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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미나] 울고 있는 짐승,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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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9, 2016 00:47에 작성됨.

*오역/의역 투성이인 글입니다. 읽으실 때에는 부디 주의를.

 
 
 
 

 

미나미 쨩은 왜 날 이렇게까지 신경 써 주는 거야?”

 

식후의 정겨운 손님과 같은 춘곤증 때문인지 그녀는 내가 몇 번씩 주의를 주어도 곧바로 소파에 벌렁 누워버리는 버릇이 있었다언제나처럼 그 상태로 묵묵히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고 있거나 하지 않고 갑작스레 던진 질문에 접시를 씻던 손을 멈추었다.

 

?”

 

말을 내뱉으며 돌아보니 그녀가 누운 채로 얼굴을 한쪽 팔로 가리고 있어 표정을 읽는 것은 불가능했었다.

자신의 말이 들리지 않았던 것이라 생각한 건지 그녀는 다시 한 번 질문을 내게 던졌다.

 

미나미 쨩은 왜 나에게 요리를 만들어 준다거나하는 일을 해주는 거냐고 물었는데-, ~?”

 

그녀가 듣고 있는지 확인을 하는 듯 손을 팔랑 팔랑 흔들었다.

나는 아직 젖어있는 손을 수건으로 닦으며 그녀의 옆으로 다가갔다.

이렇게 하니 그녀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손 밑에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

 

그 질문에 대한 답정말로 모르겠는 거야?”

천재 시키 쨩이 진지하게 고민해보아도 전-혀 모르겠어.”

 

시선을 느낀 것인지 그녀가 몸을 일으키고 시선을 나에게 향하려 하였다그녀가 그러는 사이에 나는 너무 간단한 대답을 내놓았다.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런 일은 하지 않아.”

 

시간이 멈춘 듯한 침묵 속에서 그녀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 얼굴로 나를 되돌아보았다.

 

누가누구를?”

내가시키 쨩을.”

 

너무 당연한 것을 물으려 해서 놀리려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했지만그녀의 멍한 얼굴을 엿보니 아무래도 정말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았다.

지금까지 제대로 전한 적이 없었나라며 생각을 해보니 확실히 그녀에게 나의 감정을 언어로 전달한 것은 처음일지도 모른다.

 

?”

왜라고 물어보아도…….”

 

난해하다.

스스로 생각해봐도 그 감정은 몹시 애매하고쉽게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시작조차 불확실한분명하게 정의할 수 있는 법칙 같은 것이 아닌 망양한 감정의 축적.

 

미나미 쨩을 싫어하게 된 적도 있고미나미 쨩으로부터 도망치려 한 적도 있는데나는 앞으로도 이치노세 시키라는 존재로 있으면서 흥미로운 것을 찾아가며 계속 바뀌어 갈 텐데살아가는 곳도생각하는 것도좋아하는 것도싫어하는 것도 전부그런데도 좋아?”

 

그녀가 되묻는 것을 듣고서 그래도 좋아라며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키 쨩은 가끔씩 너무 심각하게 어떤 일에 대해 고민하는 면이 있다.

어떤 일을 난해하게 보고선 그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녀는 두뇌를 사용하여 어떻게든 알아내려는 것이다.

 

어렵게 생각해보지 않으면 꽤나 가까이에 정답이 있을 것인데도.

 

가끔씩 서로가 싫어지거나상대로부터 거리를 두고 싶어지거나좋아하는 것이 바뀌거나 하는 것은……누군가를 사랑하다 보면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해.”

 

다시금 흐르는 침묵.

이윽고 그녀는 흥미로운 듯 흠흠-, 하며 입을 열었다.

 

-렇구나내가 나 자신이 특별시 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구나~. 그건 시키 쨩 예상 밖인걸-.”

 

슬쩍 기쁜 듯이 웃고선그녀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방금 전의 감정을 지워내었다.

 

그래, 그래있지 평상시의 나는 미나미 쨩에게 흥미로운 존재인거야?”

흥미롭다 같은 것이 아니라소중한 사람이니까……,”

 

아직 물기가 남아있는 차가운 손이 그녀의 뺨에 닿자 흠칫하고 약한 저항을 하였다손끝으로 느낀 그녀의 볼은 마치 많이 울고 난 후처럼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니까그런 것이라고 나는 생각해.”

그래서 미나미 쨩은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좋아해왜냐하면 시키 쨩이니까.”

 

숨 돌릴 겨를도 없이 그렇게 말하자마자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이렇게도 알기 쉬우면서도 소중한 것을 지금까지 전하는 것을 잊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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