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시마무라 우즈키, 역행 합니다!" 제 1장

댓글: 10 / 조회: 2461 / 추천: 2



본문 - 02-05, 2017 00:15에 작성됨.

"시마무라 우즈키, 역행합니다!"

 

 

—————————————————————

 

원작 : 아이돌 마스터

태그 : 걸즈 러브,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시마무라 우즈키, 역행

 

—————————————————————

 

 

애니메이션 24화에서 "미소 같은 거, 웃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걸! 나한텐 아무 것도 없어.. 아무 것도.." 상태가 된 우즈키. 결국 프로듀서의 손을 붙잡지 못하고 그대로 아이돌을 그만둬 버렸다!
그 후 마음 깊숙히 커다란 후회를 품은 채 하루하루 살아가던 우즈키는 27세의 봄, 일하던 중 의식을 잃어버린다!
눈을 뜨자 그곳은 10년 전 모든 것이 시작 된 장소!
노력가를 은퇴한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고난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원작 붕괴, 원작 개변, 원작 재구성물입니다. 그런 것에 저항감이 있는 분은 뒤로 버튼을 눌러주세요.

 

19화를 기점으로 걸즈 러브 태그를 추가하였습니다.

우즈키는 걸즈 러브가 되지 않습니다.

 

 

 

 

제 1장

 

1. 시마무라 우즈키는 돌아왔다.

 

 

시마무라 우즈키는 '어라?' 하고 생각했다.

'여기 어디야?'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아마 어딘가의 방 천장이다. 등에서 느껴지는 감촉이나 귓 속의 평형감각에 의해 자신이 위를 향해 쓰러져 있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나는 회사에서 그저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을 터.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어 눈 만 데굴데굴 굴렸다. 뭐야 이거.

 

"우즈키쨩 괜찮아?"

 

본적 있는 것 같은 여자가 들여다 본다. 자기보다 어린 여자에게 '쨩' 이라 불려진 것이 묘했다.

 

"괜찮아. 그보다 여기는... 아-"

 

일어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깨달았다. 여긴 레슨 룸이다. 그것도 346같이 커다란 곳이 아닌, 중학생때부터 다녔던 양성소. 그 세월이 담긴 판자 바닥 위에 우즈키는 서 있었다. 그리고 거울을 보고 다시금 깨닫는다.

 

"옛날의 나다."

 

아무것도 모르던 바보같은 예전의 나다. 돌아온 건가. 그런 건가. 이런 걸 타임슬립 이라고 하던가. 머리 속이 빙글빙글 혼란스럽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이에 걸맞는 냉정함도 있었다.

 

"왜 이제 와서?"

"왜, 왜 그러니? 우즈키쨩."

 

돌아보니.. 그래. 이 사람은 트레이너였다는 걸 떠올렸다. 하지만 이제 이곳에 용무는 없다.

 

"아. 이제 괜찮아요. 노력할 필요는 없겠지요."

 

트레이너는 아연해진다. 뭐, 그렇겠지하고 생각하며 방 구석에 놓여진 짐을 들었다. 훨씬 전에 갔다 버린 가방이었다. 어차피 아이돌이 되어봐야 나는 실패한다.

 

"우, 우즈키쨩!?"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출구를 향했다. 도중에 기둥에 붙어있는 사진을 봤다. 이 시점에서는 이미 그만둔 양성소 동료들의 사진이었다. 만면에 미소를 그린 내가 한 가운데 찍혀 있다.

 

"........"

 

딱히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대로 걸어서 양성소에서 나왔다.

 

 

—————————————————————

 

 

나는 아이돌을 그만둔 후, 적당한 대학에 진학해 적당한 회사에 들어갔고 자취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 돌아가는데 조금 애를 먹었다. 이제 신을 일 없었던 스니커의 감촉에 그리움을 느끼며 과거의 마을을 걸었다.

 

"........."

 

집에 도착했을 때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였다. 아마 정상적으로 레슨이 끝나고도 한참 지난 정도 겠지. 현관에서 엄마가 얼굴을 내밀었다. 집 앞에서 멍하니 서 있던 나와 눈이 마주친다.

 

“아, 우즈키. 어서오렴.”

 

엄마는 2년 전, 내가 25살 때 돌아가셨다.

나는 만면에 건강함을 띈 얼굴을 보며 입을 뻐끔거렸다.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호흡이 힘들어졌다.

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참는 게 몇 년만 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바꿔 먹는 게 너무 빠르다고 스스로도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다. 그야 친 엄마다.

엄마는 내가 아이돌을 그만 둔 후에도 계속 나를 걱정해주고, 그래서 지탱해주고, 그럼에도 믿어 주었다. 아무 기력도 없던 나를 응원해주었다.

 

“왜 그러니, 우즈키? 들어오렴.”

 

의아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미 주위는 완전히 어두워져서 소리도 없이 울고 있는 내 모습을 눈치 채진 못한 것 같다. 그 따뜻한 목소리가 내 마음을 울렸다. 심호흡을 했다. 들이 마시고, 내뱉고. 다시 한 번 들이 마셨다. 이제 눈물은 흘리지 않는다.

 

“엄마, 고마워요.”

 

엄마는 고개를 갸웃했다. 생각해보면 이때의 나는 어머니라고 부르고 있었던 것 같다. 뭐, 그런 건 어찌 됐건 나에겐 해야 할 일이 있다.

 

“저, 조금 잊어버린 게 있어서!”

 

그렇게 말하고, 나는 온 길을 되돌아 달렸다. 우선 트레이너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뺨에 남은 눈물을 떨쳐내며 달렸다.

그리고 길을 잃었다. 집에 오면서도 헤맸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게다가 너무 숨이 차다. 체력 없구나, 나. 무릎에 손을 대고 멈춰 선 곳은 어떤 가게 앞이었다.

말하자면 그건, 필연이라면 필연이었다. 이전 생에서도 이 날, 이 시간에 이곳에 왔었으니까.

꽃집 안에 따분해 보이는 얼굴로 턱을 괴고 있는 그녀가 있었다.

시부야 린이 있었다.

나는 갑자기 달려온 것과는 다른 이유로 비틀거리는 다리로 꽃집 안에 들어섰다.

아이돌과 꽃집. 그러고 보면 유치원 때는 그런 장래희망을 말하는 친구가 많이 있었다.

나도 그 중 하나로 즐겁게 꿈을 꾸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17살 봄까지 이어져, 현실이 되고, 겨울에 이르러 과거가 되었다.

‘린쨩’이 이쪽을 봤다. 그리고 놀람과 곤혹이 섞인 듯한 표정을 지었다.

 

“소, 손님. 무슨 일 있으셨나요?”

 

오늘은 참 여러 사람에게 걱정을 끼치는 날이구나. 린쨩이 의자에서 일어나 카운터를 돌아서 걸어왔다.

 

“어, 음. 일단 눈물을 닦는 게 좋을 듯 한데.”

“아. 죄송합니다.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였군요.”

 

쓱쓱하고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린쨩이 묘한 얼굴을 했다. 그러고 보면 외견에 맞지 않는 말투였는지도 모르겠다.

 

“뭔가 슬픈 일이라도 있었던 건가요?”

“어?! 어어, 그렇네요. 네. 있었습니다. 슬픈 일. 이런저런.”

“……”

“그래도 지금은 앞을 향하고 있어요. 미래에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음, 그럼 뭔가 그에 맞을 법한 꽃이 있을까요?”

 

린쨩은 진지한 얼굴로 들어 주다가 꽃을 요구하자 조금 웃었다.

 

“손님은 조금 별나네요.”

“으으음. 그런가요.”

“네. 뭐라고 할지. ‘어른스럽지만 어린애 같기도’ 하네요.”

“그건… 그럴 지도 모르겠네요.”

 

린쨩은 생긋 웃으며 내게서 조금 떨어져 점내의 꽃을 바라보았다.

 

“……하얀 아네모네는 어떨까요.”

“전생이랑 같은 꽃.”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감회 깊게도 린쨩이 언젠가 했던 말이 기억 저편에서 떠올랐다.

 

“”진실, 기대, 진심, 그리고 희망””

 

린쨩이 어라, 하는 얼굴을 했다. 말이 완전히 겹쳐졌다. 우연이었지만 어쩌면 운명 일지도 모른다.

 

“하얀 아네모네의 꽃말, 알고 계셨나요.”

“으음, 옛날에, 누군가에게 배웠어요.”

“누군가?”

“누굴까요……?”

 

우리는 서로 곤란한 듯이 웃었다. 초면이고 아마 앞으로는 만날 일이 없을 그런 관계 특유의 적당히 가벼운 분위기가 흘렀다.

그녀의 다정한 목소리가 나를 느긋하고 온화하게 만들었다.

 

 

—————————————————————

 

 

아네모네를 사서 꽃집을 나오자 가게 앞에서 프로듀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인사와 함께 명함을 건네 온다.

 

“아니, 어째서?”

“미소입니다.”

“아니아니아니, 그건 아니지. 어째서 여기 있는 거야? 아니, 어째서 여기 있는 건가요?”

 

그러고 보면 말투는 그 시절을 따라하는 게 좋을까. 어쩌면 미소도 그 시절로 되돌리지 않으면 버려 질지도.

 

“아. 그건 우연입니다. 먼저 양성소에 인사를 드렸습니다만, 시마무라씨는 먼저 돌아갔다고 하시기에 저도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그러다 마침 지나가던 가게에서 시마무라씨가 점원과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기에.”

“하아. 그랬던 건가요.”

 

내가 기운 빠진 대답을 하자 프로듀서는 조금 웃을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런 얼굴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미묘한 표정의 변화를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과거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겠지. 이 시기의 나는 프로듀서를 무표정한 철가면거인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지만 의외로 처음부터 표정의 레파토리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서서 이야기 할만한 것은 아닙니다만, 어딘가 카페라도 가지 않으시겠습니까?”

“아—. 알겠습니다. 부모님께는 연락 해 둘게요.”

 

내 입장에서는 10년 전의 스마트폰이므로 간신히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프로듀서…님.”

“네. 무엇인지요.”

“아까 저와 점원님이 이야기하는 걸 봤다고 하셨습니다만.”

“네.”

“점원님은 아이돌로 스카우트 하지 않으실 건가요?”

 

프로듀서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는 역시나 다른 사람이라면 알 수 없을 작은 미소를 띄웠다.

 

“물론, 스카우트 할 것입니다. 그녀의 미소는 우리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

—————————————————————

 

안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2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