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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스 ― Project:DIVA― 제 3 화 [새로운 세계로의 문] 下

댓글: 2 / 조회: 614 / 추천: 1



본문 - 12-19, 2016 23:49에 작성됨.

"아으... 쥐구멍이 있으면 들어가고 싶어... 무슨 짓을 해버린거야... 이 사람의 아이돌이라고 말해버리다니... 아우.. 우와아아아"

"저기... 카미야씨.. 너무 낙심하지 않으셔도...."

"대체 누구때문인데! 처음부터 프로듀서 씨가 신고 당하지 않았어도!"

"그... 여기는 다방이기때문에... 조용히하셔야...."

"아우우... 미안"

 

무사히 경찰에게서 해방된 프로듀서와 나오. 그리고 스카우트되어있던 소녀는 어떤 카페의 일각에 앉아있었다.

프로듀서가 귀찮은 일에 말려들게 된 사과의 표시로 초대된 것이다.

나오야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따라왔지만 옆에서 자료를 읽고 있는 소녀까지 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본인인 소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듯이 자료를 읽고 있다.

눈빛에 물리적인 힘이 있다면 종이에 구멍이 뚫려버릴 것 같은 눈빛이다.

솔직히 불량스러운 모습이 무섭다. 그런데 들어보니 고등학교에 갓 들어온 신입생이란다.

그렇다면 연상으로서 당당하게 대할 수 있다는 이야긴데.. 자신보다 훨씬 키가 크고 어딘가 위압하는 태도다 보니 연하라고 해도 조금 무섭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점원이 주문함 음료를 정중하게 두고 간다.

프로듀서는 커피. 나오와 소녀는 코코아다. 나오가 조속히 빨대에 입을 대고 코코아를 홀짝. 전력으로 뛰었기 때문에 입안에 퍼지는 겸손한 단맛과 차가움이 기분 좋다.

코코아를 마시며 살짝 옆의 소녀를 본다. 그녀는 아직도 자료를 읽고 있기 때문에 대화하기 곤란하다.

그러나 묘하게 무거운 분위기의 침묵은 싫기에 프로듀서에게 말을 걸기로 결정했다. 원래 그에게는 물어보고 싶은 것이 꽤나 있다.

 

"그래서 프로듀서는 이 녀석을 얼마나 쫓아다닌거야?"

"어느정도입니까? 음... 오늘을 포함해서 1주일이 되었습니다."

"프로듀서 알고 있어? 일주일만에 이 근처에 소문 나 버렸다구"

 

그러자 놀랍게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고 있습니다."

"어.. 어째서... 틀림 없이 모르고 있어서 계속 했던 거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전에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최근에 저는 소문이 나있다고..."

"그랬구만.."

 

뒤에서 무뚝뚝하게 자료를 읽고 있는 소녀가 그런 말을 했다고? 나오는 의외로 상냥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인식을 갱신했다.

단지 그렇다고 해도 의문이 끝나지는 않는다. 프로듀서는 분별 있는 사람이라고 나오는 생각한다.

예의바른 것은 평소의 말투에서도 알 수 있고, 어떤 상대라도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것은 자신의 외모가 무섭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프로듀서는 자신의 오른 쪽 옆에 앉아있는 소녀에게 꺼려지는데도 굴하지 않고 스카우트를 계속하는 것일까

프로듀서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그는 원석을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즉. 이 소녀에게도 그런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 것도 경찰에 신고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스카우트하고 싶은 이유가

나오는 그 것을 묻기 위해 입을 열려고 했지만 옆의 소녀가 '조금 괜찮을까?'라며 대화에 참여한다.

 

"예 무엇인가요?"

"그.. 뭐 아이돌이라던지 프로젝트라던지 그런 건 알았어. 게다가 당신이 제법 유능하다는 것도 말이야. 그런데 어째서 나야?"

"무엇이 궁금하신걸까요?"

"아니. 그치만 말이야. 나보다 예쁜 아이들은 돌에 굴러다닐만큼 많은데 어째서 당신은 나를 고른 거야?"

"미소입니다."

" ".." "

 

프로듀서의 말에 질문한 당사자인 소녀뿐만 아니라 나오마저 당황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미소?

나오는 그 이유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소녀는 이 자리에서 한 번도 미소를 지은 적이 없었던 것이다.

프로듀서에게는 미안하지만 적당하게 구슬리려는 것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 것은 소녀도 마찬가지인지 기가막히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 섰다.

 

"잠..잠깐 어디 가는 거야!"

 

나오는 순간적으로 그녀를 제지하려고 했지만 소녀는 그런 그녀를 노려보았을 뿐이다.

날카로운 적의가 보이는 눈빛을 보자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 단지 그녀의 태도는 프로듀서의 말에 단념한 것이다.

 

"돌아갈래."


소녀는 그렇게 내뱉고 자리를 뜬다.

 

"저.. 저기."

 

프로듀서가 그런 그녀를 보고 같이 일어선다. 그러나 중간에 무릎을 책상에 부딪쳐 우당탕 소리가 난다.

책상 위의 코코아가 불규칙한 흔들림을 일으킨다. 그런 와중에도 프로듀서는 단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은 지금이 즐거우신가요?"

 

진지한 어조로 프로듀서는 말한다.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지금은 그런 것을 말할 때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그녀는 출구로 나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되돌아 보았다. 마치 미련이 생긴 것처럼

 

"뭐야.. 무슨 뜻?"

"아니요. 당신을 보고 문득 열정을 쏟을 '무언가'를... 전력으로 하고 싶은 '무언가'를 갖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 아니"

 

순간 나오는 분명히 소녀의 눈동자가 떨리는 것을 보았다. 의표를 찔린 것이다. 나오는 소녀의 반응을 그렇게 해석했다.

 

"당신이랑은 관계없잖아"

 

소녀는 거절하는 것처럼 그런 말을 던지고 카페에서 떠나버렸다. 하지만 방금 한 마디는 그녀에게 무언가 계기가 될 거라는 근거없는 생각이 떠오른다.

 

프로듀서의 시선을 보면 그는 카페 출구를 계속 보고 있었다. 그 얼굴에 떠 있는 표정은 무표정하다. 스카우트에 실패했다는 낙심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저렇게 거절당하면 한숨이라도 내쉴텐데 이 프로듀서라는 사람은 그런 반응조차 없다. 마치 감정이 없는 것 같다.

문득 나오는 그런 그에게 아무 생각 없이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맞아. 프로듀서 이럴 때 묻는 것도 조금 그렇긴 한데 내 어디를 보고 아이돌을 하자고 한 거야?"

 

그 질문은 부끄러워서 지금까지 물어볼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오에게는 그런 감정따위 조금도 없다. 있다고 한다면 단지 관심뿐이다.

많은 감정을 보이지 않는 그리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그가 자신에게서 무엇을 발견한 것인가. 나오는 그것이 궁금했다.

프로듀서는 그 질문을 받고 언제나와 같이 목 뒤에 손을 댄다. 그리고 고민 끝에 대답한 것은 앞의 소녀에게 한 대답과 같은 것이었다.

 

"미소입니다."

 

방금 전의 나오라면 그 짧은 말로 설득당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그가 미소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녀는 미소라는 대답에는 설득력을 찾을 수 없었다.

 

"그.. 나 별로 프로듀서 앞에서 웃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나오는 한 발 더 내밀었다. 프로듀서가 곤란한 것은 알고 있지만 어중간한 대답으로는 납득할 수 없었기에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자신은 그를 믿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직감이 있었다.

모처럼 자신은 아이돌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물론 제대로 된 각오는 아직도 없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그런 자신과 함께 걸어가는 파트너다. 파트너를 믿을 수 없다니 그런 것은 손익계산을 떠나서 싫다고 나오는 생각했던 것이다.

 

"내 어느 미소에 어떤 가능성을 본거야?"

 

그는 나오의 질문에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나오의 진지한 시선을 본 그는 자세를 바로잡고 입을 열었다.

다지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나오의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면접때 카미야 씨가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매우 즐거운 듯이 미소를 짓고 계셨습니다."

"어? 그.. 그거야? 진짜로?"

 

예상외로 무심코 되물었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끄덕 수긍한 후.

 

"네.. 그 매우 좋은 미소였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부끄러운 느낌도 없이 말했다.

기대했던 대답이 아니라 기습적으로 칭찬받았기 때문일까. 얼굴이 불탈 것 같이 뜨겁게 된다.

아마도 자신의 얼굴은 귓볼까지 새빨갛게 되있겠지.

 

"그... 좋은 미소라던가 말하니까..."

"죄송합니다. 단지 제가 당신을 선택한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그.. 그게 다야? 프로듀서가 말하는 '좋은 미소'였기 때문이니까? 그러면 나보다 더 매력적인 미소를 띄운 사람도 있을 거잖아!"

"확실히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러나 당신의 미소는 당신만이 지을 수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나오는 조심스럽게 프로듀서와 눈을 맞췄다.

그의 눈을 처음으로 보고 알 수 있었다.

그 것은 프로듀서는 감정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표정에서는 여전히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그래도 감정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 날카로운 눈에서 이정도의 따스함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저는 당신이 짓는 미소에 매료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오는 그 말에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 지 알 수 없었다.

부끄러웠고 이런장소에서 그런 말을 하다니라는 분노도 있었다. 거기에 미소에 매료되었다는 말에 기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다양한 감정이 뒤죽박죽 섞인 말에 그녀는 그저 수줍게 미소지을 수 밖에 없었다.

 

 


#2

 

 


"카미야. 너도 이제 이 레슨에 익숙해졌구나."

"하아..하아.. 익숙해질리 없잖아요... 벌써 녹초가 되어버렸어요.."

"아니 레슨 도중에 녹초가 되지 않은 것이 그 증거. 슬슬 체력이 붙은 모양이군"

"그.. 그런가요..."

"그래. 그럼 열쇠는 항상 있던 곳에 두고 또 보자."

"네에...."

 

트레이너가 방에서 나간 것을 보고 나오는 바닥에 드러누워 뒹굴었다.

타일이 깔린 차가운 바닥이 뜨거운 몸을 식혀 준다.

그런 가운데 나오는 일주일만에 이 힘든 레슨을 견딜 수 있게 됬네라고 생각했다.

처음 트레이너에게 레슨을 받았을 때는 어쩐지 레슨중간에 피곤해서 쓰러져 버렸고 다음날 근육통 역시 굉장했다.

학교에서도 온몸이 아파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을 정도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확실히 피곤하긴 하지만 레슨 도중에 쓰러져서 움직이지 못하지는 않게 되었고 근육통도 사라졌다.

이게 다 매일 노력한 산물이다.

기분 좋은 피로감에 취해 일종의 성취감을 느끼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누구일까 눈을 돌려보니 프로듀서의 모습이 거기 있었다.

멍하니 보고있던 나오는 자신이 무방비한 자세임을 생각해내고 기세좋게 상체를 일으켰다.

 

"오..프로듀서. 수고했어!!"

 

급히 인사를 했지만 그의 반응은 담백할 뿐. 프로듀서는 무방비한 그녀의 모습까지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모양이다.

여성으로서는 복잡한 기분이지만 나오는 헛기침을 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수고하셨습니다. 카미야 씨. 상태가 어떤지 궁금해서 잠시 들렀씁니다."

"아.. 그래? 상당히 좋은 느낌이라고 생각... 아니 프로듀서는 이제 어디로 가는 거야?"

 

프로듀서의 모습을 잘 보면 오른 손에 가방을 가지고 있다.

혹시... 나오는 생각한다.

 

"혹시 또 걔한테 가는거야?"

"네"

 

걔는 두말나위 할 것 없이 그 흑발소녀다. 카페에서 매몰차게 거절당했는데 프로듀서도 어지간히 독종이다.

그렇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스카우트하고 싶은 매력이 그녀에게 있는 거겠지.

나오는 프로듀서가 말하는 미소를 알 수 없다. 그 소녀가 미소를 짓기는 하는 걸까? 적어도 나오가 본 그녀는 계속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웃는 모습 자체를 상상할 수 없다. 그렇지만 프로듀서는 그녀의 매력을 미소라고 말한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녀는 생각한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물어보자. 자신이 믿고 결정한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

거기에 대해서는 협조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저기 프로듀서. 나도 데려가지 않을래?"

"괜찮습니다만 어째서?"

"프로듀서 혼자라면 경계되겠지? 그런식으로 말했으니까"

 

그러자 그는 놀란듯이 눈썹을 약간 올렸다.

 

"혹시 걱정해주고계신건가요?"

 

그의 말대로지만 그대로 말할 용기는 없다. 나오는 고개를 돌리고 변명한다.

 

"그.. 그런건 아니야!! 단지 이대로라면 프로젝트라던가 그런게 어렵겠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협력해주는 것 뿐이니까!"

"감사합니다."

 

프로듀서는 나오가 저렇게 말함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그게 너무 답답해서 나오는 힘차게 일어섰다.

 

"그럼. 나 갈아입고 올테니까 기다려 줘!"

 

그렇게 말하고 쏜살 같이 도망치듯 달려서 나오는 레슨룸에서 나왔다.

급하게 움직여서 그런지 마디마디가 쑤시기도 하고 조금은 프로듀서가 신기한 시선을 나에게 보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무뚝뚝한 프로듀서가 말하는 순수한 감사를 듣고 프로듀서 앞에서 수줍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너무나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3

 

 

 

"그럼 엄마. 나 하나코랑 산책 다녀올게"

 

어떤 오후. 휴일인 오늘은 봄날씨로 따뜻해서 산책하기 좋은 날이다. 이런 날에는 아무 생각 없이 산책한다.

왠지 싫은 기분이 생겼을 때는 더욱 그렇다. 그렇게 생각한 린은 하나코와 나가며 그 사실을 어머니에게 전했다.

하나코는 시부야 린의 애견. 꽃집의 마스코트이기도 하다. 상냥한 성격과 그 귀여움은 이 곳에 오는 손님들에게 대단한 인기다.

무엇보다 린은 하나코를 좋아한다.

 

"그러렴. 항상 미안하네"

"아니 상관 없어. 좋아하는 걸"

"그래? 고등학교에 들어간 직후니까 좀 더 친구들과 놀던가 다른 사람들과 놀던가 해야지. 웃으면 귀엽잖아."

 

그러자 린은 무심코 얼굴이 찌뿌려진다. 자신은 그다지 웃지 않는 사람이라고 자각하고 있고 게다가 자신이 웃는다고 해서 거기까지 귀엽지도 않다.

그야말로 아이돌에 스카우트 될만한 이유는 아니다.

 

"아니 괜찮으니까"

 

무뚝둑한 어조로 그렇게 말하자 어머니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이 마치 어린애 취급을 하는 것 같아서 조금 싫다.

그런 어머니에게 말해봐야 더 어린애 취급 될테니 린은 "다녀올게"라며 대화를 끝내고 가게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평소 산책로로 향하는 순간이었다.

 

"또야?"

 

건너편에서 싫은 기분의 원인이 보였다. 린은 무심코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

 

 

 

 

#4

 

 

 


봄의 공원은 벚꽃이 만발해있다. 아름답고 화려한 벚꽃의 꽃잎이 공중에서 춤을 추며 바닥을 물들인다.

반짝이는 햇빛도 그들을 선명하게 빛내고 있었다.

아이들도 많이 놀고 있다. 원래 평일에도 분주한 공원이다 보니 그 분주한 사람들 이외에도 아기를 데리고 나온 어머니와 초등학생이 놀고 있었다.

그런 공원 벤치에서 늠름한 소녀는 함께 앉아 있었다.

린은 벤치의 끝에 앉아 하나코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으며 옆에 앉아 있는 여자는 초조한 모습이었다.

여기에 힐끔힐끔 시선을 주고 있지만 린이 눈을 돌리면 즉시 돌린다.

그런 상황이 몇 분 째 계속되고 있었다. 참을성이 많지 않은 린은 답답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녀에게 말을 건다.

 

"그.. 당신은 스카우트를 도우러 온 거 아니야? 그 사람의"

 

그렇게 말하고 시선을 그 수상한 사람쪽으로 돌렸다. 화제의 남자는 린과는 조금은 떨어진 벤치에 앉아있다.

그러나 그는 아이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며 귀기울이지 않아도 알 수있을만큼 큰 소리로 "수상한 사람이야!"라며 목청껏 외쳤다.

평범한 인상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 무서운 외모로는 어쩔 수 없는지도 모른다.

 

"아아.. 프로듀서 또야..."

 

옆의 여성은 정말 걱정스럽다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여기 오는 길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

"응... 뭐..."

 

겸연쩍게 소녀는 작게 끄덕였다. 뭐랄까.. 그건 조금 미안하네라고 린은 생각했다. 그래도 이 소녀는 그 거인이 보낸 자객이다.

그렇게 쉽게 마음을 허락할 수는 없다. 완고하게 그렇게 생각하려고 하지만 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옆에 앉아 있는 소녀의 긴장감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분위기를 느끼면 뭔가 힘이 빠져 버린다.

자기가 이렇게 긴장하고 있는 것이 왠지 바보같이 생각되니 어쩔 수 없다.

 

"저기 이름이 어떻게 돼?"

"어.. 나?"

"다른 사람이 있어?"

"그렇네. 나뿐이구나. 아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는"

 

린이 이름을 물어보자 놀란 소녀. 그런 그녀를 보며 자신이 이름을 물어보는 게 거기까지 의외인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소녀는 헛기침을 하며 다시 대화를 이어갔다.

 

"에.. 그러니까 나는 카미야 나오. 적당하게 불러도 상관 없어. 그 쪽 이름은?"

"왜 갑자기 겸손해지는거야... 시부야 린. 나도 좋을대로 불러줘. 그 쪽이 연상이기도 하고"

"그.. 그래? 그러니까.. 시부야 씨? 아.. 아니 미안해. 화내지 마"

".....? 아니 내가 화내지는 않았잖아"

 

린이 그렇게 말하자 나오는 눈을 크게 떴다.

 

"에? 그런가? 틀림없이 눈이 치켜올라가 있으니까 화난 거 같은데"

 

분명히 나오가 일일이 린의 반응을 보고 불안해하던 것은 그런 이유인 것 같았다.

부들부들한 자신의 눈가를 만져 보았다. 하지만 뭔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아무래도 나는 그 큰 남자를 동정하는 측이 아니라 공감하는 측인 것 같다.

 

"우선 린으로 좋아"

"그런가.. 그럼 린으로 부를게"

"네네~"

"뭐야 그 대답.. 맥빠지게 하아.."

 

그 건 이 쪽이 할 말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 참고 린은 등받이에 체중을 맡기고 하늘을 보는 나오에게 조금 궁금했던 것을 질문한다.

 

"저기.. 나오는 말이야. 어째서 아이돌이 되자고 생각했어?"

 

아이돌. 그 건 지금의 세상의 꽃 모양일까 하고 린은 생각한다. 그다지 유행에 신경쓰지 않는 그녀였지만 잘 살펴보면 잡지에도

인기 상승 중이라는 아이돌이 있고 텔레비전에서도 보이지 않는 날이 없다.

린이 좋아하는 가요프로그램에서도 사회는 765프로덕션의 키사라기 치하야가 담당하고 있다. 그만큼 일상속에 아이돌은 녹아 있는 것이다.

동경하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린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어째서 아이돌이라는 모르는 세계에 발을 들이고 싶어하는 것일까?

린은 그 것이 신경쓰여서 견딜 수 없었다.

 

"에.. 내가 아이돌이 되고 싶은 이유?"

 

린의 질문에 나오는 깜짝 놀란 모습으로 말을 반복했다.

 

"응"

 

린이 수긍하자 나오는 쑥쓰러운 듯 뺨을 긁으며 '뭐 아무튼 알려줄게'라며 승낙했다.

 

"내가 아이돌이 되고자 하는 이유. 그러니까 사실 나는 아이돌이 되자라고 진지하게 생각했던 건 아니야."

"그럼 왜?"

"엄마가 마음대로 오디션 서류를 보내 버려서 그래서 아이돌이라던가 잘 모르지만 그대로 오디션 합격해버렸어."

 

나오는 말을 계속 이어간다.

 

"그래도 오디션에 간 것은 내 의지잖아. 싫었으면 엄마한테 안간다고 이야기하는 게 좋겠지. 그랬더니 뭐 상당히 엉뚱한 일을 하는 사람이지만 무리하게

나를 이끌거나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모든 것은 나의 의지야."

"나오의 의지?"

"응. 말하기 나름이겠지.. 헤헷.. 그러니까 뭔가 조금 부끄러운 말이긴 한데 아직 보지 못한 세계가 눈 앞에 있겠지? 손을 뻗으면 닿는 거야."

 

나오는 그렇게 말하고 큰 남자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린도 그것을 따라 시선을 그에게 향해 보았다.

남자는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있었다. 이 곳에 시선을 돌리는 것도. 뭔가 될대로 되라식으로 있는 것도 아니다.

가만히 침묵한 채 앞으로 보고있다.

나오가 걱정인 것일까. 린은 궁금했지만 문득 그는 나오를 신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나오라면 린을 잘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신뢰감이 그 남자의 모습에서 엿보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이라면 그러한 세계로 데려다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것도 나쁘지 않을까 싶었어. 레슨은 힘들고 트레이너 씨도 확실히 스파르타식이지만

나는 지금이 굉장히 즐거워"

 

그리고 나오는 다시 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린도 그녀의 눈을 본다. 그녀의 눈동자는 진지함을 담고 자신을 관철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녀의 눈동자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린은 지금이 재미있어?"

 

그것은 그 때 카페에서 남자가 물어본 질문이었다.

그 때는 화가나 있어서 바보취급당했다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르다. 집에 돌아와 침대에 쓰러져서 냉정하게 된 린은 여러가지를 생각했다.

즐거운걸까?

 

친구는 새로들어간 동아리에서 이러니저러니해도 즐거워했다. 열중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린은 자신이 그녀들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전념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면 고개를 흔들 수 밖에 없다. 동아리 입부 신청의 기한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아직도 동아리를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그럼 친구하고 바보같이 논다던가 남자를 만들어서 연애를 한다던가 그러한 것은 어떨까라고 생각해보았다.

그렇지만 그것도 뭔가 다르다. 그래서 정말 재미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다르다. 즐겁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즐거움'이다. 그런 것에서 자신이 요구하는 '무언가'를 찾을 수 없다.

 

"나는... 어떨까"

 

린은 그렇게 말하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렇지만 거기에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말이야. 일단 한 번 도전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도전?"

"응. 도전"

"도전...인가"

 

린은 그렇게 작게나마 중얼거려본다.

 

- 도전.

 

그것은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용기를 내어 지금의 상황과는 다른 전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그런 용기가 있는 것일까. 자신의 마음에 용기가 있다고해도 만약 내디딛는 것이 무모한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버리는 자신이 있다.

그렇지만 동시에 마음 속에서 보람없는 일상에 변화를 요구하는 자신도 있는 것이다. 그 둘을 생각하며 린은 깊이 생각했다.

자신은 어떻게 해야할까. 어느 것이 정답인가. 원래 정답은 있는걸까.

그 때였다. 고민에 집중한 탓인지 린의 손이 느슨해졌다. 하나코가 무릎에서 뛰쳐나가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손에 잡혀있던 신문이 떨어졌다.

 

"하나코!?"

 

이대로 내버려두면 하나코가 위험해. 그렇게 순간적으로 일어난 린이지만 그런 걱정을 안은 채 하나코가 도착한 장소는 그 남자의 아래였다.

그리고 하나코는 얌전히 땅에 앉아 기대의 시선을 그에게 보내며 꼬리를 윙윙 흔들었다.

그가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자 더욱 꼬리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꼬리털이 마치 깃발처럼 붕붕 흔들리고 있다.

그런 애견의 모습을 보며 완전 걱정해서 손해봤네라고 생각했다. 하는 일 전부가 틀린 것 같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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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긴 게으른 마법사 대신 짬짬이 잡을 작품입니다.

 

이거 작가분의 필력이 그리 좋은 거 같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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