한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우여곡절을 거쳐 란코는 새끼고양이를 키우게 됐다.
  추정 연령 1세 미만의 러시안 블루, 그리폰.
  지금 그는 아냐와 함께, 란코의 가족이라고 보아도 과언은 아니다.


 「제벨시니! 다 만들었어요, 그리폰」

 「냥」

  하드보드지와 고무줄로 만든, 아냐 특제의 고양이용 파티 모자.
  작은 머리에는 다소 큰 그것이 올라가고, 그리폰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머, 멋지네요〜. 이름표도 가져올까요?♪」

  나베의 상태를 확인하며 타카후지 카코가 웃는다.




  아냐도 기대만반인 오늘의 저녁은 게 나베 파티.
  뒤늦게나마 그리폰의 웰컴파티도 겸하고 있는것이다.
  특별 게스트로서 그리폰의 은인인 카코도 초대됐다.

  PV에, 고양이에, 이번 가을은 정말 여러 일이 있었던것이다.


 「마왕의 귀환!」
 (다녀왔어~)

 「어서오세요~ 실례할게요, 란코쨩♪」

 「크크크……보라! 하인의 공물을!」
 (프로듀서한테 받아왔어요)

  봉투에 가득 든 캔쥬스와 과자와 함게 란코가 귀가했다.
  게파티~게파티~ 흥얼거리며 세면실로 향한다.

 「그럼 란코쨩도 돌아왔고. 그리폰군도 아냐쨩도 기다리고 있으니」

 「냐」

 「두근두근……」

 「나베에, 재료들을……투입~♪」

 「우라-!」

  하얀 국물에 속재료가 투입된다.
  잘 안익는것부터 순서대로, 올스타가 집결했다.
  집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떤 카에데게 재채기를 했다.




 「오오……무수한 산제물들이 광기에 춤추고있구나……!」
 (와아! 다 먹을 수 있으려나~)

 「그리고그리고~ 마무리는~……오늘의 주역, 게랍니다♪」

 「크랩!」

  퐁당!

  게가 춤추고, 아냐가 폭죽을 터뜨렸다.
  그녀는 오랜만의 홈 파티를 전력으로 즐기고 있었다.
  집에서 어육 치즈를 우물거리던 카에데가 재채기를 했다.

 「그런 이유로 다 익을 때까지 그리폰군과 놀죠」

 「냥?」

 「후후……진정하라 마수여. 연회는 지금부터 시작이니」
 (밥은 조금만 있다가 먹자)

  란코가 그리폰을 무릎에 올려 껴안는다.
  복실복실한 등을 쓰다듬자, 그는 만족스럽게 골골거리기 시작했다.




 「실은말이죠~ 지금 어떤 기획을 하고있거든요」

 「호오?」

 「기획?」

 「부적 대작전이에요」

  카코가 품에서 부적을 꺼낸다.
  표면에는 정밀한 자수로 『여러가지 기원』이라 쓰여있었다.

 「저는 라이브로 부적을 던지잖아요」

 「흠. 광란의 의식이군」
 (인기 많죠, 그거)

 「양이 많다보니 준비하기가 힘들어요, 이 부적. 그래서 대신할게 없을가해서~」

 「대신, 이요?」

 「즉, 대기화면이에요」

  카코가 휴대폰을 꺼냈다.
  휴대폰 대기화면에는 후지산을 배경으로 매와 가지가 흩날리고 있다.
(*매(타카), 후지산(후지), 가지(카코)는 일본의 길조의 상징이면서, 카코의 이름의 유래이기도 함.)



 「저를 찍은 대기화면을 보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호호오」

 「여기서 그리폰군이에요」

 「……냐?」

  시끄럽게 끓어오르기 시작한 나베를 구경하던 그리폰.
  살그머니 앞다리를 뻗어 도망가려하는 그리폰을 잡은 카코가, 자신의 무릎 위에 투옥시켰다.

 「마네키네코가 되어줬으면 해서♪」

 「마네키네코……치히로가 모으고 있는 그 코들, 입니까?」

(*마네키네코 : 한 손을 들고있는 일본 고양이 인형. 행운과 돈을 불러온다고 해서 가게같은곳에 많음)

 「다—♪」

 「냥」

  오른손을 잡아 마네키네코 포즈를 흉내내게 한다.
  그리폰을 지긋이 응시하던 아냐도 마네키네코 포즈를 따라했다.
  란코도 따라했다가,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렇다면, 거짓된 그림의 의식을 지금부터 거행하리」
 (그럼, 사진 찍을까요?)

 「아, 잠시만요. 좋은게 있거든요~」

  카코가 핸드백을 뒤진다.
  이것도 아냐, 저것도 아냐, 그렇게 옆자리에 펼쳐진 신기한 물건들.
  두 명과 한마리는 그것들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 찾았다. 짠~」

  그리고 꺼낸 것은 누런 금속조각 하나.
  500엔 동전보다 2배정도 크고, 약간 희끄스레했다.

 「아! 금화네요?」

 「정답~♪ 마네키네코라면 이거네요. 자, 그리폰군」

  카코가 그리폰에게 금화를 준다.
  의아한듯한 표정으로 한동안 햝더니, 이윽고 마음에 들었는지 깨물기 시작했다.

 「진수여. 그것은 감미로운 거짓의 재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물건이로니」
 (그리폰, 그거 동전초콜릿 아니야~)

 「란코. 참고로 고양이는 초콜릿 먹으면 안돼요」

 「엣, 그래?」

 「아하하, 자자, 란코쨩. 사진 부탁할게요」

 「알았도다!」
 (네~)



  란코가 휴대폰 카메라를 기동한다.
  금화를 안고있는 그리폰을 안은 카코는, 확실히 행운을 불러올것 같았다.
  카코의 팔 안에서 자유롭게 뒹구는 그리폰.
  그 패턴만큼 셔터를 누른다.

 「약속의 여신이여. 최후의 심판을」
 (카코씨, 이걸로 됐나요?)

 「응, 완벽해요! 두 분 다 감사해요. 그리폰군도.」

 「그리폰. 슬슬, 떽, 이에요」

 「냥」

  신기한 장난감을 뺏기기 싫은지, 그리폰이 금화를 문 채 도망친다.
  그리폰과 아냐의 숨바꼭질은 본 카코가 온화하게 웃었다.

 「마수의 눈에 들은 모양이군. 나의 손으로 수여해야 하는가」
 (아하하, 마음에 들었나보네~ 저 장난감 어디서 파나요?)

 「아, 저거 게이쵸 금화니까 어디서 못살거에요~」
(*게이쵸 금화慶長小判 : 17세기 에도시대 때 발행된 금화. 진품은 하나에 170만엔 이상에 거래된다고 함.)


 「……케이쵸?」

 「어렸을 때 고구마 캐다가 나온거에요.」

 「……므?」

 「박물관에 기증하려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네요」





  부글부글 탁탁 부글부글 탁탁

  한동안 방에는 나베가 연주하는 하모니만이 울러펴졌다.
  이윽고 간신히 사태파악이 된 란코가 손뼉을 친다.



 「아티팩트인가?」
 (……진짜 금화?)

 「맞아요~」






 「그리폰!!! 떽!! 떽, 이에요!!」

 「냣!?」

  당황하며 그리폰을 거칠게 잡는 아냐. 한편 란코는 멍하니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굉장히 즐거운 표정으로 웃는 카코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카코에 금화」
 (……고양이(네코)에 금화)

 「란코, 뭐라고 말했나요?」

 「으응, 아무것도」


  카코가 뚜껑을 열자, 정말 맛있어보이는 나베가 모습을 드러냈다.





 【16살/겨울】


  눈을 뜨니 어째선지 방이 밝았다.
  아니, 어쩌면 반대일지도 모른다

  혹시 지각한게 아닐까 싶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시계 바늘은 7시를 가리키기 직전이었다.
  천천히 안도의 한숨을 흘리고, 그러고보면 지금은 수험휴교 였다는걸 떠올렸다.

 「후아……」

  기재기를 피고 커텐을 보니, 묘하게 밝다는 느낌이 들었다.
  2층 침대의 사다리를 내려가, 진홍색 빌로드를 단숨에 열었다.

 「…………와아」

  김이 서린 창문으로는 밖의 경치가 잘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얗게 물든 세계에, 란코는 창문을 벌컥 열어버렸다.


 「백악의 기병대!」
 (눈이다──!)





  물론, 란코는 눈을 처음본게 아니다.
  일본의 남단에 가까운 구마모토라해도 눈은 온다.
  하지만 아소 근처라면 또 모를까, 주택지에서 이정도의 눈이 쌓이는건 드물다.
  여자 기숙사 앞에 설치딘 작은 정원에는, 밤새 내린 눈이 쌓여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란코는 눈을 좋아했다. 왠지 두근거리기 때문이다.


 「공주여! 동포의 마중이……어라?」

  침대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어디있나 찾아보니, 의외에 장소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얼마전에 산 4인용 코타츠.
  그 초록색 이불 구석에, 아름다운 은발만이 보였다.

 「공주?」
 (아냐쨩?)

 「……추워요. 닫아주세요.」

 「백악의 기사단이」
 (있지, 눈이)

 「알아요……처워요……」

 「냐」

  잘 보니 그리폰도 아냐가 가슴에 껴안고 있었다.
  아냐는 겨울의 마수에서 전력으로 몸을 지키고 있었다.




  아냐에게 눈은 레져같은것이 아니다.
  비, 번개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기상현상 중 하나에 불과했다.

  러시아 연방에서 살 때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본에서 살 때는 삿포로시.
  양쪽 다 눈이 많이오는 지역이고, 아냐는 인생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살아왔다.
  확실히 다른 사람보다 추위에 강하긴 하다. 하지만, 그것과 '추위를 좋아한다'는 이콜이 아니다.

 「스뉴크……눈, 예뻐여……코타츠……따뜻해요……그걸로 충분해요」

 「에─」

  홋카이도 사람이 도쿄에 오면 가장 먼저 놀라는게 집안의 추위이다.
  금방 추워진다. 기본적으로 춥다.
  항상 난방을 켜놓는 홋카이도와는 근본적으로 사고방식이 다르다.

 「코타츠……하라쇼……」

 「냥」

 「크……나의 군세가 열세가 될줄이야!」
 (내, 내가 소수파……)

  사실, 홋카이도의 코타츠 보급율은 오키나와와 함께 일본 최하위이다.
  그녀의 고향집에도 코타츠는 없다.
  얼마전, 친구의 집에서 조우한 한 건을 떠올린 그 날, 아냐는 구입을 마음먹었다.

  코타츠 중독이 되도 상관없다.
  아냐는 이번주 내내 쭉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새벽을 양식삼아, 피도 얼어붙는 전장에 서겠다」
 (아침먹고 놀자~)

 「저는 됐어요……란코, 즐기고 오세요……」

 「므으……그리폰도~」

 「냐~」

  아냐와 그리폰이 연인처럼 포옹을 주고받는다.
  란코는 어떡해야할지 한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최종수단을 꺼냈다.


 「…………안돼?」


  조금 슬픈듯한 목소리로, 살짝 눈물을 글썽이며, 부탁.
  부모님도, 프로듀서도, 아냐도.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란코의 필살기이다.

 「……녜트. 갑자기 조금 놀고싶어졌네요」

 「만세─!」

 「냐?」

 「갑시다, 그리폰」

 「……냐」




 「오오……! 폴리아후의 장난인가」
 (굉장해……은빛 세계다!)

  아침을 먹고 정원에 나오니, 이미 기운찬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었다.
  모치즈키 히지리와 사죠 유키미가 힘을 모아 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오토쿠라 유우키가 전신이 복실복실한 모습으로 새로 내린 눈을 밟고있다.
  류자키 카오루가 날린 눈송이가, 타치바나 아리스의 안면을 급습한다.

 「흠. 어떻게 희롱할지」
 (뭐 만들까?)

 「눈이 이렇게 많으니 뭐든 만들 수 있겠네요」

 「그럼, 눈집!」

 「다- 눈집은 자신 있어요」

 「으음, 크기는 이정도일까?」

  아이들이 놀고있는 중심부에서 떨어진 장소에 둥굴게 원을 그린다.
  그 원을 따라 눈벽을 만드는 란코를 보고 아냐가 쿡쿡 웃는다.
  그리폰은 아냐의 후드 안에서 자고있었다.

 「란코. 그렇게하면 무너져요」

 「진실인가?」
 (그래?)

 「옛날에 저도 그러다가 눈에 파묻혔거든요」

  완전히 눈사람이 된 아냐를 상상한 란코가 웃었다..




 「우선, 이렇게……산을 만들어요」

 「흠」

 「그리고 물을 조금 뿌리고……시간을 두고 굳혀요.」

  란코가 하나를 하는 동안, 아냐는 둘을 끝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손이 잡고 있는건 튼튼해보이는 삽.
  아냐의 개인물품인, 자물쇠로 잠긴 커다란 나무상자에서 꺼내 온 것이다.
  그녀는 신비적인 소녀였다.

 「이렇게 푸면 편해요」

 「호호오……」

  아냐가 익숙한 동작으로 눈을 퍼서, 서서히 눈산의 크기를 키운다.
  란코는 그 산을 삽으로 탁탁 때려서 굳히고, 물뿌리개로 물을 뿌렸다.

 「아냐쨩, 잘한다~」

 「후후. 옛날에 파파에게 배웠어요」

 「피로 연결된 아름다운 기술과 정이군」
 (아빠한테 전수받았구나)

 「하지만 파파는 일본사람에게 배웠다고 했어요」

  그런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에, 산은 란코의 키만큼 커져있었다.
  마지막으로 호스로 물을 뿌리고, 다 굳을 때까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쉰다.
  아직도 내리는 눈이 후드 속에서 자고있는 그리폰에게 춤추듯이 내려와, 바로 녹았다.




 「꽂혀진 생명의 파편의 의미는?」
 (나무가지는 왜 꽂은거야?)

 「토슈나……벽의 두께를 재기 위해서에요」

  란코가 탁탁, 아냐가 푹푹, 산을 파낸다.
  가지 끝이 보인 시점에서 멈추고, 다른 부분을 파낸다.


 「──즈베르시니에. 완성, 이에요」

 「견뢰한 빙화의 뇌옥!」
 (멋진 눈집이다─!)


  란코의 말 대로 그것은 눈집이었다.
  초등학생이라면 한명쯤은 그 위에 올라타도 버틸것이다.
  눈집 안에 두꺼운 천을 깔고, 둘이서 길고 길게 한숨을 쉬었다.

 「……생각보다 따뜻하네」

 「다- 눈을 보면서 밥도 먹을 수 있어요.」

 「감미의 낙원을 권하지」
 (초콜렛 먹을래?)

 「잘 먹겠습니다」




  설경은 물론이고, 눈집 안은 한층 더 조용했다..
  뚜둑, 뚜둑.
  그녀들의 작은 입이 초콜렛을 분쇄하는 기분 좋은 소리가 울린다.

 「눈, 예쁘다」

 「예뻐요. 별도 좋지만, 눈도……온화해서」

 「그렇지」

 「……」

 「……」

 「……란코」

 「왜, 아냐쨩?」



 「코타츠, 가져오면 안될까요>」

 「안됩니다」

 「냐……」


  후드 속에서 그리폰이 유감스럽게 울었다.





 【17세/봄】


 「이번에도 좋았슴다! 잔잔한 곡도 좋네요!」

 「감사합니다. 자기 전에 들으면 숙면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저번 라이브, 고생하셨습니다. 미후네씨와의 듀엣도 훌륭했습니다.」

 「어머, 미유씨한테도 전해줘야지」

 「천상의 음률!」
 (굉장했어요!)

 「나에게는 지나친 말의 잎새이니♪」
 (부끄럽네요)

 「수영복 그라비아, 최고였어」

 「글래스의 비어도 최고네요──」


  CD에 사인과 악수를 받고, 란코는 그 자리에서 살짝 떨어진다.
  항례의 신반 릴리즈 교환회.
  카에데가 새로이 CD를 낼 때마다, 란코는 오늘처럼 빠뜨리지않고 만나러 온다.

  사무소에서 얼굴을 맞대는것가는 의미가 다소 다르다.





 「──영차」

  란코는 밖에서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실내에서 듣기엔, 왠지 조금 아까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자 기숙사 정원에 심어진 한 그루의 벚꽃나무.
  벌레가 없는지 확인한 후, 란코는 그 그늘에 털썩 앉았다.
  주머니에서 작은 iPod을 꺼내고, 장미장식이 그려진 이어폰을 찔러넣었다.

 「……♪」

  어제 막 입수한 새 음반. 이번 테마는 물결이었다.
  바다는 물론이고, 하늘, 혹은 마음.
  다양한 색의 물결을, 카에데가 온화하게 노래한다..

 「……」

  좋은 날씨였다.
  눈을 감은 란코의 뺨에 나뭇잎 사이로 새어비치는 햇빛이 찌르고, 벚꽃잎이 흩날린다.
  봄바람이 불자, 시야 전부에 연분홍색 물결처럼 벚꽃이 흩날렸다.


  란코는 타카가키 카에데의 팬이었다.





  평소의 그녀는 술을 마시거나 실없는 말장난이나 하는 유쾌한 아가씨이다.
  하지만, 한 번 마이크를 잡으면 그 순간 일변.
  우는 아이도 노래하게 만드는 신비의 가희로, 마법처럼 변신하는 것이다.

 「흔들려라〜 부서져라〜……♪」

  세번째의 리피트에 맞춰 흥얼거린다.
  한 파트가 끝나는 무렵, 문득 눈을 뜨자 바로 앞에 카에데의 모습이 보였다..
  굉장히 놀란 란코에게, 카에데는 계속을 재촉하듯이 미소지었다.

 「물결이여〜, 바람이여〜 부디 조금 더──」


  3분 반의 멜로디가 끝나고, 이어폰을 벗는다.
  짝짝 작은 박수가 날아오자, 란코는 부끄러운듯이 작게 웃었다.

 「잘 부르네요」

 「……세기말 가희에게는 못당하지」
 (……카에데씨가 훨씬 더 잘불러요)

 「그런가요?」

  놀리는듯한 카에데의 반응에 란코의 뺨이 뾰로통해진다.
  카에데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 뺨을 콕콕 찌르자, 바로 원상복귀 되었다.




 「……하여?」
 (무슨 일 인가요?)

 「미유씨가 히지리쨩을 만나러 온다길래, 저도 따라왔어요」

 「흠」

 「그런데 오는 중에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서. 세이렌이 있나했어요」

 「여자 기숙사에는 없어~」

  봄의 양기에 영향을 받은듯, 느긋한 대화.
  한참 떨어진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유롭게 대화를 즐겼다.
  바람이 불 때마다, 정원의 꽃들도 온화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세기말 가희」
 (카에데씨)

 「네?」

 「그대의 눈동자에, 이 세계는 무엇이 비추고있지?」
 (아이돌을 하면서……카에데씨는, 어땠어요?)

  잠시동안 정적이 내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고, 그리고 카에데가 하늘을 올려본다.
  다시 입을 열기까지, 3장의 꽃잎이 흩날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잘, 전해지지 않네요」




  나무에 기대고 있던 등을, 아예 펼쳐서 잔디 위에 벌렁 누웠다.
  바로 옆에 있던, 말랑말랑한 볼을 다시 쿡쿡 찌른다.
  뿌우하고 부풀더니, 곧 줄어들었다.

 「노래를 부르는건, 좋아했어요. 하지만, 전에는 아이돌같은건 생각도 못했어서」

 「……」

 「모든것이 변한것 같으면서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것 같네요」

 「……어려워」

 「네, 아주. 그러니까」

  손가락 하나를, 높이 세운다.


 「──어른이 된 후의 즐거움이란 걸로, 하나.」


 「……호오. 나를 동자로 경시할 심산인가」
 (아이가 아닌 걸)

 「그럼 오늘 밤 같이 술한잔 할까요?」

 「아이입니다」


  카에데가 참가하는 연회는, 지옥으로 유명하다.
  란코도 지옥에서의 생환자 중 한명이었다.





 「하지만, 그렇네요. 란코쨩이라면──」

 「──카에데씨~」

  여자 기숙사 현관에서 미후네 미유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양쪽에 돗자리를 안고있는 유키미와, 바구니를 든 히지리도 있었다.

 「기다리셨죠……」

 「아뇨, 란코쨩을 콕콕 찌르고있으니 금방이었어요」

 「찌르지 말아줘」

 「그건 그렇고. 그 짐, 혹시?」

  란코가 카에데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너무 가녀려서 란코는 카에데의 건강이 조금 걱정되었다.
  소문에 따르면 몸의 반은 술이라던데, 과연.
  남은 반은 말장난일까, 란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히지리가 바구니를 열었다.

 「도시락……만들고 있었어요……기다리게해서, 죄송해요」

 「꽃놀이……기대되……」

 「역시. 여기서 하나요?」

 「아뇨, 인근 공원에서……예쁘게 피어있어요.」




  샌드위치나 계란부침이 들은 런치박스를 본 란코의 배가 꼬르륵 울었다.
  네 명──페로도 포함해서 네 명과 한 마리──의 시선이, 누워있는 란코에게 향한다.


 「흠흠. 『충격. 란코쨩은 꽃보다 경단파』……전송」

 「S, SNS에 쓰지 말아줘!」

 「많이 있어……란코도……안심」

 「탐욕의 왕이 아니니!」
 (나, 나 먹보 아니야!)

 「술도」

 「없습니다」

 「그런가요」

 「……아스카쨩도 불러도 돼?」

 「좋네요……모두, 활기차게……」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지고, 백 오십명이 모이면 치정싸움이 일어나지만.
  아이돌들이 모이면, 그곳은 언제나 떠들썩한 라이브 회장이 된다.





 「엣취」

 「와아……」

 「예뻐……」

 「봄이네요」

 「……♪」

 「냐」


  봄바람이 불고, 벚꽃이 춤추듯 나부낀다.


  칸자키 란코, 아이돌 4년째의 봄이었다.





 【17살/여름】


 「이정도려나. 질문 있어?」

 「……샴프같은거, 필요한가요?」

 「아니, 호텔에 있으니까 안가져가도 돼」

 「포뇨」

 「란코는?」

 「우문이군」
 (괜찮아요)

 「좋아, 수고많았어. 다음주부터 또 힘내자」


  회의를 끝내고 스케줄장을 닫는다.
  그는 즐거운듯이 주말 예정에대해 이야기하는 란코와 아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프로듀서? 무슨 일, 있나요?」

 「아아, 아니……둘 다 착하구나, 해서」

 「므?」

 「반항기도 안오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반항기.

  인간의 성장과정에서 개인차가 있어도 중학생 전후로 맞이하는 사례가 많다.
  자아의 확립에 의한 사회에 대한 인식의 어긋남, 외압으로부터의 방위반응.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오는 것이고, 갓난아이 시대에 이어서 부모님을 힘겹게 많드는 시기이다.

 「반기를 들고 일어난 나날들……」
 (반항기……)

 「부모나 선생님의 말이 짜증난다거나」

 「선생님, 여러가지를 가르쳐줘요?」

 「나의 혈족도, 마계에서는 위험한 자비를 지니고 있으니」
 (파파도 마마도 상냥한데?)

 「그럼……부모님 말고, 내 잔소리같은건?」

 「송곳니 속에 숨겨진 하인의 각오, 간파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나?」
 (그치만 프로듀서, 우리들을 제일로 생각해주잖아?)

 「랏셀디아……프로듀서, 화 거의 안내죠?」

 「…………뭐, 그렇긴한데」

  작년, 아냐가 아무말 없이 고양이를 찾으로 뛰쳐나갔을 때는 혼냈었다.

  화를 낸 경험은 그것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녀들은 둘 다 성실하게 레슨을 받고, 팬들에게도 진지한 자세를 잊지 않는다.
  지도할때야 있지만, 혼 낼 기회는 거의 없었다.




 「응, 뭐 확실히, 없으면 없는대로 좋을지도 모르지, 응」

 「프로듀서, 많이 콩트라타카……반항했나요?」

 「했어했어. 진짜 많이」

 「어떤 식으로?」

 「……자. 슬슬 갈까. 보내줄게」

 「저기,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동차 옆자석에서 아냐가, 뒷자석에서 란코가 계속 몸을 흔들며 재촉했다..
  여자 기숙사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상당히 어질어질해한 그를 보고, 그녀들은 조금 반성했다.






 「반항기라─」

 「냐」

 「그리폰, 손」

 「냥」

 「한 그릇 더」

 「냐아」

 「반항기」

 「……냥?」


  아무것도 모른 채 란코의 가슴에 뛰어들은 그리폰을 안고 드러눕는다.
  테이블 맞은편에서 함께 방학숙제를 하던 아냐의 펜이 멈췄다.
  한 번 중얼거리며 노트에 글을 쓴다.
  「방항기」라고 쓰여져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판도라의 상자를 들고 사라졌군」
 (결국 안 말해줬지)

 「방항기……다들 경험하는 것, 일까요?」

 「으음……」

  란코가 그리폰의 코를 누르자, 크리폰이 란코의 얼굴에 펀치를 날렸다.




 「……눈의 공주여」
 (아냐쨩)

  란코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고양이 펀치를 먹은 코가 살짝 붉어져있었다.

 「우리들은 꿈 속을 춤추는 우상」
 (우리들, 아이돌이지?)

 「다-」

 「불속에서도 춤추기 위해서는, 검을, 방패를, 활을 들어야 할 때도 있겠지」
 (그러니까, 이것저것 많이 경험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동지에게 반기를 들겠나?」
 (반항기, 할까?)

 「다- 좋은 아이디어에요」

 「냐」


  저녁밥을 요구하는 그리폰이 아냐의 등을 툭툭 때린다.






 「흠.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
 (어떡할까?)

 「응……응. 고등어구이, 맛있어요」

 「여어, 좋은 밤이구나. 무슨 이야기이지?」

 「오오, 나의 벗. 바스티유를 함께 노리지 않겠나!」
 (아, 아스카쨩. 아스카쨩도 같이 반항기 할래?)

 「…………응?」


  여자 기숙사 식당은 활기로 가득했다.
  연말이나 한창 바쁠때에는 비어있는 자리도, 여름방학이 갓 시작한 오늘은 상당히 메워져 있었다.
  활기가 넘치는걸 넘어 소란스러운 식당의 한 구석.
  마에카와 미쿠가 메인디쉬가 없는 큰 접시 위에서 힘없이 젓가락을 깨작대고 있었다.

 「그러니까, 무슨 말이지?」

 「저와 란코, 방항기 할거에요. 아스카도 같이 할까요?」

 「곤란하군.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질 않으니」

  저녁식사를 먹으며, 아스카가 도저히 이해하기 쉽다고는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녀는 의외로 잔고생을 떠맡는 타입이었다.





 「──과연. 이제야 납득이 갔어」


  간신히 사정을 파악한 아스카가 식후 커피를 홀짝인다.
  오랜 세월에 걸친 노력의 보람이 있었는지, 커피에 넣는 각설탕은 2개까지 줄어들어 있었다.

 「너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입으로는 바보같다고 말할 수 밖에 없군」

 「그럴까?」

 「애초에말이지. 『반항기』라는 말, 실로 재미없다고 생각하지 않나?」

 「재미……없나요?」

 「어른이란 뭐든지 명명하고 싶은 기질이 있어. 어떠한 형태로 끼워넣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겠지.」

  아스카가 양손을 펼쳐 의자에 등을 기댄다.
  란코와 아냐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정동, 발로, 통곡. 형태는 다양하지만, 전부 그 개인의 모든 존재를 걸은, 일종의 표현이야」

 「호오……」

 「그러한 극물(劇物)을 쉽게 이해하려고 비틀어버리는 멋없음에는, 다소의 동정조차 느껴지는군」

 「……방항기, 안되나요……?」

 「아니, 그렇게까지 말한건 아니야, 아냐」


  눈썹 한번 찌뿌리지 않고 블랙커피를 즐기는 아냐를, 아스카는 상당히 존경하고 있었다.





 「경험이 힘이 된다는 점에는 나도 완전히 동의하고 있어」

 「그치만, 반항기는 재미없다며?」

 「바로 그거지. 재미없는 것을 굳이 해보려는 그 기개. 그것이야말로」

  문득 무언가를 깨달은듯이 아스카가 입을 연다.
  한동안 쿡쿡 웃는 그녀를 바라본 란코와 아냐가 얼굴을 마주본다.
  간신히 웃음을 멈춘 아스카는, 씨크한 표정으로 윙크를 날렸다.


 「리이나가 말하는, 락한──반항기라는거 아니겠어?」



 「그럼, 아스카도 같이 할래?」

 「아니, 됐어. 공교롭게도 난 너무 늦어버렸거든」


  니노미야 아스카의 반항기는, 슬슬 10년차에 달하고 있었다.






 「결국, 방항기……잘 모르겠네요?」

 「허나, 나의 전우는 암흑의 끝에 한줄기 빛을 이끌어냈으니」
 (그치만, 좋은거란건 왠지 알것같아)


  저녁식사 후, 목욕을 끝낸 란코와 아냐는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펼쳐만 뒀던 숙제에 다시 착수한다.
  그녀들은 여름방학 숙제를 일찍 끝내놓는 타입이었다.

 「방항기, 하나씩 이야기해볼까요?」

 「응」

 「응……레슨, 땡땡이」

 「팬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그건……싫, 네요」

 「그럼, 저기, 뒷담같은건?」

 「모두들, 좋은 사람들이에요」

 「그렇지」

 「파파와 마마에게 편지를 안보내는건, 어떨까요?」

 「걱정할텐데…」

 「그렇네요……」

 「심원한 마술식……」
 (어렵네……)

 「……어렵네요」


  오늘도 온화한 밤이 깊어간다.





  슬슬 잘까.

  일단락지은 숙제에서 얼굴을 올리고, 앤틱 벽걸이 시계를 바라본다.
  그리고 생각났다.

 「밤의 권속이여!」
 (밤샘이야!)

 「……시트?」

 「하룻밤의 적막을 함께 축하하자!」
 (밤샘은 폐 끼칠 일도 없을거야!)

 「……!」

  그녀들의 머리에 전구가 반짝인다.
  감탄한 아냐가 작게 박수를 쳤다.

 「커피, 타올게요!」

 「설탕 네 개! ……앗」

 「?」

 「이빨, 아까 닦았는데……」

 「……후훗. 안심하세요, 란코」

 「에?」



 「저희들은 지금, 방항기에요」

 「……!」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른 날이었다.






 「……후아」

 「……졸리지, 않아요?」


  24시간 가동하는 사무소 그룹채팅을 보거나.
  둘이서 산 사무소 아이돌들의 CD를 다시 듣거나.
  그리폰을 열심히 브러싱 해주거나.
  문득 망원경을 세워보거나


  그럼에도 히프노스의 마력은 강대했고, 그녀들의 눈꺼풀에는 중력마법이 걸리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적의 손에 떨어지는 것도 시간의 문제. 시계의 시침은 12시를 가리키기 직전이었다.
  평소의 그녀들이었다면, 일자가 바뀌기 한참 전에 푹 잔다.

 「……눈의 공주여」
 (아냐쨩)

 「……네?」

 「조력자를 찾겠다」
 (도움 받을까?)

 「……누구에게, 말인가요?」

 「이웃나라의 소악마들」
 (이웃들)

 「안자고……있, 을까요?」

 「아마도……」


  자고있는 그리폰을 안고 그녀들은 옆방 문 앞에 섰다.
  소극적으로 세번, 조용한 노크가 밤의 기숙사에 울린다.





 「──네네~ 어차피 프레쨩……어라?」


  얼굴을 내민 시오미 슈코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놀랐다.
  졸려보이는 두 사람과, 자고있는 한마리 보고 고개를 갸웃한다.

 「응~ 무, 무슨일이니? 란코쨩에 아냐쨩에 그리폰군까지」

 「밤샘중……그래서……실례해도, 될까요?」

 「……응?」

 「반역의 깃발을……내릴 수는, 없으니……」
 (반항기……에요……)

 「…………응—?」

 「슈코, 왜 그래……어머나, 이웃들?」

  그 뒤에서 하야미 카나데도 고개를 내밀었다.
  그녀들은 영문을 모른 채로 란코와 아냐를 방에 들였다.

 「그래서……둘 다, 무슨 일이니?」

 「밤샘……」

 「반역……」

 「으음. 하나도 모르겠지만, 놀러온거 아냐?」

 「……뭐, 그런걸로 칠까. 코코아 마실래?」




  고맙게도 코코아를 대접받게된 란코와 아냐.
  그녀들의 목은 이미 반쯤 꾸벅거리고 있었지만, 수마에게 지지 않기위해 필사적으로 눈을 뜨려하고 있었다.

 「뭐하고 놀까?」

 「흠……」

 「시간도 늦었는데, 얌전히 영화라도 볼까?」

 「……다-」

  그리고 상영된 영화는 어떠한 시추에이션・스릴러.
  우물 밑에 갇힌 남자를 영상미가 그려낸다.
  그러나 이야기는 지지부진할 뿐 진행되지 않는다.
  최후의 저항삼아 카나데와 슈코에게 말을 걸지만, 이미 화제조차 거의 떨어져가고 있었다.

 「그러고보면……카나데는, 왜……집에서 안살고…………기숙사…………」

 「그냥, 상황이 그렇게 돼서. 가족과 사이는……어이쿠」

 「20분이네. 뭐, 오래 버텼나?」

  슈코가 아냐에게도 이불을 덮어주고, 머그컵을 정리한다.
  카나데는 영상을 정지하고 디스크를 꺼내 패키지에 집어넣었다.

 「망작 영화도 가끔은 쓸모가 있네」

 「에, 이런게 취향인거 아니었어?」

 「누가」

 「카나데가. 자주 사오잖아」

 「기본적으로 많이 사서 그럴뿐이야」




  슈코와 함께 침대에 앉고 버번 위스키를 따른 잔을 작게 건배한데.
  미지근한 술을 조금씩 홀짝이며, 자매처럼 소파에서 자고있는 란코와 아냐를 바라보았다.

 「반항기래」

 「그럼 동료네」

 「누가」

 「카나데가」

 「귀찮으니까 그냥 그런걸로 칠까」

 「으응~ 반항기 답지 않은 발언」

  먼저 잔을 비운 슈코가 다시 잔을 채운다.
  술병을 내밀자 카나데는 잔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대답했다.

 「착한 아니니까 난 슬슬 잘거야. 그리폰군은 내가 받아갈게.」

 「어이어이, 나도 노리고 있었거든? 독점은 안되지」

 「그럼 같이 안고 잘까?」

 「여름인데」

 「여름이지」


  에어컨 설정온도를 3도 내리고, 소파에서 자고있는 란코와 아냐에게 이불 한 장이 추가로 서비스되었다.






 「도브라예우트라!」

 「성가신 태양이구나!」
 (안녕하세요!)

 「안녕. 란코쨩. 처음 인사는 어떡하랬지?」

 「성가신 태양이라면 태양이구나!」
 (안녕, 하세요─!)

 「……?」


  월요일.

  사무소에 들어온 란코는 자신만만하게 코를 울리고 포즈를 취한다.
  바로 뒤에서 아냐가 즐거운듯이 미소지었다.

 「프로듀서. 저희……방항기, 에요」

 「푸하하하하! 우리들의 공세를 보고 두려움에 떨도록 하라!」
 (에헤헤. 엄청 반항기 할거야!)

 「아아……과연. 대충 알겠어, 응」

  그는 이해가 빠르다.
  애초에, 그렇지 못했다면 그녀들의 프로듀스를 감당할 수 없었겠지만




 「그래서, 뭘 할거야?」

 「크크크……」

 「후훗」

  란코와 아냐가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인다.
  어제 하루종일 생각하고 합의에 이른 결론. 그 두려운 선고의 때이다.


 「승리의 잔을 내건 아침에, 감미로운 공물을 바치라!」
 (일 끝나면 케이크 먹고 싶어!)

 「레슨 열심히하면, 즈베즈다……별이 아름다운 장소, 데려가, 주세요!」


  즉.
  프로듀서에게 정도는, 약간은 응석과 폐를 끼쳐도 괜찮을 것이다.


 「아아, 응. 괜찮아. 그정도야」






 「──만물의 근원의 반짝임!」
 (봐봐! 바다가 반짝거려!)

 「응! 소금의 냄새, 네요」

 「밀물이야, 아냐쨩」


  아냐가 원한, 해변 드라이브


 「오오……발빝에 수많은 백성들이」
 (와아……작다……)

 「겨울에는 더 잘보인대」

 「그럼, 다음에 한번 더 와요♪」


  란코가 원한, 스카이 트리 전망대


 「과실의 보석……!」
 (케이크, 전부 맛있어보여!)

 「……! 크레페, 구워주실 수 있나요?」

 「후훗. 여기는 케이가 크네요♪」

 「저기, 왜 카에데씨까지 계신건가요?」


  그녀들이 명령한, 디저트 뷔페.






 「반항기는 즐겁구나♪」

 「방항기 하라쇼♪」


  이제야 조금이나마 응석을 부려준 그녀들의 뒷모습을 보며, 그는 조용히 미소지었다.



(4)에서 계속


-보충설명-

1. 16살/늦가을
아나스타샤 「가련한 마수」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trans&wr_id=120908&sca=&sfl=wr_subject&stx=%EA%B0%80%EB%A0%A8%ED%95%9C+%EB%A7%88%EC%88%98&sop=and
란코와 아냐가 새끼고양이 그리폰을 키우는 자세한 경위는 위 SS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작중에서 한번 그리폰을 잃어버린 적 있었는데, 그 때 찾는걸 도와준 사람이 카코입니다. 여기 나베파티에 카코가 초대받은 이유.

2. 17살/여름
"작년, 아냐가 아무말 없이 고양이를 찾으로 뛰쳐나갔을 때는 혼냈었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도 위의 '가련한 마수'에서 나옵니다. 그때 P는 아냐를 혼내면서 칭찬한다는 신기한 기술을 발휘했습니다.




귀여워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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