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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카&아리스 사건수첩 -시간과 태엽의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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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7, 2017 20:42에 작성됨.
-규칙-
1. 질문은 무제한으로 가능합니다.
2. 범인 지목은 총 3번 가능합니다. (한 사건당 3번)
3. 범인 지목은 범인 이름, 범행 방법을 맞춰야합니다. 필살의 추리는 비밀글로 해야합니다.
4. 특정 사실을 글에 '주요 정보'로 등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무때나 '주요 정보 : ~가 ~다.' 같은 식으로 쓰면 등록됩니다.
-주요 정보-
1. 첫번째 살인의 주요 정보
피해자:후타바 안즈
시체 발견 시각 : 오후 6시 7분 27초
살해 당시 정황 : 눈이 감긴 채 날카로운 칼날이 심장에 '정확하게' 관통되어 있었음, 칼에 의해 근육이 급격하게 수축된 상태, 칼은 박아둔 상태로 유지해 혈흔은 거의 없음. 방의 시계는 넘어져 있었음.
흉기 : 손잡이가 있는 나이프
그 외의 정보 :
1. 사건 당일 메이드실의 시계가 고장나 있었다. 멈추어져 있을 때의 시간은 5시 반 가까이
2. 피해자(안즈)가 식당에서 자리를 뜨고 살해 현장(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시각은 5시 15분.
2. 사라진 시체 인형 사건의 주요 정보
소품인 시체 인형과 칼이 사라짐.
단서:우즈키가 받았던 발신자표시제한 문자. 「1층 메이드 실에 뭔가 있어. 아니, 이젠 없어. 」
사라진 물건이 있었던 장소는 1층 메이드실. 시체인형이 들어있어야 했을 상자는 텅 비었고, 상자로부터 계단까지는 붉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음.
이 시리즈를 쓰게된 계기입니다.
21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엔틱한 느낌의 저택 앞에 설치된 간이 무대에서 두번째 촬영이 시작하고 있었다.
“‘아이돌 연기를 배우다!’ 2회차, 드디어 오늘 시작합니다! 자, 인터뷰 첫 촬영은 야외에서 진행하는데요, 저 뒤에 보이는 저택이 이번 에피소드의 무대입니다!”
MC가 언제나의 하이텐션으로 막을 열었다. 무대 위의 간이 의자에 앉은 후미카와 아리스가 호응하듯 박수를 쳤다.
“먼저 소개하는 두 사람은 당연한 탐정콤비! 후미카 씨와 아리스 양입니다!”
MC가 이름을 부르자 두 사람은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럼 이어서 이번 촬영에 함께할 새로운 멤버분들을 소개합니다!”
말이 끝나자 무대 양옆에서 한명씩 무대 위로 올라왔다. 올라온 순서대로 나머지 빈 의자에 앉았다.
후타바 안즈(双葉 杏) : “안즈는 짧은 역할로 부탁할게…”
모로보시 키라리(諸星 きらり) : “안즈짱이랑 같이 촬영해서 핫피핫피하다늬~☆”
사쿠라이 모모카(櫻井 桃華) : “팬 여러분, 아가씨다운 연기를 보여드릴게요.”
토고 아이(東郷 あい) : “잘부탁해.”
히이라기 시노(柊 志乃) : “드라마라...많이 봤지만 촬영은 처음이네…”
아베 나나(安部 菜々) : “오늘의 나나는 우사밍 성인이 아닌 메이드장으로 메르헨 체인지~!”
시마무라 우즈키(島村 卯月) : “시마무라 우즈키 드라마 촬영, 힘낼게요!”
코히나타 미호(小日向 美穂) : “우즈키랑 같이 촬영...분명 즐거울거에요!”
무카이 타쿠미(向井 拓海) : “어떤 역할 이건 팍! 하고 끝내주지!”
키무라 나츠키(木村 夏樹) : “연기 같은건 딱히 해본적 없지만...아니, 오늘부터 배우게 되는건가.”
호죠 카렌(北条 加蓮) : “나오랑 같이 나오니 좋네~”
카미야 나오(神谷 奈緒) : “카렌…!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아, 잠깐 그거 말장난이야?”
“네, 이번 작품은 기계장치의...아.”
후미카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아리스를 바라봤다. 아리스는 잠시 멈칫하더니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이크를 건내받았다.
“지난 방송에서 ‘기계장치의 위증’이라고 말했습니다만, 이전 시리즈와 다음 시리즈의 제목과 맞추기위해 ‘시간과 태엽의 저택’으로 바꾸기로 결정했어요.”
“이전 시리즈는 분명 ‘적료와 유수의 묘약’이었지? 다음 시리즈 라는 건?”
나츠키가 한마디 거들었다.
“아, 다음 시리즈는...뭐 제목 정도는 말해도 상관없겠죠? 후미카 언니?”
후미카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시리즈의 제목은 ‘기이와 환상의 범죄’에요.”
“과연, 그래서 ‘시간과 태엽의 저택’이란건가.”
나츠키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얘기가 끝나자 MC가 입에 손가락 끝을 가져다 댔다. 침묵의 제스처, 무대를 비추던 간이 조명이 조금 어두워지고 조용해진 촬영장에서 MC가 진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제 오프는 여기까지하고 사건 속으로 들어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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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기간 준비하고 돌아왔습니다. 2편 '시간과 태엽의 저택' 잘부탁드립니다.
19세기 초, 어딘가의 나라. 거리에 마차가 다니던 시대, 회중 시계가 보급되지 않은 시대, 밤이 어둡고 낮이 밝았던 시대…
해질녁, 길게 기울어진 노을빛도 닿지않는 구석진 자리, 등불의 희미한 빛에만 의지한채 책을 읽는 소녀가 있었다.
소녀를 둘러싼 풍경은 그야말로 책의 산, 소녀가 있는 허름하고 작은 창고보다도 더 오래된 책들이 무더기로 쌓여있었다.
사기사와 후미카(鷺沢 文香), 그녀의 자그마한 세계에 자그마한 존재가 침범했다. 창고에 울리는 발걸음은 소리만으로도 단아한 걸음걸이임을 알 수 있었다. 후미카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발소리의 주인은 후미카의 코 앞까지 와있었다.
“후미카 언니, 다른 사람이 왔는데 조금은 신경쓰는게 어떤가요.”
그제서야 눈치챈 듯, 아니 그제서야 눈치채고는 후미카는 고개를 들었다. 자기보다 더 작고 더 당돌한 아가씨가 눈 앞에 있었다.
타치바나 아리스(橘 ありす), 후미카가 은혜를 입고 있는 타치바나가의 아가씨로 그녀가 세상 걱정없이 책만 보고 살게해준 장본인이다. 몇년 전의 일로 후미카는 아리스의 학문교사 겸 서고 관리인으로 타치바나가에 고용되었다.
“무슨 일인가요, 아리스?”
“히이라기 씨로부터 초대장이 왔어요. 저랑 후미카 언니에게요.”
히이라기, 익숙한 이름이다, ‘천재 건축가 히이라기’, 그녀에 대한 책을 후미카는 읽어본 적이 있었다.
아리스가 초대장을 건냈다. 초대장에는 장소와 날짜가 쓰여있었다. 장소는 5월 15일 오후 5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저...에게 말인가요? 그 분께서 저 같은 사람을 알고 있다는 건 굉장히 놀라운일이 아닐 수 없네요.”
아리스는 후미카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그 중 하나는, 후미카의 성격만 아니였다면 ‘그 히이라기’보다도 유명해질 수 있지않을까 하는 것이였다.
“그건 상당히 겸손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아무튼, 초대하는 목적은 ‘저택의 경매’라는데 경매하는 저택이 초대 장소인 것 같네요.”
“그렇다는 건 저는 아리스의 보호자 자격으로 가는건가요?”
“딱히 그렇다고 써있지는 않지만, 그렇겠네요. 내일 마차로 마중을 나올테니 기다리고 계세요.”
“네.”
아리스가 걸어나가고 다시 적막해지자 후미카는 읽던 책을 덮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권의 책을 새로 꺼내왔다.
“천재 건축가...기계장치를 도입해서 만든 다양하고 실험적인 건축물들, 주거의 편의성보다도 본인의 창작욕이 앞선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녀만이 시도할 수 있는 대담함, 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후미카는 책을 넘기며 듣는 사람 없는 말을 이었다. 아니, 그녀는 책과 대화하고있었다.
“그녀가 기계장치를 사용한건 4년전부터 였네요. 그전까지는 그냥 많은 건축가 중에 한명...실험적인 성향은 그때도 가지고있었지만 그건 예술적인 분야의 얘기였어요.”
이전에 그냥 읽었을 때와 지금 읽는 기분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그녀는 느끼고 있었다. 세밀하게 스케치된 저택을 보며 후미카는 다음날 그곳에 가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흑백의 그림속에 자신을 대입하고있었다.
책을 넘기다 그녀는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쌍둥이 저택, 그녀가 초대받은 저택은 5년전에 지어진 것으로, 아직 기계장치를 쓰기 전에 지은 것이었다. 몇 페이지 뒤에 저택의 간략한 설계도가 나와있었다.
“...”
새벽에 다가설 무렵 후미카는 책을 덮었다. 책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잠자리에 들며 여운이 남는 이름을 그녀는 작게 입에 담았다.
“히이라기...히이라기 아키네(柊 秋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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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두개를 안달아서 수정했습니다.
그보다 굳이 이름 한자가 나왔다는게 어디선가 중요하게 쓰일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두번째 오프 촬영날, 아이돌들과 그녀들의 프로듀서, 몇명의 촬영팀이 상당히 커다란 공간에 모여있었다.
아이돌 전원,14명이 앉고도 남는 크기의 테이블에 고풍스러운 조명, 그들이 모여있는 곳은 저택의 식당 이었다. 식당 한 구석에서 돌아가는 카메라에는 테이블에 둘러 앉은 아이돌들의 모습만과 그 주위를 한바퀴 돌며 종이뭉치를 나눠주는 후미카가 비춰지고있었다.
“최근에 봤던 연기 오디션에서 했던 역할중 하나에 배정받았을 거에요.”
“뭐, 나는 이미 1장에서 어떤 역인지 상세하게 나왔지만...어째서 ‘아키네’ 인거지…?”
“와아, 메이드 역이네요! 시마무라 우즈키, 메이드 힘낼게요!”
“어라, 나도 메이드 역? 뭐...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후미카가 대본 배부를 끝내고 자리에 앉았다. 후미카의 자리는 위치상 테이블의 상석이였다. 자리에 앉은 후미카가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강렬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메이드 역 이라고!? 어째서?!””
나오와 타쿠미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당장이라도 후미카에게 따질듯한 기세의 두 사람에게 아리스가 설명했다.
“스토리를 짜는 건 저와 후미카 언니지만, 배역에 지원하고 뽑는 건 프로듀서 씨와 기획팀이에요.”
“...그렇군… 내가 충분히 잘할거라고 믿고 안온다고 한 이유가 이런거였나…? 프로듀서어어어!!!”
타쿠미의 분노에 찬 외침을 들은 나오는 아무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정적 속에서 타쿠미가 분위기를 눈치채고 자리에 앉자 그제서야 후미카가 입을 열었다.
“지금 받은 대본은 해결편 직전까지의 대본이에요. 범인 역은 본인이 범인 이라는 걸 알 수 있지만, 나머지 사람은 알 수 없어요. 물론 저와 아리스짱은 알고 있지만요.”
아리스가 후미카와 연습한대로 말을 이었다.
“그래서 1회차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여러분들과 함께 게임을 할거에요. 범인을 밝혀내는 추리게임을.”
“흐응? 그거 재밌겠네.”
카렌이 대본을 흥미롭다는 듯 반응했다.
“어라? 카렌짱은 1회차때 안본건가요?”
나나가 물어보자 카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기는 봤는데 드라마 파트만 봐서, 우리끼리 이런걸 하는 줄은 몰랐네.”
“1회차때 정말 재밌었어요! 시키짱이랑 린짱이 추리하는데...역시 젊은 애들은 두뇌회전이 빠른것같이도하고…”
“젊은 애들?”
“나, 나나도 포함해서요..! 하하..!”
카렌이 작은 목소리로 ‘자화자찬이야?’ 라고 말하는 걸로 짧은 잡담은 끝이났다.
후미카가 규칙을 적은 작은 보드를 가져와 설명을 이었다.
“규칙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질문은 무제한, 정답 선언은 3번까지, 필살의 추리는 1대1로 말하기에요. 정답 선언은 해답편의 대본을 보기 전까지, 정답을 맞췄을 때의 상품은...”
“상품은 3박 4일 해외여행권입니다!”
MC가 갑자기 튀어나와 후미카의 대사를 가로챘다.
“1회차의 상품은 린 씨와 시키 씨가 얻어서 두 사람은 지금 해외여행을 만끽하고 있죠! 자, 그럼 이번에 범인을 맞추는 건 누가될지…”
조명이 꺼졌다.
“누가 범인일지, 누가 죽을지, 이야기를 이어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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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네 씨는 사실 시노 씨였습니다(두둥)
약속된 시간은 5시, 히이라기의 저택은 마차로 오래걸려봐야 1시간 거리, 하지만 아리스가 후미카가 있는 창고에 도착한건 12시 무렵이었다. 아리스는 예상보다 이른 만남에 멍해있는 후미카를 마차에 태웠다. 두 사람을 태운 마차가 잠시 달려 도착한 곳은 타치바나 가의 저택이였다.
“저의 보호자 자격으로 같이 가는 거니까, 얕보이지 않도록 단장을 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전에 먼저 식사부터에요.”
후미카는 아리스를 따라 저택안으로 들어갔다. 아리스의 학문 교사로서 그리고 타치바나가의 자문으로써 후미카는 이 저택에 자주왔었다. 그렇지만 이 저택에 들어올 때마다 언제나 멀고 답답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가까이 지내지만 닿을 수는 없는 신분의 차이, 가끔은 아리스조차 멀게느껴지는 것을 후미카는 알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밝고, 화려하고, 또 과하게 화려한 느낌의 식당에 두사람은 마주 앉았다. 아니, 마주앉았다고 하기에는 두 사람의 거리는 상당히 멀었다. 두 사람이서 긴 테이블에 앉는다면, 어째서 굳이 테이블의 양끝에 앉는 것일까, 후미카는 생각했다.
음식을 먹는 동안은 무례하게 입을 열거나 해서는 안된다, 그런 느낌으로 식사는 조용하게 진행되어 조용하게 끝났다. 어떻게 감상을 남기기도 힘든 과분한 식사를 마치고 아리스의 방으로 갔다.
평소에 아리스의 수발을 들던 메이드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잠시 머뭇거리는 후미카에게 그녀들이 말없이 다가갔다.
“저어...아리스? 역시 치장하는 건 저와는 어울리지않는게…”
후미카가 몸을 빼자 아리스는 한걸음 다가갔다. 답답함의 도가 넘은듯 아리스는 후미카에게 호통을 쳤다.
“아직도 그런 얘기인가요? 그러니까 언니는 캐캐묵은거에요! 그럼 치장도 하지않고가서 ‘전 수수한 평민 역이에요’ 한다음에 절 망신줄 생각인건가요!”
“그...그건…”
“여러분, 빠르고 깔끔하게 부탁드려요.”
아리스는 후미카의 말을 끊고 메이드들에게 한마디 한뒤 방을 나갔다. 후미카는 타인과 잘 대화하지 못한다. 아리스는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없으면 후미카는 뭐라고 자기 주장도 못한채 치장을 끝내는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저...저기…!”
“말하시면 안돼요. 눈 감아주세요.”
“그...읏..!”
살짝 문을 열고 엿본결과 아리스의 생각 그대로였다. 아리스는 스스로도 자각못할 만큼 연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아이돌 전원이 다시 식당에 모였다. 한 사람씩 마스터 트레이너와 연기를 맞추기 위해 대기중이었다.
트레이너가 차트를 확인하며 호명했다.
“그럼...히이라기, 너부터 시작해볼까. 첫번째 장의 ‘첨예하게 솟은’부터 해봐. 거기는 중요한 대사니까.”
시노가 마음속으로 대사를 몇번 중얼 거리더니 대본에서 눈을 떼고 자세를 잡았다. 대본의 지시 상황은 저택의 손님을 반기며 계단을 내려온 뒤의 대사였다.
“‘첨예하게 솟아오른 탑이, 부드러운 곡선의 지붕이, 세밀하게 조각된 벽이 아름답드시, 이 저택은 시간을 역어 만든... 아니, 처음에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바뀌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 부드러운 취기가 담긴 듯한 목소리가 잠깐의 여운을 남겼다.
“훌륭하군...어느정도 본인에게 맞춰져있는 캐릭터니까 확실히...근데…”
트레이너가 말을 하다 말고 시노에게 몸을 가까이 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시노가 몸을 뒤로 뺐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마신거냐…?”
“그런 역이니까...조금…”
트레이너가 말없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술 마신듯한 연기를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을 인정한다는 마지못한 사인이었다. 시노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자 트레이너가 다시 차트를 확인했다.
“하아... 그럼 다음은 모로보시. 대본을 봤으니 알겠지만 네가 이번 드라마의 어트렉터다.”
“...? 어트랙터 라는게 뭐얌~?”
“지난 편의 미야모토처럼 한명만 자기 캐릭터와 전혀 다른 컨셉을 잡고 가는거다. 자, 첫부분부터 시작해봐라.”
트레이너의 지시에 키라리가 대본을 보고 자세를 잡았다.
“...”
“...”
“뭐지? 모로보시, 어려운거냐?”
“...우꺄-☆ 부끄럽다늬~!”
키라리가 대본을 읽으려다 말고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트레이너가 한숨을 쉬는 동안 안즈가 걸어가 대본을 확인했다.
“‘인사드립니다, 모로보시 가의 모로보시 카리리랍니다.’..? 아, 이건 확실히 어렵겠네.”
트레이너가 잠시 고민을 하더니 결정을 내렸다.
“뭐, 지난번의 미야모토가 특이 케이스인것 같군. 좋아 모로보시, 넌 지금부터 다른 애들과 따로 특훈이다! 너희들은 세이에게 맡기도록 하지.”
마스터 트레이너가 나간 뒤의 조용한 공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열린 문으로 MC가 들어왔다.
“또 이렇게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건가요…”
몇번 반복한 패턴에 익숙해진 아리스가 진저리를 냈다. 이젠 당연하게 나머지 조명이 꺼지고 스포트라이트가, 아리스에게 집중되었다.
“...에…? 에에…!? 뭐...뭔가요 이 상황은…!”
그녀가 항의를 하며 주위를 둘러보자 주방쪽에 대기하던 PD가 지령이 적힌 팻말을 들었다.
<즉석으로 드라마 시작 대사 말하기>
“에...흠흠, 그럼 저택에서 기다리는 주인과 초대된 손님들의, 이야기 속으로 가볼까요.”
“이걸로 괜찮나요…”
아리스의 자신감 없는 마지막 한마디는 다행히도 전파를 타지는 않았다.
저택에서 시간을 보내다 다시 마차를 타고 달려 히이라기의 저택에 도착했다. 후미카가 먼저 마차에서 내리고 아리스는 후미카의 손을 잡고 마차에서 내렸다.
저택문 앞에는 메이드 네 명이 나오고 있었다. 아리스와 후미카가 가까이 다가가자 눈치채고는 대문을 열었다. 네 명의 메이드는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고는 다른 방향으로 사라졌다.
“...저희를 마중나온게 아닌건가요.”
“저쪽 방향이라면...시장에 간게 아닐까요?”
후미카의 말에 아리스는 일리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문을 넘어서 후미카는 비로소 책에서 봤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색감 넘치는 현실의 것은, 역시 책과는 달랐다.
저택은 좌우가 대칭인 2층 저택이였다. 저택 뿐만이 아니라 마당의 길과 거기에 심겨진 나무까지 대칭적이였다. 나뭇가지 조차 최대한 대칭적인 형태로 잘려있었다.
“점대칭의 형태로 이을 수는 없는, 선대칭의 저택...인위적인 것 뿐만 아니라 자연적인 것 까지, 인위의 범위에 넣어 조절했어요…그 증거로 양쪽 저택의 문은 각각의 가운데가 아니라 서로에게 좀더 가깝게 되어있어요. 또...”
후미카는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리스가 듣고 있었지만 평소 아리스에게 말할 때와는 달랐다. 저택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있는 후미카를 아리스는 말없이 보고있었다. 후미카는 가끔 혼잣말을 하는 습관이 있다. 자각없이 책을 음독하는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아리스는 생각했다.
가만히 서서 생각하던 후미카가 이내 시간을 인지했는지 아리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럼...들어갈까요?”
종소리에 정신을 차린 후미카가 아리스에게 말했다. 아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초대장에는 왼쪽 저택으로 들어오라고 되어있어요.”
두 사람이 왼쪽 저택으로 들어가자 짧은 복도가 나왔다. 복도의 끝에 다다르자 왼쪽으로 두 사람 모두 눈길이 갔다.
조금, 풍경에 맞지않는 테이블이 3개 놓여있었다. 두 사람으로부터 가장 먼 테이블에 한명의 여자가 앉아있었다.
“어서와... 사기사와 씨하고 타치바나양인가?”
“네, 미천한 몸,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멋진 저택이네요. 아버지께서도 마음에 들어하실거에요.”
서로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자 뒤쪽에서 부드럽게 바퀴를 끄는 소리가 났다. 아리스가 살짝 곁눈질을 하자 메이드 한명이 수레를 밀고 오는 것이 보였다. 수레 위에는 와인병과 와인잔이 하나씩 놓여있었다.
“아, 소개할게. 이쪽은 우리 저택의 메이드장, 아베 나나야.”
주인에게 소개를 받으며 그녀는 두 사람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고는 아키네의 옆으로 가 그녀의 앞에 백와인 한잔을 따랐다. 손님을 의식한건지 와인은 잔에 얕게 깔릴정도로 조금이였다.
“두 분은 어떤걸로 하시겠나요?”
“녹차로 부탁드릴게요.”
“저도 녹차로 주세요.”
나나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연결 복도로 걸어갔다.
째깍, 잠깐의 정적사이를 파고든 시계소리에 이내 두사람의 관심은 그쪽으로 쏠렸다. 아키네의 뒤에 걸려있는 벽시계였다. 시간은 4시 40분을 조금 지나있었다.
“저기...저희 말고도 몇분이나 더 오시는 건가요?”
후미카의 조용한 말소리에 허공을 바라보던 아키네의 시선이 후미카에게로 고정되었다. 술기운에 조금은 흔들리는 깊은 눈동자에 후미카는 살짝, 몸을 움츠렸다.
“타치바나 가, 후타바 가, 모로보시 가, 사쿠라이 가...음, 그리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의 말이 끊어졌다. 입구 복도를 걸어오는 발소리, 그 끝에 모습을 보인 사람은 기품있는 녹빛 드레스를 입은 여자였다.
“반가워요, 시간에 늦지는 않았나요?”
“아, 마지막은 센카와 가…어서와.”
그녀는 사족으로 붙은 앞부분에 잠깐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세 사람에게 살갑게 인사를 건냈다.
“센카와 가의 가주, 센카와 치히로(千川 ちひろ)에요. 잘부탁드려요.”
“이걸로 괜찮나요…”
그 한마디가 방송에 송출되는 일은 없이, 조명이 켜졌다. 그리고 MC가 사라진 자리에는 치히로가 서있었다.
“...? 치히로 씨?”
카렌이 가장 먼저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질문했다. 치히로가 어색한 웃음으로 답하는 동안 후미카가 입을 열었다.
“지난번에는 프로듀서와 트레이너 씨와 아쿠노 씨가 특별 게스트로 등장한 것, 기억하시나요? 이번의 특별 게스트가 바로 치히로 씨에요.”
“헤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치히로가 테이블의 빈 자리에 앉자 후미카가 설명을 이었다.
“치히로 씨는 자수성가한 보석상 가문으로 가난한 귀족의 신분을 샀다는 컨셉이에요. 아, 그리고 이번의 외부 특별 게스트는 치히로 씨가 끝이지만, 아직 등장하지 않은 분도 두 분 더 있어요.”
“자수성가한 보석상...뭔가 알것 같아요.”
미호가 바로 옆에 앉은 치히로를 살짝 바라봤다.
“아, 그리고 여러분들에게도 서프라이즈를 하는 게 어떤가해서...가짜 대본을 드렸네요.”
“엥?”
후미카의 말에 모두 대본을 펼쳐봤다. 그제서야 알게된 하나의 위화감, 모두의 대본에는 치히로의 파트가 없었다. 다시 대본에서 고개를 돌리자 후미카가 테이블 밑에서 다른 대본들을 꺼내 모두에게 나눠줬다.
“칫, 치히로 씨와 내가 메이드인건 상관이 없는 건가…”
대본을 보고 일말의 희망을 부정당한 타쿠미가 혀를 찼다. 옆에서 나오와 나츠키도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모두 1층으로 이동하도록하죠. 이번에 나오 씨와 카렌 씨 빼고는 모두 등장할 거에요. 물론 서프라이즈를 위해서 치히로 씨 파트는 지금 이 촬영보다 더 앞에 나올거에요.”
아리스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모두 따라 일어섰다. 한명씩 차례대로 식당 밖으로 나가는 와중에 타쿠미가 다시 자리로 돌아와 핸드폰을 집었다.
“프로듀서 이 자식…”
[世露死苦, 프로듀서!]
“이정도면 됐겠지? 두고보자구..!”
핸드폰을 내려놓고 뒤로 돌려는 순간 진동이 울렸다.
“호오, 답장이 빠르구만, 프로듀ㅅ…? 어라 나츠키 폰? 이건…?”
“어이, 타쿠미? 빨리 가자고.”
나츠키의 부르는 목소리에 황급히 핸드폰을 내려놓고 식당을 나갔다.
“아..! 어, 어...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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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지난편에서 교훈을 얻어 전개를 빠르게 빠르게 하고 있지만, 아니 하려하고 있지만 과연 어떨지...
나 그거 알아...안다구...
off에피소드가 1편에서 진실을 밝혔다는 이유로 생긴 것만은 아니겠죠? 규칙의 2번 항목...후훗
그 뒤로 키라리, 모모카와 그녀의 수행원, 마지막으로 5시에 거의 걸쳐서 안즈가 도착했다.
안즈가 대충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 나나가 일곱명 분의 녹차를 내왔다. 누구 한명 찻잔을 채 기울이기도 전에 모모카가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후타바 씨? 모로보시? 어째서 따로 앉아 계신건가요? 그러고보면, 저택에도 따로 오셨지요?”
안즈가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키라리가 마시던 찻잔을 소리 없이 내려놓았다.
“그건 제가 모로보시 가의 대표로써 여기에 와있기 때문이랍니다.”
“모로보시는...저희와는 다른 신분, 아닌가요?”
모모카가 그녀에게 질문했다. 조금은 가시 돋힌 말투였지만 키라리는 아랑곳 하지않았다.
“이제는 저희 모로보시 가도 엄연한 귀족이랍니다?”
유리가 강하게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찻잔을 잡고 있는 모모카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모두가 가만히 응시하는 가운데 후미카만이 그 소리에 몸을 움츠렸다. 그 날카로운 소리에 신분의 격차가 담겨있음을, 후미카는 알고 있었다.
“귀족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거라구요? 사거나 팔 수 없는 것이에요!”
“모모카 아가씨, 그 이상은 실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수행원, 아이가 모모카에게 살짝 눈빛을 보냈다. 아이의 눈빛은 치히로를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 손에 펜을 든채로 방금까지 뭔가를 쓰고 있는 듯 했지만 지금은 손도 시야도 조금 떨리는 것 이외에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 모습을 눈치챈 모모카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좋아요, 하지만 신분은 살 수 있을지 몰라도 혈통은 살 수 없는거랍니다?”
“아가씨…”
“저도 가난에 허덕이는 천생의 혈통따위, 나고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답니다”
“...! 이잇…!”
“두분 다 그만하시죠. 귀족이라면 귀족답게 고귀함을 지킬줄 알아야하는것, 아닌가요?”
당장이라도 뭐라고 쏘아 붙이려던 모모카와 키라리는 아리스의 말을 듣고 입을 다물었다.
잠시동안의 소란 속에서도 신경쓰이지 않는다는 듯 와인을 음미하던 아키네가 아리스의 일침으로 얘기가 끝나서야 입을 열었다.
“초대에 응해줘서 고마워. 이 저택은 내가 아직 부족할 때 지은 집...이번에 다시 사들였어, 완벽을 위해서…”
그녀는 말을 하며 잡고 있던 와인잔을 테이블에 내려놨다. 작은 파문이 하얀 와인 위에 일렁였다.
“첨예하게 솟아오른 탑이, 부드러운 곡선의 지붕이, 세밀하게 조각된 벽이 아름답드시, 이 저택은 시간을 역어 만든... 아니, 처음에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바뀌었어.”
그녀의 손끝이 와인잔을 지긋이 눌렀다. 파문은 그녀의 전신으로 전해지듯 조금씩 사그러들었다.
“시간...그래, 맞아. 시간. 18개의 괘종 시계와 6개의 벽 시계...그리고 나의 메이드들…지금 네 명은 시장에 간건가?”
그녀가 나나에게 질문을 하자 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곧 돌아올 거예요.”
“그래...아무튼, 이 저택은 시간에 따라 맞물려 돌아가는거야.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듯이...사람을 포함한 기계장치라면...나에게도 처음인 작품이네.”
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잔을 집어 들어 한모금을 마셨다.
“그럼 올라갈까…?”
그녀의 말에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나가 가장 앞에 서서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오르자 다시 긴 복도가 나왔다. 그 복도의 끝 구석에 괘종 시계가,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자 또 구석에 괘종 시계와 벽시계가 하나씩 보였다. 자세히 보니 초침까지 일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것을 후미카는 눈치챘다.
‘이 시계들을 관리하는 것도 이곳 메이드들의 일일까요. 시간에 맞춰서 사는것이 과연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는...아니, 그렇기에 그녀를 실험적, 이라고 평가하는 것이겠지요.’
나나가 식당문을 열려는 순간, 하품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시계가 많은 저택이라니, 안즈는 사양이야. 후타바 가는 포기. 저기, 여기 방은 어디있어? 자고 싶은데.”
“...나나, 안내해 줘.”
아키네의 말에 나나가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식당문의 반대편, 연결 통로로 걸어갔다. 안즈는 그 뒤를 따라 걸어갔다.
“자, 우리는 들어갈까…”
문을 열자 조금은 익숙해보이는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키라리도 돈으로 귀족이 된 케이스입니다.
“모로보시 씨, 좋은 연기였습니다.”
컷 사인이 나오자 프로듀서가 곁으로 다가왔다. 키라리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이 대본... 연기하기 어렵고 부끄럽지마안... 그래도! 안즈쨩이랑 같이 하는 거니까 힘낼거양!
“네, 키라리 씨의 어트렉터 연기, 훌륭했습니다! 자, 그럼 여러분. 특별 게스트가 와 계시니 1층으로 내려갈까요?”
MC가 1계단쪽 복도에서 등장했다. 특별 게스트라는 말에 후미카가 고개를 갸웃했다.
“두 사람은...아직 올 시간이 아니지 않나요?”
“그건 어떨지...내려가서 확인해볼까요?”
하지만 MC는 웃으며 대답을 얼버무렸다. 의아한 마음으로 밑으로 내려가자 확실히 후미카가 예상하던 두 명이 아닌, 의외의 얼굴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어~ 모두! 촬영 잘 하고 있어~?”
“미오 짱! 그리고 린 짱! 여긴 어쩐 일인가요?”
1층에서 기다리고 있는 린과 미오에게 우즈키가 다가갔다.
“에엣..!? 린 너 분명 해외 여행을..!”
당황하는 나오를 보고 린과 카렌이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나오는 역시 메이드 복이 어울리네.”
“쓰, 쓸데없는 소리를...!!”
갑자기 시끌벅적해진 사이에 MC가 미오와 린의 곁으로 조용히 다가왔다.
“1회차의 참가자였던 두분의 특별 게스트, 린 씨와 미오 씨입니다!”
“우왓! 깜짝이야! 오오...MC…? 인가?”
미오가 MC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 뒤로 자빠졌다.
“린 짱, 해외 여행 갔다고 한 거, 아니였나요?”
우즈키가 물어보자 린이 고개를 저었다.
“우승 상품은 프레데리카 씨한테 양보했어, 그래도 오프인건 변함없으니까, 구경하러 온거고. 서프라이즈 하려고 거기 세 사람한테는 여행간다고 얘기했지만.”
“과연, 프레데리카 씨랑 시키 씨 두분이서 간 것이로군요?”
모모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머지 아이돌들도 그 조합을 듣자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오와 카렌, 우즈키가 린과 얘기하는 동안 미오가 후미카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래서? 지금 어디까지 촬영한거야? 피해자는 누구?”
미오가 들떠서 이것저것 후미카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후미카가 부담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작게 대답했다.
“저어...아직 사건도 시작하지 않았으니까...아니, 시작 안한건 아니지만...그리고 이제 곧…”
“응? 이제 곧?”
후미카의 ‘이제 곧’이라는 말에 맞춰 어디선가 알람 소리가 들렸다. 모두의 시선이 소리가 들린쪽으로 모아졌다.
“흠...두 사람이 와서 앞 시간을 좀 허비하긴 했지만, 지금부터 휴식 시간이다. 다음 장면은 중요하니까 너무 마음 놓고 있지는 말도록하고.”
트레이너가 알람을 끄고 핸드폰 주머니에 집어 넣으며 말했다.
“시마무, 아니 시마무 메이드! 저택 구경시켜줘~!”
“에에…? 시마무 메이드라니…”
“나오 메이드, 저택 안내 부탁할게.”
“린, 너 정말…!”
린과 미오가 양쪽에 붙어서 장난치는 동안 MC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자, 잠시...두 사람은, 특히 린 씨는 후미카 씨와 아리스 양과 함께 이동해야합니다.”
“에…? 아, 공정성 때문?”
린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보자 MC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옆으로 후미카와 아리스가 다가 왔다.
“린 씨는 이번 대본에 많은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답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요.”
아리스의 말에 후미카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후미카, 린, 나오, 카렌 4명은 2층의 계단으로 올라갔고 아리스, 미오, 우즈키, 미호는 연결 통로로 건너갔다.
“여어, 나츠키 어디가냐?”
“잠깐 식당에. 아까 촬영하면서 짐들은 다 주방에 옮겼나?”
“어, 아까보니까 없었지...아, 맞아! 어이, 안즈. 잠깐 나 좀 따로 볼 수 있을까?”
타쿠미가 잠시 고개를 두리번 거리더니 안즈를 보고는 이름을 불렀다.
“에에...안즈는 지금부터 자려고 했는데...귀찮은 일이야?”
“아니, 그냥 잠깐 얘기 하자는 거야.”
타쿠미와 안즈의 대화를 듣던 나츠키가 계단을 올라가다 한마디를 툭 던졌다.
“타쿠미, 너 그 대사 완전 불량배같은데?”
타쿠미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나츠키는 가볍게 웃으며 계단 너머로 모습을 감췄다.
저택의 주인과 메이드장, 6명의 손님이 상당히 커다란 공간에 모여있었다.
커다란 크기의 테이블의 상석에는 아키네가, 좌우로는 손님들이 앉았다. 나나는 아키네의, 아이는 모모카의 뒤에 서있었다. 반면에 후미카는 아리스의 옆에 앉아있었다. 고풍스럽고 은은한 조명아래에서 아키네가 잔을 위로 들었다.
“모두의 무운에...건배.”
물론 잔은 그녀만 들고있었기에 조용히 테이블에 내려놓는 소리만 날 뿐이었다. 의미없는 시작 인사가 끝나고 두 명의 메이드가 전채 요리를 내왔다. 전채 요리, 즉 지금의 식사가 코스 요리라는 것은 후미카에게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행인점은, 후미카가 이론과 눈치를 곁들여 식사하고 있다는 것을 아리스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신경쓰지않는다는 것이였다.
그 다음으로 나온 것은 스프였다. 큼지막한 고기가 몇조각씩 떠있는 고급진 스프를, 후미카는 보면서 침을 삼켰다. 먹음직스러워 보여서는 아니였다. 물론 보기힘든 요리여서도 아니였다. 아리스의 집에 신세를 지고 있는 탓에 고급스러운 요리를 접하는 일은 몇번 있었다. 바로 오늘 아침만 해도 그랬고, 바로 그 아침 때와 마찬가지로 눈 앞에 있는 음식이 부담되는 것이었다.
‘제게 먹어지기 위해서 요리되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정도로 정성이 담긴 요리네요…’
후미카에게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저들중 몇명은 그녀 또한 타치바나 가의 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였다.
생각과 고민이 널부러져, 어느새 스프는 기억나지 않는 맛을 남기고 끝이 나 있었다.
다음 요리를 기다리는 사이 치히로가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확히는 그렇게 갑작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식사 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갑작스러움이었다.
“죄송해요. 아까 1층에 중요한 수첩을 두고와서…”
치히로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하자 아키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그녀는 황급히 식당문 밖으로 빠져나갔다.
잠시 분위기가 환기된 사이에 모모카가 기다리고 있었는 듯 입을 열었다.
“아까 사람을 포함하고 만들었다는 것은...이 저택을 구입하려면 그녀들도 고용해야한다는 뜻인가요?”
그녀의 눈빛은 아키네의 뒤에 서있는 나나에게 가 있었다. 아키네는 잠시 생각에 잠긴듯 와인잔의 끝을 손끝으로 잡은 채 부드럽게 흔들었다.
“물론...그녀들도 이 저택의 ‘재료’니까. 고용 비용이나 관리는 내가 지속적으로 할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모모카를 비롯한 나머지 손님들도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조용해지자 모모카의 뒤에 조용히 서있던 아이가 그녀에게 고개를 한번 숙이더니 입을 열었다.
“결례를 범해 죄송합니다만, 이 저택의 메이드는 총 몇명인지 얘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그녀의 질문에 아키네가 대답하기도 전에 모모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뇨, 나쁘지 않은 질문이네요, 아이. 그래도 신경쓰인다면 제 입을 빌어서 다시 물어보죠. 이 저택의 메이드는 몇명인가요?”
“7명이야. 여기있는 메이드장을 포함해서…지금 쯤 시장에 간 네 명도 돌아와 있겠지...”
아키네가 대답하며 뒤를 흘깃 쳐다봤다. 나나는 그저 가만히 서있었다.
“저...실례지만...이 저택은 기계 장치는 사용하지않은 건가요...?”
후미카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질문했다. 그녀가 마치 교수에게 질문하는 학생처럼 주춤거리며 손을 들려는 것을 아리스가 말없이 저지했다.
“아...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나의 메이드들도 자동 인형같은거라고 생각해도 좋아. 다만 종래의 기계 장치에 대해서 물어보는거라면, 사용하지 않았어.”
대답하는 아키네의 눈은 후미카를 향하고 있지않았다. 대신, 비어버린 와인잔을 아쉽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반응을 본 후미카에게 다양한 생각이 떠올랐다.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기계 장치라는 말이 뭔가 걸렸던 것일까, 술이 빈것이 아쉬운 것일까...
불현듯 아리스가 후미카에게 몸을 가까이 했다. 그녀는 화난 표정을 짓고있었다. 하지만 후미카에게는 조금 뾰루퉁한 표정으로 보일 뿐이였다.
“후미카 언니, ‘실례지만…’이라니... 대체 무슨 생각이신가요? 타치바나 가의 대리인답게 행동해주세요! 정말....”
아리스는 작게, 하지만 확실히 날카로운 목소리로 후미카에게 속삭였다. 후미카가 살짝 고개를 숙여 답하자 아리스는 끝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계속 그렇게 행동하신다면 아버지께 부탁드려서 앞으로는 ‘타치바나 후미카’라고 불리도록 해드리겠어요.”
육식계 타치바나//
“이곳인가...진실을 속이는 무대가.”
“아니, 진실을 밝혀내는 무대인건가...연기는 「거짓」이지만 연기한다는 상황은 「진실」…”
검은 차에서 내린 소녀가 눈앞의 저택을 보고 중얼거렸다. 저택 입구에서 그녀를 반기는 남자에게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여 답했다.
“모순되지 않은, 단 하나의 진실...증명해 보이겠어.”
결의한 소녀는 저택의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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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진(?) 새로운 인물 등장!
뜨끔
1층으로 내려간 치히로가 얼마지나지않아 돌아왔다. 두고온 수첩을 찾았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한손에 들고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고보면...본격적인 경매는 언제 시작하는건가요?”
자리에 앉은 치히로가 아키네에게 물었다. 나머지 사람들도 궁금하다는 듯 그녀를 바라봤다.
“오늘 하루밤은 여기서 자고 가도록 해, 경매는 내일 점심 이후에 시작할테니. 뭐...신중하게 결정하는게 좋지 않겠어…?”
그녀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단 한명, 후미카를 제외하고는.
‘적어도 제가 아는 선에서는 아키네라는 이름만으로 걸작의 보증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도 지금까지 그녀의 저택을 가지고 경매를 한적은 없었어요. 그녀가 만들고 한명씩 자신이 선택해서…’저택을 구입할 기회’를 주는, 그야말로 스스로에 대한 자신이 있기에 가능한 그녀의 방식… 그렇기에 이번 저택을 가지고 경매를 한것은 단적으로는 의외일 수 있지만, 이 저택은 그녀 특유의 기계 장치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그런 것일 수도 있겠네요…’
아키네의 말에 꼬리를 물고 피어난 생각을 따라가던 후미카의 눈에 문득 괘종시계가 들어왔다. 식당 입구의 좌우 구석에 하나씩, 이 식당에는 두개의 괘종시계가 배치되어있었다.
‘시간은 5시 40분 정도인가요...두 개를 배치했다는 건 이 시계들이 단순히 시간을 알리는 것 말고도 대칭의 아름다움을 부여받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뜻일지도 모르겠네요.’
유리가 부딪히는 소리에 생각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시계에 한눈을 팔던 후미카의 앞에 접시가 놓여져있었다. 하지만 이내 곧 눈앞의 요리를 시작으로 새로운 생각에 빠져들었다.
‘메뉴는 확실히 생선 요리지만...제가 알고있는 것보다 간소한 느낌이네요. 부담감은 덜 하지만, 어떤 새로운 매너가 필요한 상황이 아닌지...조금은 걱정이되네요.’
후미카가 살짝 주위를 둘러보자 나머지 손님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요리를 즐기고 있었다. 신경 쓰이는 듯 시선을 돌린 아리스와 눈이 맞자 후미카는 황급히 눈앞의 생선으로 고개를 돌렸다. 생선과 눈이 맞았다.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 생선에게 칼을 대기가 싫어졌다고, 후미카는 생각했다.
‘어떻게 끝내기는 했지만...결국 이러니저러니해도 편하게 식사할 수는 없네요. 애당초 시간의 저택이면서 식사는 시간을 많이 소모하는 코스 요리라니...뭔가 불합리 하다는 생각이드네요. 오늘 이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빠르게 식사를 끝내고 책을 읽고 있었을거에요.’
생선이 담긴 접시를 비우며 후미카는 생각했다. 자신의 생각이 오만하고 버릇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점점 그 생각에 빠져들었다. 부정적인 생각이 차오르는 그녀의 머리 속에 갑작스러운 소리가 난입했다.
문이 열리는 소리, 직감적으로 주방과 연결된 문쪽으로 돌아봤지만 문은 미동도 하지않고 있었다. 열린 문은 식당의 입구였다. 후미카가 고개를 돌렸을 때는 문 틈새로 나나의 뒷모습만이 잠시 보일 뿐이였다. 이내 목표를 놓친 시선은 그 옆의 괘종시계로 이동했다. 분침은 50분을 지나고 있었다.
“저어...어디 가는 건가요?”
후미카가 나나가 나간 눈을 가리키며 물었다.
“지금이면 메이드들이 2층을 청소하고 있을테니...그걸 감독하러…”
아키네가 말끝을 흐리며 대답했다. 취기가 도는 느낌이여서 그런지몰라도, 그런 말투가 오히려 그녀 본연의 말투가 아닐까하고 후미카는 생각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스테이크가 나왔다. 자신이 너무 빠르게 접시를 비웠다고 생각한 후미카에게는 상당히 의외였다. 이번에도 그 양은 상당히 적었다. 생각해보면, 첫 생선 요리도 상당히 빠르게 접시를 비웠었다. 그때서야 그녀가 불평한 것과 다르게 이 코스 요리는 시간을 낭비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후미카는 깨달았다.
‘다양한 맛을, 적고 부담가지 않는 양만으로 즐기는 방식...코스 요리라는 것과 시간을 모두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런 방식, 이라는 걸까요. 고풍스럽지만...어쩌면, 어쩌면 이런 요리라면 부담갖지않고 식사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스테이크도 10분 남짓한 시간에 접시를 비웠다. 10분, 어느샌가 후미카는 시계를 의식하고 있었다. 어느샌가...어쩌면 이 저택에 들어온 순간부터였을지도 모른다고, 후미카는 생각했다. 잠시 음식에 정신이 홀렸을 뿐, 혀를 자극할 뿐인 미각에서 벗어난 뒤에 다시 시계의 존재에 사로잡힌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느꼈다. 초침이 분침과 시침을 앞지르는 모습은 그녀에게 그만큼이나 자극적이였다. 인류가 처음으로 시간의 측정을 필요로 한것은 언제였을까?
‘주로 절기나 계절은 농경 사회부터 측정의 의의가 있었다고 하지만...시간은 인간 사회에 약속이 존재하게 된 순간부터 필요했을 거예요. 가장 직관적인 계측 장치는...태양, 그리고 그림자...생각해보면 시계라는 건 결국 그 움직임을 계산해 모방하는 장치에 불과해요.’
“후미카 언니…?”
‘하지만 태양은 절기에 따라 절대적인, 아니 우리가 정한 현재의 시간관념에서 변화하고, 또 정확히 측정하기 힘들뿐더러 우기에는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용적이지 않았어요. 비록 그것이 근본이라고 할지라도…’
“후미카 언니…”
‘하지만 어째서 처음부터 태양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정하지 않은걸까요. 그림자 시계처럼, 이를테면 긴 주기를 가지고 타원의 시계판 위를 돈다면 태양이 동에서 서로 이동하는 모습을 구현할 수 있...그러고 보면, 어떻게 인간은 태양이 떠있는 시간과 밤의 시간이 반비례한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오랫동안 인간은 밤에 활동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히얏!?”
옆구리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꼈다. 후미카의 입에서 생각을 거치지 않은 비명이 튀어나왔다. 통증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심통난 표정의 아리스가 있었다.
“무...무슨일인가요...아리스…?”
아리스는 아무 말 없이 양손 끝으로 두 접시를 가리켰다. 아리스의 접시와 후미카의 접시, 비어가는 접시와 온전한 접시가 그녀의 손끝에서 대비되고 있었다.
“식사중에,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건가요!”
“...미, 미안해요...아리스…”
어느덧 후미카는 주변의 시선까지 느끼고 있었다. 좀 전의 비명이 시선을 끌었다는 부끄러운 사실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올랐다. 더군다나 아리스의 절제 없는 호통에 시선이 더욱 집중되고 있었다.
그때,
“꺄아아아아아아아악!!!!!”
두번째 비명소리가, 갑작스러운 자극이 아닌, 극명한 감각에 의해 이성이 내지르는 비명이, 식당문을 여과없이 뚫고 들어와 모두를 날카롭게 꿰뚫었다.
비명 소리를 신호로, 주체할 수 없는 갑작스러운 감각의 폭주가, 오감이 모든 정보를 여과 없이 받아들였다. 당황하는 사람들의 숨소리, 비명과 같이 들렸던 어떤 큰 소리의 기억, 괘종시계의 시침 분침 초침 6시 7분 27초, 식당의 사람 수 10명 추가로 두명 하지만 곧 0명...가공되지 않은 정보가 일순간에 차올랐다가 일순간에 사라졌다.
가장먼저 문이 열렸다. 후미카가 눈치채지못한 사이에 식당으로 돌아와있던 나나가 문을 열고 밖을 살폈다. 쿵쿵울리는 발소리와 함께, 두 명의 메이드가 식당문을 향해 달려왔다.
“후...후타...후타바 님이…! 후타바 님이…! 칼에 찔려서…!!”
칼, 그 말을 신호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방에 있던 다른 두 메이드도 어느새 식당으로 나와있었다.
이렇다 할 생각없이 발이 움직였다, 뛰었다.
두 개의 문을 지나 눈에 들어온것은, 후미카는 본능적으로 아리스를 뒤로 밀쳤다. 참상을 보게 할 수 없었다. 이불은 비어버린 허물처럼 바닥으로 흘러 내려와 있었다. 눈은 감겨있었다. 심장이 정확히 관통해있었다. 날카로운 칼날이 빛을 반사했다. 더러운 피가 엉겨붙어 있었다.
크흠흠...급하게 쓰니까 이렇게 되는 군요... 5. 저무는 저녁 식사 -2- 의 다음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수정 전)
두번째 비명소리가, 갑작스러운 자극이 아닌, 극명한 감각에 의해 이성이 내지르는 비명이, 식당문을 여과없이 뚫고 들어와 모두를 날카롭게 꿰뚫었다.
가장먼저 문이 열렸다. 후미카가 눈치채지못한 사이에 언젠가부터 식당 문 앞에 서있던 나나가 문을 열고 밖을 살폈다. 쿵쿵울리는 발소리와 함께, 두 명의 메이드가 식당문을 향해 달려왔다.
(수정 후)
두번째 비명소리가, 갑작스러운 자극이 아닌, 극명한 감각에 의해 이성이 내지르는 비명이, 식당문을 여과없이 뚫고 들어와 모두를 날카롭게 꿰뚫었다.
비명 소리를 신호로, 주체할 수 없는 갑작스러운 감각의 폭주가, 오감이 모든 정보를 여과 없이 받아들였다. 당황하는 사람들의 숨소리, 비명과 같이 들렸던 어떤 큰 소리의 기억, 괘종시계의 시침 분침 초침 6시 7분 27초, 식당의 사람 수 10명 추가로 2명 하지만 곧 0명...가공되지 않은 정보가 일순간에 차올랐다가 일순간에 사라졌다.
가장먼저 문이 열렸다. 후미카가 눈치채지못한 사이에 식당으로 돌아와있던 나나가 문을 열고 밖을 살폈다. 쿵쿵울리는 발소리와 함께, 두 명의 메이드가 식당문을 향해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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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늘 내로 다음 파트를 올릴 것 같습니다! 두근두근
네 개의 방으로 이어지는 좁은 복도에 아이돌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컷! 수고하셨습니다!”
컷 사인이 나자마자 우즈키와 미호가 휘청거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른 사람들도 가만히 안즈가 누워 있는 모습을 바라봤다.
"두 사람 다 실감나는 비명이였다늬☆"
"따, 딱히 연기는 아니였지만요..."
"뇨왓..."
키라리가 쓰러져 있는 두 사람을 부축했다.
“아야...이거 엄청난 분장인데?”
나츠키가 침대로 다가갔다. 안즈를 건드리려고 한 순간,
“그거 분장아닌데.”
옆방에서 안즈가 문을 열고 나왔다. 멀쩡한 모습의 안즈를 보자마자 부축을 받고있는 두 사람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유...유령...!?"
“유령이라니… 저거 인형이라고, 인형.”
안즈의 말을 들은 나츠키가 침대에 있는 안즈를, 안즈 인형을 손가락으로 눌러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침대 위와 안즈를 번갈아보던 두 사람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엄청난 분장’은 아니고 ‘엄청난 인형’인가…”
“저희 분장팀의 역작이랍니다!”
“우왓!?”
갑자기 뒤에서 들린 큰 목소리에 나츠키가 비명을 질렀다. 어느새 MC가 나츠키의 옆까지 다가와 있었다. 다른 아이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거, 아무도 경고해주지 않다니...그보다, 우리 MC도 정말 록 하구만~.”
나츠키가 습관처럼 앞머리를 뒤로 넘겼다. MC는 카메라를 향해 가볍게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자, 그럼 휴식을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도록 할까요?”
“안즈는 여기서 자고 싶은데…”
“아까도 들었던 대사네요…”
자리에서 일어난 우즈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안즈는 잠시 연기 장면을 생각하는 듯 멈칫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부, 불길한 얘기는 그만…암튼 안즈는 여기서 자고 있어도 괜찮지?”
안즈가 후미카를, 후미카가 MC를 바라봤다. MC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나머지 사람들이 MC를 따라 식당으로 이동하는 동안, 안즈는 하품하며 아까 나온 방으로 돌아갔다.
모두가 빠져나간 적막한 복도에는, 한 사람이 남아있었다. 식당으로 가는 무리에서 자연스럽게 뒤로 빠져 향한 곳은, 안즈가 죽은 방의 맞은편이였다.
그 방에 있던, 작은 사람 한명정도를 눕힐 수 있을 크기의 상자를 꺼내왔다. 상자를 챙겨서 다시 안즈가 죽은 방으로 가서 인형을 상자에 담았다.
“어이, 타쿠미? 여기서 뭐하는 거야?”
갑작스러운 부르는 소리에 상자에 인형을 담던, 타쿠미가 고개를 돌렸다. 그 뒤에 나츠키가 서 있었다.
“이거...어차피 1층에서 들것으로 실려나가는게 끝이잖아? 비쥬얼도 좀 그래서 미리 밑으로 옮겨두려고.”
나츠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착각이였을까, 나츠키의 표정은 조금 착잡해보였다. 아니, 착각이 아니라고 타쿠미는 생각했다.
“그래...빨리 하고 와.”
“아, 잠깐만 나츠키.”
뒤돌아 나가려는 나츠키를 타쿠미가 불러 세웠다.
“식당에서 프로듀서 좀 불러줘. 이거 좀 무겁네.”
나츠키는 할말이 있는 듯 입을 열려다 타쿠미의 표정을 보고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식당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잠시 뒤, 프로듀서 혼자 안즈의 방으로 왔다. 프로듀서는 살짝 상자를 들어보더니 자신에게 맏겨달라고 말한 뒤 혼자 상자를 들고 1층으로 내려갔다.
멍하니 프로듀서가 복도를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던 타쿠미에게 또 한명이 다가왔다. 정확히는 타쿠미가 서있는 복도를 경유하는 다른 목적지를 가진 사람이 다가왔다. 그녀가 뭘 위해서 이 곳에 왔는지, 타쿠미는 알고 있었다.
“그냥 자게 두자고.”
말 없이 길을 비켜준 타쿠미가 그녀의 뒤에 한마디 던졌다. 그녀, 키라리는 고개를 돌려 타쿠미와 눈을 마주쳤다. 잠시 생각을, 평소보다 복잡한 생각을 거친 뒤 키라리는 말 없이 안즈가 자는 방에서 나왔다.
“저기, 말야. 너랑 쟤...안즈, 어떤 사이냐?”
의외였다. 식당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멈췄다.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타쿠미는 뒤의 방을 가리켰다. 두 사람은 뒤의 방, 안즈가 자고 있는 방의 맞은편에 들어갔다. 타쿠미는 의자에, 키라리는 침대에 앉아 얘기를 시작했다.
오디션에서 만났을 때, 서로 처음 얘기를 나누고, 오디션을 끝내고 친구가 되고, 집에서 자고 있던 안즈를 깨우러가고...얘기를 듣는 동안 문득, 안즈는 여전히 반대편 방에 누워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런 생각은 분명 하지않았다.
“...타쿠미짱이랑 나츠키짱은 어떤 사이다늬?”
“어...어?”
얘기로부터 생각이 멀어질쯤에, 의외의 질문이 타쿠미의 생각을 붙잡았다. 키라리의 얘기는 이미 끝나있었다. 대신 새로운 화재가 떠올랐다.
잠시, 아까 나츠키의 착잡한 표정이 떠올랐다. 지우지 못한 표정을 떠올리며, 타쿠미가 입을 열었다.
가끔씩, 어쩌면 자주, 뒷골목 중에서도 소란스러워지는 곳이 있다. 라이브 하우스로 이어진 길, 열정이 들려오는 곳, 들어간적은 없지만 타쿠미에게 있어서 버릇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 앞을 자주 지나다녔다.
습관을 따라 그 앞을 지난 어느날, 아직 노래는 들리지 않았다. 고요하지만 긴장되는 공기, 그런 것 조차도 마음에 드는 곳이였다. 그것이 이런 습관을 만들었다고 타쿠미는 생각했다.
“어이~ 시간 조금만 내주면 된다니까~?”
반사적으로 인상을 찡그렸다. 간드러지는, 짜증나는 목소리. 그녀를 향한 것은 아니었다. 목소리는 골목의 골목, 항상 앞길로만 다니는 타쿠미가 무심결에 지나치던 라이브 하우스의 뒷길이었다.
뒷길로 들어가자 얼마지나지않아 상황이 눈에 보였다. 라이브 하우스의 뒷문을 등진 여자와- 타쿠미와 비슷한 나이로 보였다- 남자 3명이 대치중이였다.
“잠깐잠깐, 그렇게 노려보면 우리가 나쁜짓하는것 같잖아~”
3명중 가운데 서있는 녀석이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여자쪽은 타쿠미와 눈이 맞았다. 의문이 가득찬 눈, 뭘 할거냐고 묻는 눈이 타쿠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을 따라, 그제서야 눈치챈 3명도 고개를 돌렸다.
“...넌 뭐야?”
“네놈들은 뭐냐, 여기가 누구의 구역인지 모르는 건 아닐텐데?”
구역이라는 단어, 3 대 1의 대치 상황에서도 전혀 기세가 꺾이지 않는 여자, 자신들이 누구를 상대하고 있는지 깨달은듯 세명은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이건 선전포고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상대가 누구건 싸움에서 도망치는 찌질이는 아닐 거라고 믿는다만.”
“저기, 잠깐.”
계속 말없이 지켜보던 여자쪽에서 입을 열었다.
“이 라이브 하우스는 말이지, 싸움하라고 있는 장소가 아니란 말이야... 뭐, 입구라면 앞쪽에 있으니까.”
갑작스러운 화제 전환에 타쿠미와 세 명이 멈춰선 동안 그녀는 살짝 손짓을 남기고 뒷문 너머로 사라졌다.
“...초대를 거절하는 건 매너가 아니지.”
항상 앞을 지나가면서도 들어가지는 않았다. 들어가지 못했다. 동질감을 느끼는 것을 우습다고 생각했다. 길을 엇나간 정도가 틀리지않은가, 항상 그렇게 생각하며 들어가기를 주저했다.
그 이후에는 라이브 하우스에서 나와 나츠키-키무라 나츠키라고 본인을 소개했다-에게 감사 인사를 받았던 것 이외에는 제대로 기억나는 것은 없다.
기억나는 것을 하나를 더 꼽자면, 뜨거운 열기 같은 것이 불어닥치는 이미지만이 머리속에 선명히 남았다. 그 뒤로 타쿠미는 습관처럼 라이브 하우스에 들렸다. 나츠키와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자주 들리는 만큼, 그 세명도 자주 마주치게 되었다는 우스운 사실도 기억 한켠에 남아 있었다.
습관을 따르는 일은 어느순간 사라졌다. 나츠키가 라이브 하우스를 떠난 이후였다. 라이브 하우스와의 연결이 없어졌다. 그 앞길을 피해서 다니기 시작했다. 나츠키의 동료에게 전해 들은 얘기로는, 그녀는 아이돌이 되었다고 했다.
배신감을 느꼈다. 역시 다른 길을 걷고있었다, 라고 생각했다. 물론 나중에 본인이 그녀를 따라 더 큰 배신을 저지를거라는 생각은 못한채.
“...어라...타쿠미? 뭐야, 혹시...쫓아 온 거야?”
“그럴리가있냐!”
묘한 인연을 타고 몇개월이 지나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첫 인사였다.
"..."
"경찰...경찰을 불러올게요..."
가장 먼저 나나가 입을 열었다. 아키네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나가 복도 너머로 사라지자 다시 기분나쁜 적막이 감돌았다.
감각이 사라지는 듯한 기분, 모든 감각과 신경이 시체의 한 점으로 파고드는 것을 억지로 잡아 당기는 기분이였다. 최대한 다른 곳으로 감각을 돌리려는 시도가 효과가 있었는지 그녀의 시각이 이내 다른 것을 하나 찾아냈다.
'미처 신경쓰지 못했지만...이제보니 이상하네요...'
괘종시계가 안즈의 방 안에서 방문 밖으로 쓰러져있었다. 언뜻, 비명소리와 함께 뭔가 부딪히는 소리도 같이 들렸던 것 같다고 후미카는 생각했다.
"후미카 언니...괜찮나요?"
아리스가 안즈의 방을 흘긋 쳐다보더니 다시 후미카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행동은 호기심같은 상스러운 것은 아니였다. 좀 더 본능에 기반한 인간의 원초적인 행동이였다.
"조금...어지럽네요. 저기, 괜찮다면 아무 방에나 들어가도 될까요...?"
아키네는 다시 한번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후미카와 아리스는 안즈의 방의 대각선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아리스가 의자에, 후미카가 침대에 앉았다. 마음 같아서는 힘을 쫙 빼고 눕고싶었지만, 아리스의 앞이라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촛불의 빛에 의지해 복도를 걸어갔다. 오른쪽 저택의 2층에서 왼쪽 저택의 2층으로, 한층 내려가서 다시 통로를 지나 오른쪽 저택의 1층으로 왔다. 수상한 움직임은 없었다.
오른쪽 저택의 청소를 담당한 두명, 나츠키와 타쿠미는 메이드 실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비명소리를 듣고 이미 2층으로 올라가 있을까?
조심히 메이드 실의 문을 열었다. 다행히도 두 사람은 메이드 실에 있었다. 나나의 심상치 않은 표정을 보고 나츠키가 입을 열었다.
“나나 씨, 아까의 비명 소리는... 무슨 문제라도…?”
“살인...사건인 것 같아요. 두 사람 모두 2층으로 올라가서 주인님 곁에 있도록 해요. 다른 손님분들과 방쪽 복도에 계셔요.”
“그럼, 아가씨는 어떻게...?”
나츠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나나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아가씨는 분명 문제 없을 거에요. 아무튼, 전 경찰을 부르러 갈테니 두 사람 모두 조심하세요. 여기까지 내려오면서 수상한 사람이랑 마주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둘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나는 메이드실을 나와 그대로 저택을 빠져나왔다.
짧아진 해가 거의 다 저물어 가는 것을 보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일은...정말 오래살고 볼 일이네요…’
‘아니아니아니, 오래살고라니 무의식적으로 그만…’
마음 속으로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자니 살짝, 허탈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쿵, 귀를 자극하는 소리가 이중으로 들려왔다. 두 사람 다 흠칫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목소리...우즈키랑 미호인가…?”
나츠키의 말에 타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서로 말 없이 눈빛을 교환했다.
“문제가 생겼다면…”
“...알아서 해결해야겠지, 우리는 메이드실에서 대기하라고 했으니까.”
이번에는 타쿠미의 말에 나츠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의 긴장 상태가 소강되자 나츠키가 타쿠미에게 농담을 던졌다.
“저 정도로 큰 소리가 나려면 아마 괘종시계라도 쓰러트린 거 아닐까?”
“하핫, 설마. 응…?”
나츠키의 농담에 웃음을 짓던 타쿠미가 갑자기 표정을 바꿨다. 괘종시계가, 초침이 움직이지않는 괘종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메이드실의 괘종시계가 고장나 있었다. 시간은 5시 반이 되기 조금 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런...이거 고장났네. 우리가 청소 끝낸게...6시 정각 쯤이지?”
“어, 그쯤.”
타쿠미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시간을 6시 10분 정도로 맞췄다. 나츠키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야야, 그거 의미 없잖아! 풋..!”
“그, 그냥 신경쓰여서 그런 것 뿐이거든!”
실 없는 대화의 와중에 메이드실의 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나나였다. 나나의 심상치 않은 표정을 보고 나츠키가 입을 열었다.
“나나 씨, 아까의 비명 소리는... 무슨 문제라도…?”
복도쪽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발소리가 들렸다. 언뜻 들리기에는 두 명, 다른 곳에 있던 두 메이드의 발소리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말소리가 희미하게 끊어지고 다시 감도는 정적속에서, 수신할 것이 없어진 청각이 다른 신호를 잡아냈다.
째깍,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16분…”
다른 감각이 활성화되는 만큼, 시간 감각이 무뎌진 느낌이었다. 어느덧 10분 가까이 지나있었다. 무엇하나 바뀌지 않고 시간만이 지나갔다. 멈춰있는 상황은 평형을 이루어 스스로 변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자극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언제 오는 걸까요…”
참을 수 없는 정적을 깨고 아리스가 목소리를 냈다. 후미카는 잠시 생각을 했다. 살인 사건, 불안감, 경찰서의 위치, 쌍둥이 저택, 마차의 속도, 메이드장의 속도, 사건의 중요도…
“30분에서 40분 정도 걸리지 않을까요…”
말을 끝낸 순간, 후미카는 아리스의 표정을 보고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생각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제가 곁에 있으니 안심해도 괜찮아요, 아리스.”
“안심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네요, 후미카 언니.”
쌀쌀맞은 대답을 하며 아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후미카의 옆에 앉았다. 살짝, 강하게 후미카의 손을 맞잡았다.
“이렇게 떨고 있으면서, 누굴 안심시킨다는 건가요...정말.”
1편부터 큐아레님 창댓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어서와, 얄궂게도 환영받을 사람과 환영할 사람의 처지가 뒤바뀐것같네.”
방의 복도에 남은 3명을 제외한 멤버들과 MC가 식당의 문을 열자 새로운 인물이 테이블에 기대어 서있었다. 제멋대로인 제복, 특징을 넘어 상징적인 에쿠스테, 모를 수 없는 인물이었다.
“아스카짱? 이 타이밍에, 그 복장은...혹시 경찰 역 인건가요?”
우즈키의 질문에 아스카는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MC가 앞으로 나오자 그녀는 옆으로 길을 비켰다.
“새로운 등장인물, ‘경찰’ 니노미야 아스카 씨의 등장입니다!”
그녀가 카메라 방향으로 살짝 고개를 숙이고 가까운 자리를 집어 앉았다. 나머지 사람들도 그녀를 따라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후미카가 입을 열었다.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지금부터 추리를 시작하겠습니다. 저와 아리스짱, 범인역과 피해자역은 범인을 맞출 수 없지만, 저희 두사람을 제외한, 그러니까 범인역과 피해자역은 의심을 사지않기 위해 추리를 해주실 필요가 있어요.”
그녀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스가 후미카의 말을 이었다.
“아직은 범인이 누구인지 맞출 수는 없을거에요. 그러니까 이건 시작을 위한 의견 교환인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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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본격적인 앵커의 시간 입니다!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앵커가 가능합니다.
1. 주장 : 아이돌의 입을 통해 확실한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한다.(ex누가 범인 일 것 같다.)
2. 질문 : 아이돌의 입을 통해 후미카에게 질문한다.
3. 주요정보 등록. 본문의 4번 참고.
주장과 질문은 아이돌을 선택하셔도 좋습니다. 또한 전개에 포함되지않는 질문이라면 '아이돌X'라고 쓰면 앵커간의 주장, 또는 작가에게 질문으로 취급합니다.
앵커+1~7, 어차피 이만큼 없을것같지만...
-추가 사항-
「1. 주장」 항목은 증거가 없어도 가능하지만 심증을 제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앵커+1~7
...하지만 잘 모르겠는걸! 생각을 해 봐야..
이유 : 이 범행은 우발적인 범죄가 아닌 계획살인이며, 그렇다면 여기 있는 사람이 범행을 저질렀다기보다는 전문적인 살수의 짓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그런 외부 암살자를 고용할 만한 동기와 권력이 있는 사람으로 모모카가 가장 유력하다. 애초에 귀족들끼리의 권력 암투와 정적 제거는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나오가 머리를 싸매며 말하자 몇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중에 한명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기, 제가 얘기해도 괜찮나요…?”
치히로 씨가 분위기를 살피며 물었다. 후미카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제 생각에는 귀족 중에 범인역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귀족 가니까 암살자 같은 걸 고용할 수도 있을거고, 또 귀족간의 권력다툼같은 동기도 있을테니까요. 정확히 누구냐고하면 뭔가...사쿠라이 양일 것 같은 느낌이…”
치히로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모모카가 치고들어왔다.
“느낌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아웃이에요! 증거도 없는 발언은 인정할 수 없어요!”
모모카의 발언에 후미카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저어...일단 뒤에 나올 내용이지만...외부에서 출입한 흔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을 고용한다는 안은 불가능해요.”
후미카가 말을 끝내자 실내는 다시 고요해졌다. 모두의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당장에 추리할 수는 없다는 후미카의 선언이 생각을 겉돌게 만들었다. 지금은 머리를 쓸 타이밍이 아니다, 겉돌던 생각이 사건의 진상을 쫒는 궤도로부터 튕겨나가 상품에 대한 생각의 궤도에 닿았다. 차오르는 잡념을 떨쳐내려고 고개를 흔들었다.
우즈키가 언뜻 고개를 돌리자 카메라 뒤에서 린과 미오가 손을 흔들었다. 목소리는 내지않고 입모양으로 응원하는 린과 미오를 보고 우즈키는 영감을 얻은 듯 입을 열었다.
“저기 후미카 씨? 저택의 시계는 전부 특별한 장치 없이 메이드들이 맞추는 건가요?”
후미카가 질문을 듣자 잠시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고개를 숙인채 한동안 대답을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좋은...질문이네요. 일단 저택의 시계는 전부 메이드들이 맞추는거에요. 물론 특별한 기계장치는 없어요.”
우즈키가 심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범인이 시계를 조작해서 범행에 이용할 가능성도 있겠네요.”
우즈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식당의 문이 열렸다. 잠시 복도 쪽으로 갔던 나츠키가 식당으로 돌아왔다. 자리에 먼저 앉지 않고 프로듀서에게 다가가 뭐라고 말하더니 그 다음에 자리에 앉았다. 프로듀서는 곧바로 식당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무슨 일 인가요? 타쿠미 씨는…?”
“아아, 타쿠미 녀석 저기 있는 거 비주얼이 별로라 옮기고 싶다고 해서 프로듀서한테 도와달라고 했어.”
“그런가...난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츠키가 후미카의 질문에 대답하자 옆에서 나오가 중얼거렸다.
“아, 아니 그런 의미가… 응?”
나츠키가 말하다 말고 의아함을 표현했다.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키라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대로 후미카의 옆으로 가 귓속말을 하더니 식당을 나갔다.
“무슨 일...?”
“아, 안즈 씨를 깨우러 가겠다고 했어요.”
“아아...그러고보면 타쿠미 이녀석은 언제오는거지…?”
나츠키의 혼잣말에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시 정적, 나갔던 프로듀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정적은 계속 되었다. 아직까지는 제대로된 추리가 나올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품고, 슬슬 추리 타임을 끝내려는 후미카를 부정하듯, 밸소리가 울렸다.
“어…? 제 핸드폰에 문자가…”
그녀는 핸드폰 화면을 확인하더니 한동안 굳은듯 움직이지않았다. 이내 옆에 앉은 미호에게 귓속말을 하더니 후미카에게 말을 걸었다.
“저, 저기...잠깐 나갔다와도 괜찮나요?”
“아, 네...안그래도 슬슬 끝낼 생각이었어요…그럼, 우즈키 씨와 미호 씨가 돌아오면 다음 촬영을 시작하는 걸로 할까요?”
밸소리에 생각을 방해받은 후미카는 다시 생각을 정리하는 한편,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후미카의 말에 모두 이견이 없다는 신호로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우즈키와 미호는 식당을 나섰다.
식당을 나오자, 우즈키가 핸드폰을 들어보였다. 디지털의 문자로 쓰인 글이 불안해 보이는 ‘발신자표시제한’ 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1층 메이드 실에 뭔가 있어. 아니, 이젠 없어.」
“이건...대체…?”
우즈키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좀 전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미호가 우즈키의 손을 마주 잡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결의를 다지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왼쪽으로, 한번더 왼쪽으로 꺽어 일층으로 내려가 연결 통로를 건넜다. 연결 통로를 지나 메이드 실의 문을 향해 걸어가는 두 사람에게 선명한 어떤 자국이 보였다. 발자국, 붉은...발자국이, 방향으로 보아 메이드 실에서 나온 방향이었다. 그대로 계단 위로 발자국이 이어져있었다.
“우...우즈키...저기, 이거…”
“그래도...힘내서 확인하지 않으면…”
떨리는 두 손이 서로를 맞잡고 메이드 실의 문고리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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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작가의 말 쓰려던 거 날아갔어요. 위에꺼 복사하다가...아 암튼
첫번째 의견 제시 파트가 끝났습니다!만은....아직 생각할 거리가 얼마 없어서 의견이 적은거겠지요...분명, 지난편 처럼 전원 추리 포기만 아니였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앵커가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감을 잡으셨나요? 이번에는 지난편과 다르게 엔딩을 정하지않아서 여러분이 아이돌들의 입을 통해 정답을 맞추면 그 전개가 반영됩니다! 담당P분들, 화이팅!
그리고 저도 간단한 내기를 준비했습니다!
뭐, 별건 아니고...범인, 범행 방법, 증거를 맞추신 분, 또는 이것저것 참여하신 분들에게 다음 편의 등장인물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드립니다! 이번편에도 그렇게 등장한 아이돌이 한명있지요! 뭐,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은 다 누구인지 알것같지만요!
앵커 거신 의도는 알겠는데 뭔가 적기에는 그야말로 찍기에 가까운것같은 상황이라 결국 딱히 뭘 못 썼네요 에고
“오늘 촬영은 조사편 까지인가?”
두 사람이 나가고 얼마지나지않아 나츠키가 입을 열었다. 후미카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츠키가 말없이 핸드폰의 시계를 확인하는 것으로, 대화는 더 이어지지않았다. 촬영을 위해서 대본에 맞춰둔 괘종시계는 실제 시간과는 맞지 않는다, 나츠키의 행동을 보고 후미카는 문득 쓸데없는 사실을 떠올렸다.
촬영 종료 신호가 떨어지자 저마다 옆자리의 사람과 떠들기 시작했다. 얼핏 후미카에게 들려오는 단어들로 사건의 추리에 관한 정보교환이 주된 내용임을 알 수 있었다.
어딘가에서 말소리에 섞여 쿵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들었던 소리인가, 후미카는 금세 떠올렸다. 우즈키와 미호가 시체를 확인하고 돌아오는 장면이었다.
‘그러고보면...지금 나가있는 사람도 그 두 사람...이네요. 데자뷰라고 해야할까요. 확률적으로는 비슷한 상황이 두 번일어나는 것이 그렇게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이 경우는 확률의 일이 아닐수도 있어요...애당초 두 사람을 나가게 한 그 ‘문자’...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신경 써야 할 일이었을지도 몰라요…’
식당의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렸다. 발소리부터 집중되어있던 모두의 시선이 방금 막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온 두사람에게 쏟아졌다. 두 사람은 헐떡이며 겨우 몇마디를 뱉을 뿐이였다.
“안즈 짱의...안즈 짱의 시체가…!” “사, 사라졌어요!!”
““!!!””
모두가 갑작스러운 소식에 경악하는 와중에 또다른 발소리가 들려왔다. 곧 연결 통로에서 타쿠미와 키라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이, 무슨 일이야?”
“무슨 일 인거늬?”
우즈키와 미호가 숨을 고르면서 두 사람에게도 상황을 설명했다. 곧바로 전원이 두 사람을 따라 1층의 메이드 실로 이동했다. 열려있는 메이드 실의 문을 통해 시체인형이 들어 있어야 했을 비어있는 상자가 보였다, 상자로부터 계단까지 붉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이건...제가 옮겼던 상자입니다. 분명 내용물도 확인하고 옮겼을텐데…”
프로듀서가 안으로 들어가 상자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들고 말했다.
“자...잠깐만...저 발자국…!!”
모두가 입을 열지 못하는 상황에 타쿠미가 고개를 두리번 거리더니 뭔가 눈치챈듯 목소리를 높혔다.
“2층으로 향하고 있잖아...혹시 안즈 녀석이 있는 방에…!”
“설마…”
머릿속에 불쾌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안즈의 인형이, 안즈를, 내려다 보는...후미카는 고개를 저었다. 비논리적인 생각이라고, 마음을 다잡고 고개를 들었다.
바로 고개를 돌려 발자국을 따라 2층 계단을 올랐다. 얼마 오르지않아 발자국이 중간에 끊어져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대로 발자국을 지나쳐 복도를 돌아 안즈의 방문을 열었다.
안즈는 여전히 침대에,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키라리가 천천히 침대 옆으로 다가갔다.
“아...안즈짱…?”
키라리가 그녀의 몸을 건드리자, 움찔하고 눈꺼풀이 움직였다.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더니 모두가 자신앞에 모여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침대에서 튀어오르듯 몸을 일으켰다.
“뭐...뭐야...벌써 촬영…?”
“안즈쫭~! 무사해서 다행이다늬!!”
키라리가 안즈를 끌어안았다. 안즈가 캑캑하는 소리를 내며 가는 팔로 키라리의 등을 쳤다.
“무, 무사하지 못할 것같아...키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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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사건, '저절로 사라진 시체 인형' 발생했습니다! 흠흠...
다시말하지만 작가는 사실 불살주의랍니다.
넵, 해당 챕터의 넘버는 6.5. 즉 소수번에 해당하는 내용이므로 실제 상황입니다.
이야. 안즈가 이번엔 고생 깨나 하겠는데요? 시체인형 사라졌으니 직접 연기를 하는 처지가 될지도.
피해자:후타바 안즈
사건 발생 시각:(*중요) '식당의 괘종시계 기준' 오후 6시 7분 29초.
살해 당시 정황:눈이 감긴 채 날카로운 칼날이 심장에 '정확하게'관통되어 있었음.
그 외의 정보:사건 당시 메이드실의 시계가 고장나 있었다. 멈추어져 있을 때의 시간은 5시 반 가까이.
그리고 이 저택의 시계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만일 사건 현장에 시계가 있다면 그 시계의 시각은 다른 방의 시계의 시각과 일치하는지? 그렇지 않다면 그 시각은 몇 시 몇 분을 가리키는지.
주요 정보가 등록되었습니다! 요청 정보를 일부 수정하였으니 확인바랍니다.
1. 첫번째 살인의 주요 정보
피해자:후타바 안즈
시체 발견 시각 : 오후 6시 7분 27초
살해 당시 정황 : 눈이 감긴 채 날카로운 칼날이 심장에 '정확하게' 관통되어 있었음
그 외의 정보 : 사건 당일 메이드실의 시계가 고장나 있었다. 멈추어져 있을 때의 시간은 5시 반 가까이
안즈가 자러 간 시간은 약 5시 15분 입니다.
저택의 시계는 태엽 시계입니다. 사건 현장(안즈의 방)의 시계는 묘사되었듯이 바닥에 넘어져있는 상황입니다. (추가 정보는 이후 전개에 공개됩니다.)
극중극에서는 안즈의 시체를 발견하고 비명을 지른 우즈키와 미호 이외에는 전원 식당에 있었습니다.
소수챕터에서는 키라리와 타쿠미가 안즈가 자고 있던 방(모모카의 방)의 맞은편 방(키라리의 방)에서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저택의 리모델링 이후의 지도를 추가합니다.
내 무능색의 뇌세포가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아직 정확한 사망 시각은 밝혀지지 않았고. 살해 현장 발견시 목격자를 제외한 모두가 식당에 있었다...
즉. 이것은 트릭을 활용한 계획 살인. 추리의 시작이다!
1. 흉기의 구조는 어떠한가(칼날만 덩그러니 있는가. 아니면 손잡이가 있는 나이프인가.
2. 만약 손잡이가 있는 나이프라면. 지문은 묻어 있는지?
또한. 피해자의 혈흔은 어떻게. 어디까지 튀었는지.
1. 흉기는 손잡이가 있는 나이프 입니다.
2. 지문은 남아있겠지만, 시대 배경(19세기 초)상 지문은 증거로 사용되지않습니다. (지문이 수사에 쓰이기 시작한것은 19세기 후반)
그렇다면 다음으로 혈흔이 어떻게 되었는가가 중요한데..
1. 이불은 침대 밑으로 흘러내려와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잤는지, 칼을 찌르기위해서 치웠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2. 심장에 찔러넣은 칼에 의해 근육이 급격하게 수축된 상태에서 칼을 뽑지않아 피는 거의 튀지 않았습니다.
살해에 사용된 흉기:손잡이가 있는 나이프
살해 당시 정황:칼에 의해 근육이 급격하게 수축된 상태, 칼은 박아둔 상태로 유지해 혈흔은 거의 없음.
방의 시계는 넘어져 있었음.
피해자가 식당에서 자리를 뜨고 살해 현장(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시각은 5시 15분.
질문. 저택에 초대된 손님들과 메이드의 서로간의 관계는 어떤지? 그리고 저택 내의 용의자들의 전직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스토리 진행에 따라 서술되겠지만.
주요 정보가 등록되었습니다.
이번 질문은 스킵하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더 촬영을 이어갈 수는 없겠네요.”
후미카의 말에 PD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
“무리야, 시체는 안즈가 분장해서 대신한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살해 흉기인 칼 소품도 같이 사라져서 조사 파트의 앞부분은 촬영할 수 없어.”
미호의 말에 아이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리스가 그 말에 동조했다.
“조사 파트의 뒷부분에도 칼과 시체는 여러번 나와야 하는데 이래서는 어느 한 장면 제대로 찍기 힘들어요. 소품을 새로 제작할 때 까지는…정말...누가 이런 짓을.”
장소를 다시 식당으로 옮겨, 아이돌들이 저마다 말을 꺼내는 한편, 스태프들과 프로듀서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자뭇 심각한 표정으로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는 듯 싶더니 MC의 한마디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PD는 미소를 지었다, 프로듀서는 그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금세 평소의 무표정으로 돌아온 프로듀서가 아이돌들 쪽으로 다가갔다.
“오늘의 촬영 일정을 변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변경 내용은...드라마 파트에서, 오프의 사건 추리파트로, 입니다.”
“뭐…?”
프로듀서는 곤란한듯 뒷목에 손을 가져다 댔다.
“MC씨가 낸 아이디어 입니다만, ‘지금의 이 상황도 사건이라고 볼 수 있으니, 추리하면 된다’라고…”
“저기, 프로듀서...이거 혹시 기획의 일부인건 아니지…?”
옆에서 미오가 수상하다는 눈초리로 쳐다봤다. 프로듀서는 경직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닙니다. PD분도 상당히 당황하신듯 합니다만…”
“저기, 프로듀서. 그냥 촬영 취소하고 쉬면 안돼?”
안즈가 의자들 위에 퍼질러 누운채 말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키라리가 그녀를 들어올렸다. 그 모습을 보고 아이가 웃으며 말을 꺼냈다.
“혹시 ‘그렇게’ 말하기 위해서 시체 인형을 숨긴거 아니야?”
“에에~? 안즈는 그런 귀찮은 일 안한다고…”
그말을 듣자 아이는 별 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PD와 얘기를 끝냈는지 MC가 아이돌들에게 다가왔다.
“자, 그럼 이미 얘기를 들으셨겠지만, 지금 일어난 일을 추리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준비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정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겠지만요!”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기쁨을 감출 생각 없이 떠든 MC에게 아이돌들의 의심은 깊어져 갔다.
“저기...이거 방송 사고 아닌가요…?”
우즈키가 조심스럽게 질문하자 MC는 오히려 더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이런게 버라이어티고 쇼라는거죠! 방송사에서는 절대 이런걸 준비하지 못하니...좋습니다, 좋은거라구요!”
MC가 흥분하며 말을 꺼내는 모습을 보고 아이돌들은 모두 벙찐 표정을 지었다.
‘조금...거리감을 두지 않으면 안될것같은 느낌이네요...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부담되는...아니, 저런 사람과도 부딪혀보지 않으면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없는 걸까요.’
그 모습을 보는 후미카에게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면 다른 아이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혹시 이 다음 촬영...빠질 수 있을까?”
의외의 목소리가 의외의 말을 꺼냈다. 조금 어두워 보이는 얼굴로 나츠키가 프로듀서에게 말을 꺼냈다. 그는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 MC에게 고개를 돌렸다. MC는 살짝 미소짓더니 그녀를 데리고 PD에게 갔다. 몇마디 대화가 오가더니 나츠키가 그 둘에게 고개를 숙이고 식당 밖으로 나갔다. MC는 다시 아이돌들 쪽으로 돌아왔다.
“지금 촬영은 정규 촬영도 아니고, 배역이 전부 필요한게 아니니...개인 사정이 있다고 하더군요.”
“저기, 안즈도 개인 사정이…”
“거짓말 하면 안된다늬☆”
키라리가 안즈를 강하게 껴안았다. 안즈가 캑캑하는 소리를 내며 가는 팔로 키라리의 등을 쳤다. 데자뷰, 데자뷰에 대해서 떠올리는 것도 데자뷰일까,라고 후미카에게 덧없는 생각이 떠올랐다.
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조사에 관하여-
질문자, 질문 대상, 질문 내용을 앵커로 제시하면 됩니다.
ex : 린, 전원, 시체 인형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누구인가
주장과 주요 정보 등록도 가능합니다. 이후의 전개는 어떻게 할지...보고 정하도록 하죠!
단서:우즈키가 받았던 발신자표시제한 문자.「1층 메이드 실에 뭔가 있어. 아니, 이젠 없어.
사라진 물건이 있었던 장소는 1층 메이드실. 시체인형이 들어있어야 했을 상자는 텅 비었고, 상자로부터 계단까지는 붉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음.
(이건 기록에 남을 것.)
"저기, 우즈키 씨...아까의 문자는 뭐였나요?"
후미카의 말을 듣자 그제서야 생각난듯 우즈키가 황급하게 핸드폰을 꺼냈다.
"아, 맞아요. 아까 이런 문자를 받았는데..."
「1층 메이드 실에 뭔가 있어. 아니, 이젠 없어. 」
발신자번호표시제한의 문자, 도착한 시간은 4시 23분이였다. 우즈키가 식당에서 나간 시간과 일치했다.
"저희는 딱히...특별한 일은 없었네요...그냥 식당에서 모두 얘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후미카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나랑 키라리는 안즈의 맞은편 방에서 둘이 얘기하고 있었어. 그렇지, 키라리?"
타쿠미의 대답에 키라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 덧붙였다.
"그리고 안즈짱은 우리 맞은편 방에서 자고있었엉!"
우즈키가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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