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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우리 사무소 와서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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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8, 2017 22:17에 작성됨.
아이돌 마스터 브레이크! 라는 만화에서 아이디어가 생각났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던 사장의 손자 P(중졸, 18살)가 사장의 권유로 인해 765에 들어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진지하면서도 간간히 유머가 있는 창댓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소설이란걸 써보는 지라 잘 읽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모로 첫 창댓 잘 부탁드립니다.
※제목이 너무 성의 없어서 변경합니다.
5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후우-"
오전 11시 30분이 될 때까지 상자를 접던 소년은 혹사시켰던 허리를 쭉 폈다.
허리가 앞으로 휠 때마다 뚝뚝 소리가 마치 나무 젓가락이 부러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앞으로 30분인가...배고파 죽겠군.'
30분만 있으면 점심시간이다. 소년은 힘을 내서 다시금 상자를 접기 시작한다.
"야야, P!"
뒤에서 소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공장 1층 반장이었다.
소년은 듣자마자 고개를 돌린다.
"예? 저요?"
"너말고 P가 또 누가 있겠냐."
반장은 피식 웃으면서 소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여기 직원이 누가 너 여기까지 찾아왔다고 하더라고."
"누구..? 저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몰라 생긴게 닮아가지곤 가족같던데."
"예에-?"
"하, 농담이야 임마."
반장은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들겼다.
'뭐야...가족이라고.......?'
가족이랑 연 끊은 지 오래인데...라는 생각과 함께 소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름은 말 안했어요?"
반장은 대답대신 어깨를 으쓱거린다. 명백히 모른다는 제스쳐였다. 뭐지 설마 중학교 때 선생이라도 찾아왔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디있는데요 지금? 혹시 알아요?"
"사무원 휴게실에 있다고 하니까. 점심시간 때 한번 찾아가 봐."
"알았어요."
소년은 반장의 말에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그 말에 반장은 ok!라고 말하고는 산업용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소년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누구일까하는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생각해도 찾아올 인간이 없는데...'
소년의 미간이 물결치고 있었다.
"여어."
소년이 사무원 휴게소에 들어서자 보였던 광경은
꽤 늙어보이는 노인네 하나가 손을 흔들고 있었던 장면이었다.
"할아버지?"
뜻밖의 인물에 소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슨 일이에요?"
"잘 지냈어?"
".........."
설마 집에 들어가라고 설득하려는 건 아니겠지?란 생각이 번뜩 들었다.
"설마 집에 돌아가란 소리같은거ㄹ...."
"그건 아니고.."
소년의 말에 사장은 손을 저었다. 그럼에도 소년의 미간은 물결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의심을 풀기란 쉽지 않았다.
"........알았어요. 뭐어, 일단 잘 지내고있어요."
"으음."
소년은 일단 배가 고팠기 때문에 의심 전에 밥부터 먹자고 판단했고,
노인의 옆자리에 앉아 공장에서 나눠준 도시락의 뚜껑을 열었다.
노인과 소년은 당분간 말이 없었다. 노인은 소년을 쳐다본 채 생각에 잠긴 듯 했다.
그렇게 3분정도가 흘렀을까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사람 다루는 일 해본 적 있나?"
"예? 아뇨? 그건 왜요?
소년은 젓가락 질을 멈췄다.
"팅하고 왔다."
"?"
"우리 사무소 일해."
"예에?"
소년은 뭔소릴하는 거야 노인네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무소에서 일하라고!"
"잠깐만요.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 건데요?"
"팅하고 왔으니까."
"......"
소년의 미간은 八자로 일그러졌다.
"꽤 괜찮은 조건이라고. P."
"아뇨. 전 공장일이 제격이고! 지금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고요!"
"단순해-단순해- 그냥 평범한 인력 사무소니까 일터 전화 좀 받고, 서류만 몇개 정리하면 된다."
인력 사무소?
그 단어에 소년은 머리를 갸웃거렸다. 언제부터 또 그런걸 하고 있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팅하고 왔다는 거 구라죠? 사실 그냥 그쪽 사무실에 사람이 부족한데 사람은 못 구하겠고
그래서 혼자인 저한테 떠밀려는게 아니에요?"
순도 100%의 팩트였다.
"のヮの 허허...그런적 없다구."
"하..."
소년은 어이가 없는 듯 머리를 벅벅 긁어대었다.
"좋아요 일한다고 치면 페이는 얼마인데요?"
"뭣..! 너 설마 할아버지의 돈을 가져가려고 했던거냐...!"
"......그냥 집에가시면 안돼요?"
<일주일 후. 765 프로덕션 사무소>
아무도 없는 사무소에 불이 켜지며 문이 열렸다.
(+2) "안녕하세요."
사무실에 오는 사람은 제가 먼저인 거에요~
---------
야요이
<아침. 765 프로덕션>
'문이 열려있어..?'
타카츠키 야요이가 계단 옆 창틀에 아슬아슬하게 걸린 화분을 들어올리며 든 생각이었다.
765프로는 암묵적으로 사무실에 먼저오는 사람이 화분 밑에 숨겨진 열쇠로 문을 따고 사무실에 들어가
문 옆 벽에 박힌 못에다가 걸어두는게 법칙이었다. 처음에는 이래저래 아침일찍 와서 돌아가면서 문을 열고 열쇠를 걸어두었지만 지금은 묘하게 다들 조금씩 늦게 오는터라 늘 1등으로 먼저오는 야요이가 사무소를 개방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오늘은 화분 아래에 열쇠가 없었다.
"누구지..?"
하루카씨? 치하야씨? 아니면 이오리?
누구일까 생각하면서 야요이는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렸다.
"안녕하세요오-..."
야요이는 문틈 사이로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사무실은 불도 켜져 있지 않았다.
"드르렁."
"우-?"
아무래도 사무실 안의 소파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야요이는 누굴까 하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우리 사무소에 잘때 코고는 사람이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야요이가 아는 한 없었다.
아직 리츠코씨나 치하야씨는 사무소에서 자는 걸 본 적이 없어서 몇 명은 잘 모르지만 아무튼 없었단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저건 아무리 들어도 남자의 목소리다.
"사장님?"
사무실에서 떠오르는 남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사장 밖에 없었다. 야요이는 한 걸음에 소파로 다가갔다.
"드르렁..크흐.."
'누구?'
처음보는 사람이었다. 키는 177정도 비쩍마른 몸, 밀어버린 머리카락, 수염이 자란 초췌한 얼굴, 옷은 마치 야요이네 아버지가 집에서 입는 듯한 패션이었다. 그리고 왠지모르게 사장과 비슷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오는 남자였다.
"으음......"
"........."
남자는 깊은 잠에 빠져든 것 같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소파 옆에 캐리어 하나랑 조금 크다 싶은 느낌의 백팩 하나가 집어던져진 듯한 느낌으로 바닥에 구르고 있었다.
소녀는 잠깐 2초 정도 강도가 물건을 훔치다가 잠이든게 아닐까하는 상상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리는 없었지만...여기에 훔쳐갈 것도 없을 뿐더러 물건을 훔치다 현장에서 잠든 강도는 생전 들어본 적도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이 남자의 정체를 알려줄리는 없다.
"저기."
"드르엉..."
"우...."
야요이는 남자를 함부로 건드릴 수가 없었다.
몸을 흔들거나 큰 소리로 깨우면야 되기는 하지만 이 아저씨가 잠이 깨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냥 넘어가면 좋겠지만 화를 내면 또 어떻게 될지 몰랐다. 이 아저씨가 짜증내면 뭔가 무서울 것 같았다.
야요이는 고민 끝에 그냥 조용히 아무말 없이 사무실의 불을 켜기로 했다.
P ( 불을 켠 후의 행동 +2 )
빛이 그에 눈에 비친다.
그렇다면 일어난다!
타카기 사장은 한숨을 쉬며 지구대를 나오고 있었다.
그 앞에는 P, 리츠코, 코토리 3명이 뻘쭘하게 서 있었다.
".........."
사장은 아무 말도 없었다.
"하아...그러니까 왜 인력사무소라고 거짓말을 한 거에요?"
P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일이 이지경까지 돌아간데에는 다 사정이 있었다.
아침에 야요이가 사무실로 들어와 불을 켰을 땐 P는 깨지않고 있었다. 그렇게 사장이 올때까지 계속 자고 있었다면 미래가 달라 졌겠지만....세상이 그렇게 돌아갈리는 없다. 야요이는 평소처럼 사무실 청소를 시작했고, 청소 도중 실수로 대걸레가 소파에 부딪혀 버리고 말았다.
그 소리에 P가 벌떡 일어났을 땐 난처한 표정으로 대걸레를 붙잡고있는 야요이를 보게되었다. P는 당연히 인력사무소라고 들었기 때문에 쥐방울만한 꼬맹이가 그 곳에 서 있던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던 상황이었다.
"죄송합니다!"
입을 연건 야요이였다. P는 뭐가 죄송한건지 알 길이 없었다. 도대체 꼬맹인 뭔지?하는 생각만 들었다. P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P가 아무말이 없자 야요이는 괜시리 불안해졌다. P는 잠시간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얘, 너 몇 살이야?"
"에..? 14살인데요.."
"혹시 청소하면서 돈 받니?"
"`아, 아니요."
"그럼 왜 하는거야...가 아니지 왜 여기 있는거야?"
"그건..아이돌이니까요?"
"아이도올-?"
"네, 아이돌이요."
야요이는 다람쥐처럼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했다.
아이돌이란 단어에 소녀의 말은 약간 생기가 돌았다.
'이건 또 XX 뭐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인력사무소 아니었어? 왜 여기서 아이돌이란 단어가 나와??'
P는 눈알을 굴렸다. 인력사무소..? 아이돌...? 14살 짜리 중딩...?
"........"
"?"
P는 뭔가 촉이 왔다. 이건 아무리 봐도 그거다. 아이돌 시켜준다고 어린애들을 꼬셔다가 사무실로 데려가서 쓸데없고 힘든 잡일만 시키다가 요청이 들어요면 돈을 받고 변태같은 아저씨들에게 '렌트' 해주는 거다.
이런 더러운 생각이 들자 P의 미간이 八자 이상으로 찌그러졌다. 아무래도 이 아이는 바보같이 속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는 야요이의 모습을 훑어 보면서 보기에도 좀...모자라 보이잖아...라고 덧붙여 생각했다. 물론 나중에 야요이에게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을 땐 엄청 화냈었지만
'젠장, 나도 이런 꼬맹이 한테는 그런 기분이 안 드는데...이 노인네 드디어 미친거 아냐? 이제 범죄에 손을 댄거잖아?'
".........."
"우-?"
P가 갑작스레 질문을 쏟아내다가 다시금 잠잠해지자 야요이는 마치 쬐깐한 강아치처럼 처럼 고개를 갸우뚱했다. P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자. 집에 데려다 줄게."
P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 그리고 112를 힘차게 눌렀다.
사장은 출근하자마자 경찰에게 끌려가 버렸다.
<오후 3시. 765 사무소 옥상>
사장이 경찰서에 끌려간 일은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아침부터 큰소란이 일어났기에 사무실의 본격적인 업무는 점심 때 부터 시작되었다.
일단은 P도 가만히 앉아서 놀 수는 없었기에 일하고 있던 리츠코를 조용히 불렀다. P의 상황을 들은 리츠코는 일단 업무에 대해서 가르쳐주긴 해야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커피 두개를 타와서 같이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아침부터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해야할 것들을 간단히 설명하고 있었다.
"뭐랄까 육성게임하는 느낌이네요."
"으음~느낌이 아예 다르다고는 할 수는 없네요. 그래도 그것보단 더 복잡하죠. 아이돌들도 사람이고, 진짜로 돈도 꽤 많이 드는 일이니까요."
"그렇겠죠..."
P는 종이컵에 든 커피를 홀짝거리며 말했다.
"일단 간단한 것들만 가르쳐준거에요. 나머지 자세한 것들은...자, 이걸 읽어보시는 게 나을거에요."
"오우."
P는 리츠코가 건네준 파일철을 받았다. 파일철 제목에는 '프로듀서, 매니저 업무 매뉴얼'이라 써져 있었고, 그 아래에 작은 글씨로 '아키즈키 리츠코 작성.' 이라고 누가 이걸 타자쳤는지도 쓰여져있었다.
"고마워요."
"좀 많이 힘들거에요. 어쩌면 지금 성격이랑 달라질지도 몰라요."
리츠코는 옥상아래 광경들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천만에요'라는 말대신 앞으로의 걱정을 말했다.
"그럴수도 있겠죠.."
P는 커피를 홀짝였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그런데 꽤 어려보이시는데...."
"19살이에요."
"어? 그럼 1살차인데 그냥 누나라고 불러도 되죠?"
리츠코 (+2)
----
사무관계이니 안돼는 거에요!
.....사적이라면 상관없지만.
"업무에서는 리츠코 씨로 좋아요.....사적이라면 상관없지만."
"좋아요."
"그럼 전 내려가 볼테니 그거 읽어보세요."
"알았어요. 누나."
"......"
리츠코는 누나란 말에 조금 적응 안되는 듯 눈동자를 몇 번 굴리더니 커피를 마저 다 마시고는 옥상에서 내려가버렸다. 옥상에 혼자남은 걸 확인한 P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가 꺼내든 것은 말보로 한갑이었다. P는 한 개피 꺼내 입에 물고는 전기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후우-"
'엄청나게 이쁘잖아...남자친구는 없는 것 같은데'
담배연기를 내뿜으면서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보아하니 프로듀서 쪽으로 일하고 있는데 왠지 외모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공장이랑은 좀 다르네..."
업무에서는 리츠코 씨가 좋다라...확실히 선을 긋네. 라고 생각하며 P는 담배를 한모금 더 빨았다. 그는 담배를 입에 꼬나문채 파일철을 펴 보았다.
'역시 컴퓨터 마스터는 기본인가?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데'
"후우-"
P는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괜시리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인력사무소가 아니라 아이돌 프로덕션일줄은.. 묘하게 둘이 비슷한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P는 담배를 한모금 더 빨았다.
"후우-"
아까 사무소에 돌아왔을 적에 얼핏 본거지만 제법 이쁜 애들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P인생에서 아즈사를 직접 보는 일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공장동료들에게 말해줬으면 다들 난리가 났을지도 모른다. 진짜 이쁘냐? 같은 바보같은 질문도 하겠고, 좀 더러운 질문도 하겠지 라는 생각에 픽-하고 웃음이 나왔다.
'이거 다 읽고 내려가서 사인이라도 받아야 하겠는걸..'
P는 머리를 긁적였다.
*
P가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을 땐 아즈사는 이미 일하러 나간 상태였다.
"나중에 받지 뭘."
P는 중얼거렸다. 사무실은 아이돌들이 드문드문 빠지자 다시 한산해졌다.
(+2) " 안녕하세요"
P는 소파에 앉아 메뉴얼을 계속해서 읽고있었다.
"끙..."
'명령어라니...제기랄 난 중졸이라고'
P는 미간을 찌푸렸다. 매뉴얼 중 엑셀에서 동일 값을 분류하는 작업에서 막힌 것 같았다. 꽤 중요해 보이는 작업이라 그냥 넘어갈수도 없었다.
"다녀온거야-"
그때 사무실 문쪽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꽤나 하이 톤인게 중학생쯤 되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생했어-"
코토리와 리츠코는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 둘의 손들은 정신없이 왔다갔다 했다.
빨리 배워야겠는데...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며 P가 다시 파일철에 눈을 돌리려는 때에 아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불쑥 튀어나왔다.
"거기 처음보는 사람!"
"?"
P는 설마 나를 부르는 건가? 하는 생각에 얼굴을 들었다. 그의 눈앞엔 왠 금발의 여자애가 쬐깐한 가방하나를 든 채 서 있었다.
"거긴 미키가 자는 자리인거야."
"어........."
P는 한동안 말을 못했다.
"안 들리는 거야?"
미키는 얼굴을 찌푸렸다. P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P (+2)
"안 들리는 거냐고 물은거야?"
"들려."
"그럼 빨리 나오는거야. 미키는 지금 너무 자고 싶은거야."
"........."
P는 아무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서 반대편 소파로 갔다. 첫날부터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 미키는 소파 중앙에 놓인 테이블에 가방을 떨궈버리곤 마치 도미노가 쓰러지듯 소파에 누워버렸다. 소파에서 삐걱 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후우.."
'기분좋은 하품이구먼..'
"그런데 거기 사람은 누구인거야?"
"그건 내가 물어보고 싶은데."
P는 맞받아쳤다.
"호시이 미키. 중3이야. 끝."
미키는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은 듯 대충답했다.
'15살? 15살로 보이진 않는다만?..'
"그런데 정말로 그쪽은 누구인거야?"
미키는 P를 향해 돌아누우면서 말했다.
"P. 18살. 끝."
"미키는 그런 걸 물은 게 아닌거야."
"내일부터 여기서 일해. 프로듀서로."
"흐응-..."
미키는 금방 흥미를 잃은 표정을 했다. P는 대화를 이어나가볼 생각을 했다.
"그럼 너는? 여기서 일하는 아이돌?"
"미키는 그런 당연한 것에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은거야."
"그렇구나. 그런데 TV에서는 아직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
미키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냥 다시 돌아눕기만 했다.
'이크, 아픈 곳을 찌른 건가 설마.'
시작이 별로 좋지는 않구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미키를 보니 그렇게 성실한 성격은 아닌듯 보였다.
물론 저 애와 같이 일을 계속해봐야 어떤지 알 수 있겠지만...왠지 그 유토리스러운 행동거지와 말투때문에 처음엔 좀 놀랄정도로 이뻤지만 지금은 눈에 그렇게 들어오진 않는다. 왜냐고 해도 그는 예전부터 성실하고 착한 여자가 좋았다. 이전에 공장이나 알바에서 만난 여자들도 성격은 좋았다만 그냥 저냥 수수하게 생겼었다. P는 외모를 떠나서 착하고, 성실, 근면한 여자를 만나면 기분이 좋아졌다. 왠지 으샤으샤하는 기분이 같이 샘솟기 때문이었다.
물론 P는 이쁜 여자도 좋아한다. 다만 욕심이 좀 있어서 성격도 좋길 바랄 뿐이었다.
P가 이런저런 이상형에 대한 생각으로 빠져버렸을 땐 이미 미키는 잠에 빠져든 상태였다.
'그러고보니 'A'누나는 잘 있으려나..'
예전에 물류센터에서 처음 만나 잠시 사귀었던 여자가 생각났다.
*
<다음날 765 프로덕션>
P는 당분간 사무실에서 생활하는 형편이 되었기 때문에 사장실에 있던 간이침대를 빌려 사무실에서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시간을 보니 오전 6시가 될까말까하고 있었다.
"으음..."
P는 더 이상 잠이 안 온다는 걸 느꼈는지 바로 화장실로가 세면을 하고는 면도를 깔끔하게 했다.
"꽤 괜찮은데.."
면도를 하고나니까 좀 나아보였다. 이정도면 만족한다..라고 P는 생각했다.
머리와 얼굴을 닦으며 사무실로 돌아간 뒤 소파위에 놓인 비닐봉투를 집어들었다. 그 안엔 어제 유X클로에서 급하게 산 정장 셋트가 들어있었다. 격식에 맞춘 옷이라기보다는 좀 캐주얼 하게 맞춰보려고 노력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이는 듯했다. 어차피 그렇게 딱딱한 옷은 어울리지도 않았다.
"으음...입어보니 이건 좀.."
그땐 괜찮았는데..역시 화장실 들어갈때랑 나갈때는 느낌이 다르다. 젠장 이거 카탈로그 보고 그대로 산건데...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색 체크무늬 셔츠, 인디고색의 물방울 넥타이, 검은 청바지에 간단한 데님 쪽의 슬림핏 자켓...
그리고 좀 보기좋게 팔도 걷어서 스타일 좋게 만들어 볼려고 했다. 그렇지만 이건 어디 놀러갈 때나 입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렇게 입고 회사에서 일하기는 좀 그렇네..라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사실 검은색 베레모도 있었지만 그건 써보지 않았다.
"이미 늦었으니 뭐..."
P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봉투에서 뭔가를 하나 더 꺼냈다.
도수 없는 안경이었다.
"이걸 끼면 그래도 좀 인텔리해보이겠지."
*
"웃우-! 처음 뵙겠습니다!"
"사실 처음은 아니지않아? 그래도 일단 나도 잘 부탁할게."
제일 먼저 사무실에 온 야요이의 인사를 들은 P는 픽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네! 저도 잘 부탁드려요!"
야요이는 P의 손을 굳게 잡았다.
'활기 찬 아이네.'
P는 안경을 고쳐쓰며 생각했다. 안경은 아직 한번도 써본 적이 없어서 적응하기가 제법 힘들었다.
"타카츠키라고 했니? 요즘엔 어떤 일을 해?"
"으음~ 저는 아직 데뷔를 하지 못해서 지금은 계속 레슨만 받고 있어요."
"그래? 그럼 아직 연습생?"
"네, 하지만 곧 데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리츠코 씨가 말해주셨어요."
야요이는 방글방글 웃으며 말했다. 꽤나 긍정적인 아이였다.
야요이 (+2)
(뒤에서 후광이 비친다. 단순한 천사인듯하다.)
"잘 부탁해요, 프로듀서님! 하이터-치~!"
"으응? 자."
"헤헤-♪"
야요이가 팔을 내밀자 P는 엉겁결에 손바닥을 맞추었다. 그러자 하얀 이를 보이며 웃는데 그렇게 귀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직종을 바꾼게 잘 된일일지도 몰라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첫날부터 이 꼬맹이에게 쪽팔리는 모습은 보여질 말아야겠다는 묘한 다짐도 생겼다.
*
"헤-이런 옷을 입고, 분리수거를 하다니."
P는 분리수거장에서 캔이 모아진 쓰레기봉투의 정리를 끝 마치며 말했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보니 오전 7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야요이가 따라와서 같이 하려는 것을 만류하고, 사무소에 남아서 뒷정리를 해달라고 한 뒤 P 혼자서 분리수거장에 쓰레기를 처리했던 것이다. P는 분리수거를 하면서 왠지 예전에 호텔 청소보조 알바를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뭐 어찌되었든 이걸로 사무실의 모든 청소는 끝이난 셈이었다.
'타카츠키...뭔가 말 잘듣는 강아지 같은 이미지네.'
그는 혹시나 해서 챙겨둔 3m 장갑을 벗으며 생각했다. 코토리에게 이곳엔 13명의 아이돌이 있다고 들었었다. (리츠코도 아이돌 목록에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은 놀랐다.) 모든 여자애들이 이런 이미지는 야요이 같지는 않을 게 분명한 사실이다. P는 이거 타자 치는게 다가 아니라 굉장한 감정노동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생각이 들자 미간이 八자로 지푸려졌다. 그는 담배나 한대피고 갈까 하는 기분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는 순간 뭔가 깨달았다.
"앗, 맞다. 사진."
어제 혹시나해서 코토리에게 부탁해 입사신청서때 쓴 증명사진을 보여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분명이 휴대폰에 사진들을 전부 찍어 뒀을터.
'그러고보니 코토리 씨도 나이에 비해 꽤 어려보인단 말이지..'
P는 휴대폰을 꺼내며 생각했다. 코토리는 나이가 꽤 있어보여서 누나라고 하기엔 좀 그랬다. 물론 나이에 비해 좀 어려보이는 것도 있긴 하지만..그 스타일이란게 30줄에 간당간당하게 걸치는 여자란걸 쉽게 간파할 수 있었다.
"여기있네."
사진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P는 자켓 안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내 한개비를 입에 물었다.
"흐음.."
P는 이미지가 꽤 괜찮은 부류와 꽤 부정적 이미지가 느껴지는 부류로 나누기 시작했다.
"후우-"
P는 키사라기 치하야의 사진을 보면서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눈빛이 기똥찬데 얘는.'
P가 사진을 보고 처음느낀 인상이었다. 그는 담배를 한모금 더 들이켰다. P는 사진을 두 바퀴정도 더 넘겨보다가 다시 치하야 사진에 멈췄다.
뭔가 트러블이 있을 것 같은 느낌, 버릴 수가 없었다. 그는 담배를 떨구고는 발로 지져서 껐다.
"조심하자"
P는 그녀의 사진을 보면서 이렇게 중얼거리며 사무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
사무소로 돌아가니 코토리씨가 출근해 있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코토리 씨."
"좋은아침~오늘은 스타일이 좋네? P"
"아, 이거 근데 직장에서 입기엔 좀 그렇죠?"
"안경은 원래 꼈었던 거야?"
"아아뇨. 그냥 이렇게 타자치는 직업은 처음이라..기분 좀 내본거에요."
"나쁘지 않네- 그..머리만 빨리 자라줬으면 좋을 텐데.."
"그러게요.."
코토리와 짧은 대화를 나눈 P는 묘한 쓴 웃음을 지으며 탕비실로 향했다. 일하기 전에 카페인을 좀 흡입해 줘야 할 것 같았다.
탕비실에 있는 765아이돌 두명 ( +2 / +3 )
후후 치하야는 절대! 절대! 절대! 조심이에요.
(앵커없는 관계로 마코토로만 갑니다.)
"어라-안녕하세요!"
"반갑다."
탕비실에서는 P가 분리수거장을 갔다 온 사이에 출근한 마코토가 있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저렇게 꾸벅 인사하는게 확실히 선머슴애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젠장 쓸데없이 나보다 잘 생겼잖아..'
물론 잘 생겼단건 이쁘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였다.
"오늘부터 저희 회사의 프로듀서가 된다는 게 진짜인가요?!"
"의도한건 아니었는데..그렇게 됐네. 잘 지내보자 내 이름은 P야."
P는 악수의 의미로 손을 내밀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마코토는 덜컥 P의 손을 잡고 냅다 흔들어 재꼈다.
"팔 떨어 지겠다."
"엣- 죄송합니다."
P의 말에 그녀는 황급히 손을 놓았다. 이 사무소는 힘이 남아도는 사람 밖에 많다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음..키쿠치라고 불러도 되지?"
"편하게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커피를 끓이려고 탕비실 서랍을 뒤지며 말한 질문에 마코토는 방긋 웃으며 답했다. 처음 본 사람한테 이름으로 부르라니..많이 털털한 성격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리츠코도 '리츠코 씨'라고 부르라고 했던게 이제서야 기억났다.)
P는 마코토의 웃는 모습에서 왠지 모르게 귀여운 구석이 있기는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
그는 커피포트에 물을 담고 전원을 올렸다. 그리고 컵걸이에 걸린 머그컵을 2개 챙겼다.
"너도 마실래?"
"헤-저도 마실려고 들어왔었어요."
마코토는 탕비실 식탁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P는 마코토를 훑어 보았다.
'그래도..치마를 입히면 여자처럼 보이긴 하겠다.'
으음 이라는 소리와 함께 P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서야 제일 아이돌 같은 사람을 만났네. 타카츠키는 뭔가 잘자란 여동생 같고 말야, 리츠코 씨는 뭐랄까...스트레스에 절어버린 사람같고.."
마코토 (+2)
음음.....
역시 앞으로의 프로듀서 방향에 대해서
여자옷을 많이 입는 쪽으로 프로듀스 해주세요?
"오오! 그 말은 제가 꺄삐삐삐☆한 귀여운 아이돌로 보인다는 거지요?!"
"어?....어..그런가?"
"야리-!!"
P의 엉성한 대답에 마코토는 번쩍 만세를 하며 소리쳤다.
꺄삐삐삐'는 또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P는 머그컵에 다 끓은 물을 부으며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말에 마코토는 제법 기분이 좋아보였다. 그녀는 씩 웃으며 P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요즘 리츠코가 스트레스에 절어있다는 건 무슨 말이죠?"
"난 어제 리츠코 씨를 처음 봐서 '요즘'이라고 하기는 좀 힘들지만 말이지. 어제 처음볼 땐 이미지가 좀 그랬지."
P는 스푼으로 커피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구나..."
마코토는 그 말을 듣고는 아까 있었던 웃음은 싹 가신 채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P에게서 커피잔을 받아들었다. P는 아무말없이 커피를 홀짝 마셨다. 아직은 뜨겁다 라는 생각과 함께 커피에 입깁을 불었다. 커피잔을 들고있는 마코토를 보며 P는 누가보면 커피광고 찍는 줄 알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코토 정도의 외모가 되면 머그컵을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완성된다는 사실에 역시 아이돌은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시간을 보니 7시 40분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쉬었다.
"그럼 난 이제 컴퓨터랑 한번 씨름 좀 해볼까."
*
"끄응...리츠코씨? 이거 메뉴얼을 봐도 잘 모르겠는데.."
"어디 봐요."
"여기 이거요."
P는 문서 프로그램과 씨름하다가 결국엔 리츠코에게 도움을 청했다. 리츠코는 P의 도움요청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P는 아무래도 엑셀의 함수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것 같았다.
"여기보면 각자 앨범 판매량들에 선택 걸어주고...여기보면 이거에 평균값을 놓구.."
"........."
P는 정말 집중해서 보고있었다.
"여기 보면 이 값들만 따로 모으는 거죠 새로운 파일을 하나 또 열어서 아까 했던 방식대로 똑같이 하면...자요 1주일 평균 판매량이 나오죠?"
"아아~thanks thanks!"
리츠코의 친절한 설명에 P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랑은 비교가 안 될정도로 똑똑한 여자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설명을 듣고나서 시간을 보니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벌써 시간이..'
P는 공장에서 일 할 때보다 시간이 더 빨리 간다는 걸 알았다. 벌써부터 피곤함이 올라오는 듯 했다.
"아아- 잠시만 머리좀 식히고 올게요."
"네-"갔다오세요."
P는 옥상으로 향했다. 담배 한개비가 너무 절실해졌다.
*
"점심때 잠깐 뛰자고? 왜?"
"그냥 리츠코가 요즘 사무실에만 앉아서 일만 하는게 아닌가 해서. 일 열심히 하는 것도 좋은데 바람도 좀 쐬는 게 좋지."
"흐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최근에 너무 모니터에 눈을 처박고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계속 앉아서 타자만 치니까 살이 좀 붙은거 같기도하고..'
리츠코는 자신의 아랫배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좋아. 밥먹고 바로 나가자."
"좋았어. 약속한거다?"
"알았어."
리츠코는 슬쩍 웃으며 답했다. 꽤나 오랫만에 웃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아~"
P가 목을 돌리면서 사무실로 돌아왔다.
"프로듀서!"
"으,응?"
마코토가 프로듀서라고 부르자 P는 아직도 그 호칭에 어색하다는 걸 느꼈다. 프로듀서라...평생 이런 호칭을 듣게 되는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다.
"리츠코랑 점심 때 잠깐 뛰고오기로 했는데 같이 가실래요?"
"제안은 고마운데 말야. 나 아직 적응이 안돼서 오늘 할일에 반의 반의 반도 못해서 말야- 아무래도 점심 때도 붙잡아야 할 것 같은데. 미안해."
"괜찮아요. 어쩔 수 없지요. 나중에 같이 뛰기로 해요!"
마코토는 씩 웃어보이며 사무소 밖을 나갔다. 오전엔 보컬 레슨이 있다는 듯 하다. '있다는 듯'이라고 말한 이유는 P가 일에 제대로 적응하기 전까진 리츠코가 아이돌들의 스케줄을 잡고 있겠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혹시나해서 각 아이돌들의 주간 스케줄표를 코토리에게서 받아보긴 했지만 아직까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당연히 모를 수 밖에 없었다. 보컬 레슨이니 댄스 레슨이니 이런 건 좀 알 것 같긴 했지만 방송이나 레코딩같은 스케줄은 어떻게 일이 돌아가는지 생각하기 어려웠다. 리츠코는 P에게 적어도 2주 동안은 하루종일 컴퓨터를 만져보는게 좋다고 말했었다. 물론 P는 이 판단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
"..안녕하세요."
"어, 어서와 치하야."
"어서와 치하야."
사무소의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인사를 했다. 리츠코와 코토리의 인사말에 P는 드디어 올게 왔구나 싶었다. 사진에서도 눈빛이 예사롭지 않던 키사라기 치하야였다.
"안녕."
P는 마치 한,두번 본 사이가 아닌 것 마냥 오른손을 들어보이며 간단하게 인사해보았다. 그러자 치하야는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은 뽑으며 얘는 또 뭐하는 애지? 라는 눈빛으로 P를 쳐다봤다.
"리츠코 이 쪽은?"
"아, 치하야. 이 사람이 이번에 새로 들어온 프로듀서야. P씨, 여기는..."
"키사라기 치하야. 맞죠?"
"네? 아, 네. 맞아요.."
리츠코는 P의 말에 어색하게 답했다. P가 치하야를 알고 있을 줄 몰랐는 모양이었다.
"...처음뵙겠습니다."
"반갑다. 키사라기."
P는 여느 아이돌들에게 했던 것과 똑같이 악수를 청했다.
(주사위)
악수를 받는다. 0~49
악수를 안 받는다 50~100
+2
치하야는 건조한 대답과 함께 P의 손을 잡았다. 사실 P는 안 받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하고있었다
'사진에서 보다 더 차갑게 생겼구만.'
조금은 무섭다고 느껴질 정도의 인상이었다. 물론 못 생긴건 아니었지만.. 뭐랄까 심하게 말하면 공포드라마에 나올 법한 눈이 매섭게 생긴 전통인형이 생각날 정도였다. P는 혹시 이미 인형의 저주에 걸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이 시간 쯤에 오는거야?"
P는 손을 놓으며 물었다. 치하야는 눈썹을 추켜 세웠다.
"사무소에 들르지 않고, 보컬레슨을 하고 오는 길입니다만. 그런데.."
"그런데?"
"프로듀서는 어째서 제 스케줄을 모르고 있는 겁니까?"
"...."
"출근 첫 날이라고 해도 프로듀서가 맡은 일은 제대로 해주었으면 합니다."
"...."
"그러면 신뢰를 할 수가- 잠깐, .왜 그렇게 쳐다보시는 거죠?"
"아무것도 아니야."
P는 미묘한 표정으로 치하야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이 신경질 적인 여자애가 어떤 스타일인지 알 것 같았다.
치하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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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그렇게 일하실거면 출근하지 말아주세요. 아니. 적어도 저에게 말걸지 말아주세요."
"치, 치하야!"
치하야는 소름돋는 눈빛과 함께 냉정한 말을 내뱉었다. 리츠코는 치하야를 말려보려고 한 것 같았다. P는 리츠코도 치하야를 통제할 힘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토리도 이 분위기에 이렇다 저렇다 할 것 없이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빡세네...얘가 있으면 사무실은 이렇게 돌아가는 구나.'
P는 미간이 八자가 되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쪽도 왠지 강수(強手)를 둬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이 싸움에서 그가 잃을 건 딱히 없었다.
"그럼 알아서 개인 프로듀스를 하겠다는 건가? 네 말을 풀어보면 그런 뜻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프로듀서."
그 둘 사이에 묘한 살기가 나타나자 리츠코는 P의 팔을 잡으며 그의 반격을 가로막았다. 그렇지만 그는 리츠코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P는 싸움을 그만 둘 생각이 없었기에 입을 다시 열었다.
"그렇다면-"
"정말- 치하야 너무해!"
그때 사무실 문 쪽에서 나는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를 듣자하니 고등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목소리였다. 헐레벌떡 치하야에게 뛰어오는데 뭐가 그렇게 급한지 몰랐다.
"떨어진 쿠키정도는 같이 주워 줄 수도 있잖- 으앗!"
어, 어.. 넘어진다! 라는 생각과 함께 P는 소녀에게 팔을 뻗었다.
잡는다? 0~49
못 잡는다? 50~100
(+2)
“읏.”
P는 양손으로 소녀의 두 어깨를 잡았다. 잡은 사람이나 잡힌 사람이나 자세가 왠지 어정쩡 했다. 얼굴사이의 거리가 가깝진 않았지만 눈을 똑바로 마주치고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뻘줌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눈이 마주친 소녀의 정체는 아마미 하루카였다.
“아하하....”
“아-”
하루카가 어색한 미소를 짓자 P는 황급히 손을 놓았다.
“큰일 날 뻔했네. 조심해. 그러다가 진짜 나자빠져서 코가 부러지고 앞니가 아작난다. 진짜 심하면 인중 쪽 뼈가 금가버린다.”
“고, 고맙습니다..”
왠지 모르게 부상에 대한 묘사가 자세한 P의 말에 하루카는 쿠키가 든 종이봉투를 끌어안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리 듯 말했다. 아까 상황이 조금 민망한 탓이 컸다.
P는 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관심을 치하야 쪽으로 돌렸다.
“그래서? 계속 ‘이야기’ 할 거냐?”
P는 으름장을 놓았다. 리츠코는 다시 한 번 더 P의 팔을 붙잡았다. 이번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은 안 된다는 무언의 경고였다. P는 치하야의 표정을 보자, 그의 말에 그녀가 조금 기가 눌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키사라기 치하야. 왜 말이 없냐.”
“에, 뭐죠? 무슨 일?”
하루카는 방금 들어온지라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잘 몰랐다.
“하루카-이리 와.”
“에, 코토리 씨? 에에-”
리츠코 뒤쪽에 있던 코토리는 하루카의 팔을 잡아끌었다. 코토리는 하루카에게 귓속말로 지금 상황을 한 마디로 정리했다.
“둘이 싸워.”
“싸운다구요? 어째서?”
“나중에 설명해줄게.”
둘은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치하야가 입을 열었다.
“....실례했습니다.”
“그러냐.”
P는 치하야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사무실 구석에 있는 옷걸이 봉 쪽으로 가서 일하다가 벗어 걸어둔 슬림핏 자켓을 집어 들었다. 리츠코는 안도와 함께 늙어가는 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뭐어-난 밥이나 먹으러 갈란다. 아마미! 넌 밥 먹었냐?”
“엣, 저요? 아직이요..”
“갈까?”
“네에...”
왠지 하루카는 어째서 자신의 이름을 알고는 있는 지는 둘째치고, 저 물음에 거절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코토리 씨도 가야죠?”
“으응...”
“키사라기 너는?”
“.....전 됐습니다.”
“리츠코 씨는-”
“아니 저도 별로.”
‘그런건가, 뭐 어때’
하는 생각과 함께 P는 자켓을 입었다.
*
“여기 불고기 정식 3개요.”
밥 먹으러 간 3명이 들른 식당은 한식집이었다.
“휴우..피곤하다.”
P는 의자에 기대 거의 반쯤 누운 상태였다.
하루카 (+2)
“역시 치하야와 프로듀서님께서 말다툼하신 부분이 걸리는데...”
“별거 아니야. 어차피 별로 안 좋게 시작할 것 같다는 생각은 했어.”
“별거 아니라니..그래도 분위기가 많이 무서웠다고요.”
“그런가...”
P는 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아까의 싸움에 대해서 별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다 끝난 일이다.
“치하야는 겉으로는 저렇게 말하지만..”
“음?”
“사실은 자기도 모르게 다른 사람한테 상처를 줄까 봐 조마조마하는 애에요.”
하루카의 말에 P는 뭐랄까 상당히 진부한 말을 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P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 보니 문득 떠오른 게 있었다.
“우리 아직 첫인사도 안했네.”
"그, 그러네요. 그런데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이미 제 이름을 알고 계셔서 그랬나 봐요.”
“그거 별거 아냐. 그냥 입사 신청서를 봤을 뿐이야.”
P는 짧게 답했다. 그리고는 오른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어쨌든 만나서 반갑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아마미 하루카.”
“네♪ 저도 잘 부탁드릴게요!”
하루카는 악수를 선뜻 받아들였다. 그 사이 아까 주문했던 불고기 정식이 나왔다.
P는 사실 배가 고프긴 했지만 입맛이 별로 없었다. 앞으로 할 일이 너무나도 산더미 같았다. 그는 앞으로 잘해낼 수 있을 까 하는 걱정이 앞서고 있었다. 이 정글같은 아이돌 판에서 쬐깐한 회사를 키우는 역할을 맡게 되는 건 18살 소년에게는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였을 지도 모른다.
“아마미는-”
“.....?”
하루카는 밥을 먹다가 P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P는 아이돌 업계에 대해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지금의 아이돌 판은 이미 최강자가 3년 정도 정권을 휘어잡고 있다는 데에는 Tv를 보는 일본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을 터였다.
“SMP로 가볼 생각은 안 해봤어? 아니면 346도 괜찮은 데. 생각해보면 346은 또 우리 국내회사라서 입사하는 게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것 같은데.”
“으음~ 일단 SMP는 한국어를 기본으로 할 줄 알아야 하는데...조금 힘들 것같아요. 그리고..”
“그리고?”
하루카 (+2)
※ SMP라는 회사는 한국에서 만든 아이돌 회사라는 설정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일본에 따로 지부를 여러 개 둘 정도로 큰 회사라고 일단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유명 아이돌 회사 두 개의 이름을 합친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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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의 개성이 너무 넘치는 아이돌들...
“346쪽은 개성파 아이돌이 많다고 들어서, 조금 자신이 없었달 까...에헤.”
“개성파 아이돌? 그럼 넌 다른 이들보다 개성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아, 그건...”
앗, 이런 풀을 죽이면 어쩌자는 거야. 라는 생각과 함께 P는 어떻게든 말을 걷어올 방법을 궁리했다. 코토리 씨도 옆에서 묘한 눈총을 날렸다.
“아직은 괜찮은 거잖아? 아직 활동 초기이기도 하고.”
“그..렇죠?”
P는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아무렇게나 일단 뱉어보았다. 방금 건 명백한 말실수였다. 바보 같으니 라는 생각과 함께 그는 자신을 자책했다. 아까 전 싸움 때문에 좀 예민해져 있었던 것 같았다. 다행스럽게도 하루카는 P의 말에 긍정적인 미소를 보였다.
영락없는 같은 고등학생 또래의 소녀였다. P는 고등학교 방학시즌에 일터에서 만났던 고등학생 소녀들을 생각해보았다. (그때는 다들 누나였지만.) 다들 하루카처럼 붙임성 좋고, 좋은 소녀들이었던 걸 기억해냈다. 묘하게 학교를 다니는 애들은 고만고만하게 다들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반대로 중졸로 학력을 끝낸 고등학생 또래의 소녀들은 어땠었지? 하는 생각과 함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중졸이라고 해서 (다들 사연이 있는 법이니까.) 딱히 다를 것 없는 사람도 있었지만....
“별의 별 사람도 많았었지.”
"네?”
P는 중얼거렸다.
‘생각해보면 나 사람을 잘못사귀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늘 좋은 사람만 만났던 것도 아니었어.’
P는 예전에 기가 막힌 비행소녀였던 누나와 사귀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은 그때 도대체 어떻게 사귀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정말 살면서 그런 여자는 다시는 못 볼 것 같았다.
‘어쩌면 제일 무난한 게 가장 좋은 개성이 될 때도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듀서 씨?”
“엉? 왜?”
P는 고개를 들었다. 하루카가 조금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 조금 표정이 안 좋으셔서 무슨 일이 있으신가 하고..”
“맞아. 혼자서 중얼거리고.”
옆에서 코토리가 거들었다. P는 너무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아니, 그냥 좀 옛날 일들이 생각나서.”
쓴웃음이 나왔다.
*
다음 아이돌(+2)
<오후 4시 765 프로덕션>
리츠코는 2시쯤에 미팅이 있다고 나가버렸다. 덕분에 P의 모든 질문 공세는 코토리에게 몰렸지만, 그녀도 어느정도 일을 끝마무리 지어갈 무렵이었기 때문에
딱히 성가시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조금 쉴까?"
"좋지요."
"나, 차좀 타올게"
"아니요. 제가 할게요.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닌데."
"괜찮아. 앉아있어."
코토리의 만류에 그는 웃으며 지는 척을 해줬다. 코토리는 '녹차로 할게' 라는 말과 함께 탕비실로 향했다.
"모두들 안녕하셨습니까."
그때 공손한 인삿말과 함께 사무소의 문이 열렸다. P는 고개를 들어 누군지 확인했다.
"당신은..?"
여인은 P와 눈이 마주치자 그 자리에서 우뚝 멈춰버렸다. P는 혹시 잘못 들어왔다고 생각한 건가? 라는 생각을했다. 여인의 정체는 증명사진 목록 중에서 제일 이미지가 묘했던 시죠 타카네였다. 직접 대면해서 보니 역시 사진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그 느낌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P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인사했다. 일단 나이가 같은 동년배이고 구면도 아니었기에 때문에 함부로 말은 놓지는 못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오늘부터 일하게 된 P라고 합니다."
살짝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타카네 (+2)
타카네는 정중한 90도 인사로 P의 인사를 받아들였다. 방금은 휴대폰 A/S 센터 직원 같았는걸..라고 P는 생각했다.
"그럼 잘 부탁합니다."
P는 빙긋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타카네는 자연스럽게 P의 손을 잡았다.
아마도 그가 만져본 손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차갑게 느껴졌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저야말로."
P의 말에 타카네는 짧게 답했다. 그리고 손을 놓았는데 P는 그 시간이 정말로 싫었다.
그는 아마 한시간 동안은 얼굴에 부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변태같은 생각이 머릿 속에 가득차버렸다.
'그럼' 이란 말과 함께 타카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파 쪽으로 향했다. 그 때 코토리가 탕비실에서 나왔다.
"어라 타카네 왔구나. 타카네도 차 마실래?"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차를 너무 마신 듯 합니다."
'뭐지, 녹차 광고라도 찍고 온건가.'
정답이었다. 물론 P 본인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겠지만 코토리와 P는 녹차가 든 종이컵을 들고 소파에 앉았다.
타카네는 소파 앞 테이블에 놓인 잡지를 읽고 있었다. P는 입을 열었다.
"18살이시죠? 입사 신청서를 봤어요."
"그러하옵니다만.."
P의 말에 타카네는 고개를 들어 말했다. '그러하옵니다만'? P는 얘 말투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우리 서로 편하게 말 놓죠. 어때요?"
P는 녹차를 홀짝이며 충분히 할 수 있을 법한 제안을 하나 내놓았다. 타카네는 그 말에 두 눈만 끔뻑거렸다. 그러다가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프로듀사는 참으로 붙임성이 좋으시군요."
"-싫은겁니까?"
"그런 것은 아니지만..765 푸로덕션에서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한건 프로듀사가 처음입니다."
'푸로덕션? 얘 왜이렇게 혀를 베베꼬는 거야? 아니 그건 둘재치고 좋다는 거야 싫다는 거야?'
P의 미간이 물결치기 시작했다.
타카네 (+2)
이건 타카네씨의 천성이 그런 거여서..
"말투가 좀 특이하시네요."
P는 어깨를 으쓱인 후 녹차를 홀짝였다.
"그건-"
"그래요. 그게 중요한 건 아니죠. 불만은 아니에요. 죄송했습니다."
P는 피식 웃으며 타카네의 말을 잘라먹고는 종이컵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녹차를 덜 마신 채 쇼파에서 일어났다.
그는 아무말없이 사무실 입구로 걸어가자 코토리가 입을 열었다.
"어디가니?"
"바람 쐬러요."
대답과 함께 사무실의 문이 닫혔다. 코토리와 타카네는 둘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
P는 옥상에 올라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후우..."
그는 머리를 긁적였다.
"프로듀서! 잠시 잊은 이야기가! 아까 전에 제에게 하신 제안 말이옵니다!"
"으켘-"
갑작스레 문을 벌컥열고 들어오는 타카네의 기세에 놀란P는 그만 손에서 담배를 놓쳐버렸다. 그의 손을 떠난 담배는 옥상에서 1층까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떨어졌다.
안돼!라는 비명이 그의 머릿 속에 가득찼다.
"시죠씨..깜짝놀랐잖아요..."
P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겨우 두모금 정도 핀 게 떨어진터라 상당히 아까웠다. 솔직히 마음같아선 욕을 하고 싶었다.
타카네(+2)