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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자키 란코 「백마 공주님」 1/2

댓글: 3 / 조회: 1620 / 추천: 2



본문 - 02-03, 2017 00:39에 작성됨.


칸자키 란코 「백마 탄 공주님」 1/2


1:2015/04/29(수) 23:56:37. 47 ID:C0jyZbfZo



 「우와아아……」


 굉장해. 굉장해.
 굉장해요!


 「란코쨩. 두고가지 마」

 「아……죄, 죄송해요」

 「란코. 그 부츠로 달리면 위험해요」

 무심코 프로듀서랑 아냐쨩을 두고와버렸습니다.

 「하하, 뭐, 기분은 알지만. 이런 곳에 오면 신나지」

 「나는 신나지 않았다! 나의 몸이 고양감을 참지 못했을 뿐이다!」
 (시, 신나지 않았어요! 조금 기분이 들떴을 뿐이에요)

 「란코. 그거 똑같아요.」

 프로듀서가 얼굴을 손으로 부채질하며 웃습니다.
 ……신나지 않았는걸.

 「어냐쨩은 어때? 역시 두근두근하려나?」

 「다-. 저도 두근두근, 해요」

 「이것 참, 역시 아냐쨩은 침착한데. 언니구나. 그치~ 란코쨩?」

 「므으──!!」

 「핫핫하」





 프로듀서는 언제나 저를 아이같이 대합니다.
 저도 이제 고등학생인데. 정말!

 「자, 늦게 도착하면 곤란하니 슬슬 갈까」

 「흠」
 (네)

 「나중에 천천히 구경할 수 있을거에요」

 아냐쨩의 말대로, 나중에 천천히 구경해야지.
 하지만 역시 시선이 힐끔힐끔 옆을 향하는걸 참을 수는 없었습니다.

 「……굉장하다~」

 만개한 벚꽃 나무 아래를.


 말들과 기수분들이 또각또각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3:2015/04/30(목) 00:01:05. 60 ID:z08T0Kvao

 흑의의 기사 칸자키 란코쨩과, 백설의 공주 아나스타샤쨩의 SS입니다.


  전작

 타카가키 카에데 「일선을 넘어」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trans&wr_id=120953&sca=&sfl=wr_subject&stx=%EC%9D%BC%EC%84%A0&sop=and
 이거는 별로 관계 없고

 오카자키 야스하 「당신을 위한 히나마츠리」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trans&wr_id=123827&sca=&sfl=wr_subject&stx=%ED%9E%88%EB%82%98&sop=and
 이거의 조금 후


 란코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냐란 주세요



4:2015/04/30(목) 00:44:24. 84 ID:LAtJwB9DO

 그리폰이던가, 란코쨩이 주워온 고양이?


6:2015/04/30(목) 01:19:15. 88 ID:z08T0Kvao

 >>4
 Yes, 잘 아시는군요

 아나스타샤 「가련한 마수」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trans&sca=&sfl=wr_subject&stx=%EA%B0%80%EB%A0%A8%ED%95%9C+%EB%A7%88%EC%88%98&sop=and&x=0&y=0


5:2015/04/30(목) 00:44:48. 23 ID:z08T0Kvao

 ― = —≡—= ―


 「기사의 무리!?」
 (말!?)

 「로슈드……말, 인가요」


 란코가 힘차게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자, 무릎 위에서 낮잠을 자고있던 그리폰이 굴러떨어졌습니다.
 졸린듯이 얼굴을 닦고는 제 무릎 위에 올라오고는, 다시 눈을 감습니다.

 「타는거야!?」

 「그 이야기에 대한거야. 자, 일단 앉아」

 「흠!」
 (응!)

 다시 의자에 앉은 란코의 무릎에, 그리폰을 살그머니 옮겨놓았습니다.
 란코가 등을 쓰다듬어주자, 그리폰이 만족스럽게 그르렁 거립니다.

 「저번에 히나마츠리도 끝났고, 다음 달부터 신년이 시작되는데」

 「새로운 무대의 개막이여」
 (저도 고등학생이에요!)

 「란코쨩도 벌써 여고생이구나—…………그랬지……」

 「공포가 가면의 틈에 엿보이는구나」
 (프로듀서, 왜 조금 불안해하는거야?)

 「이게 자료인데」

 란코의 말을 흘린 프로듀서가 자료를 건내줍니다.
 수십 페이지 종이더미의 표지.
 그 맨 위에 강조된 한 문장이 쓰여있었습니다.




 「……『맞이하러 가자,』」

 「『왕자님을.』……인가요?」

 「그래. TV방송도 포함한 대형 기획인데, 정확한 테마는」

 프로듀서가, 손가락을 세우고 빙긋 웃습니다.


 「『차세대의 신데렐라』니까……아아, 이건 뉴제네랑은 관계 없어」


 신데렐라.
 란코가 되었고, 저는 아직 되지 못한 목표.


 「이번 기획에서는 말에 초점을 두고 있어. 하마카와씨 알아?」

 「승마가 취미……였었군요?」

 「그녀를 중심으로 몇명이 영국으로 로케하러 갈 예정이야」

 「기사들의 성지인가」
 (승마의 고향이네요)

 「그래서, 이쪽의 촬영은 역대 신데렐라 걸중 한명이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어」

 「그래서, 란코를?」

 「시부야씨는 바빠서 사퇴. 토토키씨의 담당이랑 내가 손을 들었는데」

 살짝 저를 보고, 바로 시선을 돌리고.
 프로듀서가 자료를 펄럭거립니다.

 「어떻게든 가져왔어」

 「하인이여, 칭찬하기 적합하다」
 (대단해요!)

 「절대로 놓치기 싫은 기획이니까. 에휴, 그도 장난 아니었지」




 「그래서, 뭘 하는건가요?」

 「이 페이지에 나와있는데, 일승협과의 합동기획이야」

 「일승협?」

 「러시아어, 는 아니군요」

 「일본 승마 협회. 공식대회도 자주 여는 조직이야」

 프로듀서가 타블렛으로 웹 사이트를 보여줍니다.
 톱 페이지에는 코스를 달리고 있는 말의 사진이 실려있었습니다.

 「실은말야」

 「므?」

 「승마가 번성한 홋카이도에서 로케하고 싶었지만, 예산 사정으로 도쿄에서 하게 됐어. 미안해 아냐쨩」

 「아, 그 마음만으로도 굉장히 기뻐요. 바리쇼에스파시바, 프로듀서」

 「이번에 귀향하면 부모님한테 승마솜씨를 보여줘 봐」

 부모님의 앞에서 말을 타는 저를 상상합니다.
 달리고, 돌고, 뛰고.
 ……두근두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쪽의 내용은 세가지. 하나는 승마 공시 경기 출장, 및 그것을 취재한 프로그램 촬영」

 「상자 속의 유희를?」
 (TV프로?)

 「응. 토요일 낮 프로그램으로 5주, 특집으로 짰어.」

 「대단해요, 프로듀서」

 「뭐, 스폰서가……아니, 재미없는 이야기는 이쯤해둘까. 다른 하나는 포스터야」




 「현상을 고정하는가?」
 (포스터 촬영인가요?)

 「말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승마의 보급 목적으로 역같은 곳에 붙이고싶대」

 「정해진 의식인가?」
 (지정된 포즈 같은건 있나요!?)

 「포즈? 딱히 없는데. 현장의 지시로…………아─」

 란코의 빛나는 눈동자를 보고 프로듀서가 헤아린듯이 뺨을 긁습니다.
 한동안 팔짱낀채로 고민하고는, 휴하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응, 좋아. 스탭들한테는 말해둘테니까 『그대의 영혼이 향하는 대로』해봐」

 「만세!!」

 그리폰을 안은 채로, 란코가 미소지으며 점프합니다.
 가슴에 안겨진 그리폰은 굉장히 귀찮은 표정을 짓고있었습니다.

 「마지막 하나는, 뭔가요?」

 「아, 그건」

 그렇게 묻자, 프로듀서는 저를 지긋이 응시했습니다.
 그 시선에 고개를 갸웃하자, 갑자기 미소를 흘리고

 「아냐쨩이 이번에 참가하는 이유이지만……지금은 비밀로 해둘까」

 「금주의 이치를 밝힐 수 없는가」
 (에~! 비밀, 가르쳐추면 안돼?)

 「비밀, 비밀. 일단은 촬영부터」




 「뭐, 좋다. 어차피 때는 올테니」
 (므으─ 궁금해─)

 「냐」

 여전히 그리폰을 안은 채로, 란코가 소파 위를 대굴대굴 구릅니다.
 그리고 문득 떠올린듯이 일어났습니다.

 「아냐쨩, 말을 탄 적 있어?」

 「녜트. 축제에서 본 적 있지만, 탄 적은 아직 없어요」

 「음……마수여, 그대는 어떤가?」
 (그리폰은?)

 「냐」

 「없대」

 「그럼, 함께 연습, 하죠」

 「저기」

 「네?」

 「…………고양이가, 말을 탈 수 있을까?」


 그리폰이 하품을 하고, 제 무릎으로 다시 자기 시작했습니다.




 ― = —≡—= ―

 「처음 뵙겠습니다, CG프로에서 왔습니다. 한동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릴게요. 귀여운 아가씨들과……이쪽은 도련님일까」

 프로듀서가 명함을 준 사람은, 상냥해보이는 할머니였스니다!
 싱긍벙글 미소지으며 쪼그려앉아, 그리폰의 턱을 쓰다듬어 주고 있습니다.

 「이 분이 신세를 질 선생님이셔. 자, 둘 다 자기소개 하자.」

 「크크크……나의 이름은 칸자키 란코」

 「……란코쨩. 처음에는 어떻게 하랬지?」

 「……핫! 저기, 그……칸자키 란코, 입니다……자, 잘 부탁드립니다.」

 「미나자부……아나스타샤, 입니다. 이쪽은 그리폰, 입니다.」

 「어머어머, 여러분 정말 귀엽네요. 그래도, 우리 아이들도 지지 않는답니다」

 할머니가 일어서서 걷기 시작합니다.
 승마복이 잘 어울리고, 허리가 꼿꼿해서……머, 멋있어!

 「놀랐죠? 이런 할머니라서」

 「역전의 무사에게도 배울것이 있지」
 (그렇지 않아요!)

 「역전의 무사……? 잘 모르겠지만 칭찬같네요」

 「죄송합니다, 칸자키는 말투가 이럽니다……」

 「아나스타샤씨도 해외에서 태어났나요?」

 「다-. 아냐라고 불러주세요. 러시아에서 태어났어요.」

 「양손의 꽃이라 부럽네요, 카사노바씨」

 「그만하세요. 저는 단순한 P입니다.」




 「피이……?」

 「아- 저희쪽 용어라고 해야할까요」

 고개를 갸웃하는 할머니에게 프로듀서가 웃으며 뺨을 긁습니다.
 업계용어라는 거네요!

 「프로듀서를 의미합니다. 디렉터를 D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그렇군요」

 할머니가 손뼉을 치고, 그리고 문득 떠오른듯이 말했습니다.

 「그럼 저는 K겠군요.」

 「네?」

 「기수. 기수를……일본에서는 경주마를 타는 사람을 의미하는 경우가 ㅁ낳지만, 그렇게 생략한답니다.」

 「아- K씨, 군요」

 「어머, 이걸로 저도 업계인일까요?」

 K씨가 후훗 웃습니다.
 약칭이라─ 멋진데─
 나는 아이돌이니까……I? 으음, 멋질, 까……?

 「자, 도착했어요」

 「……와아!」

 「우선은 갈아입고……후훗, 아무래도 들리나 보네요」


 말. 마. 馬.


 검은색 말이랑 갈색 말들이 풀을 뜯어먹고 뒹굴고 있었습니다.
 굉장해! 이렇게나 많은 말은 처음 봤어! 굉장해!





 「란코. 갈아입고 오죠」

 「응」

 「……란코?」

 「응……조금만 더……」

 「P씨. 미리 확인좀 해도 괜찮을까요?」

 「……죄송합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라. 갈아입으면 실제로 탈 수 있는거지?


 그것을 깨닫고 당황하며 갈아입으러 뛰쳐간 것은 잠시 후였습니다.




 ― = —≡—= ―

 「감겨진 성스러운 옷이다!」
 (프로듀서! 잘 어울려!?)

 「응, 잘 어울려. 하지만」

 「므으?」

 「미안하지만, 아냐쨩이 너무 잘어울려서……」

 「……화, 확실히」

 「그런가요?」

 퀼로트에 블라우스, 승마 부츠와 헬멧. 장갑을 끼고, 채찍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역시, 평소에 입지 못하는 옷을 입는건 즐겁네요.

 「그렇지. 혹시 귀족의 피라도 흐르는걸까?」

 「녜트. 파파와 마마는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에요」

 「그럼 촬영합니다~」

 「아,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카메라맨이 사진을 찍으려하자, K씨가 말을 걸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K씨도 찍고 싶은걸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K씨가 란코의 눈앞까지 와서 헬멧을 벗겼습니다.

 「멋진 헤어스타일이네요」

 「머리카락은 마력의 근원이니」
 (감사합니다!)

 「더 멋진 헤어스타일이 있는데 시험해보지 않겠어요?」

 「……! 응!」

 란코가 평소 애용하는 헤어스타일을 풀고, K씨가 조심스럽게 머리카락을 모읍니다.
 둘 다 은발이고, 같은 승마복을 입고있어서.
 마치, 할머니와 손녀같았습니다.




 「네, 다 됐어요」

 「이건……」

 란코가 손거울 속의 자신을 응시합니다.
 모아진 머리카락을 흠칫거리며 만지고는, 뒤에 서있는 K씨를 올려보았습니다.

 「포니테일?」

 「네, 말과 세트에요. 포니를 타는건 아니지만」

 「오오!」

 모자를 다시 쓰고, 뒤로 튀어나온 꼬리를 란코가 기쁜 얼굴로 만집니다.
 눈 앞에서 데롱데롱 흔들리는걸 무시할 수 없었겠죠.
 그리폰이 란코의 새로운 꼬리를 툭툭 건드립니다.

 「마수여! 반역의 송곳니를 향하는가!」
 (그, 그리폰! 하지마~!)

 「꼬리 동료가 새로 생겨서 기뻐하는것 같네요」

 「제 머리도 좀 더, 다르가……길면 좋았을텐데」

 「길러보는것도 괜찮겠네……그럼, 슬슬 찍어도 될까?」

 「아아, 방해해서 죄송해요. 자, 둘 다 찍으러 갑시다」

 「다-」

 「크크크……때가 왔으니!」
 (준비 오케이에요!)


 그리고 사진을 찍고 있으니, 뒤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란코와 함께 뒤돌아 보니.


 「예쁘다……」


 K씨가, 새하얀 말을 타고 왔습니다.





 「어떤가요? 우리 아이도 지지는 않죠?」

 「관상용 말……은 아니군요」

 프로듀서가 놀란 얼굴로 묻습니다.

 「네. 장애물 넘기 훈련을 받고 있어요」

 「장애물……?」

 「아직 못들었나요? 두 사람이 하는 것은 장애물 넘기랍니다」

 「말을 타고, 봉을 뛰어넘는것……말인가요?」

 「맞아요. 호흡을 맞추는게 중요하죠」

 K씨가 백마의 옆 얼굴을 어루만집니다.
 기분좋은듯이 그 손에 얼굴을 부비고 있습니다.

 「이름은 백설. 5살하고 반년인 여자아이랍니다」

 「백설……그렇다면 재투성이도?」
 (백설공주가 있으면, 신데렐라도 있어!?)

 「재투성이…………는 유감스럽게도 없네요」

 「그렇구나……」

 「K씨, 설명을 부탁합니다」

 K씨가 백마의 등에서 내렸습니다.
 경쾌한 몸놀림은 전혀 연령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한달 후 장애물 넘기 공식대회에 단체 멤버로서 참가합니다.」

 「장엄한 식전인가. 나의 몸으로 만족하는가?」
 (공식 대회!? 괘, 괜찮을까……)




 「그렇게 딱딱한 대회는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나치나유시……초보자라도 괜찮을까요」

 「연습만 제대로 하면 1달 후에 130cm는 뛸 수 있을거에요」

 「한동안은 라이브같은 일도 넣지 않을거야. 학교 끝나고 연습할 수 있어」

 130cm……란코의 키보다 조금 낮은 정도입니다.
 저도 란코도 말을 타 본 경험은 한번도 없습니다.
 할 수 있을까요?

 「저, 저기!」

 「네, 무슨 일 인가요?」

 「……타봐도, 괜찮아?」

 「아아, 그렇네요. 일단 한번 실제로 타보고 이야기할까요」

 「만세!」

 K씨가 지켜보면서 란코가 말에게 달려갑니다..
 그대로 백설에게 조심스럽게 접했습니다

 「이건 말 등자라고 해요」

 「흠」

 란코가 마구에 다리를 걸고, 말 등위에 오르고, 그대로 그 건너편으로 미끄러져 떨어졌습니다.


 풀썩.


 「아읏」





 란코가 엎어지고, 아무도, 그리폰마저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일어난 란코가, 의아한 얼굴로 백설을 올려봅니다.

 「……므으?」

 「P씨」

 「네」

 「란코쨩, 운동신경은」

 「……댄스는, 굳이 말하자면 서투른 분야네요.」

 「한 달 남았군요. 전력을 다하죠.」

 「꺄앗! 어, 얼굴은 햝지마─!」

 백설이 란코의 얼굴을 햝자, 란코가 작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 = —≡—= ―

 「후에—……」

 히, 힘들어요.
 어떻게든 떨어지지 않고 백설에게 탈 수 있게 됐지만…….
 아냐쨩은 벌써 느리게나마 달리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나도 빨리 따라잡자!

 「후냐—……」

 하지만 지금은 조금 휴식중.
 울타리에 몸을 걸치고, 땅바닥을 기어가는 개미의 행렬을 관찰중입니다
 홀쪽한 열을 바라보고 있으니, 시야 구석에 검은 봉이 땅에 꽂혀있는것이 보였습니다.
 굵은 봉은 4개 있었고, 잘 보니 봉이 아니라.


 ――부르릉.


 「……?」

 얼굴을 올리고, 부족해서.
 올려봐도, 그래도 부족해서.
 더 올려보니, 그제서야 머리가 보였습니다.

 「냥」

 「오……오오…………!?」

 굉장히, 굉장히, 커다란 검은 말
 그 머리 위에서, 그리폰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그리폰, 말에 탄거야!?





 「후하하! 역시나 나의 혈족」
 (그리폰, 대단해!)

 「먀?」

 크고, 강해보이는……고이장히 멋진 말!
 그리폰이 탈 수 있다면, 나도 탈 수 있으려나?

 「부케. 란코쨩의 머리카락을 깨물면 안돼요」

 「무구한 화환?」
 (부케?)

 K씨가 저에게 오고, 제의 머리에 손을 올렸습니다.
 ……마, 맛있는거 아냐. 짚이 더 맛있어!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가련한 이름이군」
 (귀여운 이름이네요)

 「그런가요? 알렉산더 대왕의 애마에게서 따온거랍니다. 부케팔로스라는 말이라서」

 오히려 멋진 이름이었습니다!

 「선도자여」
 (K씨)

 「네?」

 「저기, 그…………저, 부케랑 대회에 나가고 싶어, 요……」

 「으음……확실히 이 아이라면 160cm도 뛸 수 있겠지만──」



 ― = —≡—= ―

 「그 둘은 쉬러 어디까지 간거야」

 「괜찮아요. 이 아이의 등 위에서라면 먼 곳까지 잘 보여요」

 시간이 흘러도 돌아오지 않는 란코와 그리폰을 찾기 위해, 연습을 겸해 백설 위에 올라 산책을 합니다.
 평소보다 키가 커진것 같아서 밸런스를 신경쓰지 않으면 넘어질 것 같습니다.

 「앗」

 「오, 있었……뭐야 저 커다란 말은. 썰매경기(ばんえい)용 말인가?」

 「하지만, 란코가 타고있어요」

 그 쪽으로 걸어갑니다.

 그 사이에 란코가 커다란 말에 영차하고 올라타고
 위태롭게 휘청인 후.
 저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
 말이 뒷다리를 펄쩍 뛰자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털썩.


 「──난폭한 말이에요, 이 아이」


 K씨가 곤란한듯한 얼굴로.
 땅에 드러누운 란코가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 —≡—= ―

 「…………」

 「콕」

 「히읏!」

 「…………」

 「…………」

 「에잇」

 「햐앗!」

 「……♪」

 「카에데. 란코를 괴롭히면, 떽, 이에요」

 「죄소앻요. 귀여워서 무심코」

 「다- 그건 이해해요」

 「공주들이여! 장난은 그쯤 하거라」
 (둘 다 정말!)

 인생 제일로, 영문을 모를 정도로 엄청난 근육통입니다.
 어제는 괜찮았는데, 오늘 하루 연습하니 움직이지 못하게 됐습니다.
 사무소 소파 위에서 바다표범처럼 누워있는 저를, 카에데씨가 가차없이 콕콕 찌릅니다.
 굉장히 즐거워보이네요.

 ……므으—!

 「푸른 재투성이여……망국의 위기에 구제의 검을……」
 (리, 린쨩……살려줘~……)

 「평소에 운동부족이라서 그런거야. 가끔은 레슨 말고도 운동을 하는게 어떨까?」

 「너무해……」

 모두 쿨해요. 차가워요!





 「──네? 아뇨, 저기, 무슨 말씀이신지」


 수화기를 들고있는 프로듀서가 갑자기 놀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니, K씨는 알지만. 단체경기라해도 저는 일반──」

 통화에 집중하고 있는 프로듀서에게 카에데씨가 슬그머니 다가갑니다.
 전화기 본체를 조용히 이쪽으로 돌리고, 스피커 버튼을 눌렀습니다.

 『──의 인원수가 4명이니까 P씨를 등록해 뒀습니다. 확실히 전달했으니 그럼 이만』

 「아 ,잠깐」


 뚜-뚜-.


 거기서 전화가 끊기고, 프로듀서가 입을 연 채로 굳어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즉


 「저승의 어둠이라도 함께한다면 두렵지 않으니!」
 (프로듀서! 함께 힘내자!)

 「……당했다」



 다음날부터 사무소에 바다표범 동료가 한마리 늘었습니다.





 ― = —≡—= ―


 뚜둑, 뚜둑.


 「와푸!」

 부케의 굽이 또다시 바를 걷어 차버렸습니다.
 그대로 푹 고꾸라진 란코의 작은 코가, 부케의 갈기에 박힙니다.

 「잠시 쉴까요, 란코쨩」

 「하는 수 없지……」
 (응……)

 조금 기운 없는 대답과 함께 란코가 부케에게서 내립니다.
 이제 말에서 떨어지지는 않지만, 바를 뛰어넘는데는 고전하고 있습니다.
 란코가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건 언제나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잘 안되는걸 보니 마음이 약해져서,

 「므므으」

 「란코……」

 「란코쨩. 아냐쨩도」

 말을 걸려하자, K씨가 제 어깨 위에 손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윙크를 한 번.

 「잠시, 이야기좀 할까요」




 ― = —≡—= ―

 「오오……」

 「다양한 말이, 있네요?」

 「네, 정보교환을 위한 장소랍니다. 회의실에 말을 데리고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

 광장에는, 열 몇 마리의 말들과, 비슷한 숫자의 기수들이 섞여있었습니다.
 하얀 말과 갈색의 말. 동갑정도의 여자아이에, 백발머리의 아저씨도.

 「두 사람은 아이돌이고, 신데렐라……라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거죠?」

 「그러하다」
 (네!)

 「다-. 란코는, 굉장해요」

 「알고있나요? 말에게도, 맨 발의 신데렐라, 라고 불리던 아이가 있었답니다.」

 ……!
 말인데, 신데렐라!?

 「경주마였는데, 편자를 떨어뜨린 채로 달렸었지요」

 「……후훗, 유리가 아니라 철의 구두, 네요?」

 「투쟁의 끝은?」
 (결과는 어떻게 됐나요?)

 「과연, 어땠을까요……적어도, 마법이 풀려 포니가 됐다고는 못들었네요」

 K씨의 이야기에 아냐쨩과 둘이서 웃습니다.
 덜렁이 신데렐라구나.




 「이것처럼 다양한 말이 있답니다. 저는 말에는 자세하다고 생각하지만」

 K씨가, 저희들에게 상냥하게 웃어 줍니다.

 「아이돌에는 서먹해서. P씨가 훨씬 자세하겠죠」

 「우상의 세계는 만화경과 같으니」
 (아이돌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승마도, 아마 아이돌도, 다른 무엇이든간에. 굉장히 중요한 것이 있다고, 저는 믿고 있답니다.」

 「우슈나……중요한, 것인가요?」

 「네. 알려고 하는 것, 이에요. 아마추어 같은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뭐지,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듯한……?

 「말(馬)이 맞지 않는다, 라는 말을 아시나요?」
(*말이 맞지 않는다馬が合わない : 마음이 맞지 않는다는 의미의 일본 속담)

 「아……사이가 나쁘다, 인가요?」

 「네. 저는 이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어째서인가」
 (왜?)

 「왜냐하면, 이렇게나 다양한 말들이 있기 때문이죠. 모두와 친해지면 굉장히 멋지지 않나요?」

 확실히 그럴지도.
 우리 사무소에서도 아직 이야기해본 적 없는 사람이 있지만, 분면 모두 재미있는 사람들 뿐이에요!

 「그런 의미로, 기수는 두 종류로 나뉘어진답니다.」

 「두 종류?」

 「『태워 줘』라고 요청하는 사람과, 『타 주마』라고 명령하는 사람이지요」

 「타 주마……」

 「당신들은 굉장히 상냥한 아가씨들이니까, 전자이지요. 저는 후자입니다만」

 「므으, 진실인가?」
 (그럴까?)




 언제나 싱글벙글 웃고, 자상하게 가르쳐주는데
 K씨도 굉장히 상냥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화내면 굉장히 무서운, 걸까……?

 「후자를 난폭하다고 비판할 생각은 없지만, 저도 옛날에는 뭐, 여러가지 일이 있었답니다.」

 「옛날 이야기……궁금해요」

 「후후, 이야기하면 길어지니, 다음 기회에 할까요……아아」

 K씨가 수줍은 표정으로 웃습니다.
 역시 굉장히 상냥한 표정이에요!

 「나이를 먹으면 이야기가 길어지네요. 즉, 요점은」

 「흠」

 「백설과는 반대로 부케는『타 주마』라고 명령하는 사람을 좋아한답니다」

 「……흠?」

 그러니까, 즉.
 여러가지 말이 있고, 타는 쪽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고.
 그렇다는 말은.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

 「정답. 란코쨩은 굉장히 챠밍하니까요」

 K씨가 제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왜 다들 제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는걸까?


 「신데렐라를 태우다니 영광인 줄 알아라. 그런 마음가짐으로 말(馬)을 맞춰보는게 어떨까요?」




 ― = —≡—= ―


 「──괜찮군요」

 「마, 만세!」


 대회 실전 3일 전.
 저도 란코도 프로듀서도, 어떻게든 코스를 완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노력했군요. 겨우 한 달만에 130cm를 뛸 수 있다니 놀랐어요」

 「……이렇게나 많이 연습하면 능숙해져요. 프로듀서는 말을 타지 않겠다고 하고서」

 일이 쌓여서.

 프로듀서가 마른 웃음을 흘립니다.
 괜찮아요. 치히로는 상냥하니까 분명 이해해줄거에요.

 「란코쨩도, 용케 부케가 따르게 됐군요」

 「후후후……지금은 나의 충실한 종이니」
 (굉장히 친해졌어!)

 「어머, 그렇니 부케?」

 「브르르……」

 「후와, 왓! 흐, 흔들지 마!」

 TV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한 란코가, 몸을 흔들어대는 부케에게 매달립니다.
 아마, 이 부분은 컷하지 않겠네요. 귀여우니까.




 「후우…………그, 그런데 선도자여. 그대는 괜찮은가?」
 (그, 그런데! K씨는 연습 괜찮은가요?)

 「아. 확실히, 그렇네요」

 제일 처음에, 백설을 타고 1m 정도의 울타리를 뛰어넘는걸 보여줬을 뿐입니다.
 그 이후에는 말을 타긴 해도, 바를 뛰어넘는 연습하는건 한번도 못봤습니다.

 「여러분의 방해를 하지 않을 정도로는 연습을 했으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그 숙련된 수완, 신중히 보도록 하겠다!」
 (기대된다! 보고 배울게요!)

 「저도 기대되요. 백설을 탈건가요?」

 「아뇨. 저는 부케에. 그 쪽이 백설의 부담도 줄을테니까요.」

 「K씨, 부케를 탈 수 있었, 나요?」

 「네. 나이를 먹어도 할 수 있다는게 승마의 장점이지요」

 일본에서는 여자의 나이를 묻는건 실례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란코가 몰래 물어봤을 때, 당신의 5배보다는 적네요, 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저 기운찬 부케를 타도 괜찮은걸까요?

 「그럼 대회를 대비해 천천히 쉴까요」

 「아, 카메라맨님 잠깐만……아직 포즈가……부케, 멈춰─!」

 한가롭게 걸어가는 부케의 등 위에서 란코가 당황하고 있습니다.

 「……대회, 괜찮을까」

 「괜찮, 아요. 란코는 실전에 강하니까」

 「부케, 제발, 부탁이야!」


 천천히 멀어져가는 란코와 부케의 등을, 카메라맨님이 조용히 찍고있었습니다.




 ― = —≡—= ―

 굉장해요.
 이미 평생치의 말은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렇게나 사람과 말들이 모이니, 왠지 대회라기보단 축제같아요!

 「자, 여러분, 준비는 됐나요?」

 장애물 넘기 경기 B.
 총 15팀이 출장하고, 저희들의 팀은 12번째.
 승마 클럽이나 고교 승마부 사람들의 경기를 보고있는 동안, 순식간의 저희 차례가 왔습니다.

 「아트리시나……괜찮, 아요」

 「이제 할 수 밖에 없겠죠. 내가 나오는 장면은 제대로 컷 되겠지……?」

 「연회의 시작이다!」
 (됐어요!)

 부케의 옆 얼굴을 어루만집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과 동료들에게 둘러싸여있지만, 부케는 굉장히 침착해 있습니다.


 『──이어서 12번. 단체명, 팀 신데렐라 분들입니다』


 회장에서 아나운스가 울리자, 몸에 힘이 꽉 들어갑니다..
 괜찮아. 연습이라면 못 움직일 정도로 잔뜩 했는걸!

 「그럼 백설과 아냐쨩, 부탁할게요」

 「아냐쨩은 릴렉스하면 괜찮을거야」

 「힘내, 아냐쨩!」

 「다-. 잔뜩, 열심히 할게요」

 아냐쨩이 생긋 미소짓고, 스타트 위치로 향합니다.
 백설의 등을 쓰다듬자, 부르릉하고 코를 울렸습니다.




 『첫번째는 아나스타샤씨입니다』

 또 아나운스가 흘렀습니다.
 아냐쨩을 아는 사람들에게서 환호성이 오르고, 셔터소리도 들렸습니다.
 으음. 역시 아냐쨩, 멋지다……부럽다.

 「출발」

 깃발이 오르자, 아냐쨩과 백설이 매끄럽게 달리기 시작합니다.
 진지한 표정으로……멋지다…………백설을 타고있는 아냐쨩은, 정말로 귀족 아가씨 같았습니다..

 「얍」

 첫 장애물을 깔끔히 뛰어넘었습니다.
 프로듀서도 K씨도 저도, 그저 정신없이 보고 박수를 보냅니다.

 『현재 경기중인 아나스타샤씨는 홋카이도 출신. 승마경기는 처음──』

 달리는 동안 아나운스로 소개를 해주는것 같습니다.
 나도 멋지게 소개받을 수 있을까?

 「드-」

 『기록은 127초, 감점은 제로입니다』

 그리고 아냐쨩이 무사히 완주했습니다..
 베스트타임은 아니었지만, 바에 한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수고했어, 아냐쨩. 잘했어!」

 「네. 첫 대회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네요」

 「아냐쨩, 굉장히 멋졌어!」

 「스파시바! 백설 덕분, 이에요」

 아냐쨩이 정말 멋진 미소를 짓고, 백설의 뺨을 상냥하게 쓰다듬습니다.
 백설도 왠지 기뻐보입니다!

 「다음은, 프로듀서에요」

 「으음. 너희 얼굴에 먹칠 하지 않게 조심할게」

 프로듀서가 쓴웃음짓고, 백설 위에 탔습니다.




 ― = —≡—= ―

 『기록, 119초.감점은 6입니다』

 「아차……죄송합니다. 실수했네요」

 「아뇨. 시원시원하게 달려서 보기 좋았어요」

 프로듀서가, 수줍은듯이 웃으며 백설에서 내립니다.
 백설도 수고했어, 입니다.

 「그럼 K씨, 부탁합니다」

 「네. 대회에 나가는 건 오랜만이네요」

 「선도자여! 나에게 인도의 빛을!」
 (K씨, 보고 배울게요!)

 「말에서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야겠네요」

 K씨가 평소처럼 방글방글 웃으며 부케와 스타트 지점으로 향합니다


 『뒤이어 3명째는──』


 K씨의 이름이 불리자, 회장이 웅성이기 시작했습니다.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는 사람도 있었고, 당황하며 휴식중인 동료를 부르러 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뭔가 문제가 생긴 걸까요?

 「종복이여, 이건 대체 무슨 일인가」
 (프로듀서,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응? 아니, 지금부터 일어날거야」

 「아, K씨, 유명한 선수였나요?」

 「아아, 그런가. 아직 말 안했던가」

 프로듀서가 뺨을 긁고, 입을 열다가, 다시 닫습니다..
 K씨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저희도 그 쪽을 보라고 손으로 가리켰습니다..

 「뭐, 보면 알거야」




 허리를 펴고, K씨가 일례합니다.
 깃발이 오르자 부케가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응?」

 「왜 그런가요? 란코」

 「이 잔잔한 고요함은……」
 (왠지, 발소리가 조용해)

 「그렇, 군요」


 또각, 또각.


 란코가 타고 있을 때의 부케의 발소리와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의아해 하고 있는 동안, 최초의 장애물에 도착합니다.


 쿠웅!!


 「꺄앗!」

 지진같이 우렁찬 발소리에, 란코가 무심코 몸을 움츠렸습니다.
 저도 프로듀서도, 몸을 움찔했습니다.


 탁!


 「──얍!」


 K씨가 미소지으며 고삐를 잡고, 착지를 합니다.
 지금의 부케의 박력은, 이전과 정반대의 분위기였습니다.






 따각, 따각!


 몇번째의 장애물에 부케의 말굽이 걸렸습니다.
 바가 부딪힌 곳이 까랑하며 구부러지고, 이쪽을 향해 기세좋게 굴러옵니다.


 ――어머, 미안해, 놀라게해서.


 모자에 가볍게 손을 올린 K씨가, 그렇게 입을 움직인것 같았습니다

 「란코」

 말을 걸려고 란코 쪽을 바라보자, 란코는 뚫어질 기세로 K씨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울타리를 꾸욱 잡고, 입을 떡 벌리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부케의 모습을 눈에 새기고 있었습니다. .
 저도 눈을 돌리고, K씨와 부케에게 박수롤 보냈습니다.

 「후우」

 부케가 마지막 장애물을 뛰어넘고, K씨가 다시 일례합니다.
 울타리 주변을 둘러싸듯이 모여있던 사람들에게서 한층 더 큰 박수가 일었습니다.

 『기록은 62초. 감점은 4입니다』

 「죄송하네요. 조금 추한 모습을 보여버렸어요」

 「……!! …………!」

 「란코쨩, 목소리도 안나오나보네」

 잡은 손을 열심히 털고, 란코가 K씨와 부케에게 달려갑니다.

 「보고 배울만 했을까요?」

 「응! 굉장해, 굉장해!」

 「그건 잘됐군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엣. 뭐가?」




 「다음은 당신의 차례에요, 리더」

 「…………?」

 란코가 의아한 표정으로 저희들을 응시합니다.
 모자 뒤로 빼꼼 튀어나온 포니테일도, 동의하듯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경기야. 란코쨩」

 「누가?」

 「란코에요」

 「지금부터?」

 「네, 그래요」

 입을 떡 벌리고, 란코가 한동안 굳어졌습니다.
 그리고 주변을 바라보자.
 방금 전의 K씨의 주행에, 주위에 모여든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모여있었습니다.

 「무, 무리무리무리에요!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무슨 소리하는거야, 2대 신데렐라 걸이」

 「다- 란코라면 이것보다 10배가 있어도 괜찮, 아요」

 「그, 그건 잔뜩잔뜩 연습했으니까……!」

 「어머, 연습이라면 열심히 했잖아요, 란코쨩」

 「므, 므므므므……!」

 란코가 울쌍으로 잡은 손을 붕붕 흔듭니다.




 「나, 나는」

 『팀 신데렐라, 마지막 주자는 칸자키 란코씨입니다』

 「히익!」

 란코의 말이 아나운스에 묻혀 지워집니다.
 주위에 모인 모두가 란코에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저, 저는……」

 「란코」

 그리폰을 안아 올려, 란코의 코 끝으로 내밀었습니다.
 란코의 뺨을 토닥토닥 때리고, 둥근 눈으로 란코를 지긋이 응시합니다.

 「냐」

 「…………」

 「그리폰의 말대로에요, 란코」

 「……괜찮겠지. 그 말, 믿겠다」
 (응……해볼, 게)

 아직도 어색한 움직임인 채로 란코가 어떻게든 떨어지지 않고 부케 위에 올라탔습니다.
 딱딱한 표정으로 스타트 위치로 걸어갑니다.

 「란코……긴장, 하고있네요」

 「그렇네요. 보통 그런 긴장은 말에게 잘 전해지지 않지만」

 「?」

 「진지해진 기수에게는, 말(馬)이 잘 맞는 경우도 있답니다」

 K씨의 미소에, 저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아냐쨩. 하나 물어봐도 돼?」

 「다. 뭘 말인가요, 프로듀서?」

 「……그리폰, 방금 전에 뭐라고 말한거야?」

 「『나도 탈 수 있었으니까, 란코가 타지 못할 리 없어. 여기서 응원할게』, 랬어요」

 「…………」

 「냐?」

 저에게 안겨있는 그리폰을 프로듀서가 말없이 쓰다듬습니다.
 동그란 눈동자가, 의아하단듯이 그 손을 올려보고 있습니다.



 ― = —≡—= ―


 『마지막 주자는 칸자키 란코씨. 그녀는 신데렐라 걸즈 프로덕션에서──』


 아나운스가 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

 하지만, 그 내용이 전혀 머리에 들어 오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소 귀에 경읽기라는 말을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므로, 칸자키씨의 타임에 따라서 입상──』

 K씨도 부케도, 굉장히 멋졌지.
 관중들도 방금 전의 주행에 열광하고, 아직도 열이 식지 않은것 같다.


 ……나도, 그것처럼

 「출발」


 귀에 들어온 신호에 몸이 떨렸습니다.
 한 박자 늦게 부케를 달리게 합니다.
 금새, 첫 장애물이 다가왔습니다


 탓.


 「서, 성공……!」

 어떻게든 뛰어넘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다음 장애물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서





 「읏!」

 몸의 자세를 잡지 못해, 고삐를 당겼습니다.
 나 때문에, 정지……한번 더 하면 실격입니다.

 「후웅……」


 ――왜 그래.


 부케가 그렇게 묻는듯이 뒤를 돌아보고


 ――말을 맞춰보는게 어떨까요


 K씨의 말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가자!」


 부케의 호흡에 맞춰, 두번째 장애물을 뛰어넘었습니다.






 툭.


 10개째의 장애물에서 바를 떨어뜨려 버렸습니다.
 이걸로 두번째 감점.
 남은건, 제일 높은 130com 장애물 하나 뿐.

 「……」

 그렇게 뛸 수 있는 실력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으응.
 부케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 또다시 열광할만한 무언가를 보고 싶어하고.
 저도, 기대하고 있는 관중들에게, 부케의 멋진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서.


 나도, 아이돌이야.


 관중들이, 조금이라도 더 즐겨줬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부케」


 부탁이야!


 「──너에게, 맞출게!」


 일직선으로 장애물로 향하고 있던 부케의 다리가.
 천천히 그 기세를 잃고, 바의 바로 앞에서 딱하고 멈췄습니다.





 「……부케?」


 정지.


 부케가 장애물 앞에서 획 뒤를 돌고, 천천히 반대방향으로 걸어갑니다.
 ……그렇구나.
 내가 너무 못나서, 부케도 정나미가 떨어졌구나.
 하지만, 나는 괜찮지만, 부케의 멋진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었는데.


 딱.


 「에?」

 사람들이 지켜보는 울타리 앞에서, 부케가 다시 한번 멈추고.
 한번 더, 정면을 향해 뒤돌았습니다.

 「부케?」

 제 부름에 부케가 강력한 콧김으로 대답합니다.

 「꺄, 왁!」

 그리고,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연습할때도 보인적 없는 스피드에 저는 필사적으로 고빼를 붙잡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 케」


 어느새, 장애물은 이미 코앞까지 다가왔고,







 쿠웅.



 엄청난 소리가, 엉덩이 밑에서 울려퍼지고.



 「날개를 받은, 천마?」
 (……날고있어?)



 시야 전체에, 기분 좋은 푸른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날개라도 생긴듯이, 몸이 살짝 가벼워져서.
 주변의 경치가 굉장히 천천히 움직이는것처럼 보여서.



 ――마치, 마법에 걸린 것 같았습니다.



 130cm 보다, 훨씬 높은.
 160cm도, 가볍게 넘을 수 있을 정도로.
 으응.


 하늘조차도, 이대로 날 수 있을것 같을 정도로.


 시선을 옆으로 돌리자, 저희를 올려보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그 중에는 아는 얼굴도 섞여있었습니다.


 눈을 둥글게 뜨고, 놀란 표정으로 이쪽을 응시하는 아냐쨩.
 그 옆에서 고개를 갸웃하며 바라보는 백설.
 아냐쨩과 같은 푸른 눈으로, 눈부신듯이 바라보는 그리폰.
 갑자기 당황한 표정으로 어딘가로 달려가는 프로듀서.
 그리고 K씨는, 조금 곤란한 듯한, 약간 기가 막한듯한.


 하지만 평소의 상냥한 표정으로, 쿡쿡 웃고 있었습니다.





 시야 구석에, 제 양 손이 보이는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그 손에는, 이상하게도 아무것도 잡혀있지 않아서.


 「므?」


 어라, 고삐는 어디간걸까?
 주변을 둘러보니, 부케의 등이, 그 위의 안장이, 제 아래에 있는것이 보였습니다.


 아, 그렇구나.



 「아픈건, 싫은데……」



 땅에 떨어지기 직전,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들린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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