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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자키 란코 「정말 좋아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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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0, 2017 18:23에 작성됨.


칸자키 란코 「정말 좋아해!!」(2)



 【15살/한여름】


 「하아……후우우……」


  더위라는 한 단어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전세계는 물론이고, 이 일본 열도안에서도.


  불의 나라, 구마모토.
  고향의 더위에는, 도쿄와는 다른 가혹함이 있었다.


 「더……워—……」


  7부 데님에 샌들. 블라우스에 헌팅캡.
  오늘의 란코는 고딕을 버리고 있었다.
  비밀의 취미는 한참 옛날에 부모님에게도 들켰다.
  하지만, 란코도 역시 한창때의 소녀.
  부끄러운 건, 역시 부끄럽다.


 「도……착……」


  봄방학 이후 처음온 나의 집.
  매미는 대합창하고 있지만, 란코에게는 노크할 기력도 남지 않았다.






  딸랑……딸랑. 쨍, 째앵――


  시원한 음색에 발을 멈춘다.
  바람에 흔들리는, 두 개의 방울 소리가 란코에게 닿고있었다.
  가와사키 다이시 시장에서 첫 눈에 반한, 티탄제 풍경.
  후지와라 하지메가 얼마전에 만들어 준, 도자기제 풍경.
  가족에게 선물한 그것들은, 무더위에 허덕이는 란코를 기분좋게 맞이해주었다.


 「다녀 왔어─」

 「어서오렴, 란코」

  세탁바구니를 들고있는 어머니가 고개를 내밀었다.

 「분메이도 카스테라 있으니까 손씻고 와. 흑설탕 좋아하지?」
(*분메이도 : 나가사키의 유명 제과점. 카스테라로 유명함)

 「에, 진짜!? 만세─」

  세면실에서 손을 서둘러 씻고 부엌으로 향한다.
  물소리가 들려서 바라봤더니, 할머니가 빨래를 하고 있었다.

 「어서오렴, 란코. 더웠지? 시원한 보리차 마시렴」

 「고마워~」

  찬장에서 카스테라를 꺼낸다.
  어머니와 할머니 몫도 나눠서, 컵 세개에 보리차를 따랐다.




 「영차」

  할머니가 자리에 앉은걸 보고, 더이상 참지 못해 카스테라를 입에 넣는다.
  오랜만에 느낀 달콤함이 란코의 작은 입을 가득 채우자, 미소가 흘러넘쳤다.

 「맛있어~……♪」

 「와산본 설탕도 좋지만, 여기도 맛있구나」
(와산본和三盆:일본의 고급 설탕)

 「다음에 말차 사올까요?」

 「아, 그러고보니 구마공고 어떻게 됐어?」
(구마공고熊工 : 구마모토 공업 고등학교. 고등학교 야구팀이 유명함.)

 「4-0으로 2회전 패배. 오랜만이었는데」

 「에─ 졌구나.」

 「응원이 부족한걸까?」

  카스테라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어머니가 식사준비를 한다.
  씨푸드 카레라는 말에 란코도 어머니를 도왔다.
  저녁놀이 지고있지만 더위는 여전했고, 향신료 냄새가 에어컨이 틀어진 실내를 휘저었다.




  자동차 엔진소리가 들렸다.
  차고에서 타이어 끌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조용해진다.

 「아, 왔나보네. 란코, 가방을」

 「──란코가 왔다고!? 오오 오랜만이구나 란코, 건강했니!? 신데렐라걸 축하한다!! 친구도 많이 사귄것더구나! 혹시 곤란하거나 부족한게 있으」



 「당신」

 「아, 아아……다녀 왔어. 란코도 어서 와」

 「……아, 맞아. 나 신데렐라 걸 됐었지」


  란코가 손벽을 친다.
  한 박자 늦게, 어머니와 할머니도 이제야 생각이 났는지 손뼉을 쳤다.
  칸자키가는 느긋한 사람이 많다.






 「──러시아에서 맥주는 쥬스에요? 라고」

 「하하하, 엄청난 스캔들이구나」


  가족들이 한바탕 란코를 쓰다듬어주고서야, 떠들썩한 저녁식사가 시작된다.
  몸짓 손짓을 섞은 수많은 에피소드에, 가족들은 끊임없이 웃음을 흘렸다.

 「힘든 일은 없었니? 란코」

  할머니가 상냥하면서도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물음에, 아버지와 어머니도 진지하게 란코를 바라보았다.
  란코는 카레의 가리비와 함께 질문을 꿀꺽 삼켰다.


 「으응, 잔뜩 있었어」


  란코는, 숨기지 않았다.





 「CD수록은 몇십번이나 다시했고, 오디션도 10개넘게 떨어졌었나?」

 「그랬구나」

 「댄스 레슨은 정말 죽을정도로 힘들고」

 「그랬니」

 「내가 뽑한 오디션에서 떨어진 사람이랑 어색해지기도 했고」

 「그랬구나」

 「공동출현한 사람을 화나게해서, 프로듀서랑 같이 사과하러가서 운 적도 있었고」

 「란코」

 「응」

 「아이돌, 즐겁니?」

 「즐거워, 굉장히」

 「그렇구나」


  잘 먹었습니다. 앗, 방금 그건 무효, 무효


  할머니가 냉동실에서 꺼낸 아이스크림을 보고 당황한듯이 식후인사를 취소했다.





 「여보」

 「왜, 당신?」

 「여행을 보내길, 잘한걸까?」


 「그렇네. 지금 이상으로 사랑스러워지면 어떡하지」

 「곤란한 딸이네」

 「곤란한 딸이야」


  잘먹었습니다.


  방금전보다 작은 스푼을 들고, 미소지은 란코가 다시 식후인사를 했다.





 【15살/가을】


 「흠흠……호호오……!」


  란코는 미나미의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흥분하고 있었다.
  CG프로덕션 소속 아이돌의 1st 사진집.
  만장일치로 발탁된 그 모델은, 닛타 미나미였다.

 「오……하라쇼……」

  그 페이지를 아냐도 옆으로부터 본다.
  수영복, 유카타, 우아한 사복, 스테이지 의상, 연미복.
  그 모든 페이지에 미나미의 매력이 남김없이 표현되어 있었다.

 「뚫어질것만 같네, 둘 다.」

 「그치만 굉장히 예쁜걸! 아스카쨩도 봐봐!!」

 「알았어. 이해했으니까 좀 떼어주지 않겠어? 시야가 제로야」

  정면 소파에서 붙임머리를 빗고있던 아스카에게 란코가 사진집을 들이댄다.
  덮쳐드는 페이지를 빗으로 막으며, 들으란듯이 한숨을 쉬었다.




 「나참, 란코는 그라이아를 동경하는건가?」

 「응!」

 「아스카는 그라비아……흥미 없나요?」

 「공교롭게도, 대중의 앞에서 보일만한 몸은 없어서」

  란코가 아스카의 몸을 툭툭 만졌다.
  눈썹의 각도를 다소 올린 아스카가 그 손을 탁하고 쳐냈다.

 「가지지 못한 자를 희롱하지 말도록」

 「므으」

  쳐내진 양 손을 바라보던 란코는 프로듀서의 책상으로 향했다.

 「하인이여」
 (프로듀서)

 「응?」

 「나에게도 진실의 성전을」
 (그라비아 하고 싶어)




  타이핑이 멈춘다.
  의자를 몇번 삐걱거리더니, 다시 란코를 바라보았다.
  기대로 가득 찬 입가와 반짝반짝 빛나는 두 눈동자.
  그 표정과 그 손에 들린 사진집을 번갈아 본 그는 가볍게 미소지었다


 「아니, 란코쨩에게는 좀 이르지 않을까……?」

 「에─! 할 수 있어!」

 「회사 방침상 중3은 좀……」


  확실히 란코는 훌륭한 몸을 가지고 있지만


  다시한번 그렇게 고개를 주억이던 그의 어깨를, 백자같이 흰 손이 상냥하게 두드렸다.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 있는건 아냐쨩의 멋진 미소와, 아스카의 진지한 표정.


 「성희롱, 녜트」

 「이런이런. 다 큰 어른이 중학생에게 성희롱이라니」

 「아니, 아니거든……치히로씨! 아니라니까요! 정말!!!」





  센카와 치히로의 미소와 눈싸움을 끝내고, 여전히 뾰롱통해있는 란코를 다시 바라본다.
  한 손으로 데스크탑을 몇 번 조작하고는, 란코에게 물었다.

 「……꼭 하고 싶어? 그라비아」

 「……! 응!」

 「알았어. 사실, 그라비아 일 자체는 있었어」

 「진실인가!?」
 (진짜!?)

 「응. 다만, 메인은 아냐쨩이야」

 「……시트? 저, 인가요?」

 「다른 프로듀서가 소개해줬거든. 해볼래?」

 「흠! 흠!!」

 「다- 할게요」


  기뻐 날뛰는 란코를 보고, 아냐는 쾌히 승락했다.






 「──좋아~. 다음은 탄창 아래가 보이게 쥐어보자~」


  컴뱃 셔츠 위에 입고있는 방탄복.
  탄창주머니나 도구주머니를 빈틈없이 차고있고, 어깨에는 라디오 안테나가 삐져나와있다.
  블러드 패치 옆에 새겨진 삼색기는, 태어난 고향의 국기.
  안전을 위해 뺄 수 없는 슈팅・글래스

  아냐는 MP443을 업・스탠스로 쥐었다.

 「야- 어울리네. 다음은 이거 한번 해볼까!」

 「다」

  러시아 연방 육군 장비를 흔들며 아냐가 움푹 인사를 한다.


 「하인이여」
 (프로듀서)

 「……」

 「하인」
 (저기)

 「……거짓말은 안했어. 난 그라비아라고 했지 사진집이라고는 말 안했다?」

 「……므─!!」

  미합중국 해병대 현용 장비를 흔들며, 란코의 볼이 삐죽 튀어나왔다.
  머리를 제외하면 팔꿈치에서 손목까지 노출은 완전히 제로였다.




  한동안 꾸불거리며 항의의 표현을 하고있던 란코.
  이윽고 장비의 중량에 굴복해, 털썩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윽……이것이 싸우는 소녀의 중압……」
 (무……무거워……)

 「에어건에 레플리카 장비라해도 이렇게 잔뜩 차고 있으니……」

 「황금의 성의……」
 (귀여운 의상……)


  야마토 아키에게 소개받은 밀리터리 전문지 표지의 그라비아 촬영.
  국방색 군용 장비를 입고 촬영이 진행된다.
  귀여움 성분은 란코와 아냐 외에는 일절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생각해봐 란코쨩. 마력은 몰라도 전투력은 높아보이잖아」

 「……므으」

 「그래, 귀엽고 멋진 아이돌은 최강 아닐까?」

 「……」

  바쁘게 손을 휘적대는 그를 응시하다가, 아냐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아나스타샤씨, 그거 메탈 리시버인데 안무거워?」

 「녜트……왠지, 굉장히 친국해요. 손에……달라붙는 느낌이」

  SVT-40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냐.
  기분탓인지 그녀는 평소 이상으로 즐거워 보였다.

 「……후, 뭐 괜찮겠지. 때로는 이방의 복장을 몸에 감는것도 일흥이니」
 (응. 가끔은 멋진 옷도 좋으려나)

 「오. 드디어 할 맘이 생겼구나」

 「자! 나의 손에 마법의 지팡이를 바치라!」
 (좋~아! 멋진 총 주세요!)

 「……에, 저기, 란코쨩. 저건 란코쨩한테 좀 클텐데」

 「크크크……마왕인 이 몸에게 이정도는 문제 없다!」
 (괜찮아요! 신데렐라 걸이니 멋지게 찍어야죠!)


  오버해서 MG4 경기관총을 휘두른 다음날, 마왕은 심한 근육통에 시달렸다.





 【15살/겨울】


  그것 또한, 운명이라고 해야할것이다.





 「란코쨩.」

  CD수록을 위해 스튜디오를 방문하자마자, 그가 준비중인 란코에게 손짓 했다.
  고개를 갸웃하면서 그에게 가자, 손에 들고 있는 봉투를 쑥 내밀었다.

 「구마모토로 가. 지금 당장」


 「……어, 어찌하여?」
 (무, 무슨 일 인가요?)

 「할머님의 용태가 안좋으셔」

  뇌리에 주름이 가득한 미소가 떠오르고, 란코의 얼굴이 굳어졌다.

 「에, 저기, 지금부터」

 「그런건 내가 무릎꿇고 빌면 어떻게든 되니까. 빨리」

 「그, 그치만!」

 「……확실하게 말하지 않아서 미안. 위독, 하셔」




  위독.

  열심히 공부한 란코의 머리에, 그 두 글자가 지나갔다.
  동시에,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니라는 것도.

 「…………아」

 「빨리 가. 여기 택시요금이랑, 비행기 티켓. 공항에서 발권하면 돼」

  봉투를 받는 손도, 가녀린 그 다리도, 조금씩 떨고 있었다.
  입가마저 떨고있고, 두 눈동자는 하염없이 방황하고 있었다.

 「란코쨩」

  어깨에 놓여진 그 손은, 그녀와 마찬가지로 떨고 있었다.


 「부탁이야. 조금이라도, 빨리」


  란코는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챙기지 않고, 달리기 어려운 힐을 신은 채, 문을 때리듯이 열었다.
  길로 뛰쳐나가기 직전 어떻게든 포기하고, 눈에 띈 택시에 구르듯이 탄다.

 「어디」

 「하네다 공항까지!!」

  란코의 얼굴을 본 운전기사는 바로 출발했다.




  떨리는 어깨가 진정됐을 무렵, 문득 떠올린듯이 주머니를 뒤졌다.
  휴대폰을 키고, 주소록에서 원하는 이름을 찾는다.

 『──여보세요, 란코?』

 「마마!」

 『프로듀서씨한테 들었구나. 파파 지금 구마모토 공항으로 가고있으니까 정면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으렴』

 「아, 알았어. 저기……할머, 니는?」

 『……』

 「마마?」

 『……솔직히……많이 안좋으셔』

 「……」

 『그러니까……란코도, 많이 기도해 줘』

 「……응. 많이, 많이 기도할게』

 『옆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나중에 보자』

  무기질적인 전자음이 귀를 때리고, 도망치듯이 고개를 들었다.
  시부야에서 하네다까지의 도정이, 지금은 절망적으로 멀게 느껴졌다.

 「…………」

  손이 새하얗게 될 정도로 강하게 양 손을 쥐었다.
  눈을 감고, 이를 악물고.

  타천사는, 처음으로 진심으로 신에게 기도했다.




  공항에 도착하고 탑승 수속을 끝낸 후에는 그저 기다릴 뿐이었다.

  빨리 출발한다면 돈은 얼마든지 낸다.

  그렇게 울부짖고 싶어서 란코는 분함에 얼굴을 붉혔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손목시계를 확인하고는, 그럼에도 부족해서 공항 시계를 노려보았다.
  앞으로 15분. 앞으로 10분. 앞으로 5분.



  탑승 게이트가 열리기 직전, 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떨렸다.



  그렇게나 붉었던 얼굴이, 순식간에 색깔을 잃는다.
  칸자키 란코는 총명한 소녀이다. 그렇기에 사태를 이해해버렸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휴대폰을 꺼냈다.


  표시된 이름은, 어머니였다.







 『여보세요? 있지, 란코. 잘 들어──』







  현실감이 도저히 나지 않는다.


  별실에서 부모님과 함께 의사의 설명을 들었다.
  주름투성이의, 이제 더이상 웃을 수 없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천천히 쉬라고, 다들 상냥하게 등을 두드려주었다.


 「지주막하 출혈」


  한번 더 말해보지만, 그럼에도 실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목이 말라서, 2캔 째의 포카리를 비웠다.

  바깥 공기는 충분히 쐬었다.
  나무 밑의 벤치에서 힘없이 일어서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병실로 향한다.
  지금은 할머니와 함께있고 싶었다.


 「──의 딸을 얕보지 마」


  병실 문에 손을 댄 순간, 아버지의 조용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평탄한, 하지만, 여태까지 들어본 적 없었던, 무거운 음색이었다.


 「네 어깨에 짊어질 일이 아니다. 내 딸은 각오하고 있었어.」





  그래. 란코는 각오하고 있었다.
  구마모토에서, 가족에게서 떨어져서, 힘든 세계에 작은 몸을 던졌다.
  그 싸움 한중간에 문득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만약,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에는.


  그녀는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각오도 한참 부족했었다는 것을 란코는 이제야 이해했다.


 「내 딸은」

  조용히 문을 열어 아버지의 말을 잘랐다.
  침대 앞에서 그녀의 프로듀서가 도게자를 하고 있었다.
  늦게 병실에 도착하고나서 지금까지, 그의 이마는 단 한번도 땅바닥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만해」

  짧고 그렇게 말하고, 란코는 침대 옆의 의자에 앉는다.
  모든 호스들이 떼어진 몸을 사랑스러운듯이 어루만졌다.

 「할머니가 슬퍼할거야」

  아버지는 침묵하고 있었고, 어머니가 그의 머리를 올리 했다.
  붉게 물든 눈매와 이마를 오랜만에 공기에 쬐고, 간신히 고개를 든다.
  그대로 조용히 일어선 후, 묵례만을 남기고 병실에서 나갔다.




 「란코」

  히터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없는 시간이 한동안 흐르다가,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온기를 찾는 손이 움직임을 멈추고, 란코의 눈동자는 천천히 그를 인식했다.

 「전해달라고 부탁받았다.」

  내민 것은 한 통의 봉투.
  얇게 은박이 새겨진 유럽풍의 그것은, 진홍색 밀랍으로 봉해져있었다.
  그 편지에 란코는 할머니의 온기를 떠올렸다.


  할머니는 언제나 란코를 생각해주고 있었다.
  나이 차이만 60여년.
  환경도 감성도 완전히 다른 시대를 살아왔지만, 할머니는 이해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할머니의 감성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도, 란코가 기뻐할지 생각했다.
  넘어져서 울고있는 란코에게, 마법의 주문을 알려주었다.
  란코가 멀고 먼 도쿄로 떠나고나서 휴대폰 사용 법을 배웠다.


  눈 앞의 봉투에서, 란코는 할머니의 등을 보았다.






 「하아……」


  태양도 중천을 지났고, 병원 옥상은 잠시동안의 따스함에 싸여있었다.
  몇 그룹의 환자와 간호사가 있었기에, 란코는 그들에게 작게 인사를 한다.

  품에서 봉투를 꺼낸다.
  그녀는, 할머니를 조금이라도 가까이 느끼고 싶어서 계단을 올랐다.


 『란코에게』


  할머니는 털붓을 주로 사용했지만, 수신인은 만년필로 쓰여있었다.
  봉투를 열자, 그 안에 들어있던것은 2장의 편지지.
  란코도 읽을 수 있게, 보기 쉬운 필체로 쓰여있었다.

 「…………」

  잠시동안, 눈을 감는다.
  가늘고 길게 한숨을 쉬고, 천천히 눈을 떴다.





 란코에게
 
 
 배 고프지 않나요?
 식사를 잊고있다면, 일단 맛있는걸 먹읍시다.





  그 순간 배가 불만을 호소하기 시작해서, 란코는 무심코 웃음을 흘렸다.
  그러고 보면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었다.
  하늘을 올려보고 고개를 주억인 후, 편지지를 조심스럽게 다시 봉투에 넣고 일어선다.


 「응」


  방금 전보다 아주 조금 가벼워진 발걸음이 병실을 향한다.
  살기 위해서는 일단 먹는게 우선이다.



  잠시 이야기를 끝내고, 다시 옥상으로 돌아가니 하늘에는 저녁놀의 기색이 엿보이고 있었다.
  새하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워서, 코트와 머플러를 고쳐입는다.

  지금은 환자도 간호사도 보이지 않는다.
  곧 옥상문을 잠그러 누군가 올것이다.
  장갑을 벗고, 봉투에서 편지지를 꺼낸다.
  이제 배는 고프지 않았다.





 란코에게
 
 
 배 고프지 않나요?
 식사를 잊고있다면, 일단 맛있는걸 먹읍시다.
 
 가장 먼저 란코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할머니는 전혀 슬프지 않다는것 입니다
 란코와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정말 정말 행복했어요.
 
 이 편지는, 란코가 도쿄에 간다고 결심한 날에 썼습니다.
 나중에 조금씩 덧붙이게 될것같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나이가 있다보니, 점점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어쩌면 란코와 만나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렇게 되도 란코가 슬퍼하지 않게, 이 편지를 아버지에게 맡겨두겠습니다.
 
 할머니는 란코가 슬퍼해도 기쁘고, 란코가 슬퍼하지 않아도 기쁩니다.
 즉, 란코는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라고 쓰면, 란코는 많이 화날지도 모르겠네요.






 할머니는 란코가 건강하게 사는게 가장 기쁩니다.
 부모님의 말을 잘 듣고
 배부르게 밥을 먹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네요.

 
 미안하지만, 할머니는 먼 곳에 떠납니다.
 도쿄에서 구마모토보다 훨씬 먼 곳입니다
 저는 귀도 많이 안좋아졌습니다.
 그러니까 할머니에게도 닿게
 힘차게 인사를 해주고, 많이 웃으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무엇을 쓸까요
 그렇네요, 란코에 대해서 쓰죠.





  란장째의 편지지가 끝났다.
  이곳저곳에 아로새겨진 『란코』라는 두 글자에, 작은 양손이 떨렸다.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란코가 아이돌이 된다고 했을 때, 할머니는 굉장히 기뻤습니다.
 란코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고, 자신의 다리를 걷기 시작했으니까요.
 란코는 제 자랑스러운 손녀입니다.
 대단해!
 
 
 이건 비밀이지만, 몰래 써두겠습니다.
 란코도 비밀로 해주세요.
 
 CD나 사진을 보내주는건 물론이고, 때때로 담당 프로듀서가 집에 와줬습니다.
 TV로 라이브 녹화를 틀어주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아직 체력은 약하지만, 언제나 노력하고 있으니 틀림없이 굉장한 아이돌이 될거라고.
 한 곡이 끝날 때 마다 그렇게 란코를 칭찬해줬었어요.
 
 란코의 노래도, 많이 들었습니다
 멋지고, 힘차고, 굉장히 좋은 노래였습니다
 할머니 친구들에게도 많이 자랑했습니다
 언젠가 란코의 라이브에도 가보고 싶지만, 할머니한테는 힘들겠죠.






 신데렐라를 노리고 있다고 했지요.
 할머니도 신데렐라 이야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할아버지와의 이야기는 란코와 할머니만의 비밀이에요
 
 신데렐라가 되려면 많이 노력해야합니다.
 요리도, 청소도, 바느질도, 어머니에게 열심히 배웁시다
 하지만, 사실 할머니는 하나도 걱정하지 않는답니다.
 왜냐하면, 란코는 세계 제일로 귀여운 아이니까요.
 
 
 자, 슬슬 끝내겠습니다.
 어쩌면 지금 란코는 많이 슬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괜찮아
 란코는 정말 멋진 마법의 주문을 알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만약 슬픈 일이 있다면
 부디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르쳐 주렴





  손도, 눈도, 목도, 마음도, 떨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최후의 이별을 아까워하듯이, 계속

  계속계속, 계속, 계속


  마지막에 덧붙여진 한 문장을, 결코 잊지 않기위해, 가슴 속에 새긴다.







 아픔아, 아픔아, 날아가라     당신의 할머니가







  별이 하나, 빛났다.





 【16살/봄】


  생일 라이브는 별 일 없이 끝나가고 있었다.
  두 번의 앵콜을 끝낸 란코는 무대 위에서 숨을 고른다.
  스테이지 라이트에 흐르는 땀이 반짝였다.


 『오늘 밤의 연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조금만 더, 어울려 줘)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한 팬들에게서, 작은 환성이 샘솟았다.
  상당한 넓이를 자랑하는 회장을 천천히 바라보며, 고개를 몇번 주억인다.


 『그대들의 그릇을 보았고, 함께 이루고 싶은 야망이 있으니』
 (모두에게 부탁이 있습니다)


  란코의 말에, 팬들은 얼굴을 마주보았다.






 「──안될, 까?」


  란코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의자를 삐걱였다.
  팔장을 끼고 곰곰히 생각을 해본다.
  작게 한숨을 쉬고, 다시 란코를 바라보았다.

 「하는것 자체는 딱히 문제 없어」

 「그럼」

 「관객들에게 알릴거야?」

 「……으응」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는다.

 「그저, 모두가 웃어주길 원할 뿐이니까」

 「……그래」

  마우스를 딸깍이며, 라이브 관련의 파일을 연다.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또각이며, 그도 가볍게 미소지었다.

 「시간은 조정해둘게. 할거라면, 마음껏 해버려」

 「영혼의 축복을」
 (고마워!)


  타천사가 미소 짓는다.






 『──내가 부르는 목소리의 공명에 응하라. 그대의 영혼을 해방하라!』
 (저에게 맞춰서, 콜을 해주세요. 큰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고, 란코가 외친다.
  붉은색, 푸른색, 보라색.
  제각각의 사이리움을 흔들며, 팬들은 응했다.


 『마력을 충분히 모았는가!?』
 (준비 됐나요!?)

 『오오오오!』


  란코가 팔을 휘두르자 분위기가 점점 더 고조된다.


 『더─! 마력을!!』

 『오오오오오!!!』

 『아직이다, 아직 부족하다!!』

 『와아아아아아아!!!!』

 『지금! 응하라!!!』


  란코가,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일 더하기 일은!!』





  팬들이 다시 얼굴을 마주본다. 회장 전체가 일순간 침묵에 쌓였다.
  란코가 한번 더, 영혼을 포효한다.


 『일 더하기, 일은!!』

 『──이!!!』


  이곳의 팬들 중 누구도 그녀의 콜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란코는 상쾌한 미소를 짓고 있었기에,
  회장에 가득한 팬들의 표정도, 자연스럽게 즐거운 표정으로 바뀌고


 『영혼이!』

 『향하는 곳으로!』


 『성가신!』

 『태양이구나!』


 『어둠에!!』

 『삼켜져라!!』


 『빛에!!』

 『감싸여라!!』






  몸을 뒤로 살짝 젖히고, 크게, 크게, 숨을 들이마신다.
  마이크를 통해, 회장 안에서 바람이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픔아, 아픔아!!!』


  그리고 칸자키 란코는, 생애 제일로 큰 목소리로 외쳤다.



 『──날아가랏!!!!!!!!』



  아득한 하늘 저 너머까지 닿을듯한, 영혼의 울림이었다.






  누군가가 묻는다.
  아이돌이란 무엇인가, 라고.

  칸자키 란코는 언제나 이렇게 대답한다.
  모두를 미소짓게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라고.





 【16살/초여름】


 「바보────!!!」


  터질듯한 기세로 병실 문이 열리자, 6명의 환자들이 당황하며 일어났다.
  타겟인 가장 안쪽의 침대로 돌진하고, 그 가슴에 멋진 숄더태클을 날린다.

 「크억」

 「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프로듀서」

  고통에 몸을 뒤틀 여유도 주지 않은 채, 칸자키 란코는 그의 가슴에 수없이 박치기를 한다.
  글썽거리던 눈물이 환자복에 스며들어, 불규칙한 문양을 그린다.
  당황하는 다른 환자들이 응시하자, 그는 당황한듯이 해명하려고 했다.

 「아, 컥 저기, 시끄럽게 끄엑 해서 죄송합니다. 저기, 란코쨩 떨어져줄래?」

 「…………바보」

  훌쩍거리는 란코는 그를 안은채 떨어지려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환자들은 납득한듯이 고개를 주억였다.

 「착한 여동생이구나, 형씨」

 「소중히 해. 몸도, 그 아이도.」

 「그런데 별로 안닮았지……아니, 실례」

  장년부터 노년까지의 남자 환자들이 적당히 해석한다.
  그는 반론하려 했지만, 매달려있는 작은 머리를 보고, 결국 포기했다.





 「……저기, 걱정해줘서 고마워. 미안」

 「허락못한다」
 (바보)

 「그게, 아니 진짜 별거 아니라니까」

 「허언을 지껄이지 말라. 몸이 썩어들어가는 상태였다고 바람이 속삭였으니」
 (거짓말. 과로라고 들었어)

 「다-. 거짓말, 안돼요? 프로듀서」

 「……아냐쨩도 고마워.」


  당대 신데렐라 걸과 총선거 제 2위.
  그런 두 소녀를 담당하는 프로듀서의 업무는 장렬한 전투나 마찬가지였다.
  몸이 2개였으면 좋겠다는 그의 군소리는, 그야말로 그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있었다.

  제 2회 총선거가 끝나고 1년간.
  끝이 없는 마라톤은, 얼마전 제 3회 총선거에서 간신히 골을 맞이했다.
  그리고 쉬지 않고 달린 런너는 결국 기운을 다해 쓰러지고 만것이다.
  진단 결과는 과로. 의사에게는 닷새동안의 안정을 선고받았다.

 「프로듀서. 란코, 굉장히 베스파코이챠……걱정, 했어요」

 「……」

 「그게……그랜마가, 그……아……」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아직 반년 미만.
  그럴 때, 담당 프로듀서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란코.
  그녀의 심정이 어땠을지는, 그 자신도 아플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나의, 벗까지……싫어……어, 없어진다, 고 생각하니까……」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앞으로 이런 일 없게할게」

 「프로듀서. 란코와……저와 약속할 수 있어요?」

 「그래, 약속이야」

 「……그렇다면 우리와 함께 영원의 맹약을 주고받자」
 (그럼, 우리랑 약속해)

 「알았다니까」

  쓴웃음 지으면서 새끼 손가락을 편다.
  란코와 아냐도 가느다란 손가락을 피고, 세줄기의 쇠사슬을 묶었다.

 「프로듀서. 앞으로도, 함께 있어 주겠어요?」

 「그래」

 「란코, 부탁할게요」

 「……흠」

  그리고, 묶은 손가락을 조금씩 흔든다.






 「꼭꼭 약속하라. 허언을 지껄이는 날에는 지옥의 업화에 몸을 불태우겠으니. 피의 맹약은 성립했다.」
 (꼭꼭 약속해. 거짓말하면 바늘 천개 먹기. 약속!)

 「…………그, 그래」



  한번이라도 마왕과의 맹약을 찢으면 큰일이 일어난다.







 「──때가 왔다. 지금부터 원탁회의를 거행하지! 기사들이여, 탁자에 앉으라!」
 (작전 회의입니다! 모두 앉아주세요!)


  다음날.
  란코는 사무소 소회의실에서 큰 목소리로 선언했다.
  그녀의 키보다 훨씬 높은 화이트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컨퍼런스……회의, 아주, 중요하네요?」

 「말과 말을 주고받는것이야말로, 사람이 사람인 연이이오니~.」

  아냐 옆에 앉아있는 소녀는, 방금전까지 느긋하게 차를 마시던 요리타 요시노.
  고민상담을 잘 받아준다는 소문을 들은 란코가 회의에 권하자 쾌히 승낙했던것이다.
  직사각형 모양의 회의용 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과 란코가 서로를 바라본다.
  소회의실에 원탁은 없었다.

 「아, 과자 많이 사왔는데 먹을래?」

 「그럼 사양않고 컨츄리맘을」
(*컨츄리맘カントリーマアム : 일본 과자)

 「응……컨츄리맘, 좋은 이름이군요」

  장기전에 대비해 책상 위에는 과자가 쌓여있었다.
  두 사람을 따라 란코도 컨츄리맘을 먹는다.

 「맛있어~」

 「진실로~」

 「말차맛도, 맛있어요」


  배가 고픈 채로는 싸울 수 없는 법이다.





 「지금부터 원탁 회의를 거행한다! ……아. 고마워~」

 「녜트」

 「지금부터 원탁 회의를 거행한다!」
 (그럼 회의를 시작합니다!)

  아냐가 란코의 입가의 과자 부스러기를 떼어주고, 엄숙한 원탁회의가 시작됐다.
  참고로 회의실 문에는 『사바트 집행중』이라고 쓰여있는 종이가 붙여있었다.

 「우리에게는 일각의 유예도 남지 않았으니! 나의 뒤를 따를 자는 검을 내걸라!」
 (빨리 어떻게든 해야할텐데. 둘 다 좋은 아이디어 없어?)

  란코가 화이트 보드를 강하게 두드렸다.
  화이트 보드에는 실로 소녀다운 필체로 『프로듀서 도와주기 대작전♪』이라는 문자가 쓰여있었다.

 「네, 아냐쨩」

 「프로듀서의 서류작업, 도와주는게 어떨까요?」

 「음……그치만 나 너무 어려운건 잘 모르는데」

 「다-……저도에요」

  신데렐라 걸이라는 타이틀을 반납했다해도, 일이 줄어드는건 아니었다.
  그가 다시 쓰러지지 않게 하기위해, 상냥한 소녀들은 신음을 내고있었다.




 「네~」

 「네, 요시노쨩」

 「지나치게 발돋움하는건 금물이오니, 우선은 손이 닿는 간단한 일부터 하는게 어떠하신지~?」

 「흠」

 「피캇프……송영같은거, 말인가요?」

 「그러하오니~」

  아이돌의 프로듀스 업무는 다방면에 걸쳐져있다.
  스테이지 연출이나 의상 제안, 고객 영업, 아이돌 송영, ETC.
  일반적인 업계였다면 전부 분업화 됐어야 할 업무량이다.
  하지만 요 10년동안 이런 관습이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서인지 신기하게도 불평 한마디 나오지 않았다.

 「허나 우리들의 전장은 크노소스의 미궁. 아리아드네의 실타레 없이는……」
 (나, 방송국같은데는 아직도 길을 몰라서……프로듀서 없이 괜찮으려나)




 「란코, 노력해봐요. 서로, 열심히 서포트하죠.」

 「……응, 그렇네. 우리들이 잘 하면 프로듀서도 쉴 수 있겠지!」

 「함께 춤추는 자들과의 인사 등도 중요하오니~ 인연을 연결하기 위해서 소홀히하면 안되옵니다~」

 「위로의 조사……크크. 그 정도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
 (분장실 인사같은거 말이지……응, 그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을것같아!)

  『프로듀서 도와주기 대작전♪』의 옆에다 매직을 찍찍 긋는다.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자! 우선은 인사부터!』


  만족스럽게 고개를 주억인 란코는, 그 한줄에 큰 동그라미를 그렸다.





 「이 순간부터 원탁회의의 막이 내린다. 기사들이여, 참여하느라 수고했다」
 (좋아! 이걸로 회의를 마칩니다! 모두 수고했어!)

 「우라-!」

 「괜찮사오니~」

  세 쌍의 작은 손에서 박수가 샘솟았다.
  이렇게 약 15분동안의 원탁회의가 그 막을 내렸다.


 「과자 남았네~」

 「모두를 불러서 나눠주는게 어떠하온지~」

 「다함께 과자파티, 해요♪」

 「좋아~……내일부터 힘내자!」

 「다-!」

 「아름다운 우정이오니~」




  이렇게 란코와 아냐의 작은 챌린지가 시작되고, 대실패로 끝났다.
  다음주 복귀한 그는 뒤처리를 하느라 매우 바빴고, 결과적으로 위장에 작은 구멍이 생겼다.
  아냐도 조금 울었다.



(3)에서 계속


-보충설명-

1. 15살/한여름
「──러시아에서 맥주는 쥬스에요? 라고」
별건 아니지만 해당 에피소드와 관련된 전작이 있습니다.
아나스타샤 「심빠띠치나, 입니다」 모바 P 「에?」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trans&wr_id=68829

2. 15살/가을
아냐랑 밀리터리랑 엮은건, 아냐의 성우인 우에사카 스미레가 밀덕후라서 그런듯 싶습니다. 일종의 성우네타.


(1)에서 용량때문에 짤려서 못쓴 한줄을 여기다 씁니다.
이 작품은 란코 24살까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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