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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빌리 시리즈 - 3. 어른스러운 어린이《타카가키 카에데》

댓글: 2 / 조회: 1963 / 추천: 1



본문 - 10-25, 2016 03:11에 작성됨.


어른스러운 어린이《타카가키 카에데》




사무소의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사실 뛰고 싶었지만, 그러다가 문제가 생기면 곤란하다.
마음이 날뛴다. 초조감이 몰려온다. 이러는 와중에도 내 소중한 것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것만은 용납할 수 없다. 그것만은 인정하지 않는다.
다행히, 범인은 알고 있다. 그 위치도 방금 전에 후배에게 들었다. 이동했을 가능성은 적다. 남은건 시간과의 싸움이다.
목적지의 문을 힘차게 연다. 문을 열자마자, 낯익은 등에 노성을 날린다.

「이 카레라이스, 굉장히 나이스……후후」

「매번매번 남의 도시락 훔쳐먹지 말랬지 카에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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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

「자업자득이거든, 멍청아」

머리를 감싸쥔채 울쌍짓고있는 이녀석을 보며 한숨을 토한다. 이 일주일동안 매일 도시락을 빼앗긴것이다. 쥘부채로 한방 먹이는것 정도는 넘어가줬으면 한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젓가락을 이용해 반으로 쪼갠 계란부침밖에 남지 않았다.……이제 점심시간도 거의 끝났기에 사실상 이것이 내 점심이었다.

「그래서, 해야할 말은?」

「? 그러니까……잘 먹었습니다?」

「진지한 얼굴로 뭔 헛소리하는거야」

「아얏」

어느의미로 평소대로인 이녀석에 기가 막혔지만, 뭐 평소의 일이다. 이따금 이녀석 정말로 동갑인가, 하고 생각할 때가 있지만, 이십하고도 수년동안 어울렸다보니 이젠 익숙해졌다. 문득 정신을 차려 주변을 둘러보니, 거기에는 멍한 얼굴의 신데렐라 프로젝트 with 언니가사키의 모습이 보였다. 아마 카에데가 갑자기 들어와서 자연스럽게 도시락을 먹은 후에 내가 난입한 상황이니 뭐가 뭔지 모르게 된거겠지.
실례했다, 라고 말하며 카에데를 질질 끌고 방에서 나온다. 문을 나오니 타케우치군이 보였기에 가볍게 감사를 표하고 온 길을 돌아온다.

「타케우치씨! 저를 팔았군요!?」

「아뇨, 그렇게 말씀하셔도……」

뒤에서 그런 대화가 들리지만 알바 아니다. 일단 이 멍청이를 레슨룸에 던져넣자.





「저기……프로듀서?」
「그 사람 누구야?」
「카에데씨를 저렇게 대하는 사람, 처음 봤어요……」

한편 그 떄, 타케우치 프로듀서는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면면에게 질문세례를 받고있었다. 존경스러운 선배인 카에데가 갑자기 오더니, 얼마 후 갑자기 난폭하게 끌려간 것이다. 지금의 그녀들은 이것을 중대사 외의 단어로 표현할 줄 몰랐다.

「선배……아니, 그는 타카가키 카에데씨의 프로듀서입니다.」

「프로듀서? 그런것치고는 상당히 친근한 느낌이었는데」

「선배와 타카가키씨는 소꿉친구 이기도 합니다.」

『엣』

그 후, 걸즈토크로 시끌벅적해지는것을 막지 못한 타케우치 프로듀서는 뒷목을 손으로 눌렀고, 사정을 알고있던 미카는 쓴웃음 지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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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가키 카에데는, 천재다.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야에 한해서, 카에데는 타의 추종을 허용하지 않는다. 천성의 분위기도 있지만, 본인이 그렇게 보여지는것을 받아들이고,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것도 클것이다. 자신의 재능에 지각이 없었던 어렸을때조차 시선을 끌고 있었으니, 직업상 그것을 의식해야만 하는 지금은 더더욱 그렇다.
적어도, 세간에 알려져 있는 카에데의 이미지는 신비적이고, 완벽하고, 완전하다. 실패따위는 없고, 좌절을 모른다. 그 이미지는 그야말로 완벽초인 승리자. 그것이 카에데에게 지어진 기대이다.
……비록 본인의 내용물이 생후 5년하고 240개월의 25세아라 해도.

「네, 오케이입니다!」

「감사합니다」

청초한 분위기를 무너뜨리지 않고 카에데가 촬영 스페이스에서 내려온다. 모델시절의 경험이 있어서이긴 하겠지만, 그럼에도 한번에 OK를 받는것은 대단한것이다. 우연히 같은 날 촬영하게 된 다른 프로덕션 아이돌들이 부러운 시선으로 카에데를 보고있었다..

「수고했어」

「땀이 땅땅 흐르네……응—」

「1점」

「몇 점 만점?」

「100」

「엄하네……」

그런 대화를 하며 카에데에게 타월을 씌운다. 촬영은 라이트를 집중시키다보니 상당히 덥다.
카에데가 가볍게 땀을 닦는동안 나는 옆에서 스케쥴장을 펄럭펄럭 넘긴다. 촬영에 시간이 걸릴거라고 상정했었기에, 이 이후의 예정이 비어버렸다. 참고로 현재는 오후 4시이다. 카에데의 촬영이 가장 먼저인것도 아니었기에 최소한 3시간은 걸릴거라고 생각했었던 촬영이었는데, 모든 공정이 단번에 OK되서 1시간만에 끝나리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을지.

「카에데」

「네?」

「오늘 이 후로 완전히 오프다.」

「네~」

오프라는 말을 듣자마자 카에데는 순간적으로 얼굴이 밝아졌다. 이것이 카에데의 본모습이다. 이것을 알고 있는 입장이다보니 세간의 평가에 코웃음치고 싶은 기분이 들곤한다. 아이돌 프로듀서로는 실격인 생각이지만, 오랜 소꿉친구로서 그 생각을 버린적은 없었다.






옷을 다 갈아입은 카에데를 실고 차를 몬다. 카에데는 오프가 기쁜지, 옆에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있지, 00군」

「왜?」

어렸을때의 별명으로 나를 부른다. 의식이 완전히 오프가 되었다는 증거이다. 별명으로 그만 부르라고 말해도 씨알도 먹히지 않았기에 이미 포기한지 오래이다.

「저는 술을 마시고 싶습니다.」

「카와시마씨나 히이라기씨한테 말해봐……실수로라도 사기사와나 닛타같은 미성년자는 데려가지 마라?……뭐, 효도나 미후네정도라면 산제물로 끌고가도 모른척 해줄게」

얼마전, 카에데는 사기사와를 진짜 바에 데려간적이 있다. 게다가 사기사와가 실수로 칵테일을 마시고, 취해버린다는 콤보가 일어났다. 카에데의 단골집이 아니었다면 위험했을것이다……뭐, 취한 사기사와에게 잔뜩 염장질 당한 덕분에 다음날 카에데치고는 드물게 수척해져서 출근했었찌만.
그런점에서 효도나 미후네라면 문제 없다. 효도는 가봤자 멋대로 경쟁하다가 자멸할게 뻔하고, 미후네는 분위기에 흘러가면서도 적당히 세이브해서 뒷처리를 해줄것이다.……이왕이면 흘러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카와시마씨나 히이라기씨, 그리고 카타기리씨는 걱정해봤자 시간낭비다.

그렇게 말했지만, 왠지 카에데에게서 반응이 없었다. 신경쓰여 문득 옆을 보니, 아이처럼 뺨이 뾰로통해져있었다.

「저는, 술을, 마시고 싶습니다.」

「마시라니까」

또다시 뿌우, 하고 뺨을 부풀린다. 나이를 생각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왠지 쓸데없을정도로 잘 어울렸기에 말할 수 없었다. 이런 점이 카에데가 어른이 될 수 없는 부분일것이다. 외면은 완벽한 여자를 연기하고 있는 만큼, 신뢰하는 사람 앞에서는 당당히 내면을 드러낸다.

「00군도 마실래?」

「일해야되거든……주로 너에 대한거」

「어머, 지금이라면 미녀가 잔뜩 따라올텐데」

「전부 술고래잖냐. 그리고 너랑 마시면 100% 2차가 우리 집이 되고, 아껴둔 술 먹을게 뻔하니까 싫어.」

「좋은 술은 술술 넘겨야지」

「0점」

「엄하네……」

그런 대화를 반복하면서, 우리들이 346 프로덕션에 도착했다. 로비에서 카에데와 헤어지자마자 휴대폰에 문자가 온다. 발송인은 카에데, 「평소의 술집에 갈테니, 늦더라도 와주세요」라고 쓰여있다. 차에서 한 말은 진심이었던 모양이다.
조금 고민했지만, 저녀석은 분명히 히이라기씨나 카와시마씨 등에게 민폐를 부릴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은 아이돌이다. 보조일을 하는 나와 달리, 컨디션에도 섬세하게 신경을 써야한다. 컨디션불량으로 안색이라도 나빠지면 바로 일에 지장이 가는것이다.
「알았어」라는 짧은 답장만을 보내고, 나는 자신의 책상에 앉아 일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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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정리하고 가게에 도착하니 시간은 벌써 10시가 넘었다. 왠지 불길한 예감이 오싹오싹 느껴지지만, 가겠다고 한 이상 안갈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른은 참 귀찮은 생물이다.

미닫이 문을 열자, 친숙한 가게안의 경치가 퍼진다. 슥 보니 안쪽에 있는 카에데 일행 외에는 사람이 없다. 아무래도 사장님이 배려를 해 준 모양이다. 무언으로 고개를 숙이자, 턱으로 괜찮으니까 빨리 가라, 라는 사인이 돌아 온다.
가게 안쪽에 가면, 테이블에 앉은 채로 요령좋게 졸고있는 카에데과 맞은편에서 허둥지둥거리고 있는 닛타, 여유만만한 모습으로 나를 향해 한 손을 드는 카와시마씨가 있었다.

「어머, 늦었네」

「에? 아! 그러니까, 카에데씨의 프로듀서씨셨죠?」

「아아……닛타, 아무리 이 어른이가 선배라도 싫을땐 싫다고 말해도 괜찮아? 이런데는 술을 못마시는 애들한테는 비싼 가게니까」

「네……」

「어라? 나는 무시인걸까? 모르겠네……」

카와시마씨를 적당히 무시하고, 닛타에게 일단 못을 박아둔다. 이번이 두번째다. 카에데가 데려가는게 제일 문제이지만, 거절하지 않는 닛타도 문제이다.

「그래서, 프로듀서군. 카에데는 잠들어버렸는데……」

「아—……뭐, 평소대로 하면 괜찮겠죠」

「평소대로?」

「일단 적당히 먹고 마시면서, 그 사이에 일어나면 보낸다. 일어나지 않으면 할 수 없으니 이녀석의 집까지 보내준다.」

그렇게 말하니 닛타는 납득했는지 자신의 앞에 있는 물을 마신다. 절대로 텐션이 오르는 마법의 물이 아니니 착각하지 않길 바란다. 미성년자의 음주는 범죄이다.

「아, 사장님. 목살이랑 껍질이랑 닭똥집이요. 전부 소금으로」

「술은?」

「평소대로 주세요」

「하쿠슈 25년 말이지, 알았네」
(*하쿠슈 : 산토리의 싱글몰트 위스키. 참고로 하쿠슈 25년산은 700ml짜리가 125,000엔)

흐르는듯이 주문을 끝낸다. 이미 상투적인 주문이니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것이다. 그도 그럴게, 사장님은 주문을 듣기도 전부터 꼬치를 굽고 있었으니까.

「하쿠슈의 25년이라니……또 직접 가져왔구나」

「요즘은 위스키만 마시고 있으니까」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일본주를 못마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번 마시면 반드시 악취해버린다. 그래서 사장님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위스키나 와인을 맡겨두고 있다. 요점은 개인의 가게의 단골이기에 가능한 역업이란 것이다.
그런 대화를 했었기 때문인지, 닛타가 묘하게 반짝반짝한 시선을 나와 카와시마씨에게 향하고 있었다.

「왜 그래?」

「저기, 두분 다 어른이구나 싶어서요. 술을 잘 아는 사람은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더운건지 뺨을 붉히며 눈을 치켜뜨며 조금 부끄러운듯이 말하는 닛타. 만약 이걸 노리고 했다면 엄청난 악녀일것이다.
카와시마씨를 보니, 나도 알아라며 크게 수긍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생각은 같은 모양이었다.

「닛타……너, 혼자 집에갈때는 진짜 조심해라」

「네?」

「나도 알아……언젠가 한번 습격당할것같아……」

「에엑!?」

굉장히 놀란듯한 닛타. 대체 뭐가 이상하단걸까. 정말로 19살인지 의심스러운 레벨로 색기가 풍기고 있는데.
그리고 대화의 분위기가 띄어지면 불이 붙는게 카와시마씨이다. 손에 든 하이볼을 단숨에 들이키고는, 잔을 힘차게 테이블 위에 내렸따.

「그럼! 여기부터 걸즈토크 돌입이야!」

「걸즈……?」

「아아?」

「나도알아」

순간적으로 자이젠의 스탠드가 보인것같은데 기분탓인걸까. 그리고 난 보이인데

「그럼 닛타쨩! 좋아하는 사람 없니!?」

「에엑!? 그러니까, 저기, 그……!」

한동안 카와시마씨에게 질문공격을 연속으로 받는 닛타. 이윽고 상황을 따라가지 못해서인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아으아으밖에 말하지 않게 되었다.
일단 걸즈토크였기에 나는 입다물고 꼬치구이를 야금야금 먹으며 술을 홀짝인다. 그러자 한계가 왔는지 닛타가 화제를 나로 돌리려 했다.

「그, 그럼 OO씨는 어떤가요!? 카, 카에데씨랑 소꿉친구이시고!?」

「응? 나랑 카에데? 사귀고있는데」

「에엑!?」

내 반응이 의외였는지 닛타가 경악의 비명을 질렀다. 이것 참, 나이 먹을대로 먹은 어른이 사귄다 아닌다로 하나하나 떠들것까지야.

「그러고보면, 당신들의 이야기를 들은적이 없네」

「딱히 이야기할정도로 재미있는 일도 없으니까요」

「그건 우리들이 판단하는거야」

아무래도 내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야 하는 분위기가 된 모양이다. 평소의 카와시마씨는 카에데와 같은 페이스로 마시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할 무렵에는 자고 있을때가 많았었다. 토를 하면서도 꾸역꾸역 버티는 카타기리씨와 비교된다.
어쨌든 이야기를 해야하는 분위기이다. 살짝 카에데를 보니, 기분좋게 자고 있었다. 그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니,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그렇네요……우선, 독점욕이 엄청 강하네요, 카에데는」

「독점욕?」

「네. 일단 다른 여자를 이름으로 부르면 삐지네요. 엄청나게. 1번 저지르면 1주일정도는 기분을 안풀어요. 제가 사무소 아이돌들을 성으로 부르는건 그것때문이네요/」

참고로 이름으로 불렀던 사람은 히이라기씨이다.

「헤에……」

「의외네요……」

「이녀석 겉보기엔 완벽초인이고, 그렇게 보이게끔 행동하고 있지만 내용물이 어른이에다가 폐품이거든요. 신뢰하기 시작하면 바로 본모습이 보이고.
그리고 표현이 서투르네요. 자신의 기분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없는 타입. 놀러가고 싶으면 그렇게 말하면 될것을 『나, 내일 휴일이야』라고밖에 말하지 않으니」

덕분에 말에 내포된 의미를 읽어내는 능력은 상당히 늘었다. 타케우치군에게 쿠마모토 사투리(아종) 해독강좌를 열 정도이다.

「뭐, 결론적으로, 카에데는 상당히 귀찮은 여자에요.」

「단언했네……」

카와시마씨가 질렸다는듯이 어깨를 움츠린다. 아무래도 기대에는 응할 수 있었던것같다. 하지만 닛타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 은근히 물어보니, 왠지 진지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

「……00씨는 카에데씨를 귀찮다고 말하셧는데……그러면 왜 계속 사귀고 계신건가요?」

「응—……」

「……아! 아뇨, 죄송해요! 그런 의미가 아니라……」

「알고 있어. 그렇네……닛타는 아직 젊으니까」

「네?」

쓴웃음지으며 카와시마씨를 본다. 일단 웃고는 있지만 눈이 웃고있지 않았다.『는』인가.『닛타는』이라고 말한게 마음에 들지 않았나.

「……뭐, 그건 숙제로 내줄게. 10년쯤 후에 네 대답을 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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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미묘한 분위기가 되었기에 술자리를 정리한다. 카에데는 내가, 닛타는 카와시마씨가 보내주기로 했다. 실은 내가 전부 보내주는게 제일 좋지만, 카와시마씨가 윙크한것을 보고 호의를 받기로 했다. 아무래도 전부 알고있는 모양이다.

「자, 일어나 카에데. 자는척하고 있는거 알고있어」

「……하쿠슈 안주면 안일어나요」

「정말이지……」

어쩔 수 없이 카에데의 입가에 하쿠슈가 들은 컵을 가까이 댄다. 냄새가 났는지, 빼앗듯이 컵을 받은 카에데는, 기분나쁜 표정으로 위스키를 홀짝이기 시작했다.

「왜 또 삐졌어……」

「……미나미쨩 보고 헤실거렸어……」

「헤실거리긴. 저정도로 헤실거리면 프로듀서 못해먹거든」

진짜로. 오이카와나 무카이의 그라이바 촬영을 생각하면 여유로 극복할 수 있다.

「……나를, 귀찮다고 했어……」

「아—……」

거기에 대해선 변명할 말이 없다. 여하튼 말한건 사실이니
그러나 이대로 카에데의 기분이 풀리지 않는건 내 정신위생에 좋지 않다.

「미안해」

「…………」

빤히─, 그런 의성어가 붙을것만같은 시선으로 나를 보는 카에데. 뭐, 왠지 이렇게 될거라고는 예측하고 있었다. 내가 카에데가 자는척하고 있다는것을 눈치챈것은 「카에데는 귀찮은 여자에요」라고 했을때였으니까.
이래뵈도 카에데는 굉장히 외로움쟁이이고, 굉장히 겁쟁이이다. 술을 마실때는 꼭 누군가와 함께 마시려고 하고, 기본적으로 혼자 있는것을 싫어한다. 그렇지만 미움받고싶지 않기때문에 자신의 발로 타인의 영역에 넘으려 하지 않고, 무리를 해서라도 남의 기대에 응하려 한다.
내 자만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다른 여자를 이름으로 부르는것을 화내는 이유는, 내가 그녀에게서 떨어지는게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일것이다. 지금 화난것도, 아마 자신에게 떨어지려 하는게 아닐까 두려워서이겠지.
외로움쟁이에, 겁쟁이에, 자신감도 없고. 그래서 화난 척을 해서라도 나를 잡으려하는, 서투르고 귀찮은 여자. 그야말로 세간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카에데의 본모습.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으니 순간적으로 얼굴이 풀린다. 그럼에도 화났다고 어필하려는지, 바로 몸을 통째로 돌려버린다.
그런 카에데을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나도 더이상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까지 왔을것이다. 그래도 좋다고 생각하니 참 답이 없다.
사실, 어렸을때부터 카에데의 생각을 간파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적은 적다. 어쩌면 지금 카에데의 표정도 연기일지도 모른다. 삐진것도, 아니, 아이처럼 행도하고 있는것부터가 카에데의 연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상대의 모든 것을 아는것은 불가능하고, 오히려 기분나쁘다. 모르면 모르는대로 좋다. 모르는 부분을 포함해서, 나는 타카가키 카에데의 전부를 사랑한다.

고개돌리고 있는 카에데를 안아올려, 내 다리 위에 앉힌다. 살짝 달콤한 향기가 내 코를 간질였다. 카에데의 냄새다.

「사랑해, 카에데」

귓가에 속삭이자, 카에데는 움찔 어깨를 떨었다. 그리고 한동안 꿈틀꿈틀 거리면서 내 손을 만지작거리고 있었지만, 이윽고 크게 숨을 내뱉고, 쓰러지듯이 머리를 내 몸에 맡겼다.

「……저도, 사랑해요」

부끄러운듯이 수줍어하면서 카에데는 양 손에 내 손을 맞추고, 강하게 잡았다.
테이블 위에서 까랑 소리를 내며 얼음이 굴렀다.


다음 화 : Be your……《닛타 미나미》





다쟈레 진짜 싫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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