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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카&아리스 사건수첩 -시간과 태엽의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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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7, 2017 20:42에 작성됨.
-규칙-
1. 질문은 무제한으로 가능합니다.
2. 범인 지목은 총 3번 가능합니다. (한 사건당 3번)
3. 범인 지목은 범인 이름, 범행 방법을 맞춰야합니다. 필살의 추리는 비밀글로 해야합니다.
4. 특정 사실을 글에 '주요 정보'로 등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무때나 '주요 정보 : ~가 ~다.' 같은 식으로 쓰면 등록됩니다.
-주요 정보-
1. 첫번째 살인의 주요 정보
피해자:후타바 안즈
시체 발견 시각 : 오후 6시 7분 27초
살해 당시 정황 : 눈이 감긴 채 날카로운 칼날이 심장에 '정확하게' 관통되어 있었음, 칼에 의해 근육이 급격하게 수축된 상태, 칼은 박아둔 상태로 유지해 혈흔은 거의 없음. 방의 시계는 넘어져 있었음.
흉기 : 손잡이가 있는 나이프
그 외의 정보 :
1. 사건 당일 메이드실의 시계가 고장나 있었다. 멈추어져 있을 때의 시간은 5시 반 가까이
2. 피해자(안즈)가 식당에서 자리를 뜨고 살해 현장(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시각은 5시 15분.
2. 사라진 시체 인형 사건의 주요 정보
소품인 시체 인형과 칼이 사라짐.
단서:우즈키가 받았던 발신자표시제한 문자. 「1층 메이드 실에 뭔가 있어. 아니, 이젠 없어. 」
사라진 물건이 있었던 장소는 1층 메이드실. 시체인형이 들어있어야 했을 상자는 텅 비었고, 상자로부터 계단까지는 붉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음.
이 시리즈를 쓰게된 계기입니다.
21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후미카 언니, 범인을 알아내신건가요?”
후미카가 방에 돌아오자마자 아리스가 물었다. 후미카는 애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범인이라면...알아냈어요. 범행 방법은 모르겠지만…”
후미카의 말에 아리스의 표정도 덩달아 미묘해졌다. 아리스의 시선이 후미카를, 후미카의 시선이 시계를 바라봤다. 아리스가 작게 헛기침을 하더니 말을 꺼냈다.
“저, 후미카 언니? 혹시 시계에 어떤 기계장치가 되어있는 건 아닐까요?”
“네?”
“그러니까...잠깐 동안 시계 바늘이 멈춘다거나 몇분 전으로 돌아간다거나 하면 쉽게 알리바이를 조작할 수 있지않을까 해서요.”
“그 말은...아키네 씨가 의심스럽다는 뜻인가요?”
아리스는 잠시 정곡을 찔린듯 고개를 돌리더니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후미카는 아리스의 생각에 동의하는 의미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모두를 불러 모으고 장소까지 준비한 아키네 씨가 가장 의심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로는 시계에 특별한 장치는 없었어요.”
“그런가요…”
풀죽은 아리스의 표정을 보며 후미카는 떠올렸다. 언젠가 아리스가 자신과 함께 사건에 대해서 얘기하고 함께 풀어가는 모습을, 귀족 가인 아리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지만 후미카는 충분히 그려볼 법한 미래라고 생각했다.
‘스스로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해요, 아리스.’
‘아리스의 생각이 큰 힌트가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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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인중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나가 55분에 오른쪽 저택으로 건너가서, 59분까지 복도의 청소 상태를 점검하다가, 59분에 방들이 있는 복도에서 나온 타쿠미와 나츠키와 만났습니다.
타쿠미와 나츠키가 안즈의 방에 들어간 것은 45분 부터 50분 사이이기때문에 나나는 그 때 없었습니다.
아, 이번이 마지막 힌트입니다. 즉 다음편이 해답편이라는거죠. (아마 그러겠지만) 추가 요청이 없다면 쓰는대로
호옥시..혹시 추리하시는 분이 있다면 시간을 요청해주세요. 그 이후에 올리겠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정각을 향해가고 있었다. 후미카의 생각도 끝을 향해가고 있었다.
끝, 과연 정각이란 끝인가, 아니...정각은 순환의 시작이다. 반면 생각의 끝은, 끝이다. 덧칠할 수 없는, 완성시켜 굳어진 유리세공처럼 끝나는 것이다. 산산히 부수고 다시 쌓아올리지 않는 이상은...
후미카는 방을 나왔다. 저택은 어둡고 고요했다. 아리스가 후미카의 뒤를 따라나왔다. 두 사람은 천천히 걸어가 아스카와 경관들이 머물고 있는 메이드들의 방문을 열었다. 아스카가 살짝 후미카를, 후미카의 표정을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살짝 손을 까딱하는 움직임, 말 없는 그녀의 손짓에 경관들이 분주하게 방을 나섰다.
“경찰 체면이 말이 아니군...탐정이라는 존재는 경찰로써는 당해낼 수 없는건가, 마치 이야기 같지만...현실이야.”
분하다는 말인 듯 하면서도 그녀의 표정은 시종일관 미소짓고 있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처음 아스카가 왔을 때처럼, 경관들과 아스카, 저택에 모였던 사람들 전원이 오른쪽 저택의 1층에 모였다. 한가지 차이점은 지금은 후미카와 아리스가 아스카의 옆에 서있다는 것이였다. 서서히 입을 여는 후미카의, 그녀의 푸른 눈이 빛나는 듯 반짝였다.
“아베 나나 씨, 지금 이 자리에서...제가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더라도...스스로가 범인임을 인정하시겠나요…?”
후미카는 한마디 툭 던지듯 말한 뒤 입을 열지 않았다. 아스카와 아리스조차 황당한 표정으로 후미카를 바라보는 가운데 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기꺼이…”
“자, 잠깐...대체 뭐야, 후미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줬으면 하는데.”
아스카가 당황해서 소리치자 후미카는 고개를 저었다. 반짝임은 온데간데없이 그녀의 눈은 세상과 단절한 듯 앞머리에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조차 않았다.
“저는...단지 나나 씨가 범인이라고 추리했을 뿐이에요...범행 방법은 모릅니다만, 나나 씨가 자수에 응해주셔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범인이 자수했는데, 잡아가지 않는건가요…?”
“대체…”
아스카는 한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고개를 숙였다. 그대로 고개조차 들지 않고 그녀가 대충 바깥으로 손짓하자 경관들이 나나의 곁으로가 그녀의 양팔을 붙잡았다. 그대로 나가는 듯 하다 그녀가 잠시 옆의 경관에게 뭐라고 속삭이자 밖으로 나가는 대신 후미카의 옆으로 왔다.
“후미카 씨,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이니 들어주세요. ‘뿌리가 잎을 틔워내지만, 잎이 햇빛을 받아 뿌리를 키운다.’”
“그리고...고마워요.”
“....!”
모두가 경찰들에게 연행되어 나가는 나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사이에,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돌린 후미카가 놀란 눈을 하고 있었다는 것은 오로지 아리스만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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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후미카의 배려에 경의를 표하도록 합시다.
농담입니다. 엔딩 파트는 기합 빡 넣고 쓰도록 하죠.
아스카의 기분이 될 뻔 했어...!
아직 트릭은 말하지 않았으니 도전하셔도 좋습니다. 물론 캐릭터 선택권 하나를 드립니다!
아 그리고 ‘뿌리가 잎을 틔워내지만, 잎이 햇빛을 받아 뿌리를 키운다.’ 이거 뜻 맞추신분에게는 특별한 선물을 드리도록하겠습니다. (아마 없겠지만요. 특별 힌트는...율리우스력, 이름 입니다.
모두가 떠난 저택에 여섯 명의 메이드와 한 명의 주인과, 두 명의 손님이 남았다. 그 중 세명이, 아리스와 후미카, 아키네가 서로 대치하듯 서있었다. 아리스는 보기드물게, 아마도 인생에
처음으로 후미카가 화를 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무슨 얘기를 하려고 지금 까지 남아있는 거지…?”
아키네를 노려보는 눈은 확실하게, 하지만 평소와 다르게 빛나고 있었다. 그런 눈빛을 받으면서도 여유로웠던 아키네의 태도는 후미카의 말 한번에 무너졌다.
“아키네 씨...아키하 씨는 어디있나요?”
“...어, 어떻게 그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얘기해 드릴 수 없네요. 분명 아키네 씨의 딸...인가요…”
“나한테 뭘 원하는 거야…?”
거듭되는 후미카의 발언에 아키네는 평정심을 완전히 잃은 듯 갈라지는 듯한 목소리를 냈다.
“아키하 씨를 만나고 싶어요. 그것 뿐입니다만...”
아키네는 더 할말을 찾지 못한듯 한숨을 내쉬고는 두 사람을 지나 방을 나왔다. 그녀를 따라 후미카와 아리스가 도착한 곳은 왼쪽 저택 1층의 창고였다.
“결국...이 벽은 열 수 있었던건가요…”
아리스가 질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데...어떻게 여는 건가요…? 경찰분들도 이 벽을 열기는 힘들거라고 했습니다만…”
“이렇게.”
아키네의 목소리에 후미카가 뒤를 돌아보자 그 순간, 아키네의 손에 들려있던 도끼가 내리쳤다. 콰직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벽이 부셔졌다.
“다...다,다음 부터는 미리 당부를...해주셨으면…”
기겁한 표정으로 옆으로 쓰러진 후미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이 있다면, 그러지.’라고 대답하는 아키네의 표정이 어딘가 후련해보였다고, 아리스는 생각했다.
부서진 벽 너머로 어두운 통로 속에 계단이 보였다. 아리스와 후미카는 창고에 걸려있는 작은 랜턴을 아키네에게 건네 받고 계단을 내려갔다.
어둠에 가려져있던 것과 다르게 계단은 생각보다 깊지않았다. 계단 끝에 도달하자 바로 앞에 문이 하나 더 가로막고 있었다. 잠겨있지 않은지 후미카가 돌려보자 문은 그대로 열렸다.
“...나나?”
“당신이 아키하 씨...인가요?”
“아, 탐정...인가.”
어둠속의 희미한 불빛 속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상당히 어린 소녀의 목소리가 후미카의 짐작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소녀가 옆의 램프를 몇번 건들더니 천장에서 빛이 쏟아졌다. 후미카와 아리스가 위를 올려다보니 그 천장에 열개가 남짓한 수의 램프가 걸려있는 것이 보였다. 조금 밝아진 방에 모습을 들어낸 소녀, 히이라기 아키하(柊 秋葉)는 트윈테일 머리에 사이즈가 조금 큰 하얀 가운을 걸치고 있었다.
“어느정도 예상한 거지만 직접 만나게되니 역시 놀랍네.”
“예상했다는 것은...그녀에게 그 말을 전한게 당신이라는 뜻이군요.”
“‘뿌리가 잎을 틔워내지만, 잎이 햇빛을 받아 뿌리를 키운다’말이지? 맞아, 내가 얘기해준거야. 범행을 걸리면 탐정에게 말하라고.”
“저...후미카 언니? 그거 무슨 뜻이에요..?”
“...뿌리(根, 네)가 잎(葉, 하)을 틔워내지만, 잎이 햇빛을 받아 뿌리를 키운다...아키네(秋根)그리고 아키하(秋葉)...두 사람의 관계를, 부모와 자식, 그리고 건축가와 설계자라는, 그것을 나타낸 것 일거에요.”
“그, 그렇다면 아키네 씨의 건물들은 사실…?”
아리스의 말에 아키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어머니의 말로는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았다고 하더라고. 그것도 그렇지만 그 말만 가지고 내 존재를 알아내다니, 역시 대단한데?”
대화는 잠시 거기서 끊겼다. 천장에 매달린채 타들어가는 램프의 소리만이 고요한 방을 채워갔다. 적막함이 부담스러운지 아키하가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어째서 날 찾아온거지?”
“어째서...그건 오히려 저의 질문입니다만...어째서 그런 말을 전한건가요?”
“난 나의 존재를 알린 것 뿐이야. 그걸 찾아서 온건 너의 의지야...라고는 해도 누군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분명히 있었지.”
“알아줬으면…?”
후미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보자 아키하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첨예하게 솟아오른 탑이, 부드러운 곡선의 지붕이, 세밀하게 조각된 벽이 아름답드시, 이 저택은 아름다운 규칙을 통해 살인하도록 건축되었어. 너를 초대한 이유는, 그래...누군가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내게 갈채를 들었으면 해서 말이야. 범인(凡人)의 눈으로는 그런 아름다움을 볼수 없으니.”
“...역겨워요. 그런 이유로 사람을 죽게 만들고, 또다른 사람을 살인자로 만들다니...아리스, 그만 돌아가요.”
“네? 아, 네...후미카 언니.”
후미카를 따라 올라가면서 아리스는 살짝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이미 아키하는 고개를 돌린채 앉아있었다. 후미카의 반응에 어떤 표정을 짓고있을지 내심 궁금했지만 하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저택을 나오자 그 입구에 타치바나 가의 마차가 대기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두사람은 별다른 말 없이 마차에 올라타 부드러운 흔들림에 몸을 맡겼다.
아키하라니 왜 이걸 몰랐을까..
그 아이, 아니 그녀와 처음 만난것은 몇년 전이였다. 길거리에 널부러져있는 생명을 호기심에 주워온 것이 시작이였다.
겉보기에도 나보다는 나이가 많지만 여전히 소녀로 보이는 그 아이, 나나는, 놀랍게도 내가 데려온 때에는 이미 20이 넘은 나이라고 했다. 물론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그녀의 행동이나 말은 확실히 그녀의 외관상의 나이를 넘는 것이었다. 17살에, 다른 귀족 가의 메이드였던 어머니가 과로로 죽고 그 귀족 가에서 쫓겨난 뒤로는 몸이 자라지 않게되었다라는 것이 그녀의 얘기였다. 확실히 그 뒤로도 그녀는 조금도 성장하지 않았다.
나이에 맞지 않는 지성, 나이에 맞지 않는 외모. 묘한 공통점을 가진 나와 그녀는 빠르게 친해졌다. 라고는 해도 역시 주종 관계, 조금 더 실수를 눈감아주고 조금 더 편의를 봐주는 수준이였다. 그런 그녀가 나와 본격적으로 가까워 진것은 1년 전의 일이었다.
그 일은 내가 원격으로 켜지는 램프를 만들 때 일어났다. 천장에 매달린 램프를 일제히 켜지게 하는데 성공한 내가 희열에 심취에 있을 때, 램프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쌓아둔 설계도에 불이 번지고 천장까지 치솟아 오른 불길에 산산조각난 유리가 내 위로 덮쳐왔다. 그 때는 이미 죽을 거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오히려 현실감 없이 마치 불이 자의를 가지고 나를 덮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불지옥 속에서 정신을 잃은 나는 메이드 실에서 깨어났다. 내 옆에는 여기저기에 화상을 입은 나나가 앉아 있었다.
그 일이 있은 뒤로 우리 두사람은 가까워 졌고, 어느날인가에 나는 나나에게 소원을 물어봤다. 그 때 나나가 고른 소원이...복수,였다. 어머니를 죽게 만든 귀족 가, 후타바 가에 복수하는 것이 그녀의 소원이었다.
그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에게 쌍둥이 저택의 재구입을 부탁했다, 물론 목적은 말하지 않았다. 몇명의 메이드를 더 고용하고 저택 곳곳에 시계를 배치했다. 처음 부터 끝까지 나는 희열 속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내가 만들던 것은 저택이 아니였다. 저택 전체를 부품으로 하는 시간 기계(Time Machine)이였다.
내가 다시 정신을 차린 것은 설계를 끝낸 뒤였다. 그녀에게 계획을 전달만 하면 끝나는 상황에서 생각에 제동이 걸렸다.
그녀의 복수를 돕는 것이 옳은가? 그녀를 살인자로 만드는 것이, 옳은가?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의 상처를 치료해줄 수 없었다. 그녀의 살의를 다 희석시켜줄 능력은 없었다. 오로지 마음껏 표출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만이 내가 가진 능력이었다.
그래서 나는 선택을 그녀에게 맡겼다. 위험 부담과 최후의 보험을 만드는 것으로 나의 고민을 대신했다.
“...알겠지, 나나? 이게 바로 살인 계획이야. 하지만, 아무리 나라도 네가 살인이라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이 좋지는 않아. 사실은 네가 포기해 줬으면 해.”
“그래, 분명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겠지. 그래서 손님 중에 한명, 탐정을 불렀어. 그녀는 정말 뛰어난 탐정이야. 나, 천하의 아키하가 자신 만큼이나 똑똑하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녀는 분명히 알아챌거야. 그러니까 넌 이 계획을 포기해야만해.”
“...만약 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인을 했다면, 그리고 탐정이 네가 범인임을 밝혀냈다면, 그녀에게 이 말을 전해. ‘뿌리가 잎을 틔워내지만, 잎이 햇빛을 받아 뿌리를 키운다’라고 말이야.”
나가면서 마지막으로 한번 나를 바라본 나나의 눈을 보고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그녀는 분명히 살인할 것이라는 것을.
‘그런 위험 부담을 가지고도 살인을 저지른다면 그만한 한이 있는 거겠지. 네가 선을 넘는다면...그녀의 악의는 내가 받아줄게. 그래, 너는 그저 귀족에게 버림받은, 귀족에게 이용당한 불쌍한 자동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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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챕터 하나만 남았군요, 이번편은 전편같은 에필로그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빨리 끝내고 3편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1편의 에필로그 자체가 반전을 위해서 필요한 거였으니까요.
사실 마지막 챕터는 그겁니다. 후미카 씨의 해설 파트. 굳이 구차하게 설명하지 말고 쓰지말까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아키하가 어느정도 알려줬으니.
“그래서...후미카 언니, 저한테까지 얘기하지 않을 생각은 아니겠죠?”
“별로 얘기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러니까 언니는 캐캐묵은거에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얘기를 해야 알 수 있는거라구요!”
“지금 얘기는 캐캐묵은 것과는 상관이…”
“캐캐묵었다는 것 자체는 인정하는군요.”
두사람은 새벽이 되어서 저택에 도착했다. 출발한 시간이 자정을 넘었으니 당연한 얘기지만. 시간이 늦은 탓에 후미카는 타치바나 가에서 하루밤 자고가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러 아리스에게 추궁을 받게되었다.
“나나 씨가 어떻게 살인을 한건지, 신경쓰여서 잘 수가 없어요.”
후미카는 하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나요? 설명을 위한 준비를 할테니…”
“뭐...알았어요.”
아리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 밖으로 나가자 후미카는 종이와 깃펜을 꺼내와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준비를 끝내고 후미카는 다시 아리스를 방으로 불렀다. 아리스가 책상에 후미카와 마주 앉자 3장의 종이가 나란히 책상에 올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종이에 써있는 것은 나나가 식당 밖으로 나간 10분간의 메이드들의 알리바이였다.
“음...딱히 느껴지지는 않네요.”
후미카가 손가락으로 나나의 알리바이의 두 지점을 집었다. 53분부터 59분 사이였다.
“이 두 지점 사이에는 알리바이가 없다는 것이 이상한 점이에요.”
“...그, 그때는 알리바이가 없어도 상관없는 것, 아닌가요? 어차피 오른쪽 저택의 메이드들이 방이 있는 복도에서 나온게 59분이니까, 그 때 어떤 짓을 하더라도 안즈 씨를 죽일 수는 없어요.”
아리스의 대답에 후미카는 미소를 지으며 아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리스는 잠시 고개를 흔들려다가 그대로 후미카의 손에 머리를 맡겼다.
“확실히 이것만 보기에는 아리스의 말이 맞아요. 그리고 그렇기에 트릭이 있다, 라고 할 수 있는거에요.”
그렇게 말하면서 후미카는 왼쪽 저택과 나나의 알리바이표를 아래로 움직였다.
후미카가 그렇게 말하며 다른 종이를 올려두자, 세 개의 알리바이 표는 진실이라는 형태로 바뀌었다.
“그렇다면...이 때는 그냥 옆으로 건너가는 척을 했다, 라는 건가요”
“맞아요.”
“하, 하지만 어째서 양쪽에 5분의 시간 차이가 나는건가요?”
“그 이유는, 왼쪽 저택의 시계가 전부 5분 뒤로 돌려져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것도...저희가 저택에 도착하기 전부터.”
“...네!?”
아리스가 경악한 표정을 짓자 후미카는 반대로 덤덤하게 끄덕였다.
“저택에 왔던 손님들은 모두 왼쪽으로 들어가서 한명도 오른쪽으로 건너가지 않았어요. 메이드들은 두 조로 나뉘어서 마찬가지로 반대쪽으로 건너가지 않았어요. 양쪽을 왔다갔다한 사람, 시간을 건너다닌 유일한 사람은, 범인인 나나 씨 뿐이니까...아무도 몰랐던거에요.”
충격받은 얼굴로 한참을 굳어있던 아리스는 이내 고개를 흔들더니 말을 이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뒤에는 저희 모두 오른쪽 저택으로 넘어갔었어요. 그렇다면 시간이 차이난다는 걸 알 수 있지않나요?”
“그렇다면, 그 때 어땠는지 기억하나요?”
후미카가 조용한 목소리로 질문하자 아리스는 생각에 잠겼다.
“...시체를 발견하고...방에...음…”
아리스는 고개를 저었다.
“패닉 상태에서 시계를 확인하고 비교하기는 쉽지않아요. 특히 이미 식당에서 시계를 확인하고 건너갔다는 것과, 또…”
“또?”
“오른쪽 저택의 시계들은 왼쪽에서 건너가는 동안은 고개를 돌리지 않는 이상 보이지 않아요.”
“그렇지만… 그럼 그 뒤의 시간 차이는...아…!”
아리스가 말을 하다말고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건 직후~
"경찰...경찰을 불러올게요..."
가장 먼저 나나가 입을 열었다. 아키네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나가 복도 너머로 사라지자 다시 기분나쁜 적막이 감돌았다.
…
“그 때 다시 시간을 돌린 거군요.”
후미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결론을 지은듯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후미카를, 아리스가 붙잡았다.
“잠깐만요, 후미카 언니. 이런 범행은 결국에는 안즈 씨가 자러가지 않았다면 불가능하지 않나요?”
“...그게 바로 나나 씨가 범인인 이유에요, 아리스.”
~티 타임~
그 뒤로 키라리, 모모카와 그녀의 수행원, 마지막으로 5시에 거의 걸쳐서 안즈가 도착했다.
안즈가 대충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 나나가 일곱명 분의 녹차를 내왔다.
…
납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리스를 뒤로하고 후미카는 조용히 방을 나갔다.
------------------------------------------
원래는 좀더 격렬한 엔딩을 하려고 생각했지만(후미카가 모두의 앞에서 이 저택에 숨겨진 장치가 사람을 과거나 미래로 보내는 시간 기계(Time Machine)라고 밝힌다거나 하는), 중간에 나온게 없어서 그냥 담백하게 끝을 맺었습니다.
흠...이번편은 트릭의 완성도, 트릭 그 자체에만 신경쓰다보니 전체적으로 미흡한 감이 있군요. 또 빠르게 쓰느라 전편보다 시간을 두배정도 덜 쓴것도 있군요... 하지만 이 트릭 자체는 정말 마음에 듭니다.
여담으로 이 에피소드의 가장 첫번째 이름은 [시간의 문]이였습니다만, 너무 스포일러라서 [기계장치의 위증]으로 바꿨다가 다시 앞뒤 에피소드에 맞춰서 [시간과 태엽의 저택]으로 바꿨습니다. 사실 첫번째 이름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각설하고, 드디어 다음이 이 후미아리 3부작의 마지막인 [기이와 환상의 범죄]입니다! 이번 에피소드의 참여자의 권한으로 미유 씨와 요시농의 참여가 확정이랍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리고, 빠른 시일내로 꼼꼼히 준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이번에는 창작글판으로 돌아올 것 같군요!)
..뭐, 페이크는 전혀 생각도 못 했지만...
연재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