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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베 미즈키「포커・페이스」

댓글: 5 / 조회: 1550 / 추천: 8



본문 - 01-27, 2017 08:00에 작성됨.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기뻐하고 있는지, 슬퍼하고 있는지. 아니면 화를 내고 있는 건지.
 
 저로서는 다른 사람 못지않게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무래도 저와 대하는 대다수의 사람한테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건 즉, 자신의 마음을 100% 상대방에게 전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아. 그렇기에 언제까지나 「하고 있다」에서 나아가질 못하는군요.


 
 혼자서 납득을 한 참에, 저는 눈앞에 있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봅니다.
 
 머리끝이 조금 곱슬한, 무난하기 그지없는 모양의 숏컷.
 눈썹은 날카롭고, 입가는 꾹 다물고 있는 그 표정은, 입고 있는 학교 교복 탓도 있었지만
 어딘가 고지식하고, 진지해 보이는 인상. 예를 든다면, 행실이 좋지 않은 학생을 단속하는, 선도위원 같은 딱딱함입니다.
 
 턱에 손을 괴고, 고민하는 제스처를 취합니다. 무심코 입에서 「흠」 하는 소리가 튀어나옵니다.
 
 이것 참 곤란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래보여도 일단 「아아, 배가 고픈데. 오늘 점심은 뭘 먹지」라고 고민하는 표정을 지을 생각이었습니다만.
 
 스스로 봐도, 그렇게는 보이지 않는 표정이었으니까요. 다른 사람이 제 표정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건,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시험 삼아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을 한 번 만들어 보려고 도전을 해봤습니다만, 선도위원이 더욱더 선도위원 같이 되었을 뿐입니다.
 그것은 뭐라고 할까, 교칙을 자주 어기는 상습범조차 유무를 가리지 않고 갱생시켜 버릴 것 같을 정도의 박력을 가진.

 
「……이런 제가, 아이돌 같은 것을 할 수 있을까요?」


 입 밖으로 꺼낸 의문에, 거울 속의 저는 대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그저 아무 말없이,「그래, 점심은 나폴리탄으로 하자」라는 표정을 짓고, 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

「그럼, 뭔가 주문이라도 하도록 할까. 먹고 싶은 거, 있어?」


 자리로 돌아가니, 메뉴판을 들고 기다리고 있던 그가, 미소 지으며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래요, 미소.
 
 가게 안에 가득찬 사람들의 목소리로 활기가 넘치는 까페. 그 창가에 늘어서 있는 테이블에 앉아, 저희들은 마주 봅니다.
 
 저는 그런 그의 미소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왜, 왜 그러는데……?」

「아니요. 얼굴을, 조금 보고 있었습니다……관찰?」

「관찰……나, 이상한 표정이라도 짓고 있었어?」

 

 그의 눈썹이 팔자를 그리고, 입가도 아주 조금 올라갑니다. 이번에는, 조금 곤혹스러움이 들어간 미소.
 저도 흉내를 내어 입가를 올려보았습니다만,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미소라기보다는.

 
「……거만」

「응? 무슨 말 했어?」

「아니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메뉴를 보고 있던 그는, 아무래도 제가 방금 지었던 표정을 보지 못한 것 같아서 조금 안심.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기에는, 역시 조금 부끄러우니까요.


 
「그래서, 주문 말인데. 역시 여자애니, 파르페?」

「아니요, 나폴리탄으로 부탁드립니다……까페라고 하면, 나폴리탄이니까요……그것은 약속된 것입니다」

「그럼 나는 카레라도 골라야겠네」


 주문을 끝내면, 요리가 오기까지 시간이 생깁니다. 이 잠시 동안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의외로 어렵답니다.

 혼자서 있다면 길을 걷는 사람이나 가게 안의 모습을 이리저리 보면서 보낼 수도 있습니다만,
 지금은 눈앞에 그가 있습니다. 즉, 둘이서 있다는 것.
 
 말없이 서로 바라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그도 역시 옆에 놓여있던 가방 안에서 몇 개의 파일을 꺼내어, 그것을 테이블 위에 늘어놓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바로, 아~……마카베……뭐더라」

「미즈키……마카베 미즈키입니다」

「미안미안. 이름은 아직 듣지를 못했으니까……커험. 다시 한 번 마카베 미즈키씨. 저는 765 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를 하고 있는, P라고 합니다」


 그가 그렇게 말하며 명함을 꺼내어「잘 부탁해」라며 고개를 숙였으므로, 저도 가볍게 거기에 응합니다.

 
「오늘은 바쁜 가운데 이야기를 들으러 와줘서 고마워. 으음, 우리 사무소에 대한 건 알고 있어?」

「네……소속되어 있는 아이돌 분들도, TV에서 조금이라면 본 적이 있습니다」

「하하하……조금이라면, 말이지. 뭐, 우리는 아직 작은 사무소니까……TV에 노출되는 건 확실히 적으려나」


 제가 한 말로 인해, P씨가 아주 조금 침통한 표정을 짓습니다. 아무래도 말을 잘못 선택한 것 같습니다.
 

 
「저기, 죄송합니다. 왠지 실망시켜버린 것 같아서」

「아니아니, 전혀 그렇지 않아! 애초에, 그렇게 말한 게 네가 처음이 아니고……」

「하지만……」

「이야~, 선배한테 자주 듣고 있어. 『넌 생각이 얼굴에 바로 드러나. 그러니까 스카우트도 잘 못하는 거야』」

「얼굴에, 말인가요」

「응.『스카우트를 하는 사람이 불안해 죽겠다는 듯 이야기하는 사무소에, 누가 좋아서 '들어오겠습니다' 하겠냐』라고……앗」


 그 순간, 이번에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쓴웃음을 지으면서, P씨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이것 봐, 이런 느낌으로……그러니까 사실을 말하자면, 지금도 불안해서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있어. 마카베씨는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것 같으니, 안심도 조금 하고 있지만」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랍니다? 저도 그 누군가랑 똑같이, 도중에 돌아가버릴 지도 몰라요」

「아니, 그럴 리 없지」


 하지만 저의 심술궂은 대답을 들은 그는, 자신만만하게 단언했습니다.

 
「어째서인가요?」

「왜냐하면 아직 주문한 게 안 왔으니까……저번의 그 아이도, 일단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는, 자리에 앉아 있어줬거든」


 그렇게 말하고, 다시 미소. 정말로 표정이 이리저리 자주 바뀌는 사람입니다.
 표정을 잘 바꾸지 못하는 저와는 그야말로 정반대.

 
「……미안. 기분 나쁘게 만들었어?」


 미안하다는 듯한 그의 목소리 때문에 현실로 돌아온 저는, 그의 얼굴을 다시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뭐, 뭔데?」

「신경 쓰지 마세요. 그것보다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흥미진진」

「아, 아아! 그럼 처음으로――」


 P씨한테 사무소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창문을 향해 눈길을 힐끗 줍니다. 창문에 비친 얼굴은 아까와 변함이 없었습니다.
 ――역시 나는, 앞에 앉아 있는 그 같이는 안 되는구나――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테이블로 옮겨진 나폴리탄에, 은색으로 빛나는 포크를 찔러넣습니다.
 찌른 뒤 빙글빙글, 빙글빙글 감습니다.


「그래서, 어때? 아이돌에 관한 건」


 스푼으로 카레를 입으로 옮기면서, P씨가 물어옵니다.

 
「아이돌에는 흥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보여도, 일단 여자애니까요」

「이렇게 보여도?……아니아니. 내가 보기에, 너는 충분히 매력적인 여자애로 보이는데 말이야」

「그렇습니까. 스스로는, 잘 모르므로……입발린 말?」

「설마! 있는 그대로, 본심이야」


 입 속으로 들어간 나폴리탄은, 케첩의 맛이 강했습니다.
 입술이 빨개지지는 않았는지 신경이 쓰인 저는, 혀로 한 번 할짝 핥았습니다.
 
 행실이 조금 좋지 않은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한 입 먹을 때마다 종이 냅킨으로 닦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저는……그것이, 보시는 대로 무표정하니까요. 아이돌은 좀 더, 미소가 어울리는 사람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하긴……뚱하게 있는 것보다는, 미소 짓고 있는 게 더 좋지만 말이지」

「그러니까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는 반면……아이돌이 된 자신을, 상상할 수가 없어서」

「흐음……즉」


 P씨가 한쪽 팔꿈치를 테이블에 대고, 들고 있던 스푼을 1자로 세웁니다.

 
「아이돌이 되는 건 상관없지만, 자신이 없다……그런 거지?」

「……그렇네요. 대강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괜찮아. 네 미소가 매력적인 건, 내 이름을 걸고 보장할 테니!」


 저는 의아한 표정으로――주위에서 보면 저의 표정에 거의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겠습니다만――
 응응 거리며 혼자 고개를 끄덕이는 P씨를 바라보았습니다.
 
 이 사람은 대체 무엇을 근거로 그런 말을 입에 담는 건가.
 저는 지금까지 적어도 그한테 미소를 보인 기억은 없었으니까요.


===

 

「이런이런. 왜 그런 말을 하는 거냐는 표정을 짓고 있군」

「그런 표정, 짓고 있었습니까?」

「응. 방금 확실히, 그런 표정이었어」


 그렇게 말하고 카레를 크게 한 입.

 
「……모르겠습니다. 저한테는 제 얼굴이 전부 똑같이 보입니다」

「그건 분명, 네 자신이 필터를 통해 네 얼굴을 보고 있기 때문이야」

「필터?」

「그래. 필터」

 

 저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합니다.
 필터, 그것이 저의 마음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것일까요.
 

「화장실에서 돌아왔던 그 때, 너의 거만한 얼굴」

「에?」

「메뉴를 정한 후에는 보자, 대화에 농담을 섞을 정도로 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

「…………」

「요리가 올 때까지 넌 계속 눈을 반짝거리면서, 집어삼킬 듯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고. 나폴리탄을 먹을 때는 주위의 눈을 신경써서 조금 부끄러워 하는 것처럼 보였으려나」


 그가 물 흐르듯 말을 입에서 내뱉는 것을, 저는 그저 아무 말 없이 듣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리고 지금은 상당히 놀랍다는 표정을 짓고 있어. 어때? 이래도 아직 자기 얼굴은 전부 똑같다고 말할 셈이야?」

 

 당장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머릿속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은, 가슴 안을 계속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어떻게」

「응?」

「어떻게, 그렇게 저에 대해서 잘 아시는 것입니까……의문입니다」


 나의 질문에, 그는 쓴웃음.

 
「실은……확증은 없었어. 나도 그저, 그렇게 느꼈을 뿐이고」

「그건 직감……어림짐작?」

「하, 하하……뭐, 틀리지 않으려나」


 내가 물끄러미 쳐다보자, 그가 당황하며 「하지만」이라고 이어서 말했습니다.


 
「그래도, 나는 네 감정을 느꼈어. 지금은 그래, 적당적당한 나한테 어이없어 하고 있는 참이지」

「맞습니다」

「그렇지? 아니, 조금만 기다려. 그렇지 않아……으으음, 즉……」


 그러자 그가 입에 손을 대고, 뭔가를 생각하는 포즈를 취합니다.

 
「넌 네 자신의 표정에 콤플렉스를 안고 있어. 그래서, 나라면 네가 자신을 가질 수 있도록 프로듀스하는 게 가능해」

「흠」

「거기다 사실은, 아이돌이라고 해서 과장된 미소를 꼭 지을 필요가 없어. 중요한 건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느냐, 없느냐」


 그가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가슴을 팔로 두드립니다.

 
「나한테는, 너의 아이돌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졌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떠려나?」

「저는……」


 눈앞에 앉은, 자신만만한 그. 창문에 비치는, 무표정한 나. 아니요……그것은 정말로, 무표정한 것일까요?
 

 
「저도, 마음……전해졌으……려나」

「네가 그럴 마음이 있다면, 나는 기꺼이 협력할게」


 다시 한 번, 입가를 올려서……아아, 그런 건가.
 

「저는 분명 필터를 통해서 제 자신을 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무심코」

「하핫. 의외로 다들, 자신에 대한 건 스스로는 잘 모르는 법이니까」


 거기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무표정한 저.
 아니요. 무표정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이 표정이야말로, 지금 저의 마음 그 자체였다니.
 
 다른 사람들 같이, 알기 쉬운 것은 아니지만. 아주 자아알 보면, 제대로……
 

「그래서……어쩔래?」
 
「거절할 이유는, 없습니다. 눈앞이……반짝반짝」


 그렇게 말하고 둘이서 키득거리며 웃었습니다.
 창문에 비치는 저는, 더 이상 무표정<포커・페이스>가 아니었습니다――

 


 

미즈키, 생일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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