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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학원, 제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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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5, 2017 00:11에 작성됨.

https://www.fanfiction.net/s/9471789/2/Namuko-Academy - 원본 링크입니다.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trans&wr_id=91771&sca=%EA%B8%80&sfl=wr_subject&stx=765%ED%95%99%EC%9B%90&sop=and - '파란화면' 님이 번역하신 '765학원, 제 1장' 링크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녀는 그저 순진한 사람으로 보였다. 긴 푸른 머리카락을 귀 뒤로 단정히 넘긴 그녀는 노출이 심하지만 우아한 붉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웃을 때면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는 갈색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진실을 알고 있는 자들에게, 대마녀 키사라기 치하야는 상상할 수 있는 한 가장 무자비하고, 공포스러운 존재였다.


  그녀를 다르게 생각하는 몇몇 이들이 있었다. 공기의 마녀
하기와라 유키호는 대마녀를 귀감(이자 애정을 줄 수도 있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어둠의 마녀 리파는 그녀를 놀이 친구로, 카라스는 단순히 그의 여주인으로, 그리고 키쿠치 마코토는 대마녀를 열등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그 생각을 입 밖에 내지 않는 것이 현명한 것임은 알고 있었다.)


  불꽃의 마녀는 책상에 손가락을 두드리며 몬덴킨트 교정실의 한 구획을 보여 주는 스크린을 쳐다보고 있었다. (교정실은 자주 "감옥"으로 불렸고,
치하야의 성격과 몬덴킨트 노동자들의 지위를 생각해 보면 꽤 정확한 말이었다.) 그녀의 주위에서 카라스는 스크린 사이를 오가며 대마녀의 탑 전반에 걸쳐 다양한 것들을 체크하고 있었다. 때때로 그는 마이크를 통해 노예들 중 하나에게 경고하거나, 치하야에게 그들을 그녀의 불꽃으로 벌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보통, 대마녀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꽤 심심해 보이십니다." 카라스는 트리아비타의 수장 옆에 앉으며 말했다.
치하야는 머리는 움직이지 않은 채로 시선을 그에게로 돌렸다.
"맞는 말이야." 그녀는 낮게 중얼거렸다. "공기의 마녀는 어디 있지?"
"방에서 연습 중입니다."
"리파는?"
"밖에서 도끼를 가지고 놀고 있지요."
"얼음 마녀는?"
"여기 있습니다." 검은 망토를 두르고 몇 피트 떨어진 책상에 앉아 있던 이가 대답했다.
치하야는 그녀 쪽을 바라보았다.
"765학원에 뭔가 새로운 것은 없나?"
"빛의 마법사가 들어왔습니다." 얼음 마녀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불꽃의 마녀는 벌떡 일어났다. 분노에 찬 그녀의 시선이 번쩍였다. "
뭐라고?!"
"765학원에서 막 빛나는 신동 타카츠기 야요이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얼음 마녀가 덧붙였다. "그녀는 새로운 빛의 마법사입니다. 자기 능력을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지요.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쉽게...." 치하야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신동이야!"
"우리도 한때 모두 그랬었죠." 얼음 마녀는 차분히 대답했다.
치하야가 그 말을 곱씹는 동안 잠깐 침묵이 일었다. "...사실이지."
얼음 마녀는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녀가 보고 있던 모니터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대마녀에게 앉아서 직접 상황을 보라고 손짓했다. 잠시 뒤
치하야는 그렇게 했다.
"타카츠키 야요이, 빛나는 신동..." 그녀의 말소리가 점점 작아지며, 얼굴에는 광기어린 웃음이 피어올랐다. "그래, 그래... 그녀에게 좋은 환영 인사라도 해야겠지, 안 그래? 마코토?"
얼음 마녀는 아주 조금, 능글맞게 웃었다.
치하야는 일어섰다. "카라스, 마코토. 새 학생을 한번 만나보러 가자."
카라스는 씨익 웃었다. "주인님의 뜻대로."
마코토는 빙그레 웃었다.

 

  야요이는 길게 하품을 했다. 시간은 밤 9시,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하루 종일 훈련을 한 탓에 그녀는 지독하게 피곤했다. 그녀의 훈련 시간은 바라던 대로 매우 재미있었다. 미키는 좋은 선생님이었고, 야요이가 긴장을 풀고 즐기는 상태로 그녀의 빛 에너지를 제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야요이는 벌써 맨손에서 제법 큰 빛줄기를 쏘아보낼 수 있었다.

 

  야요이는 능력을 사용해 빛을 모두 흡수하기 전에 아늑한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미키가 그녀의 원소를 흡수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었다.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배우고 나니 어제 이오리의 몸 속으로 사라지던 화염구가 이해가 갔다. 하품을 한 번 더 하고, 야요이는 빛을 줄이기 시작했다.

"잘 준비를 하는구나, 그렇지?"

 

  야요이는 딱딱하게 굳었다. 방금 들린 목소리는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 매우 불길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였고, 의심할 여지 없이 남자의 것이었다. 학원에서 소년들을 본 기억이 없기에, 야요이는 누가 말을 걸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역시 빛나는 신동은 너무 착해서 그림자 흑마법사와는 말을 하지 않는군. 뭐, 그렇겠지." 이어 한숨 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방의 불빛을 없애는 것 정도는 도와 줄 수 있는데."
"그-그럴 필요는 없어요." 야요이는 목소리를 침착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겨우겨우 말했다.
그림자... 흑마법사...?


   방 안 어딘가에서 낮게 껄껄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 빛의 마법사 아가씨. 난 단지 당신의 죽음이 편안했으면 하고 바랄 뿐이야." 기분 좋은 목소리가 들렸다. 야요이는 뭔가 말하려 입을 열었지만, 방의 모든 모퉁이에서 그림자들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도로 입을 닫았다. 그림자들은 남아 있던 약한 빛마저 삼켜 버리고, 그녀가 여태 본 적 없는 가장 깊은 어둠으로 방을 덮었다. 야요이는 훌쩍이기 시작했다.

 

너무... 너무 어두워! 무슨 일이 일어나는거야?

 

곧이어 발소리 같은 작은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듣고 있으면 있을수록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어둠을 무서워하지 말길 바래." 위로과는 거리가 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속삭임이 들렸다. "무섭게 하는 쪽은 내 여주인인 편이 좋거든."

"여주인..." 야요이는 말을 잠시 멈췄다. "...트리아비타의 그림자 흑마법사, 대마녀 치하야에 이은 2인자, 아주 위험하고..." 그녀는 이 자에 대해 무슨 이야기가 나왔었는지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쩌는, 사람."
남자는 다시 껄껄댔다. "오, 고마워."
"미키 씨가 말했어요."
"고맙다고 전해 줘."
"...네."

 

  다시 잠깐의 침묵 끝에 시트가 주름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야요이는 침대에 평소보다 더 많은 무게가 실린 것을 느끼고 카라스가 침대에 앉았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네가 그 빛나는 신동이군."
"...ㄴ, 네." 야요이는 공손히 대답했다. 어쨌든 무례한 말은 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카라스 역시 놀랄 만큼 예의를 차렸고, 그를 화나게 했다가는 확실히 죽을 것이다. 야요이는 그의 얼굴에서 혹시 짜증이 점점 치밀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할 수 있었으면 했다.
"너,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은 아나?"
"조금..."
"그럼, 빛을 다시 불러내 봐."
야요이는 눈을 깜박였다. "뭐라고요?"
"능력을 사용해서 이 방 안을 다시 밝히면, 너를 죽이지 않는 대신 몬덴킨트에 데려가는 것을 고려해 보지."
야요이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서, 도전을 받아들일 텐가?"
"그-그래요." 야요이는 속삭였다. 그녀는 신동이니, 충분히 빛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다.

 

  영혼 안의 모든 빛 에너지를 집중시키며 (그녀가 공포에 질려서 에너지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야요이는 손을 들어 막 배웠었던 빛줄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불행히도 카라스의 그림자가 그것을 곧바로 삼켜 버렸다. 빛이 꺼지고 어둠 속으로 도로 빠지기 전에, 야요이는 카라스가 턱까지 이르는 검은 머리를 가진 것까지만 볼 수 있었다.

 

  카라스는 가볍게 박수를 쳤다. "1초라도 빛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장래가 유망하군." 그는 인정했다. 야요이는 일전의 기쁨이 약간아니마 돌아오는 것을 느끼고, 그것을 이용해 더 강한 빛줄기를 만들어냈다. 이번에는 카라스의 긴 검은색 로브가 보였고 다시 빛이 꺼졌다. 야요이는 약이 올라 이를 악물었다.

 

"다시 해 봐." 그림자 흑마법사는 즐거운 듯 재촉했다.
"하아, 정말, 그 아이 그만 가지고 놀아!"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놀랍도록 달콤한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냥 좀 재미있게 놀고 있었습니다, 주인님." 카라스가 불평했다. "그러면, 새로운 학생을 직접 만나 보시겠습니까?"
주인님, 야요이는 마음속으로 반복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불꽃의 마녀.

 

  치하야는 킥킥 웃었다. "그러도록 하지."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한순간에 방에 밝은 불꽃이 일어나, 그림자에 약간의 빛을 비추었다. 카라스는 야요이가 방 안을 볼 수 있는, 하지만 아주 똑똑히 보지는 못하는 정도까지 그의 힘을 거두었다. 치하야의 불꽃 덕분에 야요이는 그녀의 생김새를 잘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장신의, 가슴이 풍만한 여성이었고 (얼음 마법사의 뚜렷한 벽obvious lack of chest과는 대조되었다), 긴 푸른 머리카락과 친근하게까지 보이는 갈색 눈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그 입이 뒤틀린 모양은 그 웃음을 조롱으로 보이게 했다.

 

“키-키사라기 치하야.” 야요이가 중얼거렸다. “불꽃의 마녀...”
“날 알고 있다니 영광인걸.” 치하야가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마법사님께서 가끔 당신 이야기를 하세요.” 야요이는 용감해 보이도록 노력하며 말을 이었다. 도와 달라고 소리치는 것도 생각해 보았지만, 큰 소리를 내기라도 하면 누군가 오기 전에 분명히 대마녀가 그녀를 바싹 태워 버리리라.
“아, 그렇지. 내 선한 복제라, 얼음의 대마법사, 765학원의 얼음 미녀인 키사라기 치하야. 이 학원에 가장 먼저 도착한 신동이었고, 환상적인 마법사라는 것은 인정해야겠지.” 또 다른 치하야가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그 힘은 나보다 훨씬 약해.”
야요이는 또 다시 훌쩍였고, 카라스의 손이 어깨에 닿는 것을 느꼈다. 그 촉감에, 그녀는 움츠러들었다.
“진정해.” 카라스가 속삭였다. 그 달콤한 목소리는 야요이가 자신이 안전하다고 착각하게 만든 그 목소리였다. “널 죽이겠다고 한 건 농담이었어. 우린 단지 자기 소개를 좀 하고 싶을 뿐이야.”
“정답.”
치하야가 동의했다. “카라스, 빛을 좀 더 밝혀 둬. 그녀가 우리 얼굴을 똑똑히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줘야지. 언젠가, 그녀가 마지막으로 보게 될 것들이니까.”

 

  카라스는 명령에 따라 방에서 그림자들을 모두 치웠고, 방은 다시 은은한 빛으로 가득 찼다. 빛의 마법사는 이제는 드러난 카라스의 얼굴을 슬쩍 훔쳐보았고, 그가 꽤 매력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잠시 그에게 연인이 있을까 생각하던 야요이는 어느새 생각이 다른 곳으로 쏠린 것을 깨닫고, 치하야에게 다시 집중했다.

 

  치하야는 그녀를 살펴보았다. “내가 한번 맞춰 보지.” 그녀가말했다. “너는 재미있고, 에너지가 넘치고, 친절하고, 긍정적이며 기뻐할 줄 아는, 하지만 순진해 빠진 아이야. 그러니까 신동 소리를 듣지.”

야요이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내가 왜 불꽃의 신동이었는지 알아?”
“당신이 이오리 짱처럼 고집스럽고, 신경질적이고, 열정적이기 때문 아닌가요?”
“아냐.” 불꽃의 마녀는 히죽 웃었다. “불이 무엇을 하는지 아니?”
“...어둡고 추운 숲에 따뜻함과 빛을 가져다 주지 않나요?”

 

파괴하지.

 

  야요이는 다시 움츠러들었고, 카라스가 자기 어깨를 더 꽉 잡는 것을 느꼈다. 친절함과는 거리가 먼 자일지라도, 이렇게 가까이 다른 사람이 있다는 느낌에 약간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나는 파괴적이고, 무자비하며, 간단히 말해서 사악하기 때문에 불꽃의 신동이었고, 지금도 그렇지.”
치하야가 말을 이었다, “카라스는 교활하고, 기만적이고, 신비롭지. 그래서 완벽한 그림자 흑마법사인 거야.”
“주인님.” 카라스는 반쯤 투덜댔다. “그런 말까지 하실 필요는 없잖습니까.”
“그리고 마코토는 어떨까?”
문가에서 콧방귀 소리가 들렸다.
치하야 너머를 바라본 야요이에게, 방의 나무 문에 기댄 한 소녀가 보였다. 그녀는 창백한 몸을 엷은 푸른색의 로브로 감싸고 있었고, 또 다른 마코토라 불릴 만한 짧고 짙은 보라색 머리칼을 하고 눈을 감고 있었다. 야요이가 쳐다보자, 소녀는 문에서 몸을 떼고 눈을 떴고, 야요이는 자기도 모르게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그 눈에는 뭔가가 있었다. 그 밝은, 얼음과도 같은 푸른 눈이 야요이를 갑자기 무섭게 했다. 야요이는 카라스가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본능적으로 그에게 더 가까이 몸을 붙였다.

 

얼음 마녀. 키쿠치 마코토.

 

  마코토는 그녀의 수장 옆에 섰고, 그 차갑고 용서 없는 눈으로 야요이를 노려보았다. 야요이는 반쯤 목에 걸린 흐느끼는 소리를 냈다. 얼음의 마법사 치하야가 이 마코토에 대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녀의 마음엔 증오와 냉기가 넘칠 만큼 가득 차 있어요...”

 

“마코토? 새로운 마법사에게 친절하게 자기 소개를 좀 해 줘.” 치하야가 권했다. 마코토는 곧고 당당하게 서서 야요이를 내려다보았다.“
“키쿠치 마코토, 16세. 트리아비타의 얼음 마녀다.”
마코토가 말했다.
“또는 우리의 사랑스러운 얼음 여왕으로 알려져 있지.” 카라스가 덧붙였다. “태어난 이래 쭉 신동이었고.”
따뜻한 담요 속에 웅크리고 있으면서도, 야요이는 몸을 떨기 시작했다.

 

  치하야는 깔깔대며 웃었다. 그 웃음은 그녀의 낮은 웃음보다 더 오싹했다. “나는 트리아비타의 수장이고, 카라스는 내 오른팔, 그리고 마코토는 내 가장 강한 전사야. 우리는 이 세계에서 최고로 위험한 마술사들이지. 살짝만 건드려도 난 폭발하고, 카라스는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어. 그리고 마코토는? 마코토는 가장 치명적인 기술을 쓰는 데 굳이 이유를 찾지 않지. 이 경고를 좀 알아들었으면 해.”
야요이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행동은 겁에 질려 할 수도 없었다.

 

  카라스는 손을 야요이의 팔 주위로 움직여 그녀의 다른 어깨를 두르면서 그에게 더 가까이 붙게 했다. “아아, 치하야. 조금 봐 주시죠. 이제 막 처음 만난 사이 아닙니까.”
“그녀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녀는 명랑하게 말했다. “자, 그럼, 빛나는 신동님? 시범 한 번 보시겠습니까?”
야요이는 거세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아뇨, 괜찮습니다. 그냥 자고 싶어요...”
“오, 그러지 말고.”
치하야가 주장했다. “네가 뭘 상대하는지는 알고 있어야지.”
“아까 제가 보여준 어둠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카라스가 말했다.
“넌 얘한테 너무 다정하구나.”
치하야가 나무랐다.
카라스는 히죽 웃었다, “진정해요, ‘자기.’ 곧 제 진정한 능력을 볼 겁니다. 전 그저 상대를 쓰러뜨리기 전에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할 뿐이라구요.”
“넌 항상 그런 식이었지.”
치하야는 작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 사랑으로 보이는 감정이 실려 있었다. 야요이는 두 사람이 모종의 연인 관계가 아닌지 궁금해 했다. 그 생각은 그녀가 처한 상황을 잠시 잊게 해 주었다. 그러다 야요이는 얼음 여왕의 가늘어진 푸를 눈을 마주쳤고, 다시 몸이 굳었다. "자, 똑똑히 보렴, 작은 마법사 아가씨. 이게 진정한 불꽃 마녀의 힘이야."

 

  야요이는 명령받은 대로 지켜보기 시작했다. 치하야는 손으로 거대한 화염구를 만들어냈고, 방 안을 날아다니도록 쏘아보냈다. 잠시 후 그녀는 손을 떨어뜨리고 눈을 감은 채 생각만으로 화염구를 조종하기 시작했다. 넋을 빼앗긴 채로, 야요이는 그 화염구가 방 안을 쏘다니다가,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고, 그녀를 향해 곧장 떨어지다가, 마지막 순간에 방향을 홱 틀면서 빨라지고 커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대마녀를 힐끔 쳐다보자, 그녀는 어딘가에 집중하는 것처럼 눈을 가늘게 뜬 채 손을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구경이 끝나 가자, 치하야는 화염구를 벽으로 곧장 돌진시켜 야요이의 방이 화염에 폭발하게 했다. 야요이는 즉시 통구이가 될 줄 알고 비명을 질렸지만, 카라스의 그림자 방패가 둘을 안전하게 지켜 주었다. 치하야가 손가락을 튕기자 마코토가 불이 번진 곳에 얼음을 한 겹 쏘아보내 치하야의 불을 꺼뜨렸다.

 

"어때?" 치하야가 기분 좋게 말했다.
"그-그게, 엄청 무서웠어요." 야요이는 그녀의 보호자에게 몸을 꼭 붙이며 우는 소리를 냈다. 카라스는 이 애처로운 광경에 낮게 웃었다. 야요이는 치하야의 눈에서 방금 질투심이 보였다고 생각했고, 이 둘이 확실히 연인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래, 내가 좀 그렇지?"
치하야는 자랑스럽게 한숨을 쉬었다. "마코토?"
"절반쯤 됐습니다."

 

"에?" 야요이는 처음으로 그녀의 다리가 차갑다는 것을 눈치챘고, 내려다보자 얼음에 덮힌 그녀의 다리가 보였다. 야요이는 작은 비명을 질렀다. 얼음은 야요이의 몸을 타고 올랐고, 맨살 구석구석에 달라붙으면서 눈을 뺀 그녀의 전신이 얼음에 잠길 때까지 차올랐다. 야요이는 공포에 질려 몇 번 숨죽은 소리를 냈고, 카라스가 그녀에게서 팔을 떼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야요이는 마코토가 카라스에겐 눈송이 하나 떨어뜨리지 않고 그녀의 전신을 얼음으로 덮을 만큼 능력을 잘 다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마코토가 거의 움직이지도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단지 눈을 한두 번 깜빡였을 뿐이었고, 호흡은 평소와 같았다. 이런 일쯤은 그녀에게 아무 방해도 되지 않았다. 야요이는 그녀가 진짜 얼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제는 다리나 배에 감각도 없었고, 심장이 멈추고 있다고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 야요이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고, 뺨에 닿는 그 순간 얼음이 되어 버렸다.

 

  낌새를 알아챈 카라스는 한 손을 들고 마코토를 바라보았다. "마코토, 아이를 죽이고 있잖아. 그만 해." 그가 명령했다. 마코토는 눈꺼풀 너머로 그를 바라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한 순간에 야요이의 몸에서 얼음이 떨어져 나갔고, 다리에 즉시 감각이 돌아왔다. 등자색 머리의 마법사는 흐느끼기 시작했고, 카라스가 그녀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마코토."
"키사라기가 시범을 보여 주라고 했잖아." 얼음 마녀가 중얼거렸다.
"넌 이 아이를 공포에 질려서 반쯤 죽게 했고, 진짜로 죽일 뻔도 했어!"
"그러면 나중에 처리할 마법사가 하나 줄었겠지."
마코토가 쏘아붙였다. 그녀의 눈은 분노로 번쩍이고 있었다. 마코토가 보인 감정이 단지 분노뿐이라는 것을 깨달은 야요이는 몸을 떨기 시작했다.

 

  치하야가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고, 카라스는 한숨을 쉬고는 야요이를 마지막으로 한 번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 일어섰다. 마코토는 지금껏 있어 왔던 그대로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자,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네."
치하야가 결정했다. "카라스, 마코토, 돌아간다. 나중에 봐... 타카츠키 야요이." 그 말과 함께, 트리아비타의 3인방은 카라스의 그림자를 통해 밤 속으로 희미해지다가 사라졌다. 치하야의 사악한 웃음이 765학원의 복도에 메아리쳤다.

 

  그들이 떠나자마자 야요이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저들이 내 적이라고? 내가 어떻게 저 사람들을 이기지?

 

  야요이는 이불 속에 몸을 웅크리고, 빛을 흡수하다가 어두운 채로는 잠들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잠이 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잠은 들었지만 많은 악몽들을 꾼 야요이는 차라리 잠들지 않았으면 했다.

 

에... 안녕하세요. 이제 가입 4일쯤 된 신입입니다. 번역 처음 해 보는데 엄청 힘드네요. (원본은 영어입니다. 전 일본어는 못합니다.) 제가 이름에 볼드를 넣은 인물들은 제노마스(...)에 나오는 악역들입니다. 원문에는 Dark '이름' 으로 써 있는데, 어둠의 치하야라고 쓰려니 좀 그렇더라구요. 그리고 원래는 1장을 번역하신 '파란화면' 님의 번역 규칙을 따라가려 했습니다만... Shadow Warlock을 '영(影)흑마법사' 라고 쓰는 게 너무 내키지 않아서 그냥 풀어서 번역했습니다.

 

원본 어엄청 길구요, 2편도 있는 모양이에요. 언제 다 번역하지... 어쨌든 지적과 비판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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