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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미즈 사치코 「라이브 서바이브」

댓글: 8 / 조회: 1799 / 추천: 4



본문 - 02-09, 2017 02:26에 작성됨.


코시미즈 사치코 「라이브 서바이브」



1: 2016/09/02(금) 21:30:39. 13 ID:gH/xnFhQo



 『──움직이지 마. 여기는 우리, 카렌 민족 해방 연맹이 장악했다』







 세계 제일로 귀여운 아이돌 코시미즈 사치코쨩의 SS입니다



 

 




 전작
 시부야 린 「기분탓이야」
 http://elephant.2chblog.jp/archives/52175803.html

 진행중
 칸자키 란코 「정말 좋아해!!」
 http://elephant.2chblog.jp/archives/52186837.html

 여태까지 중에서 가장 정줄놓은 이야기입니다.


 친애하는 듄느(デュンヌ)에게 바칩니다.




 ― = —≡—= ―


 「음, 유감. 못찾았네요」

 「아~니, 그거 분명히 이리오모테 살쾡이였냥」
(이리오모테 살쾡이イリオモテヤマネコ : 오키나와의 이리오테섬에서만 살고있는 천연기념물. 아즈망가대왕에서 사카키가 키우는 그 고양이)

 「꼬리만 힐끗 보였지만, 야생의 잡종 아닐까요?」


 오키나와의 로케를 끝낸 저희들은 오랜만에 사무소에 돌아왔습니다.
 역시 에어컨은 최고네요…….

 「어쨌든 수고했어. 한동안은 오프고, 그 다음에 촬영 있으니까 알아둬」

 「P쨩……슬슬 라이브하고싶어냥……」

 「아아, 근시일내에 할게」

 「에, 정말인가요?」

 「정말이지. 내가 언제 거짓말 한 적 있어?」

 「미쿠씨, 우유에 얼음 넣을까요?」

 「보리차로 부탁해냥」

 「핫핫하」




 저는 세계 제일로 귀여운 아이돌입니다.
 미쿠씨도 뭐, 아마 저 다음 정도로는 귀엽겠군요.

 그런데 저희들의 프로듀서는 그 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 자체는 엄청나게 많이 가져오지만, 전부 TV 텔런트 같은 일만.
 저희들이 따질때쯤에서야 간신히 라이브를 한번씩 가져오는 정도.
 뭐, 아마 의도적으로 그러는거겠죠.

 「이번에는 해외야. 미얀마에서 유적 리포트.」

 「이 페이스면 일년동안 2달정도는 해외에 있겠네요.」

 「우리 사무소 묘하게 자금력은 있단말야. 신기해.」

 「즐겁지?」

 「그건 부정하지 않지만……우리들은 아이돌이잖아?」

 「정말 라이브 할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렇게 여러가지 회의를 끝내고 일주일 후.
 스탭분들과 저희들은 미얀마로 떠났습니다.


 「스케줄대로면 저녁부터 촬영이었지?」

 「응. 이대로 버스로 목적지까지 갈거야」

 「유적인가요. 오늘은 예비조사인걸까요」

 「핫핫하」

 현지에서 산 수수께끼의 과자를 둘이서 야금야금 먹습니다.
 아무래도 해외 과자는 설탕맛이 너무 강합니다.


 한동안 버스가 달리자, 정글같은 곳에 도착했습니다.
 오오, 그야말로 유적이 있을듯한 장소네요.
 그런데, 어째서인걸까요. 사람이 하나도 안보이는데

 「아, 보인다」





 「…………시」


 프로듀서가 가리킨 방향.
 문 옆에는 제복차림의 반듯한 남자가 서있었고, 스케치북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 스케치북에는, 삐뚤삐뚤한 카타카나로 이렇게 쓰여있었습니다――


 「싫어냐아아앙! 미쿠 내릴거야아아아아!!!」

 「응. 내려야지. 자, 저기서 기다리고 계신다.」



 ――"게릴라 라이브!"





 ― = —≡—= ―


 레인저 라이브.


 『아이돌인 이상, 언제 어디서 어떤 상태라해도 라이브를 할 수 있어야한다』


 라는 프로듀서씨의 발안. 정말 유감스럽게도 대인기 기획이 됐습니다.
 세계 각국 군대의 레인저 과정에 상응하는 훈련을 받고, 그 후에 위안 라이브를 한다는 기획입니다.
 때때로, 세계가 이상한건지 제가 이상한건지 헷깔리곤 합니다.

 「싫어냐앙……미쿠, 집에 갈래에……」

 「포기하세요. 어차피 안보내줄거에요」

 저는 벌써 6회째다보니 익숙해졌지만, 미쿠씨는 이제 2번째였네요.
 확실히 저도 처음에는 토할 뻔 했습니다. 아, 아뇨, 한번 토했습니다.

 아이돌은 뭘까요?




 『우리 군에 어서와! 일본인이 참가하는건 처음이구나』

 「이분이 이번에 교관을 맡아주실 미얀마 육군 보병 연대장님이셔.」

 『흐흥~, 부디 관대히 부탁드릴게요!』

 「아, 저기~……『열심히 하겠습니다』……냥……」

 영어라서 다행이네요. 버마어는 아직 익숙치 않아서.
 흐흥. 이 기회에 마스터해보죠.

 『결단식은 오늘 밤이니까 그 때까지 쉬고 있어』

 『아, 아하하……감사합니다, 냥』

 『내일부터는 그럴 시간이 일절 없으니까』

 『…………아, 하하하하하……』


 그리고, 레인저 라이브가 막을 열었습니다.




 ― = —≡—= ―


 「──우에엥……샤워하고싶어어……」

 「우기니까 오늘 밤에 한번쯤 내리겠죠.」

 「비는 샤워가 아니냥……」



 『오옷, 저것 봐 미쿠! 호랑이야! 좋아한댔지?』

 「아니, 딱히 고양이과라고 다 좋아하는건……응, 저 아이 이쪽 보지 않았어?」



 『──다시 한번 말하는데, 화기는 커녕 칼조차 없다. 자, 어떡할거지?』

 『통신수단을 찾아야겠죠?』

 『아깝군. 최우선은 자신의 안전확보와 전력분석. 통신은 그 후다.』

 『과연. 우선순위라는건 어렵네요.』

 『뭐가 과연인거야, 사치코쨩』



 『역시 레인저 과정이라하면 뱀이죠』

 『소금은 없지만. 피나 땀으로 만드는 훈련도 한번 도입해볼까』

 『우물, 우물……아르헨티나에서 먹은것보다 질기다냥──』



 ──이렇게 저희들은 닷새간의 훌련을 끝내고, 무사히 최종 라이브에 도달한것입니다.





 ― = —≡—= ―


 『받아라, 사치코』


 아침이 되고, 다음날 아침.
 고개를 갸웃하면서 손을 내밀자, 대대장님이 웃으며 무언가를 주셨습니다.
 건내 받은 것은, 둔탁하게 빛나는, 날개와 칼이 새겨진

 「그거, 뱃지 아니야냥?」

 『레인저 휘장……괜찮나요?』

 『물론이지. 너에게는 그 자격이 있다……아아, 국내에서는 차지 말고?』

 『미쿠꺼는 없는거야?』

 『하하하. 또 오면 그때 주지. 그 때는 정규장비를 전부 차보자고』

 『으……아, 아니~ 사양할게냥……』

 『흐흥! 대대장님도 제법 남자다우신데요!』

 『나야말로 많이 배웠어. 또 와줘, 둘 다!』



 함께 훈련을 받은 전우들에게 성대한 성원을 받고 버스가 출발합니다.
 한줄로 정렬한 사람들을 향해 창에 손을 내밀어 흔들자, 그들도 힘차게 손을 흔들어줬습니다.

 「휘장도 이걸로 2개째네요. 이렇게 된거 한번 모아볼까요」

 「취미 참 좋네」

 「별 거 아니에요」

 「칭찬 아니냥」


 미쿠씨와 힘없이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에, 버스는 양곤 국제 공항에 도착해있었습니다.
 근육통 확정의 다리를 질타하며 버스에서 내리자, 미쿠씨의 눈이 이 사태의 범인을 포착했습니다.
 으음, 전신의 털이 거꾸로 섰네요. 아니, 털이 아니라 아우라인가요.

 「아──! P쨩!! 이 자식-……뭘 먹고 있는거냥!!」

 「사치코도 미쿠도 수고했어. 아이스크림」

 「보면 알아냥!! 그런게 아니라!」

 「미쿠는 건강한데. 그럼 한번 더할까?」

 「…………엣」

 「농담이야. 자, 가자」

 「사치코쨩, 이자식 쥐어 패도 괜찮을까?」

 「제발 일본에 도착할때 까지만 얌전히 있어주세요.」




 「뭐, 정작 나는 좀 늦게 가게되겠지만」

 「네? 무슨 말인가요?」

 「저쪽에 착오가 있어서. 뒷 비행기를 타게됐어」

 「천벌이냥. 훗훗후〜. 반성해반성해〜♪」

 저와 미쿠씨에게 티켓을 건내며 프로듀서씨가 한숨을 쉽니다.
 그런 연극같은 행동에 미쿠씨가 티켓과 프로듀서씨를 여러번 번갈아 바라봅니다.

 「……P쨩, 뭔가 꾸미는거 아니지?」

 「하하하아니아니아니아무것도꾸미는거없어미쿠는이제편안히일본으로돌아갈뿐이야」

 「……」

 「써프라이즈나몰래카메라같은건일절없어내가언제거짓말한적있어?」

 「지금걸로 미얀마에 도착했을때부터 7번째냥」

 「뭐, 그건 넘어가고」

 프로듀서씨를 향해 공격의 자세를 잡으려는 미쿠씨를 포박.
 저도 피곤한가보네요……역시 20kg을 메고 돌아다니는건 힘들군요.
 날뛰는 미쿠씨를 억누르고 있으니, 프로듀서씨가 전광판을 가리킵니다.




 「자, 이제 탑승 시작했다. 일본에서 보자」

 「기억해둬라냥……꼭 비싼거 얻어먹을거야냥……」

 회수가 늘어나면서 점점 미쿠씨를 막는게 힘들어졌습니다.
 앞으로 조금 후에는 저도 못막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아─……뭐, 일단 가자……사치코쨩」

 「일주일만의 일본이네요」


 경계를 풀지 않는 미쿠씨의 옆에서 조용히 출국 수속을 진행합니다.
 뜨는 저는 뒤를 어지르지 않으니까요.
(*나는 새는 뒤를 어지르지 않는다立つ鳥跡を濁さず라는 일본의 속담. 떠날 때 뒤처리를 깨끗이 하라는 뜻.)

 「피……곤하, 다……」

 「30분 후에 이륙하네요. 그럼, 영화는 뭐가……」

 비행기 시트에 앉자마자 미쿠씨가 자리에 기대 앉습니다.
 아무래도 하늘에서 수다를 즐기는건 무리겠네요.
 영리한 저는 시트 모니터 영화의 라인업을 꼼꼼하게 체크해둡니다.


 비행기가 천천히 움직이자, 갑자기 기내가 시끄러워서.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들자, 전방에는 반다나를 얼굴에 감은 사람들이 우르르 줄지어 있었습니다.


 자동소총을 들고.



 『움직이지 마. 여기는 우리, 카렌 민족 해방 연맹이 장악했다──』





 ― = —≡—= ―


 『──한다면, 난폭한 짓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항한다면 험한 꼴을 볼것이다.』


 과연, 이렇게 왔나요.
 잠깐 당황했지만, 차근차근 생각해보니 납득이 갔습니다.

 「……사, 사사, 사치코쨩……우리들, 어떡하지……!?」

 「자자, 진정하세요 미쿠씨」

 「사치코쨩은 너무 침착한거아니냥……?」

 미쿠씨의 얼굴이 새파래지며 떨립니다.
 뭐, 비행기가 잭을 당했을때는 그게 보통 반응이겠죠.
 주변 승객분들도 비슷한 표정이고.

 「미쿠씨, 잘 생각해 보세요. 이런 사태,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가, 가능이고 자시고, 실제로」

 「『카렌』 민족 해방 연맹」

 「……에?」




 미쿠씨를 향해 천천히 손가락을 꼽으며 설명합니다.

 「갑자기 떨어진 프로듀서씨. 교관님한테 배운 대테러 활동 시뮬레이션」

 「……」

 「아까 받은 용기의 증거, 레인저 휘장……과연 우연일까요?」

 「……서, 설마, 사치코쨩」

 「이제 아셨죠?」

 집게손가락을, 우뚝 세웠습니다.



 「──몰카, 인거에요!」



 「…………에에……」

 『거기 여자. 떠들지 마』

 『아, 죄송합니다』




 고개숙이고 목소리를 낮추며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아니, 그 해석은 좀……」

 「그래도, 우연치고는 너무 맞아떨어지지 않나요? 특히 프로듀서씨」

 「……그건, 그렇지만」

 「그리고 아마 이번은 극장형 몰카네요.」

 「극장형……?」

 「당하는 사람도 바로 눈치챌 설정을 준비하고, 시청자를 어떻게 즐겁게 해주는지를 중시하는 타입이에요.」

 「미쿠, 슬슬 영문을 모르겠는데」

 그나저나 이번에는 왠일로 대규모 기획인가보군요
 해외, 비행기 전세, 이렇게 많은 엑스트라분들.
 살리는것도 죽이는것도 저희 나름인 상황에, 등골이 떨립니다.

 「저희도 출세했네요」

 「으음……정말일까냥……?」

 「뭐, 일단 얌전히 행동하죠. 세세한 설정을 파악해야 하니까요」




 테러리스트……과격파 게릴라? 분들이 동료가 촬영중인 카메라 앞에서 연설을 합니다.
 이번 로케 중에 버마어를 익혀두길 잘했네요.

 『──의 1월. 과거의 동지는 길을 잘못들었다』

 『평화, 평화. 웃기는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당신들은 상상할 수 있나? 아니, 분명 못하겠지』

 『이매진, 이었나. 평화를 노래한 그들은 한번도 싸우지 않았었나?』

 『죽이고 싶은것이 아니다. 노래하고 싶은것도 아니다』


 『그저 조금만, 세계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이다』


 그렇게 외치고, 카메라가 꺼졌습니다.


 「……과연. 미얀마 정부와의 평화체결에 반발한 KNU잔당, 이라는 설정이군요」

 「뭐야 그거……아아, 교관님이 말했었지」

 「목적은 동결자산 인도인가요. 무심코 집중해버렸네요.」

 그렇게 감탄하고 있으니, 미얀마인 같은 사람이 기세좋게 일어섰습니다.




 『알까보냐! 그런 소꿉질은 너희끼리나 해!』

 『앉아라』

 『가족이 공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내일은 조카의 생일이야』

 『앉아라』

 『내려줘. 지금 당장!』



 파바바방!!



 탄피가 튕겨나오고, 천장의 조명 하나가 깨졌습니다.


 『세 번 말해야겠나?』

 『……』


 주변에서 몇개의 총구가 향해지자, 아저씨가 무력하게 털썩 앉았습니다.





 「……쐈어, 냐」

 「네. 모델건은 아니고 공기총같네요.」

 「지, 진짜 총 아니야……?」

 「굳이 촬영용 풀・플래시탄을 사용하지 않다니……장인정신이 있네요」

 주변 엑스트라 분들도 박진의 연기입니다.
 정말 굉장하네요. 이번 몰카는..

 「이걸로 초반 종료겠고, 한동안 휴식이겠네요.」

 「휴식이라니……」

 「피곤하시면 주무셔도 괜찮아요. 차례가 오면 깨워드릴게요」

 「이 상황에서 잘 수 있을 정도로 거물은 아니냥……그리고 차례도 필요 없어……」

 아무래도 촬영은 장기전이 될 것 같습니다.
 구아바 쥬스를 한모금 마시고, 천천히 어깨를 풀었습니다.



 ― = —≡—= ―


 「화장실, 가고 싶어」


 「……네?」

 2시간 정도 게릴라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와중 들린 중얼거림.
 무심코 리액션이 한 템포 늦었습니다.

 「화장실……」

 「아니, 촬영중이잖아요. 참을 수 없나요?」

 「참, 았어……이제, 무리……」

 「어쩔 수 없네요 , 스태프분한테 말해서……아니」

 오히려, 딱 좋은게 아닐까요?
 상당한 시간동안 움직임이 없었고……이쯤에서 살짝 분위기를 환기시키는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씁니다.
 미쿠씨, 나이스 타이밍이었어요.

 『저기, 죄송합니다』

 「잠깐, 사치코쨩」

 『……응?』

 『일행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해서』




 『안돼』

 『도저히 안될까요?』

 『그 자리에서 처리해라』

 『아무짓도 안할게요. 시험삼아 리더분한테 지시를 물어봐주시면 안될까요?』

 『……칫……아, 동지. 이상한 승객이……머리카락이 삐줍한……」


 ……여기서는 조용히 있어야겠죠


 『화장실에……에……? 알겠습니다』

 교신을 끝내고, 한숨을 한 번.
 귀찮은듯한 손짓으로 미쿠씨를 일어나게 했습니다.


 『진짜, 귀찮게……그 전에 보디체크다, 영차』

 「엣」


 아, 이거 서비스 씬인가요?





 『휴대폰 꺼내』

 「……여기요」

 『그거 말고는?』

 「이게 다, 에요」

 『과연, 진짜련지』

 게릴라분의 손이 미쿠씨의 몸을 뒤집니다.


 ……오오.
 아슬아슬하게 클레임이 올듯한, 절며한 라인이군요. 이번 감독님은 과감하시네요.
 과연, 이런 느낌으로 오는군요.

 『……좋아. 따라와라』

 『……』

 『꽤 좋은 엉덩이잖나, 아가씨』

 『……~~!」

 「하하」

 아무래도 이걸로 끝인 모양입니다.
 방송적으로는 왠지 살짝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뭐, 아이돌 상대로는 이게 한계겠죠.




 「하아……」

 「어서오세요, 미쿠씨」

 「언제까지 계속 하는거야……이거」

 「미쿠씨를 시작으로 화장실 타임에 들어간것 같고, 이걸로 반정도일까요」

 긴장된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엑스트라 분들이 지시에 따라 화장실을 다녀옵니다.
 이런 최소한의 배려.
 조용하고 위압적인 분위기.
 활주로장의 항공기 안이라는, 외부의 동료만 있다면 주위의 경계도 쉬운 무대.
 제법 영리한 실행범이라는 설정인가 보네요. 그런데, 어떻게 끝을 낼까요.

 「어떻게 하는게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뭐를?」

 「마무리에요. 몰카의 마무리. 아까전부터 고민하고 있었는데」

 「맘대로 해라냥……」

 여기까지 했는데, 마무리가 어설픈건 피하고 싶습니다.
 여태까지의 여정에 힌트는 없었는지 저는 다시한번 기억을 되짚어봤습니다.



 ― = —≡—= ―


 『──노굴적이다. 전달장소 지정조차 응할 기색이 안보인다』

 『결국 놈들도 말만 번지르르했나』

 『처음부터 무혈은 무리였어. 지금이라도 2~3명쯤 다리를 분질러버리자고』

 『죽이지 않는다고 괜찮은게 아냐, 이번은.』

 『그럼 어쩌란거야, 망할!』


 잭 선언에서 6시간하고도 조금.

 엑스트라 분들에게서도 피로가 보이기 시작하고, 촬영도 드디어 가경에 들어간것 같습니다.
 게릴라역 분들도 험악해지기 시작하면서, 기내에 불온한 분위기가 흐릅니다.
 외부의 상황을 모르는 설정으로 한건 좋은 선택이네요. 창문을 닫으니 밖을 엿볼 수 없습니다.
 보이면 너무 뻔할테고.

 「자, 피날레 준비는 되셨나요, 미쿠씨?」

 「……지, 진짜 할거야……? 이거 악몽인게 아닐까……?」

 「무슨 말이에요. 타이밍적으로도 최고에요……셋, 둘……」

 「………아아아진짜아아……될대로되라냐앙!!」

 『어이, 여자 시끄러워!』


 들이대진 총구를 무시하고, 저희는 일어섰습니다..





 「미쿠씨!」

 「냐앗!」

 미쿠씨가 몸을 비틀고, 중앙의 3열 시트를 뛰어넘었습니다.
 갑자기 펼쳐진 문설트에 게릴라역 분들의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흐흥. 아이돌의 신체능력을 얕보지 마세요!
(*문설트 : 링의 로프를 밟고 뒤로 뛰어 돌아 덮치는 프로레슬링 기술)

 「……영차!」

 『……뭐냐, 너희들은?』

 수미터의 거리를 사이에 두고, 2개의 통로를 가로막는 모양새로 저희들은 대치했습니다.
 카메라가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잘 보이게 대담한 표정을 짓습니다.

 『세계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하셨죠, 주범씨』

 『……그렇다만?』

 『이야기하면 되잖아요. 저는 여태까지 이야기해왔어요』


 여태까지 평정을 계속 유지한 주범씨의 눈썹이 처음으로 찌뿌려졌습니다.





 『베트남 인민 육군의 포병. 아르헨티나의 자칭 마술사』

 『……』

 『노르웨이의 개썰매 마스터에, 캐나다가 자랑하는 전설의 여헌터」

 『……하고 싶은 말은 그것뿐인가?』

 『아이돌은, 그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는 의미에요』

 『아이돌……?』


 『세계는 머지않아 하나가 될거에요……제 귀여움 아래에서!』


 좌석 너머에서 미쿠씨를 향해 웃어줬습니다.
 살짝 떨고있는 무정한 미소이지만, 그래도 미소입니다. 충분하겠죠.

 「자, 미쿠씨! 뮤직, 스타트!」

 「……에잇! 모르겠다! 이거 들고있어 주세요!」

 당황하는 엑스트라 분들을 보지도 않은 채, 미쿠씨가 주머니에서 재빠르게 휴대폰을 꺼냅니다.
 재빠르게 조작을 하고, 바로 옆에 있던 아줌마에게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휴대폰에서, 매너없는 대음량으로 음악이 흐르시 시작했습니다──


 「귀여운 나와!」

 「모두의 미쿠냥이 부르는!!」







 『──We're the friends!!』


 자, 게릴라 라이브의 시작이에요!!







 「You & me♪ 좋아하는 것이 달라♪」

 「한 사람 한 사람 달라♪ 오늘의 코디도 봐──」


 눈에는 눈으로.
 테러에는 테러로.

 게릴라에는, 게릴라로 직면한다.
 이것이 힌트를 바탕으로 이끌어낸, 제 대답이에요!


 「눈으로 보이는 부분은 닮지 않았어♪」

 「다투는 날도 있지만♪」


 영문판이나 버마어판은 연습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일본어입니다.

 흉흉한 분위기에 비지땀을 흘리며 굳어져있던 사람들.
 그 중에 섞여있던 저희의 팬이, 이제야 상황을 알아챘습니다.


 「……에? 미쿠냥?」

 「왜……라이브? 에, 뭐야 이거?」

 「사치코……진짜?」

 「예이예이예이예이─!!」






 「We're the friends!」


 당황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콜을 재촉합니다.
 국적도 나이도 다른 사람들이, 조금씩이지만 리듬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음, 아무래도 방송측에서 상정한 반응을 초원한것 같네요.


 정말 제 아이디어도 참……너무 탁월해서 곤란하네요!


 「싸우지 않는 것이♪」

 「우정은 아니잖아??」


 게릴라분들도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흐흥, 어떤가요?
 락한 그들에게는 아직 못미치지만, 노래의 힘도 얕볼게 아니죠?


 「그러니까」

 「계속──」


 『자! 당신들도!』





 저희들을 바라보고 있던 주범역 분의 표정이 갑자기 풀립니다.
 한숨을 내쉬더니, 포기하는듯한 포즈를 취하고──



 ──쓴웃음을 흘렸습니다.



 『We're the friends!』


 미묘하게 미묘한 영어도, 오늘만은 애교로.



 『──진정한, 친구야』






 엑스트라역 분들에게서 성대한 박수가 솟아오릅니다.
 미쿠씨와 힘차게 썸즈업을 주고받습니다.
 그리고 그 박수가, 바로 사그라들었습니다.


 주범역분이 제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자동소총은 여전히 들고있었습니다.


 『너는 누구지?』

 『흐흥! 저는 코시미즈 사치코. 머지않아 세계가 저의 포로가 될거에요』

 『호오. 그쪽의 너는?』

 『……아……마에카와, 미쿠입니다……왠지, 그……정말 죄송해요……」

 미쿠씨가 조금 주춤거리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마에카와미쿠……그가 그렇게 작게 중얼거린 순간, 어깨가 과장스럽게 튀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저를 정면으로 바라봅니다.

 『사치코라고 했지. 세계를, 겨우 노래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나?』

 『정말이지. 시야가 좁은 분이시네요』

 『그런가?』

 『그래요. 여길 보세요』




 기내를 둘러봅니다.
 미얀마인, 일본인, 인도인, 미국인──


 『여기에 세계가 모여있어요──이야기 해보면 되잖아요?』


 한동안 침묵하고 있던 주범역분이 길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돌아보지 않고 오른손을 들자, 공범역분이 한분 다가옵니다.

 『사치코』

 『네?』

 『확인해보겠다』

 『호오?』

 『전세계 생중계다. 사양하지 말도록』


 공범역분이 노트북에 연결된 카메라를 향합니다.
 그리고 주볌역분이 크게 손을 벌리고, 세계를 향하듯이, 외쳤습니다.



 『──앵콜!!』





 ― = —≡—= ―


 『──뭐라고 감사를 표해야할지……고마워』

 『흐흥~! 돌아가면 저희들의 CD를 사주세요!』

 『살았어……너희들 덕분이야……정말……』

 『그, 그게……아하하……』


 게릴라 라이브를 끝내자 그들은 바깥에 항복의 의지를 표했습니다.
 긴급탈출용 슈터를 펼치고, 양손을 들고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거기를 따라가는듯이, 승객역 엑스트라 분들도 한명씩.
 지나가는 분들 모두의 코멘트에는 굉장히 힘이 들어가있었습니다. 아니, 정말 굉장한 촬영이었네요.

 「휴, 미쿠씨도 수고하셨어요」

 「이제……미안,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어냥……」

 「긴장 풀면 안돼요. 마지막 리액션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마지막?」

 「놀란척해야죠! 그 간판이랑 카메라를 향해 쓴웃음 짓는거에요」

 촬영 시작이 오후였으니 밖은 이제 깜깜하겠죠.
 이 출구에도 강한 조명이 비추고있고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폭음.
 눈이 멀것만같은 섬광.



 밤하늘을 뒤집듯이 조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상공을 선회하는 몇개의 광점은 헬리콥터겠죠.
 비행기를 포위하듯이 보병전투차가 늘어져있었습니다.
 중무장한 경찰과 군인들이, 먼저 내린 사람들을 에스코트하고 있었습니다.



 『…………하!?』



 미쿠씨와 동시에 신음을 흘리자, 방금전의 수십배의 박수가 솟아올랐습니다.







 『영웅들의 귀환이다!!』

 『멋진 노래였어!』

 『미쿠─! 손흔들어줘─!』

 『삿쵸─! 삿쵸─!!!』


 아니, 그, 에, 응? 아니아니이거, 에? 그치만, 에?


 머리는 완전히 다운되어있었습니다.
 헛디딘 다리에 별다른 감상조차 품지 못한 채, 저희들은 꼴사납게 땅으로 미끄러져 뒹굴었습니다.
 거꾸로가 된 시야 구석에서, 낯익은 얼굴이 다가왔습니다.


 『전부 봤다. 미쿠, 사치코. 너희들은 우리의 자랑이다』

 「…………하」

 『레인저 뱃지로는 부족하겠군. 상부에 흥정해두지』

 『…………저기─』

 『아아! 맞아맞아, 상처는……』

 『간판은?』

 『뭐? 간판……무슨 간판 말이지?』




 교관님이 의아스러운 얼굴로 저희들을 바라봅니다.
 무전기로 구호반을 부르는 동안, 저와 미쿠씨는 바보처럼 멍하니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곧 메딕이 올거다. 물이랑 식량도 있으니 쉬어라』

 「냐……냐앗…………」

 『……저기─……교관님』

 『무슨일이지? 아아, 가족에게 연락하고 싶겠지. 회선은 연결해뒀으니……』

 『이거…………몰카……아니에, 요?」

 『……"MOLCA"? 그건……일본의 무술같은건가?」



 「──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미쿠씨의 절규를 자장가로, 제 의식은 편안히 끊겼습니다.





 ― = —≡—= ―


 「──네, CG프로덕션입니……헤, 헬로……?」

 「나다……아아, 증판있지. 잠깐만 기다려 줘」


 아아, 그래.
 미쿠씨도 말했었잖아요.

 그래, 분명 그건 악몽이었던거에요. 악몽이라고요.


 「사치코~? 들려~?」

 「…………아아, 네네네. 들려요, 프로듀서씨」

 「응. 그래서, 어디부터 갈까? 뭣하면 그쪽에서 오라고해도 괜찮을것같은데」

 「……응? 죄송해요. 무슨 이야기였죠?」

 「아니, 그러니까. BBC랑 ABC랑 NHK랑 알자지라, 어디부터 갈까해서」


 아, 그랬네요.
 유감스럽지만 악몽이 아니었네요.
 네네. 그렇죠





 제가 세기의 착각을 대폭발 시킨게 일주일 전.
 사무소의 전화는 아직도 울음을 그치지 않아서, 아이돌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당연히……예, 당연히도.


 그 잭 사건은 몰카같은게 아니었습니다.
 실행범분들은 빈틈없이 요인을 공격하거나 청사를 폭파하고 있었고.
 공항 옥상에서는 대물저격총을 겨누고있는 저격수들이 우르르 대기중이었다고 합니다.
 네. 정말 재미있네요.


 「몰라요. 그냥 아무데나 가요……」

 「그럼 가까운 NHK부터 갈까」


 사건의 전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죄다 생중계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기내의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서, 전세계로.


 「맞아. 그거말야, 방금전에 조회수 2억 넘었대」

 「그런가요」


 물론 그, 말 그대로의 게릴라 라이브도.
 말 그대로, 라이브로.






 『한동안 휴양 하겠습니다. 전부 사치코쨩에게 부탁합니다.    마에카와』


 라고 써진 메모지 한장을 남긴 채, 미쿠냥은 현재 여자기숙사에 칩거중입니다.
 이래서 이번 사건에 대한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전부 저에게 돌아오게 되서


 「그리고 수요일 레귤러말인데, 몰카──」

 「히익」

 「──는 시기가 나쁘다는 이유로 꽁트를 해줬으면 해. 비행기 소재로」

 「그 감독님 미친거 아니에요……?」

 「항상 그랬잖아」


 저는 이 건에 대한 뉴스나 영상은 일절 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일은, 전부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저는 단순히 귀여운 아이돌이고, 노래하며 춤추는 단순한 미소녀입니다.






 「봐봐, 이거. 전세계의 미디어에서 초대가──」

 「으아아아악!!!」


 프로듀서씨가 그것을 책상에 펼친 순간, 제 몸은 무의식적으로 후방 공중 회전을 실행하고 있었습니다.
 소파 뒤로 몸을 숨기고, 프로듀서씨에게 목소리만 보냅니다.


 「버, 버리세요 그거!……이제 싫어요!」

 「항공권도 안되나」


 제 몸에는 비행기에 관한 모든것에 방위본능이 새겨졌습니다.
 향후 한동안은, 일절 비행기를 탈 생각 없습니다.


 「그래도, 그 교관님한테도 초대장이 왔는데」

 「……으. 그, 그건」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건 그 훈련 덕분이기도 하니, 생명의 은인 아니야?」

 「그건……뭐, 그렇긴 한데……아! 배타고 가는건 어떨까요!」

 「미얀마는 좀 많이 멀지」





 프로듀서씨가 소파 위에서 저를 바라봅니다.
 빙긋 웃는 그 미소에, 저도 어떻게든 미소를 돌려줬습니다.

 「가자, 미얀마. 비행기로」

 「……아니, 그건」

 「세계를 무대로 삼는 아이돌 선언, 전세계 사람들이 알고있고」

 「…………그게─」

 「비행기 없이는 활동하기 힘들걸? 세계의 톱 아이돌」


 대답이 막힌 제 눈 앞에, 프로듀서씨가 갑자기 항공권을 내밀었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악!」


 그러자 제 몸이 멋대로 움직이고.
 제 목이 멋대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모, 목숨만은……살려주세요──!!」






 끝.
 사치코는 자칭타칭 귀여워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나 자신도 이상하다.
 어쩌면 위스키 마시고 써서 이렇게 된걸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카렌 민족 연맹은 실존하는 반정부단체입니다. 영국에서 미얀마가 독립한 후에 차별받던 소수민족중 하나인 카렌족의 최대 단체이고, 재작년에 미얀마 정부와 휴전을 했지만.. 여전히 흉흉하다고 하더군요.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7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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