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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호 "눈물로 눈은 구멍투성이"

댓글: 4 / 조회: 1072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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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24, 2016 23:46에 작성됨.

 

원글 링크: http://ssimas.blog.fc2.com/blog-entry-5862.html

 

 

유키호"눈물로 눈은 구멍투성이"

 

 

1:  ◆thWIY4YTXQ  2016/01/23(土) 02:23:38.25 ID:id18+yHc0

 


쿠라하시 요에코 씨의 '눈물로 눈은 구멍투성이'를 듣다가 갑자기 생각난 김에 써 봅니다.

후회도, 반성도 하고 있습니다.

또 무지 짧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니 새하얀 눈이 나풀나풀 춤추며 내리고 있었다.

어쩐지 춥더라니, 하고 나는 납득했다.

하늘에서 내린 눈은 지면에 닿자 녹지 않고 쌓인다.

 

 


 

 

2:  ◆thWIY4YTXQ  2016/01/23(土) 02:24:54.24 ID:id18+yHc0

 


그리고 밖을 다니는 사람들이 내린 눈을 밟자, 굳어서 얼음으로 바뀌어 간다.

아아, 또 누가 넘어졌네.

눈은 정말 성가셔.

넘어져서 다치지, 많이 쌓이면 제설차까지 동원해야 한다.

 

 

3:  ◆thWIY4YTXQ  2016/01/23(土) 02:25:35.91 ID:id18+yHc0

 


나처럼, 모두에게 피해를 끼치기만 할 뿐.

눈 같은 건 정말…

"전부 녹아 버리면 좋을 텐데."

 

 

 

4:  ◆thWIY4YTXQ  2016/01/23(土) 02:26:08.83 ID:id18+yHc0

 


오늘은 왠지 아침 일찍 눈이 떠져서 산책하러 나가 보았다.

아직 태양은 지평선 너머에서 잠자고 있을 시간이었다.

아무도 없는 거리를 걷고 있으니, 마치 모두가 사라지고 나 혼자만 남은 것 같았다.

아니. 그 반대일까, 내 쪽이 사라진 건지도 모른다.

 

 

5:  ◆thWIY4YTXQ  2016/01/23(土) 02:26:49.05 ID:id18+yHc0

 


하천 부지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아스라이 하늘이 밝아 온다.

강 건너편에서 솟아오르는 빛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찔러들어오는 듯한 빛줄기가 나를 감싸, 내 안의 마음을 씻어내려 주는 것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타오르듯이 솟구치는 아침해를 보고 있었는데, 저 쪽에서 누군가 조깅을 하는 건지 달려왔다.

 

 

6:  ◆thWIY4YTXQ  2016/01/23(土) 02:27:29.51 ID:id18+yHc0

 


하지만 나는 그 때 그 사람을 눈치채지 못했고, 옆을 지나쳐갈 즈음에야 겨우겨우 알아차렸다.

그 사람은 나를 피하려고 포장된 도로가 아니라 눈이 내린 잔디 위를 달려갔다.

 "……죄송해요."

분명 들리지 않을 거라고 알고는 있지만, 나는 그렇게 사과해 버렸다.

아아, 정말로 나는.

 

 

 

7:  ◆thWIY4YTXQ  2016/01/23(土) 02:28:04.01 ID:id18+yHc0

 


오늘은 일 때문에 이동하는 중이다. 평소 같으면 프로듀서가 차로 바래다 줄 테지만, 오늘은 절대 빠질 수 없는 회의가 있다고 해서 전철을 타고 가게 되었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전철 속에서 손잡이에 매달려, 부옇게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본다.

프로듀서가 없는데, 오늘 일은 대체 어쩐다?

스태프 분들은 분명 남자밖에 없을 텐데.

 

 

8:  ◆thWIY4YTXQ  2016/01/23(土) 02:28:45.40 ID:id18+yHc0

 


아아, 또 피해를 끼쳐 버렸다.

 "……죄송해요."

빠르게도 벌써 전철 안에서 사과해 버리다니, 민폐는 나중에 끼칠 건데.

아아, 정말 나는.

 

 

 

9:  ◆thWIY4YTXQ  2016/01/23(土) 02:29:39.96 ID:id18+yHc0

 


역시 잔뜩 피해를 끼쳐 버렸어……

터벅터벅 TV 스튜디오에서 역을 향해 걸어간다.

점심 시간인데도 거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내 마음과는 정 반대네.

완전히 풀죽은 나는 아래쪽을 향하고 발 밑쪽만을 보면서 걷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앞쪽이 보일 리가 없어서.

 

 

10:  ◆thWIY4YTXQ  2016/01/23(土) 02:30:21.51 ID:id18+yHc0

 


툭.

 

가볍게, 누군가와 어깨가 부딪혔다.

 "앗……죄송합니다."

서둘러 뒤돌아보면서 사과했다.

 

 

11:  ◆thWIY4YTXQ  2016/01/23(土) 02:30:54.82 ID:id18+yHc0

 


하지만 거기엔 아무도 서 있지 않았고, 나는 누구랑 부딪힌건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마치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는 것만 같았다.

아아, 나는 진짜.

 

 

 

12:  ◆thWIY4YTXQ  2016/01/23(土) 02:31:33.72 ID:id18+yHc0

 


오늘은 그 다음부터도 비참했다.

길을 걷다가 (불법으로 대 놓은 거겠지만)자전거에 부딪혀 자전거를 쓰러뜨려 버리질 않나.

사무소로 돌아가 프로듀서에게 차를 내려 드리려고 했는데, 풀이 죽어 깜빡한 나머지 차를 엎어 버리고,

정말로, 이런 제가 당신의 담당 아이돌이라 죄송해요……

 

 

13:  ◆thWIY4YTXQ  2016/01/23(土) 02:32:34.63 ID:id18+yHc0

 


피해만 끼치는 주제에, 당신을 사모하게 되어서 죄송해요……

제 이야기 같은 건 재미없겠죠……?

언제나, 언제나 당신을 보고 있어서 죄송해요……

이렇게 사과만 하고 있으니까 마치 사죄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아.

아아, 가능하다면 정말로 눈과 함께 사라져 버리고 싶어.

 

 

14:  ◆thWIY4YTXQ  2016/01/23(土) 02:33:09.50 ID:id18+yHc0

 


봄이 되면 녹아 버릴 수 있는 눈이 조금은 부러워.

혹시 언젠가 저에게도 봄이 찾아와, 이 약한 자신을 녹여 버릴 수 있다면.

그 때는 당신께 말하도록 해 주세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15:  ◆thWIY4YTXQ  2016/01/23(土) 02:33:59.34 ID:id18+yHc0


P "흠흠."

 

유키호"아까부터 싱글거리면서 뭘 읽고 계시는 건가요?"

 

P "음, 유키호도 읽을래?"

 

유키호"음~ 그럼 읽어 볼게요……아니, 이거 제가 옛날에 쓴 노트잖아요!"

 

 

16:  ◆thWIY4YTXQ  2016/01/23(土) 02:34:55.63 ID:id18+yHc0

 


P "아니, 이불장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나와서 말이지."

 

유키호"도, 돌려 주세요! 그, 그건 제 흑역사라구요!"

 

P "아니아니, 흑역사라도 엄연한 역산데, 유키호의 자랑스러운 역사는 나도 잘 알아두고 싶으니까!"

 

유키호"그런 역사는 모르셔도 돼요! 돌려 주세요오!"폴짝폴짝

 

 

17:  ◆thWIY4YTXQ  2016/01/23(土) 02:35:32.56 ID:id18+yHc0

 


P "후하하! 이러면 안 닿지이!" 손 뻗음

 

유키호"시 심술쟁이 당신한테는 이렇게 할 거에요오~!"쿵

 

P "우오옷!?"풀썩

 

유키호"에헤헤, 되찾았어요."

 

 

18:  ◆thWIY4YTXQ  2016/01/23(土) 02:36:06.76 ID:id18+yHc0

 


P "숄더 블로킹에 이은 마운트…… 이건 마코토가 알려준 거지?"

 

유키호"네! 혹시 당신이 괴롭힐 땐 이렇게 하라고,"

 

P "아아, 이거 효과 좋은걸……그래도 용케 유키호도 이런게 가능하게 되었구나. 옛날엔 가까이 다가가기도 힘들었는데."

 

유키호"제, 제가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당신뿐이에요오……"

 

 

19:  ◆thWIY4YTXQ  2016/01/23(土) 02:36:54.65 ID:id18+yHc0

 


P "하하, 남성공포증은 여전하구만. 아, 맞다 유키호."

 

유키호"죄, 죄송해요오……왜 그러세요?"

 

P "지금도, 사과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해?"

 

유키호"아뇨, 이제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유키호"저는 분명, 당신과 만나기 위해서 태어난 거라고 생각해요♪"

 

 

21:  ◆thWIY4YTXQ  2016/01/23(土) 02:39:49.75 ID:id18+yHc0

 

 

쿠우~ 지친다.
처음으로 SS 쓰는데 제법 힘드네요.
어찌됐건 이걸로 완결입니다.
요에코 씨의 곡이 궁금한 분은 '눈은 눈물로 구멍투성이' 로 검색해 보시던지, '모두의 우츠' 로 검색해 봅시다!
HTML화 의뢰하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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