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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 "나랑 사귀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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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5, 2017 00:43에 작성됨.

https://www.fanfiction.net/s/11662404/1/Please-go-out-with-me - 원본 링크입니다.

 

 

달이 밝은 조용한 밤에, 두 소녀가 길을 걷고 있다. 아주 바쁜 하루였고, 둘은 늦게까지 연습실에 남아 있다가 이제야 집에 가는 길이다. 치하야가 실력을 키우기 위해 연습을 더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하루카는 그걸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동료 아이돌이자, 소중한 친구인 치하야와 단 둘이 있을 수 있었으니까.

 

둘은 말 그대로 절친이었다. 다른 아이돌들보다 훨씬 더 가까운 사이였다. 그 "가까운" 관계를 본 몇몇 다른 아이돌들이 약간의 질투심마저 느낄 정도로. 그만큼 둘의 사이는 각별했다.

 

하지만 그 중 하나는 무언가를 더 원하고 있었다.

 

물론 알고 있었다. 어차피 둘은 "친구" 이상의 관계가 되지는 않을 것이었다. 언제부터 이랬더라? 아마 하루카가 처음 치하야를 만났을 때부터였을 것이다. 치하야는 뚜렷한 동기를 가지고 아이돌이 되었었다. 하늘나라로 떠난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둘은 금세 친한 친구가 되었다. 이유는? 하루카의 밝은 태도와 매력이 치하야의 마음의 벽을 곧 무너뜨렸으니까. 하루카는 치하야에게 완벽한 친구였고, 행복하고, 서툴지만, 당찬 소녀였다. 그러니 두 소녀는 금방 친해졌다. 그리고 그 우정은 곧 깊어졌다.

 

하루카는 치하야 곁에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치하야에 대한 하루카의 마음은 좋은 쪽으로 달라져 갔다. 치하야와 절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왠지 마음이 아파 왔다. 아즈사와 미키가 치하야와 이야기할 때는 너무도 쉽게 질투심이 나곤 했다. 왜 이럴까, 하고 생각해 보면 답이야 뻔했다. "사랑" 떄문에.

 

뭐 때문에 사랑에 빠졌더라? 그 계기는 치하야가 가진 목표 의식 때문이었다. 동생을 위해, 완벽한 노래를 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 하는 모습. 하루카는 그게 정말 존경스러웠다. 뿐만이 아니라, 치하야는 둘이 같이 있을 때 훨씬 부드러워지곤 했다. 그게 하루카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루카는 자기가 치하야를 웃기려고 할 때마다 치하야가 얼마나 자주 웃어 주었는지 떠올려 보았다. 진지한 성격의 치하야는 평소에 웃음을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카가 넘어지거나 뭔가를 툭 쳐서 떨어뜨릴 때면 치하야는 소리내서 웃고는 했다. 그 예쁜 웃음소리가 들릴 때면 하루카의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

 

천사.

 

그게 하루카가 생각하는 치하야였다.

 

 

"하루룽, 치하야 언니한테 끌리는 거 맞지?" 손을 머리 뒤로 한 채 쌍둥이 하나가 하루카를 놀렸다. 역시나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에에? 끌린다니? 뭐- 뭐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어?" 하루카가 재빨리 눈을 피하며 말했다. 얼굴은 누가 봐도 빨개져 있었다.

 

쌍둥이들이 서로를 보고 눈을 찡긋했다. 마미가 슬쩍 다가와 불안해하는 하루카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어느새 하루카는 벽을 등지고 쌍둥이들에게 둘러싸여 도망갈 곳을 잃었다.

 

"진짜야? 요즘 마미 눈에는 하루룽이 치하야 언니를 점점 더 많이 쳐다보는 걸로 보이는데. 치하야 언니가 연습하느라 못 보고 있을 때 말이야." 마미의 작고 귀여운 얼굴에 능글맞은 웃음이 어렸다.
"그래그래." 아미가 거들며 말했다. "아미도 아즈사 언니가 다가갈 때 엄청 질투하는 거 다 봤다구?"
"그게... 그게 아냐." 하루카는 억지로 말했다. 눈은 그저 땅바닥만 보고 있었다. 쌍둥이들과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그게 아니면 마미 눈 똑바로 봐 봐." 마미가 부끄러워하는 하루카를 유심히 바라보자, 하루카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맞아, 아미 눈도 똑바로 봐 봐. 하루룽이 거짓말하는 거 아니면 말이지." 아미도 안절부절 못 하는 하루카에게 다가가며 거들었다.

 

하루카는 손을 비비며 치하야를 "그런 식으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재빨리 설명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치하야랑 그런 사이 아냐." 그러면서 하루카가 고개를 들자 쌍둥이들은 실망한 듯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아우... 아미 실망했어. 아미는 그렇고 그런 사이인 줄 알았는데." 아미가 투덜대며 말했다.
"그러게, 우리 자유 시간도 반이나 써 가면서 조사했는데, 결국엔 이렇게 실망할 줄이야." 마미도 심통이 나서 팔짱을 꼈다.
"이제 어떡하지, 마미?" 아미가 한숨을 쉬고는 마미를 돌아보며 물었다.
"일단은 그냥 내버려 두자." 어깨를 으쓱하면서 마미가 답했다.
"그래도 될 거 같네. 나중에 봐, 하루룽!" 쌍둥이들이 동시에 윙크를 하며 사라지자, 하루카는 벽에 완전히 몸을 기댔다.

 

나 치하야 좋아하는 건가?

 

 

"음... 치하야가 날 항상 받쳐 주는 게 좋아. 치하야에겐 불편한 일일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의 그러지 않아도 날 위해선 항상 웃어 주는 게 좋아. 내 재미없는 농담이 안쓰러워서라도 웃어 주는 게 좋아. 치하야의 모든 걸 좋아해. 치하야에 관한 모든 게 점점 더 사랑스러워져." 하루카가 속삭인다.
"우리 사이가 틀어질지라도, 내 감정을 말해 주는 게 좋을 것 같아. 치하야를 속이고 싶지는 않아."

 

"치하야 쨩, 뭐 하나 물어 봐도 돼?"
리본을 한 빨간 머리의 소녀가 조용히 묻는다. 파란 생머리의 소녀는 그 말을 듣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물론이지. 하루카 쨩, 무슨 일인데?" 치하야가 부드럽게 말한다. 달빛은 그녀의 작은 미소를 비추고 있다.

 

하루카는 뺨을 살짝 붉힌 채 손을 비빈다. 할 수 있을까? 이제는 마음이 아플 정도로 혼자 오랫동안 담아 두었던, 그 금지된 깊은 감정들을 친구에게 고백할 수 있을까? 하루카가 천천히 몸을 돌리자, 익숙한 갈색 눈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하루카 쨩, 무슨 일 있어?" 치하야가 걱정스럽게 말한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는 목소리다.
"치하야 쨩, 저기... 그러니까... 여자애가 여자애 좋아하는 거, 어떻게 생각해?" 하루카는 자기도 모르게 말을 뱉었다가, 이내 당황해서 입을 가린다.

 

내가 정말 저렇게 말했단 말야?

 

그 말 이후로 주변이 조용해지고, 하루카는 그런 질문을 한 자기가 바보처럼 느껴져서 더욱 얼굴을 붉힌다. 치하야는 걸음을 멈춘다. 앞을 보면서, 하루카의 궁금한 눈빛을 피하고 있다.

 

"음... 괜찮지 않을까? 누굴 좋아하는 걸 어쩔 수는 없잖아?" 그녀가 어색하게 답한다.

그 말을 듣자 하루카의 기분이 풀리고, 마음이 놓인다. 방금 전까지 불안해서 찡그렸던 얼굴에 어느새 미소가 퍼져 있다. "그렇지." 그녀가 답한다.

"그래서 왜 그런 걸 물어 본 건지, 물어 봐도 될까?" 치하야가 되묻는다. 이제는 하루카를 보고 있다.

"왜냐면..." 하루카가 땅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린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 뺨이 화끈거린다. "왜냐면... 내가 널 좋아하니까." 자기 입으로 한 말을 들어 보니, 잘 쳐 줘야 엄청 부끄러운 기분이다.

 

다시 밤 공기가 조용해진다. 하루카는 침묵을 견딜 수 없어서 그저 도망가고 싶지만, 어느 새 치하야가 손목을 꽉 잡고 있다.

 

"아직..." 치하야가 땅을 보며 중얼거린다. "아직 도망가지 마. 대답을 못 들었잖아." 치하야가 고개를 들자 물기 가득한 에메랄드빛 눈이 보인다. "울지 마... 네가 우는 게 싫어." 치하야가 엄지손가락으로 떨어진 눈물 몇 방울을 닦아 준다. 하루카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다.
"하루카 쨩, 날 봐." 치하야가 하루카의 턱을 들어올린다. 두 소녀는 다시 눈을 마주친다.
"치하야 쨩, 그럴 필요는 없어..." 하루카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뭐가 필요없는데?" 치하야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묻는다.
"날 좋아해 줄 필요는 없어." 하루카가 작게 웃으며 답한다. "내-내가 그냥 너무 이기적이었어. 차라리 그냥 친구 사이로 남아도-"

 

그 순간 치하야가 하루카에게 다가가 입술을 포갠다.

 

치하야가 새빨개진 얼굴을 떼며 시선을 피한다. "미-미안해, 갑자기 키스할 생각은 없었어. 그-그냥 대답할 방법을 모르겠어서 그런 거야."
하루카는 얼굴을 붉히며 환하게 웃는다. "괜찮아. 키스해 줘서, 기분 좋아졌어."
치하야가 숨을 깊이 들이쉬고 말한다. "하-하루카 쨩, 그런 기분인 거 몰랐어. 나도-나도 널 좋아해." 그녀의 얼굴이 다시 빨개진다.

 

"그래서 아까 갑자기 물어봤을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몰랐어. 완전 당황했거든. 그러다 대답이 늦어서 상처받은 네 얼굴을 봤어. 키스 정도면 대답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키-키스한 거야." 치하야가 작게 미소지으며 하루카를 바라본다.

 

하루카가 기쁘게 웃는다. "정말? 그런 바보같은 질문에 대답 안 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치하야 쨩 기분을 알았으니까, 물어보길 잘 했네. 그러니까..."
치하야의 시선이 진지해진다. "그러니까...?"

 

하루카가 입술을 깨문다.
"치하야 쨩, 나랑 사귀어 줘." 얼굴이 빨개진 채로 그녀가 내뱉는다.

 

작게 미소짓던 치하야가 이내 활짝 웃는다. "그래. 나도... 정말 기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그나저나 영어 번역 어려워요. 왜 이걸 한 시간이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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