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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빌리 시리즈 - 6. 변하지 않는 것《시부야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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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5, 2016 15:21에 작성됨.

 

변하지 않는 것《시부야 린》



긴장이 공간을 지배한다. 지금 있는 장소는 자신의 방이다. 자신의 방일터인데, 엄청난 중압이 양 어깨에 짓눌린다.
가슴이 먹먹하고 팔다리가 저려온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머리를 최대한 가동하지만 해답은 도저히 나오지 않았다. 이러고 있는 사이에 악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거 뭐야?」

「더렵혀진 남자 고등학생의 성전입니다……」

「왜 여기 있는거야?」

「여러모로 쌓였기 때문입니다」

「왜 거유밖에 없는거야?」

「취향입니다」

「흐-응……」

눈앞의 악귀……린이 나를 쓰레기를 보는듯한 눈으로 째려본다. 죽고 싶다. 나는 이런 시선을 받고 좋아하는 취미는 없다. 이웃집 연하 여자에게 이런 취향을 들킨것은 수치일 뿐인것이다.
어째서 이렇게 된거야. 그렇게 생각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원인은 눈 앞의 린밖에 없었다. 집이 옆집인데다가, 어떤 원리인지 내 방과 린의 방이 베란다로 이어져있는 입지에 있다. 그래서인지 이녀석은 옛날부터 종종 허락없이 내 방에 침입하곤 한다. 오늘도 내가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니 어째서인지 격분상태인 린이 있었고, 영문도 모르는채로 정좌한 후 지금에 이르른다.
린은 나보다 2살 어리기도하고, 유치원때부터 쭉 돌봐왔다. 내가 중학생이 된 이후에는 그만뒀지만, 옛날에는 오빠오빠거리며 쫄랑쫄랑 따라오는 귀여운 동생이었던것이다. 지금은 남의 극비사항을 유린하는 악귀악마로 클래스 체인지했지만.

「……무슨 이상한 생각하고 있지?」

「당치도 않습니다」

「뭐, 상관없지만. 이건 몰수. 태울게」

「오니! 악마! 린!」

당황하며 린의 흉행을 막으려 했지만, 정좌하고있던 영향으로 다리가 저려 움직일 수 없었다. 흥, 하고 고개를 돌린 린의 완고한 태도를 보아 말이 통하지 않을것 같다. 안돼, 막혔다.
반쯤 포기한 나였지만, 린은 아직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 의아해서 린의 얼굴을 보니, 왠지 부끄러운듯이 긴 흑발을 빙글빙글 손가락으로 휘감으면서 눈동자를 헤메고 있었다.

「왜? 돌려줄거야?」

「그건 아냐」

갓댐.

「그게, 말야……얼마전에, 나 TV에 나온다고 했잖아? 봤어?」

힐끔힐끔 나를 훔쳐보면서 린이 물었다. 얼마전 린은 스카우트 받아서 아이돌이 되었다. 대부분의 일에 흥미를 보이지 않던 린이 간신히 흥미를 가진 것이다. 나는 응원하고 있다. 얼굴이 무서운 그 프로듀서에게는 첫대면때 린이 습격당하고 있다고 착각해서 드롭킥을 먹여주고, 끝내는 경찰까지 불러서 상황을 까다롭게 만들어 버린것을 다음에 재차 사과하도록 하자.
뭐, 그건 그렇고, 아이돌을 시작하고 나서 린이 자주 웃게 된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린이 나온 프로그램은 당연히 봤다. 오히려 나보다 내 부모님이 더 신나해서 녹화하고 블루레이로 더빙보존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린의 앞에서 그것을 인정하는것은 영 부끄럽다.

「아—……그 시간에 765 공연이 있어서……」

「여자의 자비로 넘어가준, 책상 밑 카펫에 숨겨둔 서랍속에 들은 참고서의 커버에 끼워둔 책이랑 그 밑에다 일부러 더빙까지해서 『한신거인전』으로 위장한 DVD도 몰수할거야」

「너 내 방 왜이렇게 잘 아는거야!?」

츤데레짓의 대가는 끔찍했다. 평소의 일이긴 하지만, 엄마와 이웃이라는 인종은 남의 극비사항을 유린하는 스킬이 너무 높은게 아닐가
다리가 덜 풀려서 여전히 움직일 수 없는 나를 무시한 채, 린은 재빠르게 성전 에로책과 성전 에로DVD를 쓰레기봉투에 집어넣었다. 그래봤자 2,3권에 2장이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아직 컴퓨터의 비밀폴더가 남아있다.
눈물을 흘리며 린의 폭동을 보고있으니, 쓰레기봉투를 들고 베란다에 나가기 직전, 린이 아, 하고 뭔가를 떠올린듯이 말했다.

「뭐야, 아직 뭐가 남았냐고」

「응. 00의 컴퓨터의 폴더……」

「설마 너……!?」

「금발거유밖에 없어서, 할 수 없이 아빠의 폴더랑 교환했어. 그것뿐이야.」

「너 악마지! 아니, 마왕이지!?」

참고로 린네 아버지의 취향은 기모노가 어울리는 흑발 슬렌더이다.

「잘있어. 나는 이걸 재로 만들러 갈게」

「기다려 린! 자비를! 자비를-!」

내 비명은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는듯이 재빨리 방에서 나가는 린. 몇분 후, 분쇄기로 16분할로 채썰어진 꿈의 잔해가 내 베란다에 쓰레기봉투와 함께 놓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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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좀 제발 어떻게 해주면 안됩니까?」

「미안해, 나는 무리야」
「어머어머」

그리고 수개월 후, 린네 집에 저녁초대를 받은 김에, 린의 폭동에 대해 항의해봤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미소지으며 그것을 깔끔히 흘렸다. 아저씨는 몰라도, 아줌마는 린을 말릴 생각이 조금도 없는 모양이었다.
참고로 오늘 메뉴는 스키야키이다. 속재료와 육수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저번에 린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닛으로 큰 스테이지 라이브를 했었지만, 나는 수험생이라 학원을 가느라, 린네 부모님은 가게를 비울 수 없어서 아무도 보러가주지 못했다. 그래서 그 대신으로 진수성찬을 준비한것이다. 실은 나도 가토쇼콜라를 준비해뒀다.

「그건 그렇고 린 늦네. 오늘은 레슨 말고는 일이 없다고 들었는데」

「이래저래 정리같은것도 있을테니까……응?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니, 가보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 입구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아줌마의 눈짓에 내가 나가자, 평소와 마찬가지로 교복차림의 린이 있었다.

「어서와. 오늘은 스키야……」
「…………」

린은 신발을 벗자마자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내 옆을 지나가서 바로 자기 방으로 향했다. 여태까지 무뚝뚝하긴 해도 무시한적은 없었기에 놀라 아연질색하고 있었지만, 아줌마가 어깨를 두드리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화났나? 왜?」

「으음, 화낸거랑은 다른것 같은데……」

아줌마도 원인을 모르는것 같아, 뺨에 손을 대어 생각한다. 그래도 떠오르는것이 없기에 일단 가토쇼콜라만이라도 가져가려고 부엌으로 가려고 했는데, 다시 아줌마에게 잡혔다.

「……00군, 미안한데 린을 불러와주지 않겠니?」

「에? 저요?」

「왠지모르게지만, 오늘은 OO군에게 부탁하는게 좋을것 같아」

그런 말을 해도 곤란할 뿐이었지만, 나로서도 빨리 스키야키를 먹고 싶었기에 아줌마의 부탁을 승낙한다. 그리고 바로 린의 방 앞으로 가서 문을 노크했다.

「린? 너 왜그래? 일단 저녁먹게 빨리 나와」

「……됐어. 나중에 먹을래」

몇초가 지나서야 허약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무래도 화난건 아니고 풀죽어 있는 모양이다. 기본적으로 쿨한 린이 이렇게까지 감정을 드러내고 있으니 보통일은 아니었다.

「린, 들어간다」

「…………」

린의 침묵은 맘대로 해라, 라는 사인이므로 사양않고 들어갔다. 린다운 심플한 방이다. 그녀는 침대 위에서 팔로 눈을 숨기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린의 침대에 앉는다. 린은 나에게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지 뒤척여서 벽쪽으로 몸을 돌렸다.

아무말도 하지 않는 린의 머리를 쓰다듬느다 .내가 중학생이 된 이후로는 하지 않았지만, 옛날의 린은 이렇게 해주면 기분이 좋아졌었다. 지금은 부끄러움이 클텐데도, 린은 거절하지 않고 내 손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무것도 묻지 않는구나」

「상대가 말하고 싶지 않은걸 물어서 뭐해.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것도 아닐텐데」

「그럼, 내가 말하면 들어줄래?」

「그건 그 때의 내 기분 나름이려나」

「뭐야 그거」

린이 쿡쿡 웃는다. 아무래도 조금은 기분이 풀린 모양이다. 나이를 먹어도 이런 면은 여전한것 같았다.
한동안 그러고 있으니, 린은 불쑥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있었던 유닛이 뿔뿔히 흩어질것 같은것,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것, 그리고 자신이 아이돌이 되는것을 결의한 이유인, 친구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 그것을 도와주고 싶지만 방법이 없는 것. 고민이 겹치고 겹쳐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된 것……그것을 자세하게 나에게 말했다.

「뭔가 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응—……」

「있지, 0O라면 어떻게 할거야?」

평소의 린은 남에게 도움을 잘 요구하지 않는다. 이녀석 본인의 능력이 높은것도 있지만, 성격상 그걸 좋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걸까, 왠지 린이 토한 약한 목소리가 그녀답자 않게 느껴진것은.

「내가 뭐라 할 문제가 아니네, 그건」

「에?」

「미안하지만 간단하게 정리해보자. 린은 그 친구를 격려하고 싶고, 원래 유닛도 해산시키고 싶지 않다. 그리고 지금 짜고 있는 유닛도 하고 싶다는 거지?」

「……응」

「그럼, 전부 해」

린이 변한것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이전의 린이라면 그렇게 했었을것이다. 이녀석은 얼핏보면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꽤 아이같은 면도 많다. 그 대표적인것이 제멋대로인 성격이다.
갖고싶은것은 전부 갖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것은 절대로 가까이하지 않고, 타인에게도 직설적으로 당당하게 말한다. 갖고싶은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노력을 아끼지 않고, 말주변은 없지만 싫은것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그런 녀석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린은 아니다. 뭘 무서워하고 있는지 아직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하지만이고 자시고. 우리들은 아직 애야. 애가 이것저것 다 끌어안지 마. 적당히 어른에게 짐을 떠넘기고, 하나씩하나씩 옮겨가야지.」

「…………」

「아니면, 네 주변의 녀석들은 그렇게 믿을 수 없는 녀석뿐인거냐?」

「아니야!」

벌떡 일어나 소리지르는 린.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는지 그대로 고개를 숙인다.
그런 린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그럼 괜찮잖아. 다른 녀석들도 힘겹다면 내가 그 짐을 대신 안아줄게」

「……응」

고개 숙인 채로, 귀를 새빨갛게 붉히는 린. 그렇지만 소리에 힘이 돌아와있으니 이제 괜찮겠지.

「좋아! 그럼 빨리 내려와라? 너희 부모님이 스키야키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침대에서 내려 걸어가려고 하니 옷자락을 끌려 나는 다시 침대에 들어앉아 버럈다.그 뒤에서, 옷자락을 당긴 범인인 린이 내 등에 안겨들었다.

「야, 린……」

「미안해, 하지만……지금만이라도 좋으니까 아무 말 하지 말고 등 좀 빌려줘」

등에 린의 이마가 꾸욱 눌린다. 그리고 주르륵하고 차가운 감촉이 등에 퍼진다.

「아직, 용기가 안나니까……그러니까, 조금만. 조금만……00의 용기, 나눠줘……」

린의 손을 살그머니 잡자, 꾸욱 잡혔다. 공주님의 소원대로 나는 조용히 린이 떨어지는것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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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수고했어, 린」

「응, 고마워」

쨍, 하고 글라스를 부딪혀 건배한다. 그 사건 이후 린과 린의 ㅇ닛……NG에 TP, 그리고 신데렐라 걸즈는 대약진을 보여 린이 19살이 된 지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NG는 그 린의 친구……시마무라 우즈키가 부활하고 나서는 그야말로 천정 부지라고 말해도 좋을정도로 기세를 보이고 있다. TP도 린이 복귀한 후는 이곳저곳에서 대인기이다. 린은 모든것을 되찾는것을 성공했다.

「그건 그렇고 너도 인기가 많아졌네…….어딜가든 네가 나오는 광고가 나오고」

「아직도 부끄럽지만……. 밖에 나갈때마다 신경써야하고」

조금 뺨을 붉힌다. 이런 면은 여전한것 같았다.

「뭐, 유명세란거잖아」

「그럴까」

「그렇다니까」

그런 소소한 이야기를 하자 린이 쿡쿡 웃었다. 왜그러냐고 물으니 린은 아무것도 아니라는듯이 손을 피고 나를 정면에서 응시했다.

「으응, 조금말야……나, 지금 행복하다, 싶어서」

「……뭐야, 갑자기」

「얼굴 빨개졌네. 부끄러워?」

「시꺼—」

얼굴을 돌려 그렇게 대답하니, 역시 린은 쿡쿡 웃고 있었다. 진심으로 즐거워보이는 린에게 그 이상 아무말도 못한 채, 나는 글래스의 내용물을 들이켰다.

「어제는 새빨개져서 부끄러워했던 주제에 그런소리하긴……」

「잠깐……! 그건 반칙……!」

「어제의 린은 귀여웠지—」

「~~~~!」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내 입을 막으려고 하는 린. 너무 필사적이었기에 조금 놀릴 생각으로 린의 손을 피해 입술로 입술을 막는다.
바로 몸을 떼자, 아니나다를까 새빨개진 린이 완성되어 있었다.

「봐봐, 귀엽잖아」

「…………바보」

푹, 하는 효과음이 들릴 기세로 린이 내 가슴에 뛰쳐들어왔다. 그런 린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자, 그녀는 기분좋은 표정으로 미소짓는다.
그런 우리들의 왼손 약지에는, 커플링이 빛나고 있었다.




다음화 : 해바라기의 미소《시마무라 우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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